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참성단]'연평도 포격' 10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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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연평도 포격' 10주년 지면기사

    2010년 11월 23일 오후 2시 30분께, 북한군이 연평도에 포탄 170여 발을 퍼부었다. 검은 연기와 시뻘건 화염에 휩싸인 섬마을은 순식간에 전쟁터로 변했다. 해병대는 즉각 대응사격을 가했고, 국군은 서해 5도에 이어 전군에 '진돗개 하나'를 확대 발령했다. 해병대원 2명이 전사했고, 중경상 16명, 민간인 사망자 2명, 중경상 3명의 인명 피해와 각종 시설·가옥이 파괴됐다.고(故) 서정우 하사는 이날 휴가를 가기 위해 선착장으로 향하고 있었다. G20 행사 등으로 미뤄졌던 군 생활 마지막 휴가를 떠나는 길이었다. 전역을 꼭 30일 남긴 시점이었다. 배에 오르기 전 포격이 시작됐다. 서 하사는 동료들과 함께 부대로 복귀하던 중 북한의 포격으로 전사했다. 현장에는 그의 해병대 모표가 박힌 소나무가 남았다. 쓰고 있던 모자에 부착된 모표가 포격의 충격으로 떨어지면서 소나무에 꽂혔다고 한다.'연평도 포격'은 휴전 협정 이후 북한군이 대한민국 영토를 직접 타격해 민간인이 사망한 초유의 사건이다. 국제 사회가 공분했으나 북한은 정당한 군사 대응이었으며 오히려 책임은 남측에 있다고 주장했다. 국군과 미군의 육·해·공군 연합 호국훈련을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겠다'는 위협을 실행하는 구실로 삼은 거다.연평도 포격은 같은 해 3월 천안함 폭침과 함께 김정은 국방위원장이 후계 세습을 굳히기 위해 저지른 만행이다. 당시 북한은 김 위원장을 '포병 술의 대가'로 선전했다. 포격을 지휘한 김격식 4군단장은 공로를 인정받아 인민무력부장으로 파격 승진했다. 군인과 민간인을 구분하지 않고 무차별 공격한 북의 태도는 10년이 지나도 변한 게 없다. 최근에는 민간인인 해양수산부 공무원을 사살했다. 군사전문가들은 미국의 권력교체기를 맞아 북이 기습 도발에 나설 가능성을 경고한다. 조 바이든 행정부를 뒤흔들 카드로 활용할 것이란 분석에서다.포격 직후 이명박 정부는 북에 대한 대규모 응징작전을 구상한 것으로 전해진다. 오바마 당시 대통령과 클린턴 국무장관의 설득에 밀려 실행하지는 못했다고 한다. 북한이 대한민국 영토와

  • [참성단]'윤성여씨'의 명예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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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윤성여씨'의 명예회복 지면기사

    유대인 프랑스군 포병대위인 알프레드 드레퓌스는 독일 스파이 누명을 쓰고 군사법정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는다. 2년 뒤인 1896년 극적인 반전이 일어난다. 진범이 드러난 것이다. 하지만 재심요구는 거부당했다. 당대의 지성 에밀 졸라가 총대를 멨다. 1898년 대통령에게 드레퓌스 구명을 요구하는 공개편지 '나는 고발한다'를 '로로르'(L'Aurore, 여명)에 게재했고, 프랑스를 비롯한 전세계 지성이 드레퓌스 구명에 뛰어들었다.프랑스 군부는 생사람 잡은 '유죄'를 집요하게 회피했다. 재심을 열었지만 날조된 증거와 위증을 근거로 드레퓌스의 무기형을 10년으로 줄여주는데 그쳤다. 전세계에서 프랑스 보이콧 운동이 벌어졌다. 에밀 졸라도 나섰다. 다급해진 프랑스 군부는 무죄 대신 사면을 제안했다. 드레퓌스가 이를 수용했다. 그러자 그를 위해 구명에 나선 지식인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무죄 투쟁을 포기하고 사면 제안을 받아들인 드레퓌스에게 배신감을 느낀 것이다.그러나 하루라도 빨리 지옥 같은 감옥에서 벗어나고픈 드레퓌스의 간절함도 이해 못할 건 아니다. 당시 그는 감옥 생활로 심신이 피폐해진 상태였다고 한다. '드레퓌스 개인이 아니라 정의로운 조국을 위한 투쟁'이라는 지식인들의 명분은, 하루 하루가 악몽이었던 그에겐 '지적 허영'이거나 '감당할 수 없는 사명'에 불과했을 수 있다. 분명한 건 죄 없이 생매장 당한 사람의 심정은 당사자 아니면 함부로 말할 수 없는 점이다.지난 19일 수원지법 법정에서 검찰은 한 피고인의 무죄를 구형한 뒤, "검찰을 대표해 머리 숙여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피고인을 향해 머리를 숙였다. 이춘재 연쇄살인 8차사건의 범인으로 조작돼 20년 동안 감옥에 갇혔던 윤성여씨의 재심 공판에서 벌어진 장면이다. 윤씨는 2009년 출소했지만, 지난해 진범 이춘재가 자백하기 까지는 살인·강간 전과자였다. 시국사건 희생자도 아니니, 드레퓌스식 정치·사회적 구명운동은 아예 가능하지도 않았다. 윤씨가 자신을 범인으로 만든 경찰들마저 용서할 뜻을 밝히고, 모든 걸 '운명' 탓으로

