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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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단상] 평택 '메가시티' 국가 경쟁력으로 이어진다 지면기사
주요 국가들 메가시티 조성 정책 펼쳐경기·충남 8개 지자체 연계 '베이밸리'수도·대전권 합친 도시권 새 거점 필요지정학적 잠재력 바탕, 평택 성장 집중'국가의 종말'. 1990년대 미래학자 오마에 겐이치는 다소 파격적인 주장을 제기했다. 그는 가속화되는 글로벌 경제 속에서 전통적인 국가의 역할은 줄어들고, 자본·기업·소비자 등으로 묶인 경제 단위의 지역국가가 부상하리라 내다봤다.국가가 종말을 고하진 않았지만, 그의 예언은 도시를 통해 어느 정도 실현되고 있다. 오늘날의 도시 안에서는 다양한 경제 주체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고 있으며 그 연결은 규모의 경제, 범위의 경제, 네트워크 효과 등의 경제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 '첨단산업의 집적지에서 학습과 혁신이 발생한다'는 말로 요약돼왔던 산업 클러스터의 집적 효과가 도시 전역에서 나타나고 있는 모양새다.이제 도시는 국가경쟁력의 기준이 됐고, 지금의 시대는 국가와 국가가 경쟁하기보다는 도시와 도시가 경쟁하고 있다고 표현된다. 도시의 중요성이 커지자 전 세계 주요 국가들은 메가시티 조성 정책을 펼치는 중이다. 프랑스의 그랑파리 프로젝트, 중국의 징진지 프로젝트, 독일의 메트로폴레기온, 일본의 메가시티리전, 미국의 아메리카 2050 등 다양한 이름의 메가시티가 부상하고 있다.국가보다 도시를 앞세우는 모습은 오랜 중앙 집권의 역사를 가진 우리나라에서 다소 생소한 모습이지만, 도시 경쟁력이 국가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은 이미 평택에서 입증되고 있다.반도체 산업이 대표적이다. 평택에서 생산되는 반도체는 전 세계 수요의 20%가량을 감당하고 있고, 지능형(차세대) 반도체 기업의 90% 이상이 평택 인근에 포진돼 있는 등 반도체 생태계가 견고히 조성돼 있다. 향후 카이스트 평택캠퍼스에서는 국가적인 반도체 인력이 양성되고, 관련 연구·개발이 이루어져 국내 반도체 산업의 혁신이 평택에서 이루어질 전망이다.수소 분야에서도 평택이 국가적인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평택시는 국내에서 가장 발 빠르게 수소경제를 구축 중이다. 안정적인 수소 공급을 위해 수소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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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아고라] 금리 인하 시기를 앞둔 인천의 과제 지면기사
길게 보면 금리인하 시기 접어들어인천은 가계·중기 재무건전성 취약경기침체기 소상공 부채 크게 확대회복기 금리상승시 상환여력 없어재무구조 개선 중시 자금지원 필요지난주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5.5%~5.25%에서 0.5%p 인하했다. 2020년 3월 이후 4년 반 만이다. 금년 중 0.25%씩 두 번 더 내릴 것이라는 점도표도 함께 공개했다. 이후에도 기준금리를 계속 낮추어 2025년 말에는 3.4%, 2026년 말에는 2.9%가 되리라는 예상도 내놓았다. 이는 이미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목표(2%) 수준에 도달했고, 향후의 경기침체 우려에 '선제적'으로 대처한다는 연준의 입장에 따른 것이다.각국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하도 빨라질 전망이다. 한국은행도 마찬가지다. 미국과의 기준금리 격차가 축소되고, 우리도 다음 달에는 전년동월대비 물가상승률이 1%대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내수 부진에 대처하기 위해서라도 현재 3.5%인 기준금리를 더 낮추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에서는 기준금리 인하에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미 연준이 계속해서 기준금리를 인하하더라도 2025년 말에나 우리와 비슷해질 정도로 우리 기준금리는 지금도 충분히 낮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금리를 더욱 낮추면 집값 불안과 가계부채 확대 문제를 부추기게 된다는 주장이다.