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오늘의 창]'시민구단' 인천Utd와 서포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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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창]'시민구단' 인천Utd와 서포터스 지면기사

    체육 담당 기자로 다시 뛰고 있다. 꼭 2년 만이다. 40억 아시아인의 스포츠 축제로 기억될 '2014 인천 아시안게임'을 전후해 체육을 담당했다가 다른 부서로 갔었다. 어느덧 4년이 지나서 오는 8월이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이 개막한다.요즘 프로축구 K리그가 한창이다. 1부 리그에 있는 '시민구단'인 인천유나이티드도 기자의 출입처다. 시민구단이 고액 연봉을 받는 스타급 선수들을 다수 보유한 여러 '기업구단' 틈바구니에서 버텨내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인천 등 1부 리그에 살아남은 시민구단은 박수를 받을 만하다.특히 인천 구단은 올 시즌 초반 리그 최강인 전북 현대를 꺾는 '대이변'을 일으켰다. 무려 8년 만에 이룬 홈 개막전 승리였다. 2014년부터 4년 동안 5월이 돼서야 시즌 첫 승을 거뒀다.하지만 인천 구단은 여느 해보다 더 힘든 시즌을 보내고 있다. 지난 연말부터 이어진 서포터스와의 첨예한 갈등이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지난해 성적이 바닥을 치는 등 위기의 구단을 구해내 호평을 받던 강인덕 대표이사에 대해 서포터스가 독단적인 구단 운영을 중단하라며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그나마 시즌 초반 인천 구단 선수들이 경기에서 선전한 덕분에 양측의 갈등은 진정되는 듯했다. 하지만 최근 6경기 연속 무승 속에 3연패까지 당하면서 여론이 급격히 얼어붙었다.인천 구단과 서포터스 사이의 오랜 반목에 많은 시민 축구팬이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언제까지 이 광경을 지켜봐야 할까. 양측이 해법을 내놓을 때 아닌가 싶다. /임승재 인천본사 문화체육부 차장 isj@kyeongin.com임승재 인천본사 문화체육부 차장

  • [오늘의 창]민원으로 선물 받은 기아차, 이젠 답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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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창]민원으로 선물 받은 기아차, 이젠 답할 때 지면기사

    지난 12일 광명시의회가 민원을 이유로 10여년이 넘도록 건축물을 불법용도 변경해 사용해 온 기아자동차측에 큰 선물(?)을 줬다.기업의 교육연구시설용 건물을 체육시설이나 근린생활시설로 변경, 개발할 수 있는 조례를 수정한 것. 이로인해 해당 건축물의 가치가 크게 높아졌다.그러나 과정상 광명시와 의회의 결정이 매끄럽지 못하다. 장기간 불법행위에 대한 처벌도 없었고, 의회는 '민원'을 이유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그것도 멀쩡한 시설을 폐쇄 시켜 제기된 민원이었다. 조례 심의과정에서 기아차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지적도 있었지만, 기아차는 답을 하지 않았다.민원인들도 호소문을 통해 불법 사실을 지적한 언론을 '정상화를 가로막는 무리'로 사실상 규정했다. 시민들이 이용하는 시설이라면 불법도 면책되어야 한다는 논리다.이번 사태의 내막은 광명시와 기아차가 불법외 합법한 시설인 수영장까지 폐쇄하면서 민원을 야기시켰다는 것이다.기아차는 매년 3억~4억원을 투입(적자)해 상생시설로 운영해 왔다고 공헌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기아차 직원에 적용된 할인(?)에 따른 손해 아닌가 싶다. 중요한 것은 연간 1천300만~1천500여만원 대의 재산세를 납부하는 건물을 소유한 기아차는 이번일로 적게는 수십억 많게는 수백억원의 이익을 얻게된다는 것이다.폐쇄의 촉발점도 센터측에서 기아차 외의 타사차 주차금지, 일반이용객 주차금지 조치에 따른 '갑질논란'에서 시작됐다.큰돈 번 기아차가 이제 나서야 할 때다. /김영래 사회부 차장 yrk@kyeongin.com김영래 사회부 차장

  • [오늘의 창]적(積)폐, 그리고 적(敵)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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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창]적(積)폐, 그리고 적(敵)폐 지면기사

