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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마당] 벌점 제도의 종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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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린마당] 벌점 제도의 종말 지면기사

    오늘도 우리 집 아이는 텔레비전을 본다. 그리고 대리만족을 느낀다. 드라마에서 주인공인 교사는 여전히 학생들에게 벌점을 준다. 교사는 학생 잘못을 눈감아 주거나, 인정 어린 벌점을 부여한다. 학생들 역시 교사의 애정 어린 벌점을 고맙게 받는다. 그러나 현실 속 아빠이자 교사인 나는, 우리 집 아이에게 혹은 학교 학생들에게 벌점을 줄 수 없다.벌점 제도가 없어진 지금, 학교는 어떤 모습으로 변하고 있는 것일까? 학교의 성격에 따라 학생들은 극과 극의 모습을 보인다. 특목고의 학생들은 학교의 규칙 속에서 자신들의 규칙을 스스로 만들어 가며, 학교생활에 적응하는 모습이다. 아니 그 이전에도 그렇고 벌점 제도가 없어진 현재도 이러한 모습은 여전히 유효하다. 이에 비해 일반계 고교 중, 일부 학교나 신설고의 경우, 학생 지도에 혼란을 겪는다. 1년 전의 모습도 그랬지만 벌점이 없어진 지금은 더욱 그러하다.신설고의 경우, 학생의 전출입 건수는 기존 안정화된 학교에 비해 발생 빈도가 높다. 실례로 안산의 모 일반계 고교에서는 전체 교원 88명 중, 61명이 여 교사이며, 10월 현재 전입·전출생이 30여 명에 달한다. 20여 명의 전입생 중 25%가 특성화 고교나 대안 학교에서 온 학생들이다. 그리고 전입생 일부는 재학생과 친분이 있다.일반적으로 전입 이유는 개인 사정(성적, 적성이 주 요인)에 의한 거주지 이전이 대부분이다. 문제는 전입의 이유가 기존 자신이 다니던 학교생활의 부적응에 있거나 다른 이유가 있다면, 전입생의 학교생활은 본인에게 힘든 일이기도 하지만 본인의 범위를 넘어 타 학우 나아가 교사들에게까지 커다란 영향을 줄 수 있다. 학교의 전통을 만들어 가고 있는 신설고라면, 사정은 더욱 그러하다. 실제로 이러한 학생이 전입한 경우, 생활 지도가 지극히 어렵다. 교사의 성별, 연령을 떠나 안하무인의 성격을 지니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교사 교권에까지 도전장을 내밀며, 성실한 학생의 학교생활마저 뿌리째 흔들어 버린다. 학교의 주인인 양 거들먹거리고, 복도를 활보하며, 그들끼리 부정적 전선을 구축한다. 그들은

  • [특별기고] 지방자치의 날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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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별기고] 지방자치의 날 ‘유감’ 지면기사

    정치·경제 등 모든분야 집중된 ‘서울 1극 체제’정치권, 분권 강화와 실현되도록 적극 나서야중앙독점서 벗어나는 ‘독립만세’ 라도 외칠판10월은 기념일도 많고 행사도 많은 달이다. 1일 국군의 날, 3일 개천절, 9일 한글날 등 등. 그러면 29일은 무슨 날일까? 바로 세 번째 맞는 ‘지방자치의 날’이다. 지방이라는 말의 사전적 의미는 어느 방면의 땅, 서울 이외의 지역, 중앙의 지도를 받는 아래 단위의 기구나 조직을 중앙에 상대해 이르는 말이다. 그래서 말은 비록 지방자치라 쓰지만 지방은 서울의 변방이요, 중앙의 지도와 통제를 받아야 하는 곳이라는 어감을 심어준다. 실제로 지방정부의 상황이 매우 어렵고 지방자치가 ‘2할 자치’에 머무르고 있음에도, 중앙 정부 차원에서 제대로 된 노력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중앙집권체제가 가져온 ‘레드오션’ 체계가 모든 한국인의 삶을 피폐하게 만들고 있는 현실이다. 서울로 정치, 경제, 행정, 교육, 문화 등 모든 것이 집중되는 ‘서울 1극 체제’ 현상은 서울에 사는 사람들의 삶을 경쟁으로 들볶아대고 있다. 지방은 소외감으로 밀려나 텅 빈 들녘처럼 쓸쓸하다.지방자치 20년의 현실을 전북대 강준만 교수는 지방의 ‘식민지화’라고 말했다. 8대2 라는 비정상적인 국세와 지방세 비율 속에서 지방정부는 ‘대통령 공약 사업’의 하나로 매년 18%씩 증가하는 복지 비용을 대느라 허리가 휠 지경이다. 교육부가 내년부터 누리과정 예산을 지방교육청에서 의무 지출하라며 입법 예고한 상태에서 수백억 원의 지방채 이자를 일선 교육청이 떠안게 되면서 교육재정 파탄 우려감은 커지고 있다. 대학 교육은 ‘지잡대(지방의 잡스러운 대학)’라는 지방 대학 비하의 신종 단어도 생겨났다. 지방대도 모자라 지잡대로 만든 주범은 정부다. 대학 평가라는 명분으로 동렬에 놓고 비교하기 어려운 대학들을 소재 지역을 두고 일률적으로 재단하고, 재정 지원 삭감이라는 거부할 수 없는 수단까지 동원해 지방 대학들을 옥죈다. 경북대 김형기 교수는 “지방에는 권한과 세원, 그리고 인재가 없다”며 “이 세 가지가 분권에

