오피니언

  • [이재우 칼럼] 변화의 티핑 포인트
    기명칼럼

    [이재우 칼럼] 변화의 티핑 포인트 지면기사

    정치적 갈등·사회 분열 해법 못찾고경제, 패권국들 틈새서 새우등 터져아열대성 기후로 고유종 생존 위협여러변화 헤쳐나갈 용기·지혜 필요열린 마음으로 대비하는지 성찰해야요즘은 길이 잘 나 있고 자동차가 있어서 높은 고개도 쉽게 넘어갈 수 있지만, 예전에는 걸어서 고개를 넘어가야 했다. 지리산 자락 산골에서 살고 있던 조선 시대의 선비가 과거를 보기 위해 한양으로 가는 것을 생각해 보자. 선비는 한양까지 가는 길에 크고 작은 고개를 넘어야 한다. 선비가 가는 길의 가장 큰 난관은 소백산맥에 버티고 있는 죽령이다. 죽령이란 고비를 넘어야 한양에 도착할 수 있다. 죽령을 넘다가 힘이 들어서 또는 과거에 자신이 없어서 고개 넘는 것을 포기하면 결코 한양에 갈 수 없을 것이다. 높은 고개는 험난한 난관이지만 그 난관을 넘어야 일을 도모할 수 있다. 고개는 일종의 고비점 또는 티핑 포인트이다. 고비를 넘으면 새로운 세계가 펼쳐진다.티핑 포인트는 급격한 변화의 시점을 의미한다. 2000년에 맬컴 글래드웰은 'The tipping point'란 책을 출판하여 이 용어를 소개했다. 글래드웰은 티핑 포인트를 마법과 같은 변화가 일어나는 시점이라고 하였다. 자연 현상이나 사회 현상에서 변화는 서서히 자기도 모르게 연속적으로 일어나는 때도 있지만, 어떤 조건에서는 변화가 급격하게 발생한다. 연속적으로 일어나는 변화를 연속 전이라고 하고, 급격하게 일어나는 변화를 불연속 전이라고 한다. 우리 사회에는 다양한 형태의 전이가 밀려오고 있다. 기후 위기, 저출산 위기, 고령화 위기 등은 그 변화가 점진적이고 지속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잘 느끼지 못하지만, 어느덧 큰 변동이 우리 문 앞에 서 있다. 반면 전쟁이나 글로벌 금융위기는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불연속 전이다.예측하기 어려운 큰 변동의 기점인 티핑 포인트가 우리 앞에 어른거린다! 과연 우리는 변화의 쓰나미에 대비가 되어 있는가?우리 사회는 전이의 순간인 티핑 포인트에 서 있는 듯하다. 사회는 분열과 투쟁의 갈림길에 서 있으며, 저출산·고령화 문제에 대한 해법을 찾지 못해 사회의