  • [참성단]호텔 개조 임대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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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호텔 개조 임대주택 지면기사

    2000년 이후 중국 관광객들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요우커(遊客)가 급증한 2010년대 초반, 수도권과 제주 등지는 숙박시설이 절대 부족했다. 관광객 유치를 위해 모텔까지 동원했으나 태부족이었다. 눈치 빠른 부동산 업자들이 숙박업 사업에 뛰어들었다. 호텔 운영에 따르는 위험부담을 피하려 수익형 모델을 장착했다. 투자자가 객실을 구분 등기할 수 있고, 운영사가 매월 임대수입을 주는 구조다.객실이 부족한 데다 높은 수익률을 보장하자 투기꾼이 몰렸다. 순항하던 호텔 업계는 2014년 사스가 유행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2017년 중국 정부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도입에 대한 보복으로 자국민의 단체관광을 금지했다. 이후 3년간 요우커가 30% 급감했다. 지난해 회복세이던 관광업계는 올 초 시작된 코로나 19로 다시 치명상을 입었다. 전국 관광호텔 상당수가 극심한 운영난에 숨만 붙은 '좀비' 상태다.이낙연 더불어 민주당 대표가 전세난을 말하면서 호텔 객실을 활용하겠다고 언급했다. 지난주 관훈 토론회에서 부동산 대책 관련 질문에 답하면서다. 이미 국토부가 엠바고(보도 유예)로 예고한 내용을 미리 흘린 것이다. 어설픈 누설이다.반응은 더 실망스럽다. 전국에서 지탄이 쏟아졌다. 야권은 비판을 넘어 어린아이 놀리듯 조롱한다. 야당 대변인 입에서 '초등학교 학급 회의 수준의 대책'이라는 비아냥이 나왔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전세 난민에서 월세 난민으로 밀려난 국민에게 호텔을 개조해 전셋집을 만들어 준다는 정부는 국민을 '일세 난민'으로 만들려고 하는 것 같다"고 했다.서울시가 숭인동 호텔을 개조한 청년 주택은 난방과 창문 구조에 심각한 문제점을 드러냈다. 숙박용과 주거용 건물의 차이를 간과한 때문이다. 입지 여건도 썩 좋지가 않다. 입주자들은 주변보다 임대료가 월 10만 원 정도 싸다는 것 외에는 장점이 없다고 불평한다.국토부가 19일 '서민·중산층 주거안정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전세난 타개를 위해 2022년까지 전국 11만 4천 가구, 수도권 7만 1천 가구의 공공임대주택을

  • [참성단]백령도공항과 동남권신공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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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백령도공항과 동남권신공항 지면기사

