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참성단] 우크라이나 한국인 의용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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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우크라이나 한국인 의용군 지면기사

    전쟁의 역사에서 돈으로 고용된 용병(傭兵)들의 활약상은 눈부시다. 돈을 주고 고용할 정도면 용병들의 전투력은 압도적이다. 카르타고의 명장 한니발도 용병 덕분에 15년 동안 로마 전역을 휘젓고 다니며 전설을 썼다. 도시국가 카르타고가 15년간 자국 병사로만 전쟁했다면 남성의 씨가 말랐을 것이다.용병의 미덕은 계약에 충성하는 데 있다. 1527년 신성로마제국이 바티칸을 침공했을 때 스위스 용병은 교황 클레멘스 7세를 구하려 대부분 옥쇄했다. 이에 감복한 교황청은 스위스 용병에게 바티칸 근위대를 맡기는 전통을 지금껏 이어오고 있다. 고용주에게 계약대로 충성해야만 생업인 용병업을 이어갈 수 있었던 스위스 민족의 아픈 역사이다. 히말라야 고산지대 청년들로 구성된 네팔 구르카 용병은 2차대전 때 일본군의 악몽이었을 정도로 전설적이다. 돌무더기 25㎏를 메고 5㎞의 산악지를 1시간내에 주파하는 시험을 통과해야 하지만, 구르카 용병 지원자는 줄을 선단다. 경제적 보상과 명예를 한번에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도 용병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모양이다. 푸틴의 요리사 출신이 운영하는 용병 용역기업 와그너그룹이 우크라이나 대통령 등 요인 암살 명령을 받았다는 보도도 있었고, 시리아 용병을 고용한다는 뉴스도 있었다. 러시아에 용병이 있다면 우크라이나엔 전세계에서 달려 온 의용군이 있다. 러시아의 명분 없는 전쟁을 응징하기 위해 아무 보수 없이 자원한 다국적 참전자들이다. 우리나라에서도 특수부대 출신 이근 전 대위가 참전하는 바람에 논란이 일었다.러시아 국방부가 지난 17일 우크라이나 지원 한국인 의용군 현황에 대해 "한국 국적자 13명이 우크라이나로 들어와 4명이 사망했고 8명이 떠났으며 1명이 남아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주러 한국대사관은 자체 확보한 정보가 없다 하고, 우리 정부는 별도의 입장 표명이 없다.정부는 우리 국민의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을 여권 무효화 조치 등으로 제한했다. 국민 희생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 하지만 법을 위반했더라도 우리 국민이다. 최소한 이들의 동선과 생존 여부는

  • [참성단] BTS 해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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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BTS 해체설 지면기사

    황희 전 문체부 장관이 지난달 퇴임 회견에서 병역법 개정안의 빠른 처리를 촉구했다. 7인조 보이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병역특례혜택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대중예술인은 국위선양 업적이 뚜렷해도 병역의무 때문에 활동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며 국가 손실이라 우려했다.새 정부 출범을 닷새 앞둔 시점에 문화수장이 '이대남' 배려를 언급하자 생뚱맞다는 반응이 나왔다. 틀린 말은 아니나 그동안 뭐하다 퇴장을 코앞에 두고서야 대중예술인들 대변인을 자처하느냐는 거다. 정권 막바지까지 눈치만 보다 면피용 기자회견을 자청한 것 아니냐는 비판적 시각에서다. '생색은 전(前) 정부 사람이 다 냈는데, 차기 정부에서 (개정안 처리에) 의욕이 나겠느냐'고 한다. 새 정부 출범 한 달이 지났는데 개정안이 논의된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K팝 대명사, BTS가 지난 14일 활동 중단을 전격 선언했다. 데뷔 9년, 지구촌 정복 4년 만이다. '해체'는 아니라고 했으나 개인 위주 활동으로 전환하겠다고 해 당분간 '완전체 공연'은 볼 수 없게 됐다. 유튜브 채널로 단원들이 웃고 떠드는 모습을 보려던 '아미(BTS 팬덤)'들은 집단 실신 지경이다. 미국 등 서방 언론은 일제히 '충격적'이라고 타전했다.팬들만 아니라 소속회사가 상장된 주식시장도 출렁였다. 15일 '하이브' 주가는 전날보다 24.8% 급락한 14만5천원에 마감됐다. 전날 7조9천812억원이던 시가총액은 5조9천549억원으로, 하루만에 시총 2조원이 증발했다.BTS 멤버 정국은 라이브 방송을 통해 해체설을 부인했다. "일어나보니 활동 중단, 해체한다고 난리가 나 있어 바로잡아야 할 것 같아 라이브를 켰다"고 했다. 소속사는 물론 다른 멤버 RM도 팬 커뮤니티에서 "개인 활동 계획을 밝힌 것이지 팀이 해체된다는 게 아니다"고 거들었다. 하지만 하이브 주가는 급반등하지 않았다.해체설 발원이 의도적이란 일부 견해가 있다. 지지부진한 병역법 개정안 처리에 대한 '관심 유도설'이다. 개정안은 BTS처럼 업적이 큰 대중문화예술인의 대체 복무를

