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참성단] 발달장애는 죄(罪)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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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발달장애는 죄(罪)인가 지면기사

    수원지법은 지난달 17일 발달장애를 앓는 아들을 살해한 40대 친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엄마는 아들을 따라 가려 극단적인 선택을 했지만 실패해 살인 피고인으로 법정에 섰다. 법정 권고형(5~8년) 보다 적은 선고 형량엔 이 사건을 바라보는 재판부의 고민이 담겨있다. 친모가 장애 아들을 사회적 조력 없이 홀로 양육한 점을 감경 사유로 들었다. 다만 절대적인 가치인 생명은 부모라도 처분할 권한이 없다며 실형 선고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검찰은 형량이 가볍다며, 친모측은 무겁다며 항소했다. 최근 발달장애인 가정의 비보가 잇따랐다. 지난 5월에만 서울 성동구에서 40대 여성이 발달장애아인 6살 아들과 동반자살했고, 인천에선 60대 친모가 중증장애인 딸을 숨지게 하고 극단적 선택을 하려다 미수에 그쳐 자수했다. 경남 밀양에선 발달장애 자녀를 남겨두고 부모가 극단적 선택으로 사망했다.발달장애인 가족의 비극이 거듭되면서 사회적 논란이 뜨겁다. 자녀 살해라는 명백한 범죄와, 범죄에 이른 극단적인 독박 돌봄 환경에 대한 동정과 공감이 교차한다. 국내 발달장애인 25만5천여명 대다수가 가정에서 돌봄을 받고 있다. 부모들은 자녀 돌봄에 전념하느라 경제적으로 고통받고, 심리적으로 피폐해진다. 장애 자녀가 성인이 되면 늙은 부모는 육체적으로 감당할 수 없고, 부모에게 심각한 질병이 발생하면 대책이 없어진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아이보다 늦게 죽어야 한다'며 헌신적이지만, 정신적·육체적 돌봄 환경이 한계에 직면하면 비극이 발생한다.지난 1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가 'T4' 시위를 벌였다. 히틀러는 장애인을 게르만 민족의 장애물로 여겨 집단 학살하는 'T4작전'을 실행했다. 장애인 권리 보장 예산 집행을 망설이는 정부를 나치의 장애인 학살 정책에 비유한 것이다. 전장연의 비유는 과도하지만 발달장애자 부모들을 독박 돌봄에서 해방시켜 줄 사회적 시스템 마련이 시급한 것은 사실이다. 전장연 같은 장애인단체들은 장애인 '탈시설' 정책을 강조하지만, 발달장애인 부모들은 이를 반대할 정도로 심신이 탈진

  • [참성단] 사형제(死刑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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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사형제(死刑制) 지면기사

    2007년 8월 전남 보성에서 괴이한 일이 발생했다. 여행 온 새내기 대학생 커플이 어장을 구경시켜주겠다는 어부의 배에 올랐다 실종됐다. 경찰은 선주인 오종근을 용의자로 추정했으나 물증은 없었고, 사건은 종결 처리됐다. 사인은 동반자살을 위한 추락사.오종근은 성적(性的) 충동에 살인을 저질렀다. 먼저 남학생을 물에 빠뜨려 도구를 이용해 익사시킨 뒤 여학생을 성추행하고 같은 수법으로 수장시켰다. 예서 멈췄으면 미제가 됐을지 모르나 한 달 뒤 20대 여대생 2명을 같은 동기, 동일 수법으로 살해하면서 전모가 드러났다.피해자들은 별다른 경계심 없이 69세 노인의 배에 승선했다. 육지에서 멀어지자 체구가 자그마한 노인이 괴력을 지닌 악마로 돌변했다. 선상(船上)이라는 특수한 환경을 이용해 젊은이들 완력을 무력화했다. 파도에 출렁이는 배는 젊은이들에 불편했으나 바다 환경에 익숙한 노인엔 놀이터였다. 사형선고를 받은 오종근은 현재도 광주에서 수감생활을 한다. 당시 재판부는 '사형과 무기징역 사이에 대체 형벌이 필요하다'며 위헌법률 심판을 제청했다. 헌재는 2010년 5대 4로 합헌결정을 내렸다.법무부가 사형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서를 헌재에 냈다고 한다. 다음 달 헌법재판소에서 열리는 사형제도 헌법소원 사건 공개 변론을 앞두고서다. 법무부는 "사형제를 존치하는 것만으로 후진적이거나 야만적이라고 볼 수 없다"며 "미국 등 다수의 국가들이 사형제를 존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형의 대안이라는 가석방 없는 종신형에도 반대했다. 흉악범죄 예방의 필요성을 간과하거나 무시한 주장이라는 거다. 한동훈 법무장관은 '사형은 야만적 복수가 아니'라고 거든다.대한민국 사형제는 실효를 잃은 지 오래다. 1997년 이후 한 차례도 사형을 집행한 사례가 없다. 지난 2월 현재 사형이 집행되지 않은, 감형되지 않은 생존사형수는 59명으로 집계됐다. 최고령자는 오종근이다. 사형이라도 형이 집행되지 않기에 종신형과 다름없다. 미결수로 살다 자연사한다.헌재 재판관 9명 중 사형제 폐지 입장이거나 검토의견을 낸 재판관은 5명이라고

