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방민호 칼럼] 신경림 선생을 보내드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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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민호 칼럼] 신경림 선생을 보내드리며 지면기사

    지난달 별세 소식에 하염없이 눈물서가의 '민요기행' '남한강' 꺼내 봐신경림 문학의 '고갱이' 담겨 있어민족시인 평가만으로 진가 다 몰라귀한 것 높은 곳에 있지 않음 배워벌써 7, 8년 되었나? 더 되었는지도 모른다. 요즘은 시간이 어떻게 흐르는지 알지 못한다. 때는 가을이 아니었나 싶다. 아들과 함께 만주에를 갔다. 좀처럼 아버지와 여행하지 않으려는 아들을 상대로, 그럼, 들어가기는 같이 장춘으로 들어가고 중도에 헤어져 각기 귀국하자 했다. 어려운 조건으로 겨우 아드님의 승낙을 얻어내서 장춘으로, 연길로, 용정으로, 명동촌까지 이 분을 모셔갔다.명동촌은 우리 시인 윤동주의 고향이다. 동주는 슬프고도 맑고 깨끗하고 높은 시인이었다. 흔히들 동주가 젊어서 세상을 떠난 것이 그의 순수의 요인인 것처럼 느끼지만 그렇지 않다. 그의 순수를 향한 의지가 그로 하여금 영원히 순수한 시인으로 죽어서도 살게 한 것이라 해야 한다.명동촌의 동주 생가가 문이 닫혀 있어 관리인이랄까 마을 촌장이시랄까 어느 분이 오시기를 기다리는데 한 작은 버스가 와 선다. 관광철이 아니었다. 나는 아들과 단 둘이 동주의 고향을 찾은 것이었다. 버스도 그냥 버스려니 했는데 뜻밖에 낯익은 목소리들, 한국 사람들 소리다. 그제서야 고개를 돌려 자세히 바라보는데, 선생이시다. 신경림 선생이 몇몇 분들과 함께 명동 마을을 찾으신 것이었다.선생은 웃으며 다가오셔서 저 친구는 누구냐고 물으셨고, 내가, 후후, 아드님께 인사를 시켜드린 후, 나만 들을 수 있으시게, 속 깨나 썩이겠구만, 하고 위로를 해주셨다.그렇게 하고 세월이 많이도 흘렀다. 그 후에 선생께서 수술하시고 회복되셨다고 시간을 내주신 적도 있고, 늘 좋은 분들과 산행하기를 즐기신 선생을 북한산 승가사 언저리에서 우연히 만나뵙기도 했다.지난달 22일 선생께서 별세하셨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다른 안 좋은 일들이 겹쳐서 그랬는지 하염없이 눈물이 솟는 것이었다. 어떻게 하다 지난달 25일 열린 추모식에서 선생의 시 '길'을 낭송하며, 나는, "이 가슴 아프고 엄중한 자리에서, 선

  • [윤상철 칼럼] '87년 체제'의 교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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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상철 칼럼] '87년 체제'의 교착 지면기사

    정치체제 구조적 한계·미시적 결함현재의 한국정치 교착상태 빠트려대한민국, 국가체제 되돌아볼 시점체제전쟁속 미봉적 대안 해결못해공고히 하거나 새로 바꿔야할 상황오늘의 한국정치는 행정부와 의회 간의 정치적 교착국면에 빠져 있다. 여소야대 상황에서 대통령의 시도들은 의회에 의해 거부되고, 야당의 입법은 대통령의 거부권에 좌절된다. 나아가 삼권분립 역시 용인되지 않는다. 대증적 제안들은 양극화된 진영정치의 불가피성에 묻힌다. 결과적으로 거시적 국가체제와 미시적 '87년체제'의 무능화 혹은 붕괴에 직면하고 있다. 권위주의체제의 민주화를 넘어서서 국가체제의 해체로 나아가지 않을까 우려된다.이른바 '87년체제'는 '권위주의체제의 종식과 형식적 민주주의의 제도화'로 특징지어진다. 좌파들은 정치적 민주화가 급속히 진전된 반면 경제적 민주화는 지연되면서 보수적 민주화에 머물렀다고 평가한다. 우파들은 권위주의적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 사이에 힘의 균형이 형성되면서 자유민주주의체제로 이행하였으나 이제 그 체제적 한계를 벗어날 위기에 처해있다고 진단한다. 체제의 보다 미시적인 특징은 '직접선거에 의한 대통령제'와 '국회의원 소선거구제'를 통하여 지역이나 세대 등 다양한 사회균열에 기반한 할거정치가 가능하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요컨대 정치체제의 구조적 한계와 미시적 결함 등이 현재의 정치상황을 낳았다고 볼 수 있다.'87년체제'의 한계는 여소야대 혹은 여대야소 등 의회 내의 정파적 불균형이 심각해질 때 더 적나라하게 나타난다. 여당과 야당 간의 의석분포가 균형을 이루고 있을 때에는 타협에 의한 국정운영이 시도되고, 외견상 원만한 민주주의정치를 보여줄 수 있다. 그러나 여당의 의석이 압도적이면 일방적인 독주로 민주주의가 훼손되고, 야당이 압도적이면 체제작동의 병목이 발생한다. 특히 양극화된 정치세력이 민주주의정치의 요체인 '정치적 경쟁자(세력)에 대한 상대적 관용'과 헌법과 법률 안에서의 '제도적 자제'를 견지하지 않을 경우에 이러한 일탈적 양상은 더욱 심해진다. 권력의 집행권이 대통령과 수상

