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참성단] 탈북민
    참성단

    [참성단] 탈북민 지면기사

    사선을 넘어 남한에 정착한 탈북민은 올 3월 기준 3만4천121명에 달한다. 지난 8월 강화군 교동도로 부자(父子)가 귀순했는데, 의족을 찬 '영예군인' 아버지는 급류에 휩쓸려 사망하고 말았다. 특별대우를 받는 '영예군인'조차 탈북할 만큼 북한의 경제 상황은 심각해 보인다. 2016∼2020년 탈북한 북한 주민 10명 중 7명(72.2%)은 탈북 전 1년간 식량 배급을 받은 경험이 없다고 답했다. 고질적 경제난 속에 북한의 배급 체제가 붕괴된 지 오래다.탈북민은 정보 당국의 조사를 거쳐 안성·화천에 위치한 하나원에 입소하게 된다. 12주 과정의 사회 적응 기초교육을 마치면 초기 정착지원금 1천만원을 받게 된다. 2022년까지 800만원이었으나 지난해 900만원, 올해 1천만원으로 인상됐다. 내년에는 1천500만원으로 오를 예정이다. 하지만 일시금이 아니라 분할 지급된다. 설상가상 하나원을 나오자마자 탈북 브로커들이 기다리고 있다. 정착금을 내어주면 빈손이다. 주거 알선 등 도움을 받지만 무한 경쟁사회는 가혹하고 냉정하기만 하다.30대 탈북민 A씨가 1일 버스로 통일대교를 건너려다 실패했다. A씨는 이날 오전 1시쯤 파주 문산읍의 한 차고지에서 마을버스를 훔쳐 통일대교 남단까지 내달렸다. 통일대교 남단에서 경계근무를 서던 초병의 제지도 무시한 채 버스를 몰다가 바리케이드를 들이받고서야 멈춰섰다. 결국 A씨는 절도혐의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10여년 전 탈북해 서울 신림동에서 살던 A씨는 "남한살이가 힘들었다"고 토로했단다.국가인권위원회 '2023 북한이탈주민 위기가구 인권 실태조사'를 보면, 차별 등 무시 상황에서 도움을 요청할 사람이 있다는 답은 31%에 그쳤다. 또 '2023 인권의식 실태조사'에서는 여러 형태의 사회적 소수자 중에서 북한이탈주민이 선출직 공무원이 되는 것이 불편하다는 응답이 66.2%나 됐다. 탈북민에 대한 차별과 편견이 심각한 현실을 보여준다. 지난 2012~2022년 북한으로 다시 돌아간 탈북민은 31명이다. "탈북민은 한국인, 조선족에 이은 3등 국민입니다"

  • [참성단] 조계종 2만5천명 집단 명상
    참성단

    [참성단] 조계종 2만5천명 집단 명상 지면기사

    한 전문업체의 최근 집계에 따르면 올해 8월 한달 한국인이 가장 오래 사용한 앱인 유튜브 총 시청 시간이 1천174억분(19억5천666만시간)이란다. 전 국민(5천100만 명)이 각자 하루 중 73분을 유튜브 시청에 썼다는 얘기다. 인스타그램, 카카오톡, 네이버, 넷플릭스, 쿠팡 이용 시간도 만만치 않다. TV처럼 대중의 감각을 소비하는 전통 미디어의 영향력도 여전하다.현대인의 감각기관은 쉴 틈이 없다. 각종 온라인 매체 등장 이후 시각과 청각이 혹사당한다. 시청각뿐 아니다. 경제적 여유층의 후각·미각·촉각은 먹방, 맛집순례, 여행 등 각종 체험영상을 따라하느라 후각·미각·촉각을 곤두세운다. 경제적 여유가 없으면 인플루언서들의 콘텐츠로 오감을 상상하는 감각의 시대다.지난 28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스님과 불교신자 2만5천명이 명상에 빠졌다. 5분의 명상 시간 동안 광화문은 고요의 바다였단다. 집단 명상은 대한불교조계종이 주최한 '2024 국제선명상대회' 개막식 이벤트였다. 대회 취지를 일별하니, 명상을 통해 일체 만물의 기원이 마음(일체유심조)이라는 화엄경의 진리를 깨달아 평화로운 세계를 실현하자는 제안인 듯하다.명상(冥想/瞑想)의 사전적 의미는 '고요히 눈을 감고 깊이 생각함'이다. 불교의 참선, 기독교의 묵상은 종교적 구도의 과정이나 수단이니 가장 심오한 수준의 명상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명상은 현대인의 심리 치유와 정신건강 유지 수단으로 각광받는다. 서구 의학계는 명상의 심리 치유 효과를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많은 서양인들이 한국의 템플 스테이에 참여해 참선과 명상의 매력에 빠진다.수년 전부터 기원이 불분명한 멍 때리기 대회가 전국에서 열린다. 초연결시대의 반작용일 테다. 미디어기술 발전으로 사람과 사람이 거미줄처럼 연결된 시대를 살려면 오감을 활짝 열어 외부의 자극에 반응해야 하니 스트레스가 치솟는다. 온라인으로 묶이면서 사람 사이의 반목과 혐오가 더 깊어지고 넓어졌다. 마음의 병을 앓는 사람들로 사회는 불안하다.예전 같으면 멍청해 보였을 '멍 때리기'가 감정을 치유하고 오성(悟性