그러나 길게 내다보면 이제 금리 인하 시기에 접어들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우선, 중앙은행의 정책목표인 물가가 안정되고 있다. 아울러 심각하게 제기되고 있는 경기침체는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며, 국가 간 경쟁에 대처하기 위해서도 금리 인하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또한, 최근 가계부채 문제가 진정되고 있는 점도 금리 인하 주장에 힘을 보태고 있다.물론, 금리 인하에 가장 큰 걸림돌은 가계부채 문제다. 하지만 좀 더 깊이 따져보면 애초 가계부채 증가의 주된 원인은 주택담보대출 증가에 있다. 주택담보대출 증가는 주로 디딤돌이나 버팀목 대출 등 정책자금 대출 증가 때문이다. 정책적 주택자금 증가는 다시 출생감소에 따른 인구 대책 차원의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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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우 칼럼] 분열의 시대에 통합을 꿈꾼다! 지면기사
우리역사 분열·외세침입 많은 고난국제정세를 읽지 못할때 외세 침략현재 美·中경쟁 2강 틈바구니 놓여정치 혐오·경제 새동력 찾지 못해국가 보존·융성을 위해 협력 해야국가의 3요소는 국민, 영토, 주권이다. 이 중 어느 하나라도 없으면 국가로 인정되지 못한다. 이스라엘이 독립하기 전에 유대인이라는 민족은 있었으나 국민, 영토, 주권이 없었다. 그들은 20세기 초에 시오니즘을 일으켜 다양한 국가에 흩어져 있던 민족이 모여 국민을 형성하였고, 레반트 지방을 점거하면서 영토를 확보하였다. 이들은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영국이 팔레스타인에 대한 지배력을 상실하자 1948년에 독립함으로써 주권을 가지게 되면서, 오늘날의 이스라엘을 형성하였다. 그와 반대로 팔레스타인 지방에 거주하던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국민과 영토를 가지고 있었지만, 주권을 얻지 못해서 국가로 독립하지 못했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주권을 얻기 위해서 이스라엘에 대항해 무장 투쟁을 전개했으며 1993년 오슬로협정으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수립되어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지구를 지배하게 되어 주권을 회복하였다. 그러나 팔레스타인 국가는 모든 UN 국가로부터 독립은 인정받지 못했기 때문에 주권이 불안전하며, 가자 전쟁으로 비극적 참사를 겪고 있다.우리 역사를 되돌아보면 민족 분열과 외세 침입으로 고난을 겪은 적이 많다. 고조선과 삼국시대에 드넓은 만주는 한민족의 강역이었지만 고구려의 패망으로 터전이 축소되었으며, 발해의 멸망으로 만주 대부분을 상실하였다. 고려가 건국하고 북쪽 국경은 만주지역에서 발흥한 거란, 여진, 말갈, 몽골 등의 침입을 받으면서 유동적으로 변했다. 사실 만주에 살고 있던 만주족은 우리 민족과 형제에 가까웠지만, 영토와 지배력을 두고 투쟁하였다. 만주에 살던 민족을 우리의 역사에 편입해야 할 때이다. 조선이 성립하면서 한반도의 강역이 오늘날과 같은 모습으로 축소되고 만주를 상실하였다. 구한말에 먹고살기 어려운 조선인은 만주와 연해주로 이주하여 영토를 확장했지만, 일본이 괴뢰국가인 만주국을 세우면서 간도와 연해주의 지배력도 상실하는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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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북한의 '소음 도발' 두 달째 손 놓고 있는 정부 지면기사