  • [박석무 칼럼] "이날에 목놓아 우노라"
    기명칼럼

    [박석무 칼럼] "이날에 목놓아 우노라" 지면기사

    일본 사도광산 유네스코 등재 논란우리 정부 강제노역 피해자들 무시위대한 독립운동 애국자들의 혼에대못박는 악행 왜 그냥 두고만 보나제발 민족혼 먹칠하는 외교 멈추길을사늑약의 부당함에 분노를 금치 못하던 장지연은 1905년 11월20일 '황성신문'에 올린 글에 '이날에 목놓아 우노라!(是日也放聲大哭)'라는 비통한 마음을 토로했었다. 나라의 국권이 빼앗겨버린 강제 조약이 발표되자 나라를 잃었다고 생각하면서 대성통곡을 하지 않을 사람이 몇이나 있었겠는가. 장지연의 그 통곡은 당시 온 국민의 통곡을 대신해준 글이어서 우리 국민들의 가슴에 아직도 그 아픔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얼마 전 왜정 때 일본으로 강제로 끌려가 온갖 노동으로 참담한 고통을 당했던 피해자들에 대한 배상 문제로 한국의 대법원은 일본 정부나 기업체가 배상해야 한다는 확정판결을 내린 바 있다. 그런데 정부는 일본 정부의 뜻에 따르느라 이른바 '제삼자 변제'라는 참으로 해괴한 이론을 내세워 우리나라에서 배상해주어야 한다고 대법원의 판결을 위반하는 외교를 감행하고 말았다. 일본의 역사연구가 다케우치 야스토가 말했듯 제삼자 변제 논리의 연장선상에서 우리 정부는 또 다른 굴욕외교를 자행하고 말았다.일본의 사도광산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문제로 여러 논란이 있었다. 마침내 우리 정부는 사도광산에 끌려가 심한 강제노역을 당한 피해자들을 무시하였다. 일본은 그런 강제노역 문제는 언급도 하지 않고 등재를 주장하였다. 우리 정부는 항의 한마디 하지 못하고 그대로 일본의 뜻에 용인해주고만 외교 참사를 일으키고 말았다. 한겨레신문의 다케우치 야스토 인터뷰 기사에 '윤 정부 안보 정책에 밀려, 강제 동원 피해자 존엄 회복 붕괴'라는 제목부터 우리를 분노하게 만들었다. 그러면서 '제삼자 변제'의 연장선상에서 사도광산의 문제도 제기되고 말았다니 이에 우리 국민들이 통곡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국가는 국가대로, 민족은 민족대로 국혼(國魂)이 있고 민족혼이 있다. 우리 민족은 민족혼이 살아 있었기 때문에 안중근·윤봉길·유관순 등 애국자들이 나와 민족해방을

  • [방민호 칼럼] 공동환상
    기명칼럼

    [방민호 칼럼] 공동환상 지면기사

    좌파·우파 논리 '우리' 라는 환상현대인들은 '정치적 존재'로 압착그 환각적 믿음에 비로소 안도감진리 가까운 빛깔은 오히려 '회색'양 극단 사회 중재의 힘 필요한 법'우리'에 대한 환상이라는 것이 있다. '나'와 '너'를 묶어주는 '우리'라는 관념을 형성하고 나면 이 '우리'에 대한 일종의 '환상' 같은 것이 생겨난다. 필자만의 독특한 생각이라기보다 1960년대의 어느 일본 철학자의 생각을 빌린 것이다.인간은 본래 환상, 환각의 존재다. 인간은 늘 진리를 찾아 헤매지만 '가상'에 휩싸여 거기서 벗어나지 못하는 존재다. 바로 그런 까닭에 이 가상의 동굴 속의 사람들은 진리의 빛을 '힐끗'이라도 쏘여본 사람들을 오히려 비웃는다. 환상, 환각의 힘이 너무 센 나머지 오히려 진리를 가상처럼 느끼는 단계에 다다른 까닭이다.'장주지몽(莊周之夢)'이라는 말도 있다. '장주', 곧 장자의 꿈은 내가 꿈에서 나비가 된 것인지, 나비가 지금 '나'의 꿈을 꾸는 것인가를 묻는다. 요즘 우주론 가운데에는 정말로 현실을 사는 우리가 가상 세계 속에 있는지도 모른다고 말하는 이론도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매달리는 현실이라는 것에 그토록 집착하지 않아도 되는지 모른다.'우리'에 대한 환상은 실로 강력해서 '나'의 가족은 절대적인 '진리'가 된다. 이름하여 가족주의다. 또 이 가족을 묶는 큰 가족, 위대한 가족으로서 민족, 국가는 '나'들의 희생을 얼마든지 감수할 수 있게 하는 초월적 존재가 된다. 종교적 믿음으로까지 격상될 수 있다. 그런가 하면 이보다는 단위가 작은데도 그 못지 않게 큰 힘을 발휘하는 환상적인 '우리'의 단위가 있다. 진보파다, 보수파다, 좌파다, 우파다 하는 논리가 그것이다.이 논리는 환상이며 환각이 아닌지 따져 보아야 한다. '나'는 진보인가 보수인가? 인간의 삶은 수없이 많은 차원과 국면으로 이루어져 있다. '나'의 혼은 순수한 좌 또는 우가 되고 싶겠지만, 인간이란 수많은 차원과 국면의 통합체요, 때문에 그렇게 순수할 수 없다.

