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기고] 경기과학기술진흥원 폐지 움직임은 시대착오적 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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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고] 경기과학기술진흥원 폐지 움직임은 시대착오적 발상 지면기사

    한미약품의 기술수출 성공, 자율주행 자동차 시험주행 허가,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국 등으로 인해 국가적으로 과학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과학기술은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의 핵심이며 경제성장의 원동력으로 인식되고 있다. 과학기술의 성과가 산업발전으로 전환되기 위해서는 혁신자원을 실제로 보유하고 있는 지역의 역량이 중요하다는 것은 '제3차 과학기술기본계획(2013~2017)'에서도 강조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지역의 과학기술 역량 강화가 국가의 성장을 견인한다는 것은 대다수의 국민이 공감하는 논리이다. 하지만, 경기도는 이러한 시대 흐름을 일부러 외면하려는 것처럼 보인다. 최근 발표한 경기도의 '공공기관 경영합리화 방안'용역결과에 의하면 경기과학기술진흥원(이하 경기과기원)을 폐지해야 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이 기관은 경기도의 과학기술발전을 위해 정책수립, 연구개발, 첨단 산업 육성 및 생태계 조성 등을 지원해 왔다. 경기과기원은 2010년에 전국지자체 중 최초로 설립되어 전국 지자체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는 기관이다. 부산에서는 경기과기원을 모델로 지난해에야 부산과학기술기획평가원을 설립했고, 타 지자체에서도 유사기관 설립을 검토 중에 있다. 타 지자체는 경기도가 경기과기원을 설립하는 등 과학 진흥에 발빠르게 나서는 것을 부러워해왔던 터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5년 동안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지역과학기술 정책의 모범사례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경기과기원의 폐지 움직임 소식은 충격적이지 않을 수 없다.용역결과를 살펴보면 경기과기원은 산업 분야에 포함되어 산업진흥 기능이 경기테크노파크(TP) 또는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GSBC)와 중복되고 내부 기능 간에 연관성이 낮기 때문에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주로 기업지원 관점에서 바라본 측면에서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공공에서 과학기술 관련 사업을 통해 경제발전까지 유도하기 위해서는 정책의 기획부터 연구개발, 기업지원 서비스가 연계되었을 때 보다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성과를 창출할 수 있다. 경기과기원은 그러한 목적에서 설립되

  • [기고] 50만 이상 市에도 3급 직제가 필요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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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고] 50만 이상 市에도 3급 직제가 필요한 이유 지면기사

    최근 공무원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면서 70년대 우리 세대가 공직에 입문할 때와는 달리 젊고 유능한 인재들이 높은 경쟁률을 뚫고 임용되고 있다.과거 손글씨로 공문을 작성하던 시대에서 지금은 인터넷의 시대로 공직환경도 너무나 많이 변하였고 더욱이 관선의 시대에서 민선자치 시대로 바뀐지도 만 21년이 되었다. 지방자치시대가 되면서 지방이양사무가 관선시대 보다 41.7%가 증가되었고, 지방공무원의 수도 2000년 이후만 하더라도 12년간 11.3%가 늘어나 지방의 조직도 많이 커지고 변모했다.그 만큼 기초단체의 조직은 비대해졌으나 직급 체계는 지방자치 이전인 30년전 그대로 4급 직제가 한계직급으로 머물러 중앙이나 광역자치단체에 비해 한 직급씩 낮게 책정되어 있다. 그러다보니 기초단체 공무원은 30년 이상을 근무해도 사무관에 임용되지 못하는 사례가 수두룩하다.공무원 1인당 인구수를 보면 광역단체는 201명, 100만 도시는 389명, 50~99만 도시는 358명으로 50만 이상 도시가 광역보다 1.5배 정도 많은데도 직급이 한 직급씩 하향됨에 따라 100만 도시의 특례를 인정받고 있는 수원시, 고양시, 창원시를 제외하면 3급 공무원은 지방자치단체에 존재하지 않는다.안양시의 경우 50만 이상 도시로서 부시장이 2급, 구청장·국장급은 4급으로 중간 역할을 하는 3급이 없는 구조로 인해 부시장 혼자 무려 12명의 국장단을 지휘, 통솔해야 하는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 따라서 50만이상 기초자치단체에도 원활한 조직관리를 위해 최소한 2명의 3급직제가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 또한 부단체장의 자리도 지역발전에 헌신해 온 지방공무원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서는 3급직제가 필요하며 부단체장의 직무 몰입도도 한층 높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물론 3급직제가 생긴다 하더라도 승진소요기간이 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20여년 후에나 가능한 일이니 금방 지방공무원이 부단체장으로 임용 될거라는 생각은 기우에 불과할 뿐이다.중앙과 광역, 기초단체간 직급의 불균형은 협력적 유지관계 보다는 수직적 상급기관으로 착각하게 만들고 신세대 유능한

