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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전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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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전망대] 전세금반환보증 가입요건 변경에 따른 명·암 지면기사
최근 정부는 전세 사기를 방지하기 위하여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에 가입할 수 있는 요건을 강화하였다. 지난 정부에서 전세사기가 발생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한 전세보증보험 가입기준 완화정책을 손질한 것이다. 왜냐하면 전세보증보험 가입기준 완화는 갭투자 환경을 조성한 일등 공신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정부의 지나친 시장개입은 여러 가지 부작용을 낳는다.정부가 시장에 개입하여 실패한 사례는 많다. 실패하게 되면 회복을 위한 사회적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그 비용은 오로지 국민이 부담하고 고통을 받게 된다. 전세보증금반환 보증에 가입할 수 있는 요건도 정부에서 완화와 강화를 반복함으로써 전세시장이 왜곡되고 있다. 전세보증금반환 보증에 가입할 수 있는 가입기준의 완화는 전세사기의 기반을 조성하였고, 강화하더라도 순기능만 나타나지 않는다. 즉, 규제의 역설이라는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소개되는 것이 코브라 현상이다. 영국 식민지 시절에 인도에서 코브라로 인한 인명피해가 늘어나자 식민지 정부는 코브라를 잡으면 포상금을 지급하도록 하였다. 그 결과 코브라는 줄어들었지만, 포상금을 받기 위해 코브라를 사육하는 농가들이 증가해 포상금이 급증하는 부작용이 발생하였다. 이에 포상금 지급을 폐지하였더니, 이번엔 농가들이 사육한 코브라를 방사해 다시 코브라가 증가하였다는 현상을 말한다. 예를 들어 학생인권 강화 정책은 교권 추락이라는 사태를 유발하였고, 임대사업자의 의무사항인 임대보증금 보증보험 가입 요건 강화는 임대사업자의 집단반발에 따른 자진말소 및 임대주택공급 축소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HUG, 가입기준 완화 정책 손질정부의 개입으로 전세시장 왜곡 강화땐 세입자 안전장치 순기능 결국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에 가입할 수 있는 요건을 강화 또는 완화하는 문제는 부동산 전세시장에 여러 가지 순기능과 역기능이 있다. 이번에 조치한 가입기준 강화에 따른 순기능은 전세세입자들이 안전하게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게 하는 안전장치이다.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제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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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전망대] AI와 인간의 '파트너십' 지면기사
인간은 단순 반복 작업에 익숙하지 않다. 창의적이며 자발적이며 자율적 본능을 타고난다. 요즘 기업에서는 '자동화 우선'이라는 사고방식으로 디지털혁신을 통한 기업발전의 실현을 목표로 사무자동화 로봇을 도입하고 있다. 이전에 사람이 하던 단순 반복적인 업무와 대량업무를 소프트웨어(로봇)가 대신 처리하는 업무자동화를 말하며, 그 효과로 직원들이 일상적이고 반복적인 업무(루틴)에서 해방되어 업무수행의 효율화를 통해 비용절감과 고부가가치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고 믿는다. 로봇 제조공정 프로세스 자동화는 이미 오래전부터 공장의 물리적 로봇이 공장자동화의 큰 업적을 이루고 있다. 반면 사무실의 업무공정은 보이지 않는 특징으로 업무 프로세스 맵핑(mapping)이라는 기법으로 업무를 가시화하여 프로세스 혁신을 하곤 했지만 혁신과정에서 이해관계자의 이기적 의도가 개입되면서 혁신의 본질이 퇴색되어 실망하기도 했다. 