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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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위고비' 열풍 지면기사
'다이어트가 최고의 성형.' '맛있으면 0칼로리.' 야식의 유혹 앞에 두 자아가 충돌한다. 한국인은 다이어트에 진심이다. 질병관리청 자료를 보면, 성인 10명 중 9명(여성 94.7%·남성 84.6%)은 자신이 '과체중'이상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저체중이거나 정상 체중인 여성의 46%가 다이어트를 시도했을 정도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외부 활동이 위축되자 국내 성인 비만율은 2022년 37.2%로 2014년 보다 6.3%p 상승했다. 코로나19 '확진자' 보다 '확찐자'가 무섭다며 체중조절을 부추겼다.일론 머스크의 14㎏ 감량 비법으로 화제가 된 '위고비'가 한국에 상륙했다. 덴마크 제약사가 당뇨약 임상시험 중 우연히 발견한 결과물로 2021년 미국에서 처음 판매됐다. 소화 속도를 늦추는 호르몬(GLP-1)을 모방해 식욕을 줄이고 포만감을 높여주는 성인용 비만치료제다. 주 1회씩 4주 분량의 주사 펜 하나당 출하가격은 37만2천원, 병의원에서는 80만원 안팎으로 책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1년 동안 맞으려면 천만원 가까이 든다. 물론 건강보험 적용이 안된다.지난 15일 출시되자마자 병의원의 물량 쟁탈전으로 국내 유통사 홈페이지 서버가 마비될 만큼 관심이 뜨겁다. 일부 병의원에서는 환자의 몸무게나 건강 상태를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예약금을 받고 접수부터 했다. 위고비는 체질량지수 30㎏/㎡ 이상인 고도 비만 환자 또는 27~30㎏/㎡ 미만 비만 환자면서 고혈압 등 동반 질환이 있는 환자에게 체중 감량 목적으로 처방해야 한다. 두통·울렁거림·담석증·급성췌장염 등 개인에 따라 부작용 우려도 상당하다.기원전 400년 히포크라테스로부터 시작됐다는 다이어트 역사엔 그늘진 사례가 허다했다. 19세기 중반 식초 다이어트로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1920년대에는 담배회사의 "단 것 말고 OO을 피우세요"라는 광고카피 탓에 여성 흡연 인구가 급증했다. 1980년대 유행한 하루 1천㎈ 제한 섭취법으로 영양 결핍 환자들이 넘쳐났다. 최근엔 각종 약품들이 다이어트를 주도했는데, 위고비가 시장을 평정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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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유럽전선 북한군, 접경지 특사경 지면기사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선(戰線)에 북한군이 등장했다는 국내외 보도가 잇따른다. 우크라이나가 전선에서 확보한 증거와 정보들이다. 이달 초 우크라이나 정보국은 '전선에서 북한 장교 6명이 사망했다'고 밝힌데 이어, 우크라이나 언론들은 15일 '북한군 1만명 러시아 파병'을 보도했다. 북한군 병사 18명이 탈영했다는 첩보도 공개됐다. 러시아는 북한군 파병설을 '가짜뉴스'라 일축하고, 백악관은 사실 여부를 단정하지 않았다. 북한군 파병설의 진위는 전선에서 확인될 테지만, 러시아와 북한의 처지를 살피면 뉴스의 신뢰도는 높다.러시아는 포탄이 떨어지자 북한의 탄약고를 빌렸다. 올해 들어선 전선의 병력이 바닥났다. 지난 6월 푸틴이 평양의 김정은을 찾아가 체결한 군사동맹급 북-러조약엔 '쌍방의 전쟁에 모든 군사적 원조 제공'을 명시했다. 유럽전선의 북한군은 조약의 결과다. 북한은 대가를 톡톡히 챙긴다. 유엔의 각종 제재를 러시아가 막아준다. 러시아 기술로 핵탄두 소형화 등 군사장비 현대화에 박차를 가할 수 있다.북-러협력은 양국에게 생존을 위한 국제전략이다. 중동전쟁으로 러-우 전쟁에 대한 미국과 서방의 집중력이 떨어졌다. 러시아에겐 세계의 전선이 확대되면 좋다. 한반도 군사긴장도 러시아의 이익에 부합한다. 