  • [전호근 칼럼] 유자입정(孺子入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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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호근 칼럼] 유자입정(孺子入井) 지면기사

    타인 고통이 곧 나의 고통 '측은지심'사람 살리는 마음으로 이어지는것'무조건' 생명구한 김은우 학생 찬사그런데 세상엔 손에 휴대폰 들고서 있기만 하는 '험한것'들도 있다플라톤은 인간을 가리켜 '털 없는 두 발 짐승'이라고 규정했고 그의 제자 아리스토텔레스는 '두 발로 걷는 척추동물'이라고 정의했다. 매사에 스승의 견해에 반대했던 아리스토텔레스가 어찌하여 정작 인간에 대해서만은 견해를 달리하지 않았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지만, 두 철학자 모두 두 발로 걷는다는 생물학적 특징만으로 인간을 정의했다는 데서 인간에 대한 뒤틀린 시선이 보인다.가령 누가 나더러 인간을 정의해보라고 주문한다면, 어린아이가 우물에 빠지려고 하면 냉큼 달려가 붙잡는 존재가 인간이라고 이야기할 것이다. 이 말을 들으면 맹자의 측은지심(惻隱之心)을 떠올리겠지만 나는 그것을 맹자가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의 삶에서 배웠다. 이를테면 언젠가 이 지면에도 소개한 적이 있는, 서울역 앞에서 노숙인에게 과자를 건네던 어린아이라든가 불길을 뚫고 몸이 불편한 장애인을 구출해 낸 춘천의 세 청년이 바로 그들이다. 그런 이들이 없다면 내가 아무리 '맹자'를 백번 천번 읽었다한들 무슨 근거로 인간이 단지 두 발로 걷는 척추동물일 뿐만이 아니라고 주장할 수 있겠는가.짐작건대 맹자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맹자도 당시 백성의 삶을 보고 사람이라면 측은지심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깨우쳤을 것이고, 거리에 가득한 사람이 모두 성인이라고 말했던 왕수인도 그 사실을 거리의 사람에게서 배웠을 것이다. 내가 그들의 글을 사랑하는 까닭은 그들은 인간을 정의하기 이전에 자신이 인간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았기 때문이다.맹자는 어린아이가 막 우물에 빠지는 순간을 가정한 '유자입정(孺子入井)'의 비유를 들어, 사람은 누구나 측은지심(惻隱之心)을 가지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어린아이가 우물에 빠지는 안타까운 상황을 목도하면 그 사람이 아무리 나쁜 사람이라도 먼저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측은지심은 흔히 연민이나 동정심 정도로 타인을 불쌍히 여기

  • [이재우 칼럼] 26메가 시티의 명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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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우 칼럼] 26메가 시티의 명암 지면기사

