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노트북] 나는 무사히 장가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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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트북] 나는 무사히 장가갈 수 있을까 지면기사

    평생 모아둔 돈을 전부 쓰고 있는 요즘이다. 올해 결혼을 앞두고 이것저것 준비하다 보니 적금 들며 차근차근 모은 돈도, 여기저기 알아보며 소소하게 주식으로 번 돈도 눈 녹듯 사라졌다. 남들 다 하는 것, 우리는 따라가지 말자고 예비신부와 분명 서로 다짐했건만 ‘인생 단 한 번뿐인 결혼’이라는 웨딩 업체들의 유혹에 금방 무너져버리고 말았다. 웨딩홀, 드레스, 예물, 가구 등등 애당초 계획했던 예산을 아득히 넘어버렸지만 선택하고 지출해야 할 것은 아직 터무니없이 많이 남았다. 평생 살며 수백만원을 일시불로 지출할 일이 얼마나 있었겠는가

  • [노트북] 대선마다 돌아오는 ‘주 4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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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트북] 대선마다 돌아오는 ‘주 4일제’ 지면기사

    정치판에 전운이 감돈다. 섣불리 나섰다가 역풍 맞을까 함부로 대선 출마를 확언하진 않아도 ‘사실상’ 출마를 꿈꾸는 이들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헌법재판소에서 탄핵 인용 판결이 나온다고 가정하면, 당장 60일 안에 출마 선언부터 경선과 후보자 선거 운동까지 숨 가쁘게 돌아갈 테니 지금은 최대한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주변을 살피는 분위기다. 온통 불확실성으로 가득한 국면이지만, 조기 대선이 치러진다면 ‘주 4일제’와 노동시간 단축 논의가 테이블 위에 오를 것은 확실해 보인다. 지난 대선에서도 주 4일제 공약화를 검토했던 이재명 더불어

  • [노트북] 비슷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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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트북] 비슷한 장면 지면기사

    불법을 스스럼없이 저지른 사람이 있다. 지난해 4월 총선을 앞두고 인천을 비롯한 전국 사전투표소와 개표소에 침입해 불법 카메라를 설치한 40대 유튜버가 경찰에 붙잡혔다. 이 남성은 투표소 내부가 보이도록 카메라를 정수기 옆 등에 설치한 뒤 통신사 이름이 적힌 스티커를 붙여 통신장비로 위장했다. 이 카메라로 공무원 등의 대화 내용을 녹음까지 했다. 그의 범행을 도운 공범도 있었다니 계획범죄일 가능성도 있었다. 이 남성은 법정에서 부정선거 의혹을 직접 밝히기 위해 총대를 메고 불법까지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황당하게만 들리는 이 남성의

  • [노트북] 인구 증가 이면에 드리운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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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트북] 인구 증가 이면에 드리운 그림자 지면기사

    인천은 지난해 전국 17개 광역 시·도 가운데 인구가 가장 많이 늘어난 도시다. 통계청의 ‘국내인구이동통계’ 데이터를 보면 인천에 들어온 인구가 인천을 떠난 인구보다 2만5천600명 많았다. 저출생으로 인구가 자연 증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꾸준히 사람이 모인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도시 경쟁력이 있고 살 만한 환경이 갖춰졌다는 의미다. 그러나 새롭게 유입된 이들이 ‘인천 사람’으로 살아갈지는 확신하기 어렵다. 순유입한 2만5천600명 중 70%는 전입 사유에 대해 ‘주택’이라고 답했다. 치솟는 집값을 감당하기 어려워 늘어나는 출퇴근

  • [노트북] 배려가 아닌 일상이 되는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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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트북] 배려가 아닌 일상이 되는 사회 지면기사

    지난주 어느 점심시간, 주요 기관들의 새 소식 중 놓친 것은 없는지 훑어보던 중 반가운 자료를 본 적이 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국내 주요 상조산업협회에 시각장애인을 위한 상조 매뉴얼 마련을 권고했다는 내용이었다. 시각장애인이 상조 상품 내용을 음성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하라는 것인데, 최근 사회 변화에 따라 상조 산업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내린 결정이라고 했다. 이 소식이 눈에 띈 이유는 지난해 말 ‘손끝에 닿지 않는 훈맹정음’ 기획 취재를 위해 여러 시각장애인을 만난 경험이 있어서였다. 세상과 소통을 이어가고자 복지관에서

