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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988'과 '9966'의 차이

    '9988'과 '9966'의 차이 지면기사

    한국의 전체 사업체 수는 307만 개다. 이 중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99.9%이다. 한편, 한국의 전체 종사자 수는 1천175만 명이다. 이 중 중소기업에서 일하고 있는 종사자 비중은 87.7%이다. 그래서 중소기업을 한국의 '9988'이라고 칭한다. 그러나 EU는 '9966'이다. 사업체 수 비중은 같다. 그러나 종사자 수 비중에서 많은 차이를 보인다. EU 종사자의 34%는 대기업에서 일하고 있다. 한국은 12%에 불과하다.왜 이런 차이가 발생할까? 가장 큰 이유는 중소기업 범위 때문이다. 중소기업 범위는 다소 복잡하다. 가장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기준은 종사자 수이다. 사업체의 종사자가 299인 미만이면, 이 사업체는 중소기업이다. 한국의 기준이 그렇다. 그러나 EU는 250인 미만이다. EU가 중소기업 범위를 좁게 만들었다. 그래서 산술적으로 EU의 대기업 종사자 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다.그러나 '9988'과 '9966' 속에는 큰 의미가 담겨 있다. 역사라는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본격적인 한국 중소기업 탄생은 1960년대부터이다.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겪고 난 이후이다. 그러니 중소기업의 역사는 50여년에 불과하다. EU의 중소기업 역사는 적어도 산업혁명까지는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기업은 성장한다. 기술개발을 통해 제품의 질을 높인다. 시장을 개척해서 판매를 늘린다. 더 많은 생산을 위해 고용을 확대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기업의 성장이다. 즉 처음에는 아주 작은 기업에서 출발하지만 점차 고용을 확대하면서 점차 소기업, 중기업, 대기업으로 성장한다. EU도 처음에는 '9988'에서 출발했다. 그리고 역사가 흐르면서 '9966'이 된 것이다. 대기업이 많아졌고, 대기업에서 일하는 종사자들이 많아진 것이다. 어느 날 갑자기 종사자 300명 규모의 대기업을 창업하는 것은 쉽지 않다. 결국, 대기업은 기업 성장의 성과이다.EU는 27개국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업체 비중을 보면, EU 27개국 모두 소상공인이 전체의 90%를 넘는다. 한국은 이보다 조금 더 높은 수준이다

  • 비만세 걷는 유럽 변화에 세계가 주목… 핫이슈로 떠오른 한국, 도입 시간문제

    비만세 걷는 유럽 변화에 세계가 주목… 핫이슈로 떠오른 한국, 도입 시간문제 지면기사

    이번에는 예외였다. "너희들이 말했지. 맛있는 것 많이 먹을 수 있으니 맨날 제사였으면 좋겠다고." 제사 음식을 먹을 때마다 어머니가 하시던 말씀, 수십 년을 들어 귀에 인이 박히고 박히었는데 올 제사에서는 들을 수 없었다. 합동제사를 모시다가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에는 일 년에 두 번씩 제사를 모시고 있다. 선친 기일이 정월 초하루인 관계로 이번 명절에도 큰 형님 댁에서 차례와 제사를 지내고 왔다. 당신께서 하는 말은 40년 이상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똑같았지만, 언제부터인가 느낌은 확연히 다르다. 어린 시절, 돼지고기는 명절이나 제삿날에야 맛볼 수 있었다. 쇠고기는 일 년에 단 한번, 마을 산신제가 끝나고 신문지에 쌓여 오는 몇 조각이 다였다. 1960년대 대한민국의 경제가 세계에서 최하위 수준이었으니 굳이 나만의 경험은 아니었으리. 그런 우리 가족이 고기에 물렸다는 증거를 찾는다면 김치의 등장이 아닐까 싶다. 느끼한 고기 맛을 누그러뜨리려고 칼칼한 김치를 제사 저녁상에 따라 올리고 젓가락질이 잦아진 것은 언제부터였을까?요새 유럽하면 전 세계 경제를 흔들어버릴 잠재적 폭탄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어쩌면 먹거리문화에 획기적인 전환을 가져올 사건이 진행되고 있다. 비만세다. 비만을 유발하는 영양소나 식품에 세금을 부과하여 건강에 해로운 식품 섭취를 줄이려는 것이 비만세의 목적이다. 덴마크는 작년 10월 버터와 우유, 피자 같은 포화지방산 식품에 대해 비만세를 도입했다. 프랑스도 올해부터 청량음료에 비만세를 매기는데, 연간 1천800억 원의 세금이 걷힐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헝가리도 작년에 소금, 설탕, 지방의 함량이 높은 가공식품에 추가적인 세금을 부과하고 있다. 영국정부도 비만세 도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카메론 총리의 발언이 전해지고 있다. 미국은 뉴욕주 같은 주정부를 중심으로 청량음료에 초점을 맞추는 비만세 논의가 추진되고 있다. 이번 달에 발표된 논문을 보면 청량음료에 세금을 부과하면 미국에서 연간 2만6천명의 목숨을 구할 수 있다고 한다. 이제 비만은 '새로운 흡연'으로 불릴 정도로 건

