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풍경이 있는 에세이] 안성의 혜산 박두진문학제
    칼럼

    [풍경이 있는 에세이] 안성의 혜산 박두진문학제 지면기사

    내년은 선생 탄생100주년 맞는 해당대 권력과 타협하지 않고자신만의 외길 걸어온 시단 사표산과 새, 해와 돌을 통해 끊임없이 생명과 자연을 노래한청록파로서 서정시의 대가근대 문인들의 탄생 100년을 기념한 지 벌써 여러 해가 지났다. 올해는 서정주·박목월을 비롯한 많은 분이 100년이라는 시간의 하중 속에서 새롭게 문학사적 기억의 호출을 입었다. 내년에는 경기도 안성 출신의 시인 혜산 박두진 선생의 탄생 100주년이 되는 해다. 안성에서는 오는 24일 박두진문학제를 거행하면서 제10회 박두진문학상 시상식도 치를 예정이다.1939년에 시작된 박두진 선생의 시력(詩歷)은 꼭 60년을 채우고 마감되었다. 그동안 선생은 자연의 발견을 누구보다 역동적으로 이루어낸 청록파 시인으로, 의연하게 당대 현실 권력과 타협하지 않고 문단 정치와는 무연하게 자신만의 외길을 걸은 시단의 사표로 각인되어왔다. 오래전 필자는 선생을 몇 차례 자택으로 찾아뵌 일이 있는데, 지금도 정원을 가득 채웠던, 국토 구석구석에서 선생이 정성껏 수집해온 수석들이 기억에 새롭다. 선생은 수석을 일러 ‘壽石’ 대신에 꼭 ‘水石’이라는 표기를 고집하였는데, 그 질서정연한 수석들의 도열은 꼭 선생이 걸어온 생의 일관성을 은유하는 것 같아 보였다.선생이 태어나 유년 시절을 보낸 경기도 안성의 고장치기 마을은, 들판 한가운데 스물 남짓한 오막집이 엎드려 있는 가난하고 쓸쓸한 곳이었다. 그 마을에서 학교에 다니는 아이는 선생 형제들 정도였다. 선생의 집도 농가는 아니었지만 댓 마지기 남의 땅을 소작하며 가난한 생활을 이어갔다. 일요일이나 방학 때면 지게를 얻어 지고 나무를 하러 산으로 다니던 선생은, 새소리 물소리를 따라 혼자 산골짜기로 들어가면서 자연에 대한 강렬한 애착과 멀고 영원한 나라에 대한 동경을 배워갔다. 열여섯 살부터 습작을 시작한 선생은 ‘시’야말로 신이 인간에게 준 은총이며 시로써 인간을 행복하게 하고 신에게 영광을 돌려야 할 것이라는 생각을 이 시기부터 강하게 가졌다. 선생은 우리 현대 시가 너무나 감상적이고 퇴폐적이라고 생각하면서 보다

  • [기고] 구청 폐지, 주민중심으로 혁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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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고] 구청 폐지, 주민중심으로 혁신이 필요하다! 지면기사

