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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대에 오른 MB노믹스 지면기사
터미네이터 아널드 슈워제네거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궁지에 몰렸다. 기존의 감세틀 내에서 만성적인 재정적자 해소를 공약으로 내걸어 당선됐는데 6년이 지난 지금 재정적자 축소는 고사하고 오히려 적자폭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공무원 강제 무급휴직을 실시하고 변제일을 적시하지 않은 단기 차용증까지 발행하는 등 재정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지경에까지 이른 때문이다. 지방정부의 파산 위기가 애리조나·일리노이·오하이오·노스캐롤라이나·펜실베이니아 등으로 번지고 있다. 미 연방정부도 지난해 금융위기 수습을 위해 천문학적인 재정자금을 살포했던 탓에 국고가 거덜 날 지경에 이르면서 감세정책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들이 커지고 있다.지난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는 분배보다는 성장을 우선하는 MB노믹스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경제활동에 걸림돌이 되는 전봇대를 모두 뽑아낼 뿐만 아니라 지속적으로 감세를 추진해서 파이를 최대한 키우겠다는 것이었다. '물이 넘쳐흐르면 바닥을 적신다'는 트리클다운 이론에 근거한 것이다. 공약 실천차원에서 정부는 지난해에 종합부동산세 과세표준을 6억원에서 9억원으로 올리고 세율도 낮췄으며 다주택 소유자들에 대한 세금 중과도 대폭 완화하는 등 노무현 정부의 세금대못을 몽땅 제거했다. 올해들어서도 소득세와 법인세를 각각 인하한 터에 법인세율도 현행 25%에서 20%까지 낮출 뿐만 아니라 증여·상속세도 단계적으로 끌어내리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가진 자 위주의 감세청사진까지 이미 확정했다.당장 문제가 불거졌다. 이 정부 집권이래 단행한 대규모 감세 조치로 세수감소분이 2012년까지 무려 90조원에 이를 예정인데다 유류세 환급이란 명목으로 서민들 푼돈으로 4조원을 낭비했다. 또한 지난해 하반기 이후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투입한 공적자금 지급보증액이 215조원에 이르고 금년 상반기에는 사상 최대 규모인 28조원의 추경예산을 편성했으나 서민경제는 여전히 한겨울이다. 덕분에 국가 채무가 눈덩이처럼 불어났으며 금년 1분기에만 경기부진으로 세금이 8조원이나 덜 걷히는 등 올해 재정적자가 51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예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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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 때려잡기로 교육 바로설까? 지면기사
우리나라처럼 학부모들의 교육열이 드높은 나라도 없다. 그러기에 모두가 교육전문가를 자처한다. 저마다 교육에 대한 철학이 있고, 일가견이 있다. 자기 자녀에 대한 관심은 하늘을 찌른다. 옆 집 아이가 1등을 했다는 소식에 잠이 안 온다. 자녀는 매일 들볶일 수밖에 없다. 결국에는 야간자율학습이 끝난 밤 10시 이후 학원을 전전하고 과외선생을 붙인다. 이런 꼴을 보기 싫어 아예 초등학교에서부터 자녀들은 부모의 극성에 못 이겨 사교육을 받아야 하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 됐다.수백년 전인 조선시대에도 부모들의 교육열은 지금과 다르지 않았다. 사교육기관인 서당이 마을마다 있었다. 양반이나 부잣집에서는 독선생(獨先生)을 앉혀 과외를 시켰다. 최근 정부가 교육을 바로 잡겠다며 팔을 걷어붙였다. 대학입시 제도도 또 손을 보고 사교육을 때려잡겠다고 나선다.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과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이 주도해 지난달 '중산층 서민경제 위협하는 사교육과의 전쟁, 어떻게 이길 것인가'라는 토론회도 열었다. 교육에도 무시무시한 전쟁이 벌어지게 됐다. 