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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보들의 행진 지면기사

    평택시 팽성읍 일대엔 '바보들'이 떼지어 산다. 그들 중 누구 한 사람 만나본 적이 없지만, 적어도 국방부 발표로는 '바보들'이 틀림없다. 국민이 정부 말을 믿어야지 혼자서 판단하는 일은 위험하다. 그러니 따지지 말고 일단 믿기로 하자. 너무 따지면 '빨갱이'로 몰린다. 국가보안법은 아직도 시퍼렇게 살아있다.국방부는 '여명의 황새울'을 점령하기 직전 기가 막힌 자료를 하나 내놓았다. 대추리 주민의 평균보상금이 5억3천만원이라는 것이다. 200만원짜리 월급쟁이가 한푼도 안쓰고 20년 이상 모아야 하는 돈이다. 판교 당첨자는 다른 얘기를 하겠지만, 월수 100만원이 안되는 비정규직은 평생 일해도 만지기 힘든 거액에 해당한다.더 기가 막힌 것은 미군기지 반대 대책위 간부들의 경우 평균 보상가가 19억2천만원이란다. 판교 아파트를 몇 채 살 수 있는 거금이다. 이런 사람들이 왜 결사반대 투쟁을 벌이는 걸까. 우선, 그들이 더 많은 보상을 원한다고 추측해볼 수 있다. 그럴지도 모르겠다. 원, 욕심도 많지. 그런 갑부들이 '송곳 꽂을 땅도 없는' 국민들을 우롱해? (실제로 국방부 발표 뒤 이런 글들이 공공연히 나돌기도 했다.)그런데 어째 이 설명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오갈데 없는 세입자 철거민도 아닌데 단전·단수에 온갖 탄압을 견뎌배기며 더 많은 보상금을 노렸다? 그들은 미쳤든가 바보거나 둘 중 하나다. 한데, 그곳에 정신이상자가 많다는 보도가 없는 걸 보니 그들은 바보임에 틀림없다.'대추고지'가 우리의 국군에 의해 '탈환'된 뒤, 저들이 '바보들'이라는 사실이 또한번 대대적으로 선전되고 있다. 수백명 연행자와 수십명의 구속자 가운데 정작 그곳 주민들은 없다는 것이다. 이 말을 뒤집으면, 대추리와 도두리 '바보들'은 줏대도 주견도 없는 사람들이어서 외부의 불순 선동세력에 의해 철저하게 놀아났다는 뜻이 된다. 허, 거 참, 딱한 사람들 같으니라고….엊그제 신문에 보니 사진 한 장이 실렸다. 폐허가 된 대추분교에 '불순세력의 하수인'들이 '평화'라고 쓴 흰 깃발을 세우는 장면이다. 지난 수십년간 받아온 반공교육의

  • 실패한 재벌 개혁 지면기사

    ‘잃어버린 10년’동안 찌들었던 일본인들은 약관의 30대 벤처 기업가를 주목했다. 일본 최고 명문 도쿄대(東京大)출신의 호리에 다카후미(堀江貴文) 라이브도어그룹 회장이 인터넷 붐에 편승, 혜성같이 일본 재계의 전면에 등장했기 때문이다. 조직지향의 일본인들에 있어 호리에는 분명 이단아(異端兒)였다. 탄력을 잃은 일본 경제성장의 대안으로 ‘호리에’식 개혁 요구도 비등했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국민영웅 ‘호리에몽’을 연호(連呼)했다. 그러던 그가 지난 1월 주가조작 혐의로 전격 구속되면서 일본 열도는 경악했다. ‘더블딥’우려가 컸음에도 지금 일본 경제는 순항중이다. 호리에쇼크는 일진광풍에 불과했다.정몽구 현대차 회장이 구속되면서 재벌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재벌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기억이 1997년 외환위기이다. 멀쩡해 보이던 시중은행들이 어느 날 갑자기 문을 닫는가 하면 대우그룹 등 잘나가던 재벌들이 줄줄이 좌초되면서 수많은 근로자들이 하루 아침에 실업자로 전락했다. 졸지에 재벌들은 외환위기의 주범으로 치부되어 몰매를 맞아야만 했다. 그 와중에서 각종 재벌 문제들이 한꺼번에 불거져 나왔다. 정경유착과 순환출자를 통한 문어발 확장, 상호지급 보증을 통한 차입경영 및 불투명경영, 편법상속, 재벌 총수들이 상식 이하의 적은 지분으로 경영을 전횡하면서도 책임은 지지않는 문제 등이었다.정부는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기 위해 천문학적인 공적자금을 쏟아붓는 한편 재벌에 대한 대대적인 수술에 착수했다. 부실 경영에 대한 책임을 물림은 물론 재벌 총수들의 황제경영 관행을 근절하기 위해 지주회사제, 집단소송제, 집중투표제와 사외이사제 등을 도입하고 결합재무제표로 투명경영을 강요했다. 상호지급보증을 금지했으며 부채 비율도 획기적으로 낮출 것을 요구했다. 재벌들은 이에 화답하듯 이구동성으로 투명경영, 윤리경영을 선포했다. 정도(正道)경영을 외쳐대던 모습은 진지하다못해 비장해 보이기까지 했다. 국민들은 재벌 개혁을 위해 막대한 수업료를 지불해야만 했다.정몽구 현대차 회장도 2003년 1월 신년사를 통해 “어떠한 형태의 금품이