  • 요즘 집값문제 빨리 개선해야

    요즘 집값문제 빨리 개선해야 지면기사

    최근 집값변동주기가 길어졌다. 1970~80년대 집값은 3~7년 주기로 상승과 침체를 반복했었다. 1990~2011년도의 집값은 10년 정도의 주기를 보였다. 중간에 국가통화위기가 있기는 했지만 최근 변동은 과거보다 변동주기가 길어진 셈이다. 물론 이러한 추이가 앞으로 또 반복된다고 단정할 순 없다.과거 10년 동안의 추이를 보면 김대중 정부 말기부터 노무현 정부 중기까지 강남 및 유사지역의 집값상승이 두드러졌다. 노무현 말기부터 이명박 초기까지는 강북지역 집값이 강세를 보였다. 강북 집값상승 후에는 지방 대도시와 주요도시들의 집값이 상승했다. 반면 수도권집값은 지속적인 하락세를 나타냈다. 이와 같이 부동산값은 마치 산불이 연쇄적으로 산림을 태우며 이동해 나가듯이 선도지역이 변한 후 나머지 지역도 따라 변한다. 최근 집값변동 과정에서 발생된 주요 문제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일부지역 집값이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현 정부 들어 전셋값은 전국적으로 큰 폭으로 상승한 점이다. 이로 인해 주거취약계층들이 더 주거열위에 빠졌을 것이고 계층수도 증가했을 것이다.또 다른 하나는 깡통찬 집주인, 즉 하우스푸어들의 급속한 증가다. 특히 하우스푸어들 가운데는 여러 차례에 걸쳐 국토건설관련 수장이 늘 사용해왔던 '강남과 대체할 수 있는 신도시'라는 말에 현혹되어 넘어간 사람들도 적지 않다. 정부의 말을 믿고 이잣돈 얻어 내집마련 했거나 또는 기성주택을 매각하고 싶어도 매각치 않고 담보부 금융으로 버텨온 가구들이 200만가구이다. 이와 함께 정부의 말을 믿고 건설투자를 늘려온 수많은 건설업체들이 파산했거나 부도위기에 직면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최근 집값으로 인해 수많은 개인이나 기업들은 극심한 어려움에 직면해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주택시장의 주요 구성원인 정부는 어떠한가. 특히 주택금융과 주택건설을 관장하는 중앙정부는 무슨 행동을 하고 있을까. 금융을 관장하는 중앙정부는 계속 콧노래다. 산하기업들이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적용하여 하우스푸어들을 상대로 세상에서 가장 안전하게 돈놀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 보