  • [윤상철 칼럼] 사적 국가, 공적 국가
    기명칼럼

    [윤상철 칼럼] 사적 국가, 공적 국가 지면기사

    한국의 민주주의 절대적 정의 추구지도자 자체가 이젠 존재하지 않아저열한 동기·욕구 정치 오염시켰고국민들조차 언급하려하지 않는다적나라한 약탈적 사적국가로 전락집권당의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후보가 '대통령 부인 문자 무시' 의혹에 대해 "집권당의 비대위원장과 영부인이 사적 방식으로 공적이고 정무적인 논의를 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공과 사의 구분이 모호한 상황에서 엄밀한 의미에서 보면 민간인인 영부인 문제가 공적 이슈로 등장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공을 지향하는 사적 영역인 정당이 내부의 의사결정에 공적 성격을 부여하는 것도 쉽게 수긍하기 어렵다. 제도적·비제도적인 통로의 문제라면 정당의 사활적 문제를 제도적 논의의 장으로 이끌지 못하거나 무대응한 데 대한 정무감각의 부재 혹은 권위적 판단오류를 성찰해야 했다. 많이 알려졌다는 이유로 공인을 자처하면서 자신의 발언에 과도한 정당성을 부여하지만 문제 이슈들에 사실상 무지한 연예인들이나 체육인들의 문제와 그들에게 과도한 사회적 책임성을 부가하려는 사회적 경향성 만큼이나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다. 이 문제는 사적 개인들의 영향력이 공적 권력이 되는가를 보여준다.민주주의는 선거를 통한 대의 정치체제로서 다수를 대표하는 사람이나 정당이 그만큼의 권력을 위임 받는다. 유권자의 견해를 대표하는 것인지, 유권자의 이익을 대표하는 것인지는 불확실하다. 왜냐하면 어떠한 견해가 정치나 정책으로 구체화되어 그러한 견해를 가진 사람들의 이익을 실제로 대표하는지는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더구나 국가영역에도 존재하는 '의도하지 않은 결과'까지를 고려한다면 정치적 대표성의 디커플링은 항존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다 다수의 정치적 혹은 경제적 이익을 대표하는 정치인이나 정치세력이 공익을 대표한다고 받아들여진다. 그럼에도 민주주의는 소수자의 이익 또한 고려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결국 민주주의는 사적 영역에서 사적 방식으로 출발하여 공적 영역에서 공적 방식으로 견해를 모아가는 방식으로 볼 수 있다.이렇듯 불완전하지만 이상적이고 관념적인 정치적 민

