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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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참성단] 세계 비건의 날 지면기사
오늘이 '세계 비건의 날'이다. 1944년 영국에서 비건소사이어티가 결성되면서, 비건(Vegan)이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했다. 이후 1994년 창립 50주년을 맞아 11월 1일을 '세계 비건의 날'로 지정해 매년 기념하고 있다. 비건은 애초에는 유제품까지 먹지 않는 엄격한 채식주의자를 뜻했다. 이후 1951년경 동물 착취 제품의 소비를 거부하는 소비자운동인 비거니즘(Veganism)으로 개념이 확장됐다.a²+b²=c² '피타고라스 정리'로 유명한 그리스 수학자이자 철학자 피타고라스(기원전 570~495년경)는 채식주의자의 조상으로 불린다. 피타고라스는 윤회와 사후의 응보를 믿었다. 현재는 인간이어도 다음 생에는 돼지로 환생해 베이컨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피타고라스는 절제된 식생활뿐 아니라 의복에서도 비건을 실천했다. 가죽과 양털 옷 대신 흰색의 식물성 망토를 입고 비거니즘 라이프를 전파했다.비건은 까다로운 별종들만의 취향이 아니다. 하나의 소비 트렌드이자 산업이다. 세계 비건 인구는 8천800만명(2023년)으로 약 1.1%에 해당한다. 유연한 채식주의자까지 합치면 14%에 달한다고 한다. 세계 비건식품 시장은 160억5천만 달러로 연평균 13.8% 상승, 베지노믹스(Vegenomics)라 칭할 정도로 성장했다.한국에서도 식품, 화장품, 의류, 생활용품 등 다양한 비건 제품들이 생활 곳곳에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2030세대의 가치소비 트렌드를 따라 식품·화장품업계가 비건 상품들군을 쏟아낸 덕이다. 육류와 거리가 먼 불교계의 역발상도 유쾌하다. 구례 화엄사는 콩단백질 패티를 넣은 세계 최초 '사찰 비건버거'를 탄생시켰다. 패션계는 '애니멀·PVC 프리'에 골몰한다. 콧대 높은 브랜드들도 모피(Fur)를 포기하고 탄소중립 다운재킷을 출시했다. 사탕수수 섬유뿐 아니라 비건 가죽도 만든다. 농촌진흥청은 최근 버섯곰팡이로 가죽을 대체할 소재 기술을 독자개발해 특허까지 출원했다.환경보호, 동물복지, 건강, 종교, 윤리, 취향 등 비건의 동기가 무엇이든 상관없다. 육류 생산 과정에서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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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대박난 한강라면 조리기 지면기사
라면은 포장지에 표준 조리법이 인쇄돼 있다. 라면 제조업체 연구진이 심혈을 기울여 찾아낸 물의 양과 끓이는 시간이 핵심이다. 그대로 따라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국민 1인당 1년에 77개의 라면을 먹는 나라다.(2022년 기준) 국민식품 라면을 표준 조리법에 가둘 국민이 아니다. 유튜브엔 최고의 조리법을 자랑하는 라면 고수들이 즐비하다.그런데 저마다 추억하는 인생 최고의 라면은 조리법을 초월한다. 같은 음식이라도 시간·장소·상황에 따라 맛은 하늘과 땅 차이다. 군기만 세고 급식은 형편없던 시절 군 복무를 했던 남성들에게 '반합 라면'은 잊을 수 없는 맛이다. 라면 혐오자도 알프스를 바라보며 먹었던 몽블랑과 융프라우 컵라면은 천상의 맛으로 기억한다. 야영장에서, 어부의 뱃전에서, 청춘의 자취방에서 면발에 삶의 희로애락이 밸 때마다 무한히 확장되는 라면의 맛이다.조리기구도 라면 맛을 결정한다. 라면은 빠르게 끓여내야 제맛이다. 집집마다 라면용 양은냄비는 필수다. 업소에서 찌그러진 양은냄비를 만나면 먹지도 않고 맛을 기대한다. 군 시절을 추억하는 캠핑족들은 라면용 반합을 챙긴다. 구이용과 전골용 조리기구로 진화한 솥뚜껑에 졸여 먹는 라면 맛에 빠진 사람들도 많다. 