    지금 우리는 경제, 사회, 행정, 교육 등 모든 영역에서 혁신(革新)을 말하고 혁신을 통해서 각기의 목표를 이루려는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경제학자 슘페터는 ‘혁신은 창조적 파괴’라 정의했고 피터 드러커는 ‘혁신은 새로운 가치와 고객을 창조하는 것’이라 했다. 혁신은 집단의 바람직한 목표를 이루어내는 발전적 변화이며 자기변혁이 요건이고 전제가 될 것이다.중앙정부에서 올해 1월 혁신정책을 발표했다. 그중 지방분야 혁신정책으로 현장중심 자치를 위한 책임읍면동제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는 읍면동장이 책임과 권한을 가지고 기존 읍면동의 본래 기능에 더하여 시군 본청의 현장, 주민 밀착형 행정서비스 등 주민에 대한 현장행정 서비스와 책임을 강화하는 주민중심의 새로운 생활자치 제도이다.부천시는 정부혁신 정책과 연계, 주민중심의 지방조직 혁신을 위하여 1988년부터 30여 년 운영해온 일반 구를 폐지하고 책임동제를 운영하기로 행정자치부와 합의했다. 일반구 폐지는 대한민국 행정사에 있어 첫 사례가 될 것이다. 사실 현행 지방자치법에 근거한 일반구는 자치권 없이 단지 시의 하부 기관으로서 인적, 물적 자원을 갖추고 시, 동의 행정 기능을 제한적으로 분담하여 수행한다. 이는 시, 구, 동의 3계층 구조로 행정기능의 중복, 처리 지연, 경로비용 발생, 기관유지 비용 등 행정 비효율이 적지 않다. 특히 부천시는 3개 구가 있으나 전체 면적이 53㎢로 좁고 행정수요도 원미구에 과반이 편중되어 불균형이 심하다. 또한 시·구 간 중복 행정이 36%에 이르고 현장행정이 강조되는 상황에서 전체 공무원의 80% 이상이 시, 구청에 배치되어 주민 접점인 동에는 19% 정도만 배치되어 대민 밀착행정이 원천적으로 어려운 구조다. 이에 부천시는 행정 효율 및 현장성 강화를 위하여 책임동제를 운영할 계획으로 기본 추진방향은 기존의 일반 구 폐지와 시 행정의 기능, 인력을 전반적으로 재진단하여 인력을 일선 동에 확대 배치해 주민 만족도를 높이고자 하는 것이다. 책임동제 시행으로 발생 되는 3개 구청사를 비롯해 7개 청사 5만여㎡ 공간은 도서관

  • [경제전망대] 100세 시대! 의료기기의 현명한 선택과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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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전망대] 100세 시대! 의료기기의 현명한 선택과 사용 지면기사

    제품에 부착된 기재사항에허가받은 기기인지 확인 필수영업사원 과장홍보에 현혹돼충동적 구매 자제해야효능·효과·사용법 설명서꼼꼼히 숙지하는것도 중요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의 노인이 차지하는 비율이 7% 이상인 사회를 고령화 사회, 14% 이상이면 고령사회, 20% 이상이면 초고령 사회로 분류되어 우리나라는 2018년 이후에는 고령사회로 들어갈 전망이다. 또한, 인구 8명중 1명은 65세 이상 노인으로 전체 인구의 13.1%를 차지하는 등 노인비율이 15년 만에 2배로 급증하였다. 인구 고령화에 대비해 제약과 의료기기 등 헬스케어(Healthcare) 산업이 활성화되는 시대의 흐름에 발맞추어, 의료기기 산업은 의학과 정보통신, 전자, 재료, 광학, 바이오 등 다양한 학문이 융합되는 응용기술을 통해 인간의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하는 산업으로 어떤 산업 분야보다도 빨리 국가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어, 우리 정부에서도 의료기기 산업을 2020년까지 “세계 7대 의료기기 강국”으로 도약시키기 위해 “미래 신성장 동력산업”으로 채택하여 투자하고 있다. 이렇듯 발전하고 있는 의료기기는 잘 골라 활용하면 “득”이 되지만 잘못 사용되면 “독”이 될 수도 있다. 나이가 많아지면서 혹시나 ‘자식에게 짐이 되지나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어르신들의 약한 마음을 상술의 미끼로 이용하는 악덕 업자들이 주변에 도사리고 있고, 이러한 업자들의 현란한 말에 현혹되어 사기를 당하게 되는 경우 물적·정신적 손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례로, 효능·효과가 “통증완화”인 “저주파자극기”를 “암이나 염증을 태워 피를 맑게 해준다고 한다”거나, “소화불량 등 위장증상 개선”에 도움을 주는 “알칼리이온수생성기”가 “당뇨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단순하게 혈류를 측정하는 혈류계”가 “과거·현재·미래의 모든 병명을 알 수 있는 진단기 등으로 둔갑”하는 등 어르신들을 상대로 모든 병을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는 효능이 있는 것처럼 속여, 정작 치료 중이거나 치료가 필요한 어르신들이 위와 같이 허위로 과장된 의료기기를 맹신하게 되어 적절한 치료의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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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자의 소리] ‘빨리빨리’ 문화가 만든 오토바이 인도주행 지면기사