  • [참성단] 김건희 팬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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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김건희 팬카페 지면기사

    국어사전은 영부인을 '남의 아내를 높여 이르는 말'로 새기고 있지만, 더 정확하게는 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의 아내에 대한 경칭이다. 그런데 이젠 대통령의 아내를 영부인이라 부르니, 대통령 보다 지위가 낮은 사람의 아내의 호칭으로 애매해졌다. 대신 영부인은 존칭을 독점하는 대가를 혹독하게 치른다. 대통령과 함께 공인의 삶을 감당하며 공공의 이익에 헌신하는 의무가 그것이다.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영부인 올레나 젤렌스키는 남편과 함께 러시아와 전쟁 중이다. 남편은 전선에서 전쟁을 지휘하고 영부인은 후방에서 국민을 위로하고 전세계 영부인들에게 지원을 호소한다. 자신을 '러시아 미사일에 당장 죽을 수 있는 우크라이나인들 중 하나일 뿐'이라며 조국 수호 전쟁의 중심에 당당하게 서 있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아내 질 바이든은 남편이 한·일 순방 외교를 펼칠 때, 남미 국가를 순방하면서 영부인 외교를 펼쳤다.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영부인 육영수는 남편 박정희가 '청와대 안의 야당'이라고 농을 건넬 정도로 민생에 관심이 많았다.남편이 최고의 공인인 대통령이고 공식적인 의전을 지원받는 퍼스트 레이디 영부인의 가장 큰 고충은 사생활 유지가 거의 불가능한 점이다. 버락 오바마는 회고록 '약속의 땅'에서 자신이 미국 대통령이 된 탓에 영부인 미셸 오바마와 두 영애(대통령의 딸)가 평범한 일상을 잃게 된 점을 두고두고 미안해했다.최근 윤석열 대통령 영부인 김건희 여사의 팬카페가 구설에 올랐다. 윤 대통령은 영부인 공식의전기관인 제2부속실 폐지를 공약했다. 국민이 뽑은 건 대통령이지 영부인이 아니지 않느냐는 논리지만, 대선 후보 부인들이 선거과정에서 난도질 당하자 덜컥 약속한 고육책에 가깝다.후유증이 심각하다. 영부인의 일정이 담긴 사진과 메시지가 팬카페를 통해 중계된다. 팬카페 회장인 변호사는 이를 비판하는 시사평론가에게 쌍욕을 퍼부었다. 전 영부인 권양숙 여사를 예방한 자리에 개인적 지인을 동행시켜, 영부인의 통합 행보가 사적 행보로 격하됐다.대통령과 영부인은 대한민국 최고위 공인이다.

  • [참성단] 소주와 상생 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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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소주와 상생 파업 지면기사