    서울·수도권 중심 교통인프라 집중정책 끝없이 추진… 지방소멸 가속기능 분산위해 GTX건설 신중해야대규모 역투자 지역 균형발전 도모'15메가 시티'로 변하는 세상 꿈꾼다서울, 경기, 인천을 포함한 수도권 인구는 약 2천600만명이므로 서울과 수도권을 합친 대서울을 '26메가 시티'라 부를 수 있다. 지난 22대 총선에서 여야의 SOC 공약의 총예산은 277조8천693억원이고, 그중 GTX 건설 예산은 133조원에 달했다. 우리나라의 정치, 경제, 사회의 거의 모든 부분이 서울을 중심으로 돌아가다 보니 인력과 자본이 수도권에 집중되었다. 경제 개발을 하면서 남동임해공업지역에 대규모 중화학 공업 지대가 형성되었지만, 이러한 공업지대는 육상 교통수단으로 원료를 수송하고 생산품을 배로 쉽게 수송할 수 있는 수송 적환지 지역인 바다에 접한 지역에 주로 형성되었다. 서울을 중심으로 교통이 발달하다 보니 수도권 집중을 피할 수 없었다. 지방에서 서울과 연결된 고속도로는 수십 개이고 수도권의 전철망은 서울과 위성도시를 촘촘하게 연결하고 있다.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는 지하 40~50m에 설치한 급행철도로 시속 180㎞/h의 속도로 운행하여 수도권에서 서울 중심부까지 약 20분 이내에 도달하는 철도이다. GTX-A 노선은 현재 수서~동탄 구간이 개통되어 운영 중이다. A노선의 나머지와 B, C 노선도 곧 건설에 들어갈 예정이다. 인천과 경기도에서 서울 중심부까지 고속으로 연결하는 것은 사실 서울의 확장을 의미한다. GTX 역에 접근할 수 있는 지역에 사는 국민은 쉽게 서울에 진입함으로써 서울의 물리적 거리가 단축된다. 이에 따라서 많은 국민이 집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도권에 거주하면서 서울과 그 주변에 산재해 있는 직장으로 출근하는 현상이 더 심화할 것이다. 수도권의 신도시들은 더욱 베드타운으로 전락할 것이다. 선거철이 되면 유권자들을 겨냥하여 GTX 공약이 남발하며, 이런 공약을 내 걸고 당선된 국회의원은 실제로 GTX 건설을 추진한다. 선거 공약이지만 GTX D, E, G, H 노선이 지도에 그려지고 건

  • [박석무 칼럼] 독재화가 진행되는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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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석무 칼럼] 독재화가 진행되는 나라 지면기사

    한국, 민주주의 국가 47위로 추락다산 "법 적용 최측근부터 해야"국민 70% 찬성법 왜 거부만 하나하늘 바라보고 민심 동향 살펴야악행 멈추고 '민주주의 정치' 기대대한민국의 최대 목표는 완벽한 민주주의 국가로 우뚝 서는 일이다. 1919년 3·1독립운동 때부터 시작했다고 보면 금년까지 105년 동안 우리는 국가적 목표 달성을 위해 얼마나 싸우고 투쟁하면서 간난신고의 어려움을 겪어야 했던가. 나라의 독립을 위해 얼마나 많은 선열들이 고문당하고 죽으면서 희생해야 했던가. 나라의 독립과 민족의 해방은 선열들의 피와 땀으로 이룩되었으나, 8·15 후 연이은 독재자들의 집권으로 오랫동안 민주주의는 제 역할을 못하고 자유와 인권을 박탈당한 국민들은 어두운 터널에서 고통과 신음을 겪어야 했으니 그런 불행이 어디에 또 있겠는가.1998년 마침내 평화적 정권교체를 통해 민주주의가 만개하는 민족적 행운을 맞이하게 되었다. 그러한 결과,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세계에서 찬양받는 높은 수준에 이르렀으니 얼마나 자랑스러운 일인가. 그런 민주주의를 성취한 위대한 우리 국민들의 힘은 세계인들을 놀라게 했던 것이 사실이다. 스웨덴의 예테보리대학에 본부를 둔 민주주의 다양성연구소는 각국의 민주주의 수준을 평가하여 공개하는 기관인데, 32개 우수한 민주주의 국가를 일등급 국가로 정해 놓았는데 대한민국은 2019년에 18위, 2022년에 28위로 1등국가 그룹에 포함되어 세계인의 찬양을 받을 수 있었다. 그야말로 선진국 대열에 오르고 1등급 민주주의 국가로 우뚝 설 수 있었다.그러나 지난 3월7일 발표한 연구소의 민주주의 리포트에 의하면 전체 순위 47위로 추락하여 32개 국에서 이탈한 유일한 국가가 되었으니 이런 부끄러운 일이 어디에 또 있겠는가. 그래서 이제 가장 수준이 낮은 42개 국가에 포함되어 이른바 민주화에서 독재화(autocratization)로의 전환이 진행되는 나라에 소속되고 말았으니 이런 불행을 또 어디에서 찾을 수 있다는 것인가. 민주주의 국가를 1점으로 정했을 때 한국은 겨우 0.6으로, 28위에서 47위로