  • [참성단] 약탈적 '해루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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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약탈적 '해루질' 지면기사

    얕은 바다에서 맨손으로 어패류를 잡는 일을 해루질이라고 한다. 주로 썰물 때 밤 시간에 횃불을 밝혀 갯벌 웅덩이에 갇힌 어류를 잡거나 뻘밭의 조개를 캔다. 물 빠진 갯바위에 숨은 문어, 낙지, 전복 등을 캐내는 재미도 쏠쏠하다. 휴가철 찾은 바닷가에서 해루질로 해산물을 채취한 추억과 함께 먹거리는 덤이니 이만한 꿩 먹고 알 먹기가 없다.휴가철 추억이나 청소년 해양체험에 머물던 해루질이 최근엔 도시인들의 레저활동으로 확산됐다. 유튜브엔 해루질 명소를 공유하거나, 해루질로 수확한 해산물을 자랑하는 동영상이 즐비하다. 한 방송사는 유명인들이 섬에서 해루질로 수확한 해산물로 포식하는 프로그램을 방영한다.자연 속의 삶을 동경하는 도시인의 로망이 전국 해안가에 펼쳐지자 어민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티끌 모아 태산이라고 해루질로 추억을 만드는 사람들이 떼를 이루자 연안 해산자원의 씨가 마를 지경에 이른 것이다. 등산 열풍이 불고 집단 약초 산행이 성행하자 전국 산야의 약초와 나물들이 씨가 말랐던 폐해와 유사하다.어민들의 하소연은 엄살이 아니다. 지난해 3월 제주 한 마을의 해녀들이 불법 해루질 금지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해루질로 주 소득원인 뿔소라가 사라졌다고 하소연했다. 불법 해루질을 막으려고 해녀들과 마을 주민들이 밤새 불침번을 섰을 정도라니 피해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수도권과 가까운 인천 섬마을 피해도 심각한 모양이다. 옹진군 영흥도는 해루질에 나선 인파들이 종패 크기의 동죽과 바지락을 마구 캐는 바람에 어민 피해가 심각하단다. 잠수복과 작살로 무장한 스킨해루질(스킨스쿠버+해루질)을 비롯해 수중 드론까지 동원한 첨단 해루질로 피해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단다. 전국의 해안 지방자치단체들은 대책마련에 나섰다. 간만의 차이가 없어 해루질이 힘든 강원도에서도 도의회가 해루질 근절 촉구 건의안을 채택했을 정도다.최근 최인호·이양수 국회의원이 관련 토론회를 개최할 정도로 해루질은 전국 어민들의 골칫거리가 됐다. 어민들은 관련법 제정을 요구하고 있다. 약탈적 해루질을 자제시킬 법안 마련이 시급하다. 하지만 법에 앞서

  • [참성단] NATO와 국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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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NATO와 국익 지면기사

