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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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폭우 주의보 지면기사
중국 중남부 폭우 피해가 막심하다. 안후이(安徽)성 수청(舒城)과 퉁링(銅陵),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과 마청(麻城), 장쑤(江蘇)성 이싱(宜興), 쓰촨(四川)성 충칭(重慶) 외에도 장시(江西)성과 꾸이저우(貴州)성 등. 집과 도로가 침수, 무너지고 하천 범람에다가 꾸이저우 성과 후베이 성에서는 산사태로 각각 21명과 27명이 숨졌고 충칭 펑시(奉溪)고속도로도 끊겼다. 우한 시 인근 양쯔(揚子)강 지류인 쥐수이허(擧水河) 범람으로 여섯 마을이 잠겼고…. 양쯔강을 중국에선 '창장(長江)'이라 부르지만 지류뿐 아니라 창장 중·하류 전체가 범람 위기다. 어제 낮 현재 사망 실종 200여 명, 농경지 3천만㏊ 침수, 수재민 3천300만, 피해액 500억 위안(약 8조7천억 원)이다. 공산당 정부가 팡판(防泛)→홍수 방지책에 골몰하지만 속수무책이고 수재는 연례행사다. 중국이 황하문명인 건 매년 범람하는 황하 때문 아닌가.중국뿐 아니라 인도 북부 뉴델리를 비롯한 펀자브(Punjab)와 찬디가르(Chandigarh) 일대도 폭우로 40여명이 사망 또는 실종됐고 이웃 파키스탄 북부에서도 43명이 숨졌다. 지난달 18일 인도네시아 자바 섬도 홍수로 주택 수십 채가 무너지고 35명이 죽고 25명이 실종됐다. 지난달 23~24일 미국 웨스트버지니아 주도 기록적인 폭우로 주택 100여 채가 유실되고 20명이 숨졌고…. 우리 땅도 남부지방 수해가 심하다. 2002년 8월 31일 강릉엔 1904년 기상관측 이래 하루 최다인 870.5㎜가 내렸지만 그런 비가 북한강과 남한강 상류에 2~3일 쏟아진다면 어떻게 될까. 독일 기상학자 모입 라티프(Latif)는 2002년 8월 11일자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Spiegel) 인터뷰 기사에서 '노아의 홍수는 다시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그런 홍수까지는 몰라도 장마 폭우가 걱정이고 신경 쓰이는 건 또 임진강 상류의 북한 황강 댐이다. 기습방류의 남측 피해도 크겠지만 북한군이 비무장지대에 대량 매설했다는 목함(木函) 지뢰도 문제다. 전두환 정권의 북한 수공(水攻) 방비 평화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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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알라 아크바르!' 지면기사
가장 무서운 외침이 IS(이슬람국) 테러조직의 '알라 아크바르(Alla Akbar)' 또는 '알라후(Allahu) 아크바르'다. '신(알라)은 위대하다!'는 이 외침과 함께 사람 목숨을 파리처럼 해치우기 때문이다. 지난 1일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의 식당에 난입, 인질 20명을 살해할 때도 괴한 9명은 어김없이 '알라 아크바르!'를 외쳤고 지난달 28일 44명이 죽고 150여명이 다친 터키 이스탄불 아타튀르크(Ataturk) 국제공항 테러 주범 3명(체첸 출신 IS)도 똑같이 외쳤다. 15명이 죽은 25일 소말리아 수도 모가디슈 호텔 테러 때도 국제테러조직 알 카에다 계 이슬람 과격파 샤바브는 그렇게 소리쳤고…. 심지어 자살폭탄 테러 때도 똑같이 외친다. 남의 목숨을 뺏을 때도 제 목숨을 버릴 때도 알라는 위대하다는 거다. 작년 11월 파리 동시테러 때는 바타클랑 극장의 89명을 비롯해 130명이나 사망했다. '알라 아크바르!' 얼마나 소름끼치는 괴성인가.그 괴성이 가장 자주 터지는 나라가 터키다. 유라시아(유럽+아시아) 접경 요충지로 시리아 등 난민의 유럽행 통로인데다가 이슬람교도가 많기 때문이다. 