  • [윤인수 칼럼] 김동연·한동훈이 대안 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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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인수 칼럼] 김동연·한동훈이 대안 되려면 지면기사

    '행정경륜'·'정치적 체중' 가장 깊고 무거워金 '이재명' 넘어서고, 韓 '윤석열' 극복해야정답은 투표포기 30~40% 무당·중도에 있다진정성 갖고 시장·광장에서 민생을 만나라대한민국 국민은 20대 대선과 22대 총선으로 양극화 권력체제를 만들어냈다. 행정권력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입법권력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통째로 위임했다. 행정과 입법의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 체제의 장점은 완벽하게 구현됐다. 하지만 결과가 국가와 국민에게 이로운지는 장담할 수 없다. 오히려 불길한 현상들이 암울한 전망을 예고한다. 암울한 전망이란 모이제스 나임이 '권력의 종말'에서 밝힌 대로 권력의 쇠퇴로 인한 '정치적 마비 상태'이다.대통령은 국가와 정부 여당보다 자신의 체면에 집착해왔다. 진보언론의 가벼운 도발에 발끈해 국민과의 접촉을 끊고 용산에 칩거했다. '쪽팔리면 어쩔까' 싶어 가족과 장관들의 실수와 실책에 입을 꾹 닫았다. '대파 한단'과 '이종섭 대사'는 세상 물정과 담을 쌓은 탓이다. 거대 야당의 공세에 칩거와 묵언으로 자존심을 지킬 성정이다.이 대표는 사법 방탄의 절실함 때문에 구조적으로 중도확장이 어려운 처지다. 여러 재판에 오른 실정법 위반 혐의는 대선가도의 최대 위협이다. 혐의 내용은 중대하고 재판 진행은 불안하다. 모든 재판을 대선 이후로 지연시키는 것이 최선이다. 민주당이 이 대표의 공소 혐의를 검찰정권이 조작한 정치탄압으로 규정하고 검찰을 악마화하는 배경이다. 일사불란한 방탄을 위해 총선에서 반명 세력의 씨를 말렸다. 1심 판결들이 나오면 판사들도 친명·반명으로 분류할 테다. 이재명이 기준이고 척도인 민주당의 민주주의는 반민주라는 역설에 이른다. 이 대표는 방탄정치의 명암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방탄정치가 격렬할수록 민주적 대중과 거리가 벌어지는 역설은 이 대표와 민주당의 한계다.국민은 행정과 입법을 대통령과 이 대표에게 분할해 주고 협치를 요구했지만, 결과는 정반대로 흐를 조짐이 역력하다. 쌍두사의 두 머리인 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서로 물어뜯을 성품이자 운

  • [김헌수 칼럼] 우리 앞에 성큼 다가온 AGI의 미래… 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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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헌수 칼럼] 우리 앞에 성큼 다가온 AGI의 미래… 우리는 지면기사

    사람보다 더 뛰어난 지능 갖춘 AI사물 등 분별 학습 문제해결 가능오픈AI 올트먼 "4년내 완성" 전망악용·통제 불능 상태 빠질수 있어안전하고 효율적으로 활용돼야근자 뉴스에 의하면 2~3년 내 인간의 지능을 넘어 그 이상의 인공지능(AI)이 개발될 것이라는 당면하는 소식에 모두가 놀라고 있다. 미국의 빅테크 기업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는 소셜미디어 X에 AGI 관련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으로 2026년 경에는 인간의 일반적 지능을 훨씬 뛰어넘는 범용인공지능(AGI, Artifical General Intelligence)이 우리 사회를 실제화할 것으로 거의 기정사실화하고 있다.AI가 본격적으로 우리들 앞에 나타난 것은 2016년 1월16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WEF의 클라우스 슈바프가 제시한 4IR의 핵심적 요소 중 하나로 언급 되면서다. 이후 2016년 3월 딥마인드의 알파고와 이세돌과의 대국에서 알파고가 4승1패로 승리하면서 AI인 바둑인공지능은 삽시간에 화제를 불러일으켰고, 이를 계기로 알파고라는 AI가 우리 앞에 성큼 다가와 인간의 영역을 학습하고 그 결과를 계속 확증하고 있다.일론 머스크는 AGI 시대가 도래될 것으로 전망하는 것은 그저 관측과 기대만으로가 아닌, 테슬라의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반드시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함으로써 이를 지켜본 모든 이로 하여금 신뢰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 또한 메타의 CEO 마크 저커버그는 올해 초 메타의 장기 비전으로 AGI를 반드시 구축할 것이라며 다양한 프로그램 연산을 위해 "올 초 전체 60만 개 AI칩을 반드시 확보하겠다"고 다짐이 보다 더 적극적이다. 국내 S전자는 AGI만을 위한 반도체 뉴로모픽(neuromorphic)을 개발하고자 'AGI 컴퓨팅 랩'을 국내외에 설립했다. 차세대 AI칩 HBM도 2분기에 양산을 예고했으며 이는 학습과 이해, 추론하는 애플리케이션에 초점을 둔 텍스트 데이터를 생성, 요약, 질의 응답 등 거대언어모델(LLM) 칩을 개발하여 인공어가 아닌 자연어 처리에 보다 더 야심찬 소식을 알려줬다.AGI 시대는 예견된