    몇 해 전 남양주시 소재 광해군(1575~1641) 능침을 방문했다 매우 놀란 적이 있었다. 아무리 폐주라 해도 도저히 묘터로 쓸 수 없는 곳에 능침이 조성됐다. 죽어서까지 심한 정치적 모욕을 당하고 있는 것이다. 광해군은 임진왜란 당시 세자 신분으로 국난을 극복한 왕이었고, 또 실용과 실리 외교로 국익을 지켜내기 위해 애쓴 치적 많은 국왕이었다. 명·청 사이의 균형외교로 나라의 안위라는 실익을 잘 챙겼다. 윤리적 과오도 없지 않았으나 서인 원리주의자들의 반정으로 폐위된 채 유배지에서 붕어했다. 이 원리주의자들로 인해 나라는 병자호란의 참화를 당했고, 삼전도의 굴욕이라는 국치를 겪어야 했다.29일 윤석열 대통령이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NATO 회의 초청을 받고 참석했다. 서방세계의 일원으로 세계적 공인을 받고 있다는 것에 대해 가슴이 뿌듯하면서도 서로 원수진 일도 없이 앞으로 러시아와의 관계가 더 악화할 것이 불 보듯 뻔해 우려와 걱정도 앞선다. 이뿐 아니라 지난 번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한 것도 이준석 개인의 자기 정치로서는 훌륭한 선택이었는지 몰라도 국익의 관점에서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이었다. 집권당 대표의 방문은 러시아의 오해를 사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통령의 나토 회의 참석은 한미동맹관계의 재확인이라는 의미 말고는 얻을 게 별로 없는 일이다.미국이 한국 대통령을 나토 회의에 초청한 것은 미국 주도의 세계 질서를 계속 유지하려는 의도와 함께 핀란드와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반대하는 튀르키예에 무형의 압력을 가하려는 뜻도 내포돼 있다. 그러나 러시아는 우리에게 중요한 나라다. 자원도 풍부하고, 항공우주분야의 첨단기술 협력은 물론 장차 유럽과 한국을 잇는 철도 같은 물류 유통망을 확보하면 우리에게 엄청난 기회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들을 고려하면 당연히 회의 참석의 반대급부를 요구하고 또 얻어냈어야 한다. 그랬길 바란다.한미동맹은 한반도의 운명을 좌우하는 한국 외교의 거의 모든 것이요 핵심이다. 그러나 그 한미동맹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 바

  • [참성단] 6월 열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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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6월 열대야 지면기사

    민물 생태계 포식자 메기는 아시아, 유럽, 아메리카에 두루 분포한다. 왕성한 먹이활동이 특징인데, 생존 본능도 뛰어나다. 가뭄이 들면 진흙에 몸을 숨기고 비가 올 때까지 버티기를 한다. 심장박동을 정지상태에 가깝게 줄여 에너지 소모량을 최소화한다. 곰들이 겨울잠을 자는 원리와 비슷하다.아가미가 아닌 폐로 호흡하는 폐어는 극한 환경도 극복해낸다. 건기에 물이 마르면 하천바닥을 파 굴을 만든 뒤 수면상태에 들어간다. 점액으로 몸을 감싸 수분을 유지하는데, 이런 환경에서 최대 3년까지 생존할 수 있다.메기와 폐어도 멸종할지 모른다는 전망이 나왔다. 유엔 산하 기구인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최근 보고서에서다. IPCC는 기후위기로 생태계의 미래가 매우 비관적인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보고안에 따르면 해양생물 종은 1950년대 이후 10년마다 59㎞씩 북쪽으로 이동했다. 육상 생태계는 기온 2℃ 상승 시 생물 종 3∼18%가, 3℃ 상승하면 29%가 심각한 멸종위기에 놓일 수 있다. 5℃ 상승하면 최대 60%가 멸종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중부지방에서 사상 처음 6월에 열대야를 경험하는 기상 이변이 발생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26일 저녁 6시부터 27일 오전 8시까지 서울 최저기온은 25.4도로 열대야를 기록했다. 전날 24.8도로 25년 만에 가장 높았던 기록을 하루 만에 다시 갈아치운 것이다. 수원도 일 최저기온이 25.1도로 6월에 처음 열대야 기준을 넘어섰다.열대야는 저녁부터 다음 날 아침까지 최저기온이 25도를 넘는 것을 말한다. 온대성 기후대인 한반도는 열대야가 많지 않았으나 온난화 영향으로 시기가 빨라지고 일수도 늘고 있다. 전국 연평균 열대야 일수는 1991~2020년 7일 가량이나 2010년대 들어 급증하는 추세다. 최근 10년간 서울은 연간 13일, 대구는 17일이나 발생했다. 2013년 서귀포에선 무려 49일간 열대야가 계속되는 진기록이 나왔다.기상청은 올여름 무더위가 맹위를 떨칠 것으로 봤다. 장마 시작도 전에 열대야가 먼저 왔다. 인간계의 무한 탐욕에 기상이 변이하

  • [참성단] 고물가 직격탄 맞은 무료급식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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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고물가 직격탄 맞은 무료급식소 지면기사