    '공기수송'은 어떤 대중교통 수단이 이용하는 승객이 거의 없는 상태를 표현하는 조어다. 사람이 아니라 공기를 실어나른다는 얘기다. 지금 세계 항공업계는 노선과 운항편수를 대폭 감축하고도 텅 빈 비행기를 띄우는 바람에 경영 위기에 몰렸다. 돌발적인 코로나19의 기습으로 1년 가까이 공기수송을 이어 온 탓이다.하지만 공기수송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공익과 국익을 위한 교통수단이 적지 않다. 국토균형발전이란 명분으로 개설된 공기수송 도로가 전국에 널려있지만, 불가피한 국책사업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 대표적인 사례가 인천의 숙원사업인 백령도 공항이다. 건설비용 1천700억원대의 소형공항이지만 서해5도의 고립을 풀어 군사·외교의 전략적 가치를 높이는 국익뿐 아니라, 접경도서 국민들의 응급의료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공익이 큰 공항이다. 이를 정부는 경제성, 즉 공기수송을 이유로 막아왔다.최악은 수요예측에 실패해 '공기수송'으로 조롱받는 교통수단이다. 인근 농민들이 활주로에서 고추를 널어 말렸다는 무안국제공항이 그랬다. 양양공항, 청주공항도 한동안 공기만 수송하는 유령공항이라는 오명을 썼다. 역대 정권 마다 깃대 공약으로 지방공항 건설을 앞세웠다. 여객수요 보다는 지역 표를 겨냥해서다. 그렇게 만들어진 공항들이 대부분 적자운영을 면치 못하고 있다.엊그제 정부가 김해공항 확장을 백지화했다. 부산 가덕도에 동남권 신공항을 추진하기 위해 걸림돌을 뽑아버린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동남권 신공항 건설 공약은 이명박 대통령 때 백지화됐고, 박근혜 대통령 때 프랑스 업체의 용역에 따라 동남권신공항 대신 김해공항을 확장하기로 결론났다. 당시 용역 결과 가덕도는 입지여건이 경남 밀양에도 뒤지는 것으로 판단됐다. 실제 가덕도 신공항을 건설하려면 김해공항 확장사업비보다 6조나 더 들고, 접근성이 떨어져 여객수요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한다. 대다수 언론이 부산시장 보궐선거용 공항으로 보는 이유다.백령도 공항은 비용 대비 편익이 압도적이고 국익과 공익을 다 만족시키는 저비용 소형공항이다. 정부는 이를 경제성을 따져 오랜 세월 막아왔다.

  • [참성단]'현각'과 '혜민'의 야단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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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현각'과 '혜민'의 야단법석 지면기사

    고승대덕들이 남긴 법문들의 결론은 대체로 무소유에 이른다. 소유에 대한 집착이 불성(佛性)을 방해한다는 이유일테다. 평생 누더기 승복 한 벌로 지낸 성철 스님은 "밥은 죽지 않을 정도로만 먹고 옷은 살이 보이지 않을 정도면 된다"며 "사람들은 소중하지 않은 것들에 미쳐 칼날 위에서 춤을 추듯 산다"고 탄식했다. 속세의 대중들은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라는 성철의 법문엔 무릎을 칠지언정, 막상 '소유'를 포기하라는 실천행에는 꿀 먹은 벙어리가 된다.법정 스님은 난초를 향한 집착과 각성을 통해 무소유의 화두를 깨달았다. 죽어서도 자신의 글에 자신이 갇히고, 사부대중이 자신의 글에 집착하는 걸 꺼렸던 걸까, 죽음을 앞둔 법정은 그의 '사유(思惟)' 마저 버리고 갔다. 자신의 이름으로 된 모든 출판물의 '출판 금지'를 유언으로 남긴 것이다. 백석의 영원한 연인 김영한은 법정의 무소유에 감복해 요정 '대원각'을 시주했지만, 시주에 성공하기 까지 10년이 걸렸다. 법정은 결국 그 시주를 받아 길상사를 열었다. 속세는 천문학적인 시주에 놀랐지만, 정작 그녀에게 대원각은 "백석의 시 한 줄만도 못한" 티끌이었다. 그 스님에 그 보살이 탄생시킨 '무소유의 명장면'이다. 불교는 여러 선사들이 남긴 무소유 만행(萬行)의 흔적에 의지해 명맥을 유지하는지 모른다.최근 현각 스님과 혜민 스님이 한바탕 야단법석을 피웠다. 혜민의 호화로운 거처가 방송된 것이 발단이었다. 현각은 혜민을 향해 "석가모니의 가르침을 모르는 도둑놈"이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팔아먹으며 지옥으로 가고 있는 기생충"이라고 일갈했다. 혜민은 즉시 "참회한다"며 "모든 활동을 내려놓고 수행정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현각은 이튿날 "혜민은 내 영원한 도반"이라고 바로 화해의 메시지를 남겼다. 비판과 참회와 화해가 너무 돌발적이라, 두 스님의 대화가 과연 깨달음을 향한 불교적 논쟁인 '법거량'에 해당하는지 헛갈리고, 비판 여론도 많다.그래도 미국 국적에 하바드 동문인 두 스님이 부처님 말씀을 중심으로 전

  • [참성단]소래포구와 새우타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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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소래포구와 새우타워 지면기사