  • [참성단] 공포의 경인아라뱃길
    참성단

    [참성단] 공포의 경인아라뱃길 지면기사

    한강과 서해를 뱃길로 연결하려는 노력은 오래전부터 있었다. 각 지방에서 거둔 조세를 운송하던 조운(漕運) 항로인 염하는 폭이 좁은 데다 만조 때만 운항이 가능했고, 손돌목은 '배들의 무덤'이라 불릴 만큼 험했다. 안전한 조운항로가 필요했을 법하다. 고려 고종 때 인천 가좌동 부근 해안~원통현~굴포천~한강을 연결하는 우리 역사상 최초의 운하를 시도했다. 하지만 원통현 암석층을 뚫지 못해 좌절됐다. 이후 1966년 서울 가양동~인천 원창동 율도 구간, 1995년 경인운하사업도 경제성 논란으로 멈췄다.숱한 곡절 끝에 경인아라뱃길(이하 아라뱃길)은 2012년 5월 개통됐다. 행주대교 인근 아라 한강갑문에서 시작해 김포·인천 계양구를 거쳐 인천 서구를 통해 바다에 닿는다. 상전벽해를 이룬 국내 최초의 내륙 운하, 요트가 떠있고 문화축제가 풍성한 온 가족의 힐링공간이라고 떠들썩하게 홍보했다. 아라뱃길의 수난은 개통 당시부터 계속됐다. 2조원 넘게 쏟아부었는데 항만물류 실적은 겨우 8%에 그쳤고, 관광객도 없고 쓰레기 수송로로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기도 했다. 개통 1년 만에 운하에 설치된 교량들은 '자살다리'라는 오명이 붙었다. 2016년 6월 목상교 인근에서 머리 없는 시신이 떠올랐는데, 국과수는 스스로 투신한 것으로 판단했다. 2020년 발견된 30~40대 여성으로 추정되는 시신은 신원을 확인하지 못한 채 미궁에 빠졌다. 최근에는 지난 21일 수로에서 10대가 숨진 채 발견됐다. 앞서 17일에는 굴포천 1교 물가에서 50대가 숨진 채 발견됐고, 훼손 시신 일부는 나흘 뒤 다남교 인근에서 추가로 떠올랐다.아라뱃길은 인적이 드물어 자살이나 범죄에 취약하다. 다리 15곳 중 자살을 막을 수 있는 안전난간이 설치된 곳은 3곳에 불과하다. 사건을 감시하는 CCTV는 겨우 27대, 1.5㎞에 한 대꼴이다. 발견된 시신은 2021~2023년 3년간 15구, 올해만 벌써 10구에 이른다. 심각한 상황에 비해 너무나 안이하고 허술한 대책이다.아라뱃길의 '아라'는 민요 '아리랑'의 후렴구 '아라리오'에서 따온