  • [윤인수 칼럼]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지방의회 개혁
    기명칼럼

    [윤인수 칼럼]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지방의회 개혁 지면기사

    수원시의회 의장 선출과정 환호·탄식 교차웰 메이드 드라마, 시민에겐 최악의 다큐지방의회 '감투싸움' 의정농단 전국적 현상시민권리, 사적 욕망 충돌 소수권력 변질최근 수원시의회 국민의힘 의원들이 릴레이 삭발을 감행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20, 민주당 16, 진보당 1석으로 출범한 시의회다. 전반기 의장은 순리대로 국민의힘이 맡았다. 전반기 의장이 후반기 연임 의사를 밝히면서 일대 소동이 시작됐다. 국민의힘 의원 2명이 반발해 민주당으로 입당했다. 범야 다수가 되자 양당은 민주당 의장·국민의힘 부의장에 합의했다. 합의는 곧바로 휴지 조각이 됐다. 민주당 의장후보 경선에서 패한 의원이 탈당해 무소속으로 의장 선거에 나섰고, 다시 다수당이 된 국민의힘도 의장 선거에 참여한 것이다. 결과가 놀라웠다. 민주당은 탈당한 무소속 의원에게 몰표를 줘 의장에 당선시키고 부의장도 민주당이 차지했다. 8개 상임위·특위 위원장도 민주당과 진보당이 독식했다. 다수당이면서도 적수공권이 된 국민의힘 의원들은 머리를 밀며 눈을 감았다.빌미는 전후반기 의장직을 나누었던 신사협정을 깬 국민의힘의 내분이다. 민주당은 의회권력 독점을 위해 탈당한 해당 행위자를 만장일치로 지지하면서 결정적 장면을 연출했다. 양당의 절묘한 의석 지형을 활용해 의장으로 선출된 신임 의장은 출중한 지략과 결단의 주인공이 됐다. 소수당이 지방의회 권력을 독점하는 과정은 양당의 환호와 탄식이 교차한 웰 메이드 정치 드라마다. 하지만 시민에겐 최악의 다큐멘터리다. 민주당 시장을 선출하고 국민의힘이 다수인 시의회에 견제를 맡겼다. 지방자치 권력을 구성한 수원시민의 민의가 철저히 짓밟혔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당론으로 선출한 후보들이 아닌 발군의 정치 감각을 발휘한 사람이 의장직에 올랐다. 대의민주주의의 기본인 정당정치가 무너졌다.민주당 4, 국민의힘 2석인 오산시의회 후반기 의장은 국민의힘에서 나왔다. 민주당에서 반란표가 나왔고, 지목된 의원은 탈당을 결행했다. 평택시의회도 소수당인 국민의힘 의원이 민주당 반란표에 힘입어 의장에 선출됐다. 광명시의회 의장

  • [전호근 칼럼] 세계인 송상용 선생을 기리며
    기명칼럼

    [전호근 칼럼] 세계인 송상용 선생을 기리며 지면기사

    국내 1세대 과학사가, 지난달 타계엄혹했던 시절 후학들 방패가 돼줘과학에 기반 않는 삶은 공허 강조생명윤리학회 창립, 복제기술 경종깊고 귀한 품 가시고나서 더 선연지난 6월6일 소송(小松) 송상용(宋相庸) 선생께서 타계하셨다. 선생은 철학자이자 과학자, 사학자로 한결같이 진실과 정의의 길을 걸어오신 분이었다. 선생은 우리나라 1세대 과학사가로 수많은 후학을 길러내셨다. 1960년 한국과학사학회 창립회원으로 참여한 이래 20년 넘게 간사로 일하면서 학회의 초석을 다졌고, 전 세계의 과학자, 과학사가를 초빙하여 학회의 국제적 위상을 높였다. 또 1989년에는 한국철학사상연구회 공동대표로 참여하며 엄혹했던 시절 후학들의 든든한 방패막이가 되어주시기도 했다. 한편으로 선생은 성균관대 재직시절 독재정권에 반대하다 해직당하는 어려움을 겪었지만 그런 일을 훈장처럼 내세우지 않으셨다.선생은 이야기를 많이 간직하고 계신 분이었다. 중학생때 6·25전쟁이 나서 인민공화국 치하에서 석달을 살아본 이야기라든지 1·4 후퇴 때 걸어서 부산으로 피난하다가 길이 막혀 유성에 머물 수밖에 없었던 이야기, 땅을 사서 고구마 농사를 지었던 이야기처럼 선생의 개인사도 재미있었지만, 저명한 과학사가 조지프 니덤을 만나 감격에 겨워 말이 나오지 않았던 이야기라든가 영국에서 알고 지내던 역사학자 에릭 홉스봄을 서울 인사동에서 뜻하지 않게 만난 이야기라든가 선생이 아니면 누구에게도 들을 수 없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나는 정규 교육과정에서 선생께 배운 적은 없지만 이런저런 일로 선생을 가까이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과학은 우리가 아는 것이고 철학은 우리가 모르는 것이라는 러셀의 말도 선생을 통해서 처음 알았다. 또 올해는 한자로 '내년(來年)'인데 왜 이해를 올해라고 하는지는 물어서 알았다. 선생은 "올해의 올은 '오다'는 뜻이 아니라 '이르다'는 뜻이다. 올벼의 올이 그런 것처럼"이라고 가르쳐주셨다. 런던에서 마르크스의 묘소를 먼저 보고, 나중에 트리어의 생가를 방문하는 식으로 마르크스의 삶을 역순으로 만난 경험이라든지,