  • 독도를 통해 克日에 나서자 지면기사

     일본은 '가깝고도 먼 이웃'이다. 그만큼 일본은 우리에게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활발한 경제·문화교류, 국제사회에서의 지지, 정치·군사적으로는 삼각동맹의 큰 틀을 형성한 일본은 우리에게는 우방인 동시에 많은 한을 남겨준 존재이기 때문이다. 왜구의 침입, 임진왜란, 경술국치 등 역사적으로 우리를 괴롭히고 영토적 야욕을 보인 상대였다. 요즘 일본은 독도를 둘러싼 분쟁과 독도 영유권 주장, 고위관료들의 망언과 신사참배, 역사교과서 왜곡파문 등을 일으키며 우리 국민 감정을 또 다시 자극하고 있다. 치졸하다 못해 야비한 지경이다. 여기에 더하며 일본은 지난주 수로탐사를 빙자, 해상보안청 순시선을 독도 최단거리인 돗토리 항구에 정박시키면서 한·일관계를 긴장으로 몰아가고 있다. 그들의 속내는 뻔하다. 독도를 국제분쟁지역화해 국제여론을 환기시키고 나아가 독도를 자신들의 영토에 편입하려는 궁극적인 속셈의 일환으로 여겨진다. 독도문제는 양국간의 영토권 문제여서 민감한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다. 쟁점으로 부각된 배타적경제수역(EEZ) 선포는 영토의 경계선 확정, 어업문제, 그리고 독도의 영유권 등이 서로 복잡하게 얽혀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본의 도발적 태도는 분명 앞으로의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해 보려는 의도가 숨어 있는 외교적 책략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일본의 의도대로 독도를 결코 포기할 수 없다. 우선 독도는 우리 민초들이 지켜온 소중한 영토이자 삼천리 금수강산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조선 숙종시대 어부 안용복은 독도를 지키기위해 일본으로 건너가 독도가 우리 땅임을 입증하는 일본 정부의 서류를 받아 오는 투혼을 발휘했다. 해방이후 홍순칠 대장을 비롯한 45명의 독도의용수비대는 전재산을 들여 4년여동안 독도수비에 나서 일본 함정과 항공기를 격퇴하는 등 독도의 실효적 지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독도엔 이런 민초들의 국토 수호의 열망과 혼이 담겨있다. 해서 독도에 대한 우리의 의지는 단호하다고 하겠다. 독도는 경제적 측면에서도 중요한 부분이 있다. 인근 해역이 풍성한 황금

