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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칼럼]체육회 '법정 법인화'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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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 칼럼]체육회 '법정 법인화' 필요하다 지면기사

    코로나19로 우리 삶이 대변혁을 겪는 요즘 스포츠에서도 민간체육회장 시대를 열었다당면과제는 예산 지원을 안받는 자립 경영전국 시도협회 유기적체제 구축 결실 기대코로나19로 일상생활이 변한 요즘이다. 언제부터 아침 출근 시간에는 소지품을 챙기는 것보다 마스크를 찾느라 바빠졌고, 귀가 후에는 손 씻기와 손 소독제를 바르는 것도 잊지 않고 사는 세상이 됐다. 또 코로나19가 주춤하면서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했지만, 생활 속 방역과 사람이 많은 곳에서의 마스크 착용 등 우리네 삶은 더 팍팍해진 느낌이다.이런 혼돈의 시기에 대한민국 스포츠도 사상 최초로 민간체육회장 시대를 열었다. 그동안 지방자치단체장이 맡던 회장직을 민간 선출직으로 바꾸면서 올해 첫 민간체육회장 시대를 연 것이다. 비록 선거관리위원회가 아닌 지자체 체육회장 선거관리위원회로 일원화되면서 준비도 소홀하고 규정도 미흡했지만 진통 끝에 민간체육회장 시대를 맞았다.경기도체육회를 비롯해 도내 31개 시·군체육회도 모두 회장을 뽑으면서 이제 당면 과제는 체육회의 자립 경영에 초점이 맞춰졌다. '정부와 지자체의 예산 지원을 언제까지 받을 수 있을까'란 의문이 들면서 자연스럽게 체육회의 '법정 법인화'가 수면으로 떠오른 것이다.현재 도체육회 뿐만 아니라 대다수 시·도체육회는 예산 대부분을 해당 지자체로부터 받고 있다. 도체육회의 경우 1년 예산 약 500억원 중 450억원을 도가 지원하는 구조여서 자립도가 매우 낮다. 또 경기도사격테마파크, 경기도체육회관, 경기도유도회관, 경기도검도회관 등도 모두 도로부터 위탁받아 관리하기 때문에 사실상 도체육회가 자립 경영을 할 수 있는 기반은 없다.게다가 민간체육회장 당선자가 해당 자치단체와의 연대를 잘 이뤄낸다면 예산을 지원받는 데 큰 문제는 없겠지만, 그렇지 못하면 임기 내내 불협화음에 따른 예산 부족으로 체육회 전반적인 운영에 지장을 받을 수도 있다.따라서 이번 민간체육회장 시대에는 체육인의 숙원 사업인 '법정 법인화' 작업을 이뤄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설득

  • [데스크 칼럼]그 섬, 물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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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 칼럼]그 섬, 물치도 지면기사

    영종도 오른쪽 끄트머리 앞 '작은 섬' 하나매입한 일본 사람 '작약도'로 지었다 전해져인천 동구, 작년부터 '지명 환원' 정당성 확보온전히 시민 품으로 돌려주기 머리 맞댈 때섬은 섬에서보다 섬 밖에서 보아야 제격이다. 인천 자유공원 정상에 있는 인천기상대 역사관 언덕에서 강화도 쪽을 바라보노라면 만석고가 넘어 영종도 오른쪽 끄트머리 앞에 작은 섬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작약도(芍藥島)다. 원래 이름은 물치도(勿淄島) 또는 무치도(舞雉島)였다고 한다. 자유공원 아래로 보이는 바다까지는 온통 공장의 플랜트 시설이 그득하고, 저 건너 영종도는 아파트 단지가 도배하듯이 차지하고 있는 것에 비하면 작약도는 사람 손이 안 타 보이는데 그게 오히려 위태롭기 그지없다.지난 21일 인천광역시지명위원회는 작약도란 이름을 물치도로 바꾸기로 하는 대단히 중요한 결정을 내렸다. 이는 올 하반기에 열릴 국가지명위원회를 거쳐야 최종 확정될 사안이지만 큰 문제 없이 통과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이미 작약도가 속한 동구는 작년부터 '물치도 지명 환원 자문위원회'를 꾸려 작약도란 이름이 왜 물치도로 바뀌어야 하는지 그 정당성을 확보해 왔던 터다. 이를 토대로 동구지명위원회는 작약도를 물치도로 고칠 것을 의결하고, 이를 시 지명위원회에 제출한 바 있다. 일제 강점기 잔재를 정리하고 이를 통해 지역 정체성을 새롭게 세우자는 차원이었다.작약도란 이름은 그 섬의 모양이 작약꽃 봉오리처럼 생겨서 그렇게 지었다고 한다. 그런데 드론 촬영한 작약도의 모양은 남북으로 길쭉하다. 위에서 보면 전혀 작약꽃 같지가 않다. 자유공원이나 월미도 같은 데서 보면 둥그런 것이 조금은 그렇게 볼 수도 있겠다 싶기는 하다. 그런데 왜 작약도란 이름이 일제 잔재일까. 물치도란 이름이 작약도로 바뀐 것은 일본 관련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이 섬을 처음으로 매입한 일본 사람이 작약도라고 이름을 지은 것으로 전해진다.인천항 개항 당시 일본인들은 인천을 작은 일본으로 개발하려는 야욕을 갖고 있었다. 그것은 청일전쟁(1894~1895)