  • [경인칼럼] '이야기가 아닌 것'과 스토리텔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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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인칼럼] '이야기가 아닌 것'과 스토리텔링 지면기사

    이야기감 아닌것 이야기로 만드는 소재 가까이 있어진정한 가치는 남들이 안 돌본것 성찰한 경우 많아가치의 재발견 위해선 다른 각도에서 삶 바라봐야이야기 르네상스 시대이다. 문화기획, 문화산업, 관광분야는 물론 교육현장, 상품 광고에서도 방법은 스토리텔링으로 귀결된다. 스토리텔링은 신비로운 주술처럼 여겨진다. 마치 마이더스왕의 손이 닿은 사물이 황금으로 변하듯이, 이야기의 세례를 받은 사물들은 침묵에서 깨어나 생동한다. 바위나 나무가 노래하고, 낯선 공간이 친근한 장소로 바뀌고, 역사의 뒤안으로 사라졌던 인물이 눈앞에 현현하게 된다. 스토리텔링을 만능키처럼 여기게 된 것은 이야기가 지닌 마법성, 혹은 이야기의 서사성, 이야기를 즐기는 인간의 본능, 상호소통기능 때문이라 할 수 있겠다. 스토리텔링의 의미에 대해 서사학자들은 '스토리(story)와 텔링(telling)'의 합성어로 '이야기하기'이며, 상대방에게 알리고자 하는 바를 재미있고 생생한 이야기로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행위이다. 영어권에서는 스토리텔링을 음성과 행위를 통해 청자들에게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으로 통용된다. 한국어로 '이야기하기' 나 '구연(口演)'이 대응어를 사용할 수 있겠는데 언중들은 스토리텔링이라는 말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이야기하기'나 '구연'이라는 말이 스토리텔링이라는 말의 본질적 의미를 온전하게 담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스토리텔링을 우리말로 번역되지 않는 것은 스토리텔링의 복합적인 특성 때문이다. 그런데 스토리텔링의 본질은 '이야기가 아닌 것을 이야기로 만드는 것'에 있는 것이 아닐까? 전설이나 신화와 같이 기존의 이야기를 재가공하는 것도 스토리텔링이라 할 수 있지만 그 경우는 소설이나 동화와 같은 문학장르로 구분된다. 우리가 주목할 것은 스토리텔링이란 이야기가 아니었던 것을 이야기로 재구성하고, 이야기가 아닌 것에 이야기적 요소를 결부시켜, 이야기하는 방식으로 표현한다는 것이다. 뛰어난 스토리텔링은 역설적으로 이야기가 아닌 것에서 이야기의 요소를 발견해서 흥미로운 이야기로

  •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 여시소식:  때와 함께 줄어들고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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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 여시소식: 때와 함께 줄어들고 늘어난다 지면기사