코로나를 겪으면서 비대면, 재택근무 등의 새로운 업무형태가 자리잡기 위해 더욱 중요해진 디지털 혁신기술로 AI와 함께 RPA가 주목받고 있다. Robotic Process Automation의 머리글자이며 로봇을 이용한 업무프로세스 자동화로 해석된다. 요즘의 사무자동화 프로그램은 무인 봇으로 인간의 개입 없이 작업하므로 일정에 따라 자동실행 되도록 프로그래밍 되어 있다. 기존의 사람이 하는 정형화되고 규칙적인 사무업무를 소프트웨어를 통해 자동화 시키는 것에서부터 AI 등이 적용되며 정형화하기 어려운 고객접점의 전방업무까지로 개념이 확장되고 있다. 회사 내에서 여러 사람이 같은 업무를 수행하는 것, 노동집약적 반복업무, 단순 규칙기반 업무, 리드타임이 긴 업무, 정형화된 데이터를 다루는 표준화된 프로세스, 업무처리 소요시간 지연으로 인한 병목현상이 있는 프로세스 등이 RPA(사무자동화) 적용 대상 업무이다. 신속성, 효율성, 정확성, 경제성, 안정성 등을 도입의 효과로 보고 있다. 로봇 이용 사무자동화 프로그래밍고객접점 전방업무까지 확장 적용 결국 일하는 방식의 변화는 피할 수 없는 변화의 대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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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전망대] 안전함에서 느끼는 행복한 인생 지면기사
갑자기 무섭게 쏟아지는 폭우 소리에 창밖을 보게 된다. '오늘도 무사히!' 마음 속에서 나도 모르게 이 구절이 저절로 튀어나온다.출근하는 날마다 대한민국 국토를 누비고 있는 LX(한국국토정보공사) 직원들은 퇴직하는 날까지 대부분의 시간을 지적측량 대민업무 수행으로 바깥에서 보내게 된다. 그래서 퇴임식 때 얼굴 하얀 사람 찾기가 드물 정도로, 까무잡잡하게 그을린 얼굴은 LX의 트레이드마크였다. 어느 무더운 여름날, 현장에서 일하고 있던 직원들을 일면식도 없는 부부가 땡볕을 받으며 오랫동안 쳐다보고 있었다. 알고 보니 딸이 LX에 입사해 다른 본부에서 근무하고 있는데 '우리 딸이 이 더운 날 저렇게 일하고 있겠구나'하는 생각으로 발길을 거두기가 어려웠다고 한다. 찌는 무더위로 가만히 서 있기도 힘든 여름, 자식이 험한 바깥 현장에서 일하고 있다면 에어컨 아래에서도 부모의 마음이 편치만은 않을 것이다. 매슬로우, 인간 욕구 5단계로 구분생리적 욕구 충족되면 '안전' 추구 미국의 심리학자 매슬로우는 인간의 욕구를 강도와 중요성에 따라 5단계로 구분했는데, 그 중 안전의 욕구가 있다. 가장 기초적인 생리적 욕구로 먹는 문제가 충족되면 인간은 안전한 환경, 건강한 삶과 같은 '안전의 욕구(safety needs)'를 추구하게 된다고 한다. 불확실로부터 오는 두려움이나 혼란을 피하고 평상심과 질서를 유지하고 싶어하는 안전에 대한 욕구는 인간의 생에서 심신의 안정과 연관된 가장 기본이 되는 욕구 중 하나이다. 또한 안전하고 건강한 근로조건은 전 세계 노동자에게 최소한의 권리가 되었다. 2022년 6월 제네바에서 열린 제 110차 국제노동기구(ILO) 총회에서는 노동기본권에 '안전하고 건강한 근로조건'을 포함하는 것을 골자로 기본권 선언을 개정했다. 정부에서는 지난 2021년 1월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을 도입해 안전·보건 조치 의무를 위반해 인명피해를 발생하게 한 사업주, 경영책임자, 공무원 및 법인의 처벌을 규정하여 중대재해를 예방하고 시민과 종사자를 보호하도록 하였다. 사회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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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전망대] 널뛰는 부동산 정책과 소비자 시장 전망 지면기사