  • [노트북] 애국심 뒤에 숨은 욕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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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트북] 애국심 뒤에 숨은 욕심 지면기사

    “나라가 걱정돼서 나왔어요.”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지난해 12월, 탄핵 촉구 집회에서 만난 시민들은 “어떤 이유로 집회에 나오셨나요”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탄핵 반대 집회 현장의 시민들도 비슷한 답변을 했다. 탄핵의 찬반을 떠나서 집회 현장에 나온 시민들은 자신만의 애국심을 갖고 나왔다. 윤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된 직후 인터뷰한 시민은 눈물을 흘리면서 감격에 젖어있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위해 용산 대통령 관저로 왔을 때,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고 ‘함께 싸우겠

  • [노트북] 어떤 인사(人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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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트북] 어떤 인사(人事) 지면기사

    인사(人事) 시즌이 되면 늘 기대와 걱정이 교차한다. 부서 이동이 필연적인 직장에서는 특히 인사가 민감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인사가 만사’라는 흔하지만 조직 운영의 핵심을 간파한 명언이 매번 되새겨지는 것은 적재적소에 인재를 배치하는 것이 그만큼 어려운 일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미국의 경영학자이자 현대 경영학을 창시한 학자로 평가받는 피터 드러커는 인사에 대한 중요성과 철칙 등을 강조했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을 올바른 자리에 두는 것”이라며 이를 리더십의 궁극적인 시험으로 여기기도 했다. 기자들에게도(자신이 속한

  • [노트북] 인천 스카이라인 채우는 마천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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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트북] 인천 스카이라인 채우는 마천루 지면기사

    인천시가 발표한 초고층 빌딩 건립 계획이 실현되면 인천은 서울 롯데월드타워 다음으로 높은 마천루들을 보유하게 된다. 인천시는 지난달 청라국제도시와 송도국제도시에 각각 청라시티타워(448m·30층), 랜드마크타워(420m·103층)를 별도 높이 변경 없이 기존대로 건립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초고층 빌딩 중에서는 서울 롯데월드타워가 555m로 가장 높고 이어 부산 엘시티 더샵 랜드마크 타워(411m), 서울 파크윈 A동(333m), 인천 포스코타워(305m)가 차지하고 있다. 청라시티·랜드마크 타워가 준공되면 나란히 국내 2, 3위 초

  • [노트북] 봄을 만드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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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트북] 봄을 만드는 사람들 지면기사

    매서운 칼바람이 부는 강추위에도 많은 시민이 매주 길거리에 나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요구하고 민주주의 회복을 외치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추운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지만, 우리가 기다리는 또 다른 봄은 가만히 앉아 있으면 만날 수 없기 때문이다. 그 봄은 꽁꽁 언 손을 주머니에서 꺼내 촛불을 쥐고 하얀 입김과 함께 구호를 내뱉어야 만날 수 있는 봄이다. 어느 때보다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는 우리처럼 봄을 쟁취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또 다른 이들이 있다.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 세력과 맞서 2021년부터 싸우고 있는

  • [노트북] 잔혹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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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트북] 잔혹동화 지면기사

    2024년은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잔혹한 한 해였다. 불안과 분노, 슬픔과 황망한 감정을 널뛰기하듯 정신없이 마주쳐야 했기 때문이다. 아무리 돌이켜 세어봐도 속이 시원해지는 뉴스는 다섯 손가락으로 꼽기에도 버거울 정도다. 지난 2월부터 잔혹한 이야기는 시작됐다. 의대생 2천명 증원을 두고 의료계와 정부가 첨예하게 맞붙었다. 정부가 의대증원을 강행하자 전공의들은 사직서를 제출하며 병원을 떠났고, 의대생들은 학교를 떠났다. 의료체계의 핵심이 병원을 떠나니 의료공백은 현실화 됐고, 우리는 제때 치료받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에 떨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