    우리나라에서 오토바이가 인도를 주행하거나 횡단보도를 이용하여 통행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어렵지 않다. 특히 ‘생계형 운전자’인 배달용 오토바이가 교통법규를 위반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듯이 자연스럽게 인도를 활보한다. 지금까지 우리는 이를 묵인하고 용납하였다. 외국인들은 이를 매우 위험하다고 느끼며 61.4%는 ‘매우 난폭하다’ 라고 응답한다. 사람이 걸어야 할 인도를 ‘차’인 오토바이가 주행 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 아닐 수 없다.세계 경제 11위인 대한민국 국민들 마음속에는 ‘빨리빨리’ 문화가 자리매김을 하고있다. 그로 인해 음식 배달 산업이 크게 발전했고, 더불어 배달용 오토바이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였다. 사람들은 음식을 조금이라도 더 신속하게 배달해 달라고 요청하고, 이에 배달용 오토바이는 신속한 배달이라는 핑계 아래 인도 위를 주행하고, 횡단보도를 건너고, 중앙선을 침범하며, 역주행도 감행하는 위험한 일들이 자행된다.이에 경찰에서는 교통사고 예방과 국민들의 의식 전환을 위하여 지난 8월부터 이달까지 3개월간 ‘이륜차 법규위반 특별단속’기간을 선정하여 홍보활동을 지속해서 실시하고, 법규위반자를 상대로 집중단속을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경찰청에서는 9월부터 도로교통법 제56조(고용주 등의 의무), 동 제159조(배달종업원의 통고처분)에 따라 양벌규정을 적용해 업주까지 처벌함으로써 오토바이의 인도주행 등 법규위반을 근절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시원한 가을 날씨에 거리는 아름다운 나무와 산책 나온 시민들로 미소가 가득하다. 하지만 법규위반을 하는 오토바이가 시민들의 미소를 찡그리게 한다.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국민의식의 전환이 필요할 때라고 생각한다. 그 시작은 바로 나이다. 나부터 시작하면 점점 우리의 의식은 변할 것이다./박종보 (안양동안경찰서 갈산지구대 1팀)

  • [경인칼럼] 이순신 장군의 수군 본영을 내륙에 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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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인칼럼] 이순신 장군의 수군 본영을 내륙에 둔다면 지면기사

    해경, 세종시에 있다면 상황대처 늦고 피해도 커지역정치권, 이전설 나도는데 어물쩍 거리기만서해 지키고 어민 보호하기 위해선 인천소재 당연지금 서해에선 꽃게잡이가 한창이다. 매일 수백 척 어선들이 만선의 꿈을 안고 백령도 등에서 조업을 하고 있다. 이들에게 가장 힘든 건 국경을 침범해 불법조업을 하는 것도 모자라 어린 꽃게들까지 싹쓸이하는 중국어선들이다. 대규모로 움직이는 중국어선들은 우리 어민들이 설치해 놓은 어구를 훼손하는 것은 물론 주인인 한국어선들을 향해 위협적인 행동도 서슴지 않는다.이런 중국어선들을 제압하고 어민들을 보호해 주는 게 해경이다. 인천에 본부를 두고 있는 해양경비안전본부는 현장에 가까운 만큼 상황을 가장 잘 알고 있어 어민들 보호와 불법 조업으로 인한 피해를 막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북방 한계선을 수시로 침범하는 북한에 맞서 해군과 함께 서해방어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현실도 해경본부가 인천에 있어야 하는 당위성에 한몫한다.현장성은 그만큼 중요하다. 해경이 해안도시인 인천에 있지 않고 내륙에 있게 되면 바다에서 일어나는 각종 상황에 대응하는데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고 그만큼 피해도 커진다. 임진왜란때 바다에서 왜적을 막아낸 이순신 장군의 수군 본영을 현장인 바다가 아닌 내륙에 두고 왜적을 막으라는 말과 같다는 얘기다.이처럼 상황이 명백한데도 해경본부의 세종시 이전설이 가시화되고 있다. 흐린 날 초가집에 연기 스며들듯 올해 초부터 나오던 이전설이 지금은 거의 기정사실처럼 되고 있다. 사태가 이렇게 전개된 데에는 사돈이 땅을 사든 말든 난 모르겠다며 외면해온 정치권의 책임이 크다. 인천의 정치인 중에는 현 정부에서 큰 역할을 하는 중량급들도 여럿이고 야권에서 정치력을 발휘하고 있는 의원들도 여럿이다. 그런 이들이 정작 중요한 지역 현안에는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다. 이전설이 가시화될 때까지 지역 정치인 중 누구도 적극적으로 반대하거나 목소리를 높였다는 소리를 들어보지 못했다. 지역 여론이 들끓고 시민들의 이전반대운동이 시작되고서야 뒤늦게 어물쩍거리는 현실은 도대체 힘 있는 정