  • [경제전망대] 청년 일자리, 해외에서 찾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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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전망대] 청년 일자리, 해외에서 찾자 지면기사

    연평균 3.9% 성장하는 ‘식품산업’中·인도네시아 등 신흥국 주도로현재 아시아·태평양 지역이세계최대 식품시장으로 급부상우리도 기업·공공기관이 나서면해외 농식품시장 얼마든지 기회최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한국식품 홍보행사를 개최했다. ‘K-FOOD FAIR’라고 이름 지은 이 행사는 2013년부터 시작되어 한국 식품과 문화를 해외 소비자에게 알리는 통합마케팅 행사다. 행사효과를 분석해보면, 행사 개최 후 해당국가에 대한 한국 농식품 수출이 6~12% 포인트 상승할 정도로 수출증대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인도네시아는 인구 2억5천만명으로 세계 4위를 기록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인도네시아에 과일, 김, 라면 등을 주로 수출하고 있으며 수출규모는 약 2억달러 정도이다.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과 한국식품에 대한 관심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중요성은 여러 가지다. 첫째, 인접한 싱가포르,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교두보로서 중요성이 있다. 둘째, 세계 최대의 할랄시장 국가라는 점이다. 이슬람인구는 세계인구의 약 25%인 18억명 정도이다. 인도네시아는 2억명이 넘는 국민 87%가 모슬렘이다. 단일국가로서는 세계 최대 규모다. 1조달러가 넘는 할랄시장 중 인도네시아가 2천억달러로 약 18%를 차지한다. 셋째,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도 중요하다. 인도네시아 경제는 연평균 6%의 높은 성장률을 나타내고 있다. 중국·인도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나라 중 하나이며, 개발도상국 모임인 이른바 ‘G77’을 주도하는 국가이다.‘고용절벽’이라고 할 정도로 청년실업이 심각하다. 이번 자카르타 페어가 큰 의미가 있었던 것은 청년들의 해외 일자리 창출을 모색하는 자리였다는 점이다. 청년들이 다양한 경험을 쌓고 도전정신과 자신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국내 청년들뿐만 아니라 해외에 거주하는 한국 유학생도 해외 농식품미래기획단(YAFF)으로 모집하였다. 인도네시아에는 한국유학생과 현지 대학생 등 30여명의 해외 YAFF 회원들이 활동 중이다. aT 행