  • [데스크 칼럼]무관중 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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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 칼럼]무관중 경기 지면기사

    전세계 셧다운 상황 韓 프로야구·축구 개막SK-한화 개막전 해외 언론 11곳 취재경쟁K리그1 37개국 생중계로 1900만명 지켜봐'랜선 응원'마저 다른나라선 부러운 눈길로코로나19의 팬데믹화로 전 세계의 모든 스포츠가 셧다운 된 상황에서 우리 프로야구와 축구 리그는 이달 초 개막했다.지난 5일 인천 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는 리그 공식 개막전이었다. 경기장에 관중은 없었지만, 미국과 프랑스·영국 등 11개 해외 언론들이 취재 경쟁을 했다. 미국 ESPN과 일본 스포존은 자국에 생중계했다.그로부터 3일 후 프로축구 K리그1도 관중 없이 개막했다. 8~10일 열린 K리그1 1라운드 여섯 경기는 무려 37개국에 생중계됐으며, 방송과 인터넷으로 경기를 지켜본 전 세계 시청자가 1천900만명을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무관중 경기'는 관중 없이 경기를 치르게 하는 것을 말한다. 문제를 일으킨 팀에게 가하는 징계의 한 방안이지만, 안전상의 이유로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 구단의 입장에선 입장료 수익이 발생하지 않아 문제가 되고, 팬에겐 경기를 직접 관람할 수 없는 페널티를 부여하는 것이다. 이처럼 무관중 경기는 선수보단 구단의 관리 미흡이나 팬들의 잘못된 행위에 대해 그 책임을 묻기 위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스포츠 팬들의 관심을 끌었던 비교적 최근의 무관중 경기들을 소환해본다.2012년 4월14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K리그 15라운드 인천과 포항의 경기가 무관중으로 치러졌다. 1983년 프로축구 출범 이후 처음으로 관중 없이 진행된 이 경기는 전 달에 열린 인천과 대전의 경기에서 발발한 양 팀 팬들 간 폭력사건에서 기인했다. 인천 마스코트가 도발했다는 이유로 대전 팬들이 경기장에 난입했고, 양 팀 서포터스 간 폭력으로 이어진 것이다. 당시 한국프로축구연맹 상벌위원회는 사건을 막지 못한 관리 책임을 물어 인천 구단에 무관중 경기 징계를 내렸다. 리그 역사상 첫 무관중 경기의 결과는 1-1 무승부였다.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우리 축구대표팀은 지난해 10월15일 평양

  • [데스크 칼럼]풍경 기억 상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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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 칼럼]풍경 기억 상실 지면기사