지난 2월과 3월에도 터키에선 차량 폭탄테러로 각각 29명과 34명이 숨졌고 테러 없는 달이 없을 정도다. 그런데 '알라는 위대하다!'는 괴성까지는 좋다만 무방비 무저항 민간인(소프트 타깃)까지 해치는 게 문제고 아프리카 말리를 비롯해 방글라데시 등 빈약한 열등국가는 물론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지역까지 가리지 않는 게 문제다. '알라 아크바르!'는 또 테러 때뿐 아니라 시위 때는 물론 충격을 받거나 행복감이 극치일 때도, 그리고 간절히 기도하고 희망하고 상대를 칭찬할 때까지도 중얼거린다는 거다. 더욱 놀라운 건 이라크와 이란, 사우디아라비아와 아프가니스탄 국기에까지 '알라 아크바르'라 씌어 있다는 점이다.'최고(宗)의 가르침(敎)'이 종교다. 알라가 위대하다는 종교야 자유지만 신이 창조한 인간을 신이 아닌 인간이 해쳐도 좋다는 종교란 있을 수 없다. 종교 모독도 안 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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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앨빈 토플러 지면기사
"냉전기간중 세계는 미국과 소련, 비동맹국으로 나뉘어져 있었다. 그러나 공산권이 몰락한 앞으로의 세계에서는 국가간의 문화적 요인에 의한 결속과 문화의 차이에 의한 대립이 두드러질 것이다. 따라서 이젠 서구문명이 아닌 다른 문명이 부상할 것이며 동아시아, 특히 중국이 주목의 대상인데 만약 중국이 부강해지면 아시아지역의 모습이 중국이 지배하던 역사의 옛 모습으로 바뀔지도 모른다." 역술인의 입에서 나온 말이 아니다. 정치학자 입에서, 그것도 20년 전 했던 얘기다. 정치학자이며 미래학자 새뮤얼 헌팅턴의 명저 '문명의 충돌'은 프랜시스 후쿠야마의 '역사의 종말'에 대한 비판에서 출발했지만, 놀랄만큼 정확한 예측으로 헌팅턴은 일약 세계적 석학이 됐다.헌팅턴이 미래 정치를 꿰뚫어 보는 능력을 가졌다면, 그보다 한살 어렸던 앨빈 토플러는 디지털, 정보통신, 기업의 미래 등 경제를 예측하는데 있어 누구도 따라 오질 못할 탁월한 혜안을 가졌다. 미래학이란 '변화의 가능성에 대한 연구'다. 토플러는 늘 "변화는 미래가 우리 생활에 침투하는 과정"이라고 말하곤 했다. 그가 타계했다. 향년 87세. 그의 예측은 세계 경제에 큰 영향을 끼쳤지만, 특히 우리에겐 더욱 특별해서 대한민국의 정보혁명을 빼고 그를 논할 수 없다. 그는 생전에 한국에 관심이 많았다. 1982년 당시 벽돌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두툼했던 그의 저서 '제3의 물결'이 준 충격은 컸다. 그는 이 책에서 수천년의 시간을 걸쳐 진행된 '제1의 물결'과 300년이라는 시간이 소요된 산업혁명의 '제2물결'과 달리 '제3의 물결'은 정보화 혁명으로 급속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류 사회가 제조업 기반의 경제에서 지식과 데이터 위주의 사회로 이동해 갈 것이라는 그의 예측은 정확하게 들어 맞았다. 토플러는 우리나라의 정보기술 발전에 늘 감탄했다. 한국도 여러 번 방문해 많은 조언을 해주었다. 2007년 방문때 그는 한국 학생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공장 근로자로 일했던 경험, 다독하는 습관, 세계를 돌아다니며 접한 다양한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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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이마 없는 新人類 지면기사