북한에게도 체제결속, 대남분열, 대미협상의 지렛대다. 북한의 휴전선 긴장 고조의 배경에 북-러의 국제전략적 협력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경기도가 15일 경기도 접경지역 3개 시·군 11개 지역을 위험구역으로 설정하고 대북전단 살포 행위를 단속할 특별사법경찰을 파견했다. '대북전단 살포 행위가 군사적 충돌을 일으킬 위기 조장 행위로 접경지 주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한다'는 것이다. 바둑 두는 북한 앞에서 경기도가 오목 두는 모양새다. 북한이 국지적, 전면적 도발을 한다면 대북풍선 때문은 아닐 것이다.누가, 무엇이 휴전선의 국군과 접경지역 주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가. 남북연결도로를 폭파시킨 북한의 대남 적대 의지다. 사격준비 태세를 마친 북한 포병부대다. 김동연 도지사는 접경지역 단체장이다.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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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명창의 눈물 지면기사
명창이 눈물을 흘렸다. 양문석 의원의 '기생' 발언 파문이 일파만파다. 지난 10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양 의원은 김건희 여사와 무형유산 원로·문하생의 청와대 오찬간담회에서 국악인들이 가야금 연주 등 공연을 한 점을 문제 삼아 "이분들이 기생인가, 기생집을 만들어놨다"고 목청을 높였다. 김 여사를 저격하려 국악인들을 모욕한 것이다.무형유산 가야금 산조 및 병창 보유자 이영희 명인, 판소리 보유자 신영희 명창 등 국악인 20여명이 14일 분노의 기자회견을 했다. "가야금 하고 창 한 번 했다고 어찌 기생 취급을 할 수 있나", "저는 이미 나이를 먹어 괜찮지만, 유치부, 중고등부, 대학, 박사 등 뼈아프게 노력한 후학들을 위해 이 자리에 왔다"고 참담한 심경을 토로했다.국악인들은 어려운 여건에서도 전통 계승과 후학 양성을 평생의 소명으로 여긴다. 국가무형유산전승자 중 보유자·보유단체·전승교육사에게는 전수교육비가 지급되지만, 전체 전승자의 95%인 7천여명은 지원금 없이 전승활동을 해왔다. '국악진흥법'이 올해 7월 시행됐지만 열악한 처우는 여전하다. 문화재청은 우수 이수자 270여명을 선정해 전승활동 장려금을 지급하는데 2년간 매월 50만원에 그친다. 국가무형유산 보유자와 보유단체 지원금도 소폭 상향됐지만 전수교육을 활성화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서태지와 아이들은 '하여가(1993)'에 능게가락을 실어 참신한 충격을 던졌고, 지드래곤의 '늴리리야(2013)'는 '얼씨구 절씨구 잘도 놀아난다'라는 가사마저도 스타일리시하다. 전통 군례악을 활용한 BTS의 '대취타(2020)'는 빌보드에 올랐고, 지코의 '아무노래(2020)'는 국악기 챌린지로 수혜를 입었다. '쑥국 쑥국 쑥쑥국 쑥국/삼월 삼짇날 연자 날아들고/호접은 편편 나무나무 속잎 나/가지 꽃 피었다 춘몽을 떨쳐…' 밴드 이날치는 '새타령'으로 판소리·국극 소재 드라마 '정년이(2024)'의 OST 첫 주자로 나섰다.국악과 K팝의 컬래버는 때론 신명나게, 때론 애잔하게 대중에 스며든다. K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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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한국문학과 번역 지면기사