경착륙을 우려하던 부동산 시장이 다소나마 회복국면에 진입한 분위기다. 정부가 1월3일에 전향적인 규제완화 정책을 발표했고 급격한 하락을 이끌던 금리인상과 대출규제, 가격부담 등의 요인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속도감 있는 시장 변화에 소비자들의 시장 전망 또한 널뛰기 중이다. 지난 6월 부동산R114가 전국 2천73명을 대상으로 '하반기 주택시장 전망'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10명 중 4명이 하반기 주택매매가격이 보합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직전 조사에서 하락 응답이 65%로 압도적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보합 쪽으로 다수 이동했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임대차시장 내에서의 전세가격 전망은 매매시장과 마찬가지로 하락(32.71%) 전망이 상승(26.77%)보다 우세하게 나타난 반면, 월세가격은 상승 전망이 42.45% 비중을 차지해 하락 전망(12.83%) 대비 3배 이상 응답자가 많았다. 최근 시장 트렌드처럼 전세에서 월세로의 구조 변환이 급격히 늘어날 경우 임대차시장의 중장기 방향성에 어떤 영향력을 발휘할지 주목할 필요가 있는 결과다. 전세가격 하락 전망을 선택한 경우는 '임대인의 임차보증금 반환(역전세) 리스크(44.40%)'를 주요 이유로 체크했다. 2021년 하반기 최고점에 체결된 전세계약의 만기가 임박했기 때문으로, 한국은행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역전세 위험가구는 약 102만 가구로 과거 대비 물량이 2배가량 늘어난 상황이다. 하반기 주택시장 2073명 설문조사10명 중 4명 '매매가격 보합' 전망전세 하락·월세는 상승 응답 우세 한편 전세가격이 오른다고 응답한 555명 중 33.15%는 매수심리 위축으로 전세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가격 부담감과 높은 금리 등으로 위축된 매수심리가 상대적으로 전세 수요를 늘릴 수 있다는 의미다.매매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한 응답자 2명 중 1명은 '경기 침체 가능성'을 주된 이유로 선택했다. 연초 이후 경제성장률 전망의 지속적인 하향 조정과 수출 부진 등으로 경기 침체 우려감이 높아진 상황이다. 그다음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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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전망대] 먼저 치고나가는 게 최상의 ○○법! 지면기사
'스푸트니크 쇼크'(Sputnik Shock). 팍스 아메리카나가 뒤통수를 한 대 크게 맞았다. 1957년 소련이 세계 최초로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쏴 올리면서 미국 등 서방이 큰 충격을 받은 데서 나온 말이다. 이전까지만 해도 과학기술 분야에서 미국은 소련을 압도하고 있다고 철석같이 믿었다. 위 쇼크로 그런 자부심에 금이 가버렸다. 더해 소련 미사일이 미국 본토까지 날아올 수 있다는 공포감마저 몰려왔다. 이후 미국은 막대한 인력과 예산을 투입하며 본격적으로 우주 경쟁에 뛰어든다."우리는 10년 안에 달에 갈 겁니다." 1961년 케네디 미국 대통령은 10년 안에 인류를 달에 착륙시킨다는 '문샷(moonshot)' 프로젝트를 의회 연설 중 선언한다. 이에 전문가들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달 궤도는 고사하고 지구 궤도도 제대로 알지 못했던 시절일뿐더러, 우주선 건조에 사용될 재료조차 명확지 않은 때였다. 한 마디로 문샷은 황당무계한 계획이었다. 모든 게 작동하기 전까진 말도 안 되는 법. 그로부터 8년이 흐른 1969년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유인 우주선 아폴로 11호를 달에 착륙시키는데 성공한다. 이를 계기로 불가능해 보이는 과제에 과감히 도전하는 혁신적 사고를 '문샷싱킹(moonshot thinking)'이라 부르게 됐다. 달을 관찰하고자 망원경 성능을 개선하는 대신 달에 갈 수 있는 탐사선(moonshot)을 만들겠다는 사고다. 美 '문샷 프로젝트' 당시 황당무계혁신적 사고 '문샷싱킹'이라 불러 지금 우린 변화무쌍하고 불확실한데다 복잡하고 애매한 이른바 예측불가의 복합위기 시대를 살고 있다. 정답이 아예 없는 듯 보이는 문제와 주제로 넘친다. 이런 상황에서 미래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운다는 건 지난한 작업이다. 자칫 잘못 접근했다간 지형 변화를 넘어 조직의 생존마저 위태로울 수 있다. 하여 전혀 다른 해결책이 모색돼야 옳다.문제 해결 방식엔 두 가지가 있다. 현재에서 미래로 나아가며 해결책을 찾는 포캐스팅(forecasting)과 미래에서 현재로 다가오며 해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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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전망대] 장발장이 된 개업공인중개사, 그 원인과 대책 지면기사