태초의 원숭이→유인원(類人猿)에서 진화한 게 인간이다. 직립(直立)보행으로 진화했고 이마와 눈썹이 드러나게, 꼭대기 귀가 밑으로 붙게 진화했다. 그런데 그 게 본디로 돌아간 유인원 인류가 등장한다면 어떨까. 태초의 인간 창조주도 기겁을 할 게다. 별난 젊은 군상을 일본에선 '신진루이(新人類)'라고 부르지만 머리카락이 이마와 눈썹까지 뒤덮어 마치 새까만 뚝배기를 뒤집어쓴 듯한 이마 없는 패션이 배우, TV연기자, 가수, 스포츠 선수, 학생, 길거리 젊은이 등 대유행이다. 왜 이마와 눈썹을 없애는가. 이마에 '내 천(川)'자를 썼는지도, 피도 안 말랐는지도 못 보고 이마를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는지도 볼 수 없지 않은가. '이마에 송곳을 박아도 진물 한 점 안 난다'는 속담은 빼고…. 이마빡, 마빡, 이마빼기 등 속어도 있지만 1960년 결성, 전설이 된 영국의 4인조 록그룹 비틀즈(Beatles)의 조지 해리슨, 존 레넌 등 멤버가 모두 이마가 없었지만 왜 또 이마 없는 신인류가 넘쳐나는 건가.영어의 이마는 forehead, 앞머리(前頭)다. 이마 없이 뒷머리(後頭)만 있는 건 상상도 못 한다. 일본어 역시 이마는 '젠토(前頭)'→앞머리다. 앞쪽 두발이 아니고 두개골 앞면이다. 어쨌든 이마와 눈썹이 훤히 드러나도록 진화한 게 인간이다. 중국에서도 이마는 액(額) 또는 '액두(額頭)' '액문(額門)'으로 이마가 곧 두개골이고 액수를 정하는 '액정(額定)'도 이마 담당이다. 이마에 손을 얹고 축하의 뜻을 표하는 '액하(額賀:어허)'라는 말도 있다. 이마 없이는 축하도 못한다. 관상학에서도 이마의 생김새를 중요시해 '하늘의 뜰(天庭)'이라 하고 '하늘의 창고'로 여긴다. 넓고 잘 생긴 이마가 세상을 움직인다는 말도 있다. 이마를 덮은 앞머리(頭髮) bang은 뜻도 안 좋다. 탕 치다, 쾅 쏘다, 성교하다, 강타, 충격 등.흉터나 사마귀, 반점이라도 가리기 위해서라면 몰라도 멀쩡한 이마를 왜 가려 없애는가. 젊은층뿐 아니라 대학교수 등 중년층까지도 뚝배기 뒤집어쓴 두상(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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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브렉시트 도미노 지면기사
브렉시트 도미노가 영국연방 스코틀랜드와 북아일랜드에 이어 미국까지 미칠 참인가. 대선 주자 트럼프의 '미국 독립' 주장으로 '트렉시트(Trexit)'라는 말까지, 텍사스 분리주의자들에 의해 '텍시트(Texit)'라는 말도 생겼다고 했다. 1836년 멕시코에서 독립한 '텍사스공화국'이었다가 1845년 28번째 미국 주로 편입된 텍사스 주는 면적이 69만여㎢로 한반도의 3배로 넓고 미국 GDP의 35%를 차지할 만큼 산업 밀집지역이다. 무엇보다 대규모 유전과 천연가스가 있고 로켓, 비행기, 자동차 등 공업 본거지가 텍사스다. 그래서 홀로서기에 자신만만인 건가. 41만㎢ 면적이 한반도의 두 배로 LA가 속한 캘리포니아 주도 독립 주민투표를 추진하자는 것이고. 미국 본토와 동떨어진 알래스카와 하와이는 어떤가. 151만㎢의 드넓은 알래스카 땅을 러시아로부터 헐값인 720만 달러에 사들인 건 1867년이었고 하와이의 미국 합병은 1898년이었다.그 밖의 주는 어떨까. 미국이 1776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했을 때는 최초의 식민지였던 버지니아 주를 비롯한 13개 주에 불과했다. 그렇다면 그 외의 중서부 모든 주에서도 독립 바람이 이는 건 아닐까. 쇄국주의자 도널드 트럼프! 설마 거기까진 생각해 본 적 없을지도 모른다. 유럽에선 덴마크 네덜란드 슬로바키아 등이 들썩이고 스페인의 카탈루냐 독립운동 연륜은 깊다. 메시의 축구도시 바르셀로나가 주도(主都)인 카탈루냐는 카탈루냐어를 쓰는 등 스페인과는 언어와 문화가 달라 1714년 합병 직후부터 이미 독립운동은 시작됐다. 작년 10월 여론조사에선 독립 찬성 42%, 반대 51%였지만 주민투표를 한다면 확 뒤집힐 가능성이 높다. 56개 종족인 중국, 14종의 문자로 지폐의 액면가가 표시된 인도는 또 브렉시트 도미노에서 고요하고 무사할까.무려 130개 종족의 러시아는 1991년 11개 소비에트연방공화국이 무더기 독립했고 남수단은 2011년 7월 수단에서 분리, 193번째 유엔회원국이 됐지만 세상만사 예측불허다. 천하대세 '分久必合 合久必分'이 삼국지 명언이다.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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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용오름과 벼락 지면기사