    서로의 안부(安否)를 묻는 메시지를 소식(消息)이라고 하는데 주역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바닷물로 이야기해보면 消는 물이 빠지면서 점점 줄어드는 과정이고 息은 물이 불어나면서 점점 늘어나는 과정이다. 해안가에 거주하면서 물고기를 잡아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늘 바닷물의 밀물과 썰물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해수면이 상승하는 밀물이 息이라면 해수면이 하강하는 썰물이 消에 해당한다. 이들은 물이 들어올 때 배를 띄우고 물이 빠지기 전에 뭍에 올라와야 하기 때문에 늘 소식(消息)이 궁금할 수밖에 없다.어찌 보면 우리들의 삶은 어부들의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다. 누구든 어느 일정한 시점에 어떤 일과 연관해서 보면 반드시 이 둘 중 하나의 과정에 들어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일상에서 消息을 묻는다는 말로 사용되었다. 주역에서는 그런 消息은 때를 따라 진행된다고 하였다. 달의 모습이 상현 보름 하현 그믐으로 진행되면서 한 달이라는 시간이 흐르고 그에 따라 간만(干滿)의 변화가 일어난다. 그런데 때를 따라 진행되는 자연의 변화만 소식이 아니라 때에 맞추어 줄이고 늘리는 인간의 살림살이도 소식(消息)이다. 지금 무엇을 줄이고 무엇을 늘릴지 자신에게 물어보는 것이 진정한 소식을 묻는 것이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문서숙 대표)

  • [수요광장] 연천은 발전될 수 없는 지역인가?
    칼럼

    [수요광장] 연천은 발전될 수 없는 지역인가? 지면기사

    국가안보 담당 적지라면군사산업도시로 육성 필요軍관련 소프트한 산업 등 유치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로지역발전·안보 동시에 달성하는지속가능한 발전방안 될 수 있어연천군이 수도권인가에 대한 논쟁은 오래되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연천은 행정구역상 수도권에 해당하고, 더 전문적으로 말하자면 수도권정비계획법상 성장관리권역에 해당하는 수도권 지역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치 않다. 연천을 출입한지도 대략 20여년이 되었다. 당시 연천발전을 위한 워크숍 참석 후 이른 저녁을 먹고 경원선 기차를 타기 위해 걸어간 연천읍의 풍경은 사람이 살고 있으나 사람이 보이지 않는 거리, 살아 있는 도시이나 죽어가고 있는 황량한 도시의 풍경이었다. 굳이 재정자립도니 지방재정세수니 하는 복잡한 수치를 열거하지 않아도 눈으로 보기에도 연천은 쇠락의 길을 걷고 있는 도시였다. 20년이 지난 얼마 전에도 연천읍을 다녀온 적이 있다. 강산이 두 번 변한 지금도 더욱 쇠락해진 모습이었다. 연천이라는 접경지역의 낙후도시를 발전시킬 방안은 무엇일까? 그 해답은 없는 것일까? 현재까지 논의된 방안으로는 수도권정비계획법에서 연천군을 제외해주는 방안인데 이마저도 지난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대표가 수도권규제강화를 발표하는 바람에 미궁에 빠진 상태이다. 설령 수도권규제에서 벗어난다 해도 절대적으로 차지하고 있는 군사시설보호구역이 연천을 쉽게 발전시켜 줄 것 같지 않다. 결국 연천의 발전은 수도권규제완화와 군사시설보호구역에 의한 규제가 동시에 풀려야 한다는 것인데 과연 이것이 가능한지 의문이다. 오랫동안 논의해온 수도권규제완화는 그렇다 치더라도 남북평화통일이 되지 않고서는 군사시설보호구역의 족쇄에서 풀려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국가안보를 담당하는 도시가 쇠락해가는, 죽어가는 도시가 된다면 어느 도시가 국가안보를 나서서 담당할 수 있는지 걱정이다. 국가안보를 담당하는 지역도 잘 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은 국가의 책무라 생각된다. 하나의 해결책은 국방군사시설재배치계획에서 찾을 수 있다. 국방부에서는 군사시설의 전자화와 국방병력의 감소로 인해

