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춘추칼럼]이해할 수 없는 일들을 이해하기 위하여
    칼럼

    [춘추칼럼]이해할 수 없는 일들을 이해하기 위하여 지면기사

    대통령이 억울하다고 믿는 태극기 집회특검·언론이 인정하는 '사실' 조차 부정정치적 저항보다 존재론적 축제일 수도지금 대다수 여론조사 문항의 답들은 대략 80대 20 정도로 나뉜다. 20퍼센트가 채 안 되는 사람들 중의 일부가 거리에서 태극기를 들고 연일 시위를 벌이는 중이다. 단지 소수라는 이유만으로 어떤 집단과 그 집단의 의견이 무시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모르지 않는다. 그러나 지금 80이 20(중의 일부)을 '존중'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인내심을 가지지 않으면 안 된다. 그들의 주장이 '사회적으로 존중받을 가치가 있는' 의견으로서 최소한의 요건을 갖춘 것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들은 검찰과 특검은 물론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거의 모든 언론이 인정하고 있는 '사실'조차도 부정한다. 그들은 대통령이 억울하다고 믿는다. 대통령 주변의 일들을 대통령은 의도하지 않았거나 몰랐다는 것이다. 그러나 초등학생도 충분히 가질만한 이런 의문을 그들은 외면한다. '억울한 사람이 왜 피하는가?' 억울한 사람이 가장 간절히 원하는 것은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고 진실이 무엇인지를 스스로 밝힐 수 있는 기회(자리)일 것이다. 그런 기회를 스스로 마다한다면 '억울한' 사람이 아니라 '두려운'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대통령은 사법 제도와 모든 언론이 열정적으로 제공하려 한 그 기회를 전부 거절하고 어느 인터넷 방송국 진행자를 독대했다. 온 세상이 함께 검증한 사실도 부정하고 명백히 의심스러운 것도 외면하는 이들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 것인가. 정신병리학이라면 망상(delusion)에 가깝다고 할 것이다. 이 경우는 '대통령과 우리는 부당한 박해를 당하고 있다'는 식이니까 피해망상이 되겠다. 의학사전에 이렇게 적혀 있다. '주변 사람이 아무리 그 잘못을 지적해도 교정되지 않으며 또 치료에도 도움이 되지 않으니 망상의 내용을 가지고 논쟁하지 마라.' 환자는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그들을 '피해망상증 환자'로 규정하고 대화를 포기하면 그만일까? 그러고 싶다

  • [춘추칼럼]비겁자 황교안
    칼럼

    [춘추칼럼]비겁자 황교안 지면기사

    국민의 뜻과 배치되는 거듭되는 행동알량한 권력·지지층 만족시키겠지만민심 외면하면 좋은 정치인 될수 없어"북한의 안보위협과 어려운 경제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오랜 고심 끝에 내린 결정."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이 특검 연장을 거부한 이유란다. 이해할 수 없다. 북한의 안보위협이 최근 더 심해진 것 같지도 않고, 경제는 지난 10년간 어렵지 않은 적이 없었다. 특검을 거부하면 북한이 개과천선하고, 어렵던 경제가 살아날까? 거부의 조짐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특검 연장은 그냥 상식적으로 판단하면 될 일이었다. 박근혜 대통령의 회피로 인해 대면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롯데와 SK 등 삼성을 제외한 재벌에 대한 수사는 시작도 못했다. 시간이 촉박한 탓에 우병우의 범죄도 밝혀내지 못했다. 국민의 70%가 특검 연장을 원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더구나 그는 검사 출신으로, 특검 연장이 필요함을 누구보다 더 잘 알 터였다. 하지만 황 대행은 특검 연장에 대한 의견을 물을 때마다 "면밀히 검토 중"이라며 대답을 회피했다. 며칠 전 노인복지회관을 방문한 자리에서 특검 연장에 대한 질문을 받았을 때는 "노인들이 잘되시도록 바람을 가지고 왔다"는 동문서답을 하기도 했다. 그가 연장을 거부하기로 결정한 것은 오래전의 일이었으리라. 그럼에도 그가 진작 거부를 천명하지 않은 이유는 그 경우 자신에게 욕이 쏟아질 것을 우려해서가 아닐까? 끝까지 버티다 마지막에 거부하면, 그만큼 욕을 덜 먹을 수 있으니 말이다. 황 대행에 대해 기억나는 몇 장면이 있다. 첫 번째는 2016년 11월, 박 대통령이 이상한 종교를 믿는 게 아니냐고 따져 묻는 민주당 이재정 의원을 째려보던 모습이다. 이재정 역시 지지 않고 눈을 부라려 둘 간의 눈싸움이 한동안 계속됐는데, 이재정이 법조계로 따지면 한참 후배이긴 해도 그가 국민의 대표로서 질문했다는 점에서 그의 째려봄은 국민에 대한 도발로 보였다. 두 번째는 2016년 3월, 그가 부산행 기차를 타기 위해 차를 타고 서울역 플랫폼까지 진입했던 모습이다. 플랫폼에 서 있던 사람들은 "여기