  • [이재우 칼럼] 이민자 수용의 도전과 기회
    기명칼럼

    [이재우 칼럼] 이민자 수용의 도전과 기회 지면기사

    우리나라 학위 외국인 고급인력국내 정착땐 국가 경쟁력 큰 도움필요한 인재 유치 이민법 만들고행정·재정적 지원제도 확립해야열린국가 성장위한 인식전환 필요우리나라에 사는 외국인은 약 225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약 4.4%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대구광역시 인구와 비슷한 규모이지만, OECD 국가의 평균인 14%에 비하면 아직 턱없이 부족하다. 저출산 문제로 인해 정부는 이민청과 인구전략기획부를 신설하려 하고 있지만, 이민정책은 아직도 현실적이지 못하다. 우리나라 체류 외국인 중 약 40만명은 미등록 이주자로 추정된다. 외국인들은 주로 서울과 수도권에 살고 있으며, 노동 집약적인 산업이 발달한 지역에도 많이 거주하고 있다. 일자리가 풍부하거나 살기 좋은 지역에 외국인이 몰려든다. 서울의 이태원, 영등포, 대림동, 구로동 등에는 외국인 거리가 형성되어 있고 인천의 함박마을, 안산 다문화음식거리, 평택 외국 음식 거리 등도 유명하다. 외국인 밀집 지역에선 같은 나라 출신의 외국인들이 서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정보를 나누기 쉽다. 이런 지역을 동포밀집형 거주지라 한다.과거 우리나라도 많은 사람이 더 나은 기회를 찾아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으로 이민을 갔다. 이들 나라는 다양한 기회가 있고 경쟁이 치열하지 않기 때문에 선호하는 이민 국가이다. 현재 우리나라 재외동포는 약 750만명이 넘는다. 인천 송도신도시에 재외동포청이 설립되어, 재외동포들에게 고품질의 행정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우리도 외국인을 받아들일 때, 그들이 왜 한국에 오고 싶어 하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외국인이 한국에서 일하고 싶어 하는 것은 자국보다 우리나라에 더 많은 기회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 국민도 해외로 이주했을 때 여러 도움을 받았던 만큼, 이제는 우리가 받은 것을 되돌려 줄 때이다. 사실 되돌려 준다고 하지만 사실 우리가 더 큰 혜택을 받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지금까지 우리는 외국인을 받아들일 때 규제와 관리 위주의 정책을 펴왔다. 최근에는 다문화 가정이 늘면서 이들을 지원하는 제도가 생겨나고 있지만, 아직도 제한적이다.

