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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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칼럼] 정치가 경제 망친다 지면기사
대학가 ‘취업 장수생’ 눈에 띄게 늘어 1인당 국민소득, 2년째 일본 앞섰지만 산업구조 고도화·노동 유연화 합작품 ‘민주주의적 자본주의가 약자 내몰아’ 요즘 대학가의 신입생 환영행사는 다채롭고 풍성하다. 글보다 동영상에 친숙한 Z세대 신입생 배려차원이나 코로나19 때 선후배 사이에 상견례도 못했던 아픈 기억 탓에 새내기들이 더 소중하고 반갑게 느껴지는 것이다. 그러나 대다수 25학번들은 선배들이 마련해준 잔칫상이 반갑지만은 않다. 졸업을 미룬 ‘취업 장수생’들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것이다. 주요 대기업들이 신규채용을 줄이면서 중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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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칼럼] 윤 대통령 복귀는 국익에 부합할까 지면기사
헌재 결정 승복 않으면 다음 대안은 없어 진정 헌법 수호의지 강해 계엄 선포했을까 군 동원한 국회 진입이 정당했나 생각해야 극우 논리가 악령처럼 배회… 결정 다가와 헌법재판소의 피청구인 윤석열에 대한 결정 선고가 늦어지면서 갖은 추측과 억측이 난무하다. 탄핵의 인용, 기각만 다투다가 급기야 각하를 예상하는 목소리도 있다. 전망과 주장은 자유다. 그러나 헌재의 판단 기준은 비상계엄 선포가 헌법과 법률을 위반했느냐 여부와 만약 위헌·불법적이었다면 대통령직을 파면할 정도로 중대한 것인가를 따지는 것이다. 그리고 이의 쟁점이 비상계엄 선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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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칼럼] 이제, 개헌의 강을 건널 때 지면기사
승자독식과 대통령 탄핵 얼룩진 6공화국 새 시작하자는 의지 있지만 총론만 무성 유정복 인천시장 제안, 각론으로서 의미 제왕적 해체와 의회 권력 견제 방식 흥미 1787년 제정된 헌법에 따라 연방제 공화국인 미합중국이 탄생한 게 1789년 4월30일의 일이다. 숱한 정치적 변화에도 단일 공화국의 연속성을 유지해 온 유일한 국가다. 이어 출범한 프랑스 공화국은 미국과 달리 3세기에 걸쳐 부침을 거듭한 끝에 오늘의 제5공화국에 이르렀다. 공화정으로선 이것저것 안 해 본 것 없는, 그야말로 ‘산전수전+공중전’의 역사다. 배경은 크게 다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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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칼럼] 마법의 그림과 현실 지면기사
원본 없는 복사본의 시대, 오래된 상상 벽화에서 물소리 들려 지우게 한 황제 그림속 나무 흔들어 과일을 얻은 동화 그림 받은 이들은 과욕 탓에 결국 처벌 솔거가 그린 노송도에 까마귀와 참새가 날아들었다는 일화는 신비롭긴 해도 있음직한 사건이다. 중국 양나라 장승요(張僧繇)가 금릉에 있는 어느 절 벽에 그려진 용의 눈에 눈동자를 찍으니 용이 벽에서 나와 승천했다고 하는 화룡점정(畵龍點睛)의 고사는 곧이 듣기 어렵다. 언중들은 멋진 풍경을 보면 그림같이 아름답다고 하면서 현실을 가상과 뒤바꾸어 말하기도 하지만 그림의 떡을 먹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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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칼럼] 늦봄 문익환 지면기사
‘통일 혼신 노력’ 다시 살펴야할 정신적 자산 친구 장준하 의문사 목회자서 재야운동 계기 사상, 행동·실천 이어지고 틈틈이 작품창작도 중심 잡아줄 어른 없어… 그를 떠올리는 까닭 세월이 가면 무엇이든 잊혀지게 마련이지만, 잊을 수도 없고 잊혀져서는 안 될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기록과 추모가 있다. 기록과 추모야말로 잊을 수 없는 것을 잊지 않고, 세월과 망각에도 견딜 수 있는 방법일 것이다. 그런데 기록과 추모 없이도 생생한 기억으로 소환되는 경우가 있다. 사회가 어지럽거나 어려울 때, 또는 정치 지도자들이 턱도 없이 못 미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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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칼럼] 망가지는 제조업 생태계 지면기사