  • [방민호 칼럼] 어느 '재야' 역사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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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민호 칼럼] 어느 '재야' 역사학자 지면기사

    '1.5룸'에 살며 역사책 쓴 대학동기잊혀진 동아시아 역사 파헤치는중남들 세속 맞춰갈때 자기 세상으로문득 진짜란 무엇인지 생각하게돼어떻게 사는게 진짜삶인지 묻는다나의 대학 동기 중 하나는 지금 소백산 줄기 어딘가에 살고 계시다. 동기인데, 웬 존칭이냐 하겠지만, 나이가 물경 열세 살이 많으니 이렇게 말할 수밖에 없다.언젠가 이분께 이야기를 듣기를, 같은 고향 사람인데, 중세의 역사 인물에 관한 내력을 깊이 탐구한 역사책을 쓴 사람이 있다고 했다. 책 이름을 묻고 그 안에 담긴 내용에 대해서도 묻고 보니 관심이 갔다.책 이름을 기억하고 있다가 서울에 올라와 한참 있다가 이 두 권짜리 역사서를 샀다. 제대로 읽지는 않았다. 읽겠다, 생각만 하고 있었다. 그러다 시사 잡지사에 다니는 기자로부터 다시 이분 이야기를 들었다. 무슨 얘기 끝에 이분 인터뷰를 한 적 있노라 했다. 이야기 끝에 이분이 지금 내 고향이기도 한 도시에 살고 있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전화번호를 얻어 놓고 며칠을 망설이다 전화를 걸었다. 어머니 뵈러 가는 길에 들러보자는 심산이었다.약속한 날이 닥쳐 나는 괜히 만나기로 했나 했다. 쭈뼛쭈뼛 차마 내키지 않는 발걸음으로 약속한 집을 찾아가기는 갔다.이분은 원룸 빌딩에 혼자 거처하고 있었다. 현관문을 열자마자 나는 이분의 처소에 덕지덕지 묻어 있는 고독의 냄새를 질리도록 맡았다.이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이분의 '1.5 룸'의 집기들은 아직도 제자리를 찾지 못한 상태. 주방 겸 거실의 책장에는 온갖 언어로 된 외국책들이 어지럽게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었다. 아랍어, 티베트어, 러시아어, 몽골어, 만주어, 튀르키에어…. 중국어책, 일본어책은 명함 내밀기도 어려운 판이었다.따져보니, 우리는 불과 두 학번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나온 학교가 같은 것도 알고 있었다. 강한 영남 사투리가 금세 귀에 시끄럽지 않아졌다. 우리는 역사 이야기를 하다 말고 금방 옛날 학창시절 이야기로 돌아가 버렸다. 하숙집, 자취방 이야기가 나오자 우리는 마치 한 집 한 방에 기거하는 옛날의 학생들 같았다.도대체

  • [윤상철 칼럼] 국민들의 선택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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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상철 칼럼] 국민들의 선택 기준? 지면기사