  • [박석무 칼럼] 다산의 지혜와 개혁정신을 살려내자
    기명칼럼

    [박석무 칼럼] 다산의 지혜와 개혁정신을 살려내자 지면기사

    다산, 혜장선사와 깊은 대화 나눈백련사~다산초당 '사색의 길' 순례개혁정신 숭모, 김동연 지사 동참"경세유표, 새로 쓰는 맘으로 공직"실제 정치로 실천하는 세상 오길지난 6월9일부터 11일까지, 경기문화재단 실학박물관이 마련한 '강진순례' 행사에 함께할 기회가 있었다. 늘 찾았고 걸었던 길이지만, 강진의 다산선생 유적지를 찾는 일은 나를 언제나 들뜨게 했다. 신산한 유배살이에서도 전혀 좌절하지 않고 수많은 저술에 온 힘을 기울였던 다산이다. 다산의 흔적들을 살펴보는 일은 나를 가장 신나게 해주는 시간이었다. 맨 처음 귀양살던 오두막집 '사의재'를 찾아보고 다산초당과 백련사를 방문하는 일은 생전의 다산선생을 찾아뵙는 착각에 빠질 정도로 흥분되는 일이었다.그 오두막집 노파가 운영하던 주막집 골방에서 '상례(喪禮)'를 연구하며 유배의 시름을 이겨내던 선생의 모습이 떠오르고, 가난하고 천한 일반 백성들이 탐관오리들의 탐학에 못 견디며 신음하던 정상에 차마 눈으로는 볼 수 없다고 한탄하던 선생의 모습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역적 죄인으로 백성이나 나라를 위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신분이어서 책으로라도 남겨 뒷세상 사람들이라도 백성과 나라를 구하는 일에 힘 써달라고 불철주야 저술에 몸을 바친 선생의 그 간절한 애국심도 다시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둘째날에는 다산의 지혜와 개혁정신으로 경기 도정을 이끌겠다는 김동연 지사가 우리 대열에 동참해주었다. 만덕산 기슭의 백련사에서 다산초당으로 넘어가는 오솔길, 이른바 '다산 사색의 길'을, 김 지사는 행사에 참여한 모든 분과 함께 걸으면서 대화를 나누었다.이 사색의 길이야말로 참으로 많은 사연을 지닌 곳이다. 다산초당에 계시던 10년의 세월, 다산은 시간만 나면 백련사로 넘어가는 사색의 길을 걸었다. 떠오르는 시상을 정리해보고, 나라와 백성을 살려내는 저술의 내용을 구상하는 것도 그런 시간에 이룩하였다. 백련사에는 다산이 그렇게 좋아하고 친하게 지냈던 학승이자 선승인 혜장선사가 있던 곳이다. 혜장은 비록 나이야 다산의 10년 후배였지만, 유교

  • [김헌수 칼럼] 우리도 기준금리 조정의 필요성이 있다
    기명칼럼

    [김헌수 칼럼] 우리도 기준금리 조정의 필요성이 있다 지면기사

    주요국 중앙은행들 美 연준보다오히려 '적정한 인하시기' 저울질미국도 고금리로 경기둔화 우려美 경제와 연관성 높은 한국도양적완화 이전 수준 인하되기를전월 중순 유럽중앙은행(ECB)에서 이달 기준금리 인하를 기정 사실화했다는 소식이 있다. 이는 미국보다 금리를 먼저 조정하겠다는 의지이며, 유로존 시장의 물가가 세계 여타 지역보다 빠른 회복을 되찾은 시그널로 스웨덴과 스위스를 비롯하여 유럽의 각국 국가들도 정책 금리를 인하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한편 미 연준(Fed)에서도 작년 9월 이후 기준금리가 5.25~5.5%로 오랜기간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시장에서는 올 하반기 11월경 한 차례 베이비 스텝으로 인하할 조짐도 보인다. 미국은 아직도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확인되지 않아 통화정책의 완화를 위해서는 좀 더 나아진 물가지수의 호전이 필요하다는 이유에 기준금리 인하를 주저하는 것 같다.우리의 경우 애초 한국은행이 제시한 경제·성장률 전망치 2.1%에서 최근 수출 호조와 소비 심리 회복에 따라 2.5%로 높였다. 그동안 고물가로 모두가 어려워했으나 전문가들은 이미 정점을 찍고 일부 조정 중에 있어 경기 회복에 좀 더 속도를 붙이기 위해서는 중앙은행이 선제적으로 금리 인하에 나서야 한다는 우려반 기대반의 목소리도 점차 더 커지고 있다.불가피하더라도 과도한 기준금리의 인상은 부작용으로 대출 이자율 상승과 경제 성장의 둔화를 비롯 자금 차입이 어려워 투자 감소, 실업률과 금리를 상승시켜 부채 부담이 가중돼 높은 금리는 환율 상승과 내수 타격에 이어 주식 및 부동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나 우리의 경우 이상 현상으로 불경기 중에 물가가 계속 상승하는 스태그플레이션도 진행 중이다.2019년 COVID-19가 오기 전까지만 해도 기준금리는 1.25%였으나 팬데믹으로 이어지며 급기야 경기가 위축돼 그에 따른 경기활성화나 부양조치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상황에 각국 중앙은행과 우리도 경기부양을 도모키 위해서 양적완화를 발표하기에 이르렀고 사후관리의 일환인 한 번에 빅 스텝까지 인상했던 사례가 지금은 매우 안