  • [자치단상] 왜 세종 인문 도시인가?
    칼럼

    [자치단상] 왜 세종 인문 도시인가? 지면기사

    세종대왕, 문제 해결·정책 판단 역사속에서 찾아여주, 천혜의 자연환경·인문자원 풍부한 '기회의 땅'명품도시 만들면 브랜드 가치 높아 지역경제 큰도움최근 여주시에서는 경연(經筵)식 회의를 하고 있습니다. 이는 '세종대왕의 혁신리더십'이란 책을 읽은 후 느낌을 말하고 질문을 받고 답변하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각 부서장도 업무하기에 바쁜데 책을 읽고 발표하는 것에 적지 않은 부담을 가졌을 것입니다.또한 토론도 상사의 의견에 따른 획일적인 방식에 익숙해 의견을 주고받는 일에 어려움을 느꼈을 것입니다. 우리는 언제나 낯설고 어려운 일을 싫어하는데 그것은 인간의 본성이기도 합니다.문제가 주어지면 사람들은 예전에 어떻게 했는지를 우선 생각합니다. 해결방식을 경험과 지식에 의존하는 것이지요. 하지만 문제의 속을 들여다보면 자신의 경험과 지식과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여기서부터 갈등이 시작됩니다.예전 방식으로 처리하나. 혹은 새로운 방법을 찾아볼까. 예전 방식은 자신의 경험이므로 크게 달라질 것은 없지만 새로운 방법을 찾는 일은 어렵습니다. 우리 역사상 최고의 성군이라고 칭송하는 세종대왕은 어떻게 했을까요.세종대왕은 정책 결정을 신중히 하려면 역사를 모르면 안 된다고 했습니다. 세종대왕도 오늘날 사람들이 고민하고 있는 문제들과 구상하고 있는 정책들이 거의 다 역사 속에 들어있다고 보았습니다. 제때에 적정한 사례를 찾아낼 수 있다면 훨씬 더 효과적인 정책을 펼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따라서 집현전으로 하여금 날마다 행할 일을 뽑아 적게 하였으니, 학사들은 옛 문헌을 참고하여 빨리 발췌하라고 하였습니다. 세종대왕은 역사란 '정치적 임상시험의 축적'이라고 보았습니다. 그러므로 과거의 잘잘못을 알지 못하면 현재의 지혜로운 판단을 내릴 수 없다고 생각하였지요. 또한 세종대왕은 역사만 강조한 것이 아니라 경전과 역사의 균형 잡힌 공부를 자주 강조하였습니다. 제가 각 부서장에게 독서를 강조하는 것은 이러한 역사적인 사실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또 시정목표인 '세종 인문도시 명품 여주'도 같은 맥락입니다.

  • [기고] 안전(Safety)은 기초(Base)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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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고] 안전(Safety)은 기초(Base)다 지면기사

    국가의 발전과 도시 고도화에 따른 시민의 안전 욕구가 증가하면서 도심은 하루에도 수많은 사건·사고가 일어나고 있다. 특히 화재, 교통, 재해, 범죄, 감염병, 자살, 안전 등 7개 분야는 사건·사고가 일어날 때 마다 안전의식 미흡과 시스템 부재에 대한 지적을 받아왔다. 물론 모든 분야에 대하여 완벽한 대책은 없다. 기본적으로 예방, 대비, 대응, 복구, 사후 재발방지 대안까지 마련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지만, 예기치 않은 후진국형 사건·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하는 것이 현실이다. 왜 그럴까. 재난안전부서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모든 기관과 시민 전체가 안전을 담당한다는 기본에서 출발해야 하는 인식 또한 중요하다. 대수롭지 않게 보아오던 작은 기본의 위반이나 무시가 대형 사건으로 이어진 사례를 우리는 종종 보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안전 시스템을 확보하려면 어떤 조치들이 필요할까. 우선적으로 '안전은 기초다'에서 출발해야 한다. 또 사회 전반에 안전에 대한 기본의식과 기반이 구축돼야 한다. 압축 성장으로 소득수준은 향상되었으나, 세월호 사고 등 일련의 대형 사건·사고를 보면 상대적으로 우리 사회는 아직도 안전 의식이 매우 낮은 수준임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 안전사고 사망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보다 두 배 가량 높다는 자료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인천시는 지난해 재난안전본부를 신설해 2015년과 2016년 두 차례에 걸친 국가안전대진단으로 안전에 대한 환기와 사회 곳곳의 위험요소 해소라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인천시는 바다와 섬, 항만과 인천국제공항, 발전소, 가스·유류저장고, 산업시설 등 위험요소도 많이 있는 도시다. 이 때문에 인천시가 추진하는 '인천형 국제안전도시'를 통해 도시의 물리적·사회적 저해 환경을 개선하고, 지역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상호 협력해 안전한 도시 구축을 위한 역량 결집이 필요하다. '인천형 국제안전도시'는 안심마을 만들기 조성 사업, 안전전문기동점검단의 무료 안전점검 서비스 제공, 재난취약지역(쪽방촌·독거노인·다문화 가정)의 재난 대응능력 제고,

