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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참성단] '바다 이야기'와 P2E

    [참성단] '바다 이야기'와 P2E 지면기사

    국산 아케이드(오락실) 게임 '바다 이야기'는 2004년 출시 이후 선풍적인 인기몰이를 했다. 스크린 경마를 만든 회사가 일본의 '파친코' 기기를 모방했다. 문어, 해마, 고래 등 바다 생물들이 등장하기에 바다 이야기로 불리게 됐다. 유사 업체들이 뛰어들면서 전국에 도박장 게임 광풍이 불었다.게임에서 얻은 점수를 상품권으로 줬는데, 즉시 현금화가 가능했다. 업장 옆에 불법 환전소를 운영하는 '눈 가리고 아웅' 격이다. 수백, 수천 배 상금이 터진다는 소문에 게임장은 문전성시였다. 업주들이 자루에 지폐를 담아 귀가하는 등 떼돈을 벌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지역 조직폭력배가 가세하면서 파도가 넘실대는 푸른색 도박장 간판이 도시 골목을 점령했다. 중독성이 강해 재산을 탕진한 피해자가 급증하고 극단적인 선택이 잇따르면서 사회문제가 됐다.참여정부 시절, 친정권 인사들이 뒷배를 봐준다는 소문이 무성했다. 당시 문체부 차관이 경질됐는데, 오락실 게임과 관련됐다는 설이 돌았다. 경찰은 대대적인 단속에 나섰고, 관련자들을 구속했으나 잡음은 그치지 않았다.사행성 게임장이 해악만 남긴 건 아니다. 경찰이 압수한 LCD 모니터와 PC가 물품보관소를 가득 채우면서 처치 곤란한 상황이 됐다. 불우이웃과 소외계층에 무료로 제공하자는 아이디어가 실행됐다. 소프트웨어를 제거한 하드웨어가 미래 세대의 컴퓨터교육에 보탬이 된 것이다.김남국 국회의원의 가상자산(코인) 보유 논란이 'P2E(Play to Earn, 돈 버는 게임)' 규제 완화를 노린 입법로비의혹으로 번졌다. 한국게임학회 회장은 신문 기고를 통해 '지난 대선 과정에서 보이지 않는 손이 양당 후보 진영에서 작동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P2E 관련 업체가 게임머니를 합법적으로 현금화할 수 있도록 여의도 정치권을 집중 공략했다는 게다.김 의원은 민주당을 자진 탈당했으나 파문은 가라앉지 않는다. 가상자산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본 젊은 세대의 분노가 커진다. 실체가 불분명하고 등락 폭이 제한되지 않는 가상화폐는 투기를 넘어 도박에 가깝다. 아빠는 '바다'에 휩쓸

  • [참성단] 캠핑 공해

    [참성단] 캠핑 공해 지면기사

    들쑥날쑥한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캠핑인구는 500만~700만명으로 추정된다. 야외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캠핑이 여가활동의 대세로 자리잡았다. 기계적인 도시생활에 지친 현대인에게 캠핑은 해방구이자 삶의 활력소다. 방송과 유튜브가 쏟아내는 캠핑 동영상에 끌려 장비를 구입하는 '캠린이'들이 줄을 섰다.586세대가 청춘이던 시절, 배낭에 텐트와 버너, 식재료를 쟁여 짊어지고 기차와 버스와 도보로 산과 바다의 야영지를 찾아갔다. 설익은 밥에 장아찌 한 조각 올려 먹고 모기에 물리면서도 통기타 반주에 트윈폴리오, 산울림, 운동권 노랫가락을 합창하는 사이 별이 뜨고 졌다. 어른들은 사서 고생한다며 혀를 찼지만, '사서 고생'은 청춘의 특권과 낭만이었다.지금은 백패킹이 '사서 고생'의 명맥을 잇긴 하지만, 캠핑의 질과 수준이 확 달라졌다. 주말 고속도로엔 캠핑카가 즐비하고, 캠핑장마다 캠핑카와 차박용 SUV차량을 몰고 온 캠핑객으로 만원이다. 고참 캠퍼들은 텐트를 고급 카페처럼 꾸미고, 현란한 장비발로 캠린이들 기를 죽인다. 먹거리도 진공 포장된 육·해·공 식재료와 반조리, 조리식품으로 풍요롭다. 첨단 장비로 영화를 보고 음악을 듣고, 캠핑장에서 구매한 장작으로 모닥불을 피운다. 서민들에겐 부담스럽다. 캠핑도 빈부격차가 심하니 씁쓸하다.수백만명의 캠퍼들이 주말이면 전국 각지의 캠핑장과 자연 깊숙한 곳으로 흩어진다. 부작용이 심각하다. 캠핑차량 주차와 쓰레기 문제로 지역 주민들의 민원이 빗발친다. 보다 심각한 것은 환경파괴다. 몇 년 전 인천의 굴업도가 백패킹의 성지가 되면서 목기미 해변, 개머리 초지, 연평산 일대가 쓰레기 천지가 됐다는 보도가 있었다.최근 인천 신항 배후단지에 캠핑족들이 몰리면서 이곳에서 서식하는 천연기념물 검은머리물떼새의 생태가 위기란다. 캠퍼들이 불을 피우고 연을 날리면서 포란에 민감한 검은머리물떼새들의 번식을 방해한다는 것이다. 차박 캠핑 성행과 야영장 부족으로, 캠핑족들이 파고드는 자연의 범위가 넓어지고 깊어지고 있다.자연의 주인인 동식물에겐 캠핑객은 불청객이다. 손님이 제멋대로