    소래포구는 연간 300만명이 찾는 명물 어시장이다. 일제는 인근에서 소금이 나자 1930년대 수원·인천을 잇는 협궤열차를 부설해 소래역을 만들었다. 한국전쟁 이후 월남민들이 정착하면서 새우젓 집산지가 됐다. 1970년대 새우 파시가 열리면서 수도권 대표 어시장으로 부상했다. 꽃게가 잡히는 5~6월과 김장철에는 발 디딜 틈이 없었다.소래포구는 유난히 화재가 잦다. 2017년 1월 좌판상점 332개 중 220개가 순식간에 잿더미가 됐다. 일반 점포 41개 중 20개도 불탔다. 2010년 1월에는 좌판상점 25곳이, 2013년 2월에는 36곳이 화재로 피해를 봤다. 불에 약한 비닐 천막에 마구잡이로 끌어다 쓴 전선 줄이 도화선이다.소래포구가 화마의 악몽을 떨치고 새 얼굴로 손님맞이 채비 중이다. 핵심 사업인 어시장 신축공사 공정률이 90%를 넘어섰다. 사업비 181억원으로 연 면적 4천500㎡, 지하 1·지상 2층 신축 건물을 짓는 중이다. 1층은 어시장 상인들의 점포가 입점하고, 2층은 어시장 운영과 상권 활성화를 위한 각종 편의시설이 들어선다. 옥상에는 전망대 등 휴게 공간도 만들어진다.지난주에는 포구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새우타워'가 개장했다. 대표 특산물인 새우의 모습을 본떠 만든 조형 전망대로, 옛 5부두에 높이 21m 규모로 조성됐다. 주변에는 2.5㎞ 길이의 산책로가 마련돼 인근 카페와 쉼터를 찾는 관광객들의 접근성을 높였다고 한다.그런데 막상 일반에 공개되자 예상치 못한 반응들이다. 일부 방문객은 과자 '새우깡'을 연상시키는 모습과 초라한 형태를 꼬집으면서 '흉물이 될 것'이라고 혹평한다. "10억원을 들였다는데 어디에 썼는지 모르겠다, 세금 낭비다"는 비판도 있다.한때 소래포구엔 '바가지 상술'이란 꼬리표가 달렸다. 제철 해산물을 사고 맛보는 명소이면서도 부정적 이미지가 각인된 거다. 지자체와 시장상인들은 화려한 부활을 꿈꾼다. 새우타워와 현대식 어시장은 야심 차게 준비한 새 병기다. 하지만 바가지라는 인식을 바꾸지 못한다면 수백억원 사업비도 무용할 뿐이다.'소래포구

  • [참성단]조두순 포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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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조두순 포비아 지면기사

    오는 12월 13일 조두순 만기출소를 앞두고 나영이(가명) 가족이 결국 안산시를 떠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12년전 조두순에게 회복불능의 심신장애를 당한 나영이 가족 집에서 1㎞도 안 떨어진 곳에 그가 되돌아온다고 하자 도저히 견딜 수 없었던 것이다. 나영이 아버지는 조두순에게 제발 안산으로 오지 말라고 호소했지만 소용없었다. '조·두·순' 이름 석자가 공포인 나영이와 가족들에겐 그를 마주칠 수 있다는 상상 자체가 악몽이다. 그 곳이 어디든 그가 없다면 천국일테다.나영이 가족뿐 아니다. 조두순이 거주할 예정인 안산시와 동네는, "조두순이라는 범죄자가 안산으로 돌아오는 것 자체가 공포"라는 윤화섭 시장의 말 그대로 패닉 상태다. 안산시는 조두순 거주지를 중심으로 CCTV 71대를 설치하고, 24시간 순찰을 맡을 무도실무관급 청원경찰 6명을 채용했다. 하지만 조두순이 거주할 아파트 주민들의 피해는 이미 현실인 모양이다. 조두순과 한 곳에서 거주하는 심리적 불안감에 재산상 피해도 심각하단다. 아파트 평판이 나빠지면서 매매, 전세 거래가 끊긴 탓이다.한 범죄자의 만기출소가 빚어낸 불안한 소란의 원인은 아무래도 죄에 비해 터무니없는 벌을 내린 법원이지 싶다. 조두순은 나영이 사건 이전에도 강간과 살인 등 전과17범이었다. 강간죄로 3년을 복역했지만 살인죄로는 주취감경돼 2년만 살았다. 조두순이 8살 나영이에게 저지른 18번째 죄는 글로 옮기기 혐오스러울 정도로 끔찍한 악마의 폭행이었다. 검찰은 무기징역을 구형했지만, 법원은 주취감경을 적용해 12년을 선고했다. 악마가 술에 취했다는 이유였다.조두순 사건 이후 아동 성폭행 방지를 위한 각종 제도가 생겼지만, 웬일인지 음주감경 규정은 그대로다. 인사사고를 낸 음주운전자를 가중처벌하는 윤창호법이 시행 중인 마당에 중범죄자의 음주감경이 여전히 가능한 건 어색하다. 완화된 음주감경 규정을 아예 폐지하자는 '조두순 방지법'이 연내에 처리될지 주목된다.너무 일찍 풀려난 조두순 때문에 스무살 나영이는 피난(?)을 떠났고, 교화 여부가 불투명한 조두순과 함께 살아야

