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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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트럼프 쇼크 지면기사
미국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21일(현지시각) 공화당 전당대회 연설은 전 세계 충격파가 컸고 미국도 마찬가지다. 23일자 뉴욕타임스 1면 머리 제목이 'How will this election impact the world(세계적인 선거충격을 어찌할 건가)'였다. 트럼프가 장장 76분 사자후를 토한 미국 우선주의·독립주의 아메리카니즘을 일본 도쿄대 쿠보(久保文明) 교수는 '전기 쇼크'에 비유했다. 첫째 미국 공화 민주 양당사상 정치경험이 제로인 대선 후보는 트럼프가 처음이고 둘째 2차대전 후 공화당 후보의 미국 고립주의 주창(主唱)도 처음이며 셋째 보호무역주의, 넷째 통상문제 등도 공화당은 전통적으로 민주당보다 유화적이었고 1960년 대선만 해도 공화당의 닉슨이 민주당 케네디보다 소련에 비(非)적대적이었는데도 이번엔 정반대라는 점, 다섯째 공화당 주류파가 대거 아웃사이더가 됐다는 점 등을 들어 '전기 쇼크'라고 한 거다.책은 안 읽고 잡지만 더러 본다는 트럼프, 그의 아내 멜라니아(Melania)도 연설했지만 8년 전 미셸 오바마의 연설을 표절해 망신살이 뻗쳤다. 하지만 장녀 이방카(Ivanka)만은 수려한 외모에 연설도 빼어나 아버지보다 낫다는 평을 받았다. 그런데 '트럼프 쇼크'는커녕 그를 칭찬하는 나라는 북한밖에 없을 것이다. 김정은과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는 소리에 북한 미디어 사이트는 트럼프 찬양 논설까지 실었다. 그런 북한이 트럼프의 '주한미군을 철수할 수도…' 언급엔 귀가 확 열렸을 게다. 중국도 처음엔 변호사 출신의 깐깐한 힐러리보다 저돌적인 '터랑푸(特朗普)'가 상대하기 수월하다는 분위기였지만 이제도 그럴까. '중국과의 끔찍한 무역협정을 새로 맺고 중국의 충격적인 지식재산권 절도질, 덤핑, 환율 조작 등을 중단시킬 것'이라고 했는데도?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트럼프의 외국 공포증, 배타주의를 경계해야 한다'고 했지만 영국의 EU 이탈이 트럼프의 등을 밀어주는 바람(追風)이 될 거라는 견해도 다수다. 다시 말해 '브렉시트가 영국의 서민반란인 것처럼 오는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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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부천 판타스틱 영화제 지면기사
제1회 부천 판타스틱 영화제(BIFAN)의 화제작은 단연, 덴마크의 라스폰 트리에 감독의 '킹덤'이었다. 총 3부작으로 구성된 이 장편의 영화는 영화제에서 1부만 소개됐다. 러닝타임 4시간40분. 이 한편의 공포영화는 이제 첫발을 내디딘 BIFAN이 다른 영화제와는 분명히 다른, 특별하게 뭔가가 있는 영화제로 각인시키는 일등공신이었다. 입소문을 탄 '킹덤'은 일반 극장으로 진출했고, 14일간 전회매진이라는 기록을 남기며 15만명이 관람했다. 또한 밤 12시에 상영하는 '심야상영'이라는 새로운 관람문화를 만들어 냈다. BIFAN은 그렇게 '킹덤'으로부터 시작됐다. 1997년의 일이다.최소 앞으로 열흘간 7월의 폭염은 부천 주변을 얼씬도 하지 못할 것이다. 올해로 20회를 맞아 아시아 대표영화제를 꿈꾸는 BIFAN이 열흘간의 일정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허무맹랑한 꿈이 아니다. 그동안의 내공에 힘입어 이제 누구도 의심치 않는 강력한 영화제로 변모했으니 말이다.BIFAN은 장르영화제답게 일부 마니아들에 국한된 열렬한 지지를 받아왔다. 표현의 억압과 금기에 도전하는 작품들을 선정해 여과없이 소개하면서, 다양성과 독자적인 영화제의 위치를 굳건히 할 수 있었다. 