최근 발표한 경찰청의 전세사기 전국 특별단속 중간결과 발표에 따르면 전세사기 피해자는 2천996명, 피해금액은 4천599억원이다. 경찰청은 전세사기를 '경제적 살인'에 비유되는 '악성사기'로 규정하고 986건을 적발하였다. 그리고 이에 가담한 2천895명을 검거하였는데 이중 불법 중개행위로 검거된 공인중개사는 무려 486명(16.8%)이다. 또한 국토교통부가 파악한 전세사기 의심거래 1천322건에 연루된 970명 중 절반에 가까운 431명(44.5%)이 개업공인중개사와 중개보조원이다. 전세거래는 일반적으로 당사자 간에 직접 거래를 하기보다는 개업공인중개사를 통하여 거래하기 때문에 당연히 많은 개업공인중개사가 연루될 수밖에 없다고 변명할 수 있지만 전국적으로 수천억원대의 피해금액을 양산하고, 전세입자들의 삶을 파괴한 전세사기에 개업공인중개사가 많이 연루된 것은 개인의 위법행위를 넘어 전문자격사인 공인중개사제도의 신뢰성과 제도의 존재가치에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소비자들이 개업공인중개사에게 부동산중개를 의뢰하는 것은 공인중개사라는 전문자격사의 전문성과 직업윤리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전세사기와 같은 사건으로 개업공인중개사에 대한 높지 않은 사회적 인식이 더 추락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그럼 왜 이렇게 많은 중개업 종사자들이 연루되고 있을까? 그 원인은 무엇일까? 기본적으로 부동산가격이 하락하고, 전세공급량의 부족에 따른 임대인 중심시장 등 시장적인 측면의 요인은 변론으로 하고 부동산중개업계를 중심으로 살펴보자. 부동산 시장 불황 전세사기 연루자격증 소지자 50만명 과잉 공급생계 힘들자 위·탈법 유혹 빠져 먼저 공인중개사의 공급과잉이 원인이다. IMF시절엔 실업자 대책으로 공인중개사 자격증이 제시되기도 하였다. 공인중개사는 매년 평균적으로 2만명 이상 합격하여 자격증 소지자가 50만명을 넘어서고 있다. 그래서 국민자격증·장롱자격증이라는 애칭(?)이 붙어있다. 이 중 중개업을 영위하는 개업공인중개사는 11만7천여 명이다. 공인중개사자격을 취득하고 개업하는 비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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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전망대] 일하는 방법의 변화 지면기사
미국의 기업들이 지난달에 8만여 명의 직원을 해고했는데 이 중에 4천여 명은 AI탓에 해고된 것으로 조사되었다. AI가 직원의 해고 사유로 등장한 첫 번째 경우이며 이제 AI가 본격적으로 사람들의 일자리에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골드만삭스는 챗GPT와 구글의 '바'와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의 개발이 전 세계적으로 3억개의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놓아 월급쟁이들에게 심각한 걱정을 안겨주고 있다. 지구촌을 위기 속으로 몰아넣었던 코로나19는 국가와 사회는 물론 기업에서도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가져왔다. 디지털 기술을 바탕으로 변화하고 있는 일하는 방식의 변화는 대표적으로 원격근무가 가능해지면서 언제 어디서나 일하는 구조로 변화하고 있고, 단순 반복 업무의 자동화로 인해 편해진 반면에 한편으로는 업무의 고강도와 업무스트레스를 가중하는 것이 아닌가 걱정스럽기도 하다. 열심히 일만 하는 워크하드에서 똑똑하게 일하는 워크스마트가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사무업무의 자동화 또는 사무생산성향상 방안으로 일하는 방식의 효율화를 목적으로 비부가가치 유발요인을 찾아내어 저가치 업무를 제거하고 가치창출 여력을 확보하여 가치있는 업무와 본업에 치중할 수 있게 해준다는 의미에서는 기업이나 직원 모두에게 권할만하지만 실제 현업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직원들에게 왜 그래야 하는지에 대한 설득과 동의를 얻어내는 변화관리가 선행되어야 성공할 수 있다. 