토네이도(tornado)는 미국 땅뿐 아니라 중국에도 단골이다. 장쑤(江蘇)성이 어딘가. 인천 앞바다 건너편이 산둥(山東)성이라면 제주도 바로 건너가 장쑤성이다. 그 장쑤성 옌청(鹽城)시 푸닝(阜寧)현 일대에 23일 강력한 토네이도가 몰아쳐 어제 낮 현재 99명이 죽고 846명이 다쳤다. 초속 56~61m의 강풍 토네이도에 기왓장과 벽돌장이 자옥하게 날리고 가로수와 전신주가 꺾이는가 하면 농가와 학교 건물이 무너지고 자동차가 낙엽처럼 뒹굴었다. 푸닝현만도 가옥 8천여 채와 학교 두 곳, 공장 8동이 무너져 그야말로 쑥대밭이었다. 토네이도를 중국에선 용이 오르는 듯한 회오리바람이라고 해서 '용권(龍卷:룽쥐엔)'이라고 하지만 중국 대륙에 한 해 평균 40여 차례나 휩쓸고 92%가 4~8월에 발생한다. 우리말의 '용권'은 용을 수놓은 임금 천자의 옷이고 토네이도는 '용오름'이다. 그런데 이번 장쑤성 용권은 달걀만한 우박이 시간당 50~100㎜의 폭우와 함께 쏟아져 피해가 더 컸다.미국에선 토네이도 명칭도 나뉜다. 육상에서 발생하는 건 토네이도, 해상에서 발생하는 용오름은 'water spout'라고 한다. spout는 분출한다는 뜻이다. 일본에서도 토네이도는 '龍卷(타쓰마키)'이지만 '쓰무지가제(회오리바람)'라고도 부른다. 그런데 일본 타쓰마키도 이따금 발생한다. 2013년 9월엔 도쿄와 인접한 사이타마현 코시가야(越谷)시에서 발생, 63명이 다치고 주택 220여 채가 파손됐다. 그러나 우리 땅에선 용오름이 뭔지 이름조차 모른다. 2003년 10월 울릉도 앞바다에서 발생했을 뿐이다. 미국이 가장 무서워하는 자연재해는 토네이도다. 작년엔 여름도 아닌 12월에 남동부 20여개 주에서 거의 연달아 발생했고 미시시피 주는 14군데나 휩쓸어 비상사태까지 선포했다. 벼락은 어떤가. 그로 인한 우리 한반도 인명 피해는 거의 없다. 그런데 몬순 우기(雨期)인 인도에선 지난 21일 4개 주에서 90명이나 낙뢰를 맞아 숨졌고 2014년 동부 비하르(Bihar)주 등에선 무려 2천582명이 벼락으로 죽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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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브렉시트 후폭풍 지면기사
영국의 EU 탈퇴 후폭풍이 거세다. BBC는 24일 글로벌 경제에 폭풍이 휘몰아칠 거라며 turbulence라는 단어를 썼고 CNN은 미국 주식시장이 굴러 떨어졌다(tumble)고 했다. 중국 CC(중앙)TV 표현은 더 무서웠다. '브렉시트 세계진동, 거대 재난문제가 겹쳤다(英國脫歐震動世界 巨大災難問題重重)'고 했다. 그러니까 전 세계가 공동대응(全球合作應對), 거대 경제공황을 헤쳐 나가자고 호소한 사람이 중국 인민은행(중앙은행)장 저우샤오촨(周小川)이었다. 그런데 영국은 이미 떠난 열차를 멈추라며 손 흔드는 격이다. '국민투표 다시 하자'는 온라인 사이트 서명운동에 수백만이 동참했고 하원(下院) 사이트가 다운되기도 했다. 서명운동 10만이 넘으면 의회 검토 대상이라지만 브렉시트 번복 가능성은 희박하다. 런던에선 청년들 시위도 벌어졌다. 이마 덮은 노랑머리가 닮은 보리스 존슨 전 런던시장(Brexit 주도자)과 미국 대선 주자 트럼프 얼굴에 ×표를 한 피켓을 든 채….브렉시트 도미노도 문제다. 스타존(Sturgeon) 스코틀랜드 총리는 "이 참에 영국연합에서 독립, EU로 가자는 국민투표 가능성이 높다"고 했고 북아일랜드 민족주의 신페인(Sinn Fein)당도 독립 국민투표를 주장하고 나섰다. 