한강의 노벨상 수상이 아직도 긴 여운으로 남아있다. 120차례의 시상이 이루어지는 동안 노벨문학상은 '남의 잔치'였다. 부러움과 자조 속에서 손님처럼 '남의 잔치'를 지켜보았던 한국문학이 마침내 당당히 세계문학의 주역으로 호명됐다.한강의 수상은 온전히 한강 개인의 작가적 역량의 결과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한국문학 작가들과 독자의 오랜 비원과 이인직의 '혈의 누'(1906)를 기준으로 118년간 쌓아온 근대문학의 역사, 세계가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신장된 대한민국의 국력 그리고 무엇보다 우수한 번역이 한데 어우러진 성과이기도 하다.번역은 언어와 문자를 옮기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언어와 예술의 범주를 넘어 역사적이고 정치적이며 사회적인 행위이기도 하다. 언어가 다른 문명이 서로를 이해하는 소통의 창이자 근대화의 동력이었다. 동아시아 등 비서구 지역에서는 낙후한 제도를 바꾸고 사회를 변혁하는 유력한 수단이기도 했다.역대 노벨상 수상의 역사를 살펴봐도 번역은 결정적 요인의 하나였다. 1968년 가와바다 야스나리의 노벨상 수상은 '설국'을 번역한 번역자 에드워드 사이덴스티커가 없었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설국'은 일본 내에서도 그렇게 주목받는 작품이 아니었으나 사이덴스티커의 빼어난 번역으로 지역문학에서 일약 세계문학으로 발돋움했던 것이다. 2006년 노벨상을 수상한 오르한 파묵의 대표작 '내 이름은 빨강'은 추리서사 기법으로 투르크의 문화와 예술을 잘 재현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그런데 파묵은 영어에 능통한 작가라 창작 단계부터 영어 번역을 의식하고 번역에 용이하도록 이 작품을 썼다는 후문이 있다.한국문학이 세계를 향해 첫발을 내디딘 것은 1889년 미국에서 출판된 구비문학작품집 '한국민담집(Korean Tales)'이었고, 김옥균 암살범 홍종우가 파리 유학시절인 1892년 프랑스 소설가 로니(J. H. Rosny)와 공동으로 번역한 '춘향전'이 바로 그 뒤를 잇는다. "주인은 먼저 온 손님이요, 손님은 나중에 올 주인"이라는 해체철학자 데리다의 말을 맥락을 바꿔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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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한강의 노벨문학상 지면기사
바야흐로 '한강의 시간'이다. 스웨덴 한림원이 10일 오후 '노벨문학상 한강'을 발표하자 나라와 국민 전체가 오래된 염원을 성취한 감동에 휩싸인 주말을 보냈다.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대한민국 축구 월드컵 4강, 봉준호와 기생충의 아카데미 수상, BTS의 빌보드 차트 1위보다도 더 벅차게 한국인의 심장을 울렸다. 한국인의 노벨상 갈증이 그만큼 지극했다.한국인에게 노벨상은 세계 문명과 문화의 주류와 비주류를 가르는 척도였다. 전쟁에서 간신히 생존한 휴전국의 국민으로서 산업화와 민주화를 거쳐 G10 국가로 성장한 자부심이 높았던 만큼, 노벨상 부재로 인한 비주류의 자격지심도 깊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평화상 수상에 환호했지만 물리·화학·생리의학·문학·경제분야의 수상 갈증은 더 심해졌다.한때 줄기세포 영웅 황우석을 노벨상 후보로 작정하고 밀었던 국민 여론의 배경이었다. 독보적인 근현대사의 간난신고 서사 때문에 문학상은 수상이 유력한 분야로 주목받았다. 노벨상 발표 즈음이면 고은 시인의 안성 집필실에 기자들이 몰려들기를 몇해를 반복했다. 수원시는 아예 광교에 고은 집필실을 마련해주고 노벨문학상 산실의 도시를 꿈꾸기도 했다. 불발될 때마다 언론들은 장폴 사르트르의 노벨문학상 거부 명분을 인용해 노벨상의 의미와 가치를 폄하하는 자위성 보도를 반복했는데, 초라한 자격지심의 발로일 뿐이었다.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국민적 자격지심을 한방에 날려버린 문화적 성취다. 5·18, 4·3 등 비극적인 현대사의 심연을 처절하게 응시하고 묵상한 작품들에서 노벨상 위원회는 인간과 인간성의 원형을 보았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이 치열해서 날마다 죽음이 실려 나가고 그러는데 무슨 잔치를 하고 즐거울까." 일체의 수상 인터뷰를 거절하는 한강의 수상 태도가 묵직하다. 자신의 문학을 노벨상에 가두지 않겠다는 의지일 테다.문학가는 당대의 사제다. 신념에 따라 신탁은 엇갈리지만 당대의 인간이 나아갈 길을 밝힌다. 역동적인 한국은 다양한 신탁이 가능한 문학 만신들의 놀이터다. 한국 문화의 세계적 보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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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LP의 귀환 지면기사