    ▶동네 꼬맹이들도 시비가 붙으면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을 말한다. "네가 하는 것은 되고 내가 하면 안되냐"며, "내로남불이냐"고 윽박지르기 일쑤다. 동일 사안에 대한 이중적 잣대를 비판하는 정치권 용어가 이제는 어엿한(?) 생활용어가 된 셈이다.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과 민주당원의 댓글조작 논란 등은 이런 내로남불 흥행에 불을 지핀 사례다. 국민의 눈높이에선 똑같은 정치꾼인데, 그들 사이에서 진보와 보수를 나누고 로맨스와 불륜을 구분 짓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다.▶요즘에는 정치권발(發) 유행어가 하나 더 생겼다. 바로 적폐(積弊)다. 적폐는 오랫동안 쌓이고 쌓인 폐단을 부르는 용어다. 국정농단 세력을 겨냥한 문재인 대통령의 외침이 이제는 사회 전 분야에서 그릇된 일을 가리키는 단골용어가 됐다. 비상식의 지배를 받았던 우리 국민에게 적폐 청산이야말로 사이다 같은 속시원 함을 주는 청량제가 됐다. 하지만 적폐도 내로남불과 공통점이 생기면서 참신한 맛이 사라졌다. 나의 잘못은 실수이자 관행이지만, 남의 일은 비리와 부패의 청산 대상으로 지목되면서 내로남불의 아류가 된 셈이다.▶적폐청산은 반드시 이뤄져야 하는 일이다. 하지만 적폐의 적이 '쌓을 적(積)'이 아닌 '대적할 적(敵)'으로 바뀌는 순간 내로남불 식의 적폐청산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문재인 정부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국민의 눈높이가 아닌 그 이상의 도덕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스스로에게 더욱 혹독한 채찍을 가할 때 적폐청산이 그 정당성을 부여받을 수 있다. 국정농단의 틈에서 희망으로 탄생한 정부이기에, 문 대통령 스스로가 내부 불의에 더욱 분노해야 한다. 보수 반성을 외치는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정부와 진보 여당에 고언(苦言)한 "우리도 이러다 망했다"라는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김태성 정치부 차장 mrkim@kyeongin.com김태성 정치부 차장

  • [오늘의 창]국회는 국민을 위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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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창]국회는 국민을 위해 존재한다 지면기사

    '개점휴업', '빈손', '공전', '파행'. 최근 2주째 멈춰 선 4월 국회를 가리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들이다.사실 4월 국회의 장기 표류는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정부 개헌안을 둘러싸고 신경전을 벌이던 여야가 방송법 개정안을 놓고 다툼을 벌였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외유성 해외출장' 논란이 불거진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의 거취 공방에 이어 김경수 의원의 댓글 조작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국회는 완전히 마비됐다.야당은 '국회 전면 보이콧'을 선언했고, 예정된 상임위도 줄줄이 취소됐다. 이 때문에 여야 합의로 잡아놓았던 9일 이낙연 국무총리의 추경 시정연설과 10~12일 대정부질문조차 열리지 않았다. 여야 4개 교섭단체 원내대표들은 국회 정상화 모색을 위해 하루가 멀다 하고 회동을 가졌지만, 뚜렷한 입장차만 확인하고 뒤돌아서기를 반복했다. 이를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은 절대 곱지 않다. 지하철 내에서 정치권 얘기를 주고받는 시민들 가운데는 '국회가 그렇지. 뭐' 등의 자조적인 푸념이 나오기 일쑤다. 현재 가장 큰 문제는 시급한 민생법안 처리다. 국회가 장기간 공전하다 보니 미세먼지 대책 관련 법안, 중소기업 인력지원 특별법 등 국민 생활과 밀접한 법안도 그대로 묶여 있다.'국회'는 말 그대로 국민을 위한 대표 회의기구다. 국회의원들만의 '정쟁 기구'가 아니다. 정당별 당리당략과 이해타산이 민생을 외면하는 선을 넘어선 안된다. 그들을 선택해 준 국민의 눈과 목소리를 잊어서는 곤란하다. 국회는 첫째도 국민, 둘째도 국민, 셋째도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기구라는 사실을 여야 모두 뼛속 깊이 다시 새겨야 할 시점이다. /김연태 정치부(서울본부)차장 kyt@kyeongin.com김연태 정치부(서울본부)차장

  • [오늘의 창]'대부도'가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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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창]'대부도'가 뜬다 지면기사