  • 교육이 계층이동 장애물 돼서야

    교육이 계층이동 장애물 돼서야 지면기사

    우리 속담에 '개천에서 용 난다'는 말이 있다. 미천한 신분의 극복을 빗대어 한 말이자 사회학 용어인 계층이동을 쉽게 표현한 말이다. 사회계층의 수직적 이동을 의미하는 사회이동 (social mobility)을 계층이동이라고도 표현하는데, 우리 사회는 조선시대의 양반계급을 탈피하면서 상대적으로 점차 계층이동이 용이한 사회로 인식되어 왔다. 한때 '검사와 여선생'과 같이 신분계급을 뛰어 넘는 내용을 다룬 신파극 등이 유행하며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통해 대리만족을 느꼈던 것도 같은 이유이다.통계청이 2년마다 조사하여 발표하고 있는 지난해 12월의 '사회통계'는 그간의 우리 국민의 계층이동에 대한 의식이 크게 변화한 것으로 나타나 적지 않은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일생동안 노력한다면 본인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가능성이 높다'는 응답비율은 28.8%에 불과했으며 이는 2년 전 35.7%보다도 크게 줄어든 것이다. 반면 '상승 가능성이 낮다'는 응답은 2년 전 48.1%에서 58.8%로 훨씬 높아진 것이다. '나는 중산층이다'라고 생각하는 가구 수는 52.8%로 1988년 통계를 생산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참여정부 시절인 2006년 53.4%에 비해서도 낮다. 반면 '나는 하층이다'란 응답 비율은 2009년 42.4%에서 45.3%로 늘었다. 중산층과 하층의 비중 차이는 7.5%에 불과하다. 수치상 소득은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중산층이 느끼는 체감도는 낮아졌고 계층이동에 대한 긍정적 생각도 줄어든 것이다. 그동안 정부가 국정운영의 목표를 '서민을 따뜻하게 중산층을 두텁게'로 잡은 것과는 사뭇 다른 방향으로 국민들은 느끼고 있는 것이다.'아마존' 책 판매를 통해 100만부 이상 팔린 '계층이동의 사다리(A Framework for Understanding Poverty)'에서 저자인 '루비 페인(Ruby Payne)' 박사는 빈곤층이 안고 있는 현실에 주목하면서 계층 상승을 위한 해법으로 교육을 강조하고 있다.우리나라만큼 자녀교육에 열심인 부모들이

  • 美 메이저리그서 동반성장을 배운다

    美 메이저리그서 동반성장을 배운다 지면기사

    미국은 프로 스포츠의 천국이다. 야구·농구·미식축구·농구가 대표 종목이다. 미국의 프로경기는 전세계로 생중계된다. 전세계가 시장인 셈이다. 선수들의 연봉은 천문학적이다. 일반인의 연봉을 주급으로 받는 선수도 부지기수다. 그만큼 시장이 크다는 의미이다. 2010년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의 가치총액은 18조원이 넘는다. 1998년에 비해 무려 23배나 증가했다. 미국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았다. 70년만에 최악의 경기침체를 겪었다. 메이저리그 구단의 가치는 2009년에도 상승했다. 물론 적자를 보는 구단도 있다. 그러나 보통 1년에 1~2개 구단에 불과하다. 적자 규모도 그리 크지 않다. 만약, 메이저리그가 한국 주식시장에 상장한다면,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LG전자보다 많고, 한국전력보다 적다. 순위로 매기면, 12위이다. 최고의 인기 구단인 뉴욕 양키스의 구단 가치는 2조원에 육박한다. 국내 포털업체 다음의 시가총액과 맞먹는다.메이저리그는 더이상 스포츠가 아니다. 하나의 거대한 산업(industry)이다. 야구가 산업으로 번창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프로스포츠는 자본주의의 꽃이다. 구단이 돈이 많다면 더 좋은 선수를 확보할 수 있다. 경기에 승리하게 되면, 관중이 늘어나고, 매출이 증가한다. 여기서 발생한 수익으로 더 좋은 선수를 영입한다. 또 경기장을 쾌적하게 바꾸기 위해 투자한다. 더 많은 관중이 찾아오게 된다. 그래서 프로 스포츠는 지극히 자본주의적인 속성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의 발전은 자본주의에 있지 않다. '모두가 함께'해야 한다는 동반 성장에 있다. 1869년 처음으로 프로구단이 창단됐다. 이후 자본주의가 활개를 쳤다. 대도시에 연고를 둔 구단은 승승장구했다. 부자구단은 돈으로 선수를 얼마든지 맘대로 샀다. 그래서 팀간 실력 차이는 더욱 커졌다. 관중은 등을 돌렸다. 승부가 빤한 경기는 지겹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러 가지 제도가 생겼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1965년에 도입된 신인 드래프트 제도다. 전년의 성적 역순으로 우수한 신인을 먼저 뽑게 하는 제도다. 부자구단이

  • 2012년 대한민국이 바라는 선물은?