LP판을 수집하고 앨범 커버를 아트(Art)라고 말하던 시대가 있었다. 턴테이블 위 '검은 도넛'에 바늘을 올려놓는 일은 감성이자 낭만이었다. LP(Long play Record)는 1948년 미국 컬럼비아레코드사가 처음 선보였는데, 45분 내외의 긴 수록 시간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당시 SP(Standard Playing Record), EP(Extended Playing Record)가 6~9분이었던 것에 비하면 놀라운 혁신이었다. 한국에서도 1950년대 말부터 LP음반이 생산돼 대중의 사랑을 꾸준히 받았다. 하지만 1980년대 휴대가 편하고 작동이 쉬운 카세트테이프, CD(Compact Disc)의 인기에 밀려 LP판은 먼지 쌓인 창고로 들어가는 듯했다.디지털의 역설이자 아날로그의 반격인가. 2000년대 인터넷과 스마트폰 보급으로 탄생한 MP3와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가 CD를 밀어내자 사람들은 아날로그를 소환했다. IFPI(국제음반산업협회)의 '2023 음악 리포트'를 보면, 소비자들은 LP판을 구입하는 이유로 '음악을 물리적인 형태로 소유할 수 있어서'(22%), 레코드판을 재생하는 경험이 좋아서(19%)라고 답했다. 앨범 이너슬리브(속지)에서 LP를 조심스럽게 꺼내 레코드판에서 재생하는 것 자체가 특별한 의식이다. 말끔하게 정제된 음질 보다 따뜻한 노이즈를 품을 때 음악은 풍성해진다. 지금 LP는 복고의 상징이자 감각적인 '사운드힙(Sound-Hip)'이다.12일 인천 최대 LP 축제가 열린다. '2024 인천 레코드 플랫폼'은 '롱 플레이의 귀환'을 자축하는 이음마당이다. 싱어송라이터 연정과 김필선, 밴드 크랙샷·솔루션스·말레이시아 미드나잇 퓨직이 쇼케이스 무대에 올라 팬들과 소통한다. 또 우예린 신곡 상담회와 인디 케이팝 명반 가이드북 감상회도 있다. 야외 광장 디제잉 파티가 텐션을 책임진다. LP 애호가들은 노머시컴퍼니·마장뮤직앤픽처스·루비레코드 등 30여 셀러들이 보유한 희귀 LP와 CD가 가득한 음반장터에 솔깃하다. 1930~40년대 창고로 쓰였던 근대 건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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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한글날 유감(有感) 지면기사
2년 전 '심심(甚深)한 사과' 파문으로 MZ세대의 문해력이 개탄의 대상이 됐다. '심심'의 한자 뜻을 몰라 무미건조하거나 싱겁다는 순우리말 '심심하다'로 새겨, 최상급 사죄인 '심심한 사과'를 조롱으로 오해한 해프닝이었다. 동음이의 한자어의 의미를 구별하지 못해 발생하는 일상의 촌극들은 언제나 있었고 앞으로도 그칠 일이 없을 것이다.그런데 선생님들에겐 심각한 문제인 모양이다. 족보는 족발보쌈세트, 이부자리는 별자리, 두발 자유화의 '두발'은 '두 다리'. 지난 7일 발표된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의 인식 조사에 참여한 초·중·고 교사 5천800여명 중 5천명 이상이 서술한 학생들의 문해력 부족 사례들이다. 금일(오늘)을 금요일로, '사건의 시발점'을 욕으로, 중식(점심)을 중국음식으로 착각하고 오해한 학생들도 있었단다.부실한 한자교육 때문에 학생들의 문해력이 떨어지는 경향 자체는 인정할 수 있다. 하지만 교사들의 개별적 체험을 전체 학생의 문제로 단정하기엔 일반화의 오류가 걱정된다. 족보를 모르는 학생도 두발과 풍력은 알 수 있다. 심심(甚深)은 MZ세대뿐 아니라 저학력 고령층에게도 어렵다. 한자교육을 받은 50, 60세대에게도 연패(連패)와 연패(連敗), 구축(構築)과 구축(驅逐)의 구분은 어렵고 헷갈린다. 읽고, 쓰고, 말하는 학교 수업 자체가 문해력을 높이는 과정이다.정작 문제는 문해력이 완벽한 지도층, 특히 정치권의 언어구사 행태다. 