  • [춘추칼럼]김정남 사망 사건 '키맨'은 중국이다
    칼럼

    [춘추칼럼]김정남 사망 사건 '키맨'은 중국이다 지면기사

    오래전부터 '김정남' 신변보호 해온 中사건발생후 북으로부터 석탄수입 중단사태 관련된 모든 정보 파악하고 있는듯지난 12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북한 국적의 외교여권을 소지한 김철이라는 사람이 사망했다. 말레이시아와 북한 당국은 김철을 김정남으로 확인하지 않고 있다. 우리 정보당국은 김철이 김정남임을 확신한다. 북한은 해외에서 공작이나 정보사업을 할 때 김철·박철·이철 이라는 가명을 많이 사용한다. 북한 노동당 국제부장 이수용도 스위스 주재 북한대사 시절 이철이라는 가명으로 활동했다. 5분 동안 액체 분사에 의해 쓰러지기까지 김철의 동영상은 누가 보더라도 김정남임에 틀림없다. 사건 발생 후 아직 김정남이 나타나지 않는 것은 사망했을 가능성을 높여준다. 그러나 김정남 사망 사건은 조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만약 …이라면'이라는 가정법을 전제한다.말레이시아 경찰당국은 두 차례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사망자의 신원은 북한 국적의 김철이다. 화학물질에 의한 사망으로 추정되지만 물질의 종류에 대해서는 계속 확인중이다. 4명을 체포해서 조사했으며 1명은 곧 석방될 예정이다. 북한 국적의 용의자는 6명이다. 1명은 조사중이고 1명은 현지에 은둔중이고 4명은 평양으로 돌아갔다. 북한 국적의 연루자는 2명이다. 1명은 현지 북한대사관 2등서기관이고 1명은 고려항공 직원이다. 여성 2명은 단순 가담자가 아니라 계획된 팀이다.김정남 사망 사건에 대한 말레이시아 당국의 접근은 신중하다. 북한 대사관측에 사망자의 시신 확인을 요청했다. 기본적인 외교적 절차이다. 시신인도에 대해 유족 우선의 원칙을 강조했다. 국제적인 관습이다. 사망자의 신원을 김정남으로 표기하지 않았다. 북한 정권이 배후라는 직접적인 언급도 없다. 반인권·테러라는 표현도 없다.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모습이다.북한의 접근은 감정적이다. 거칠고 비외교적이다. 사망의 원인이 심장마비라고 주장한다. 말레이시아 경찰당국이 부검 전에 밝힌 심장마비라는 추정에 말꼬리를 잡는다. 시신 부검을 반대한다. 시신 부검의 여부는 유족 또는 현지 당사국