  • [참성단] 정몽규 회장과 수원시립미술관
    참성단

    [참성단] 정몽규 회장과 수원시립미술관 지면기사

    "먼저 일면식도 없는 회장님께 고언을 드리는 심경, 착잡합니다." 필자가 문화부장 때 정몽규 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 회장에게 보낸 공개서한의 첫 문장이다.(데스크칼럼 '현대산업개발 정몽규회장 앞' 2015년 8월 6일자 13면) 경인일보는 2014년 11월부터 현산이 수원시에 기부채납할 미술관의 가칭인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에서 '아이파크'를 빼야한다는 취재 및 기획보도를 연재했다.현산의 시립미술관 기부채납은 8천세대 가까운 초대형 아파트단지 개발사업의 대가였다. 시립미술관 부지는 시민혈세 500억원이 투입된 시유지였다. 기부채납된 미술관의 운영에도 혈세가 투입된다. 미술관 명칭에 아이파크가 들어가고, 1층에 '포니정홀'이 상주할 이유가 없었다.현산은 집요했고 수원시는 현산을 두둔했다. 둘 다 기부채납을 기부라고 강변했다. 공개서한 칼럼에서 "회장님의 위치가 너무 높아 이 문제가 실무진 수준에서 허술하게 다루어지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며 "나쁜 기부의 대표 사례로 기억되고 회자될 수 있는 사안"이니 가벼이 여기지 말라 경고했다.답장은 없었고, 결국 2015년 10월 8일 현산과 수원시의 뜻대로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이 개관했다. 햇수로 7년 만인 2022년, 수원시의회가 조례로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을 '수원시립미술관'으로 개칭했다. 그해 1월 시공 중인 광주 화정아이파크가 무너졌다. 붕괴된 부실 아파트 브랜드를 시립미술관 명칭에 남겨둘 명분이 없었다. 정 회장이 고집한 '아이파크'를 정 회장 스스로 지운 셈이다. '아이파크' 명칭은 사라졌지만, 미술관 1층 포니정홀은 그대로다. 정 회장의 부친 고 정세영 회장의 포니신화를 기린다. 포니신화는 현대자동차의 유산이고, 현대차와 미술관은 인연이 없다. 순전히 정 회장의 부친 '포니정'을 위한 사적 공간에 가깝다. 포니정의 얼굴 동판이 수원의 상징인 정조의 영정과 나란히 걸려있는 '포니정홀'엔 문화적 맥락이 없다.정몽규 축구협회장이 24일 국회에 불려나가 홍명보 국가대표 감독 선임과 관련해 혹

  • [참성단] 애기봉에 선 불가리아 기자들
    참성단

    [참성단] 애기봉에 선 불가리아 기자들 지면기사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눈앞에 보이는 산천은 의구하기만 한데 지척의 고향은 세상 어디보다 멀기만 합니다. 유유히 흐르는 강기슭에서 자맥질을 하면 금방이라도 유도(留島)를 지나 내 고향에 닿을 듯하고 마근포, 조강포에서 배를 띄우고 뱃소리 한가락 마칠쯤이면 마중해서 뛰어나오는 혈육들을 볼 수 있을 듯한데…' <평화통일을 염원하는 우리의 한마음 비문> 중에서김포시 월곶면 조강(祖江)은 한강과 임진강, 예성강이 한데 만나 서해로 흘러가는 한강 하류의 끝 물줄기다. 조선시대 조강 지역은 진상품과 물목을 실은 세곡선이 김포 주변 19개의 포구와 나루를 수시로 드나들었다. 100가구 넘게 북적이던 제법 큰 마을이었지만 1953년 정전협정에서 '한강하구 중립수역'으로 지정되면서 마을 주민들은 고향을 잃고 뿔뿔이 흩어졌다.애기봉 전망대는 하성면 가금리와 조강리의 경계인 154고지에 1978년에 세워졌다. 병자호란 때 평안감사와 기생 애기의 사랑과 이별 설화로 유명한 애기봉은 한국전쟁의 격전지이기도 하다. 지금도 서부전선의 최일선으로 해병부대가 경계 근무 중이다. 적막해서 더 아름다운 자연 경관과 건축가 승효상이 설계한 건축물이 어우러져 2021년 10월 평화의 가치를 담은 생태공원으로 재탄생했다.지난 23일 조강전망대에서 외국 기자들이 북녘땅을 바라봤다. 한국기자협회 초청으로 방한한 불가리아기자협회 대표단이다. 조강 너머 북한 개풍군 산과 논이 손에 닿을 듯하다. 불과 1.4㎞다. 일간지 '잼야'의 게오르기 게오기에브 편집부국장은 "불가리아도 오스만제국으로부터 독립하는 과정에서 7년간 분단을 경험했기 때문에 유일한 분단국인 한국을 꼭 취재하고 싶었다"면서 "코앞의 땅을 갈 수 없는 대치 상황과 실향의 아픔은 어떤 언어로도 표현할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스토얀 일코프 '24시' 국제부 기자는 "외신으로만 접했던 북한의 쓰레기 풍선 도발이 사실이었음을 확인했다"며 "정치·외교·사회 갈등으로 평화통일의 소망이 좌절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애기봉 평화의 종은 한국전