    7천600여명이 살고 있는 안산의 섬 대부도가 주목받고 있다. 제종길 시장은 취임직후부터 "안산의 미래가 대부도에 달려 있다"고 말하며, 15년후 인구 5만여명이 거주하는 명품 전원도시를 조성해 미래 안산의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이에 대부도에 대부해양관광본부를 신설해 3개과 50여명의 직원들을 배치하는 등 진작부터 개발사업을 공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안산시는 제조업 유치나 대규모 주거단지 조성 등을 지양하고, 골프, 승마, 대부해솔길 트레킹 등의 관광 상품 개발을 통해 종사자 등의 거주 등 자연스러운 인구유입을 유도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또 서해안 유일의 24시간 입출항이 가능한 방아머리마리나리조트 건설은 안산을 세계적 해양도시로 발돋움할 것이란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다.특히 대부도는 미래지향적 탄소제로 에너지 자립섬으로 조성된다. 이를 위해 시는 주민, 에너지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포럼을 정기적으로 개최, 도시가스 공급을 위한 공사가 이미 착공을 했고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도입을 지속적으로 연구·개발하고 있다.김철민 국회의원(민·안산상록을)도 대부도 개발에 힘을 보태고 있다. 김 의원은 안산시와 함께 대부도 도시숲 조성사업을 추진하기로 하고, 지난 10일 주민설명회를 개최했다. 김 의원은 최근 미세먼지가 심해지면서 보다 많은 시민들이 혜택을 볼수 있도록 지역구가 아닌 대부도에 도시숲을 조성하기로 결정하고, 산림청과 사업을 확정했다.안산의 섬 대부도 개발에 이처럼 모두가 머리를 맞대며 힘을 모으고 있다. 수년후 어떤 모습으로 탈바꿈돼 있을지 자못 기대된다. /김대현 지역사회부(안산) 차장 kimdh@kyeongin.com김대현 지역사회부(안산) 차장

  • [오늘의 창]선거철, 다시 찾아온 구도심의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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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창]선거철, 다시 찾아온 구도심의 계절 지면기사

    "너희들이 선거 때마다 얘기했던 게 모두 실현됐으면 구도심은 진작 상전벽해 했을 거다."최근 한 정치인의 지방선거 출마 기자회견을 구경하던 시민 중 1명이 퉁명스럽게 내뱉은 말이다. 기자 옆에 있던 70대 정도로 보이는 노인은 혀를 끌끌 차더니 금세 자리를 떴다.또 선거철이 돌아왔고 다시 구도심 활성화 정책이 각 후보군의 '1번 공약'으로 등장했다. 광역, 기초 가릴 것 없이 이번 지방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여야 후보들은 저마다의 구도심 활성화 정책을 들고 나와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시민들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안상수, 송영길, 유정복으로 이어지는 인천시장들 모두 이런 목표를 가지고 시정을 펼쳤지만 괄목할만한 성과는 내지 못했다.그 사이 인천 신도심과 구도심 간 격차는 더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인천발전연구원이 발표한 '인천시 균형발전을 위한 재원조성 방안에 관한 연구'를 보면 2003년 경제자유구역 지정 이후 연수구, 서구 등 경제자유구역에 포함된 일부 기초자치단체와 그 외 자치단체 간 부(富)의 불평등이 급속하게 심화 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기도 했다.경제자유구역에 속한 기초자치단체들이 인천시 전체에서 차지하는 지역 내 총생산(GRDP) 비중이 2005년 40.5%에서 2013년 44.1% 증가한 것으로 조사된 반면 그 외 지역은 2005년 59.5%에서 2013년 55.9%로 오히려 감소했다.인천의 구도심 활성화 전략은 시장이 바뀔 때마다 정책 방향이 전환되며 일관되게 추진되지 못했다. 특히 임기 내 치적을 위해 오랜 기간 걸리는 구도심에 대한 투자보다는 가시적인 성과를 올릴 수 있는 경제자유구역 투자 유치나 대단위 개발 프로젝트에 집중했다.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인천의 구도심 정책이 다시 기로에 섰다. /김명호 인천본사 정치부 차장 boq79@kyeongin.com김명호 인천본사 정치부 차장

  • [오늘의 창]등산객에 전하는 정상酒에 대한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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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창]등산객에 전하는 정상酒에 대한 제언 지면기사