    우리 한글은 최고의 문자 가운데 하나지만, 한자도 정교하고 장점이 많은 우수한 언어다. '술'을 뜻하는 한자 주도 발효주인 경우에는 주(酒)를, 증류주인 경우에는 주(酎)로 구분해서 표기한다. 요즘에는 구분 없이 주(酒)로 통일해서 쓰지만, 발효주와 증류주는 엄연히 노선이 다르다. 맥주가 곡물로 빚은 발효주라면, 위스키는 이를 증류한 것이다. 포도를 발효시켜 만든 것이 와인이라면, 와인을 증류한 것이 브랜디다. 중국의 십대 명주인 마오타이는 수수를 증류해서 만든 술이요, 멕시코의 데킬라는 선인장인 용설란을 증류한 것이며, 럼은 사탕수수를, 그리고 보드카는 밀과 보리 등을 증류하여 만든 술이다. 희석식 증류주인 소주는 한국의 대표적인 대중주다.얼마 전 지인과 식당에서 저녁을 먹으며 소주 한 병을 주문했는데, 소주도 맥주도 없다고 하여 눈물을 머금고 비싼 술(?)을 시켰다. 소주가 없는 이유를 물으니 화물연대 파업으로 소주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서 그렇다는 것이었다. 그간 재고로 버텼는데, 주류를 공급해주는 거래 업체에서 물량을 충분하게 보내주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코로나19로 인해 단골손님들로 겨우 버텼는데, 이제는 파업과 물류대란으로 식당 운영에 어려움이 많다고 푸념했다. 작년 한 때는 상추가 없어 가격 폭등으로 애를 태우더니 이제는 소주가 발목을 붙잡는다고 하소연이다. 마트나 편의점도 일부 품목은 발주도 안 된다고 한다.화물연대 파업이 일주일을 넘겨 8일, 9일차에 접어들고 있다. 산업계와 건설현장은 물론 일상생활까지 파업의 여파가 밀려오고 있다. 세상에 공짜 점심이란 없다. 내가 일상에서 쓰고 입고 누리는 모든 것들은 내가 의식하지 못해서 그렇지 누군가의 피땀과 수고로 이뤄진 것이다. 화물연대 파업을 겪으면서 물류와 유통이 얼마나 소중하고 큰 은혜인지 절감한다. 그러나 그 은혜와 소중함과 별개로 코로나와 인플레이션과 물가폭등으로 온 나라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금 이 시점에서의 파업은 너무 아쉽다. 국민 불편도 이만저만이 아니고 걱정도 크다. 이해 당사자 간의 중단 없는 대화를 통해 조속히 타결되

  • [참성단] 베트남 상륙한 경기인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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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베트남 상륙한 경기인삼 지면기사

    한반도산 인삼은 삼국시대 전부터 명성이 높았다. 진시황제가 동방으로 특사를 보내 찾으려 한 불사약이 바로 인삼이라는 가설이 있을 정도. 통일신라 때 중국 당나라와 일본을 방문하는 사신들 짐꾸러미엔 삼이 필수품이었다. 상대국에서 인기가 높았던 때문이다. 고려왕조 이후 인삼은 나라의 주요 수출품으로 성장했다.일본 에도시대엔 조선 인삼을 수입하기 위해 '인삼대왕고은'이라는 순도 80% 은괴를 만들기도 했다. 화폐 수요가 늘자 에도막부는 은의 함량이 낮은 불량은화를 만들었는데, 이를 알아차린 조선이 은을 결제용으로 받아주지 않자 고육책을 쓴 것이다. 당시 은의 무게보다 인삼값이 높았을 만큼 귀한 대접을 받았다. 지금으로 환산하면 인삼 한 근 값이 쌀 16가마 가격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한다.전국 각지에서 나는 인삼 중에도 개성인삼, 파주인삼을 대장으로 한 경기인삼은 뛰어난 품질과 효능을 공인받았다. 중국과 일본은 물론 유럽에서도 인기가 높다. 조선 시대엔 워낙 가격이 비싸고 귀하다 보니 중국 베이징 시장거리에서 팔리는 개성인삼은 모두 가짜라는 소문이 돌았다. 멀리 베트남에서도 황제의 강장제로 쓰이거나 신하들 선물로 하사된 인기상품이었다.경기인삼이 베트남에 상륙했다. 지난 10일 호찌민시에 '경기 인삼 베트남 전용관'이 문을 연 것이다. 앞서 농협중앙회 경기본부와 베트남 현지 협력사는 전용관 개점을 위한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앞으로 베트남 내에 경기 인삼을 유통하는 허브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다.경기도와 경기농협은 지난 2009년 경기인삼 통합브랜드인 '천하제일 경기고려인삼'(천경삼)을 출시했다. 세계 최고 효능을 자랑하는 개성인삼의 전통을 이어받은 적통 경기인삼이다. 개성·안성·김포파주·동부 인삼조합 등 도내 4개 인삼농협이 참여했다. 농협은 2011년 호찌민시에서 첫 해외 판촉행사를 개최, 베트남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사포닌이 풍부한 인삼은 면역력 강화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 경기도 내 인삼 생산량은 전국 6년근 기준 40%를 차지한다. 천경삼은 국내 최고급 6년근 인삼만을 고집하는 대한민국

  • [참성단] 우크라이나 고려인 피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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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우크라이나 고려인 피난민 지면기사