  • [참성단] '서유기'와 문화전쟁
    참성단

    [참성단] '서유기'와 문화전쟁 지면기사

    중국발 온라인 게임 '검은 신화: 오공'(이하: '오공')이 화제다. '오공'은 중국 게임개발업체인 '게임 사이언스'가 개발한 3인칭 액션 게임으로 중국 4대기서의 하나인 '서유기'를 기반으로 한 게임이다. 서유기는 부처·신선·요괴 등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판타지소설, 이른바 신마소설(神魔小說)이다. 당나라 고승 현장(602~664)이 장안에서 인도로 구법 여행을 떠나 불경을 가져오는 과정을 기록한 여행기 '대당서역기'가 작품의 모티프요, 기반이다. '대당서역기'는 현장의 제자인 변기(辯機)가 기록한 책으로 이것이 오랜 세월을 거쳐 변용되고 발전을 거듭하다 명나라 때 오승은(1500~1583, 추정)이 통속 100회본 장회소설로 집대성했는데, 바로 우리가 아는 '서유기'다.코난 도일은 에든버러 의과대 스승인 조셉 벨 교수를 모델로 삼아 탐정의 대명사 셜록 홈즈를 창조했고, 나관중이 '삼국지'의 핵심인물 제갈공명을 명나라 재상 유백온을 소재로 형상화했듯 '서유기'도 실제의 실존 인물을 모델로 했다. 현장법사는 물론이고, '양명학'의 창시자 왕양명이 손오공의 모델이라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서유기'는 오래 전부터 한반도에 전래되어 읽혔는데, 이에 대한 가장 빠른 공식 기록은 조선 중기 허균(1569~1618)의 문집 '성소부부고'다. '서유기'는 초국적 텍스트로 동아시아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변주돼왔다. '서유기'를 소재로 한 각종 영화들과 일본의 대작만화 '드래곤 볼', 그리고 한국의 TV애니메이션 '날아라 슈퍼보드'와 학습만화 '마법 천자문' 등 일일이 거론하기 어려울 정도다.지금 한중은 문화전쟁 중이다. 중국이 한복·윷놀이·돌솥비빔밥 등을 자국문화로 등재하면서 논란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비빔밥이 우리 문헌에 등장하는 것은 19세기 요리서 '시의전서'이지만, 중국에서는 '자학집요'와 명나라 시대 문헌인 '골동십삼설'에 비빔밥과 돌솥비빔밥에 대한 기록이 있기 때문이다.문화는 소통과 공유의 대상이지만, 국가 단위나 콘텐츠

  • [참성단] 온라인에서 유통되는 위조지폐
    참성단

    [참성단] 온라인에서 유통되는 위조지폐 지면기사

    위조화폐는 화폐경제의 시작과 동시에 등장했을 테다. 위폐로 진폐의 가치를 훔치면 막대한 불로소득이 가능하니, 악당들에겐 화수분이다. 구리를 도금한 고대 그리스의 위조 금화가 지금도 남아있을 정도니 당대엔 오죽했을까 싶다. 금화, 은화의 진위를 식별할 시금석은 상인들의 필수품이었을 게다.금속화폐를 대체한 지폐가 나오면서 위폐의 폐해와 규모는 더욱 심각해졌다. 미국은 남북전쟁 때 남부에서 발행한 위조지폐가 통화량의 30%를 넘길 정도에 이르자, 링컨 대통령의 지시로 연방정부에 위폐전담 수사기구(Secret Service)를 신설했다. 이후 대통령 경호임무까지 맡으면서 현재의 '비밀경호국'에 이르렀다.진짜 같은 위조지폐는 잡범들에겐 꿈의 경지다. 국가가 나서면 가능하다. 나치 독일은 2차세계대전 말기에 영국 경제를 파탄시키려 위조지폐(파운드화)를 찍었다. 영국은 종전 후에도 10년 이상을 위조지폐와 전쟁을 치러야했다. 1990년대에 등장해 2000년대를 풍미한 '슈퍼노트'도 궁극의 위조지폐다. 100달러 지폐를 위조한 슈퍼노트는 위폐감별기를 통과할 정도로 정교했다. 미국은 달러 빈곤국 북한의 범죄라 단정했지만, 북한은 부인했다. 결국 미국은 2010년 100달러 신권을 발행해야 했다.세계의 현실에 비하면 우리의 위폐범죄 수준은 애교에 가깝다. 슈퍼노트가 들어 온 적은 있지만, 자생적인 위폐범죄는 영화촬영·공연용 모조지폐나 복사기로 프린트한 조악한 수준의 위조지폐로 구멍가게 주인을 속여먹는 수준이었다. 최근 경인일보가 단독보도한 가상화폐 사기 사건에 등장한 2억여원 상당의 5만원권 위조지폐도 일련번호가 똑같아 현장에서 덜미를 잡혔다.하지만 온라인에서 위조지폐 거래가 성행한다는 후속보도는 애교 수준을 한참 넘었다. 기자가 텔레그램의 위폐제작 업체에 문의하자 1천만원 상당의 5만원권 위조지폐를 진폐 80만원에 판매한다는 답변이 왔단다. "다른 업체 보다 퀄리티가 좋다"는 위폐 구매자의 사용 후기엔 등골이 서늘하다. 위폐 제작이 힘든 환경 때문에, 위조지폐 국제 유통망이 국내에 상륙했다는 증거다.위조지폐