  • [기고] 신종 감염병 확산, 재난 아닌 제어로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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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고] 신종 감염병 확산, 재난 아닌 제어로 관리 지면기사

    메르스 마지막 환자가 지난 2일 음성 판정을 받았다가 지난 12일 밤 양성 판정으로 재입원했다. 환절기를 지나 겨울이 다가오는 때라 필자의 마음이 더욱 무거웠다. 5월 말부터 시작된 메르스 사태는 전 국민에게 나들이 및 합동 모임을 자제하게 하고, 학생들의 임시휴교와 함께 중국 등 해외 관광객의 발길을 돌리게 했다.바이러스 확인 초기에는 질병관리본부에서 메르스 진단 검사를 했으나, 검사량이 폭증해 5월 31일부터 우리 시에서도 진단 검사를 시작했다. 다행히 우리 원은 2009년 대규모 유행이었던 신종플루와 인천아시안게임 등 감염병 진단 경험을 바탕으로 인천지역 내 메르스 유입 방지를 위한 실험실 진단 등의 대응 체계를 가동할 수 있었다. 그러나 초기 예상과는 달리 폭발적인 메르스 환자 발생과 신종플루와 다르게 타미플루와 같은 치료 약이 없고 백신이 개발되어 있지 않은 점 등으로 사회적·경제적 파급효과가 클 것이 예상돼 더욱더 긴장됐다. 5월 말 시작한 24시간 비상 검사반은 7월 15일까지 밤낮으로 매달렸고, 그 이후에 현재까지 상시 근무 체계 및 비상연락망 유지로 검체가 들어오는 즉시 검사를 수행하고 있다. 올해 초 보건환경연구원장으로 취임한 필자 역시 한동안 집무실 간이침대에서 밤을 지새우는 등 감염병이 확산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부지런히 힘을 모았다. 특히 우리 시는 기자 설명회 개최 및 홈페이지 정보 게시 등을 통해 관련 사안의 정확한 이해 및 불필요한 오해 확산 방지에 적극적으로 대처했다.중앙 통제실 역할을 한 질병관리본부, 인천시 메르스 컨트롤 타워인 시(보건정책과), 확인진단검사를 담당한 보건환경연구원과 군·구 보건소, 인천의료원 등 관련 기관이 서로 유기적으로 협력해 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다. 우리 시는 메르스 완전 종식일까지 인천이 메르스 청정 지역으로 남을 수 있게 끝까지 방어할 것이다. 국내 메르스 양성자 186명 중 사망 36명으로, 국민 대다수에게 무한의 공포심을 갖게 한 메르스. 다행히도 인천에서는 단 한 건의 양성 없이 현재까지 271건 검사를 묵묵히 수행했다. 그

  • [수요광장] 중국 명예 시민증을 받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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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요광장] 중국 명예 시민증을 받고 지면기사