    일제 식민지 시절 조선 민족은 나라 밖으로 뿔뿔이 흩어졌다. 일제는 식민지 청장년을 제국의 노동노예로 강제징용했다. 독립투사들은 광복 투쟁을 위해, 수많은 동포들은 먹고 살기 위해 중국동북지방과 러시아 연해주에 둥지를 틀었다. 느닷없이 찾아온 광복, 이어진 6·25 전쟁으로 많은 이들이 이주지에 갇혔다. 일본의 자이니치, 중국의 조선족, 러시아의 고려인의 100년 넘는 디아스포라 여정은 우리 역사의 아픈 손가락이다.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지만 '고려인'의 역사적 통증은 각별하다. 자이니치, 조선족들은 모진 차별 속에서도 이주지에 민족 공동체를 건설할 수 있었다. 반면 고려인들은 끊임없이 이주를 강요받았다. 소련 독재자 스탈린은 1937년 연해주 거주 고려인 17만여명을 중앙아시아로 강제로 이주시켰다. 시베리아 횡단 열차 속에서 사망한 고려인들이 기차 밖으로 버려졌다.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황무지에 내동댕이쳐진 고려인 중 상당수는 키르기스스탄, 우크라이나 등지로 또 한 번 흩어졌다. 그들은 맨손으로 황무지를 논밭으로 만들어낸 기적으로 생존했다.이걸로 끝이 아니었다. 1991년 소비에트 연방이 러시아와 신흥 독립국가들로 해체되자, 소련 국적 고려인들은 다른 국적민들로 뿔뿔이 흩어졌다. 해체과정에서 국적을 증명하지 못해 무국적자가 된 고려인들이 부지기수라니, 몇 대에 걸친 역사적 유랑의 결과치고는 혹독하다.최근 우크라이나 고려인들이 전쟁터를 벗어나려 모국으로 속속 입국하고 있다. 폴란드 몰도바 등지로 피난했다가 최종적으로 대한민국을 찾은 것이다. 정부도 지난 3월부터 여권도 비자도 없는 고려인 난민들에게 여행증명서를 발급해주는 파격적인 조치를 단행했다. 벌써 1천200여명의 동포들이 인천 함박마을을 비롯한 전국의 고려인 마을에 피난처를 마련했다.그런데 항공료가 없어 피난하지 못한 동포들도 많고, 맨몸으로 피난 온 동포들은 생계가 막막하단다. 민간에서 항공료 지원 모금행사를 열었다 하고, 지난 9일 인천시청 앞에서는 피난 동포들이 당장의 생계지원을 호소하는 기자회견도 열었다 한다. 고려

  • [참성단]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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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지면기사

    중동 산유 부국 사우디아라비아의 실질적인 통치자는 국왕이 아닌 무하마드 빈 살만 알사우드 왕세자(37)다. 2015년 형의 사망으로 왕위를 계승한 아버지 살만 빈 압둘아지즈 국왕은 86세 고령으로, 아들에게 실권을 넘겼다. 빈 살만의 공식 직함은 왕세자 겸, 제1 부총리 겸, 국방부 장관이다. 1천246조원에 달하는 천문학적 재산을 소유하고 있으며, 영국 프리미어리그 뉴캐슬 유나이티드 FC 구단주다.미국 등 서방국가들은 절대권력을 지닌 젊은 지도자를 곱지 않게 본다. 사우디 정보당국 전직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 미국 CBS 방송과 인터뷰에서 "빈 살만은 '사이코패스(반 사회성 성격장애)'이며 2014년 당시 삼촌인 사우디 국왕을 죽일 수 있다는 말을 했다"고 폭로했다. 빈 살만은 2018년 사우디 출신의 워싱턴포스트 소속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가 터키 주재 사우디 영사관에서 납치·피살된 사건의 배후로도 지목됐다. 왕실에 비판적인 기사를 쓰던 그의 죽음을 조사한 유엔과 미 정보 당국의 추론이다.6천억 달러(754조원) 규모의 사우디 국부펀드(PIF)가 후원하는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가 9일 영국 런던 센추리온 골프클럽에서 첫 대회를 열었다. 전(前) 세계 1위 더스틴 존슨(미국), 필 미켈슨(미국),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 재미교포 케빈 나 등 48명이 나섰다. '헐크'라 불리는 장타자 브라이슨 디섐보(미국)와 2018년 마스터스 우승자 패트릭 리드(미국)도 곧 합류할 것이란 보도다.LIV의 올해 총상금은 8개 대회 2억5천500만달러(3천201억5천만원)이다. 47개 대회 총상금 4억8천260만달러(6천66억원)인 PGA투어에 밀리지만 회별 상금은 LIV가 월등하다. 프로골프의 판도를 완전히 뒤바꿀 것이란 전망이다. 이미 슈퍼스타급 골퍼들이 줄지어 무대를 옮겼으나, 타이거 우즈는 10억 달러(1조2천565억원)나 되는 초청비를 거절하고 자존심을 지켰다.LIV 골프 창설을 주도한 빈 살만은 오일달러를 앞세워 PGA냐, LIV냐 윽박지른다. 미국과 영국은 자