북한 측이 대남확성기를 이용해 기괴한 소음을 내보내기 시작한 지 벌써 두 달째다. 지난 7월 말 처음 들려오기 시작한 소음은 8월부터 훨씬 더 강도가 세졌고, 이달 들어서도 쇠를 깎는 소리와 사이렌과 같은 소음은 계속됐다. 국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에 반발하며 오물 풍선을 잇달아 띄워 보내고 있는 북한의 새로운 도발 형태로 보이는 소음 공격은 인천의 접경지역, 특히 한강 하류를 사이에 두고 북한군 초소들과 마주하고 있는 강화군 송해면 일대에 집중되고 있다. 소음은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3~5시간씩 이어지다가 잠시 멈추는 식으로 24시간 이어진다. 이로 인해 주민들의 평온했던 일상은 완전히 망가졌다. 창문을 열어두지 못하고, 수면 부족에 시달리며, 가축이 사산하는 등 생업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인천시 조사에 따르면 피해 주민 수가 4천600명에 이른다. 견디다 못한 주민들이 국회 국방위 소속 국회의원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문제 해결을 위해 정치권이 초당적으로 나서달라고 촉구하기에 이르렀다. 군에 대해선 대북전단 살포 중단과 대북방송 축소 등의 현실적인 조치도 요구했다. 군 당국이 접경지역 주민들의 희생을 마치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며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주민들의 소음피해 상황을 중앙정부에 보고한 인천시는 소음공격이 지속될 경우 강화군 3개 면 주민들의 정상적인 거주가 힘들 것으로 본다. 하지만 안보 문제와 관련해 지방자치단체가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 피해주민 보상을 위한 법령 개정을 건의하는 게 고작이다.사건을 처음 보도한 경인일보가 짚었던 바와 같이 이번 사태를 촉발한 책임이 북한 측에 있음을 피해지역 주민들이 모르는 게 아니다. 그동안 정부를 믿고 소음 피해를 애써 참아온 까닭이다. 하지만 두 달이 다 되도록 실질적인 조치는 없었다. 정부와 군에 대한 실망감이 하루하루 쌓여 갔을 것이다. 북한의 노림수가 바로 이것이었으리라 짐작한다. 북한은 언제나 이렇게 허를 찌르는 방식으로 도발을 저지르며 우리 사회 내부의 불만과 동요를 야기해왔다. 서해 5도를 겨냥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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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달팽이(이공명) 지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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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윤 대통령 민심 이반을 무겁게 여겨야 한다 지면기사
각종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이 취임 후 최저를 기록하고 더 떨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들이 많다. 이대로 가다간 야당의 주장처럼 '심리적 탄핵'이 가시화될 수도 있다. 지난 총선 참패 이후 윤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영수회담을 제안하고, 국정브리핑과 기자회견 등 총선 민심을 수용하는 듯한 자세를 보였지만 결과적으로 바뀐 게 없다. 국민이 듣고 싶고 궁금해 하는 이슈들에 대해서 여전히 불통과 독단의 이미지만 강화시켰다. 그 결과가 지금의 민심 이반으로 나타난 것이다.이런 상황에서 여당의 한동훈 대표가 언론 인터뷰에서 "대통령실 생각이 민심과 동떨어져 있다"며 윤 대통령과 관계가 불편해지더라도 '편들 수 없다'고 했다. 나아가 "민심을 더 따르고 더 반응하지 않으면 최저 지지율을 기록한 대통령과 국민의힘에 더 이상 기회가 없을 거라는 추석 민심을 확인했다"고도 했다. 정확한 지적이다. 여당 대표가 민심의 현 주소를 제대로 파악하고 대통령에게 강한 어조로 경고한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집권당 대표가 대통령에 대해 공개적으로 직격한 것은 그만큼 현재의 시국이 비상하다는 인식 때문이다.그럼에도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 스타일이나 당정관계는 바뀌지 않고 있다. 