대화와 타협이 생명인 정치에서 문해력은 정치인이 지녀야 할 필수적인 소양이다. 그런 사람들이 악에 받친 언어를 쏟아낸다. 대통령을 '왕초 밀정', 영부인을 '살인자'라 한 야당 사람들이 있다. 이를 받아치는 여당 사람들은 야당 대표를 향해 '연쇄살인자'와 '살모사'를 언급한다. 검찰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주인을 달리하는 권력의 주구들이고, 언론은 기레기 집단으로 추락했다. 말로 인해 우리 사회에 성한 구석이 하나도 없다.증오에 가득 찬 정치인들의 언어는 문해력을 발휘해 이해할 가치가 없다. 초·중·고생들이 그들의 언어를 따라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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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이스라엘 전쟁의 이면 지면기사
이스라엘에 대한 우려와 분노가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금 이스라엘이 보여주고 있는 횡포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1948년 서방국가들의 지원과 묵인 하에 무력으로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내쫓고 이집트의 땅 일부를 점령하면서 나라를 세웠다. 이스라엘-아랍국가들 간의 갈등은 모두 여기서 시작됐다. 그간 4차례의 전쟁이 있었고, 지금 다섯 번째 전쟁 중이다.이번 5차 전쟁은 지난 2014년 7월 가자지구에서 벌어진 충돌의 연장선상에 있다. 이는 빼앗은 자와 빼앗긴 자, 되찾으려는 자와 지키려는 자 사이의 해묵은 갈등이면서 동시에 부패한 정치세력과 유대교 보수 종파의 기득권 사수를 위해 계획된 전쟁이라는 점에서 세계인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그 장본인은 바로 네타냐후 현 이스라엘 총리와 집권당 리쿠드와 유대교 종파 '하레디'다. 하레디는 매우 폐쇄적이고 근본주의적인 성향을 띤 종파다. 그동안 이들에 대해 부여됐던 각종 혜택과 병역면제 조치가 2014년 철회되자 하레디가 반발하면서 이스라엘 내부의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이스라엘 건국 이후 최장수 총리가 된 네타냐후는 2020년 5월 25일 뇌물수수·배임·사기 등의 부정부패로 법정에 선 바 있다. 정치적 위기를 맞은 네타냐후 총리와 집권당에 하레디가 손을 내밀었다. 전 국민의 12%에 해당하는 하레디의 지지가 없으면 리쿠드당은 집권당의 지위가 위태로워지며 네타냐후는 실각하고 다시 법정에 서야 한다.하레디의 지지만으로 부족한 이들은 눈을 외부로 돌린다. 전쟁이란 국가적 대사를 명분으로 자국 내의 모든 정치적 갈등을 억누르고 제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마스가 치명적인 빌미를 제공했다. 전쟁을 멈추는 순간, 네타냐후와 하레디는 다시 정치적 궁지에 몰릴 수 있기에 이들은 어떻게든 전쟁을 더 연장하고 확산시켜야 한다. 삐삐 테러를 기획하고, 이란 영사관을 폭격하는 등 아랍 국가들과 이란에게 자꾸 트집을 잡고 시비를 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중동과 세계평화가 소수 정치세력과 특정 종파의 기득권 지키기로 크게 위협받고 있다. 인류사의 거의 모든 전쟁은 소수 기득권 세력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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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흑백요리사'의 공정성 논란 지면기사