    20년전 심장병 수술받은 청년중국서 감사인사차 온다는 전화…16년전 ‘여연’이 위험한 수술 성공모성애에 보답한 것같아 ‘뿌듯’선진국 한국이 조상의 나라임을자랑스러워하는 옌볜사람들2015년 9월 10일 자로 중국 훈춘시 인민정부로부터 명예시민증을 받았다. 이 시민증을 받으면 무슨 특혜가 있거나 비자 면제라도 되는 줄 알았는데 그야말로 그냥 명예일 뿐이라고 한다. 그러나 명예라는 것이 곁에서 보기에 실속 없이 체면만 세워주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나로서는 그동안 중국 옌볜지역에서 겪었던 지난 족적이 생각나지 않을 수 없다. 훈춘 시청 4층에서 시민증을 받으면서 사진을 찍고 악수를 하는 순간 옌볜에 와서 살고 있는 우리 동포들 그리고 그 동포의 조상들 그들을 생각하며 방문했던 나의 지난날들이 생각났다. 얼마 전 중국에서 전화가 왔다. 옌볜 말투였다. ‘선생님 저 기억하시겠습니까? 선생님이 20년 전 수술해준 누구입니다’ 하면서 시작하는 전화였는데 듣고 보니 20년 전 한국에 속초 늘사랑회 김상기 회장이 소개하고 이길여 회장님의 후원으로 길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당시 3살짜리 아이가 이제 22살이 되어 건강하게 지낸다고 인사차 오겠다는 전화였다. 외과의사는 수술해준 환자가 몇 년이 지나 잊힐만할 때 건강하게 잘살고 있다고 인사하겠다고 온다는 것처럼 큰 선물이 없다. 나는 실제로 환자들이 명절 때마다 ‘선생님 그냥 와서 죄송합니다. 이렇게 살려주셨는데 선물도 못 드리고… ’ 할 때마다 ‘무슨 소리예요. 내가 수술해준 분이 이렇게 건강하게 잘살고 있는 것처럼 큰 선물이 어디 있어요?’ 하곤 한다. 수술 당시 3살이었던 훈춘 아이가 청년이 되어 병원 외래 맨바닥에 큰절 하는 것을 보면서 느끼는 보람은 심수가행(심장수술할 때 가장 행복한 사람)이 아닐 수 없다.옌볜에 복지 병원이라는 작지만 아름다운 병원이 있다. 지금은 옌볜대학부속병원이 되었지만 흉부외과 노중기 선생이란 분이 15년 이상 헌신적으로 조선족 심장병 아이들을 위해 수술도 해주고 그들의 가정을 방문하면서 사랑을 실천해온 병원이었다. 그 병원에서 매년 시간을

  •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 군자불기:  군자는 국한된 그릇이 아니다
    칼럼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 군자불기: 군자는 국한된 그릇이 아니다 지면기사

    자공이 자신은 어떤 사람이냐고 묻자 공자는 “너는 그릇이다”라고 하였다. 무슨 그릇이냐고 묻자 종묘에서 제사를 지낼 때 쓰는 호련(瑚璉)이란 귀중한 그릇이라고 하였다. 호련은 종묘에서 그 안에 곡식을 담으니 내실이 있고, 겉은 옥으로 장식하니 화려하고 아름다운 모습도 지니고 있다. 사랑하는 제자에게 ‘그릇’이라고 하였으니 ‘그릇’은 군자다운 모습을 나타내는 단어다.군자와 소인은 사람을 쓰는 용인술에서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군자는 사람을 쓰는데 그가 지닌 그릇에 알맞게 업무의 질과 양을 헤아려서 맡긴다. 소인은 사람을 쓰는데 그가 지닌 그릇은 헤아리지 않고 자기중심으로 시킨 것을 다 해주기를 바란다. 이렇듯 ‘그릇’과 관련된 논어의 언급을 보면 사람은 각자의 그릇이 있고 그 그릇대로 사용되는 것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이다. 그런데 군자는 불기(不器)라고 하였다. 그래서 이에 관한 해석이 어렵다. 일반적으로 그릇이 완성되면 형태나 부피·무게와 용도 등의 일정한 기량(器量)에 국한된다. 군자는 이처럼 하나의 기량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정도로 해석된다. 그런데 이렇게만 보면 앞에서 든 예들이 애매해진다. 그러므로 ‘불기(不器)’는 좀 더 속 좁게 해석할 필요가 있다. 자기와 걸맞은 일정한 그릇으로 사용되더라도 그 변화 가능성까지도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정도로 보면 좋을 듯하다. 늘 문제는 변화 가능성이다./철산(哲山) 최정준 (동문서숙 대표)