지독하다 할 정도로 세밀하게 묘사되는 성과 폭력, 사회를 조롱하며 '그들만의 테두리'안에서 '그들의 향연'을 즐겼다. 그러나 이것이 오히려 일반인들의 진입을 막는 벽이었고, 주최측의 고민이었다. 독창성과 새로움의 추구가 일반 관객들로 하여금 접근을 어렵게 할 수 있다는 '장르영화제'의 한계 때문이었다.성년을 맞은 이번 BIFAN은 '코리안 판타스틱' 경쟁 부문을 신설하고, 가족을 위한 '패밀리 존'을 부활시키는 등 마니아부터 일반 관객까지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영화제를 만드는데 주안점을 두었다. 하지만 '장르영화, B급영화, 마니아영화로 분류되는 영화를 꾸준히 관객에게 소개하여 예술영화 중심의 영화제가 아니라 관객이 즐길 수 있는 영화제를 지향'하겠다는 당초 취지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새롭게 변신을 꿈꾸는 BIFAN의 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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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올여름 휴가도… 지면기사
올 여름도 휴가 절정기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작년 12월 18일 여름도 아닌 겨울휴가를 떠나 16일간 즐겼다. 그런데 하와이 카일루아(Kailua) 해변 저택이 1박에 3천500달러(약 410만원)였다. 그건 약과다. 대통령 전용기(에어포스 원)를 자가용 비행기처럼 썼고 그 항공경비만도 370만 달러(약 44억원)였다. 그밖에 경호원 관련 비용 등 모두 1천만 달러(약 118억원)나 썼다. 그 때 중국 CC(중앙)TV가 보도했다. '오바마 가(家) 휴가사치가 비판을 받았다(出行奢侈 第一家庭 遭批)'고. 입헌군주국 왕들은 어떤가. 화려하고도 한적한 왕궁이야말로 1년 내내 휴가 최적지 같건만 아닌가. '살만 빈 압둘 아지즈 알사우드'라는 긴 이름의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은 작년 여름 프랑스 남부 해안 호화별장으로 갔다. 그런데 무려 1천명의 수행원이 별장 부근 호텔에 묵는 바람에 해안선 1㎞가 봉쇄됐다. 비용 또한 상상도 못한다.휴가 기간도 한국인은 기껏 1주일이지만 길게 즐기는 나라들도 많다. 휴가 일수가 가장 긴 나라는 유럽 북부 발트 해의 리투아니아와 남미 브라질로 축일 합쳐 41일씩이다. 이번 여름 브라질이야 올림픽에 정신 팔리겠지만 러시아 연방국인 리투아니아는 바다가 시원한 데다 호수와 늪이 많아 주로 국내 휴가를 즐긴다. 러시아와 핀란드도 40일씩이고 프랑스 이탈리아 30일, 미국 싱가포르 25일, 중국 21일, 캐나다 19일 순이다. 그런데 올 여름 세계 유명 휴양지들은 휴가 관광객이 팍 줄어들 거라는 전망이다. 공항과 호텔, 열차와 버스, 거리를 비롯해 프랑스 니스(Nice) 같은 고요한 해변 휴양지까지 온통 테러가 극성을 부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설마…'와 함께 해외로 날아가는 휴가객은 여전히 공항마다 넘친다.'여가(暇)를 잡아 쉬는(休)' 게 휴가고 '休'는 사람이 나무에 기댄 형상의 글자다. 나무그늘에서 '책이나'가 아니라 책을 읽는 것도 최상의 휴가 보내기다. 하지만 1년 열두 달 단 하루도 휴가라는 걸 모르고 지내는 사람도 많다. 하루하루 생활고에 얽매이고 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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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미사일 vs 사드 지면기사