대통령 뿐만 아니라 대통령실 수석이 한 대표의 비판에 대한 자성보다 이를 비판하고 나서는 행동으로 미루어 볼 때 대통령을 보좌하는 참모들 역시 국민일반의 민심의 소재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11월 10일은 대통령 임기 반환점인 날이다. 임기 후반기로 접어드는 시점에서 여전히 대통령과 집권핵심들의 인식과 태도가 변화하지 않는다면 야당은 탄핵과 특검 등의 카드를 통해서 정권의 조기 퇴진을 향해 당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에 대한 불안감이 상존하는 야당으로선 대통령에 대한 민심 이반을 기회로 삼아 조기 대선을 치르기 위한 내부 전략 실현에 집중할 유혹에 빠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24일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만찬이 예정되어 있지만 이 역시 당 지도부와 대통령실의 참모가 함께 회동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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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만평] 두개국가론, 흡수통일론 지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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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온라인에서 유통되는 위조지폐 지면기사
위조화폐는 화폐경제의 시작과 동시에 등장했을 테다. 위폐로 진폐의 가치를 훔치면 막대한 불로소득이 가능하니, 악당들에겐 화수분이다. 구리를 도금한 고대 그리스의 위조 금화가 지금도 남아있을 정도니 당대엔 오죽했을까 싶다. 금화, 은화의 진위를 식별할 시금석은 상인들의 필수품이었을 게다.금속화폐를 대체한 지폐가 나오면서 위폐의 폐해와 규모는 더욱 심각해졌다. 미국은 남북전쟁 때 남부에서 발행한 위조지폐가 통화량의 30%를 넘길 정도에 이르자, 링컨 대통령의 지시로 연방정부에 위폐전담 수사기구(Secret Service)를 신설했다. 이후 대통령 경호임무까지 맡으면서 현재의 '비밀경호국'에 이르렀다.진짜 같은 위조지폐는 잡범들에겐 꿈의 경지다. 국가가 나서면 가능하다. 나치 독일은 2차세계대전 말기에 영국 경제를 파탄시키려 위조지폐(파운드화)를 찍었다. 영국은 종전 후에도 10년 이상을 위조지폐와 전쟁을 치러야했다. 1990년대에 등장해 2000년대를 풍미한 '슈퍼노트'도 궁극의 위조지폐다. 100달러 지폐를 위조한 슈퍼노트는 위폐감별기를 통과할 정도로 정교했다. 미국은 달러 빈곤국 북한의 범죄라 단정했지만, 북한은 부인했다. 결국 미국은 2010년 100달러 신권을 발행해야 했다.세계의 현실에 비하면 우리의 위폐범죄 수준은 애교에 가깝다. 슈퍼노트가 들어 온 적은 있지만, 자생적인 위폐범죄는 영화촬영·공연용 모조지폐나 복사기로 프린트한 조악한 수준의 위조지폐로 구멍가게 주인을 속여먹는 수준이었다. 최근 경인일보가 단독보도한 가상화폐 사기 사건에 등장한 2억여원 상당의 5만원권 위조지폐도 일련번호가 똑같아 현장에서 덜미를 잡혔다.하지만 온라인에서 위조지폐 거래가 성행한다는 후속보도는 애교 수준을 한참 넘었다. 기자가 텔레그램의 위폐제작 업체에 문의하자 1천만원 상당의 5만원권 위조지폐를 진폐 80만원에 판매한다는 답변이 왔단다. "다른 업체 보다 퀄리티가 좋다"는 위폐 구매자의 사용 후기엔 등골이 서늘하다. 위폐 제작이 힘든 환경 때문에, 위조지폐 국제 유통망이 국내에 상륙했다는 증거다.위조지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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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 용기에도 기한이 필요할까 지면기사