그런가 하면 프랑스의 EU 탈퇴(Frexit) 주장까지 불거졌다. 극우정당인 국민전선(FN→Front National)의 마린 르 펜(Marine Le Pen·여) 당수는 프랑스도 당장 국민투표를 하자고 했다. 그 다음엔 네덜란드, 덴마크에다가 스페인의 카탈루냐까지도 독립운동에 힘을 얻을 것이고…. 그런데 청출어람(靑出於藍)인 미국만은 오바마도 힐러리도 '영국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했고 트럼프는 극구칭찬을 해댔다. "영국이 지배권을 되찾은 최고의 날이다. 미국도 오는 11월 8일 나를 선택해 세계로부터 독립해야 한다"고.그런데 완전한 브렉시트까지는 EU 셍겐(Schengen)조약을 비롯해 청산할 게 복잡해 2년도 더 걸릴지도 모른다는 거다. 그 안에 변수는 있겠지만 일개 브렉시트의 후폭풍을 맞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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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국회 分院? 지면기사
TV를 깨부수지 않고도 국회의원들을 안 보는 방도는 없을까. 그야 죽어야만? 세월호 사고 때는 딱 한 가지 좋은 점이 있었다. 1주일 동안 국회의원 얼굴들이 TV에 안 떴던 거다. 나라에 해만 끼친다고 해서 '국해'의원이고 생선회가 죽처럼 된 게 '국회'라는 소리도 못 들었는지 이번엔 모 의원이 국회 분원을 세종시에 두자는 안을 냈고 여야 38명이나 찬성했다. 세종시 정부부처 업무 효율을 위해서라지만 정신 나간 소리다. 쪼개진 행정 부처로 인한 비효율에다 의정 비효율까지 추가하자는 건가. 무엇보다 분원 건설 예상비용이 1천70억원이라고 했다. 그러지 않아도 강화도에 사실상의 휴양시설로 주말과 휴가철 외엔 텅텅 비는 국회 의정연수원이 있는데도 강원도 고성에 또 다른 의정연수원 완공을 앞두고 있어 빈축을 사는 게 국회다. 자그마치 축구장 50배 넓이에 350억원을 들였다는 거다.국회 분원이 아니라 아예 국회를 옮기고 청와대까지 세종시로 이전시키자는 소리까지 모 도지사의 입에서 불거졌다. '관습헌법상 서울이 수도고 청와대 국회 대법원은 서울에 있어야 한다'고 2004년 위헌 판결을 한 헌법을 뜯어고쳐 그리하자는 거다. 그건 2012년 문재인의 대선 공약 복창(復唱)이지만 이전 비용은 상상이나 해 봤나? 세종시야말로 기태(奇胎) 괴태(怪胎)에서 나왔다. 노무현의 대선 공약인 세종시 건설을 MB가 취소하려 하자 '약속은 지켜야 한다'는 게 박근혜였다. 아무리 대선 공약이지만 잘못된 공약은 취소하는 게 당연하다. 미국 동부 끝 워싱턴을 대륙의 중심인 네브래스카나 캔자스로 옮기자는 소리를 들어봤는가? 유럽 쪽의 변두리 모스크바를 중간 경도(經度)선인 톰스크(Tomsk)로 이전하자, 북쪽의 베이징을 그 아래 충칭(重慶)쯤으로 천도(遷都)시키자는 소리 또한 들어본 적 있는 가.고양이 이마빡만한 국토에서 수도를 쪼갠 건 비효율의 망발이었다. 국회도 청와대도 세종시로 가면 통일 후의 수도도 남쪽으로 치우친 세종시에 그대로 두자는 건가. '서울 코리아'는 영원한 거다. 세계인의 기억에도 그리 각인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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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장맛비 지면기사