  • [기고] 역사교육은 정쟁의 대상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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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고] 역사교육은 정쟁의 대상이 아니다 지면기사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두고 온 나라가 시끄럽다. 정치권의 여당과 야당, 보수와 진보, 역사학자들은 물론 심지어 대학과 대학생들에게 이르기까지 이 문제로 인한 대립이 갈수록 점입가경이다. 새누리당은 최근 작금의 역사교과서 검정체제가 대한민국을 증오와 부정의 역사, 실패한 대한민국으로 만들었다며 올바른 역사교과서 만들기를 통해 역사 바로세우기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선언했다. 그런가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정부 여당의 교과서 국정화 추진에 대해 “내년 총선 승리에 눈이 멀어 박물관에나 있을 법한 색깔론을 들고 나온 격”이라고 몰아 세우고 있다. 역사 교과서 국정화를 둘러싼 갈등은 여야의 정쟁을 넘어 학계와 종교계, 일반인에 이르기까지 그 논란의 범위가 크게 확대되는 양상이다. 주목해야 할 것은 이런 이전투구식 피상적인 논란이 역사교육의 본질을 흐리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어찌 이렇게 반대와 찬성의 논리가 말 그대로 옛날의 국정교과서처럼 천편일률적인가. 각자의 주장에 맹목적인 찬성과 반대만 있을 뿐 ‘상대를 인정하다’ 란 말 자체가 끼어들 틈이 없다. 진영의 논리에만 매몰 된 것은 아닌지 자문해 볼 일이다. 국정화에 반대하는 이들은 진정, 편향적 역사교육 현장의 심각성에 대해 눈 감아도 되는 것인가. 반대로 국정화는 곧, 박정희 유신 시대로의 회귀라는 야당과 일부 역사학자들의 비아냥을 ‘시대가 어느 때인데…’라며 그냥 단순한 공세로 치부할 것인가. 그것은 아닌 것 같다. 지금 중요한 것은 역사교육현장에서 제기되고 있는 본질적인 문제들에 대한 존중과 인정, 그리고 그것을 객관화 하고자 하는 노력, 균형 잡힌 기술을 위한 사회적 합의다. 그러자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나. 가장 먼저 역사교육의 탈정치, 탈이념화라는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는 일이라고 믿는다. 어떤 경우에라도 교육현장의 문제가 정치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여당과 야당이라는 정치 결사체는 어쩌면 정쟁을 숙명으로 떠안고 사는 집단이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보수와 진보, 좌와 우라는 이념집단에 역사문제가 던져질 때 각자의 진영논리에 빠

  • [기고] 청소년에게 전적인 믿음·지지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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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고] 청소년에게 전적인 믿음·지지 중요 지면기사

    얼마 전 퇴근길, 인파가 붐비는 전철역 입구에서 “선생님 ?”하며 부르는 소리에 뒤돌아 보았더니 낯선 성인이 서 있었다. ‘누구지?’ 하는 순간 “저 대성(가명)이예요”하며 다가왔다. 오래전에 보호관찰을 받았던 그 빼빼 마른 소년이었다. “저 ○○회사에 취업하여 잘 다녀요” “월급도 많이 받아요” “결혼도 했어요”라며 그 간 있었던 일들을 속사포처럼 쏟아 냈다. “그래, 정말 열심히 노력했구나!” “얼마나 힘들었니” 하며 손을 잡았더니, 덩치 큰 대성이가 눈가를 훔쳤다.대성이는 할머니와 여동생과 지하 단칸방에서 살았다. 중학교를 중퇴하고 주변 불량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다 절도로 보호관찰을 받았다. 나쁜 맘이 들 때마다, 자신을 믿어 주었던 분들이 생각나, 몇 번이고 마음을 고쳐먹었다 했다. 당시, 경제적 어려움으로 고통을 받을 때, 여러 번 먹을거리와 생활용품을 한가득 안고 자신의 집을 찾아와 용기와 희망을 주셨던 법사랑위원님과 보호관찰소 선생님이 생각났다 했다.반듯하게 성장한 청년 대성이를 보면서 언젠가 읽었던 긍정 심리학의 한 구절이 생각났다. 1950년, 주민 대부분이 지독한 가난과 질병에 시달리던 하와이 북서쪽의 카우아이 섬은 열악한 교육환경으로 인해 청소년 비행·범죄율이 높았다. 1955년에 이 섬에서 태어난 전체 신생아 833명을 대상으로 어른이 될 때까지 40년에 걸쳐 추적 연구를 하면서 가장 열악한 환경에서 자란 201명을 분류하여 관찰한 결과 이 중 72명이 올곧게 성장하였다. 이들 72명에게는 공통점이 있었다. 어려서부터 자신을 전적으로 믿고 지지해준 어른이 1명 이상 존재했다는 것이다. 부모 또는 교사뿐만 아니라, 고아원 보모, 동네 어른, 친척 등 누구든 자신의 얘기를 끝까지 들어 주고 지지해 주었던 분들을 만났다는 것이다. 최근 들어 분명한 범행동기 없이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하는 이른바 ‘묻지마 범죄’에 대한 우려가 높다. 이들은 피해망상 등 정신장애가 있거나, 폭력이나 성폭력을 비롯한 강력범죄 누범자들이었다. 경기대 이수정 교수는 “얼핏 보자면 묻지마 범죄자들은 대부분 불우한