범죄와의 전쟁, 무질서와의 전쟁, 조폭과의 전쟁,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 등등 너무나 전쟁이 많다. 그렇다고 그동안 이같은 무시무시한 전쟁에서 이긴 것은 하나도 못 보았다. 모두가 엄포로 끝났을 뿐이다.곽 위원장은 "수만의 학원 종사자가 반대해도 1천만 이상의 학부모와 학생이 우리 편에 있다"면서 과열입시를 부추기는 학원에 대해 강력한 단속을 하겠다고 했다. 황산벌 전투에 나서면서 가족들을 죽인 계백장군의 의지를 보는 것 같다. 이 같은 정책의 배경에는 '중산층 살리기'가 자리한다. 중산층 가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면서도 줄이기가 어려운 부분이 사교육비라며 경제위기 속에 학원을 때려잡으면 중산층이 살아난다는 논리다. 사교육비는 중산층의 원수가 됐다. 그럴듯 하다.학원을 때려잡으면 오히려 강남부자와 이에 버금가는 상류층의 음성적인 '독선생 모시기'는 더욱 창궐할 것이다. 그나마 식당일에 심지어 허드렛일을 하면서까지 번 돈 몇 십만원을 갖고 학원다니는 것도 어렵게 만들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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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갈등과 경제 지면기사
대한민국이 수치 계산으로 혼란스럽다. 사회 갈등지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네 번째로 나쁘다는 수치가 나왔다. 한국사회의 실태를 반영한 것으로 부끄러운 현실이다. 반면 한국이 글로벌 경제위기가 끝나는 2011년부터 2017년까지 OECD 회원국 가운데 최고 수준의 경제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2017년 소비자 물가 상승률과 장기 금리가 최고조에 달해 서민 경제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이라는 부정적 평가도 나왔지만, 사회갈등과 경제성장률이 상반된 결과를 보이고 있다는 것은 우리 사회가 정상적이지 못하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삼성경제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한국의 사회갈등과 경제적 비용' 보고서는 갈등지수가 0.71로 평균(0.44)을 크게 웃돌고 있다. 국내총생산(GDP) 세계 14위라는 경제선진국이 사회적으로는 후진국 주위를 맴돌며 벗어나지 못하는 극과 극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더욱이 OECD가 낸 중장기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한국의 실질 GDP 증가율이 2011~2017년 평균 4.9%를 기록하는 것으로 돼 있다. 룩셈부르크(5.5%), 슬로바키아(5.3%)에 이어 회원국 중 예측순위 3위다. 상당히 고무적인 보고서라 하지 않을 수 없다.실업순위도 GDP와 비례해 2010년 3.9%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낮은 데 이어 2017년에는 3.5%까지 떨어질 것으로 진단했다. 멕시코(3.2%)에 이어 두 번째로 고용 형편이 좋은 국가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사회갈등이 심할수록 그 비용, 즉 경제적 부담이 크다는 사회와 경제적 연관성에 대한 분석에 비춰 한국의 사례는 비정상적이라는 표현이 맞을 듯하다. 사회적 갈등에 따른 우리나라의 국가적 비용 부담은 GDP의 27%에 달한다는 분석에서 보듯 긍정적인 경제수치도 예측에 불과, OECD 전망이 전망으로 끝날 가능성 또한 내포하고 있음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우리나라의 피곤지수는 얼마나 될까 따져 보면 계량화할 수는 없지만 많은 국민이 매우 심각하다고 느껴 온 것이 사실이다. 민주공화국을 앞세운 스트레스공화국으로 사회적 갈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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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신(修身) 지면기사