라면 포장지를 조리도구로 활용할 정도로 한국인의 라면사랑은 집요하다.'한강라면' 열풍이 대단하다. 한강 공원 편의점에서 산 봉지라면을 종이그릇에 즉석 조리기로 끓여 먹는 라면이다. 강변의 운치를 즐기며 저렴하게 시장기를 달래니 인기가 폭발하면서, 한강보다 '한강라면'을 체험하려는 내외국인들로 강변이 붐빈다. 장소와 조리기구의 절묘한 조합이 만들어낸 문화체험이다.급기야 한강라면 조리기가 수출 대박을 쳤다. 월드옥타(세계한인무역협회)가 오스트리아 빈에서 개최한 '한국상품박람회'에서 라면 즉석 조리기 '하우스쿡'이 800만 달러(110억원)의 수출계약을 따냈다. 인천 기업인 '범일산업' 제품인데, 재미동포 사업가와 불가리아·중국 바이어가 앞다투어 수입을 결정했단다. 지난해 1조2천억원어치 수출된 한국 라면을 따라 조리기도 해외에 첫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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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AI디지털교과서 지면기사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덕분에 전 세대가 모처럼 책과 독서에 푹 빠졌다. '텍스트 힙(Text Hip) 현상'이다. 2030세대는 종이책 완독을 인증하는 게시물을 SNS에 올린다. 중장년층은 문학소년·소녀 시절로 돌아가 서점을 찾는다. 허무한 영상의 파도타기에서 탈출해 평소 책을 멀리하던 사람마저 종이책을 소비하고 즐기는 '근사한 신드롬'이다.'텍스트 힙'의 원조는 한국의 열성 학부모라 할 수 있다. 1994년 대입 논술고사가 부활한 뒤부터 자녀들을 논술학원에 보내고 서점에서 입시생 필독 도서를 사다 날랐다. 문해력이 수능 등급과 대학을 결정한다는 입시 전략 때문이었다.AI디지털교과서(AIDT) 도입을 앞두고 문해력과 학력 격차 우려 등 논란이 끊이질 않는다. 교육부는 AIDT를 내년 초등 3·4학년, 중·고교 1학년 영어·수학·정보과목부터 단계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기존의 종이교과서를 디지털에 옮기는 것을 넘어서, 학생별 학습 수준을 고려해 AIDT가 필요한 교재를 제공한단다. AI튜터링 기술로 학생들의 맞춤 교육을 지원한다는 취지다.학부모들은 심란하다. 가뜩이나 폰을 쥐고 사는데 교과서까지 태블릿으로 바뀌면 자녀들의 디지털기기 의존이 더 심해질까 걱정이다. 문해력 형성 시기인 초등학생들의 종이 교과서를 없애는 게 맞느냐고 목소리를 높인다. 자신의 자녀가 디지털교과서 첫 적용 세대인 점 자체가 불안한 표정이다. 유럽의 교육 선진국들의 사례가 학부모의 불안을 부추긴다. 디지털 교육을 적극 권장했던 스웨덴은 6세 미만 아동에 대한 디지털 학습을 중단했고, 핀란드는 종이교과서로 다시 돌아왔다. 충분한 사례 분석이 필요하다.지난 5월 국회 국민동의청원에 올라온 '2025 AIDT 도입 유보 청원'이 게시 30일 만에 5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중 9곳이 디지털교과서 도입에 '신중' 의견을 밝혔다. 디지털교과서가 교육부의 의지와 현장의 반발 사이에 갇힌 형국이다.노벨문학상 수상으로 책과 서점, 독서가 '텍스트 힙'으로 한류 열풍에 겨우 진입한 시점에 디지털교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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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토지' 일본어 완역 지면기사