  • 성공신화가 고맙다 지면기사

    며칠 전 조간신문을 뒤적이다 참 재미있는 기사를 읽었다. 요즈음 미국사회에선 새 유전자(DNA)검사로 자신의 혈통찾기 붐이 크게 일고 있다는 내용이다. 얼핏 20여년 전 지구촌 곳곳을 감동시켰던 ‘알렉스 헤일리’의 소설 ‘뿌리’를 떠올렸다. 그때의 열기가 참 오래도 지속된다 싶었다. 그런데 좀더 읽어내려가다 보니 그렇게 단순한 이야기가 아니었다. 지금와서 다시 뿌리찾기 붐이 이는 건 자신이 혼혈인이라는 걸 입증받고 싶어서라는 것이다. ‘미국이라는 나라엔 참 이상한 사람들도 많다’는 느낌부터 들었다. ‘우리 같으면 가능한 한 일부러라도 숨기고 싶어 할텐데’하는 생각에서였다. 하지만 그같은 생각 역시 너무도 단세포적이었음을 금세 깨달았다. 그들이 그처럼 뿌리찾기에 혈안이 된 건 소수인종에 대한 다양한 혜택과 지원을 노려서였던 것이다. 소수인종의 피가 조금이라도 흐르는 게 밝혀지면 대학입시나 취업 등에 꽤 많은 혜택과 지원을 받는 모양이다. 처음엔 좀 부러웠지만, 곧 생각이 바뀌었다. 우리도 조만간 그런 세상이 올 것 같아서였다.얼마 전 미국의 슈퍼볼 스타 ‘하인스 워드’가 다녀가면서 우리 나라에 제법 많은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새삼스럽게 미디어마다 다투어 국내 혼혈인들의 애환을 크게 다루고, 각계의 대책들이 쏟아져 나왔다. 대통령도 한 말씀하셨다. “한국에도 혼혈인들이 훌륭하게 성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도록 하겠다”고. 정부와 정치권도 서둘러 나섰다. 우선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국제결혼가정에 대한 차별 금지법’제정을 추진키로 했다. 이에 뒤질세라 한나라당은 ‘혼혈인 및 혼혈인 가족 지원법’제정안을 발의했다. 여기에 혼혈아 인권상황이 국가인권위원회의 올해 주요실태조사 과제로 선정되기도 했다.법제정 추진 내용들도 자못 획기적인 것들이 많이 담겨 있다. 먼저 한국인과 사실혼 관계의 외국인 및 그 자녀들에게 국적과 영주권을 부여하도록 한다는 내용이 눈에 들어온다. 국적취득을 못한 외국인 배우자가 수만명이나 된다는 현실을 감안할 때, 그들은 물론 그로 인해 신고도 안된 혼혈 자녀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 지방의원 의정비 지면기사

    '월급쟁이 갈급쟁이'다. 월급을 암만 많이 받아도 늘 목말라 하는 게 월급쟁이다. 한데, 시절이 달라졌다. 같은 월급쟁이라도 잘 나가는 대기업 임원은 월 몇 억씩 받는다. 그들은 갈급쟁이일 것같지 않다. 반면 제발 갈급이나마 또박또박 받아봤으면 하는 비정규직이 넘친다. 갈급쟁이 되는 게 소원인 백수·백조도 쌔고 쌨다. 이게 양극화다.하긴 월급도 옛말이다. 이젠 연봉으로 따진다. 연봉은 더이상 생활급이 아니다. 연봉은 인격의 척도로 작용한다. 연봉은 '몸값'이다. '몸값'은 그 속물스러운 어원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비속어가 아니다. 내 '몸값'과 쟤 '몸값'은 노골적으로 비교된다. 같은 나이 같은 학력이라면 몸값 차이는 견딜 수 없는 모욕이다. 너나 없이 절치부심 몸값 올리기에 골몰한다. 행복은 몸값 순이다!지방의원들의 의정비 정하기가 한창이다. 이미 결정난 곳도 있고, 아직 눈치를 보고 있는 지역도 많다. 서울시의원 6천804만원, 대전시의원 4천908만원, 경남도의원 4천245만원. 지금까지 정해진 광역 랭킹 1, 2, 3위다. 창원시의원 3천720만원, 김해시의원 3천559만원, 마산시의원 3천516만원. 기초 1, 2, 3위다. 경인지역 의정비가 결정되면 아마 이 순위는 바뀔 터이다.의정비의 지급근거는 개정 지방자치법이다. 의원들에게 의정활동비, 여비 및 직무활동에 월정수당을 지급함. 그래야 참신·유능한 지역일꾼이 몰려들어 지방의정을 업그레이드 시킬 것 아니냐는 논리다. 옳커니. 몇 백 억 인센티브가 왔다갔다 하는 세상에 '무보수 명예직'이 가당키나 한가.그런데 가만, 이런 논법대로라면 많이 줄수록 일을 잘 한다가 되나? 과연 그럴까? 현실적으로 무한정 줄 수도 없다. 그럼 도대체 얼마를 줘야 의정 앞세워 제 사업에 혈안인 의원들을 없앨 수 있을까. 답이 잘 안나온다. 지역마다 구성된 의정비심의위원회 위원들의 고민도 이것이리라. 더구나 '그깟 지방의원들에겐 땡전 한 푼도 아깝다'는 무지막지한 여론도 적지 않으니 결정은 더 어렵다.현재의 가이드 라인은 노동부가 만든 직업별 직급별 임금표, 해당 지자체