    옛기억은 쉽지않다 느린 변화 탓 인식못해연평균 0.01도씩 지구 온도 상승 대표사례자연·인간 질병도 알아차렸을땐 이미 늦어우리사회에도 특정집단 악용 징후 큰 위협나고 자란 곳이라 하더라도 기록 사진이나 영상물을 보지 않고 20~30년 전 풍경을 정확하게 기억하기는 쉽지 않다. 상징적인 건축물이나 구조물이 있었던 자리나 자주 다니던 대로변의 풍경이 어떠했는지 기억하는 정도다. 도시 풍경이 바뀌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조금씩 이뤄지는 변화를 인지하지 못하다 문득 "언제 이렇게 변했지" 하고 새삼스러울 때가 있다.변화가 매우 느리게 진행되면서 과거의 풍경이 지금과 얼마나 달라졌는지 깨닫지 못하는 현상을 '풍경 기억 상실(landscape amnesia)'이라고 한다. 불규칙한 변동으로 인해 느리게 진행되고 있는 변화가 잘 드러나지 않아 인식하지 못하는 것을 말하는데 정치학에서는 '잠행성 정상 상태(creeping normalcy)'라고 부른다.'총·균·쇠'로 잘 알려진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제레드 다이아몬드 교수는 앞서 출간한 '문명의 붕괴'에서 "경제, 교육, 교통 체증 등 어떤 문제가 매우 천천히 악화되고 있을 경우 한 해의 평균 수준이 그 전해에 비해 아주 약간 낮아졌다는 사실을 깨닫기 힘들며, 따라서 미세하지만 한 사람이 정상(normalcy)이라고 생각하는 기준도 매년 조금씩 변동하게 된다"고 했다. 제레드 다이아몬드 교수는 "이와 같은 변화는 사람들이 깨닫는 순간까지 수십 년간 계속 진행돼 어느 순간 몇십 년 전에는 지금보다 훨씬 나은 상태였으며, 현재 정상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상태가 사실은 악화된 상태임을 알게 되고는 갑자기 놀라게 된다"고 했다.매년 평균적으로 약 0.01℃씩 지구 온도가 상승해왔다는 사실을 과학자들이 확인하고 인정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던 것도 대표적인 '풍경 기억 상실' 사례다. 문제가 제기된 이후 과학자들 사이에서도 '지구 온도 상승이 일정하게 올라가는 것이냐, 일시적인 현상이냐' 등을 두고 논란이 일기도 했다. 지구 온도 변화가

  • [데스크 칼럼]이름만 남은 송도유원지 "잘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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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 칼럼]이름만 남은 송도유원지 "잘 부탁합니다" 지면기사

    오랜 기간 인천 랜드마크로 폐장후 지명만옥련동·동춘동 식당가 음식특화지구 추진아트플랫폼·문화마을 등 '도시재생' 시도도중고차 수출단지 이전 후 부지 변모 궁금해"(택시) 기사님, 송도유원지 부탁합니다."일을 끝내고 출입처 관계자 등 지인과 저녁을 먹을 때가 있다. 신문사는 업무 특성상 일반 직장보다 퇴근 시간이 늦다. 신문 제작이 어느 정도 마무리돼야 자리에서 일어날 수 있다. 약속 장소에 늦게 도착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때면 어김없이 벌주가 기다린다. 폭탄주 2~3잔은 훅 들이켜야 한다. 다 같이 술을 마시고 함께 취해야 한다는 것은 잘못된 술 문화다.점심이 아닌 저녁을 먹자는 것은 양이 많든 적든 술을 마시자는 얘기다. 그래서 주로 택시를 이용한다. 남동구 구월동, 미추홀구 관교동, 중구 신포동, 연수구 옥련동·동춘동과 송도국제도시 등지에서 만날 때가 많다. 연수구 옥련동 옛 송도유원지 주변에는 음식점이 많다. 택시 기사에게 "송도유원지 가주세요"라고 말하면 어디를 가자는 얘기인지 대부분 안다. 2011년 9월 문을 닫은 송도유원지를 가자는 것은 아닐 테고. 택시 기사가 "어느 식당으로 가면 됩니까"라고 물어본다.송도유원지는 오랜 기간 그 지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구실을 했다. 특히 송도유원지에 조성된 인공 해수욕장은 인천의 자랑거리였다. 인천 시민은 물론 수도권 주민들이 즐겨 찾는 곳으로, 회사 체육대회와 야유회 장소로도 인기를 끌었다. 해수욕장 주변에 텐트를 칠 수 있었고, 서해와 송도 주변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대관람차는 색다른 즐길 거리였다. 코끼리 공연장이 있었는데, 코끼리 네 마리가 송도유원지를 탈출해 경찰과 소방관까지 출동하는 소동이 벌어졌었다. 송도유원지는 적자가 누적되면서 폐장했다. '해수욕장 물보다 사람이 더 많다'고 했던 송도유원지 자리에는 중동 국가 등 해외로 팔려나갈 중고차들만 빼곡히 들어서 있다. 송도유원지는 이름만 남은 처지가 됐다.외국인투자기업에서 홍보 업무를 담당하는 분을 만난 적이 있다. 해외 본사에서 손님이 오면 옛 송도유원지 주변 식당에