    2012년 대한민국이 바라는 선물은? 지면기사

    녀석은 집요했다. 산타가 올해는 왜 선물을 주지 않았느냐며 성탄절 오전 내내 부모에게 따지고 든 것이다. 날씨가 너무 추웠다느니, 네가 말썽을 부려서였느니, 모두 도리질을 치다가 급기야 그 말이 나왔다. 처음부터 산타는 없었고 지금까지 엄마가(막내라 그런지 늘 엄마뿐이다) 선물을 사다놓은 게 아니었느냐며 두 눈을 부라리며 얼굴을 들이민다. 아내의 입모양이 '사실은' 하며 이실직고를 할 태세이다. 나를 바라보며 간절히 구원을 요청하는 눈빛을 보낸다. 민세는 초등학교 3학년이다. 요새 3학년이면 세상 알만큼 알 텐데 몽니를 부리는 녀석의 속내를 알고도 모를 일이다. "이제 10살이 넘어서 오지 않는 거야"하며 판을 정리하려 하니 첫째가 재치 있게 거든다. "맞아, 나중에 나이가 들어 마음이 다시 아이가 되면 산타가 돌아올 거야." 세상은 때로 거짓이 아름다울 때가 있음을 끄덕이게 하는 하루였다.올해 국내 성장률은 3.8%대로 추정된다. 전망값을 4%대와 3%대로 나누어 보면 재미있는 현상을 관찰할 수 있다. 기획재정부, 한국개발연구원, 한국은행 같은 정부기관은 거의 다 낙관적이었다. 반면에 삼성경제연구소와 국회예산정책처는 3% 후반대로 정확도가 높았다.경제전망을 하는 실태는 어찌 보면 지적 담합이다. 다 같이 틀리면 으레 그러려니 하며 넘어갈 수 있다. 그러니 가능하면 하나의 수치에 고만고만 비슷해지려 한다. 만약 지식을 다루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있다면 경제전망전문가들은 곤혹을 치를 게 뻔하다. 특히 정부 측 전문가들은 진퇴양난이 될 성싶다. 정부의 눈치를 보아야 하는 공공기관에서는 정치적 프리미엄을 붙이기 일쑤이다. 생각해 보라. 내년이 선거인데 경제가 엉망일 것 같다는 전망을 내놓는다면, 전문가나 기관은 '세상 뭘 모르는' 바보가 된다. 그러니 모두 상향평준화하는 거다. 이런 일을 몇 번 집단적으로 하다보면 안 그러는 것이 바보라는 확신까지 들 수 있다. 이런 사고방식은 나름 역사적인 뿌리가 있다. 박정희 정권 시절 경제기획원은 한국 경제를 만들어냈다. 기획재정부의 과장급 이상 간부들 중에는 '우리가 목

  • 북한변화 우리부동산에 어떤영향 미칠까

    북한변화 우리부동산에 어떤영향 미칠까 지면기사

    폐쇄사회를 이끌던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했다. 우리에게 충격으로 다가왔다. 주식값이 하락하고, 환율은 올랐다. 정부는 임시비상체제로 들어갔다. 국민들은 뉴스에 바짝 귀기울였다. 긴장감이 실물과 재무의 투자시장을 냉각시켰다. 이 일이 사회 각 부문에 미칠 영향력을 예측하는데 너도나도 관심을 쏟았다.이러한 변화들 속에서 우리 부동산은 어떠한 영향을 받을 것인가를 생각해본다. 평화를 전면적으로 깨지 않는다는 가정 아래에서 장래에 대한 전망을 하기로 한다. 단기적으로는 심리적인 충격이 있겠지만 큰 변화를 줄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북한이 계속 폐쇄체제로 가느냐, 아니면 개방체제로 가느냐에 따라 우리 부동산권도 꽤 많은 영향을 받을 것이다.먼저 폐쇄를 계속 유지하는 경우를 보자. 여태까지 그래왔었던 것처럼 우리 땅도 북의 폐쇄와 대립해야 하는 긴장관계 속에 놓이게 된다. 불확실성이 높아질 것이므로 공권력 우월주의가 개인의 자유보다 더 활개치는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다. 그동안 남북의 경색관계가 경제사회활동에 있어 어느 정도의 영향을 미쳐왔다. 남북의 위기감이 고조될수록 개인의 자유라는 가치보다 단체 가치, 공권력 가치를 우선시 하는 사회여론이 쉽게 번성했다. 해방 이후 우리나라 부동산재산에 대한 각종 규제나 통제는 토지상품경제체제의 국가들 가운데 가장 양과 종류 면에서 다종다양한 규제를 형성해왔다. 이에 편승하여 일부 부동산대책들은 정부 각 부처이기주의에 의해 좌우되기도 했다. 공권력우월주의 아래 국토종합계획이 유린되어도 이를 통제하는 기능은 너무 미약했다. 세상에 없는 토지공개념이나 주택공개념이 우리 사회에서 정부 주도로 유행되어 사회 여론을 주도하며 파행된 부동산권리의 규제법제들을 양산시켰던 과거의 사례만 보아도 그러한 흐름을 알 수 있다.그러나 북한이 점진적으로 개방화되어 간다면 우리의 부동산권들은 장기적으로 새로운 변화를 형성하는데 어느 정도 힘을 받게 될 것이다. 우리 부동산정책도 그들 개방화의 속도와 더불어 과거의 규제우월주의가 약간씩이나마 수정되어가는, 정상화의 길로 나아갈 것이