한국문학이 황금기를 맞았다. K-팝, 드라마, 웹툰 등 대중문화에서 성가를 높이던 한국문화가 한강의 노벨상 수상 이후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계 미국 작가 김주혜가 '작은 땅의 야수들'로 톨스토이 문학상을 거머쥐었다. 연이은 낭보로 입꼬리가 찢어질 정도인데, 한국문학사가 낳은 걸작 박경리의 '토지'가 이달 일본에서 10년 만에 완역, 출간됐다.'토지'는 박경리 선생의 필생의 역작으로 집필에만 25년이 걸린 대하소설이다. '토지'는 최 참판 일가와 이용 일가를 중심으로 한 가족사 소설이면서 작은 한국근대사다. 총 20권에 5부 25편으로 구성됐으며, 등장인물만 해도 600명이 넘는 거대한 작품이다. 작품의 성격이나 결은 다르지만, 20세기 소설 중 상상력의 끝판 왕이라 할 프루스트의 장편 대작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도 '토지'에 비견된다. 집필에만 14년이 걸렸으나 완결되지는 못했다. 두 작품 모두 작가들이 자신의 일생과 맞바꾼 대작들이다.사람마다 얼굴과 지문이 다르듯 작품도 노선이 다르다. 이야기와 메시지 곧 서사가 중심을 이루는 작품도 있지만, 서사보다는 문장과 작가의 상상력에 방점이 찍힌 작품들도 있다. 송편은 소보다 떡 자체가, 만두는 만두피보다 만두소가 더 중요하듯 '토지'는 거대한 서사에,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문장과 내면적 성찰과 상상력에 특장이 있는 작품이다.그러나 서사가 중요하든 문장이 중요하든 간에 문학이 지역의 울을 벗어나 세계문학으로 나가는 데는 번역이 필수다.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설국'을 세계에 알리고 노벨상을 안겨준 결정적 계기가 된 것이 에드워드 사이덴스티커의 영역(英譯)이었듯 칼 마르크스의 셋째 딸 엘리노어 마르크스 또한 문학작품 번역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영어·독일어·불어에 능통했던 엘리노어는 플로베르의 '보봐리 부인'과 입센의 '인형의 집'을 영역(英譯)한 최초의 번역자다.'토지'가 한국문학의 울을 넘어 세계문학을 향해 나간 지 오래됐다. 1983년 일본 문예신서 일역판을 시작으로 1994년 프랑스 벨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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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일용 엄니' 김수미 지면기사
역대 최장수 드라마 '전원일기'는 '회장님네'와 '일용이네' 두 집안 이야기다. 회장님네는 3대에서 4대에 이르기까지, 대가족이 엄부자모인 김 회장 부부를 중심으로 양지바른 마을 '양촌리'를 이상향으로 만드는 이상적인 가족이다. 반면에 보따리 장수로 마을을 찾았다 회장님네의 도움으로 양촌리에 모자 가정을 꾸린 일용이네는 결핍과 상처투성이 가정이다.회장님네가 업동이를 호적에 올리고 대가족의 소소한 갈등을 사랑으로 품을 때, 일용이네는 동네 사람들과 다투고, 모자와 고부 갈등으로 늘 시끄럽다. 수다쟁이 일용 엄니는 동네 온갖 일에 참견하는 사건의 주역이다. 때로는 이기적인 속물이고 가끔은 정의로운 해결사다. 깊은 속정과 달리 아들과 며느리를 향한 말투엔 정나미가 없다. 일용이의 불 같은 성정도 '엄니'와 같다. 타향에 정착한 모자의 억척이 매울수록 회장님네의 사랑과 평화가 푸근해진다.전원일기 재방송을 볼 때마다 회장님네 보다 일용이네 에피소드에 집중한다. 생존하려 억척을 떨고 자식을 지키려 극성을 부려야 했던 시대를 '일용 엄니'를 통해 기억해서다. 전쟁과 혁명과 산업화의 여파가 혼재된 전원일기의 시대엔, 한국의 많은 가정들이 일용이네처럼 가족의 결손, 타향살이, 가난 등 크고 작은 결핍을 안고 시끌벅적하게 살았다.'일용 엄니' 김수미 배우가 25일 사망해 27일 발인식을 마치고 영면에 들었다. 올해도 방송에서 만났던 얼굴이다. 전원일기를 마친 뒤에도 영화, 드라마, 뮤지컬, 예능의 주·조연을 맡아 쉬지 않았고, 남도의 집밥 솜씨로 홈쇼핑에서 김치와 간장게장도 판매했다. 일용 엄니의 억척이 김수미의 삶에서도 그친 적이 없었다. 전원일기의 스핀오프 예능인 '회장님네 사람들'에서 안주인을 맡아 김 회장 부부를 손님으로 맞았다. 억척으로 일군 일용 엄니의 '역전'이다.지난해 10월 독사 감독 박종환과 사랑의 시인 김남조의 잇단 타계에 본란에서 '사랑과 독기 말고는 삶을 지탱할 수 없었던 시대와의 아름다운 이별을 생각한다. 그래야 오늘을 살고 내일을 살아 낼 시대정신을 모색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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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인천공항 '연예인 별도 출입문' 지면기사