    지난달 말 나이지리아에서 비극적인 참사가 발생했다. 한 폴로 클럽에서 열린 무료급식 자선행사에 굶주린 인파가 운집했다. 클럽 정문이 열리자 좁은 문으로 한꺼번에 사람이 쏠리면서 3명이 압사했다. 어린이가 대부분이었고 임신부도 있었다.굶주림은 모든 생명에게 가장 절박한 위기이다. 장발장의 비극도 조카에게 먹일 빵 한 덩이를 훔친 데서 시작됐다. 배를 곯는 사람은 인간적인 품위를 유지할 수 없다. 아프리카 기아 난민들이 죽 한 그릇 앞에 목숨 걸고 줄을 서는 것도 수치심보다는 생존이 먼저라서다.세계식량계획(WFP)은 지난해 7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식량 부족에 시달리는 전세계 인구를 7억2천만~8억1천100만명 사이로 추정했다. 중간치인 7억6천800만명은 지난해 대비 1억1천800만명이 증가한 수치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기침체가 식량부족 현상을 악화시킨 탓이라 분석했다.코로나19가 잦아들자마자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세계 식량창고가 텅텅 비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세계경제가 초인플레이션으로 휘청이면서 가난한 나라와 사람 순서로 죽음의 문턱을 넘고 있다. 나이지리아 참사는 전지구적 대재앙의 시작에 불과할지 모른다.선진국 빈곤층도 예외가 아니다. 우리나라에도 무료급식에 끼니를 의지하는 인구가 많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이 결식 아동을 위해 급식 바우처를 지급하고, 빈곤층 노인과 노숙자 등을 위해 급식을 지원한다. 그래도 발생하는 사각지대를 민간단체들이 무료급식소를 운영해 메우고 있다.최근 전국의 무료급식소들이 고물가 직격탄을 맞아 신음하고 있단다. 코로나 기간에 운영을 중단했던 무료급식소들이 자선을 재개했지만 식자재 값이 폭등하고 후원금이 준 탓이다. 무료급식을 재개한 곳은 고기 반찬을 줄이고, 일부 단체는 급식 재개를 망설일 정도란다.현대 민주국가에서 가난은 나랏님도 못구한다는 옛말은 그야말로 허튼 소리이다. 가난 구제도, 끼니 보장도 복지국가의 당연한 책무이다. 끼니를 거르는 국민들을 먹이는데 시민단체의 조력을 받는 현실은 구멍 난 복지정책의 증거일 뿐이다. 가난한 사람도 밥 한 끼를 품위

  • [참성단] 6·25 전쟁 72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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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6·25 전쟁 72주년 지면기사

    6·25 전쟁 67주년(2017년) 기념일에 미국 워싱턴DC 한국전 참전용사기념공원에서 뜻깊은 행사가 열렸다. 참전 유엔군 전사자 호명식(呼名式)이다. 먼 나라 전장에서 장렬히 산화한 이국 병사들에 존경과 감사를 전하고, '민주와 자유의 가치'를 지켜낸 숭고한 정신을 계승하자는 취지다.호주를 시작으로 21개 참전국 3천300명의 전사자 이름이 하나하나 호명됐는데, 오전 7시에 시작돼 오후 7시에야 끝났다. 전사자들 출신국이 바뀔 때마다 해당국 깃발이 게양됐고, 국가가 연주됐다. 외신은 '경건한 분위기 속에 공원을 찾은 관광객들도 조용히 행사를 지켜봤다'고 전했다.6·25 전쟁 영웅 고 윌리엄 웨버 미 예비역 육군 대령(97) 안장식이 지난 22일 버지니아주 알링턴 국립묘지에서 거행됐다. 참전공원 '19인 동상'의 실제 모델로, 한국전 때 중부전선에서 수류탄에 맞아 오른쪽 팔다리를 잃었다. 관에는 성조기와 태극기가 함께 묻혔다. 고인은 전역 후 한국전참전용사기념재단(KWVMF) 회장을 맡아 한·미동맹 강화와 참전용사 지원사업에 진력했다. 미국 한국전참전용사기념재단이 주관한 호명식도 고인이 앞장서 성사됐다. 지난해 5월 완공된 '추모의 벽'은 마지막 유업(遺業)이 됐다. 준공식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왼손 경례를 해 한·미 양국 국민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웨버 대령 운구 행렬은 한국전 기념공원에 들른 뒤 알링턴 국립묘지로 향했다. 추모의 벽 현장을 보고 싶다는 생전 유언을 받든 것이다."제복 입은 영웅이 존경받는 나라를 만들어야 합니다". 지난주 국가유공자들과 함께한 오찬 자리에서 한 윤석열 대통령 발언이다. 윤 대통령은 국가유공자와 유족을 더 따뜻하게 살피고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모든 국민과 함께 예우하겠다고 강조했다. 국가보훈처는 국가 유공자와 제복을 입은 공직자들을 위한 '제복의 영웅들'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부산 유엔기념공원 등지에서 '6·25 전쟁 72주년 추모제'가 열린다. 새 정부 출범 이후 6·25에 즈음한 분위기가 이전과 사뭇 달라진 느낌이다. 최빈국 전쟁