  • [참성단]광군제와 코세페
    참성단

    [참성단]광군제와 코세페 지면기사

    '1초당 구매량이 58만 건까지 치솟았다. 개장 30분 만에 매출 62조를 기록했다'. 중국 최대 쇼핑시즌인 광군제(光군節) 열기를 매 순간 숨 가쁘게 전한 인터넷 언론의 헤드라인이다. 2009년 시작된 광군제는 매년 11월 11일 중국 최대 이커머스 회사인 알리바바가 개최한다.알리바바는 지난 1일부터 11일까지 티몰, 타오바오 등 자사의 여러 플랫폼에서 총 4천892억 위안(약 83조7천972억원)의 거래가 이뤄졌다고 12일 발표했다. 지난해 42조5천억원을 2배가량 뛰어넘는 사상 최고 실적이다. 회사 측은 올해 통계를 산출하는 방식에 변화가 생겨 지난해와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지만 경이로운 수준인 건 부인하지 않는다.2위 업체인 징둥닷컴도 지난 1~3일 사전행사 때 2천억 위안(약 34조원)의 거래액을 기록했다. 두 회사에서만 110조원을 가볍게 넘어선 것이다. 외신은 "코로나로 억눌렸던 중국 소비자의 보복소비 심리가 광군제 거래액 신기록의 요인"이라고 분석했다.지난 1일부터 22일까지 '코리아세일페스타'가 열린다. 국내 유명 백화점과 대형 유통업체들이 참여했다. 정부는 내수 진작을 하겠다며 행사 직·간접비로 48억여원을 쏟아부었다고 한다. 그런데 소비자 반응이 영 시원치 않다. '오프라인 우수 중소기업 상품 판매전'이 열리는 현대백화점 판교점 지하 1층 대행사장은 방문객이 적어 썰렁하다. 상인들은 '장사가 너무 안 된다'고 울상이다.코세페 할인율은 평균 10~20%에 불과하다. 일반 할인행사도 30% 정도는 기본이다. 백화점들은 업체로부터 매출액의 20%를 수수료로 가져간다. 가격을 더 낮출 수 없는 구조다. 행사 자체를 모르는 소비자도 많다. 흥미를 끌 만한 매력이 없기 때문이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광군제 기간 지난해 수준을 넘어서는 매출을 올렸다. 국내 기업들은 코세페를 패스하려 한다. 올해 광군제는 유력 인사 300여 명이 라이브 방송 판매를 해 화제가 됐다. 지난해 10만 채가 팔린 아파트는 80만 호가 매물로 나왔다. 참신한 기획 아이디어에 코로나 바