    지난 3월 13일부터 시행되는 자연공원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라 국립공원 등 산에서 음주가 금지된다. 일명 '정상주(酒)' 금지다. 여름에는 막걸리를 얼려 정상에 오른 후 함께 한 일행과 나눠 마실 때의 그 맛은 참 달다. 이런 터라 금지 소식이 다소 아쉽다. 산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볼멘소리도 이해가 간다.하지만 법의 취지를 볼 때 이 법은 1차 과태료 5만원, 2차 과태료 10만원을 뜯어내기 위함이 아닌, 자연을 보호하기 위함일 게다. 간혹 산에서 술 취한 등산객들이 일어난 자리에 남은 쓰레기를 볼 때면 눈살을 찌푸리게 된다. '정상주'에 취해 추태를 부리는 사람들을 볼 때면 "당신 같은 사람들은 산에 오지마"라고 하고 싶은 마음도 비슷할 것이다. 특히 산에서 벌어지는 사건 사고의 주요 원인이 '정상주'임을 감안하면 등산객 스스로 자정을 해야 한다.얼마 전 설악산 대청봉 인근 중청대피소에서 소형 플라스틱병에 담긴 소주 6병을 마시고 대피소 직원을 폭행한 사건, 또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정상에서 술에 취해 119에 구조를 요청하는 훌륭하신 분(?)들의 이야기 등등.제언한다. 산은 산을 찾는 사람들이 보호해야 하고, 술 한잔이 꼭 필요한 등산객이라면 산을 생각해 하산 후 편하게 마시자. 산이 산을 찾는 이들에 의해 훼손된다면 후일 '등산 금지 '등 더욱 강한 법이 나올지도 모른다. /김영래 사회부 차장 yrk@kyeongin.com김영래 사회부 차장

  • [오늘의 창]염태영 수원시장과 빙판의 우생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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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창]염태영 수원시장과 빙판의 우생순 지면기사

    얼마 전 막을 내린 평창동계올림픽의 하이라이트 중 한 장면은 바로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 경기다. 물론 월드클래스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경기력으로 연전연패를 당했지만, 한민족이 힘과 응원으로 뭉친 단일팀의 경기는 전세계에 큰 감동을 줬다.올림픽 전 단일팀 구성에 대해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평창올림픽 성공의 밑거름 역할을 한 것은 모두가 공감할 것이다.평창과 160㎞나 떨어진 수원시는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의 숨은 공신이다. 수원시는 국내 최초의 여자아이스하키팀 창단을 발표하면서, 단일팀의 성과가 올림픽으로만 끝나지 않게 했다.염태영 수원시장은 "실업팀이 하나도 없어 올림픽이 끝난 뒤 대부분의 선수가 돌아갈 곳이 없다는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선수들의 애환과 팀 창단에 대한 소망을 수원시가 외면할 수 없었다. 열악한 환경 속에 오로지 스포츠 정신으로 '빙판의 우생순'을 꿈꾸는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들과 함께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려 한다"며 이들의 후원자를 자처했다.수원시는 26일 오후 영통구 하동에서 아이스링크와 컬링장, 수영장, 실내체육관을 갖춘 '수원복합체육시설'(가칭) 건립 착공식을 열었다. 오는 2021년 상반기에 수원 광교호수공원에 국제규격을 갖춘 아이스하키장 등 빙상센터가 들어서는 셈이다. 수원시에서 창단하는 여자아이스하키 팀은 이곳을 '홈'으로 아이스하키 대중화에 나서게 된다. 4년뒤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더 나은 성과를 위한 도전도 이곳에서 꽃피우게 될 것이라는 게 체육계의 전망이기도 하다. 선수들도 잠시나마 생계 걱정은 덜고, 운동에 전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이스하키 선수를 꿈꾸는 영재들도 수원으로 모이게 될 것이다. 수원시가 강원도 이외에 또다른 동계스포츠 메카가 될 지도 지켜볼 만 하다.수원시는 염 시장의 말처럼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을 걷고 있다. 이 길이 시민들의 응원 속에 외롭지 않은 꽃길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이경진 사회부 차장 lkj@kyeongin.com이경진 사회부 차장

  • [오늘의 창]한국지엠 위기, 기회로 삼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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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창]한국지엠 위기, 기회로 삼아야 지면기사