  • 개도국 지원에 많은 관심을

    개도국 지원에 많은 관심을 지면기사

    나라 안의 관심이 온통 한미 FTA에 쏠려 있던 지난 11월, 의미 있는 행사가 부산에서 열렸다. 11월 29일~12월1일간 열린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클린턴 미 국무장관 등 160여 개국에서 2천여명이 참석한 '제4차 세계개발원조 총회'이다.이번 제4차 총회 '부산선언'을 통해 개도국에 대한 원조를 원조효과성에서 개발효과성으로 정책 포커스를 전환하고 선진국과 신흥국, 민간이 함께 참여하는 포괄적 파트너십 구축을 천명한 바 있다.우리나라는 2009년 11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개발원조위원회(DAC)에 가입함으로써 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 바뀐 최초의 국가가 되었다. 우리나라는 해방 이후 외국으로부터 모두 128억달러의 원조를 받았으며 산업화와 선진화에 큰 도움이 되었다. 우리나라의 개도국지원 규모는 국민총생산의 0.12% 수준으로 2015년까지 0.25%로 올리는 것을 목표로 현재의 12억 달러를 점차 25억 달러로 늘려 나갈 계획이지만 우리나라의 국제사회 위상으로 볼 때는 아직 미흡한 수준이다. 다만 최근 세계적 경제위기로 많은 나라들이 원조를 줄여가고 있는 추세에 우리는 늘려 나감으로써 개도국 지원 의지를 국제사회에 알리고 있는 것이 다행이다. 점차 선진국이나 중국 수준으로 개도국 원조의 규모나 질을 높여 나가야겠지만, 우리만이 갖고 있는 고유한 자산 '경제개발 경험'을 최대한 활용할 필요가 있다.이러한 배경으로 2004년부터 시작된 정부사업으로 '경제개발지식 공유사업' KSP(Knowledge Sharing Program)가 있다. 많은 개도국들은 60년 초만 해도 자기들과 똑같은 세계 최빈국의 하나였던 한국이 불과 50년 동안에 이룩한 놀라운 경제성과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며 한국의 경제발전 경험을 연구하여 이를 자국의 경제발전에 적용할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이다.필자도 이에 관련하여 지난 해부터 아프리카 가나를 시작으로 베트남, 라오스, 아제르바이잔, 에티오피아 등을 두루 다니며 장관급 '고위정책대화'를 이끌며 국장급을 비롯한 정책담당 실무자를 참여시킨 '전파교육'등을 통해

  • 2012년 대한민국의 과제는 '건강한 한국경제'