  • [춘추칼럼]시민과 함께 만드는 과학문화
    칼럼

    [춘추칼럼]시민과 함께 만드는 과학문화 지면기사

    대덕연구원 모임 '따뜻한 과학마을 벽돌 한장' 공동체재능 기부로 지역 주민·기업·꿈나무들에 지식 전달벽돌 한 장은 그 자체로 큰 힘을 갖지 않는다. 그러나 한 장의 벽돌이 모이고 쌓여 따뜻한 집도 만들고 거대한 성도 지을 수 있다. 벽돌이 힘을 갖게 하는 것은 그것의 용도를 상상하고 그 상상을 실행하는 '사람들'이다.대전의 대덕연구단지는 조성된 지 43년이 넘었고 전국에서 가장 많은 과학자들이 모여 연구하고 생활하는 과학도시이다. 여기서 연구하는 연구원들이 대한민국이 선진국 반열에 오르는 과정에서 주효한 역할을 했다는 것에 누구도 크게 반대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생각하면 국가로부터 많은 혜택을 받고 국민의 성원을 얻어왔기에 대덕의 과학자들이 좋아하는 연구를 안정적으로 해올 수 있었던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동안 대덕의 구성원들이 국가의 수혜자였다면 이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스스로의 힘으로 더 좋은 환경을 조성하고 지역사회를 위해 무엇인가 노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대덕연구단지는 자발적인 과학도시라기보다는 정부의 강력한 과학기술 정책에 의해서 형성된 도시이고, 여기서 일하는 많은 과학자들도 지역출신보다는 다른 도시에서 태어나고 공부한 사람들로 구성되다 보니 항상 지역사회와 어울리거나 융합하는데 부족한 점이 많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도시가 발전하여 지리적으로 경계가 없어지고 대덕의 구성원들도 대전의 전 지역에 걸쳐서 생활하다 보니 이런 고립성이 많이 줄어들고 있지만 아직도 지역사회와 융합하려는 노력은 부족하다.이러한 차원에서 대덕에서는 구성원들의 자발적 모임인 사단법인 '따뜻한 과학마을 벽돌 한 장'이라는 공동체가 탄생한 바 있다. 따뜻한 과학마을 벽돌 한 장은 대덕특구 구성원과 시민이 자발적으로 함께하는 과학문화 조성을 통해 가까운 미래에는 대한민국은 물론 아시아, 더 나아가서 세계 과학문화의 중심지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초석을 다지자는 취지를 갖고 시작됐다.벽돌 한 장만으로는 큰 의미를 가질 수 없지만 벽돌이 하나씩 모아져서 수만 장, 수십만 장 쌓인

  • [춘추칼럼]우리가 자유로워지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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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추칼럼]우리가 자유로워지기 위해 지면기사

    중·고등 교육에서부터 헌법·정당정치 배워야세상 바꾸는 정치방법 학교에서 왜 안 가르치나진정한 '자유과' 따로 있다는것을 숨기려하기만대학 제도를 다루는 문헌에 자주 나오는 '리버럴 아츠'(liberal arts)라는 개념은 라틴어 '아르테스 리베랄레스'(artes liberales)에서 온 것인데 '자유로운 예술'이 아니라 '자유인을 위한 과목'을 뜻한다. 간단히 자유과(自由科)라고 옮길 수 있겠다. 신분제 사회에서는 '신분적으로 자유로운 사람'(상류층 엘리트)만 배울 수 있는 학문을, 계몽주의 이후에는 '정신적으로 자유로운 사람'(비판적 지성인)이 되려면 배워야 할 학문을 뜻하게 되었다. 오늘날에는 흔히 '전공 교육'과 반대되는 '교양 교육'을 뜻하여, 특수한 전문가가 아니라 전인적 교양인을 기르겠다는 취지의 대학을 '리버럴 아츠 칼리지'라 한다. 대학에 대해 말하려는 것은 아니고, 자유로운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배워야 할 필수 교양 과목이 있다는 발상 자체를 새삼 음미해 보려고 꺼낸 말이다. 고대 이래의 '자유과'(더 정확히는 '자유7과')는 문법, 수사(修辭), 논리, 산술, 지리, 천문, 음악으로 구성됐다. 이 과목 구성을 오늘날에도 그대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고 실제로도 그러지 않는다. 각 시대 모두 나름의 사상과 필요에 따라 교육의 실제 내용을 달리해 왔다. 우리 시대의 조건이 반영된 자유과는 무엇일까. 우리가 그야말로 '자유로워지기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은 무엇인가.가장 먼저 떠올린 것은 헌법이다. 고등학교 때 헌법의 기능과 개정 역사 등을 배웠을 테지만 조문 하나하나를 구체적으로 확인하고 곱씹은 기억은 없다. '헌(憲)'은 '법'이나 '관청'을 뜻하는 글자인데, 글자를 분해해 보면 '해로운'害' 일이 없도록 눈'目'과 마음'心'으로 감시한다'는 의미가 숨어 있다고 전하는 자전의 풀이가 과연 타당한지는 모르겠으나, 여하튼 법의 세부 내용은커녕 헌법이라는 글자 자체의 뜻도 모르고 살아왔으니 한심한 노릇이다. "

  • [춘추칼럼]특검과 검사의 차이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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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추칼럼]특검과 검사의 차이점 지면기사