    자본가 집단·고령층일수록 우파노동자·영세자영업자 좌파 지지사회구조 다양화로 정체성도 분화국민정당 지향하는 방향으로 진화총선, 대선과 매우 다른 모습 보여국회의원 총선이 끝났다. 선거결과에 따라 이후 한두달의 정국이 더 요동칠 것이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들의 선택기준이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매우 혼란스럽다. 그 선택이 결과를 예측하면서 혹은 기대하면서 이루어졌는지, 아니면 스스로를 표출하기 위한 행위인지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혹자는 정권심판적 선거였다고 말하지만 그렇다고 대안적 선택이 무엇인지는 더더욱 오리무중이다.유권자는 어떤 후보자나 정당을 왜 지지할까? 후보자 개인의 특성이 지지선택의 이유일까? 범죄 경력이 많거나, 저품격의 막말을 일삼거나, 금융비리에 관련되어 있는 사람들도 다수 당선되고 뛰어난 학벌, 화려한 경력, 그리고 훌륭한 품성의 엘리트들도 낙선하는 양상을 보면 후보자 개인의 특성이 결정적 기준은 아니다. 포퓰리즘을 앞세운 정책적 실패를 거듭했을뿐만 아니라 각종 비리로 기소되고 재판중인 당대표를 방탄하는 게 전부인 정당을 지지하는 모습이나 서투른 국가운영이나 사소한 비리가 드러났지만 국가행정의 정상화를 추구하는 정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는 모습을 보면, 정당의 특성 또한 결정적 기준은 아닌 듯싶다. 그렇다면 국민들은 후보자 개인이나 정당을 판단할 수 있는 지적 능력이 부재하거나 그 판단기준이 기형적인 도덕성과 정치성향에 근거한다고 볼 수 있을까? 흔히 말하듯 국민들의 판단기준을 전적으로 바르다고 판단하는 정치인들의 가식적 발언에 동의하기도 어렵지만 민주주의체제 하에서 국가의 파국 역시 국민 선택의 결과라는 사례들을 보면 반박하기도 쉽지 않다.국민들의 선택동기를 살펴보자. 정치의 기능 혹은 본질이 경제적 자원의 재분배에 있는 만큼 정치인·정당 선택은 스스로에게 더 유리한 자원분배를 해줄 것으로 기대되는 방향으로 이루어진다. 따라서 자본가 집단이나 부유한 상층, 고위 전문직 중산층, 고령층일수록 자본주의체제의 보수적인 우파정당을 지지하고 노동자 농민 집단이나 사회적 하층, 영세 자영업

  • [전호근 칼럼] 상명통(喪明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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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호근 칼럼] 상명통(喪明痛) 지면기사

    304명 희생된 '세월호 참사' 10주기이후 벌어진 온갖 비인간적인 일들지금까지도 지울 수 없는 상처 남아자식 잃은 슬픔에 눈 안보이는 아픔시간 멈춘 유가족 마음 헤아려 본다에둘러 말하지 않겠다. 오늘은 세월호 참사 10주기다. 꼭 10년 전 이날 일어난 참사로 안산 단원고 학생들을 포함하여 모두 304명의 귀중한 생명이 희생되었다. 사고 자체의 비극성뿐 아니라 참사 이후 이 나라에서 벌어진 온갖 비인간적인 일들은 유가족을 비롯한 온 국민들의 마음을 갈기갈기 찢어 놓았고 지금까지도 지울 수 없는 상처로 남아 있다. 돌이켜보면 누구나 마찬가지겠지만 내 기억 속 4·16도 그날 아침 다음의 보도를 접하면서 시작한다."안산 단원고등학교 학생들은 전원 구조되었고 사망자는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철렁했던 가슴이 진정되는가 싶었지만 얼마 안가 오보라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어처구니없는 일이었다. 사고 후 선장과 승무원들이 먼저 탈출했고, 구조가 시작되었지만, 정부의 무능과 안이한 대처로 '가만히 있으라'는 말에 따라 선실에 머물러 있던 학생들은 대부분 차가운 물 속에서 목숨을 잃고 말았다. 이후 정부는 진상을 은폐하고 책임을 회피하는 태도로 일관하다가 급기야 애도와 추모를 방해하는가 하면 심지어 국가 기관을 동원하여 유가족을 사찰하는 등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만행을 저질렀다. 기운 건 세월호만이 아니었던 것이다.막말과 패륜이 난무하기 시작했다. 사고 당일 현장에 가서 실종자 가족들이 있는 곳에서 라면을 먹은 교육부 장관을 비롯하여 정부의 기본 입장은 교통사고에 지나지 않는다는 막말, 구조헬기를 구조에 이용하지 않고 경찰 간부를 실어 나르느라 소중한 생명을 잃은 일, 발견된 유해를 유가족에게 알리지 않고 은폐한 일, 국가배상금을 둘러싼 저급한 왈가왈부, 단식하는 유가족 앞에서 햄버거를 먹으며 조롱하던 패륜의 무리, 국가의 책임을 회피하고 사건의 진실이나 실체를 가리고 은폐하려고만 들던 정부까지, 온통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넘쳐났다.옛날에 세종 임금이 신하들에게 "부모 돌아가신 것과 자식 잃은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