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참성단]MP3의 몰락과 카세트의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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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MP3의 몰락과 카세트의 부활 지면기사

    1990년대 이후 소비자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음악 압축포맷이었던 MP3 파일이 최근 '사망선고'를 받았다. MP3 기술을 개발한 독일 프라운호퍼 연구소와 이 기술의 실시권을 갖고 있던 테크니컬러 간의 특허 및 소프트 웨어 사용권 계약이 지난달 23일 종료된 것이다. MP3 특허권은 유럽연합에서 2012년 소멸된 데 이어 지난달 16일 미국에서도 만료됐다. MP3는 1990년대 말부터 MP3 플레이어의 보급과 인터넷 파일 공유 등에 힘입어 소비자들에게 대단한 인기를 끌어 사실상 표준 포맷의 지위를 얻었으나, 최근에는 AAC 등 기능이 더 많고 압축 효율도 더 높은 새 포맷에 밀리는 추세다. 이에 따라 MP3 파일은 서서히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예전에 밀려난 카세트테이프의 경우 요즘 소비가 늘어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만 12만9천장의 카세트테이프가 팔렸다고 한다. 카세트 시장의 전체 매출이 전년 대비 74% 증가한 것이다. CD·LP 등 모든 음악 재생매체를 통틀어 성장률 1위가 카세트였다. 최근 개봉한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2'에서 남자 주인공이 '워크맨'을 통해 음악을 듣는 장면은 이러한 분위기를 잘 반영한다고 하겠다.이는 사용하기 편하고 복제가 쉬운 디지털 음원에 소비자들이 오히려 피로감을 느끼는 것이다. 비록 음질은 디지털보다 조금 떨어지지만 단순히 음악을 즐기는 것을 넘어서 창작물에 대한 '소유'의 의미가 강하고, 음악 한 곡을 듣기 위해 정성을 들이며 옛날의 감성을 느끼고 싶은 젊은 소비자들이 카세트테이프를 찾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지난해 아이돌 그룹 샤이니가 5집 '1 of 1'을 테이프로 발매해 전량을 팔아치웠다. 국내 인디밴드인 '푸르내' '밤신사'는 CD나 MP3 음원보다 테이프로 먼저 신작을 공개해 초판을 매진시키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 인터넷에서는 테이프로 음악을 듣는 사람들이 동호회를 개설하고 중고 테이프 및 플레이어 등에 대한 정보교환 및 판매 등을 하고 있다. 기술이

  • [참성단]PGA 김시우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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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PGA 김시우 선수 지면기사

    호주 출신의 아담 스콧 선수가 지난 2004년 PGA 투어 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이 대회 역대 최연소(만 23세 8개월)다. 이 기록을 지난 14일 대한민국 김시우 선수(만 21세 3개월)가 갈아치웠다. 미국 골프 해설가는 "영국이 유럽연합에서 탈퇴하고, 미국민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뽑은 것 만큼 놀라운 일이다"고 했다.제5의 메이저로 꼽히는 이 대회에는 PGA 투어 세계 랭킹 1~3위 선수를 비롯, 50위권 이내 선수 대부분이 참가했다. 우승상금은 21억3천만원에 달한다. 김 선수의 PGA 투어 랭킹은 75위였다. 2011년 마흔 나이에 이 대회에서 우승한 최경주 선수는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강심장에 묵묵히 하는 선수라 대성할 줄 알았다"며 후배의 쾌거를 기뻐했다.김시우는 이 대회에서 경이로운 쇼트게임 능력을 보여줬다. 마지막 날 선두권 선수들이 줄 보기로 주저앉는 난코스에서 노 보기로 마쳤다. 최종라운드에서 3m 이내 퍼팅을 15차례나 모조리 성공한 것은 백미(白眉)였다. 한달 전 바꿨다는 집게 그립이 효험을 봤다. 어릴 적 좋아했던 스페인 세르히오 가르시아 선수가 이 그립으로 마스터스에서 우승하는 것을 보고 따라 했다고 한다.김시우는 살아있는 전설 타이거 우즈와 비교된다. 우즈의 통산 메이저 14승, PGA 투어 79승은 현역 선수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위업이다. 만 21세 3개월에 마스터스 대회를 제패했다. 21세 3개월인 김시우도 벌써 PGA 투어 2승이다. 섣부른 감이 있지만 대한민국 골프팬들을 들뜨게 한다.우리에겐 그만 있는 게 아니다. 유럽 무대에서 맹활약하는 왕정훈(22)과 안병훈(25) 선수도 있다. 이들 영건이 서로 경쟁하면서 대한민국을 PGA 투어의 중심국으로 견인하기를 기대해 본다. 국내 팬들은 이제 LPGA뿐만 아니라 로리 맥길로이나 제이슨 데이, 조던 스피스 등 PGA 월드스타들과 우승을 다투는 대한민국 영건들을 보게 됐다. LPGA와 격이 다른 게 PGA다. 골프팬들의 월요일 새벽이 고단하게 됐다. /홍정표 논설실장