  • 한그루 나무가 주는 단상 지면기사

    “깊고 어두운 밤이 지나면 새벽 이슬로 곤한 잠에 빠져있던 세상의 낙원은 촉촉히 잠을 깬다. 한발씩 디딜 때마다 시끄럽고 정신없는 지상과는 점점 멀어지고 내 눈앞에는 또 다른 세상의 낙원이 펼쳐진다.” 유명한 독일의 사상가 칸트는 새벽이면 어김없이 삼림욕을 즐겼다고 한다.나 역시 삶의 딜레마에 빠질 때면 숲을 찾곤한다. 이곳에서는 산소와 각종 식물이 만들어낸 살균물질인 피톤치드로 인해 청량감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인간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양이 증가하는 양이온을 상쇄시켜 자율신경을 진정시키고 혈액순환을 돕는 음이온도 풍부하다.숲이 주는 혜택은 이뿐 아니다. 나뭇잎은 일정한 비율의 강우량을 차단하는데 땅으로 떨어진 강우는 속도가 줄어 토양의 파괴가 최소화 된다. 나무의 뿌리에 의해 생긴 토양의 공간은 물의 흡수와 기층을 제공한다. 따라서 수목은 뿌리를 통과하는 물의 일부를 소비하고 나머지를 지하로 천천히 통과시켜 토양침식을 막아준다. 이외에도 대기정화, 휴양기능 등의 공익기능을 환가 한다면 우리나라 삼림은 1년간 적어도 50조원 정도를 제공하는 든든한 자연의 보고가 되는 셈이다.특히 교토의정서가 1997년 최종 채택됨에 따라 삼림활동에 따른 온실가스 흡수량을 탄소배출권으로 인정하고 있어 배출권거래서에서 매매가 가능해 경제적 가치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거대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삼림은 말 그대로 블루오션이 될 수 있다.하지만 이러한 삼림이 점차 훼손되어 가는 게 작금의 현실이다. 세계적인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매 2초마다 축구경기장 넓이의 삼림이 사라져가고 있다'고 무분별한 개발의 심각성을 경고한다. 현재와 같은 삼림 파괴가 계속될 경우 머지 않은 장래에 지구 전체의 삼림 가운데 10%만 남고 모두 황폐화 될 것이란 우려다. '지난 30년 동안 파괴된 삼림의 면적이 1만년에 걸쳐 사라진 삼림 면적과 맞먹는 수준'이라는 주장이다.우리의 경각심을 일깨우는 사건이 실제로 필리핀에서 일어났다. 라니냐의 영향권에 들 때마다 필리핀 대부분이 큰 피해를 입는다. 1991년 폭우로 레이테섬 서부에 홍수가 발생

  • 불어라, 복권바람아 지면기사

    1848년 1월 24일 아침 스코틀랜드 출신의 가난한 목수 마샬(James Wilson Marshall, 1810~1885)은 미국 서부 시에라네바다산맥 기슭 아메리카강변에 위치한 제재소의 배수로를 점검하고 있었다. 지난밤에 비가 억수같이 퍼부었기 때문이었다. 빗물이 실어온 자갈과 암석 조각들이 배수로 바닥에 잔뜩 깔려있었는데 그 속에 희미하나마 황금빛을 발하는 콩알만한 물체들이 섞여 있었다. 그중 몇 알을 주워 확인해본 순간 알갱이들은 순도가 매우 높은 사금(砂金)들이었다. 졸지에 대박을 맞은 마샬은 이 사실을 굳게 다물었으나 보안유지기간은 오래가지 못했다.극소수 카우보이들 사이에서 간간이 퍼지던 소문이 6개월도 채 못되어 유럽은 물론 태평양 건너 중국에까지 퍼져나갔다. 1849년 한해동안에만 미국 전역과 전 세계에서 8만여명이 행운을 쫓아 캘리포니아로 몰려들었다. 골드러시의 시작이었다. 가난에 찌든 수많은 서민들이 골드러시 대열에 편승했으나 이들 중 부자의 꿈을 실현한 사람은 극히 드물었고 대부분의 포티나이너들(forty-niners)은 이전보다 더욱 심한 가난으로 고통받아야 했다. 대박신화를 쫓았던 무수한 사람들을 낭패케 했던 골드러시는 아이러니하게도 오늘날의 미국을 건설하는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새로운 복권이 곧 등장할 모양이다. 정부는 지난 17일 복권위원회를 열어 체육, 슈퍼더블, 플러스 등 13종의 종이복권을 즉석복권 3종과 추첨복권 1종 등 4종류로 간소화하여 내달 17일부터 판매하기로 했다. 당첨금액도 로또복권에 버금간다. 동전 등으로 긁어 즉석에서 확인하는 즉석복권의 1등 당첨금만 10억원이다. 추첨식 복권의 최고 당첨금은 20억원이다. 당첨확률을 획기적(?)으로 제고한 소액복권도 선보인단다. 침체된 복권시장의 활성화를 기대해 볼만하다.로또복권은 종이복권시장의 침체를 가속화시켰다. 당첨확률은 고사하고 당첨금액면에서 로또와 너무 현격한 탓인지 전체 복권판매액에서 로또가 차지하는 비중이 95%이상이다. 급기야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는 복권도 생겨났다. 유서 깊은 주택복권은 아예 없앴다