북한이 어제 새벽 또 스커드(Scud) 탄도미사일 3발을 발사했다. 올해 들어 12번 27발째다. 그럴 때마다 운이 좋은 게 북한이다. 만약 동해를 항해 중인 대형 선박이 그 미사일에 맞는다면 전쟁은 당장 터지고 말 거다. 스커드는 옛 소련제다. 1964년 개발된 게 사거리 300㎞의 Scud-B였고 소련이 이집트에 공여했던 그 스커드-B를 북한이 1980년대 초 입수, 1985년 최초로 개발한 게 사거리 500㎞, 무게 800㎏의 스커드-C였다. 그 미사일 한 발 개발비용이 몇천억 원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금년에 동해상으로 날린 돈이 도대체 얼마인가. 인민이야 굶어 죽건 말건이다. 핵 개발 비용 또한 천문학적 액수다. 오로지 사회주의 적화통일 준비를 위해서다. 그런데 그런 적화통일 촉진 스케줄을 지연시키는 미국이 얼마나 미우랴. 어제의 미사일 발사는 사드(THAAD) 배치에 대한 반발이라는 해석이다.남한 사드배치를 북한이 반대하는 이유가 뭘까. 방어 없이 순순히, 고이 미사일 맞아 모두 죽으라는 거 아닌가. 하지만 사드배치에 반발해 미사일을 쏴대는 짓이야말로 역(逆)으로 사드배치의 당위성에 찬동, 명분을 주는 꼴임을 북한은 모를까. '동해상이 아니라 남조선을 향해 우리 공화국 미사일을 빗발처럼 쏜다 해도, 그래도 너희는 사드배치를 안 할 거냐. 어서 하라'는 촉진 신호 같다는 거다. 그런데 청와대 앞마당이든 어디든 다른 데라면 몰라도 우리 동네만은 안 된다는 님비(Not in my back yard) 반응이야 있을 수 있다 쳐도 남한 땅 어디든 무조건 안 된다는 반대파의 저의, 진의는 뭘까. 그냥 미사일에 맞아 죽자는 건가. 북한을 자극해 안 되고 중·러가 반대해 안 된다니! 그들은 도대체 어느 쪽 편인가.미국 입장에선 참으로 어이가 없을 것이다. 6·25전쟁 때 적화통일을 막아주고 '한강의 기적' 밑거름이 돼 준 혈맹이 끝까지 돕자는데 반대라니! 사드 기지 등 군사시설을 공개하는 것도 상식 밖이다. 그런데도 미국은 괌 사드 기지를 전격 공개했고 레이더 1.6㎞ 내의 전자파는 일상생활의 허용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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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연극 '햄릿' 지면기사
대단한 일이다. 국립극장인 서울 해오름극장에서 공연중인 연극 '햄릿'이 개막 3일 만에 27회분 공연 티켓 1만6천200장이 매진됐다는 거다. 한국 최고 원로 배우들이 총출연, 명연기를 펼치기 때문인가. 자리 값이 R석 7만원, S석 5만원인데도, 뭣보다 연극 '햄릿' 같은 고급 문화향연에 심취, 유유자적(悠悠自適)하는 관객이 그처럼 많다는 게 놀랍다. 셰익스피어 4대 비극 중 하나인 '햄릿'은 덴마크 왕자 햄릿이, 그의 부왕을 죽이고 모친을 왕비로 가로채 왕위에 오른 숙부에게 복수, 본인도 죽는다는 줄거리지만 '햄릿' 하면 떠오르는 유명한 대사가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To be, or not to be: that is the question)'라는 것이고 또 하나는 '햄릿형'이 '돈키호테형'과 함께 상반되는 성격 형이라는 거다. 전자를 우유부단 고뇌하는 내성적 성격, 후자를 천방지축 경망하고 성급한 성격으로 규정한 사람은 러시아 작가 투르게네프였다. 하지만 괴테는 햄릿형을 로맨틱형으로 좋게 봤다.'햄릿'의 작가 셰익스피어는 또 어떤가. 그의 가치를 말해주는 한 마디가 바로 '(식민지) 인도를 포기할지언정 셰익스피어 없는 영국은 상상할 수 없다'는 토머스 칼라일(영국 비평가 역사가)의 명언이다. 셰익스피어가 인도 땅보다도 무겁다는 거다. 1564년 영국 중부지방인 워릭셔(Warwickshire) 스트래퍼드 온 에이번(Stratford on Avon)에서 출생한 셰익스피어의 학력은 초등학교가 전부다. 18세에 결혼, 극장 고용원과 배우를 거쳐 극단 전속 작가가 된 게 전부다. 그런데도 그가 세기적인 천재를 넘어 인류사의 천재로 꼽히는 이유가 뭘까. 그의 4대 비극 작품만 해도 그 플롯 구성력과 작중인물 성격 창조력, 심도 깊은 오묘한 심리적 통찰력, 그리고 절묘한 어휘 구사력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그는 희극 비극 역사극 합쳐 37편의 희곡을 썼고 14행의 정형시로 이어진 소네트 연작시(sonnet sequence)도 쓰는 등 시집도 3권이다. 그가 괴테(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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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터키 쿠데타 지면기사