  • [경인칼럼] 나라밖 국사 훼손은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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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인칼럼] 나라밖 국사 훼손은 어쩌나 지면기사

    中 짝퉁가이드들 유커에 잘못된 관광안내 ‘수두룩’자격미달 현지인이 독점 활동 ‘질 저하’역사전쟁만 할게 아니라 ‘한국사 날조’ 신경써야“코끼리는 보지 못했으나 악어는 수두룩했다. 악어는 인육(人肉)을 먹는 공포의 괴물이다. 몇몇 야만인들은 악어 뱃속에서 절반쯤 먹어치운 어린이 시체가 한꺼번에 셋이나 나온 경우도 목격한 적이 있다고 했다.”아프리카나 동남아시아 열대우림의 이야기가 아니다. 하멜표류기로 알려진 이 책은 1668년에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최초로 간행된 이래 1670년에는 프랑스어로, 1672년에는 독일어로, 1704년에는 영어로 각각 번역 출판되어 유럽전역에 퍼졌다. 신라의 왕도(경주)는 중국 시안(西安)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이며 삼국시대의 의복과 금속활자는 중국 것과 똑같다. 고려청자는 당삼채(唐三彩)를 흉내낸 것이며 자격루(물시계)와 측우기는 모두 중국에서 들여간 것이다. 한글은 창살을 본 따 만들었고 허준은 대장금의 스승이다. 정조는 중국의 신하인 탓에 화성행궁을 북경 자금성의 화장실 만하게 지을 수밖에 없었다. 한국은 여전히 중국의 속국(屬國)이다. 박물관에 전시된 유물은 전부 가짜로, 진품은 모두 일본에 있다. 국립민속박물관이 최근에 수집한 중국어 관광통역안내사들의 안내오류 사례들이다. 중국의 동북공정은 언감생심이고 일본의 식민사관보다 더 심하다. 우리나라 땅에서, 그것도 조상들의 얼이 서린 역사현장에서 무자격 관광가이드들이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한국고유의 문화유산을 유린하는 것도 모자라 심지어 희화(戱化)하는데는 불쾌하다 못해 어이가 없다. 역사문맹인 국민들이라도 같은 심정일 것이다.근래 들어 급증한 외국인 방한객수가 배후요인이다. 국내방문 외국인수가 2008년 689만 명이던 것이 지난해에는 1천420만 명으로 6년 만에 2배나 신장한 것이다. 중국인 유커(遊客)들의 방한 격증은 점입가경이어서 작년 기준 외국인 관광객 2명 중 1명이 중국인이다. 중국인 대상의 싸구려 관광이 근본원인인데 유커들의 ‘통 큰’쇼핑에 주목한 국내 여행사와 면세점간의 치열한 경쟁이 한몫 거들었다. 돈

  •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 시기소이:  그 행위를 본다
    칼럼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 시기소이: 그 행위를 본다 지면기사

    공자는 사람의 진면목을 알 방법으로 세 가지 단계를 밝혀놓았다. 공자의 관인법(觀人法)이다. 맨 먼저 그가 하는 행위를 보는 것(視其所以)인데 착한 일을 하는지 악한 일을 하는지를 보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그런 행위를 하게 된 동기를 관찰하는 것이다(觀其所由). 선한 행위를 하는데 그 의도가 불순하다면 그 행위는 조작된 것일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그런 행위를 일상에서 즐겁고 편안하게 하는지의 여부이다(察其所安). 현상적 행위를 보고 그 이면을 관찰하고 행위의 자연스러움과 항상성을 파악한다면 누가 자기의 면목을 감출 수 있겠느냐고 하였다.공자는 당시의 대부들을 그들이 하는 예악을 가지고 살폈다. 그 일례로 바로 계씨(季氏)라는 권세를 누리던 대부가의 일화이다. 계씨가 자기의 뜰 안에서 팔일무(八佾舞)를 공연했다는 말을 듣고 공자는 이런 일을 하는 사람이라면 무슨 일이든 자기의 분수를 넘는 짓을 할 것이라고 예언을 하였다. 팔일무는 8열로 늘어서서 추는 춤인데 천자가 사용하는 예이다. 제후는 6열이고 대부는 4열인데 제후도 아닌 대부가 8열로 늘어서 춤 공연을 하는 것을 보고 판단한 것이다. 계씨(季氏)뿐 아니라 孟·叔의 대부가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제사가 끝나면 음악을 틀면서 제기를 거두어들이며 제사상을 정리하는데 천자는 옹(雍)이란 음악을 틀면서 거두어들였다. 그런데 당시의 대부들이 천자의 예를 참칭하여 제사에 사용한 것을 보고도 그것이 예가 아님을 말한 것이다. 시대는 바뀌었지만 예와 악으로 사람을 관찰한 공자의 관인법(觀人法)은 새겨두면 좋을 것이다./철산(哲山) 최정준 (동문서숙 대표)