  • [참성단] '1927~2022 송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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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1927~2022 송해' 지면기사

    "눈물 어린 툇마루에/손 흔들던 어머니/길 떠나는 우리 아들 조심하거라/그 소리 아득하니 벌써 70년/보고 싶고 보고 싶은 우리 엄마여/재 넘어 길 떠나는 유랑 청춘아." 송해가 2015년 발표한 노래 '유랑청춘'이다. 24세 송복희는 1951년 1·4후퇴 때 어머니와 형제들과 생이별했다. 연평 앞바다를 건너며 바꾼 이름 송해(海)로 70년 넘게 대한민국 전역을 유랑했다.영원한 유랑청춘 송해가 8일 95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송해 하면 '전국노래자랑'이다. 진행자와 프로그램이 한국 방송역사의 전설이다. 1988년부터 34년간 전국 시·군·구를 몇 바퀴나 순회했다. 일요일 오후 경쾌한 방송 시그널 음악과 함께 "전국~ 노래자랑"이라는 시보가 울리면 전국의 시청자들이 송해 앞에 모였다. 60갑자를 넘겨 시간이 갈수록 품이 넓어지는 노장의 푸근한 진행 솜씨에 참가자들은 '땡'에도 당당했고 '딩동댕'엔 환호했고, 시청자들은 맘껏 웃으며 편안한 시간을 보냈다. 국민과 함께 세월을 공유한 전국구 스타, 바로 송해다.지난해 개봉한 다큐영화 '송해 1927'을 뒤늦게 유튜브로 시청했다. 연예계와 방송역사에서 화려한 업적을 쌓은 '딴따라 송해'의 이면에 회한과 후회에 잠긴 '인간 송해'가 있었다. 고향과 부모형제를 잃고, 자식을 앞세우고, 아내를 떠나보내며 한세기를 살아온 사람이 감당해 온 희로애락이 묵직했다. 그의 반대로 연예계 진출을 포기했던 아들이 생전에 남긴 자작곡 녹음을 처음 듣고 착잡한 표정을 지을 땐 절로 울컥했다.송해는 고향 땅 황해도 재령에서 '전국노래자랑' 무대를 펼치는 것이 생전 소원이라 했다. 2003년엔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로 북한에서 '평양노래자랑'을 진행했으니, 헛된 꿈만은 아니라 믿었을 테다. 하지만 결국 그 꿈을 이루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영원한 딴따라 송해에겐 무대가 생명이었을 테다. 코로나19로 전국노래자랑은 2년간 현장녹화를 중단했다. 무대와 관객을 잃어버린 상실감이 나이만큼 컸을 테다. 지난 3월엔 코로나로 입원도 했다. 코로나만 아니

  • [참성단] 김대건 신부 유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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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김대건 신부 유해 지면기사