'정변(政變)'이라는 뜻의 프랑스어 '쿠데타(coup d'Etat)'는 알파벳 표기부터 까다롭다. coup(쿠)가 '때리기'니까 정치를 때려 엎는 게 쿠데타다. 그만큼 입에 담기 거북한 말이 쿠데타고 선진국 정치에선 상상도 할 수 없는 변고가 쿠데타다. 그걸 군대만이 할 수 있다. 그래서 그냥 정변이 아닌 '군사정변'이다. 중국에선 현재도 '軍事政變'이라고 한다. 최근엔 2014년 5월의 태국 쿠데타였고 1932년 입헌군주제 후 자그마치 19번째 쿠데타였다. 국왕은 매번 허수아비였다. 태국보다도 더한 쿠데타 상습국가도 있다. 남미 볼리비아는 1980년대 말까지만도 무려 193회 쿠데타가 발생했다. 15일의 터키 쿠데타도 다섯 번째라고 했다. 터키는 이슬람 국가로 확연한 정교(政敎)분리가 어렵기 때문이고 민족성이 급하고 격한 탓이기도 하다.터키(Turkey)의 소문자 turkey는 칠면조다. 하지만 일곱 개 얼굴로 변하는 애완용의 나약한 새도 결코 아니고 '줏대 없이 이랬다저랬다 한다'는 뜻의 '터키(칠면조)'인도 아니다. 구미 선진국이 크리스마스 때 잡아먹는 칠면조도 터키인은 싫어한다. 터키어 turk(투르크)는 '힘이 세다'는 뜻이고 대문자 Turk는 '힘센 사람'이다. 오스만 투르크 제국 후예가 터키인이다. 그런데 이번 쿠데타도 국영 TRT TV 아나운서가 계엄령 선포, 외출 금지, 국제공항 운항 정지, 앙카라 쿠데타 군에 잡힌 참모총장 등을 발표할 때까지는 급박했다. 그러나 강력한 지도자 에르도안(Erdogan) 대통령은 16일 "앙카라와 이스탄불, 이즈미르(Izmir)에서 벌어진 쿠데타는 6시간 만에 실패로 끝났다"고 발표했다. 6시간에 265명 사망, 1천440명 부상, 2천839명의 쿠데타군이 체포됐다. 쿠데타 군인이 그렇게 나약했던 이유가 뭘까. 그들의 소속이 '평화평의회(peace council)'인 탓은 아니었을까.터키는 지진도 잦고 테러도 조용할 날이 없다. 2011년 지진엔 1천여 명이 죽었고 지난달 이스탄불공항 테러는 44명이 숨졌다.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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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공복 (公僕) 지면기사
어느 마을에 훌륭한 종돈(種豚)을 기르는 농가가 있었다. 새끼도 잘 낳고, 살도 잘 찌며, 육질도 좋았다. 이 소문을 들은 이웃 동네 면장이 비싼 값을 치르고 이 종돈을 사갔다. 면장은 훌륭한 종돈이 들어 왔으므로 돼지가 면 재정을 크게 호전시킬 것으로 기대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살이 찌지 않고, 또 육질도 형편없었다. 심지어 매일 한마리씩 죽어 나갔다. 화가 난 면장은 농부를 찾아가 따졌다. 농부는 "이 돼지라는 놈이 면장님을 닮아서 그렇습니다"고 천연덕스럽게 말했다. 화가 난 면장은 "나를 닮았다니 그게 무슨 말이오?"라고 따져 물었다. 농부는 면장의 얼굴을 보고 말했다. "공무원을 닮았다는 말입니다. 저 돼지가 게을러졌어요." 하도 '개·돼지'가 뉴스의 중심에 있는 지라 웃자고 한 얘기다.순자(荀子)는 '군도(君道)편'에서 "有亂君 無亂國 有治人 無治法"이라고 했다. '어지러운 임금은 있으나 저절로 어지러워지는 나라는 없고, 다스리는 사람은 있으나 스스로 다스리는 법은 없다'는 말로 지도자의 덕성과 지혜를 강조하고 있다. 나라가 혼란스러우면 그건 필시 부덕한 지도자 때문이라는 말이다. 