'6월 장마에 돌도 큰다'고 했다. 돌이 자란다? 얼마나 시적(詩的)이고 멋진 말인가. '장마 도깨비 여울 건너가는 소리를 한다'는 말도 있다. 입속으로만 웅얼웅얼 구시렁거리는 소리가 그렇다는 거지만 도깨비가 여울 건너가는 걸 누가 보기라도 했다는 건가. 영어엔 장마라는 말이 따로 없다. 그냥 '계속 오는 여름 비(the rainy spell in summer)'고 '비 오는 시즌(the rainy season)'이다. 하지만 한·중·일 3국의 장마 어휘는 풍부하다. 우리말엔 장맛비, 장림(長霖), 임우(霖雨), 적우(積雨), 구우(久雨), 황매우(黃梅雨) 등이 있다. '장림'의 霖은 수풀처럼 내리는 비의 상형 글자다. '장맛비'는 우리 고유어지만 혹시 겨릅대(삼대)처럼 내리꽂히듯 쏟아지는 빗줄기라고 해서 '長麻' 또는 오래오래 성가신 귀신같다고 해서 '長魔'라는 걸 한글 표기한 건 아닌지 의심스럽다.중국어 장마 단어도 우계(雨季:위지), 매우(梅雨:메이위), 음우(陰雨 또는 淫雨:인위), 연음우(連陰雨:리엔인위) 등 다수고 '좌전(左傳)'엔 매림(梅霖), 임우(霖雨), 임림(霖霖), 임력(霖瀝)이라는 말도 나온다. 중국에선 또 열흘 이상 계속 오는 비를 '음우'라고 한다. '음'자는 雨 밑에 '음탕할 음(淫)'자가 붙은 글자다. 장맛비가 음탕하다 그건가. 일본어에도 장마를 가리키는 말은 장우(長雨:나가아메), 매우(梅雨:쓰유 또는 바이우) 말고도 음력 5월에 내리는 장맛비라고 해서 '사미다레'라는 말도 있다. 그런데 한·중·일 공통어가 '梅雨'인 까닭은 매실이 익어갈 이 즈음에 내리는 장맛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본에선 매실이 아직 파랄 때는 청매우, 노랗게 익을 무렵에 오는 장맛비는 황매우라 하고 거셌다 약했다 오는 비는 남청매(男靑梅), 꾸준히 오는 비는 여청매라고 한다.남녘의 장마전선이 중부지방까지 뻗쳐올라 왔다지만 장마전선이라는 말도 재미있다. 중국에선 엉뚱하게도 '우계전봉(雨季前鋒:위지치엔펑)'이라 하고 일본에선 '매우전선(梅雨前線: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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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뚱보 선진국 지면기사
미국은 비만 역시 1등 선진국이다. 체중 181㎏의 사형수 미첼 루프(40)가 "내게 교수형이 집행되면 몸이 무거워 목이 떨어질 수도 있다. 그리되면 참수형과 뭐가 다른가"며 워싱턴 주 법원에 호소한 건 1994년 5월이었고 그의 소청(訴請)이 넉 달 뒤 토머스 질리 판사에 의해 받아들여졌을 때 몸무게는 5㎏ 늘어 186㎏이었다. CNN은 2014년 11월 '전 세계 비만 케어(care) 비용이 연간 2조 달러(약 2천400조원)로 전쟁과 흡연 비용(각각 2조1천억 달러) 다음'이라고 보도했다. 186㎏ 정도 미국인 뚱보는 아무것도 아니고 원유부국 중동에도 뚱보 천지다. 사우디 국왕의 명령으로 2013년 8월 수도 리야드 병원에 입원한 해리드 샤에리 군은 10대 후반이었다. 그런데 감량했다는 게 320㎏이었고 감량 전엔 무려 610㎏이었다고 2014년 2월 4일 CNN이 보도했다. 걔는 황소 무게였다.뚱보 천국인 미국이 '비만과의 전쟁'을 선포한 건 2002년이었고 애완동물비만예방협회(APOP→Association for Pet Obesity Prevention)라는 게 다 있다. 애완 반려동물 비만까지도 심각하다는 거다. 개와 고양이 비만 비율이 2007년엔 각각 10%와 19%였던 게 2012년엔 개 55% 고양이 53%로 늘었다. 그래서 개 고양이 다이어트 클리닉이 도처에 성업 중이지만 '문제는 보호자 22%가 동물 비만을 정상으로 착각하는 그 점'이라고 APOP 설립자 에니 워드 박사가 지적한다. 그런데 중국도 뚱보 선진국 반열에 올랐다.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비만 인구가 9천만 명에 달해 미국을 넘었고 최근 6년간 비만 인구가 4배나 급증했다는 거다. 인구 대비 비율이야 아직 7% 정도로 30%가 뚱보인 미국과는 비교가 안 되지만 장차가 문제다. 중국 인구의 30% 뚱보란 상상만 해도 숨이 막힌다.북한엔 김일성→김정일→김정은 외엔 뚱보를 보기 어렵다. 김일성광장 군중대회의 열혈 인민은 깡그리 수수깡 젓가락처럼 말라깽이다. 중국도 드디어 뚱보 선진국 대열에 끼었다는 뉴스, 미국은 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