  • [데스크 칼럼]재난지원금 전국민 확대, 적재적소에 사용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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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 칼럼]재난지원금 전국민 확대, 적재적소에 사용돼야 지면기사

    개인 복지개념보다 긴급·기본소득이 타당상·하위계층 모두 지급 국가경제 되살리기공무원 대상 반강제적 기부금 조성 부적절가족들과 선순환 소비 국가적 고난 극복을코로나19로 인한 경제난을 극복하기 위해 정부가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시작했다. 소득 하위 70% 지급과 전 국민으로 확대하는 안을 두고 당 안팎 간, 그리고 국민들 간에 논란도 일었다. 어찌 됐든 정부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지원하는 것을 결정하고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우선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자칫 우왕좌왕하다 시간을 놓칠 뻔했지만, 긴급 지원금을 지급하게 돼 다행이다.논란의 중심에는 보편적, 그리고 선택적 복지가 자리 잡고 있었다. 상위 30%도 지원 해야 하는 것이 맞는지가 핵심이었다. 국민마다, 그리고 이념마다 생각이야 다르겠지만, 복지라는 개념보다 긴급 지원, 또는 기본소득의 개념으로 확대해보는 건 어떤가 싶다.이번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은 말 그대로 긴급지원이다. 각 개인의 '복지'라는 개념보다는 그 지원금을 이용해 생활고를 겪고 있는 세대뿐 아니라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동네 또는 영세 자영업자들을 위한 '독감 주사'라는 의미에 무게를 두면 상황은 조금 달라질 수 있다.억대 연봉의 직장인도, 수백억원대의 자산가도 지원금을 받게 되면 본인 거주지 동네에서 사용할 수 있다. 물론 사용하지 않게 되면 자동 기부가 된다니 그것도 코로나19로 생활이 어렵게 된 국민들에게 어찌 됐든 돌아가게 되는 셈이다.만약 상위계층에게 지원금을 주지 않게 되면 또 다른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일반 국민들보다 더 많은 세금을 내고 있는데 왜 자신은 지원금을 못 받는지에 대한 논란이다.정부는 이미 수십년 전부터 생활고를 겪고 있는 차상위 계층과 기초생활수급자 등 취약계층에게는 선별적 복지 지원을 하고 있다. 물론 이들이 상위계층보다 현 상황에 더 어려움을 겪고 있을 것이 분명하다. 더 절실할 수 있다. 갑작스러운 실업은 물론 다양한 이유의 생활고까지 버티기 힘든 상황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하위 계층은 물론, 상위 계층에게도

  • [데스크 칼럼]나는 어떤 코로나 일기를 쓸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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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 칼럼]나는 어떤 코로나 일기를 쓸것인가 지면기사

    고산 윤선도 손자 '지암일기' 펴낸 윤이후전염병 등 재난속 굶주린이웃 함께한 용기우리사회 팬데믹 극복 국민적 몸부림 치열자신만의 재능·지혜 공유로 나눔 실천할때그 할아버지는 누구일까. 지난 2월28일, 코로나19로 대구지역이 마비 상황에 빠지고 전 국민이 마스크를 구하려고 야단법석을 떨 때 70대로 보이는 한 남성이 인천시청을 찾아왔다. 그는 코로나19 담당 부서를 안내해 달라고 요청했다. 일반인 출입이 안 된다고 하자, 박남춘 시장에게 전달해 달라면서 봉투를 건네고 사라졌다. 봉투 안에는 '힘내세요 대구. 비록 적은 금액이지만 마스크 구입에 보탰으면 합니다. 인천 시민 드림'이라고 적힌 편지와 현금 24만원이 들어 있었다. 그는 도대체 어떤 분일까. 문득문득 떠오른다. 지금은 좀 안정을 찾았지만 지난 2월 말이면, 처음 겪는 국가적 재난 상황에 모두가 안절부절 하지 못할 때다. 마스크 구입 문제로 사건·사고도 많았다. 마스크를 판매하는 약국에는 이를 구매하려는 사람들이 장사진을 쳤고, 마스크를 팔지 않는다면서 약사를 폭행하는 사람도 있었다. 마스크를 구하지 못한 어떤 할머니는 길바닥에 나앉아 울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정말 난리 통이었다. 그럴 때, 나는 괜찮다면서 남을 위해 내가 가진 것을 내놓는 그 할아버지의 용기와 이타심에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감염병이나 굶주림으로 인한 재난 상황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럴 때의 행동을 보면 그가 어떤 사람인지 분명하게 판가름이 난다. 나만을 위하느냐, 남을 돌아보느냐. 올해 초에 번역되어 나온 윤이후(1636~1699)의 '지암일기'는 300년 이상의 세월을 뛰어넘어 코로나19 사태를 겪는 오늘날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지암 윤이후는 '어부사시사'로 잘 알려진 고산 윤선도의 손자이자 조선 후기 선비 그림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공재 윤두서의 생부다. 54세에 과거(증광시)에 급제해 때늦은 벼슬길에 나섰으나 함평 현감에 재직 중 돌연 그만두고 낙향했다. '지암일기'는 그가 함평 현감으로 있던 1692년 1