한국 사회가 어지럽다. 국민을 불안케 하는 요인이 해소되기는 커녕 갈수록 확대 재생산되면서 총체적 부실을 걱정하게 한다. 문제는 불안요인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대립 정국을 종식시키고 대화와 타협을 통해서만 궁극의 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모를 리 없는 여론 주도층 인사들이 대립각을 세우며 주도권 싸움에 혈안이 돼 있다는 것이다. 보·혁으로 대별되는 정치권과 사회지도층의 이슈에 대한 해법이 나눠지면서 경제난 극복과 사회 정의를 실현하는 방법 또한 이분화하고 있다.국민 지지도를 묻는 여론조사에서도 이 같은 현상은 뚜렷하다. 국민의 뜻이 어디에 있냐보다 수치상 앞서고 있는지가 최대 관건이다. 정책이 아닌 단지 주장의 옳고 그름을 판단케 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수치가 높아지면 국민들의 지지도가 상승하고 있으며, 이는 신뢰를 회복해 가고 있는 증거라는 식이다. 한 언론기관이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에 열세를 보이던 민주당 지지도가 10.4%포인트 수직상승, 10%포인트 낮아진 한나라당을 추월했다는 결과를 발표해 진위에 대한 양당의 희비가 엇갈렸다.이후 두 당이 지지율을 놓고 벌이는 날선 신경전은 측은할 정도다. 한나라당은 일련의 조사에서 재역전해 10%포인트 이상 앞섰다고 주장한다. 대부분의 권역·계층에서 민주당이 폭락하고 자당이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그 이유로 광장정치를 들고 있다. 국회에서 머리를 맞대 해결해야 할 민생·경제 현실을 저버렸다는 논리다. 민주당도 여론조사 결과로 맞대응하고 있다. 2005년 4·30보선 이후 4년만에 역전한 지지율의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며 자신한다. 6월 임시국회 공전책임을 묻는 질문에서도 응답자의 65.5%가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이라고 답했고, 지난주 같은 조사에 비해 7%포인트 상승한 것이라는 주장이다.이 모두 현실을 외면하는 아전인수격 해석의 논리를 들이대 국면을 유리하게 끌고 가려는 방편에 불과하며, 이를 관심있게 관전하는 측은 두 당과 관계가 있거나 언론 정도라는 것을 그들도 알고 많은 국민들도 안다. 지지하는 정당보다는 어느 당이 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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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세가 핫머니로 둔갑했다 지면기사
"담배 있나?" 경호원의 거짓말로 드러나긴 했지만, 지난달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승에서 마지막으로 남긴 말로 여겨지면서 전국의 분향소마다 조문객이 노 전 대통령 영전에 바친 담배들로 넘쳐났다.서민들의 애용품인 담배소비량과 경기간에는 역의 상관관계에 있다는 것이 속설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속된 글로벌금융위기 여파로 담배소비량은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지난 1분기 국민들의 담뱃값 지출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확인되었다. 술값지출도 동반하락했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이란다. 극심한 불경기로 인해 실질소득이 감소한 탓으로 추정하고 있다. 1분기 가구당 실질소득이 전년 동기대비 3% 감소하고 소비지출 감소는 이보다 두배나 높은 6.8%를 기록했으니 말이다. 적자가계도 3가구 중 1가구 꼴인데 하위 30%계층의 적자가구는 절반이 넘는다. 글로벌경제위기의 최대 피해자는 서민층이었던 것이다.통화유통속도도 사상최저치로 추락했다. 실물부문에 돈이 제대로 돌지 않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정부와 국책금융기관, 한국은행 등이 경제위기극복을 위해 총 390조원을 조성했다. 올해 정부예산 284조원보다 무려 1.4배나 큰 어마어마한 금액이다. 중소기업들의 자금난을 고려,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의 보증규모를 5조6천억원으로 늘렸으며 유류세환급금 3조5천억원을 포함 총 6조6천억원의 세금을 돌려주는 등 지금까지 집행된 자금만 132조2천억원이다. 