미국의 철강수입 25% 관세, 포항시 난감 작년 철강 설비 가동률 67%까지 떨어져 중국에 밀린 석유화학, 여수도 업황 부진 산업화 선도한 울산, 불안한 미래 전망도 미국 제조업 르네상스를 선언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한달도 안 돼 관세폭탄을 마구 쏘아대고 있다. 국가별, 품목별, 보편, 상호관세 등 전방위적이다. 품목별 관세의 경우 적성국은 물론 동맹국에도 똑같이 부과하기로 했다. 지난 11일에 서명한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의 25% 무차별 관세가 대표적이다. 트럼프는 US스틸을 천조국(天朝國)의 상징으로 치부하며 과거의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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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칼럼] 위기의 민주공화정 지면기사
“계엄령 아닌 계몽령” “탄핵인용땐 을사5적” 법치 부정 횡행하는 게, 지금의 대한민국 계엄의 밤 옅어지면서 탄핵반대 집회 커져 예단 못하지만 법리와 양심따라 결론날 것 헌법재판소의 지난 6차 변론에서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은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과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의 ‘내란’프레임과 ‘탄핵공작’이 지난해 12·3 계엄 직후인 12월6일부터 시작됐다”고 말했다. 과연 그럴까. 이번 사태의 본질은 비상계엄이 헌법 제77조 1항이 규정하고 있는 ‘전시, 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의 구성 요건에 부합하느냐를 가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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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칼럼] 어머니를 입소시키다 지면기사
치매 증세, 알고 나서부터 마음이 급해져 감별검사 병원은 안내만 있을뿐 도움 없어 소규모 요양원行, 어머니 상태 더 나빠져 직접 겪은 현실은 정책 홍보와 많이 달라 올해 94세인 어머니가 치매 증세가 보이기 시작했다. 진즉에 조짐이 있었겠지만 따로 떨어져 사는 터라 눈치채질 못했다. 알고 나서부터는 마음이 급해졌다. 마침 거주지가 전국 최초로 치매안심센터가 설치된 곳이다. 전화로 방문일자를 잡은 뒤 거동이 불편한 어머니를 모시고 센터를 방문했다. 1단계 선별검사(CIST)를 한 센터직원은 2단계 진단검사 시간을 잡아주었다. 매주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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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칼럼] 수침 밀가루를 말리면서 지면기사
서화·도판 자료 배접하는 데 쓸 수침 밀가루 디지털라이징 기술과는 다른 전통 보존 기술 사계절 지나 무색무취 순수 전분 결정체 돼 어지러운 세상도 이렇게 정화되면 좋으련만 지난해 물에 담갔던 밀가루를 건져 말리고 있다. 서화나 오래된 도판 자료들을 수선하거나 배접하는 데 쓸 수침 밀가루이다. 지난해 2월에 담갔으니, 춘하추동 네 계절을 지나며 삭고 삭아 더 이상 부패할 수 없는 무색무취의 순수 전분 결정체가 되었다. 풍진 세상도 이렇게 정화되면 좋으련만! 본래는 열달을 기약하고 수침하여 연말에 건져 말리려고 했으나 이럭저럭 해를 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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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칼럼] 작고 시시하지만 도움이 되는 지면기사
일상적인 일·사건 하나로 관계가 좌우되거나 ‘바보’가 정치 군사 리더들의 위선 실체 폭로 이 작고 시시한 힘과 인생, 얼마나 위대한가 후안무치 정치인 무너뜨리고 세상 바꿀수도 ‘작고 시시하지만 도움이 되는’은 레이먼드 카버(1938~1988)의 단편소설 ‘A small good thing’을 우리말로 바꿔본 것이다. 소설은 ‘대성당’에 수록된 작품이다. 번역자는 소설가 김연수. 그는 ‘A small good thing’을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으로 번역했다. 작품을 읽어보면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