코로나로 기업·모든 조직 변화짧고 굵게 일하는 방식 찾아야 20세기 들어 과학적 관리법으로 불리는 테일러리즘과 산업공학의 발달로 인간의 육체노동에 대한 생산성 확장을 위하여 작업의 동작 하나하나에 들어가는 시간을 분석하고, 불필요한 동작을 제거하는 시간연구, 동작연구를 통해 표준작업량을 설정하여 작업을 관리하였다. 노동시간은 곧 생산성이라는 사고는 인간의 육체노동의 생산성 극대화로 이어져 잔업과 철야(밤샘)근무가 일상화 되던 시대를 거쳐왔다. 열심히, 더 열심히 일하는 것이 경쟁력인 시대였고, 이후 정보화 시대가 도래되면서는 합리적이고 체계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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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전망대] 당신 토지의 안녕을 위한 첫 단추 '지적측량' 지면기사
지난 5월5일 고(故) 박경리 작가의 추모 15주기를 기념하여 미루고 미뤄왔던 '토지'를 다시 손에 잡았다. 20년 전 6개월 동안 8천 페이지를 읽으면서 수없이 복기할 만큼 많은 등장인물과 시대 상황에 애를 먹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토지'는 일제 식민지배와 민중의 끈질긴 독립 투쟁, 그리고 2차 대전에 이은 해방까지 긴박한 역사를 써 내려간 대하소설로 최 참판 댁의 마지막 당주였던 최치수의 고명딸인 서희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토지를 지켜내려는 의지와 마을의 집단적 운명을 조명한 작품이다. 농경 사회를 살아가는 서희에게 토지란 삶을 영위해 가는 터전으로 목숨과도 같았으며, 넓은 토지는 곧 부를 상징했다. 만석꾼과 천석꾼이란 단어만 보아도 과거 토지의 규모가 얼마나 부에 영향을 미쳤는지 쉽게 알 수 있다. 하지만 산업 사회로 접어들면서 토지의 가치는 단순한 넓이와 규모에 그치지 않고 입지와 적절한 공간 활용에 따라 무한히 변화되고 있다. 토지의 용도와 쓰임새에 맞는 관리와 개발이 토지의 가치상승과 부로 이어지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모든 토지 개발 수반돼 의무적 실시국토 효율적 관리위한 필수적 요소지적재조사 사업 국민재산권 보호 당신에게 땅이 330㎡ 있다고 가정해보자. 당신은 무엇을 할 예정인가? 토지가 존재하는 곳이 어디인지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겠지만, 유한한 가치를 가지고 있는 토지에 무언가를 채워 넣어야 한다는 본질은 같다. 현대 사회에서는 토지가 넓지 않아도 고층의 건물을 지을 수 있고 그 안에서 얼마든지 많은 가치를 창출해 낼 수 있다. 아무도 들어갈 수 없을 것만 같던 임야에 어느 순간 카페가 자리 잡은 것을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런 곳을 누가 찾아올까 싶지만 아름답게 단장된 카페는 문전성시를 이룬다. 토지의 규모와 위치보다 용도와 가치가 가지는 의미가 더욱 중요한 시대이다. 이러한 토지의 드라마틱한 변화를 위해 가장 처음 맞이하게 되는 과정이 바로 지적측량이다. 지적측량은 내 토지의 본질을 이해하는 첫걸음으로 건강검진에서 키와 몸무게를 재는 것과도 같다. 내 토지의 크기,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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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전망대] 부동산 연착륙 저해요소 '전세시장' 지면기사