덕분에 나라빚만 1년 사이에 추가로 60조원이 불어나는 등 지난 1분기 통합재정수지는 12조4천억원의 적자로 사상최악을 기록, 재정건전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그런데도 서민경제는 전황(錢荒)으로 돈 구경하기가 어렵다. 그 많던 돈이 다 어디로 갔을까? 이유는 간단했다. 은행권의 기업대출 증가율은 지난 4월 3조2천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10조9천억원의 3분의1 수준에 머물렀다. 은행들이 대출을 꺼린 나머지 엄청난 돈이 은행금고에 방치되어 있는 것이다. 기업들도 한몫 거들었다. 자산총액 10대 그룹 상장 계열사들의 올 3월말 기준 유보율은 94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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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권력 키우는 신문법 지면기사
"신문에 나타난 것은 이제 아무 것도 믿을 수가 없다. 그 오염된 매체에 실리게 되면 진실조차도 의심받게 된다."'신문없는 정부보다 정부없는 신문을 택하겠다'며 언론의 중요성을 강조한 토머스 제퍼슨이 미국의 제3대 대통령에 당선된 후 한 말이다. 대통령에 당선후 신문에 대해 180도 시각을 바꾼 이유는 뭘까? 연일 계속되는 언론의 공세에 지친 탓이 컸다. 노무현 전 대통령 만큼 언론과의 관계가 불편했던 대통령도 없다. 임기 내내 언론의 의제는 '대통령 때리기'의 연속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특히 보수 메이저 신문과의 관계는 더욱 불편했다. "행정수도 이전을 반대하는 언론이 누굽니까? 서울 한복판에 커다란 빌딩 갖고 있는 신문사들 아닙니까?" 특유의 직설적인 화법을 구사하던 노 전 대통령을 이들은 미워할 수밖에 없었다.그러나 무명 정치인이던 노무현이 대통령이 되기까지에는 이들 언론의 기여가 컸던 게 사실이다. 지난 1988년 국회 5공비리 청문회에서 공격적인 어투로 급소를 파헤치던 노무현은 청문회 스타로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아 결국 민주당의 대통령후보까지 올라 청와대에 입성했다. 미디어 정치의 큰 혜택을 입었다고도 볼 수 있다. 그렇지만 노무현이 대통령이 된 이후 제퍼슨처럼 언론과의 적대적 관계로 돌아선 것은 역사의 아이러니라 할 수 있다.이명박 대통령에게 있어서도 언론과 인터넷의 영향력은 컸다. 대통령 선거에서 보수언론들의 적극적 보호가 큰 역할을 했다. 게다가 여론을 실시간으로 주도한 우파 인터넷의 묻지마식 기대감과 지원이 이명박 정권을 탄생시키는 데 기여했다. 보수언론 출신들은 당연히 MB정권 속에 파고들었고, 언론정책을 펼치는 데 주요 포스트에 자리하고 있다. 청와대대변인, 방송통신위원장,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을 비롯한 많은 인사들이 그들이다.신문법 개정안을 비롯한 언론 관련 7대 법 개정에 국민들의 관심이 쏠려있다. 우선 신문법 개정안의 핵심을 들여다 보면 거대 신문의 방송진출 허용과 중소 신문에 대한 통제다. 기존법의 일간신문·통신이 방송을 겸영할 수 없도록 한 조항을 삭제해버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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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도시의 꿈 지면기사
전국이 자동차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빵빵거리는 경적으로 소란스럽고 내뿜는 독가스로 공기가 혼탁하다.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길을 걷는 것이 매우 위험하다. 실제로 교통사고율도 선진국보다 훨씬 높다. 모든 도시가 자동차위주로 편성되어 있다. 자동차에 밀려 사람은 위축되고 왜소해진다. 주차장과 도로를 만들기 위해 사람들이 쫓겨나고 있다. 도로를 넓히기 위해 집을 철거하고 주차장을 만들기 위해 공원이나 어린이 놀이터까지 없애왔다. 차가 밀리면 도로를 넓히고, 도로를 넓히니 길거리 자동차가 늘고, 또 도로를 넓히는 악순환 속에서 사람이 사는 생활공간을 자동차에게 빼앗겨 왔다. 자동차가 주는 편리함보다는 자동차 때문에 잃어버린 삶의 터전이 너무나 크다. 지금도 사람을 위한 정책이 아니라 자동차를 위한 정책은 계속되고 있다. 