  • [특별기고] 소통과 협력으로 자연·인간 공존 한강하구 습지 조성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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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별기고] 소통과 협력으로 자연·인간 공존 한강하구 습지 조성해야 지면기사

    습지는 사전적 의미로 '습기가 많은 축축한 땅'으로 정의되며 사람이 생활하기에 적당하지 않은 곳으로 여겨졌다. 과거 습지는 물과 어업활동을 제공하는 생산적 기능과 지역문화 중심지로서 마을주민 삶의 원동력이었으나, 국토이용과 개발논리에 따라 농경지·주거단지·도로 등으로 훼손되어 우리나라 습지면적은 1980년대와 비교해 3분의 2가 감소됐다.그간 쓸모없고 버려진 땅이었던 습지는 생태계의 보고이며 가장 생명력이 높은 곳이라는 인식이 확산됐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등 국제조직의 노력으로 1971년 이란에서 '물새 서식지로서의 특히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에 관한 협약'인 람사르협약이 채택됐다. 이는 특정 생물종을 보호하는 차원을 넘어 습지가 생물서식처로서 범세계적으로 보호되어야 한다는 것을 국제사회에서도 인정한 것이다.환경부는 1997년 '람사르 협약'에 가입하여 현재까지 21개 습지를 등록했고, 1999년 '습지보전법'을 제정했다. 정부와 지자체는 생태적 가치가 우수한 35개 습지를 보호지역으로 지정하여 관리하고 있다. 그 결과 순천만, 제주 동백동산과 같이 지역사회에서도 습지의 가치를 인식하여 자발적으로 보전하고 지역경제에도 도움이 되는 사례가 많아지는 것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최우선적으로 개발대상으로 치부했던 습지의 생태경관적 가치뿐만 아니라 경제·문화적 가치를 지역사회에서도 깨닫기 시작한 것이다.개발압력이 큰 수도권에서 한강하구는 반세기가 넘는 분단의 시간동안 인간의 간섭에서 벗어나 잘 보전된 지역이다. 갯벌과 자연습지는 아름다운 경관을 제공하고 수많은 야생생물의 서식처이자 독특한 식생이 자생하는 생태계의 보고이다.특히 우리나라 대하천 중 유일하게 하구둑으로 막혀있지 않아 생태적 가치를 경제적으로 환산하면 ㏊당 연간 4천294만원으로 추정되며, 이는 영산강의 6배에 달한다는 보고가 있을 만큼 환경가치가 우수한 지역이다. 지난 2006년 고양·파주·김포·강화지역 중 김포대교 하류방향으로 민간인통제선인 철책선 안쪽의 자연습지와 수면부 60.668㎢가 '한강하구 습지보호지역'으

  • [월요논단] 한국의 서원, 세계화에 힘을 모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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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요논단] 한국의 서원, 세계화에 힘을 모으자 지면기사