스타들의 공항패션, 열광하는 팬덤, 고성능 '대포 카메라' 부대, 검은 정장의 경호원들. 흔하고 익숙한 스타들의 공항 출입국 풍경이다. 세계무대를 누비는 한류 덕에 연예인들의 출입국이 잦아지면서 공항은 팬들이 스타들을 직관할 수 있는 성지가 됐다."배우님 들어가시면 승객분들은 3번 게이트 이용하시겠습니다. 여기 게이트를 막을 겁니다." 경호원들은 일반인 출입을 통제에 그치지 않았다. 일반 이용객들을 향해 플래시를 비추고, 라운지에 대기하던 탑승객의 항공권까지 검사했다는 영상과 사진이 SNS를 타고 퍼져나갔다. 지난 7월 배우 변우석 '황제 경호' 논란은 급기야 국가인권위원회에 인권침해로 진정이 제기됐고, 소속사는 사흘이 지나서야 사과했다. 결국 공항경찰단은 사설 경호업체 대표와 경호원을 경비업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스타 출입국 때마다 홍역을 치렀던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대책을 내놨다. 오는 28일부터 연예인 등 유명인에게 별도의 출입문을 개방한다는 것이다. 셀럽의 출국으로 혼잡해지면 일반 여객들의 불편과 피해가 발생하고 사고 위험성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연예인을 위한 전용 출입문을 새로 만드는 것은 아니다. 연예인이 희망할 경우 승무원과 조종사 등이 통과하는 전용 출입문을 함께 이용하게 된다.온라인에서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많은 팬들이 모여드는데 일반 탑승객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당연한 조치다.", "어차피 기존에 있던 출입문을 활용하는 것이니 문제없다." 찬성은 안전에 집중한다. "공적 업무를 수행하는 것도 아닌데 불필요한 특혜다.", "연예인이 벼슬이냐 특권의식이 더 생길 것 같다." 반박은 특혜에 민감하다.국가 지정 가급 보안시설인 공항이 연예인들의 팬미팅 현장으로, PPL(간접홍보) 무대로 활용되면서 벌어진 해프닝이다. 기획사들은 연예인들의 공항 출입국 스케줄을 홍보한다. 연예인이 타고 가는 차량부터 옷·가방·신발 하나하나가 협찬 품목이기 때문이다. '경호 논란' 시비는 스타 마케팅과 과열된 팬덤 사이에 있다. 문화적인 규범이 없으니 검은 정장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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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노인 연령 상향 조정 지면기사
인터넷에서 '65세 혜택'을 검색하면 대중교통(지하철 무료 이용·철도요금 30% 할인 등), 의료(틀니 및 임플란트 비용 지원·무료 예방접종 등), 문화(고궁·박물관·국공립공원 등 공공시설 무료입장) 분야 공짜 복지가 즐비하다. 소득 하위 70%는 기초연금을 받고 각종 돌봄 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다. 주거, 금융, 세금 관련 복지도 짭짤하다. 정부와 지자체가 만 65세를 기준으로 노인복지 정책을 쏟아낸 덕분이다.노인의 '노(老)'의 출전은 '예기' 곡례편이다. '일흔을 노(老)라 하며 가진 것을 전하는 시기(七十曰老 而傳)'라 했다. 다소 황당하다. 조선과 중세유럽의 평균 수명이 40세 안팎으로 추정되는데, 기원전 예기의 시대에 은퇴하고 유유자적할 기준 연령을 70세로 잡았으니 말이다. 지배층의 평균 수명이 일반 백성들의 두 배는 돼야 가능할 법 한데, 과연 그랬을까 싶다.70세를 노인의 기준으로 보고 80~90세를 '모(모:기력이 다한 노인)'로 구분한 예기는 60대를 '기(耆)'라 하여 원로의 능력을 발휘하는 시기로 봤다. 100세 인간들의 이상향인 예기의 생애주기는 수천년 후인 현대에 실현됐다. 