  • [수요광장] 이산가족, 만남의 강은 쉼 없이 흘러가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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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요광장] 이산가족, 만남의 강은 쉼 없이 흘러가야한다 지면기사

    이번 상봉신청자 13만명중고작 3.1%만 만남 성사대부분 70대이상 고령자들로흘릴 눈물도 얼마 남지 않아인도적 차원서 정례화 급하다이제는 시간이 없기 때문에…“사랑은 나중에 하는 게 아니라 지금 하는 것이다. 살아있는 지금 이 순간에.” 중국 작가 위지안의 말입니다. 이산가족 만남도 나중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이 중요합니다. 대부분 고령에다 병약(病弱)해져 거동도 불편하고 기억이 흐려지기에 그렇습니다. 며칠 동안 1년8개월 만에 이어진 이산가족상봉에 대한 뉴스와 기사가 쏟아졌습니다. 저마다의 사연을 가진 가족들입니다. “누나 봤다” 환호하며 얼싸안는 동생 모습, 엉엉 우는 여동생을 정답게 다독이는 오빠. 너무 오랜만에 만나서 서럽고, 반가워하는 모습이 눈시울을 따갑게 합니다.이런저런 사연과 만남이지만 두 차례 상봉단 가운데 유독 눈에 띄는 분들이 있습니다. 여든넷인 할머니는 열아홉에 결혼한 후 신혼생활 6개월 만에 “열흘만 있다가 온다”던 남편을 65년 만에 만났습니다. 당시 뱃속에 3개월이던 아들은 예순다섯 살이 되어 처음으로 “아버지”를 부르며 큰절을 했습니다. 남편이 사라진 후 이사도 가지 않고 행여나 남편이 돌아올까 기다린 세월입니다. 신혼 때 신었던 구두마저 못 버리고 놔둘 정도였습니다. 37년 전부터는 돌아가셨을 거로 생각하고 제사를 지내왔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아흔여덟 할아버지는 두 딸에게 줄 꽃신을 사 갖고 만났습니다. 6·25전쟁 때 북한군 징집으로 가족들과 헤어졌습니다. 당시 일곱 살, 세 살이었던 두 딸에게 고추를 팔아 예쁜 꽃신을 사다 주겠다고 약속한 것을 65년 만에 지켰습니다.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상봉 장면들입니다.남북의 교류는 전 국민의 관심이 모아졌습니다. 하지만 어른들에게는 익숙한 이야기지만, 자라나는 젊은 세대들은 당시의 아픔을 잘 모르고 있습니다. 통일은 미래세대를 위해 꼭 이뤄져야 합니다. 상처로 얼룩졌던 역사의 상처가 다시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섭니다.이산가족 상봉을 마치고 돌아온 가족들은 만난 기쁨보다 또다시 헤어진 아픔에 먹먹해 합니다. 상봉의 형

  • [발언대] 가정폭력 예방위한 윤리교육 강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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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언대] 가정폭력 예방위한 윤리교육 강화 필요 지면기사