  • [참성단]'노무현의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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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노무현의 그림자' 지면기사

    중국 인민일보는 문재인 씨가 19대 대통령(19屆總統)이 되자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그야 사드 철회 기대감 탓이겠지만 문 대통령을 평가한 딱 한 마디가 눈길을 끌었다. '盧武鉉之影(노무현의 그림자)'이라는 거다. 그리고 덧붙였다. '문재인과 노무현은 뗄 수 없는 형체와 그림자(形影不離的文在寅和盧武鉉)'라고. 形影(형영:싱잉)뿐 아니라 腹心(복심)과 肝腦(간뇌)였다고 말하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하긴 유화(宥和)적 대북관부터 그렇다. 지난달 20일 통일부는 노 대통령이 김정일한테 갖다 준 돈이 43억5천632만 달러였다고 했다. 그 돈이 어떻게 쓰였던가 보다 놀라운 건 국정원이 2013년 6월 공개한 노무현 발언록이다. 'NLL은 바꿔야 한다. 북에 핵 얘기를 하라는 건 (남북간) 판 깨기를 바라는 사람들 주장이다. 자주 국가는 북측 공화국이고 우린 친미 국가다' 등.더욱 어이없는 건 2006년 12월 일본 아스카신샤(飛鳥新社) 출판사가 낸 한 권의 책이었다. 저자는 공무원 출신의 반 마코토(坂眞)였고 책 제목은 '한국이 세계에 자랑하는 노무횬(현) 대통령의 광란 발언록'이었다. 그 목차는 이랬다. '친북은 선 친일은 악, 타도 USA, 북조선 사랑, 힘내라 북조선, 어디까지나 반미주의자' 등. 그런 노무현이 중국을 방문,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마오쩌둥(毛澤東)을 꼽는다'고 말했다. 노무현 언사는 그 밖에도 차마 열거할 수도 없다. 그런 노무현의 그림자가 문재인이라고 인민일보가 보도한 거다. 그래선지 중국은 세계 29개국 정상을 불러 벌인 일대일로(一帶一路) 포럼 개막(14일)에 맞춰 문 대통령이 보내준 한국 사절단을 반겼을 테고 마오를 존경한다는 그 노대통령 그림자인 문 대통령도 탐탁하게 여길 게다.취임 초 100일 밀월기간의 대통령 지지율은 누구든 높다지만 여론조사 업체 리얼미터가 10~12일 조사한 결과도 '문대통령이 잘할 것'이라는 답이 75%였다. 하지만 여건조성이 안돼 북에도 못 가고 '진짜 안보' 확보가 어려워도 그 기대치는 유지될까. 그의

  • [참성단]'진짜 안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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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진짜 안보' 지면기사