유엔은 2009년에 '100세 인간 시대'를 선언했다. 덩달아 65세 안팎인 노인 기준 연령이 선진 각국에서 사회적 화두가 됐다.이중근 대한노인회장이 지난 21일 65세인 노인 연령을 매년 1년씩 늘려 75세로 상향할 것을 정부에 건의했다. 다음날 한덕수 국무총리는 "중요한 문제로 보고 검토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정작 정부가 노인 연령 70~75세 상향조정을 국가 전략으로 발표한 게 2012년이다. 그런데 실행 계획은 여전히 없다. 노인 연령 상향은 현행 노인 복지 정책 전체가 연동된 거대 개혁이다. 거대한 세대 반발을 감수할 정권은 없다. OECD 국가 중 최악의 노인 빈곤율도 개혁의 발목을 잡는다.자신을 노인이라 생각할 60대는 없다. 경기도의회가 '노인' 대신 '선배시민'으로 개칭한 지원조례안을 만든 배경이다. 2050년이면 차별 없이 복지정책을 누릴 65세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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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황색점멸등 지면기사
문제: 다음 보기 중 차량이 황색 점멸등이 있는 교차로에 접근할 때 올바른 행동은? ①진행하던 속도를 줄이지 않고 이동한다. ②교차로에 진입하기 전에 정지한다. ③다른 교통상황에 주의하며 서행하면서 진행한다. ④신호를 무시하고 진행한다.깜빡! 깜빡! 운전을 하다가 점멸신호등을 만나면 멈춰야 할지 그냥 지나가도 될지 순간 고민하게 된다. 주도로에서 운영되는 황색점멸등은 주위를 살피면서 서행으로 통과하고, 부도로의 적색점멸등은 정지선이나 횡단보도, 교차로 직전에 일단 멈춘 뒤 이동해야 맞다. 교차로 진입시 적색점멸등 보다 황색점멸등 이용자에게 통행우선권이 있다. 정답은 ③번이다.점멸신호등을 고장난 신호등으로 착각하면 안 된다. 엄연한 공식 신호체계다. 점멸신호등은 통행량이 많지 않은 지역과 시간대에 신호 대기를 줄이고 원활한 교통 흐름을 위해 운영한다. 정상 작동하는 신호등을 심야시간(자정~오전 5시)에 점멸 신호로 전환하거나, 24시간 항시 점멸 신호를 보내기도 한다. 2022년 말 기준으로 경기남부 2천400개, 경기북부 2천112개, 인천 532개 등 전국에서 1만7천990개가 운영 중이다.2019년 강화된 운영기준에 따라 점멸신호등은 4차로 이하 도로에, 통행량이 시간당 400대 이하일 때만 운영한다. 하지만 5, 6차로에서도 점멸신호등이 운영돼 사고 우려를 높이기도 한다. 특히 노인과 장애인, 어린이 등 보행약자들은 신호 없는 횡단보도를 건널 때 더 위축된다. 질주하는 차량들 사이에서 굳어버린 채 중앙선에 서있는 장면은 아슬아슬하다. 최근 남양주시의 한 교차로에서 20대 현역 육군 여장교가 몰던 차량에 70대 여성이 치여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당시 황색 점멸신호가 켜진 상태에서 앞 차량을 따라 좌회전하다가 길을 건너던 보행자를 발견하지 못한 것이다. 왕복 5차로인데도 점멸신호등 상태였고, 이 때문에 횡단보도 보행자 신호등은 꺼져있었다.신호 위반으로 인한 사고는 가을철 교통사고의 20%에 달한다. 신호를 제대로 준수하면 사고를 20% 줄일 수 있다는 말이 된다. 운전을 보면 운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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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스웨덴 왕실과 한국의 인연 지면기사