부동산R114가 2000년부터 시세를 조사한 이래 전국 전세가격이 2022년에 가장 많이(-3.35%) 떨어졌다. 2020년 임대차3법 도입 후 급격히 올랐던 전세가격에 대한 임차인 부담이 커지며 변동률이 크게 널뛰는 분위기다. 게다가 지난 2021년에는 신규계약과 갱신계약의 보증금 수준이 단지에 따라 2중, 3중으로 다양하게 벌어진 만큼 아파트 입주물량이 몰리는 지역에서는 단기 폭등했던 곳을 중심으로 전세금 반환 이슈가 지속적으로 부각될 전망이다. 2020년 7월말 임대차3법(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상한제, 전월세신고제 중 2법) 도입 이후 전국 전세가격은 2020년에 12.47%, 2021년에 13.11% 올랐다. 2020년부터 2021년까지 2년 동안의 누적 변동률은 36.31%로 단기 폭등한 것으로 평가된다. 실거주를 동반한 전세시장은 사실상 투자수요가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급작스러운 제도변화가 트리거로 작용하여 전세시장에도 거품이 끼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 2년 동안의 오름폭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많이 올랐던 지역에서의 가격 되돌림이 크다. 예를 들어 세종시는 2020~2021년에 전세가격이 59.88% 상승해 주요 지역 중 가장 많이 오른 후 2022년 5.77%, 2023년(1~5월) 4.98%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시도 2년 동안 전세가격이 39.01% 상승한 이후 2022년 6.93%, 2023년(1~5월) 5.68% 급락한 것으로 확인된다. 특히 인천은 과거 평균적인 아파트 입주물량 대비 상대적으로 많은 공급량이 쏟아지면서 가격 되돌림이 더 크게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다소 복잡한 해석을 요구하는 매매 시장과 달리 임대차 시장은 입주물량 정도에 따라 가격 변동성이 크게 나타난다. 특히 장기평균 대비 입주물량이 많은 지역 중심으로 2023년에도 전세금 반환이슈가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 전국 기준 장기 평균(2010~2022년) 아파트 입주물량은 31만가구 수준이며 2023년 예정된 입주물량은 36만가구로 확인된다. 따라서 입주물량 부담은 올해 하반기까지는 이어질 전망이며 개별 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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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전망대] 조국의 현실이 궁금하면 고개 돌려 ○○를 보라! 지면기사
'미국·일본·중국에 유학한 최초의 근대적 지식인이자, 독립협회 설립 주역으로 그 회장까지 역임했으며, 실용학문 습득과 상공업 진흥을 강력히 주장했다'. 미사여구의 주인공은 누굴까? 구한말 이 땅엔 선각자가 여럿 있었는데 '조선 최초'란 타이틀을 가장 많이 지닌 인물이다. 결정적 스포일러는 애국가 작사가란 설이다. 뭔 설레발을 이리 치나 싶겠지만, 모두 '윤치호(1865~1945)'를 가리키는 수식어다. 일제 말기엔 변절, 귀족원 의원을 지내 '친일인명사전'에 올라있다. 놀랍게도 그는 60년(1883~1943)에 걸쳐 연간 100쪽이 넘는 영어일기를 썼다. 그 까닭은 'Economy(경제)·Freedom(자유)·Congress(의회)·Individual(개인)·Right(권리)' 등과 같은 서구 문명사회의 이기(利器)를 우리말로 옮길 단어가 당시 존재하지 않아서였다. 미·일·중 유학한 근대지식인 윤치호'물수 없다면 짖지도 마라'며 친일식민지 조선의 무력감 역설해 표출 미국 유학파하면 으레 친미성향을 갖는데 윤치호는 좀 달랐다. 기절초풍할 근대 국가를 체험한 5년간의 유학을 마치고 떠나던 해(1893)의 11월1일자 일기다. '만약 내가 마음대로 내 고국을 선택할 수 있다면, 나는 일본을 선택할 것이다'. 제국주의가 횡행하는 약육강식의 상황에서 자력으로 독립을 쟁취할 수 없을 바엔 차라리 일본의 지배를 받는 게 낫다고 판독했다. 여기엔 서양제국에 대한 혐오와 동양 일본에 대한 동류의식도 한 몫 했으리라! 구일본 해군이 러시아 발틱함대와의 결전을 앞두고 이순신 장군의 영혼을 향해 기도한 것처럼. '물 수 없다면 짖지도 마라'. 일기 속 이 말은 오롯이 윤치호의 삶을 관통한다. 당시 식민지 조선의 지식인이 지녔던 굴욕과 분노, 무력감을 뒤집어 표출했다. 그는 자신의 굳은 신념과 서구의 패권경쟁, 국제질서를 꿰고서 친일 대열에 합류한다. 다만 지론인 '물 수 없다면 짖지도 말아야 한다'는 것엔 이론의 여지가 있다. 당장은 승산이 없으니 와신상담하며 힘을 키워 극일(克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