    문재인 대선 후보는 줄곧 대북 대화의지를 피력했다. 대통령이 되면 북한부터 먼저 가겠다고 했고 TV 토론에선 북한이 주적(主敵)이냐, 국어사전에도 없는 말을 놓고 격론도 벌였다. 그때 문 후보가 '국방백서엔 적으로 돼 있지만 대통령으로선 적이라고 입에 올릴 일은 못 된다'고 말한 건 궤변이었다. 국군통수권자가 대통령이거늘 '우리 군대엔 적이지만 대통령에겐 아니다'라고 한 건 그야말로 어처구니없는 언사였다. 그는 가짜 안보와 진짜 안보론도 펼쳤다. 전 정권 안보는 가짜 안보였고 자신은 진짜 안보를 확립하겠다는 소신이다. 하지만 어떻게? 그보다는 세상에 가짜 안보와 진짜 안보가 따로 있다는 건가. 그랬던 그가 대통령에 당선되자 외신들은 즉각 우려를 표명했다. CNN은 양 가슴에 노란 세월호 리본을 단 문 대통령 사진과 함께 대북정책의 큰 변화 가능성을 언급했다.1998~2008년 DJ~노무현 정권의 햇볕정책이 되풀이될 것이라고 했고 그보다는 그의 이름(Moon Jae-In)처럼 moonlight 정책을 펼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런데 그는 지난 10일 대통령 취임식에서 (무조건이 아니라) '여건이 조성되면 북한에도 가겠다'고 말했다. 그 말을 기다렸다는 듯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2일 NBC 인터뷰에서 확고히 말했다. "그 여건 조성이란 바로 북한이 핵을 버리겠다는 구체적인 행동을 보이는 게 아니겠느냐"고. 그의 말을 북한이 들었던지, '좋아 하시네!' 한 마디로 묵살했고 보란 듯이 14일 미국 본토를 겨냥하는 ICBM급 미사일을 쏴댔다. 그 뉴스를 미국 언론은 속보로 전했고 일본 신문들은 호외까지 냈다. 문 대통령도 아차 했는지 단호한 대북 의지를 보였다.moonlighting은 '동시에 두 직장에서 일하기'다. 미-북 양다리 걸치기 정책을 펴겠다는 뜻은 접는 게 좋다. 지난달 18일 북한은 '이틀 후 핵실험을 하겠다'고 중국에 통보했다가 '그랬다간 국경을 봉쇄하겠다'는 경고를 받고 중단했다고 일본 TBS가 보도했다. 그런데 중국은 그 사실을 미국과 일본에 알렸지만 한국은 무

  • [참성단]더불어당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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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더불어당 대통령 지면기사

    문재인 씨가 대통령이 됐다고 해서 야당이 여당 된 건 아니다. 야당→여당으로 바뀐 게 아니라 더불어당은 처음부터 여당이었다. 2015년 12월 새정치민주연합이 현상공모를 통해 당명을 '더불어민주당'으로 바꾼 그 때부터 여당이 됐다는 거다. 더불어당이 바로 '더불어 여(與)'자 여당(與黨)이기 때문이다. 세상이 아무리 한자 문맹시대가 됐다지만 '더불어 與'자 '與黨'이란 야당과는 반대로 정부와 '더불어' 존재하는 집권당이라는 뜻인 것도 모르고, 그래서 '여당'인 것도 모르고 야당이 여당(더불어당)으로 당명을 바꾸다니! 상상조차 불가능한 망발이다. 다시 말해 야당→여당이 된 게 아니라 첨부터 여당이었다는 거다. 조선조 아악(雅樂)의 하나인 여민락(與民樂)도 백성과 '더불어' 즐긴다는 뜻이고 여민동락(與民同樂) 여민해락(與民偕樂)도 같은 뜻이다. 청와대 '여민관' 역시 옷깃 따위를 여민 집이 아니라 '與民館'일 게다.이번 대통령 보궐선거 이튿날 CNN BBC,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들은 더불어민주당을 그냥 Democratic Party라고 표기했다. Together(함께) 따위 접두어는 없었다. 그들 역시 의아했을 게다. 민주당이면 민주당이지 Together가 왜 붙느냐고. 일본과 중국 언론에선 '더불어' 표기가 아예 불가능하다. 그래서 일본에선 '共に民主黨(토모니민슈토→함께민주당)'으로, 중국에선 '共同民主黨(꿍퉁민주당→공동민주당)'으로 부르고 적는다. '더불어'가 아니라 '함께' 또는 '共同'으로 불려도 괜찮은 건지 더불어당에 묻고 싶다. 이제는 더불어당에서 대통령까지 배출됐고 가짜 여당에서 진짜 여당으로 승격했으니 '더불어'라는 군더더기는 그만 떼어버리고 그냥 '민주당'으로 돌아가는 게 어떨까? 일본에선 또 문재인을 '문제인(ムンジェイン)'으로 표기한다. '재'의 ㅐ 발음을 적을 수 없기 때문이다.문재인 대통령은 선거전 과정에서도 입만 열면 외쳐왔던 게 지난 정권의 적폐 청산이었고 당선 후에도 제1성이 적폐청산이지만 '더불어

  • [참성단]기자출신 첫 국무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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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기자출신 첫 국무총리 지면기사