  • [참성단] '누리호'가 열어 준 블루오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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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누리호'가 열어 준 블루오션 지면기사

    22일 새벽 3시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지상국이 누리호가 지상 700㎞ 지구 궤도에 안착시킨 성능검증위성과 양방향 교신에 성공했다. 국산 우주발사체 누리호 발사의 완전 성공이 최종적으로 확인된 순간이다.누리호 발사 성공으로 대한민국은 1t 이상의 실용위성을 우주궤도에 쏘아 올릴 수 있는 세계7대 우주강국이 됐다. 누리호 성공에도 한국 특유의 압축성장 법칙이 작동했다. 2013년 발사에 성공한 나로호는 1단 로켓이 러시아제라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 그로부터 10년이 안 돼 순수 국내기술로 우주 발사체 개발에 성공했다. 특히 단 두 번의 발사만으로 성공한 전례 없는 기록에 기술 전수국인 러시아마저 놀란 기색이 역력하다.누리호 발사 성공에 담긴 의미는 따져 볼수록 대단하다. 우선 다양한 용도의 인공위성을 우리 마음대로 양껏 우주에 올려놓을 수 있게 됐다. 그동안 인공위성을 올리려면 타국의 발사체 앞에 줄을 서 기다리는 설움을 겪었다. 이젠 군사, 상업, 통신, 기상 등 다양한 용도의 위성 네트워크로 방대한 정보자산을 구축하고 활용할 수 있다.또한 발사체에 우주인이 탑승한 캡슐을 탑재하면 유인 우주선이 되고, 폭발 물질을 탑재하면 군용 미사일이 된다. 후자의 경우 국제사회의 예민한 군사이슈다. 우주발사체에 고체연료를 채우고 핵을 탑재한 것이 바로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이라서다. 북한이 위성 발사체로 주장한 광명성호를 발사했을 때 미국과 우리가 촉각을 곤두세웠듯, 중국과 북한도 누리호 발사를 예의주시하는 이유이다.우주발사체 연관 효과는 이뿐 아니다. 발사체에 적용된 고도의 소재·부품·장비 기술은 다양한 산업현장에 활용할 수 있다. 발사체가 쏘아 올린 인공위성 네트워크가 창출한 빅데이터는 정보통신 산업의 차원을 높일 수 있다. 군사·안보 분야도 심리적, 실질적 전략자산을 보유하게 됐다. 우주발사체는 국력의 상징이다. 우주 강국들이 발사체 제작 기술 전수를 극도로 제한하는 배경이다.모건스탠리는 지난해 3천500억 달러였던 세계 우주산업 규모가 2040년엔 1조1천억 달러가 될 것으로 추산했다. 누리호 발사 성공으로

  • [참성단] '슈퍼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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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슈퍼매치' 지면기사