    도산·소수서원 등 9개 서원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추진예비심사서 자료 보완점 지적신청기준 미흡함 보충작업 필요국민적 관심과 긍지 가지고지구촌 공유 문화공간 만들어야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교육열이 높은 나라로 세계에 알려져 왔다. 그러한 교육의 힘이 20세기 빼앗겼던 나라를 되찾은 독립투쟁의 힘으로, 전쟁의 폐허에서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성취의 역사를 가능하게 했다. 국가의 지원을 안 받아도 민간인들이 자율적으로 학교를 세운 전통도 사립 명문학교 서원의 큰 특징이다. 특히 전통교육에는 지식의 전수뿐 아니라 심성을 끊임없이 바로 잡는 인성교육이 중심에 있었다. 서원 교육에는 인류의 미래지향적 가치인 소통, 화합, 나눔, 배려, 자연, 평화를 추구하는 융합적인 조화의 기능이 있다. 서원에 들어서면 수려한 자연 경관이 눈길을 끌고 주변 산세, 계곡과 어울리는 목조건축의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고 있다. 필자는 2011년 국가브랜드위원장 시절, 여러 전문가와 함께 서원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는 작업을 시작하였다. 문화재청, 해당 지방자치단체, 각 서원의 유림들이 힘을 합하여 5년 동안 온갖 열정을 기울였다. 그 과정에서 국내외 학술대회도 수차례 열면서 더욱 서원의 유형유산으로서 가치와 인류가 공유할 수 있는 교육정신에 공감한 바 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신청한 서원은 9곳이다. 즉 경상북도 영주 풍기의 소수서원(안향, 1243~1306), 안동의 도산서원(퇴계 이황, 1501~1570), 안동 하회마을의 병산서원(유성룡, 1542~1607), 경주 양동마을의 옥산서원(이언적, 1431~1553), 대구 달성의 도동서원(김굉필, 1454~1504), 경상남도 함양의 남계서원(정여창, 1450~1504), 전라남도 장성의 필암서원(김인후, 1510~1560), 전라북도 정읍의 무성서원(최치원, 857~?), 충청남도 논산의 돈암서원(김장생, 1548~1631)이다. 유네스코의 자격기준인 진정성, 완전성에 맞추다 보니 600개 가까운 서원 중 9개가 연속유산으로 선정된 것이다.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원형 자체가

  • [시인의 연인] 사랑굿 38
    칼럼

    [시인의 연인] 사랑굿 38 지면기사

    나만 흐르고너는 흐르지 않아도나는 흘러서 / 네가 있는 곳으로 간다흐르다 만나지는아무 데서나빛을 키워 되 얻는 / 너의 모습생각이 어지러우면너를 놓아버리고생각이 자면 / 네게 가까이 가몇 개의 바다를 / 가슴에 포갠다김초혜(1943~)마음은 흐른다. '너는 흐르지 않고' 정지되어 있어도 나는 흘러서 너에게로 간다. '너'라는 존재를 향해 출현한 마음은 실체도 없고 형체도 없지만 영혼을 담은 "나는 흘러서/네가 있는 곳으로 간다" 나를 소유하고 있는 것은 '자아'지만 나를 지배하고 있는 것은 '너'라는 존재로서 나는 너에게 이동한다. 그곳은 너를 맞이할 '비어 있음'의 공간이면서 사랑으로 충만한 곳이기도 해서 "너의 모습"은 어둠을 밝혀 찾아오는 '빛'처럼 힘든 세상에서 나를 환하게 비추고 있다. 그 사이 너는 비워진 마음 한구석 가득 들어와 있다. 간혹 "생각이 어지러우면/너를 놓아버리고" 싶을 때도 있지만 출렁임을 반복하는 강물처럼 흘러서 "네게 가까이 가"는 마음은 가슴에 몇 개를 포개어 놓은 바다와 같이 아직도 푸르게 일렁인다./권성훈 (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권성훈 (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