    문재인 대통령은 공식 임기가 시작된 지난 10일 이낙연 전남도지사를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했다. 그는 과거 인터뷰와 저서에서 "정치적 꿈은 국무총리"라고 말한 바 있다. 대통령이 꿈이라는 사람은 많았지만, 국무총리가 꿈이라는 사람은 이례적이다. 아무튼 만약 이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무사히 통과한다면 대한민국 헌정사상 기자 출신의 첫 국무총리가 탄생하게 된다. 사실 언론사 출신 총리는 과거에 있었다. 동아일보 사장 출신으로 1963년 12월 3공화국 초대 국무총리에 임명된 최두선 전 총리가 장본인이다. 하지만 그는 기자 생활을 하지는 않았다. 중앙일보 사회부 기자 출신인 문창극 전 주필은 박근혜 정부 시절인 지난 2014년 6월 총리 후보로 지명돼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지명 바로 다음날 공개된 과거 교회강연 영상발언이 거센 역사관 논란에 휘말려 청문회 문턱도 가보지 못한 채 스스로 물러나고 말았다. 앞서 2002년 김대중 정부 당시 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장대환 매일경제신문 사장도 부동산투기 의혹 등으로 국회 동의를 얻지 못한 바 있는데, 그 역시 평기자 출신은 아니었다. 1952년 전남 영광에서 출생한 이 후보자는 광주제일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1979년 동아일보에 입사, 정치부·외신부·도쿄 특파원 등을 거치며 21년간 기자생활을 했다. 이후 2000년 16대 총선에서 김대중 대통령의 발탁으로 고향인 전라남도 함평·영광에서 출마하며 정계에 입문했다. 제16대부터 19대까지 내리 4선의 국회의원을 지내며, 초선 시절에는 두 차례 새천년민주당 대변인을 역임했고 2002년 노무현 정부에서도 대변인을 맡았다. 대변인 시절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문 작성에 참여했으며, 노무현 대통령 취임사 작성도 맡았다. 그런 이력 때문인지 그는 요즘에도 '기자수첩'을 늘 지니고 다니며 메모를 즐긴다고 한다.인터넷에서는 이 후보가 총리 지명을 받은 직후 KTX 안에서 휴대전화를 확인하는 사진이 화제다. 하도 축하전화가 많이 오니까 옆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아예 객실 밖 보조의자에 앉아 상경하는 모습이

  • [참성단]대통령 사저(私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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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대통령 사저(私邸) 지면기사

    이승만 초대 대통령이 하와이 망명 전까지 머무른 이화장은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 사저(私邸) 가운데 가장 오래됐다. 인평대군의 저택인 장생전이 모태 건물이라고 한다. 사적(史蹟)으로 지정될 만큼 귀한 가치를 인정받지만 끝내 주인을 다시 볼 수 없었다. 수년 전 출입을 막은 이화장을 먼 발치에서 감상했는데, 한 눈에도 구도와 건물 모양새가 빼어났다. 4대 윤보선 대통령 사저는 99칸의 대저택으로 1870년 경 지어졌다.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전통가옥으로 꼽힌다. 10대 최규하 대통령 사저는 2005년 그가 사망한 뒤 검소했던 유품들이 공개돼 국민들에게 울림을 줬다. 50년 된 선풍기, 30년 된 라디오가 시선을 모았다.16대 고 노무현 대통령의 봉하마을 주택은 그의 돌연한 서거로 주목받았다. 아방궁이란 비판도 있었는데, 집 보다는 부엉이 바위를 먼저 떠올리게 된다. 11~12대 전두환 대통령의 연희동 자택은 골목길 성명과 검찰 출두 등으로 언론에 빈번하게 노출됐다. IMF 사태 시점에 물러난 14대 김영삼 대통령은 18억원을 들여 상도동 자택을 개수, 비판의 대상이 됐다. 나라와 국민은 쪽박 신세가 됐는데 큰 돈을 들였어야 했느냐는 거다. 동교동에 오래 산 15대 김대중 대통령은 일산으로 옮겼다가 퇴임 후 돌아왔다. 그 역시 많은 돈을 들여 사저를 꾸몄다.박근혜 전 대통령이 최근 삼성동 자택을 팔고 내곡동으로 이사를 했다. 주인이 없는 빈 집인데도 세간의 관심이 뜨겁다. 일부 주민은 '왜 하필 우리 동네냐, 시끄럽게 됐다'고 불만이다. 변호사 비용을 대려 집을 팔았다고 한다. 주인이 탄핵에 이어 영어의 몸이 되면서 삼성동 저택도 전직 대통령의 집이 아닌 일반인 주택으로 신분이 격하된 것이다.문재인 대통령은 홍은동 연립주택에 거주해 왔다. 당선이 확정된 9일 밤에는 이웃과 지지자들이 골목길까지 메워 잔칫집 분위기를 달궜다. 문 대통령은 양산에도 저택이 있다. 퇴임 후에는 아마도 양산에 거주할 것이란 전망이다. 대통령 사저도 그 주인의 처지에 따라 명·암이 갈린다. 양산 주택은 어떤 운명에 놓이게 될까.