  • 億億하는 부동산 투기 열풍 지면기사

    요즘 우리 사회는 머니게임이 한창이다. 넘쳐 흘러나는 자금이 돌아다니며 곳곳이 투기장화하고 있다. 지난해 부동산시장이 멈칫하자 주식시장이 흥청이더니 올 봄에는 아파트 시장이 과열 기미를 넘어 투기처로 각광을 받고 있다. 자금의 집중화 현상이 극도로 심화되면서 경제·사회 여러 곳에 주름살이 끼고 있어 그 후유증이 염려될 지경이다.부동산 가격이 또다시 들썩이고 있다고 한다. 강남을 시작으로 수도권 일대의 아파트 가격이 10%이상씩 폭등하거나 더 오를 기미를 보이고 있다. 서울 목동에서 과천에서 분당에서 송파, 강남, 서초구 등 소위 말하는 블루칩 아파트들의 폭등 소식이 억억(億億)하면서 귀청을 때린다. 정부의 8·31대책이 나온지 수개월도 안돼 투기 열풍이 재연된 것이다. 부럽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좌절과 소외감 마저 드는 것이 우리 서민들의 심정일게다. 30평대 아파트가 10억원을 호가하는 것은 보통이며 40~50평형대는 15억에서 20억원을 훨씬 뛰어 넘었다고 하니 서민들 입장에서 보면 그저 어안이 벙벙할 따름이다.하지만 문제는 백약이 무효라는 점이다. 부동산 투기가 다시 일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니 말이다. 국가의 장래를 위해서는 실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지만 현실이 이럴 수밖에 없는 처지이다. 원인은 정부의 투기 억제책이 연속적으로 실패한데 기인한다. 풍선은 어느 한 쪽을 누르면 다른 한 쪽이 삐져 나오게 마련이다. 부동산 투기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강남 부동산만 잡으면 투기가 더 이상 번지지 않을 것처럼 보고 있지만 그건 아니다. 눌린 풍선처럼 다른 곳에서 투기가 모습을 드러내곤 한다. 강남을 벗어난 수도권 다른 일부 지역에서는 아파트 가격이 벌써 폭등한 곳이 제법 많다. 그리고 그 여파가 다시 강남지역으로 되돌아와 가격을 더 폭등시키는 효과를 가져온 것이 요즘의 아파트 가격이다. 여기엔 판교 아파트 분양 열기도 한몫을 하고 있다. 평당 분양가가 서민평형도 1천300만원대에 이르고 중대형 평형은 1천800만원에서 2천만원대를 육박한다고 하니 인근의 아파트 가격을 끌어올리는 것은 당연한 논리