넷플릭스 예능 시리즈 '흑백요리사:요리 계급 전쟁'의 시청자 반응이 뜨겁다. 저명한 스타 요리사 20명과 익명의 재야 요리사 80명이 맞짱을 뜨는 프로그램은 공개하자마자 글로벌 시청률 1위를 질주 중이다. 이름이 공개된 '백수저' 요리사들의 저명성과 스타성은 독보적이다. 이에 맞선 80명의 '흑수저' 요리사들 중에도 유튜브 등 SNS 스타들이 적지 않지만 백수저들의 명성을 인정하며 익명을 감수했다.주류와 비주류 요리 고수들을 맛으로 충돌시킨 프로그램의 초반 시리즈는 공정한 평가로 박진감이 넘쳤다. 흑수저 80명은 백수저 20명과 맞짱 뜰 자격을 얻으려 예선전을 벌였다. 백수저들의 업적과 평판을 '공정한 현실'로 인정한 것이다. 흑백 요리사 20 대 20명의 대결에 등장한 '안대 심사'는 공정의 절정이었다. 미슐랭 셰프들을 비롯해 명성이 자자한 백수저 요리사 9명이 줄줄이 탈락했다.개인전에서 빛을 발했던 공정성이 흑백 혼합 팀전부터 흔들리더니 레스토랑 미션에서 거센 논란으로 확산됐다. 흑백 구분 없이 공정하게 뽑아 놓은 요리 고수들의 개인 역량을 억지로 팀에 가둔 것 자체가 공정과 거리가 멀다는 비판이었다. 특히 5명씩 3팀의 대결로 구성됐던 레스토랑 미션은, 각 팀에서 방출된 인원 3명이 따로 팀을 꾸리도록 한 막장급 규칙 변경으로 시청자들의 공분을 샀다.'흑백요리사'를 대한민국 계층 갈등 현장에 대입해 보면 냉온탕을 오가는 시청자 반응에 공감하기 쉽다. 금수저 20명에 도전할 흙수저 80명의 경쟁이 가능한 계층간 이동 사다리가 끊어지고 있다. 예체능 입시와 선관위 채용 비리에서 보듯이 허울뿐인 '블라인드 공정'이 허다한 세상이다. 반면에 법은 국민과 권력 사이에서 차별적으로 작동한다. 서민에겐 신속하고 엄정한데 권력 앞에선 지체되고 관용적이다.'흑백요리사'의 공정한 흑백간 실력 대결과 안대심사는 비현실적인 판타지다. 레스토랑 미션의 규칙을 마음대로 바꾼 '흑백요리사' 제작진의 전능한 권력이야말로 매일 체감하는 현실이다. 판타지에 열광했던 시청자들이 현실에 분노하며 흑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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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공부 잘하는 약'은 없다 지면기사
한때 총명탕(聰明湯)이 '공부 잘하는 약'으로 알려지면서, 학부모들이 수험생 자녀에게 꼭 챙겨먹여야 할 필수템으로 각광받았다.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를 능가하는 교육열과 동양 최고의 의서 '동의보감' 프리미엄이 붙어 학습 증진약으로 과대포장된 탓이 크다. 하지만 허준은 동의보감에 백복신(白茯神)·석창포(石菖蒲)·원지(遠志)로 지은 총명탕을 다망(多忘) 즉 건망증을 치료하는 약으로 기록했을 뿐이다.요즘은 총명탕도 모자라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치료 성분인 메틸페니데이트가 '공부 잘하는 약'으로 오인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메틸페니데이트를 처방받은 환자가 이미 지난해 전체 처방 환자 수를 육박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의료용 마약류 월간 동향'을 보면 상반기에만 25만6천848명이 처방을 받았다. 이는 지난해 메틸페니데이트를 처방받은 환자 28만663명의 91.5%에 달하는 수치다. 더 큰 문제는 10대 이하 환자가 대폭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10대 이하 남성이 8만5천106명, 10대 이하 여성이 3만2천780명이다. 10대 이하 남성은 전 연령 남성중에서 최다, 10대 이하 여성은 20대 여성 다음으로 많았다.지난 9월 수능 모의평가를 앞두고는 온라인에서 ADHD 치료제가 '공부 잘하는 약'으로 버젓이 유통됐다. 8월 '수험생 관련 식의약품 부당광고 및 불법유통 특별점검'에서 적발된 마약류 불법 유통사례는 총 669건이나 된다. 지난해 수능 직전 점검했을 당시 적발된 200건보다 3.4배나 많다.수능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올해 고3은 3고(苦)에 긴장한다. 역대급 폭염으로 학습 능률은 떨어졌고, 의대 정원 증원 문제로 혼란은 계속되고 있다. 상위권 N수생의 대거 도전장, 졸업생 지원자가 16만명을 넘었다니 말이다. 학부모와 수험생을 현혹하는 '불안 마케팅'이 기승을 부릴 환경이다.중추신경계를 자극하는 '메틸페니데이트'를 오남용하면 두통·불면증 등 부작용을 동반한다. 심각한 경우는 환각과 망상까지 나타날 수 있다고 전문가는 경고한다. 약물에 기대 요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