  • [참성단]대선 투·개표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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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대선 투·개표 드라마 지면기사

    투표 의무제 국가도 있다. 호주는 투표를 안 하면 벌금이 78호주달러(약 8만원)다. 그러니까 투표율 따위는 아무런 의미도 없는 나라다. 참정권 못지않게 투표의 질도 중요하다는 사람은 재작년에 타계한 싱가포르의 국부 리콴유(李光耀)였다. 1994년 3월 11일 그 나라 '스트레이츠 타임스(Straits Times)' 인터뷰에서 그가 말했다. "40~60대 중년에게는 두 표씩의 권한을 줘야 한다"고. 30대 이하 철딱서니 없는 젊은 층보다는 신중하게 투표하기 때문이라는 게 이유였다. 투표권을 18세로 낮추자는 한국 일부 정치권에서 들었다면 귀를 씻고 싶었을 게다. 참정권은 어떤가. 민주주의 발상지인 고대 그리스에서도 도시국가 폴리스(polis)의 반(半)자유민, 종속민에게는 납세와 병역의무는 있어도 참정권은 없었다. 그들을 '페리오이코이(perioikoi→주변 사람들)'라 불렀다.여성 참정권은 말할 것도 없다. 여성 투표권을 최초로 부여한 국가는 1893년 뉴질랜드였고 호주(1902) 핀란드(1906) 미국(1920) 영국(1928) 이탈리아(1945) 프랑스(1946) 순이었다. 한국은 스위스(1971)보다도 단연 앞선 1948년부터였다. 중동에선 쿠웨이트 2005년, 아랍에미리트 2006년, 사우디는 재작년이었다. 중국에선 투표소를 '투표참(投票站:터우퍄오잔)'이라 부르고 투표함도 '투표상(投票箱)', 개표는 '개상험표(開箱驗票)'지만 기표 방식도 가지가지다. 터키는 EVET(yes)라고 새겨진 도장을 찍지만 이집트는 펜으로 V(승리) 표시를 하고 독일은 X자를 쓴다. 크로이츠(kreuz→십자가)가 X지만 마치 OX의 X같다. 호주는 또 1 또는 2 내키는 후보와 정당 기호를 써 넣고 일본은 맘에 드는 후보 이름을 쓴다. 미국은 주마다 다르다. 그런데 우리 투표 도장의 ㅅ은 도대체 무슨 뜻인가. 아무 뜻도 없는 그냥 무늬?시끄럽던 유세전과 전화벨 소리 등 소음도 쥐 죽은 듯 가라앉은 채 드디어 어제 투표를 거쳐 밤새 거룩(?)하고도 장엄한 거국적 개표 드라마가 펼쳐졌다. 7개월

  • [참성단]39세 마크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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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39세 마크롱 지면기사