    정치적 고려없이 법의 잣대로만 죄 판단하는 '특검'정치권 눈치 보지않도록 검찰 인사권 독립 필요대선후보 '인사권 독립 안지키면 사퇴' 공약 넣어야박영수 특검의 인기가 뜨겁다. 주말과 설연휴를 가리지 않고 일하는 성실성도 국민들을 감동시켰지만, 이재용 부회장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저돌성은 역대 어떤 검찰에서도 보기 힘든 덕목이었다. 게다가 모든 질문에 모르쇠로 일관했던 김기춘과 장황한 동문서답으로 보는 이들의 혈압을 올린 조윤선을 구속시키는 치밀함도 갖췄으니, 이런 특검을 사랑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궁금증이 생긴다. 도대체 이들은 어디서 뭘 하다 갑자기 나타났을까? 특검을 맡은 박영수를 검색해보니 다음과 같은 경력이 뜬다. 서울지검 강력부 부장검사, 대통령 민정수석 사정비서관, 대검 중수부장, 서울고등검찰청 검사장. 요직이란 요직은 다 거쳤다. 이런 질문을 해보자. 1999년부터 10년간, 즉 이분이 검찰의 핵심요직에 있던 그 시기 검찰의 신뢰는 어땠는가? 아무리 생각해봐도 지금 특검이 받는 환호의 100분의 1도 받지 못했던 것 같다. 그 시기 검사들은, 지금 검사들이 그러는 것처럼, 청와대를 비롯한 권력의 실세에게 한없이 약했고, 삼성을 필두로 한 재벌들에게 순한 양처럼 굴었다. 그랬던 그들이 특검으로 발탁되자 갑자기 공명정대하게 일을 처리하는 건 무슨 연유일까? 추측컨대 더 이상 얻을 것이 없기 때문이리라. 우리나라에선 대통령이 법무부장관과 검찰총장을 임명한다. 높은 곳에 오르고픈 검사라면 청와대의 뜻을 거스르기 힘들다. 그리고 우병우처럼 능력있는 검사가 청와대에 들어가 검찰수사에 간섭한다. 설령 검사에게 권력형 비리에 대한 수사의지가 있다 해도 제대로 수사하기가 쉽지 않다. 특검은 다르다. 박영수 특검은 2월 말까지로 예정된 임기가 끝나면 다시 본업인 변호사로 복귀한다. 대통령에게 잘 보여봤자 아무런 혜택이 없다는 얘기다. 게다가 특검이 일을 잘 하는지 국민들의 관심이 높으니, 정치적 고려 없이 오로지 법의 잣대로만 죄의 유무를 판단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특검은 박수를 받는다. 그 값

  • [춘추칼럼]외교는 국가이익이 우선이다
    칼럼

    [춘추칼럼]외교는 국가이익이 우선이다

    사드·소녀상 문제는 박근혜 정부의 실책국익·안보·국가미래 고려해 문제에 접근을한 나라의 외교정책은 군자의 도를 행하는 것이 아니다. 국제관계에서 국가이익을 추구하는 행위이다. 영국의 정치가 팔머스톤(Viscount Palmerston)은 '영원한 친구도 없고, 영원한 적도 없고, 오직 국익만 영원할 뿐'이라고 주장한다. 국가이익이 외교의 최우선임을 보여준다. 한국의 정치권은 탄핵정국에 의한 조기대선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사드배치와 평화의 소녀상 설치 문제가 정치적 논쟁을 뛰어 넘어 사회적 갈등으로 확산되는 느낌이다. 두 문제는 박근혜 정부의 외교적 실책으로써 한국의 차기 정부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될 듯하다. 사드배치에 관한 논쟁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조속한 배치론, 조속한 철회론, 당분간 절차 논의 중단론 등이다. 조속한 배치론은 북한 핵탄도 미사일 위협의 절박함을 강조한다. 남한 공격을 기정사실화하고 충분히 대비하자는 것이다. 중국의 압박은 현실화되고 있지만 대비책은 보이지 않는다. 조속한 철회론은 한반도의 평화를 강조한다. 한반도가 최첨단무기 각축장이 될 수 있음을 우려한다. 군비확대는 쉽지만 군비축소는 많은 시간과 비용을 유발한다. 남북간의 경쟁이 미중간의 경쟁으로 확대되고 한미일 대 북중러의 신냉전 구도로 나아간다면 모든 부담은 남과 북이 져야 한다. 당분간 절차 논의 중단론은 국익을 중시한다. 정당한 절차와 외교적 노력을 통해서 국민과 미국, 중국의 우려를 불식시키겠다는 것이다. 현실적인 대안으로 평가된다. 평화의 소녀상 설치에 관한 논쟁은 크게 두 가지이다. 설치론과 철거론이다. 설치론은 역사성과 민간성을 강조한다. 일본은 역사적으로 반인권적 범죄를 저질렀고 오늘날 반성도 없다는 것이다. 소녀상 설치는 국가 차원이 아닌 민간 차원의 행위라고 주장한다. 설치의 상징적인 의미는 있다. 국가적 재원이 직접 투입되면 외교적 마찰 요인이 될 수 있다. 독도에 설치되면 영토문제와 연계되면서 일본의 '독도 분쟁화' 의도에 휘말릴 수 있다. 철거론은 합의성, 외교성, 미래성을 강조한다.