  • [윤인수 칼럼] 사법부가 삼권분립의 마지막 희망이다
    기명칼럼

    [윤인수 칼럼] 사법부가 삼권분립의 마지막 희망이다 지면기사

    '밀양 집단 성폭행' 법이 전과 세탁해준 셈'SK그룹 이혼 판결' 정의 실현 해석 분분대중 의심, 정의로운 판결로만 해소 가능법관들의 소명의식이 어느때보다 무거워2004년 발생한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의 가해자들이 저지른 범죄는 엽기적이었다. 밀양의 남고생 44명이 울산의 한 여중생을 밀양으로 꾀어내 1년 동안 집단 성폭행을 가했다. 직접 성폭행을 저지른 44명 말고도 범행에 동조한 인원이 75명이다. 성폭행 범죄자 44명만 사법처리 대상이 됐지만 소년범이라는 이유로 형사처벌을 면했다. 천인공노할 범죄 전과를 법원이 법대로 세탁해준 셈이다. 가해자들이 20년 만에 여론의 심판대에 올랐다. 유튜버들이 공개한 가해자들의 일상은 피해자의 인생을 박살낸 소년들을 지우기에 충분할 정도로 평범했다. 평범한 얼굴의 악은 언제나 소름 돋는다. 피해자의 복구할 수 없는 피해와 가해자들의 평범한 일상. 선명한 명암에 대중의 분노는 짙어진다. 대중의 질문은 사법부를 향한다. 법은 정의로웠는가.법원 판결이 대기업 SK그룹의 경영권을 흔들어놓았다. 최태원 SK회장과 부인 노소영씨 이혼소송 2심 재판부는 최 회장이 노씨에게 재산분할금 1조3천808억원과 위자료 20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위자료와 재산분할금이 1심 판결 보다 모두 20배로 늘었다. 노씨의 부친 고 노태우 전 대통령이 최 회장의 선친인 고 최종현 회장에게 전달했다는 비자금 300억원을 현 SK그룹의 종잣돈으로 봤다. 노씨의 모친 김옥숙씨가 장부에 보관해왔던 어음이 판결의 결정적 근거가 됐다. 노씨는 법원 판결에 반색했지만, 유책배우자인 최 회장은 반발하고, 최 회장에게 비판적이었던 유교적 대중도 고개를 갸웃거린다. 무엇보다 환수됐어야 마땅했던 전직 대통령의 불법 비자금 300억원이 1조4천억원으로 세탁돼 자식에게 반환하는 것이 정당한지 의문이다. 300억원을 2대에 걸쳐 성장한 SK그룹 전체의 종잣돈으로 판단한 것도 상식적인지 의문이다. 선경직물에서 시작해 오늘날의 SK에 이르기까지 최씨 일가의 사업 연대기는 공·사 영역에서 검증된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