  • [참성단] 장기 실종
    참성단

    [참성단] 장기 실종 지면기사

    1981년 8월 2일 고석봉군, 1997년 4월 20일 김하늘군, 1999년 2월 13일 송혜희양, 2005년 12월 27일 정창근씨…. 하루아침에 가족이 증발한 듯 사라진 그날 그 시간에 삶이 박제된 사람들이 있다. 가족의 사망을 마주했을 때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그래도 시간이 한참 지나면 받아들이는 수용단계가 온다. 반면 실종은 시간이 지날수록 고통의 크기는 점점 커진다. 지켜주지 못했다는 자책감에 장기 실종자 가족들의 눈물은 마르지 않는다.의정부2동 서초등학교 앞에서 놀던 4살 하늘이가 감쪽같이 사라졌다. 부모는 생업을 포기하고 전단지를 들고 거리로 뛰쳐나가 수소문했지만 허사였다. 초등학교 입학통지서와 징병검사 통지서가 날아왔을 때, 해마다 명절과 생일이 돌아오면 억장이 무너졌다. 가정은 파탄 났고 몸과 마음의 병은 깊어만 갔다. 막차를 타고 귀가했다던 여고생 혜희 양은 평택 도일동 하리마을 입구 버스정류장에서 내린 것을 끝으로 행방이 묘연하다. 아버지 송길용씨는 1t 트럭에 '송혜희 좀 찾아주세요'라고 적힌 현수막과 사진을 붙이고 25년간 전국 곳곳 무인도까지 샅샅이 뒤졌다. 하지만 결국 딸을 만나지 못한 채 지난달 교통사고로 유명을 달리했다.6월 말 현재 18세 이상 성인 미해결 장기 실종자는 6천809명. 실종 신고된 지 10년 넘은 장기 실종자가 3천628명, 53%나 된다. 치매환자 실종 신고 건수는 최근 3년간 연평균 1만4천여건에 달한다. 아동 실종 접수 건수는 2년 연속 2만5천건, 1년 넘은 장기 실종아동은 1천336명이다. 이중 1천44명은 20년 넘도록 집으로 돌아오지 못해 가족의 가슴에 한으로 응어리져 있다.아동이 사라지는데 걸리는 시간은 단 35초, 실종 아동을 발견해야 하는 골든타임은 3시간이다. 1만㎡ 이상 다중이용시설에서 실종 아동이 발생하면 10분간 출입구를 봉쇄하고 아동을 찾는 '코드아담제도'를 적극 활용해야 하는 이유다. 치매노인과 장애인을 위한 GPS 배회감지기도 있지만 보급률은 고작 3%대다. 전국 실종수사팀 경찰도 780명 수준이다. 사