  • [춘추칼럼]영화 속 과학이야기 '판도라'
    칼럼

    [춘추칼럼]영화 속 과학이야기 '판도라' 지면기사

    국내 원전은 '규모 7.2 지진'에도 견디도록 설계 사고 발생땐 수소가스 배기해 격납건물 폭발 안해지난 연말에 개봉한 원전 재난영화 '판도라'가 흥행하면서 원자력발전소의 안전성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진 것을 느낀다. 영화 자체는 가상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해서 제작됐다고 하지만, 영화를 본 많은 사람에게 우리나라의 원전 안전시스템에 대한 불안감을 증폭시키는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영화는 규모 6.1의 지진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원전인 한별 1호기 냉각재 밸브에 균열이 생기고, 정부가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해 원자로 격납건물이 폭발하고 국민들이 방사능 공포에 휩싸이게 되는 내용으로 전개된다. 영화 전개를 보면 감독은 아마 후쿠시마 사고를 기반으로 영화를 만든 것으로 이해된다. 그러나 후쿠시마 사고의 핵심원인인 규모 9.0의 대지진과 이에 따른 쓰나미는 등장하지 않는다. 위의 두 가지 전제 조건이 설정됐다면 과학자들도 영화 전개에 대해서 많은 부분 공감을 할 수 있으나 영화에서 나타난 규모 6.1의 지진과 쓰나미가 없는 전개에 대해서는 과학적인 입장에서 공감대를 얻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후쿠시마 원전사고의 경우 규모 9.0의 대지진이 일어나고 이에 따라 쓰나미가 몰려오는 상황으로 전개됐다. 원전의 경우 지진 발생이 감지되면 제어봉이 자동으로 작동해 핵분열 반응을 멈추게 한다. 그러나 핵연료는 여전히 고온 상태이므로 냉각수를 공급해 온도를 낮춰야 한다. 냉각수를 공급하려면 모터를 돌려야 하고 모터를 돌리려면 전기가 있어야 한다. 모터를 돌리지 못하면 핵연료 온도는 점점 올라가서 피복관이 녹아내리게 되는데 이것이 중대사고로 연결될 수 있다. 후쿠시마에서는 대지진으로 송전탑이 쓰러져서 전기공급이 끊긴다. 이런 경우를 대비해서 원전 내 비상 디젤발전기를 설치해 대형사고를 막게 되어 있는데, 우리나라 원전과는 달리 후쿠시마 원전의 비상 디젤발전기는 지하에 설치되어 있었고 쓰나미가 덮치면서 비상발전기를 침수시켜 무용지물로 만들어 버렸다.지진 발생이 곧 대형 원전사고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인과관