임금과 신하가 표본을 보이면 백성은 자연히 그를 따르게 된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달리 해석하면 공직사회가 올바르면 사회 전체가 올바르게 된다는 말이다. 그런데 공직사회가 이미 몸을 도사리기 시작했다. '레임덕 (lame duck)' 때문이다. '재선에 실패한 현직 대통령이 남은 임기 동안 마치 뒤뚱거리며 걷는 오리처럼 정책집행에 일관성이 없다는 데서 생겼다'는 레임 덕이 우리에게 본격적으로 시작된 느낌이다. '사드' 배치를 발표하는 그 시간, 외무부 장관은 양복 수선하러 백화점에 가 있고, 국민을 '개와 돼지'에 비유했던 교육부 고위간부는 파면위기에 처했다. 보다 못한 황교안 국무총리는 부처 감사관 회의를 소집하고 "공직자 정신차리라"고 일갈했다. 공무원을 공복( 公僕)이라고도 한다. 국민의 심부름꾼이란 뜻이다. 정권이 아무리 바뀌어도 공직사회,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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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모기 피의 DNA 지면기사
영국 통속작가 스토커(Stoker)의 괴기소설이 흡혈귀 흡혈마(吸血魔) '드라큘라(Dracula)'고 싼 임금으로 노동력을 착취하는 인간도 흡혈귀다. 하지만 진짜 사람 피를 빠는 흡혈충, 흡혈동물이야말로 성가시고 무섭다. 벼룩 빈대 이 모기 거머리 체체파리, 피먹이박쥐 등. 이중 가장 악질 흡혈귀는 모기다. 몰래 눈 깜짝할 사이에 사람의 혈맥을 짚어 피를 빨아내는 기가 막힐 기술이라니! 그런데 인간은 모기를 싫어하는 만큼 존경(?)하기도 한다. 적진에 침투, 순간적으로 흡혈작전을 완수하는 모기의 첨단 기술을 흠모, 명명(命名)한 폭격기가 2차대전 때 맹활약한 영국의 '모스키토(mosquito)'였다. 쾌속 어뢰정에도 '모스키토 보트'가 있고 미 해군 소함대에도 '모스키토 플릿(Fleet)'이라는 게 있다. 가장 유식한 물고기가 '문어(文魚)'라면 가장 유식한 곤충은 모기다. 훼+文이 '모기 문'자다.모기에 잘 물리는 사람은 혈액형 O형과 술꾼, 임신부, 체온 높은 섹시한 사람이라지만 하룻밤에 12번도 물리는 모기지옥이 있다. 캐나다와 접경인 미국 북부 미네소타 주가 그런 지옥인 이유는 1만 개의 호수 탓이다. 그 주의 별명이 '1만개의 호수를 가진 땅'이다. 여성 앵커의 입안으로 모기가 날아들어 TV뉴스 보도가 중단된 적도 있다. 2010년 7월 14일 대만 CTV 정오 뉴스 때 황칭(黃晴) 앵커가 그랬다. 그래서 그녀는 '모기 앵커'로 유명세를 탔다지만 말라리아 황열병 뇌염 뎅기열 등으로 해마다 70여만 명을 죽이는 주범도 매개체인 모기다. 지카 바이러스 모기는 또? 마이크로소프트가 모기 잡는 용기를 개발했다는 게 지난달 22일 CNN 뉴스였다. 3각대 위의 높이 30㎝ 용기엔 벌집처럼 64개의 모기 방이 뚫렸고 이산화탄소를 방출, 모기를 유인해 들인다고 했다. 그런데 놀라운 건 모기가 무려 3천600여 종류라는 거다.태초의 창조주가 왜 모기 같은 최악의 흡혈충을 다 창조해 냈는지 의문이다. 그런데 드디어 흡혈귀 모기도 인류에 기여할 첫 번째 길이 열린 듯싶다. 흡혈모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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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데리사 메이 지면기사