재희(가명)씨가 보낸 메일에는 학대의 흔적이 차곡차곡 정리돼 있었다. 중학교 때 입소했던 도내 한 청소년쉼터의 조직도, 정당한 몫을 받지 못한 채 지속했던 노동의 사진, 함께 생활했던 친구들과 지금 시점에 나눈 자조 섞인 대화 등. 재희씨는 쉼터에서 머무르는 7년 동안 세로 40㎝, 지름 2㎝ 크기의 의자 다리로 원장에게 수시로 맞았다고 했다.재희씨가 폭력의 고리를 끊을 수 없었던 건 체념 때문이었다고 한다. 쉼터에 오고 1년 정도 지났을 무렵 자원봉사를 위해 쉼터를 방문했던 한 대학생에게 처음으로 도움을 구했으나, 역으로 원장에게 소식이 들어가 다시 맞았다고 했다. 이후로도 쉼터를 도망쳤다 붙잡혀오거나 스스로 돌아왔던 학생들을 향해 직접적인 폭력이 반복됐다. 그녀에게 쉼터는 항상 '돌아가야 하는 곳'으로 각인됐다.그러나 틈이 생기자 재희씨의 몸은 본능적으로 튀어나갔다. 원가정에 갔다가 쉼터로 복귀했던 어느 명절날이었다. 재희씨는 집에 갔다가 저녁 늦게 쉼터로 돌아왔고, 집에 가기 위해 싸놓았던 짐이 옆에 놓여 있었다. 명절이라는 사실이 주는 평온함 때문인지 함께 머무르며 서로를 감시하기도 했던 언니들은 재희씨를 둔 채 위층으로 올라간 때였다. 직전까지도 이곳을 벗어날 생각이 없었던 재희씨는 작은 틈이 생긴 순간 쉼터의 문을 열고 '이십분동안 멈추지 않고 미친 듯이' 달렸다.그럼에도 재희씨의 경험이 학대에 해당하는 지 여부는 공적으로 다퉈보기 어렵게 됐다. 아동학대범죄의 공소시효는 피해자가 성년이 되는 날부터 7년이기 때문이다. 신문고에 글을 올리고, 경찰에 사건이 접수되고,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본인의 경험을 정리해 올린 때는 이미 공소시효가 지난 후였다."지금도 어딘가에서 붙잡혀 원장실로 끌려가는 꿈을 계속 꿔요." 쉼터에서 나온 지 10년이 지난 시점에 원장을 경찰에 고소하고 커뮤니티에 글을 올릴 결심을 한 이유를 묻는 물음에 재희씨는 이렇게 답했다. /목은수 사회부 기자 wood@kyeongin.com목은수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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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 김대중 정신을 어떻게 계승할 것인가? 지면기사
탄생 100주년 여야 떠나 업적 주목사람·이념에 대한 균형있는 태도국가와 세계 전체 아우르는 안목주위 사람과 함께 나누는 생활인현재의 정치적 문제 해결 나침반올해는 김대중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이 되는 해다. 김대중만큼 논란이 많고 극단적인 평가를 받아온 정치인이 없지만, 최근에는 대통령이자 정치인으로서 그의 면모와 업적에 여야와 좌우를 떠나서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고 있다. 특히 현직 대통령이나 정치권의 무능과 문제점을 지적할 때 참고해야 할 모범으로 제시되곤 한다.평생 민주화와 남북평화를 위해 헌신해 온 김대중의 대통령으로서의 업적은 독보적이다. IMF 위기를 조기 극복하는 리더십을 발휘했고, 최초로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켰으며, 건강보험 도입·의약분업 실시·국민연금 보편화·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도입으로 생산적 복지국가의 토대를 다졌다. 또한 IT 강국으로 올라설 수 있는 정보통신 산업을 육성했고, 문화예술 분야에 적극 투자해서 BTS, 봉준호 등을 보유한 문화강국이 될 수 있는 기초를 마련했다.김대중 이후 5명의 대통령이 나왔지만 그만큼 우리의 삶과 국가의 위상에 큰 변화를 가져오는 뚜렷한 업적을 남긴 대통령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불과 20여 년 전의 일이지만 그와 이후의 정치인들 사이에 아득한 격차가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물론 국내외의 정치적 환경이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 것이 큰 요인이기는 하지만 필자는 정치인, 더 나가서 한 인간으로서 그릇의 크기에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보다 나은 정치를 위해서 김대중의 삶과 정신을 계승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어떤 점에 주목해야 할까?먼저, 사람과 이념에 대한 균형 있는 태도다. 그는 자신과의 친소관계를 떠나 사람들을 공정하게 평가하려고 했다. 자신을 핍박했던 박정희든 자신의 정치적 스승인 장면이든 그들의 공과와 장단점에 대해 균형 있는 시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우유부단하고 위기 앞에서 나약했던 장면이나 영속적인 권력을 탐하다가 비운에 간 박정희가 되지 않을 수 있었다.둘째, 국가와 세계 전체를 아우르는 안목이다. 지금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