    2012년 대한민국의 과제는 '건강한 한국경제' 지면기사

    한국에는 269만 소상공인이 있다. 소상공인은 종사자 4인 이하의 사업체를 일컫는 말이다. 광업, 제조업, 건설업, 운수업은 9인 이하이다. 여기에 522만명이 일을 하고 있다. 딸려 있는 가족까지 합치면, 1천만명 이상의 생계가 소상공인에게 달려 있다. 일반적으로 사업체를 운영하면 수익 창출을 목적으로 한다. 그러나 소상공인은 수익 창출보다는 생계유지에 가깝다. 스스로 노동을 하고 돈을 버는 자영업자이다. 이들이 열심히 일해서 벌어가는 것은 자기 인건비이다. 동네 빵집, 커피점, 문방구, 식당 등이 전형적인 소상공인의 삶의 터전이다.한국에는 2천916개 대기업이 있다. 대기업에서 165만명이 일을 한다. 대기업이 활동하는 무대는 더는 국내시장이 아니다. 이미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어느덧 대기업이 한국경제의 중심이 됐다. 그래서인지 대기업이 호황이면 한국경제도 호황이다. 대기업이 위기이면 한국경제도 위기이다. 이제는 대기업이 소상공인까지 위협하고 있다. 너무 몰아세운다. 납품단가 후려치기는 흔한 레퍼토리이다. 동네 골목에서 빵도 판다. 천 원짜리 두부도 판다. 웬만한 규모의 구내식당은 모두 대기업 차지이다. 그러곤 대기업은 너무 당당하다. 자기들이 하면 품질이 좋아진다고 한다. 그리고 가격이 내려간다고 한다. 그만큼 소비자가 이득을 본단다. 18세기부터 애덤 스미스가 가르쳐 준 이론이다. 반박하는 사람이 없다. 반박한다면, 자본주의와 시장경제를 부정하는 것과 같다. 용기만 갖고 되는 일이 아니다. 그래서인지 대기업은 득의양양하다.장기적으로 보면, 소비자도 손해다. 소비자는 당연히 대기업 제품을 구매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소상공인이 무너지고 있다. 소상공인이 사업을 하지 못하면 생계가 막연해진다. 그렇게 되면, 대부분 사회 빈곤층으로 전락한다. 정부는 세금을 더 걷어야 한다. 결국, 소비자는 대기업의 시장진입으로 보았던 이득을 언젠가는 다시 토해내는 것이다. 한국경제는 다시 혼란에 빠진다. 분배가 먼저인가? 성장이 먼저인가? 답도 없는 이념 논쟁에 휩싸인다.경제는 순환(circulation)이 핵

  • 인천타운미팅에 주문을 건다

    인천타운미팅에 주문을 건다 지면기사

    [아브라카다브라, 다 이뤄져라]자우림이 '나는가수다'에서 자줏빛 조명아래 주술을 흘려보낼 때 작은 형의 모습이 떠올랐다.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싸운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라 한다."고등학생이던 형이 암송하던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이다. '아브라카다브라'는 '말 한대로 이루어지이다'라는 뜻을 가진 주문으로, 아브락사스라는 이집트의 마법적 사상을 모태로 하고 있다. 아브락사스를 숭상하는 학파를 그노시즘이라고 하는데 신에 대한 절대적 귀의가 아닌, 인간이 지혜를 가지고 세상을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요즘 세상에서 벌어지는 모양을 보노라면 갑갑하다. 온 세상이 경제 때문에 힘들다고 한다. 이런 형세는 더욱 악화될 듯하다. 희망을 잃어버린 99%가 1%를 탓하며 지구 곳곳에서 들고 일어나고 있는 형세이다. 판을 바꾸자고 한다. 선거를 할 때마다 정권이 바뀌고 있다. 우파 정권에서도 좌파적 공약이 나오고 있다. 버핏세는 이제 정파를 떠나 표를 얻기 위한 필수 품목(must-have)이 되어가고 있다. 선거를 경제적 맥락으로 표현하면 정치인은 돈을 주겠다고 하고, 유권자는 표로 응답하는 선물거래라고 할 수 있다. 지난 747공약으로 대표되는 대통령선거와, 뉴타운공약이 판세를 결정했던 총선은 표를 사는 정치인들에게는 대박, 국민들에게는 배신과 빈손뿐인 불평등 거래로 판명되고 있다. 세계경제는 불황이라는 터널의 입구에 막 들어섰을 뿐이다. 세계 경제에 모질게 엮여있는 한국경제도 힘들 수밖에 없다. 이런 판국에 돈과 표를 거래하는 정치시장은 어찌될 것인가? 정치인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유권자들도 마찬가지다. 무엇을 달라고 할까. 더 이상 돈이 없다는 것은 이제 알만큼 안다. 12월 9일 인천시청에서 타운미팅이 열린다고 한다. 인천시민 300인이 모여 시민의 눈으로 보는 행복한 인천 만들기라는 주제로 머리를 맞대고 이렇게 이야기할 것이다. 당신이 인천광역시장이라면 인천을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