  • [데스크 칼럼]파스타 몰아내기 캠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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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 칼럼]파스타 몰아내기 캠페인 지면기사

    오늘날 선전 행태 비판적사고 무력화 경향온라인 공간서 쏟아지는 '묻지마' 의혹·주장실패로 자주 인용되는 '이탈리아의 사례''내로남불' 사람들 능할수록 진실 못 다가가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독일의 아돌프 히틀러 심복으로 나치 정권에서 선전장관을 지낸 요제프 괴벨스는 이런 말을 했다. "한 번 거짓말은 거짓말일 뿐이지만, 천 번을 반복하면 거짓말은 진실이 된다."오늘날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선전 행태를 보면 요제프 괴벨스의 선전술을 기반으로 비판적 사고 자체를 무력화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퓰리처상 수상자이자 뉴욕타임스 문학비평가를 지낸 미치코 가쿠타니는 저서 '진실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에서 21세기 선전 행태를 신랄하게 꼬집는다. "대중에게 정보를 쏟아붓고, 주위를 흐트릴 거리를 만들어내 관심과 집중력을 약화시키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매체의 위신을 떨어뜨리고, 고의로 혼란과 공포의 의혹을 퍼뜨리며 거짓말을 만들어내거나 주장하고, 반복 공격으로 신뢰할 만한 정보 전달기관이 작동하기 어렵게 만든다."관심을 돌릴만한 새로운 이슈가 발생하면 이전 일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게 대중의 속성이다. 그래서 선전가들은 이슈를 덮는 방법으로 새로운 이슈를 만들어 낸다. 사실 여부와 상관없는 온갖 이슈를 만들어 대중을 지치게 해 진실에 다가가는 것을 스스로 포기하게 하는 것이 21세기 선전의 특징이다.두 번째 특징은 '뻔뻔함'이다. 언론은 아무리 중대한 이슈라도 사실(팩트) 확인이 이뤄질 때까지는 보도를 자제한다. 하지만 최근 온라인 공간이나 정식 언론 매체가 아닌 곳에서는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아니면 말고 식의 의혹과 주장을 쏟아낸다. 자신들에게 유리한 여론을 형성하려는 의도다. 세 사람이면 없던 호랑이도 만든(三人成虎)다. 뻔뻔한 거짓말의 반복 효과는 이래서 무섭다.최근 특정한 주장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듣고 싶은 것만 들으려는 인간의 심리를 이용한 선전술의 세 번째 특징이다. 이런 현상은 주로 대중과 쌍방향으로 소통하는 온라인(특히 유튜브)에서 이뤄진다. 서로 맞받

  • [데스크 칼럼]NO 플라스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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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 칼럼]NO 플라스틱 지면기사