사람은 뒷전에 있고 사람이 자동차를 모시고 사는 세상이다.이제는 더 이상 자동차에게 내어줄 공간이 없다. 발상을 전환할 때가 되었다. 지금 단계에서 최선의 교통대책은 차가 밀려도 더 이상 도로를 확대해서는 안 된다. 자동차를 타고 나와도 소용이 없을 정도로 밀리게 되면 차량을 포기하게 될 것이다. 차량의 속도가 걷는 속도 이하로 떨어지면 사람들이 차량을 버리고 싶어진다고 한다. 마침 서울 세종로의 16차선 가운데 6개 차선을 잘라내어 공원을 만든다고 한다. 불과 210m에 불과한 공원이지만 상징성은 매우 크다. 자동차에 빼앗긴 도로를 흙으로 채워 공원으로 가꾸어 시민에게 돌려주자는 것이다. 좀 더 상상력을 발휘해보자. 시내 곳곳의 8차선 도로에서 4개 차선만 남기고 나머지 4개 차선에 나무를 심고 잔디를 가꾸고, 인도와 자전거 도로를 낸다고 상상해 보자. 4차선 도로에서는 2개 차선을 남기고 나머지는 2개 차선을 마찬가지로 만든다고 해보자. 도심을 가로질러 수십㎞가 푸른 숲으로 연결되어 있는 도시모습을 생각해보자. 교통체증에 짜증을 내며 자동차 안에 앉아 있는 것보다는 훨씬 살맛나는 도시의 모습이다.이렇게 발상을 전환해보면 그동안 도로를 넓혀왔던 것도 전화위복이 될 수 있다. 포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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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과 행복 지면기사
행복은 만드는 것이 맞을 게다. 그 행복은 의지로만 채워지는 것이 아니며, 조건이 있다. 그 조건은 스스로 만들기도 하고 주변 여건이 만들어 주기도 한다. 하지만 생활환경에 따라 달리하는 행복의 조건은 만들 수 있어도 만족하기가 더욱 힘들어진 것이 요즘 세상 일이다. 성장기의 행복은 의지와 상관 없이 꾸려진 가정에서 찾아야 한다. 청소년기를 지나 성년기 행복은 내 가정을 어떻게 꾸리고 지키느냐에 달렸으며, 그 후 행복의 정도는 선택한 생활의 형편과 가치관의 차이로 인한 만족도에서 달리한다.결혼과 자녀, 즉 가정은 행복의 원초적 조건이라 할 수 있다. 심리학자 애덤스는 결혼을 위한 배우자 선택과정을 4단계로 설명하고 있다. 제1단계는 이성과 접촉할 수 있는 기회, 즉 신체적 매력 혹은 매력적인 행동을 보이는 사람과의 만남이다. 제2단계는 관심과 매력을 느낀 상대를 만난 뒤 자신을 알리고 어느 정도 관계가 성립돼 교제를 시작하게 되는 시기다. 제3단계는 두 사람 사이에 적합성과 공감성이 있는지 확인하는 단계로, 적합성이란 두 사람이 어떤 일을 함께 할 때 서로 뜻이 잘 맞는다는 의미며 공감성은 상대방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제4단계는 '바른짝' 관계로 진입하는 단계다. 이는 두 사람의 관계가 더욱 돈독해지는 단계며, 이제부터는 지금까지 혼자이던 때와는 달리 두 사람이 함께 하는 사회생활을 하게 되는 것이다.그러나 이는 행복한 삶을 위해 거쳐야 하는 한 단계일 뿐, 그 이후 행복의 조건은 될 수 없다. 결혼 후 척도가 바뀔 수 있으며, 한 자녀 가정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의 자족감 또한 크지 않은 듯하다. 미국 덴버대 심리학과 스코트 스탠리 교수팀이 부부 218쌍을 대상으로 8년 동안 조사한 '결혼생활 만족도와 아이의 상관관계'에서 90%는 첫 아이 출생 후 결혼생활 만족도가 급속도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이 같은 현상은 대가족 해체 후 가정구도가 한 세대화하고 있는 우리의 가족문화에서도 별반 다르지 않다. 과거 세대에 비해 집안의 도움을 많이 받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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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래시장과 정치 지면기사