    한국지엠 부평공장에서 자동차 생산이 본격적으로 이뤄진 건 1960년대 초반부터다. 당시 정부가 해외 자본의 국내 투자라는 명목으로 설립한 '새나라자동차'가 부평에 공장을 설립하면서다. 한국지엠 부평공장의 전신 격이다. 한국지엠 부평공장은 새나라자동차 이후에도 신진자동차와 새한자동차, 대우자동차와 GM대우 등 다양한 형태로 모습을 바꾸면서 여러 부침을 극복하고 지금껏 생존했다. 현대차와 기아차, 삼성차와 쌍용차 등 처음 출범 때부터 큰 변화 없이 자체 브랜드를 유지하고 있는 국내 완성차 업체들과는 다른 특징적인 모습이다.이런 한국지엠이 다시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유럽시장 수출 급감에 따른 한국지엠의 생산량 감축을 주된 요인으로 꼽을 수 있는데, 앞날이 불투명해진 부평공장에 대한 구조조정 위기감이 크다.자동차 업계의 주목을 다시 받고 있는 영국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난 10여 년간 저탄소, 경량화 등 미래차 기초기술 개발에 집중해 세계 시장을 선도하게 된 것이다. 1회 충전에 500㎞ 가까이 달릴 수 있는 고성능 전기차를 개발했고, 자동차 무게를 기존보다 절반 정도 줄인 경량화 기술도 확보했다. 일본 도요타 자동차가 최근 "영국에 3천600억 원을 투자해 차세대 소형 세단을 생산한다"고 발표하는 등 해외 기업의 투자도 잇따르고 있다. 고비용 저효율의 쇠락하던 자동차산업을 미래차에 초점을 맞춘 지속적인 연구개발로 되살려 낸 것이다. 전문가들은 "'기술이 있으면 자본과 일자리는 저절로 따라온다'는 영국의 전략이 하나씩 결실을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근 한국지엠의 정상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토론회에서도 이런 영국의 사례는 비중 있게 논의됐다.한국지엠의 위기를 국내 자동차산업 활성화의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국내 자동차산업의 근본적 체질 변화를 위한 출발점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 다른 완성차 업체와 달리 변화를 거듭해 온 한국지엠 부평공장의 DNA는 오히려 충분한 강점이 될 수 있다. 정부가 한국지엠 정상화 방안 마련 과정에서 간과해선

  • [오늘의 창]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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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창]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지면기사

    얼마 전 우연히 보게 된 일본 영화다. 구구절절한 영화 줄거리보다 "내가 죽으면 내 췌장을 먹게 해줄게. 누가 먹어주면 영혼이 그 사람 안에서 계속 살 수 있대." 이 한 마디가 이 영화의 전부를 말 해 주는 것 같다.여자 주인공은 췌장에 병을 앓는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다. 동물의 같은 부위를 먹으면 아픈 부위가 나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한 말이다. 그 믿음에 과학적 근거는 없지만 무언가 간절히 믿으면 현실이 될 수 있다는 간절함이리라. 살아가면서 우리는 종종 비슷한 상황에 놓이곤 한다. 아무리 해답을 찾아도 찾아지지 않을 때 비슷한 상황에 놓여 그 해답을 찾으려고 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 아닐까 한다. 과거 경찰을 출입할 때 한 형사가 그랬다. 살인범을 잡기 위해 살인 현장에 누워서 잠을 자면 죽은 영혼이 찾아와 그 범인을 알려준다고. 그래서 범인을 잡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해주진 않았지만 말이다.살아가면서 아픈 곳은 비단 몸뿐 아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부딪히는 수많은 사람들 그리고 그 속에서 겪는 스트레스나 상처를 나보다 약한 사람들에게 힘(물리력 또는 지위 등)으로 같은 상처를 주는 모습을 종종 목격하곤 한다. 피해의식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이런 현상은 자신이 겪은 상처를 다른 사람들도 겪어봐야 '나만 아픈게 아니라는 걸 알아야 한다'는 또 다른 공격성의 발로가 더 정확한 표현인 듯 싶다.진실로 아프다는 사람에게 그 아픈 부위를 물어 뜯으려 하는 하이에나떼 같은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는 것 같다. 특히 익명성이 보장된 SNS에서 한 번도 만나지 않은 사람에게 '너가 그런 식이니 그럴 수 밖에 없지 않냐'는 식의 댓글은 물론 차마 입이나 지면에 담지 못할 욕설을 하는 경우도 많다. 기쁨은 나누면 커지고, 아픔은 나눌수록 작아진다는 말이 있다. 아픔을 함께 나누고 싶다는 마음만으로도 상처입은 사람은 위로를 받는다. 나만 힘들다고 생각하는 건 어쩌면 이기심이다. 주변을 둘러보라. 나보다 힘들어하고 괴로워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힘든 건 나뿐만이 아니라는 것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