    '해진 옷 무료 수선' 사지말라는 의류회사노이즈마케팅 전략 아닌 '환경 보호' 실천음식물등 오염 국내 재활용비율 절반그쳐지금이라도 '쓰레기와 전쟁'에 동참해야옷을 사지 말라고 광고하는 의류회사가 있다. 해져서 못 입는 옷이라 새로 사야 한다면 새 옷처럼 수선해줄 테니 옷을 사지 말라고 한다.아주 오래된 제품은 물론 다른 회사 브랜드의 옷도 무료로 수선해주는 원웨어(Worn Wear)서비스를 제공한다.한국에도 이 회사가 운영하는 무료 수선소가 있다. 옷을 사면 수선해 입으라고 수선 키트를 담아주고 동영상으로 수선법까지 알려준다.폐페트병을 재활용한 폴리에스테르를 옷감으로 사용하는 친환경 기업인 파타고니아(patagonia)다. 이 회사는 2011년 미국 최대 세일 기간인 블랙프라이데이에 '이 재킷을 사지 마세요(Don't Buy This Jacket)' 라는 전면 광고를 뉴욕타임스에 게재했다.광고에 실린 재킷은 폐페트병을 재활용한 폴리에스테르를 60% 사용한 상품이었다.광고는 현란한 문구도 없었고 노이즈 마케팅을 노린 전략도 아니었다. 환경을 생각해 재킷을 사지 말라는 말뿐이다.회사도 최대한 친환경적 공정을 추구하고 있지만 어쩔 수 없이 탄소를 배출하고 환경을 해친다며 매출의 1%(지구를 위한 1% 프로그램)를 23개 환경단체에 지원한다. 최근에는 옷감 소재로 유기농 목화로 만든 면을 고집하고 나일론, 폴리에스테르 원단을 석유제품이 아닌 무, 옥수수, 사탕수수 같은 생화학 소재로 바꾸려고 노력 중이다. 환경을 생각하는 국내외 소비자들은 파타고니아를 친환경 기업으로 꼽는다.잘 알려진 파타고니아의 사례를 언급한 것은 지난 12일부터 연속 보도한 '수도권, 이대론 쓰레기에 묻힌다'에 관한 얘기를 좀 더 하고 싶어서다.쓰레기 중 가장 골치 아픈 것이 썩지 않는 플라스틱이다. 종이는 2~5년, 우유팩 5년, 나무젓가락 20년, 일회용 기저귀·플라스틱 용기 100년, 스티로폼은 500년 이상 돼야 썩는다. 우리나라 플라스틱 쓰레기의 재활용 비율은 50% 정도다. 나머지 절반은 음식물이나 화학 물질

  • [데스크 칼럼]'뉴타운돌이'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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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 칼럼]'뉴타운돌이'를 아시나요 지면기사

    수도권 국회의원 후보들 너도나도 약속우후죽순 지정… 장밋빛 공약 '거품으로'유권자 마음 사로잡는 '철도' 쏟아낼 듯사전검토 없이… 불확실한 기대감 '혼란'2008년 제18대 총선 때 '뉴타운돌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뉴타운 붐이 일자 국회의원 후보들이 너도나도 관련 공약을 내놓은 것이다. 뉴타운 공약으로 국회에 입성한 이들을 뉴타운돌이라고 불렀다. 당시 인천은 뉴타운보다 주택재개발·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이 대유행했다. 구도심을 중심으로 도시정비예정구역이 늘어났다. 웬만하면 도시정비예정구역으로 지정해주는 분위기였다. 첫 삽을 뜨는 것은 주민들의 몫으로 넘겼다. 우후죽순 지정됐던 재개발사업은 부동산 경기침체, 사업성 부족, 주민 갈등으로 장기간 정체됐다. 서울과 경기지역 뉴타운사업도 다를 바 없었다. 결국 서울·경기·인천은 출구전략 짜기에 바빠졌다. 이후 정부와 지자체의 부동산 정책은 전면 철거 방식을 지양하는 '도시재생'과 소유권보다 주거권을 강화하는 '주거복지'로 전환됐다. 공약은 지키려고 내놓은 것이지만, 여하튼 뉴타운돌이의 장밋빛 개발 공약은 '거품'으로 막을 내렸다.'철도'는 총선과 지방선거 '단골 공약'이다. 철도가 놓이면 출퇴근이 편리하고, 무엇보다 집값이 오르기 때문이다. 유권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이보다 좋은 '사탕'이 없다. 철도는 개통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점에서 임기 안에 계획 반영이나 타당성 조사만 통과하면 어느 정도 공약을 이행한 것으로 자평한다. 향후 공약 이행 평가에서 빠져나갈 구멍이 있는 셈이다.오는 4월15일 제21대 총선을 앞두고 철도 공약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인천은 더욱 그럴 것 같다. 지난해 8월 GTX-B노선(송도~서울역~마석) 사업이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다. 정치인들은 보도자료나 SNS를 통해 GTX-B노선의 예타 통과 소식을 알리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GTX-B노선 예타 통과가 단 한 명의 노력으로 가능하진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저마다 다들 '내 덕분'이라고 나서니, 머릿속이 어지러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