  • [시인의 연인] 저녁은 짧아서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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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의 연인] 저녁은 짧아서 아름답다 지면기사

    사라져가는 것보다 아름다운 것은 없다안녕히라고 인사하고 떠나는저녁은 짧아서 아름답다그가 돌아가는 하늘이회중전등처럼 내 발밑을 비춘다내가 밟고 있는 세상은작아서 아름답다 김종해(1941~)비가 내린 가을은 제 모습을 서둘러 감추기 시작한다. 빛을 잃고 사라져 가는 저녁도 뒤를 돌아보지 않고 어둠 속으로 빠져간다. 화자는 가을의 한복판에서 저녁이 오는 풍경을 침묵하며 바라본다. “사라져가는 것보다 아름다운 것은 없다”라고 독백한다. “안녕히라고 인사하고 떠나는” 가을 낙엽 저무는 “저녁은 짧아서 아름답다” 떨어진 낙엽도 그 잎사귀만큼의 펼쳐진 생애를 살다가 갔으리라. “그가 돌아가는 하늘이/회중전등처럼 내 발밑을 비춘다” 바스락거리면서 ‘내가 밟고 있는 세상’ 속에 서 있는 초라한 자신을 본다. “작아서 아름답다”는 것은 짧은 시간에 소멸되어가는 ‘존재의 역설’이라는 점이다./권성훈 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권성훈 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

  • [자치단상] 서울외곽순환 고속도로 북부구간 통행료 인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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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치단상] 서울외곽순환 고속도로 북부구간 통행료 인하를 지면기사

    이용료 남부구간 보다 최대 10배나 비싸국감서 여야의원들과 문제점 개선 강력 촉구국민연금공단 “연구용역 추진” 약속 받아내서울외곽순환도로는 수도권 동서남북을 원형으로 연결한 서민들의 생활도로다. 그 중 북부 구간은 일산IC~퇴계원IC로, 당초 재정에서 민자사업으로 전환돼 남부구간에 비해 통행료가 2.64배에서 많게는 10배나 높다.할인 혜택에도 지역별 편차가 심하다. 남부 구간 나들목은 무료 구간이 많이 있지만, 북부 구간은 모든 나들목에서 통행료를 징수한다. 남부 구간과는 달리 북부 구간에는 출퇴근 할인 혜택도 없다. 같은 도로에서 차별적인 통행료가 부과되는 것이다.그 원인은 (주)서울고속도로의 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이 민간투자를 빙자해 통행료와 국민의 혈세를 통해 막대한 이익을 챙기는 데 있다. 국민연금공단이 36%의 고이율로 지난 4년간 5천500억원에 달하는 이자 수익을 올렸다.투자금 수익의 회수가 어렵다는 핑계로 최대 48%의 고이율을 적용하고 있다. (주)서울고속도로는 지난해 1천284억원의 영업 이익을 올렸지만 61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그 손실은 다시 국민의 혈세로 채워진다.기본적으로 서울외곽순환도로는 정부가 재정구간으로 매입해 통행료를 평등하게 조정해야 하지만, 우선 국민연금공단의 과도한 채권이율을 조정해 통행료 인하에 반영해야 한다. 일례로 민자도로인 인천공항고속도로는 지난 9월 1일부터 통행료를 1천원 인하했다. 주주들과의 합의를 통한 자금 재조달로 가능했던 일이었다. 공공성이 짙은 국민연금공단 역시 시민들의 통행료 인하 요구에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고양시는 5년 전부터 이 문제를 꾸준히 제기해 왔고, 지난 8월에는 15개 자치단체장과 25명의 국회의원이 참여하는 서울외곽순환도로 공동대책협의회가 출범했다. 대책위는 공동성명서를 통해 그간 국회·국토교통부 등에 ‘북부 구간의 재정사업 전환으로 통행료 인하’ 등의 사항을 촉구했다. 그리고 통행료 개선에 대한 제언을 국토교통위 소속 의원들과 해당 지역 25명의 국회의원에게 전달했다.그간 국민연금공단은 기금운영의 안정성 확보를 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