  • 교양과 인격부터 갖춰야 지면기사

    대권(大權)에 올랐거나 대권을 향해 뛰는 대권주자라면 무엇보다 교양과 인격부터 갖춰야 한다. 배울 것도 배우고 동서고금 책다운 책권도 좀 읽고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존재 급 이유’까지는 몰라도 생각도 좀 할 줄 알아야 대권자 또는 대권주자로서 제격이다. 그래서 국가 미래의 대로가 어느 쪽으로 틔었고 역사란 무엇이며 좌향좌는 어느 쪽이고 우향우면 어디로 가는 길이라는 것쯤은 각성할 수 있어야 어울린다. 그런데 당랑거철이라고 했던가, 한 마리의 사마귀가 팔을 벌린 채 거대한 수레바퀴를 막아 진로를 거꾸로 돌리려는 무지망작(無知妄作)을 우리는 수수방관만 하고 있지 않은가. 도무지 표리(表裏)가 없는 ‘뫼비우스의 띠’가 아니라 겉과 속의 구분도 없는 소리만 해대는 역겨움이라니! 선현들이 사람됨을 가리던 신언서판(身言書判)을 보자. 생김새(身)야 그림이 원래 그러니까 그렇다 치더라도 말(言)은 어떤가. 대권자나 대권주자 누구를 봐도 진중하지 못하고 사려 깊지 못하고 미덥지가 못하다. 교양(書)도 그렇다. 책권깨나 읽고 문자깨나 쓰는 인물은 눈을 씻고 봐도 보기 어렵다. 그렇다면 나라와 미래를 위한 크나큰 판단(判)을 어찌 기대할 수 있겠는가.야스쿠니 참배를 고집하는 일본 총리를 가리켜 “고이즈미, 이 사람은 역사도 철학도 모르면서 공부도 안하고 문화적 소양도 없다”고 질타한 사람이 있다. 요미우리신문의 와타나베(渡邊恒雄) 주필이다. 그것도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그랬다. 무라야마 전 총리도 1995년 8월의 ‘무라야마 담화’―‘역사에 대한 통렬한 반성’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비난했다. ‘아프고 매운’ 반성은커녕 뜨뜻미지근한 반성도 하지 않는 후안무치를 탓함이리라. 그러나 고이즈미는 문자라도 쓸 줄 안다. 지난 1월 국회 연설에서 ‘지사불망재구학(志士不忘在溝壑)’이란 말을 했다. ‘지사가 뜻을 이루기 위해선 길가의 도랑과 골짜기에 자신의 시체가 버려질 수도 있음을 각오해야 한다’는 공자의 말씀이다. 그는 또 ‘노부나가의 관(信長の棺)’이란 책을 신주처럼 받들어 읽는다고 했다. 노부나가라면 일본 전국시

  • 공부 이데올로기 지면기사

    한 탈북여성의 수기를 읽다가 책장을 쉬 넘길 수 없게 만드는 대목을 만났다. 자신이 남쪽에 내려와서 죽음을 강렬하게 느낀 순간에 관한 솔직한 고백이었다. 국경을 세 번이나 건너면서 데리고 온 아들이 남쪽의 초등학교에서 성적이 중하위권으로 떨어졌을 때 그녀는 죽음을 생각했단다. 유치원 시절부터 가르쳐온 아들의 피아노 실력도, 제법이던 글솜씨도 바닥을 헤매게 되자 자살의 충동을 강하게 느꼈다는 것이다. 이 심리를 도대체 어떻게 봐야 하나. 가슴이 답답해졌다.굳이 이해하려 들자면 못할 것도 없다. 한 번 넘어왔던 두만강을 되돌아가서 둘러업고 온 아들은 그녀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의지가지 없는 남쪽에서 하나 남은 희망이 무너져 가니 무슨 보람으로 살 맛이 났겠는가. 더구나 그녀는 곧바로 자신이 어리석었노라고 뉘우치고 있었다. 하지만 내 명치끝은 여전히 뻐근했다.아이에게 책을 읽어주고 또 읽어주고…그래서 아이를 미국 명문대에 진학시켰다는 광고가 떠오른다. 맹모(孟母)도 그렇게는 못했으리라. '어머니는 가장 훌륭한 선생님입니다'. 강남 어머니들은 학원에서 아이들을 제대로 가르치는지 점검하기 위해 자신이 영어 수학 과외를 받는다는 얘기를 들은 적도 있다.중학교 신입생이 고교 수학을 '선행학습'해야 안심하는 사회의 어머니들은 불행할 수밖에 없다. 여유 있는 엄마들은 맹모 따돌리기에 전력투구하느라 자신의 삶은 돌볼 겨를이 없고, 일하는 엄마, 가난한 엄마는 책을 읽어주고 또 읽어줄 겨를이 없어 죄책감을 강요당한다. 북쪽에서 온 엄마가 죽음을 생각했던 밑바탕에도 이런 강박관념이 어른거리고 있다.여기서 '공교육 정상화' 따위 공자님 같은 이야기는 접어두자. 공교육은 분명 정상화돼야 하지만, 혁명에 가까운 교육개혁이 이뤄지지 않는 한 그 꿈은 실현되기 어렵다고 봐야 한다. 공교육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교사 학부모 시민들의 노력은 소중한 것이고 더 강력하게 진행돼야 마땅하다. 다만 이 땅 아이들과 어머니들을 목숨걸고 내달리게 만드는 '공부 이데올로기'에 초점을 집중해 보자는 것이다.'공부 이데올로기'는 '성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