    영국 축구 프리미어리그엔 라이벌전이 많다. '노스웨스트 더비'라 불리는 리버풀 FC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 간 맞대결이 대표적이다. 연고지 리버풀과 맨체스터가 잉글랜드 북서부에 위치한 데서 유래됐다. 스페인 '엘 클라시코(레알마드리드 대 FC 바르셀로나)', 아르헨티나 '엘 수페르클라시코(리버플레이트 대 보카주니어스)'도 팬들은 다 아는 매치업이다.긴 세월 지역감정으로 축적된 앙금이 축구전쟁으로 번졌다. 리버풀과 맨체스터는 산업혁명 이후 섬유업 패권을 두고 치열하게 경쟁했다. 19C 말 지역을 연고로 한 축구팀이 창설되면서 전선이 바뀌었다.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의 갈등도 뿌리가 깊다. 리그 성적이 아무리 좋아도 엘 클라시코에서 연패한 패장은 불명예 퇴진을 걱정해야 한다. 한국프로축구 K리그엔 '슈퍼매치'가 있다. 수원 삼성 블루윙즈와 FC 서울의 맞대결이다. 1996년 블루윙즈가 창단하고 안양 LG 치타스와 '지지대 더비'가 원조격이다. 가전(家電) 라이벌 삼성과 LG의 경쟁이 더해져 K리그 대표 매치가 됐다. 2004년 치타스가 서울로 이전하고 팀 명칭을 바꾸면서 FC 서울이 바통을 이어받았다.흥행면에서 프로야구에 밀리는 K리그에 슈퍼매치는 자존심이다. 최근 열기가 다소 식었지만 구름 관중을 동원했고, 만원 사례가 이어졌다. 성적도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백중세다. 스타 선수들이 포진한 슈퍼매치는 예상 밖 이변이 속출했고, 팬들은 열광했다. 원정 응원이 가장 많은 빅게임이다. 지난 19일 수원에서 열린 슈퍼매치를 직관하려던 중학생이 수원 팬들에 폭행당해 파문이다. 동영상에는 수원 팬 여럿에 둘러싸인 피해자가 바닥에 꽂아지고, FC 서울 유니폼을 스스로 벗는 모습이 담겼다. 가해자들은 점핑을 하려고 들어 올렸다가 놓쳤다고 변명했으나 환호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수원 구단은 소극적으로 대처하다 영상이 공개되고 비판이 거세지자 말을 바꿨다는 비난을 받는다. 가해자와 피해자는 고교생들과 중학생이다. K리그의 미래를 함께할 새로운 피, 열혈 팬들이다. 부모가

  • [참성단] 노인의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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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노인의 기준 지면기사

    관포지교(管鮑之交)의 주인공인 관중(管仲)이 지었다는 '관자(管子)'를 보면, 노인을 어떻게 공경하고 대접해야 하는지 잘 설명하고 있다. 노인을 잘 모시기 위해 장로(掌老)라는 관직을 두며, 70세가 넘은 노인이 있으면 아들 한 명에게 부역을 면제해주고 석 달마다 고기를 제공하며, 80세 노인에게는 두 명의 아들의 부역을 면제하고 두 달마다 고기를 주며, 90세 이상의 노인이 있으면 집안 모든 이들의 부역을 면제해주고 매일 고기와 술을 대접한다.뿐만 아니라 장병(掌病)이라는 관직을 두어 병자들을 돌보되 70세 이상의 노인은 사흘에 한 번 꼴로, 80세 이상의 노인은 이틀에 한 번, 그리고 90세 이상의 노인은 날마다 문병을 하라고 말하고 있다. 고령화 사회의 도래와 함께 독거노인이 증가하고 고독사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지금 봐도 '관자'는 괜찮은 노인복지정책이라 할 수 있다.그런데 조선시대만 해도 평균 수명이 35세였고, 최고의 의료관리를 받는 왕조차 평균 수명이 46세였다. 조선의 왕 가운데서 40세를 넘지 못한 왕도 11명이나 될 정도의 시대이니 칠십을 넘겨 사는 사람은 예부터 희귀하다 해서 70세를 고희(古稀)라 했을 정도다. 그밖에 나이를 지칭하는 관용적 표현이 있는데 77세를 희수(喜壽), 80세를 산수(傘壽), 88세를 미수(米壽), 90세를 졸수(卒壽), 99세를 백수(白壽), 100세를 상수(上壽)라 한다.저출산 고령화에 사회적 비용의 부담 증가로 요즘 다시 노인의 기준을 두고 논란이 뜨겁다. 통계청의 생산연령인구를 보면, 지금 이 추세대로라면 30년 뒤에는 인구 절반이 절반의 인구를 먹여 살리고 부양해야 한다. 2050년이 되면, 생산가능인구가 전체인구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다는 얘기다. 연금, 사회복지, 지하철무임승차 등 가중되는 부양 부담을 낮추기 위해 생산연령인구의 기준을 64세에서 69세로 상향하고 또 법적 노인 연령을 현행 65세에서 70세로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 갈수록 힘을 얻고 있다. 노후대책도 부실하고, 연금도 부족한 지금 상황에서 면밀한 검토와 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