    성(聖) 김대건(1821~1846)은 한국인 최초의 신부다. 최방제(생년미상∼1831), 최양업(1812~1861) 등과 함께 신학을 공부했다. 일행 중에 최방제는 일찍 풍토병으로 선종했고, 김대건 신부의 뒤를 이어 최양업 신부가 한국인으로서 두 번째로 사제 서품을 받았다. 가톨릭과 기독교가 근대 한국의 종교·생활·문화에 끼친 영향은 필설로 다 담아낼 수 없을 만큼 크다. 김대건 신부는 한국가톨릭교회사의 새 역사를 연 인물이다. 최근 김대건 신부가 요즘 세간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김대건 신부의 유해가 나뉘어 여러 곳으로 분배되었다는 놀라운 사실 때문이다.그런데 종교 창시자나 성인의 유해가 여러 곳으로 분배된 사례가 있다. 불교가 대표적이다. 석가모니가 열반에 들자 그의 유해를 두고 갈등이 벌어졌다. 팔리어 경전 '마하파리닛바나'에 따르면, 석가세존의 열반 직후 마가다국의 왕 아자타삿투를 비롯한 통치자들이 서로 부처 사리의 소유를 주장하고 나섰다. 자칫 전쟁마저 일어날 조짐을 보이자 이 갈등과 논란을 해결하기 위해 결국 다비(茶毘)된 부처의 유해(사리)를 나누기로 했다. 부처의 사리를 받은 나라마다 각자의 방식으로 기념물을 세웠으니 이것이 바로 불탑의 기원이다. 불멸(佛滅) 후 수백 년이 지난 뒤 인도를 통일한 아쇼카 왕은 이때 조성된 8기의 근본불탑 가운데 1기만을 제외한 나머지 7기의 사리를 꺼낸 뒤 이를 나눠 인도 전역에 사리탑을 조성하도록 했다. 불탑을 이용하여 국가 통합과 민심 수습을 시도한 것이었다.아쇼카 이후 동시대 인도의 무덤 형식이던 스투파는 불교가 전래된 나라별로 다양한 형식의 불탑이 조성되기 시작했다. 불타의 진신 사리를 봉안한 사찰을 적멸보궁(寂滅寶宮)이라 하는데 우리나라에는 통도사를 비롯하여 5개의 대표적인 적멸보궁이 있다.불교는 그렇다 해도 가톨릭에서 유해를 나누는 것은 낯설고, 또 역사적 인물의 유해 관리가 어떻게 되는지도 모른 채 여러 곳으로 나누어져 있다는 것이 놀랍다. 앞으로 이 역사적 인물의 유해를 잘 봉안하고 관리해야 될 것이다. 그리고 이보다 더 우선인 것은 모든

  • [참성단] 버니어 캘리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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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버니어 캘리퍼스 지면기사

    1970~1980년대 공고생들은 T자와 세공용 줄이 필수품이었다. 줄은 재질이 쇠이고, 표면에 많은 절삭 날이 갈려 때로 치명적인 무기로 변했다. 크기도 30㎝ 정도로 작아 책가방에 넣기 편했다. 학생들이 싸울 때 흉기로 쓰이는 사례가 많아 악명이 높았다.1990년대 측정기기의 일종인 버니어 캘리퍼스가 일반화됐다. 길이나 높이, 너비 등 기계류나 사람의 신체 부위 치수를 1/20㎜까지 정밀하게 측정한다. 어미자(주척)와 아들자(부척)로 나뉘며, 아들자가 앞뒤로 움직여 길이·너비·높이를 재는 방식이다. 대부분 스테인리스 재질로, 종류에 따라 다르나 최대 300㎜까지 계측할 수 있다. 공학도들 필수품이다.버니어 캘리퍼스가 31년째 장기미제인 '개구리 소년 실종·암매장 사건'의 범행 도구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1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나는 개구리 소년 사건의 흉기를 알고 있다'란 글에서다. 작성자는 "지난 2011년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피해자 두개골 손상 흔적을 본 순간 범행 도구가 버니어 캘리퍼스임을 알 수 있었다"고 한다. 손상된 모양과 크기가 들어맞는다는 것이다.글에 따르면 피해자들은 실종 당시 올챙이나 도롱뇽을 잡으러 가다 환각물질(본드)에 중독된 불량 청소년들을 만나 살해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버니어 캘리퍼스는 공고 학생들이 많이 들고 다니는데, 당시 숨진 소년들이 발견된 와룡산 인근에 공고가 있었다는 거다. 우연히 마주치게 된, 지금은 일진이라 불리는 중·고생들의 우발적 범행일 가능성이 높다는 추론이다.글 조회 수가 100만회를 넘으면서 논쟁이 격화한다. '캘리퍼스 강도(强度)로는 두개골을 깰 수 없다'는 의견에 '사람 몇은 충분히 보낼 수 있다'는 반론과 재반박이 뒤엉킨다. 대구 지역 근무 당시 비슷한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는 네티즌은 "진실 규명을 위한 재수사가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개구리 소년 사건을 담당했던 전직 경찰은 지난달 타살이 아닌 사고사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비를 맞고 저체온증으로 변을 당했다는 것이나 공감대가 좁다. 공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