  • [참성단]'윤석열 신드롬'
    참성단

    [참성단]'윤석열 신드롬' 지면기사

    윤석열 검찰총장이 어제 공개된 여론조사(한길리서치· 쿠키뉴스)에서 차기 대통령 후보 지지도 1위에 올랐다. 지난 2일 발표된 여론조사(리얼미터·오마이뉴스)에서 3위로 치솟은지 10일도 안 돼,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독점하던 차기 대권 판세가 무너진 것이다.필리핀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은 검사였고, 브라질 차기 대권후보로 부상한 세르지오 모루는 판사였다. 노무현 대통령은 변호사였고 이회창, 이인제 등도 법조 출신 대통령 후보였다. 하지만 모두 법조 출신일 뿐 정치인으로 전향하기 위해 다양한 정치, 행정적 이력을 쌓았다. 윤 총장처럼 현직 검찰총장이 차기 대통령 후보로 주목받는 건 유례가 드문 현상이다.대검찰청 국정감사 직후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다. 지난해 조국 사태 이후 윤 총장을 향한 적개심은 노골적이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취임 이후 아예 총대를 메고 윤 총장 찍어내기에 전념했다. 검찰인사, 수사권지휘, 총장 측근과 가족수사 지시, 감찰 등 모든 수단을 동원했고 급기야 특활비 까지 털었다. 하지만 윤 총장에게 날린 부메랑은 번번이 여권으로 선회한다.추 장관과 민주당의 협공은 집요하지만 명분은 빈약하다. 적폐사정의 영웅 윤석열을 반정부 정치검사로 일구이언하는 이유를 설명하지 못한다. 대통령의 당부대로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한 것을 비난할 수 없자, '정치하려면 옷 벗고 하라'고 합창했다. 그 결과 윤 총장은 마법처럼 대권후보 1위에 올랐다. 동화 같은 반전이다. 대안이 없던 정권 반대여론에겐, 정권의 집단적 핍박에 시달리는 윤 총장이 신데렐라로 보인 듯싶다. 사주풀이 검사 진혜원이 '나이트(클럽)'라고 조롱하며 비웃은 '대검'이 정치태풍의 눈이 되고 있다.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윤석열 대선후보 3위 여론조사에 대해 "검찰이 당연히 해야 할 검찰 직무와 관련돼 국민에게서 특별한 기대를 받는다는 게 사실은 슬프면서도 웃긴 일"이라고 말했다. 탁월한 식견이다. 윤 총장의 살아있는 권력수사를 묵인했다면, 다수의 '마속'을 잃을지언정 정권은 명예의 전당에 올랐을지 모르

  • [참성단]코로나 졸업앨범
    참성단

    [참성단]코로나 졸업앨범 지면기사

    그제 경인일보에 실린 작은 기사가 뒤통수를 때렸다. 인천 한 초등학교가 졸업앨범 제작을 두고 고민 중인데, 110쪽 짜리 졸업앨범을 채울 사진이 부족해서란다. 코로나19의 악행이 민생을 도탄에 빠트린 것도 모자라 초등학생들의 학창시절 추억 마저 지워버린 현실에 탄식이 절로 터졌다. 1년 내내 원격수업과 등교수업을 오락가락한데다 소풍, 체험활동, 운동회 등등 학사일정이 모두 취소됐으니 급우들과의 단체사진이 있을 리 없다.학교는 학부모와 상의한 끝에 학생 개인 사진들을 짝꿍끼리 붙여주는 식으로 편집해 앨범에 싣고, 남는 여백에는 아이들의 졸업소감을 담은 롤링 페이퍼로 채우기로 했단다. "함께 한 시간이 짧았다. 추억은 졸업하고 만들어가자", "마스크야 우리 내년에는 보지 말자", "마스크 꼭 버리고 중학교 갔으면···" 롤링 페이퍼에 남긴 아이들의 글들이다. 2020년 코로나 애사(哀史)로 부족함이 없으니, 오히려 더 짠해진다.586세대가 기억하는 초·중·고교 졸업식 풍경은 이제 거의 사라졌다. "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언니께···/ 잘있거라 아우들아 정든 교실아···." 재학생과 졸업생이 졸업가를 주고 받으며 눈물바다를 만들던 엄숙한 시대의 통과의례는 '라떼는' 시절의 흑백사진에 박제됐다.대신 신세대는 새로운 졸업문화를 만들어 즐긴다. 의정부 고등학교의 패러디 코스프레 졸업사진은 해마다 언론이 주목하는 뉴스토픽이 됐다. 졸업시즌은 전국의 학교들이 선보이는 톡톡 튀는 콘텐츠 경연장이 됐다. 반면에 건조한 장면도 있다. 개인정보 노출을 꺼려 졸업앨범 사진 촬영과 게재를 거부하는 선생님과 학생도 드물지 않아서다. 높아진 인권의식 만큼 학창시절의 추억이 흐려진듯 싶어 웃프다. 아무튼 신세대는 그들만의 방식으로 졸업의 의미를 새기는 것이니, 기성세대의 기억으로 탓할 일은 아니다.졸업앨범이 문제가 아니라 올해는 졸업식 자체가 열릴지 말지 장담할 수 없다. 거리두기 단계가 격상되면 졸업식 자체가 전면 취소될 수도 있다. 수많은 동기동창들이 동시대의 공감각을 확인할 추억과 기억을 삭제당한다면 그만한 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