    7일 프랑스 사상 최연소 대통령에 당선된 에마뉘엘 마크롱(Macron)은 1977년 12월 생으로 39세 나이가 뭣보다 화제다. 옛날에야 알렉산더가 20세에 대왕이 됐고 나폴레옹이 35세에 황제가, 칭기즈칸도 39세에 제위에 올랐지만 현대사에서도 30대 대통령 또는 총리는 썩 드문 예는 아니다. 스킨헤드(달걀머리)인 벨기에의 샤를 미셸은 2014년 39세에 총리가 됐고 1980년대 이후만 해도 부토 파키스탄 총리가 35세, 가르시아 페루 대통령이 36세, 아리스티드 아이티 대통령이 37세, 호세 올센 코스타리카 대통령이 39세였다. 2004년 사카쉬빌리 그루지야 대통령도 36세였고…. 마크롱 대통령의 두 번째 화젯거리는 부인 브리지드 트로뉴(Trogne)가 25년 연상에다 애가 셋인 고등학교 은사였다는 거다. 둘은 프랑스 북부 아미앵 고교 때의 사제지간이었고 2007년 29세와 54세로 결혼했다. '트로뉴'라는 이름도 안 좋다. '괴상하고 우스꽝스런 얼굴, 불그스름한 술꾼 얼굴'이라는 뜻이다.마크롱의 세 번째 화젯거리에다가 기적(?)도 있다. 의석 하나 없이 당선된 거다. 어쨌든 39세 수재인 중도파 마크롱이 프랑스의 '여자 트럼프'인 극우 국민전선 르 펜(Pen)을 크게 누르고 당선됐다. 르 펜이 프랑스 제일주의, EU 탈퇴, 보호무역 등을 주장한 반면 마크롱은 EU 잔류와 안정 추구, 자유무역 등으로 맞섰다. 오바마는 지난 4일 마크롱 지지를 선언했고 장 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 전 총재도 "프랑스가 EU를 탈퇴하면 그 날로 카오스―대 혼돈을 부를 것"이라며 마크롱을 응원했다. 하지만 독일 우파정당(AfD)의 페토리 당수를 비롯해 영국 독립당(UKIP)의 폴 너털 당수, 네덜란드 보수정당(PVV)의 윌다이스는 모두 르 펜의 애국주의를 칭송했다. 결과는 프랑스 국민이 르 펜을 펜으로 싹싹 그어버린 거다. 힐러리 클린턴이 아닌 트럼프를 택한 미국과는 반대로.우리도 오늘 새 대통령을 선택한다. 밤 11시면 당선 윤곽이 잡힐 거란다. 문재인은 '떼어 놓은 당상'으로 여기고 홍준표는 '

  • [참성단]깜깜 대선막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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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깜깜 대선막판 지면기사

    드디어 내일인 대선 막판 표심이 깜깜이다. 문재인이 계속 선두인지, 아니면 안철수 홍준표가 따라잡거나 앞서는지 깜깜소식 깜깜부지(不知)다. 도대체 언제 누가, 왜 선거 6일 전부터는 여론조사 결과 발표를 못하게 금지조항을 만들었나? 그게 1990년대부터라니까 노태우 시절부터인지는 몰라도 멍청한 짓이다. 유권자 알 권리를 해치고 가짜뉴스가 판치는 부작용이 크기 때문이다. 미, 영, 독, 일본 등 선진국에선 그런 게 없다. 작년 11월 8일 미국 대선만 해도 하루 전 또는 당일 아침까지도 여론조사 결과는 발표됐다. 뉴욕타임스는 당일 아침 힐러리 클린턴의 당선 확률이 84%라고 했고 워싱턴포스트는 99%까지 내다봤다. 하루 전 CNN 보도도 46대 42로 힐러리 우세였다. 그러나 결과는 11곳 중 9곳이 보기 좋게 어긋났다. 여론조사 업체들과 주류 언론들이 개망신을 당한 거다.선거 전날 '트럼프 우세'는 단 두 곳뿐이었다. LA타임스와 서던 캘리포니아 대(USC) 공동조사가 48대 43이었고 인베스터스 비즈니스데일리(IBD)와 또 다른 업체 공동조사가 45대 43이었다. 어쨌건 표심 이동과 요동 추이는 선거 당일 아침까지도 발표하는 게 낫고 옳다. 누가 무슨 권리로 6일 간의 유권자 알 권리를 압류한다는 건가. 그건 못하게 하면서 투표소 출구조사는 왜 하게 두는가. '여론'이라는 말도 한국과 중국서는 '여론'이지만 일본에선 '세론(世論)'이다. 일본도 전에는 '여론'이었지만 1946년 상용한자에서 輿자를 빼면서 '세론'이라는 말로 굳어졌다. '여론'보다는 '세론'이 낫다. 輿는 '수레 여'자로 옛날 치자(治者)인 임금이 가마 등 수레를 타고 가면서 밖의 기층민(서민) 소리를 엿듣는다는 뜻으로 쓰이던 말이 '여론'이다. 그야말로 시대착오적 언어다.사회학자들이 말하는 '여론의 질'도 문제다. 한 점 붉은 마음(일편단심)은 언제든 '이편흑심(二片黑心)'으로 바뀔 수 있다. 확 쏠리는 여론과 군중심리가 무섭지만 무모하기도 하다는 거다. 왕초 쥐를 따라 낭떠러지로 줄줄이 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