마거릿 대처(Thatcher)의 '대처'를 일본 언론은 '삿차'로 발음해 웃겼지만 그녀 이후 26년 만에 영국 여성총리가 결정됐다. 데리사 메이(Theresa May) 내무장관, 그녀의 성씨 May가 흥미롭다. 긍정과 부정의 뜻이 엇갈리기 때문이다. '…할 수 있다, …해도 좋다, …를 바란다 기원한다' 등은 긍정, '…인지도 모른다'는 반(半) 긍정적이다. 메이퀸, 메이폴(May·pole → 5월제의 기둥)의 May도 있고 뭣보다 1620년 필그림 파더스(Fathers)를 태우고 미 대륙을 향했던 개척과 발견의 배가 '메이플라워 호'였다. 반대로 May dew는 아침이슬이고 May fly는 하루살이, SOS 등 무선전화 조난신호가 May·day다. 그러니까 데리사 메이(60), 두 번째 영국 여성총리인 그녀는 반짝이는 대관 쓴 메이퀸처럼 빛나게 잘할 수도 있고 브렉시트(EU 탈퇴) 후 EU와의 골치 아픈 협상 등으로 이내 조난신호를 올릴지도 모른다.'자녀가 있는 내가 메이 장관(자녀 없는)보다 낫다'는 인신공격성 발언으로 사퇴 압력을 받은 경쟁자 안드레아 레드섬(Leadsom) 에너지기후변동장관이 11일 사퇴함으로써 차기 총리로 확정된 데리사 메이는 경력부터 특이하다. 옥스퍼드대 지리학과를 나와 지리학하고는 거리가 먼 금융가가 됐고 하원의원으로 변신했는가 하면 보수당 원내총무를 거쳐 내무장관이 됐다는 거다. 그만큼 능력이 있다는 건가. 하지만 망국적인 '영국병'을 때려 고쳤던 철의 여인 대처 총리도 눈물을 흘린 적이 있다. 1991년 6월 28일 영국 ITN TV와의 인터뷰에서 11년 권좌로부터 7개월 전 물러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회상하면서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았던 거다. 2013년 4월 88세로 세상을 하직하기 전엔 치매까지 앓았다.중국 언론은 '梅'라고 부른 메이 총리, 잘 하길 바란다. 그러나 영국의 어깨는 축 처졌다. Brexit에 이어 Regrexit라는 말이 넘친다는 게 지난달 26일 CNN 보도였다. 'regret(후회)+exit'가 Regrexit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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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북핵폐기 서명운동 지면기사
북한 핵 폐기를 촉구하는 서명운동 4개월에 250만명이 넘었다고 했다. 성우회, 대한노인회, 자유총연맹, 재향군인회와 경우회, 종교단체 등이 벌이는 서명운동이라지만 이런 애국단체들, 글자 그대로 '나라를 보호, 지키는(保守)' 보수 단체들이 없다면 나라가 어떻게 될까. 이따금 신문 하단의 호소문을 봐도 구구절절 옳은 소리다. 하지만 서명운동이란 허공을 향한 메아리 없는 외침이 되기 쉽다. '국회개혁 1천만서명운동'만 해도 천만을 돌파했는지 못했는지, 지쳐서 포기했는지 소식이 없다. 그야말로 환골탈태(換骨奪胎), 뼈다귀를 바꿔 끼고 태를 바꿔야 할 국회개혁이 외과의사단도 아닌 시민 서명운동으로 가능한 일인가. 그건 마이동풍이자 서풍 남풍이고 쇠귀에 경 읽기, 계란으로 바위 치기다. 20대 국회 초장의 행태들을 봐도 싹수가 샛노랗다.하물며 북한 핵 폐기 요망 서명운동인가. 나이브(naive)하기 그지없는 헛손질 헛일의 도로(徒勞)에 불과하다. lost labor, vain effort고 중국에선 徒勞를 '바이페이(白費)'라고 한다. 허옇게 허비하는 거란다. 전 세계 거의 모든 주요국가의 강력한 대북제재에도 '죽기 아니면 살기'로 버티는 게 북한이다. '조선의 핵은 조선의 목숨'이라고 했다. 죽기 전엔 절대로 못 버린다는 게 핵이다. 최근의 조선노동당위원장과 국무위원장을 비롯해 9개의 최고 감투를 쓴 서른두 살짜리 뚱보 청년, 그 '최고 존엄'의 신변과 심중에 막대한 변화가 없는 한 북핵 포기는 기대하지 않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 그 청년은 습격 테러가 두려워 불면증에 시달린다는 게 지난 1일 국정원의 국회 보고였다. 그런 탓인지 지난달 30일 최고인민회의에선 조는 모습도 보였다. 북핵 폐기 촉구를 서명운동으로? 종북 찬북(贊北) 좌파들이 킥킥거릴라!하긴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다시 하자는 영국인 서명운동도 있긴 있다. 원님 행차 뒤에 나발 부는, 떠난 열차를 향해 멈추라는 격이다. 최근 우리 주변에도 여성가족부 폐지 서명운동, 걸 그룹 카라(KARA)해체 서명운동, 어린이집 CCTV 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