축제의 계절 5월이 서서히 마감되고 있다. 선거철 탓인지 올해는 지역축제수가 예년에 비해 더 많은 것 같았다. '2009경기도 세계도자비엔날레'와 같은 전국규모의 메가톤급 행사는 물론이고 심지어 동네 골목시장의 먹거리축제에 이르기까지 가히 축제홍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 나물에 그 밥이란 비난에도 행사 주최측은 오매불망 구경꾼을 한명이라도 더 많이 끌어 모으는 데만 올인하는 인상이다. 선량들은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못지나가듯 마냥 반갑기만 했다. 그런 탓인지 올 축제에서는 평소 발길이 뜸했던 지체 높은 어르신(?)들도 종종 눈에 띄었다. 덕분에 행사장 주변 난장들이 흥청대는 등 오랜만에 세상사는 맛이 나는 듯했다.그러나 그뿐이다. 찰나의 흥분은 여운도 없이 사라지고 또다시 서민들의 고단한 일상만 남은 탓이다. 재래상권 상인들에겐 그나마 그림의 떡이다. 썰렁한 가게를 지키느라 그 좋은 구경(?) 한번 못했으니 말이다. 인천지역 재래시장에서 장사하는 65세 이상 상인의 절반 이상이 한 달에 50만원도 못버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동네 슈퍼의 90% 이상은 매출이 형편없이 줄어드는 실정이다.재래상권 붕괴의 직접적인 원인은 대형할인점 등에 비해 지나치게 낮은 경쟁력에 기인하나 근본적인 이유는 대책없는 유통시장 개방이었다. 국내 유통시장이 외국계 자본에 점령당할 것을 우려한 정부는 1991년부터 유통업 현대화를 미끼로 대기업들의 유통업 진출을 독려했다. 비업무용 부동산규제 해제 및 특별여신공여 혜택도 제공했다. 전국 도심의 금싸라기 땅들이 재벌들 소유로 이전되면서 전국 도처에 수많은 백화점과 창고형 대형할인점들이 우후죽순처럼 등장했다. 그 와중에 편의점, 카테고리 킬러 등은 동내 골목까지 진출했다. '위대한 국민' 운운하던 김영삼 정부는 한술 더 떠 1996년에 매장면적, 점포수 등 대형마트에 대한 최소한의 규제마저 완전히 철폐했다.유통업 대형화의 논리는 간단했다. 즉 현대적 유통질서의 정착과 대형화를 통한 안정적 일자리의 대량 창출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비정규직 일자리만 양산했으며 대형마트가 1개 신설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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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날 단상(斷想) 지면기사
20여년 전 총각시절 교편을 잠시 잡았던 적이 있다. 남녀공학의 예술고등학교였기에 학생들이 자유분방한 편이었다. 3년이 채 안 되는 기간이었지만 내 인생에 있어 아직도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 있다. 스승의 날이면 곰인형, 양초, 손수건, 과자 등등 학생들이 앞다퉈 준비한 선물들이 책상 위에 가득 쌓였다. 여학생들이 특히 많았던 터라 더욱 그랬다. 당시 가르쳤던 제자들 가운데는 현재 브라운관이나 스크린에 자주 비치는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스타'들과 가수도 많이 있다. 그들도 이제 불혹의 나이가 훨씬 넘었다.2학년 때 담임을 맡았던 한 제자가 올해도 어김없이 꽃바구니를 보내왔다. 스승의 날이면 전화라도 해 주는 몇 안 되는 제자 중의 한 사람이다. 비록 스타는 아니었지만 연극배우로 활동했었고, 지금은 두 딸의 학부모로, 현모양처로 살아가고 있다. 남편 직장을 따라 객지생활도 10년 넘게 했단다. 부천에서 통학을 하던 그는 단골(?) 지각생이었다. 안양의 학교까지 일찍 오기 위해서는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으리라. 요즘 우스개 말로 BMW(Bus, Metro, Walking)로 몇 번을 갈아타면서 통학했으니 그럴 만도 하다. 그런데 결석은 한 번도 없던 학생이었다. 반 아이들이 말썽을 부릴라 치면 당황해 하는 새내기 교사인 나를 꽤나 안쓰럽게 여겼단다.중년의 엄마가 된 '아줌마 제자'가 아직도 내게 잊지 않고 꽃을 보내 주는 것을 보면 고마움에 앞서 미안한 생각이 든다. 별로 잘해 준 기억이 없기에 더욱 그렇다. 지금 투병 중인 당시 은사에게도 한 달에 한 번은 꼭 찾아뵙고 위로해 준다는 얘기도 들었다. 살림하는 주부로서 쉽지 않은 일이다. 나에게도 초등학교 시절부터 대학까지 수많은 스승이 계시다. 그런데 정작 나는 이 분들에게 꽃 한 송이 보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직업이 직업인지라 자주 만나는 은사들은 여러 분 계시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께는 전화 한 통 드리지 못하고 살아왔다. 이 '아줌마 제자'의 정성을 보면서 해마다 나름 반성도 해 본다. 나를 일깨워 주는 멘토의 역할 때문이랄까? 그러나 매년 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