    효는 단순한 교육이 아니라 몸으로 실행하면서 자연스럽게 길러지는 가장 전통적이고 기본적인 덕목이다. 효 사상이 사라지면 인간의 존엄성은 사라지고 우리 사회의 질서와 도덕적 윤리도 무너지게 된다.최근에 가정폭력으로 경찰이 출동하는 사례가 잦아졌다. 몇 년전만해도 지구대에서 가정폭력 신고가 들어오는 경우는 드물었다. 그런데 가정폭력에 따른 당사자의 신고는 물론 이웃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하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지구대의 역할도 가정폭력 대책과 수습에 따른 매뉴얼을 만들어야 할 상황에 이르렀다. 부부의 갈등과 부모와 자식간의 갈등이 이제는 언쟁을 넘어 폭력으로 바뀌면서 경찰의 힘(?)을 빌릴 수 밖에 없는 현 상황에 우리나라 부부간의 윤리, 부자간의 윤리, 즉 기본적인 효(孝)윤리가 사라지고 있다는 느낌이다.가정폭력으로 경찰의 출동이 늦어 심한 상처는 물론 죽음에까지 이르러 경찰이 비판을 받는 요즈음 경찰은 기본적인 국민 치안을 못 지켰다는 비난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우선 치안예방이라는 차원에서 효(孝)사랑의 교육적 덕목을 위해 사회적인 측면에서 한번 더 과감한 교육투자가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본다.경찰은 가정폭력을 줄이기 위해 자체 교육시스템을 갖고 있지 않다. 그렇다고 교육기관이 아닌 이상 실제 교육에 나설 수도 없는 입장이다.이에 시민사회단체가 가정의 갈등을 해소하는 각종 교육프로그램을 도입해보자는 생각이다.가정폭력의 상담과 치유가 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지역주민자치 프로그램이나 혹은 별도의 상담창구를 현재보다 더 만들어 이곳에서 가정폭력에 따른 고민이나 해소방안을 모색해보자는 뜻이다. 이러한 프로그램에 경찰은 가정폭력의 사례 등을 발표하는 등 내실 있는 교육이 되도록 보조적 역할은 가능하다. 가정내 폭력에 대해 경찰은 그동안 ‘남의 가정사에 굳이 끼어든다’는 인식으로 소극적인 자세를 취해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가정폭력에 따른 신체적 위협이 많아지면서 적극 대처하고 있다.지역내 치안을 담당하는 경찰관으로서 가정폭력 신고에 따른 출동이 잦아지는 이 시대에 경찰의 고민 못지 않게 교육기관을 비롯, 시민사회단체

  • [기고] 역사교육의 정상화, 올바른 역사를 가르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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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고] 역사교육의 정상화, 올바른 역사를 가르쳐야 지면기사

    요즘 한국사 교과서를 둘러싸고 논쟁이 한창이다. 교육부는 그동안 검인정으로 만들어진 교과서에서 좌 편향성 논란이 제기되면서 검인정 본래 취지인 다양성을 살리지 못하여 오는 2017년부터 중·고교 한국사 교과서를 국정화하기로 발표했다. 사실은 역사교육에서 교과서가 검인정이냐 국정이냐가 본질적인 것은 아니다. 발행 형식보다는 그 안에 담기는 내용이 더 중요하다. 내용적 충실성을 어떻게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다.하지만 그럼에도 국사 교과서 국정화가 적지 않은 공감대를 얻는 것은, 비상조치라도 강구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한국 근현대사 교육의 좌편향성을 바로잡으려는 움직임은 2008년 대안 교과서 편찬으로 중간 결실을 보았고, 2013년 교학사 교과서도 나왔다. 그러나 6·25전쟁 책임이 남북한 모두에게 있다고 오해할 수 있는 자료를 싣거나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의 주체가 북한임을 분명히 밝히지 않는 등의 문제가 있는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6종도 있다. 이에 대해 교육부가 수정 명령을 내린 것은 적법하다는 법원의 항소심 판단이 나왔다.현재 논란의 핵심은 한국 고등학교 근현대사 검인정 교과서들이 학부모 입장에서 보기에도 심각한 좌 편향 오류를 범하고 있기 때문에 빚어진 것이다. 한국사 교과서에서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일제 강점기와 광복 이후 현대사를 어떻게 볼 것인가 하는 점이다. 한국 근현대사 연구자들은 일반 국민이 공감할 만한 균형 잡힌 연구를 내놓아야 한다. 우선 한국 근현대사 인식과 관련, 그동안 문제가 됐던 핵심 쟁점들에 대한 의견을 광범위하게 수렴하는 대규모 공청회를 개최해야 한다. 이때 어떤 주장도 기득권 없이 사실과 논리에 입각해 솔직한 토론을 거쳐 결론을 이끌어내는 것이 필요하다.문제의 핵심은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역사학자들이다. 그러므로 온 국민이 지혜롭게 총의를 모아서 대한민국의 건국과 발전을 올바르게 서술하는 한국사 교과서를 만들어낼 방안을 찾아야 한다. 학생들이 바른 역사 교과서를 통해 과거와 현재를 제대로 인식하고 나아가 미래를 모색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