  • [춘추칼럼]메릴 스트립의 용기
    칼럼

    [춘추칼럼]메릴 스트립의 용기 지면기사

    '할리우드·배우·권력·언론이란 무엇인가' 언급우린 지금 '물러나는 권력' 열정적으로 비판하지만그녀가 맞선건 '들어서는 권력' 트럼프였다는 사실최근 특검이 밝힌 바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은 "'창작과비평'이나 '문학동네' 같은 좌파 문예지들만 지원하고 건전 문예지들은 지원을 안 해서 건전세력이 불만이 많으니" 해당 출판사에 대한 지원을 삭감하라는 지시를 직접 했다고 한다. '좌파 문예지' 제작자들을 감옥에 처넣지 않고 그저 돈줄만 죄었으니 차라리 고맙다고 해야 할까. 사실 할 수만 있다면 그들은 반대자들을 배제(exclusion)하는 정도가 아니라 절멸(extermination)시켜버리고 싶었을 것이다. 배제(exclude)에는 포함(include)이라는 반대말이 있지만 절멸(exterminate)에는 없다. 그것은 말 그대로 끝장내버리는(terminate) 일이다. 저들을 '괴물'이라고 간주해 버리면 마음이 편해진다. 그러나 그런 식으로 나를 그들로부터 완벽하게 구별/구원해낼 수 있다고 믿는 것은 윤리적 판타지다. 다른, 이해할 수 없는, 그래서 끔찍한 이들에게 나도 그런 욕망을 품는다. 비근한 예로 나는 광화문에서 단식 중이던 세월호 참사 유가족 앞에서 피자를 시켜 먹는 이들을 보며 저들을 절멸시켜 버리고 싶다는 생각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나는(우리는) 그러지 않는다. 인정과 공존의 윤리를 교육받은 민주 시민이어서? 그렇기도 하지만 감히 그런 욕망을 실천할 수 있는 권력을 가질 수 없으므로 그러지 못하는 것이기도 하다면? 그러므로 권력은 위험한 것이다. 배제 혹은 절멸에의 욕망을 강하게 품고 있는 자가 권력을 가지게 될 때 특히 그렇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언론이 필요한 것이다. 권력자가 자신의 욕망에 패배하지 않도록 그의 욕망을 대신 감시해 주는 존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지난 8일 골든 글로브 시상식장에서 메릴 스트립이 그의 놀랍도록 용기 있고 지적이며 감동적인 수상 소감을 통해 내게 새삼 가르쳐준 사실이기도 하다. 5분 30초 동안 진행된 그 연설은 구조적

  • [춘추칼럼]박사모의 헛다리
    칼럼

    [춘추칼럼]박사모의 헛다리 지면기사

    '최순실 국정농단' 태블릿피씨 통해 최초 입증모든 사실 검찰수사 통해 밝혀진 것들이기 때문"최순실 것 아니다"라는 한결같은 주장 아쉽기만"한번도 사익을 취하지 않았다" "피곤해서 태반주사 좀 맞은 게 그렇게 큰 죄가 되느냐?"시간은 많은 것을 해결해 준다. 그때는 몰랐던 것을 시간이 지나서 깨닫는 경우도 있고, 아무리 아픈 상처도 시간이 지나면 희석되게 마련이다. 또한 시간은 궁지에 몰린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 곧 하야라도 할 것 같던 박근혜 대통령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특유의 뻔뻔함을 회복했다. 100만명이 넘는 인파가 촛불을 들었던 12월 2일, 박사모를 봤다. 그들은 서울역 한구석에 모여 태극기를 흔들며 박대통령은 죄가 없다고 외치고 있었다. 수십명 될까말까한, 초라한 행색의 그들을 보면서 분노보다는 연민의 감정이 먼저 들었다. 주군의 활약에 힘을 얻어서일까, 한동안 웅크리고 있던 박사모도 힘을 낸다. 이젠 박사모도 광화문 한편을 내놓으라고 당당히 요구한다. 숫자 또한 늘어서, 이제는 수만명의 인파를 헤아린다. 인터넷 기사에 달린 댓글도 상당부분 박사모의 것이다. 하지만 그 댓글들을 보면 좀 안타까운 느낌이 든다. 그들이 헛다리를 짚고 있는 듯해서다. 지금 그들이 물고 늘어지는 것은 JTBC가 특종으로 보도한 태블릿피씨다. (1) 그 취득 자체가 불법으로 이루어진 데다, (2) 그게 최순실의 것도 아니며, (3) 안에 담긴 내용도 다 JTBC의 조작이라는 것이다. 그들이 태블릿피씨에 매달리는 것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다. 박대통령이 이 지경으로 전락한 시초가 다 태블릿피씨가 아니던가. 그래서 그들은 다음과 같은 환상에 빠진다. 태블릿피씨만 없애버린다면 박대통령이 탄핵당할 일도 없고, 박대통령이 최순실의 지시를 받고 나라를 다스리던 그 아름다운 시절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환상 말이다. 그들의 단순무식함이 한편으로는 부럽고, 또 한편으로는 안쓰럽다. 이 시점에서 태블릿피씨는 없어도 되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태블릿피씨가 박정권의 몰락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부인하는 것은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