  • [참성단] 트럼프의 연쇄 암살 위기
    참성단

    [참성단] 트럼프의 연쇄 암살 위기 지면기사

    카이사르는 기원전 49년 루비콘강을 건너 종신 독재관에 오르며 로마 권력을 장악했지만 5년 만에 암살로 종지부를 찍었다. 카이사르의 영구집권, 즉 제정을 우려한 원로원 공화정파들의 칼날 아래 피를 뿌리며 숨졌다.세계사엔 권력을 얻거나 제거하기 위한 역사적 암살사건들이 즐비하다. 가장 손쉽고 확실한 수단이라서다. 의거와 협행으로 추앙받는 암살도 있다.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안중근 의사는 대한민국의 영원한 영웅이다. 사마천은 시황제 영정의 암살에 실패한 연나라 자객 형가의 의기(義氣)를 '사기'에서 높이 기렸다.그래도 암살만으로 역사의 전개를 바꾸기엔 역부족이다. 카이사르 사후 그의 후계자 옥타비아누스는 로마제정을 열었다. 형가가 암살에 성공했어도 진(秦)나라의 천하통일 주도권은 변함없을 대세였다. 열렬한 남부주의자들의 잔당들이 링컨을 암살했지만 남부 독립 실패로 시작된 미합중국 부흥의 역사는 변하지 않았다.암살은 지금도 최고 권력자에겐 최악의 현실적 위협이다. 모든 나라가 최고 권력을 비롯한 요인 경호에 최정예 인력과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다. 이스라엘처럼 군사작전용 암살을 벌이는 사례를 제외하면 요인 암살이 극히 어려운 이유다. 국민이 주인인 민주주의 국가에서 '암살'은 명분 없는 반국가, 반국민적 범죄다.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추석 연휴 중인 15일(현지시간) 두 번째 암살 위기를 모면했다. 트럼프는 지난 7월 13일 첫 번째 암살 위기 때 총상을 입었지만, 이번엔 비밀경호국 요원들이 골프장에 잠복 중인 암살범을 총격으로 저지해 화를 면했다. 1차 암살미수범은 사회에 적개심을 가진 은둔형 외톨이라지만 현장에서 사살돼 범행동기는 미궁에 빠졌다. 이번 암살미수범은 한때 트럼프 지지자였지만 지난해 트럼프 암살을 주장한 책까지 출간했다니 심리 상태가 온전해 보이지 않는다. 최고의 경호시스템도 예측 불가능한 이상동기테러엔 구멍이 뚫린다. 아베신조 전 일본총리는 피해망상을 앓는 청년의 사제 산탄총에 암살당했다. 우리도 지난 총선에서 야당 대표와 여당 의원이 노인과 청소년에게 테러를 당했

  • [참성단] 추석, 위기의 응급실
    참성단

    [참성단] 추석, 위기의 응급실 지면기사

    추석 무렵 연례 이슈였던 차례상 물가를 제치고 올해 추석 민심의 최대 관심사는 '응급실 뺑뺑이' 의료대란이다. 조기 출산 위험이 있는 고위험 쌍둥이 임신부가 제주에서 충남을 거쳐 400㎞나 떨어진 인천 대학병원에 가까스로 이송되고, 열경련으로 위급한 28개월 아기는 11개 병원에서 거절당한 끝에 의식불명에 빠졌다. 공사장에서 추락한 70대와 온열질환 증상으로 쓰러진 40대는 골든타임을 놓쳐 숨지기도 했다. 인력 부족으로 응급실 현장의 의사들은 번아웃을 호소한지 오래이고, 병원들은 응급실을 축소 운영하거나 셧다운 시키고 있다. '응급실 뺑뺑이'는 올 들어 8월 중순까지 3천597건으로 벌써 지난해의 85%를 넘어섰다."아프지 말고 다치지 마세요"가 추석 덕담이 됐다. "목에 가시가 박힐 수 있으니 생선전은 먹지 마라", "벌에 쏘여도 병원 가기 힘드니 성묘는 삼가라", "고향길 장거리 운전 교통사고 나면 끝장이다." 풍자가 아니라 현실적 공포다. 최근 5년간 통계를 보면 추석 연휴 시작 전날 교통사고는 797건으로 평소(연간 일평균 568건)보다 40%나 많이 발생한다.윤석열 정부는 '의대 정원 2천명 증원'에만 집착, 거칠고 무능한 실행 과정으로 의료개혁 명분마저 잃을 처지에 몰렸다. 윤 대통령은 응급실 위기를 경고하는 기자의 질문에 "현장 좀 가보라"고 받아쳐 빈축을 샀다. 응급실에 군의관과 공보의들을 파견했지만 현장에선 무의미했다.의료계도 대책 없는 '증원 백지화'에 갇혀 사태를 악화시킨 책임을 피할 수는 없다. 급기야 응급의료 현장을 지키는 의료진을 조롱하고 낙인찍는 블랙리스트까지 등장했다. 의사·의대생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응급실 부역' 의사들의 이름과 함께 의사면허·휴대전화 번호·SNS 아이디부터 사생활 정보가 공개됐다. 또 국민을 '견민'·'개돼지'·'조센징'이라고 칭하고, "매일 1천명씩 죽어 나갔으면 좋겠다"등의 반사회적 인격장애 게시물로 국민적 공분을 샀다. 의료현장에서 쫓아내야 할 패륜범들이다. 정부는 응급의료 대응 주간을 지정해 추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