서봉총은 경주시 중앙동에 있는 신라 고분(古墳)이다. 고분은 문자 그대로 옛 무덤이란 뜻이다. 능은 왕과 왕비, 원은 왕세자·세자빈·후궁·왕의 부모, 묘는 왕실 가족과 사대부와 일반인, 총(塚)은 유물이 있고 주인을 알 수 없는 무덤을, 분(墳)은 주인도 알 수 없고 유물도 없는 무덤을 가리킨다.서봉총은 1926년 스웨덴의 왕세자이자 고고학자인 구스타브 아돌프가 발굴 작업에 참관하여 직접 세 마리 봉황이 장식된 금관을 채집하였기 때문에 스웨덴을 가리키는 한자명인 서전(瑞典)의 서(瑞)자와 봉황의 봉(鳳)자를 따서 서봉총이란 이름을 붙였다. 고고학 전공자들 사이에 전해져 내려오는 말에 따르면 봉황 새 문양의 금관을 이미 발굴한 상태였으나 때마침 발굴 현장을 방문한 왕세자인 구스타브 공작을 배려하여 구스타브 공작이 금관을 발굴하는 것처럼 꾸미는 장면을 연출하여 사진만 찍은 것이라고 한다.영어를 비롯하여 외국어 사용이 보편화하기 이전에는 다른 국가 명을 한자로 표기하는 경우가 많아 이해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스웨덴을 가리키는 서전도 그렇지만 특이한 국명이 많아 혼선을 빚기도 한다. 가령 스위스는 서서(瑞西), 오스트리아는 오지리(墺地利), 튀르키예의 옛 국명 터키는 토이기(土耳其), 핀란드는 분란(芬蘭), 벨기에는 백이의(白耳義), 아르헨티나는 이이연정(亞爾然丁)이라고 한다.서전 곧 스웨덴과 우리가 국교를 맺고 수교하기 시작한 것은 1959년으로 올해로 꼭 65주년이 됐다. 스웨덴의 현 국왕은 칼 구스타브 16세이다. 서봉총 발굴에 참여했던 아돌프 공작이 현 국왕의 아버지인데, 그는 1973년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했다. 현 국왕 구스타브 16세는 조부로부터 왕위를 물려받았다.노벨상은 매년 스웨덴의 화학자 알프레드 노벨(1833~1896)의 기일인 12월 10일 스톡홀름 콘서트홀에서 시상식이 열린다. 노벨상은 구스타브 국왕이 직접 시상한다. 참고로 노벨문학상은 작품상이 아니고 생존해 있는 현역 작가에게 수여되는 상이기에 '노벨문학상 수상작'이란 말은 성립할 수 없는 말이다. 이번 작가 한강의 제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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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경기도교육청 '채식주의자' 논란 지면기사
미국 도서관협회(ALA)는 해마다 금서 지정 요청 통계를 공개한다. 2022년 금서 지정 요청 도서가 총 1천269건으로 전년(729건) 대비 두배 가까이 늘었고, 1993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토니 모리슨의 '가장 푸른 눈'이 금서 요청 3위에 올랐다. 근친강간 장면을 책의 주제와 분리한 '의도적 무지'의 결과다.LGBTQ(성소수자)와 흑인차별을 다룬 책들을 겨냥한 보수진영의 금서 투쟁은 격렬하다. 시위에 그치지 않는다. 전국 주, 카운티의 공화당은 자기들의 금서 목록을 학교와 도서관에 강제하는 입법을 밀어붙이고, 진보 진영은 '표현의 자유'를 외치며 반대한다. 그런 진보도 '허클베리핀의 모험'을 흑인차별 작품으로 낙인찍었다. 진영 사이의 PC(정치적 올바름) 전쟁에 고전과 명작들이 피를 흘린다.토니 모리슨에 이어 비백인 여성 두번 째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의 '채식주의자' 금서 논란이 기로에 섰다. 무대는 경기도교육청이다. 지난해 국내 일부 보수단체들이 '부적절한 성교육 도서 폐기'를 주장하며 교육청과 학교를 압박하자, 도교육청이 학교에 공문을 발송했다. 진보 진영은 금서 지정을 주도한 공문이라 비판한다.한강의 노벨상 수상이 발표되자 교육청이 난감해졌다. '채식주의자'가 폐기해야 할 부적절한 성교육 도서 목록에 들어가 2권이 실제로 폐기됐다. 도교육청은 '현황파악용 공문'이며 '도서 폐기 결정권은 학교의 몫'이라고 주장하지만, 노벨문학상의 권위와 한강 열풍 앞에 초라하다. 간행물윤리위원회가 올 4~6월에 걸쳐 부적절한 성교육 도서 68권 전체를 '문제 없다'고 결정했다. 공문 자체가 무색해졌다.보수단체 일각의 '성교육 도서 폐기 집회'나 '한강 노벨상 규탄 집회'는 진영의 문학적 결핍과 역사적 자격지심의 반증 같아 안타깝다. 토니 모리슨의 말에 정답이 있다. "당신이 정말로 읽고 싶은 책이 있는데 아직 그런 책이 없다면 당신이 직접 써야 한다."내일 경기도교육청 국정감사가 있다. 한강의 채식주의자로 시끄러울 테다. 도교육청을 향한 야당 의원들의 고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