  • [참성단] 코로나19 엔데믹 선언

    [참성단] 코로나19 엔데믹 선언 지면기사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코로나19 엔데믹을 선언했다. 2020년 1월 20일 중국인 입국자가 첫 확진자로 판정된 뒤 3년 4개월만이다. 코로나19 위기경보는 심각에서 경계로 낮아졌다. 확진자 7일 격리 의무도 5일 격리 권고로 완화되고, 입국자 PCR 검사 권고는 해제됐다. 병원 외 모든 장소에서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도 없어졌다. 코로나19가 독감과 같아진 것이다.2019년 11월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발생한 '우한 폐렴'은 중국 당국이 쉬쉬하는 동안 삽시간에 세계를 휩쓸면서 코로나19는 인류에게 지울 수 없는 족적을 남겼다. 너무 많은 사람이 죽었다. 5월 10일 기준으로 전 세계 누적 확진자는 6억8천800여만명, 사망자는 세르비아 인구와 비슷한 687만2천여명이다. 천조국 미국의 인명 손실이 116만여 명으로 가장 컸다.우리는 11일 기준 누적 확진자 3천135만여명, 3만4천583명이 사망했다. 6·25 전쟁 이후 최대 참사다. 방역전쟁은 결코 과장이 아니었다. 신천지 사태 이후 쏟아진 확진자를 감당할 병상과 의료진 부족으로 사망자가 속출했다. 임종은 물론 장례도 없이 가족을 화장시킨 유족들은 단장의 고통을 삼켜야 했다. 마스크 대란, 백신 도입 지체로 정부는 혼쭐이 났다.팬데믹 공포에 질린 세계는 국경과 공항을 폐쇄했고, 2020년 세계 교역량은 9.2% 감소해 2차세계대전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전세계 대도시에서 인적이 사라지고 상가들이 문을 닫았다. 우리도 자영업자 등 영세 소상공인들이 무더기 폐업으로 생계를 잃었다. 전국민 코로나 지원금과 소상공인 지원사업으로 재정은 급속하게 악화됐다.비대면 사회의 도래로 인한 문화적 타격도 심각했다. 코로나19 원년에 중·고교와 대학에 입학한 세대는 동급생 얼굴도 모른 채 졸업했고, 마스크 착용으로 유아의 언어발달이 지체됐다는 보고도 있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문화산업은 붕괴 직전까지 갔다.학계에선 기후변화와 생태계 붕괴로 제2, 제3의 팬데믹 유행을 경고한다. 시베리아 동토층의 갇혀있던 '좀비 바이러스'와 '고대 세균'들은 정체를 몰라

  • [참성단] 민노총까지 파고든 간첩

    [참성단] 민노총까지 파고든 간첩 지면기사

    지난번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터진 미 중앙정보국(CIA)의 도청 논란으로 온 나라가 시끄러웠지만, 첩보전의 주역은 뭐니뭐니해도 첩보원이다. 도·감청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사람이 직접 획득한 정보만 못하다. 특히 적대국 전복, 교란 공작은 사람만이 할 수 있다. 첩보원이 우리 편이면 음지의 애국자이고, 상대편이면 색출해야 할 간첩이다.휴전 중인 남북도 전설적인 첩보원들이 명멸한 첩보전쟁의 현장이다. 국군정보사령부 소속 박채서 소령, 갑자기 사람이 변했다. 술먹고 도박하고 동료들의 돈을 떼먹었다. 엘리트에서 망나니로 전락한 그는 결국 1993년 쫓겨나다시피 제대한다. 실상은 대북 첩보활동을 위한 '인간세탁'이었다. 대북사업가로 변신한 그는 북한 김정일과 장성택을 접촉할 정도로 거물이 됐다. 그의 실체는 암호명 '흑금성', 안기부 요원이었다.북한의 할머니 간첩 리선실의 전설도 이에 못지 않다. 제주 출신 1916년생인 그녀는 일찌감치 남로당에 가입하고 월북한 뒤 1966년, 1973년 두차례 남파 임무 수행으로 첩보 능력을 인정받았다. 1974년엔 일본으로 건너가 무려 6년간에 걸쳐 재일교포 신순녀로 완벽하게 위장했고, 1980년에 고정간첩으로 대한민국에 정착했다. 1992년 남한조선노동당 중부지역당 사건으로 존재가 알려졌지만, 이미 1990년 월북한 뒤였다. 공화국 영웅으로 추앙받으며 천수를 누렸다.수원지검 공공수사부가 10일 간첩 혐의자 4명을 구속 기소했다. 밝혀진 혐의 내용은 첩보전의 전형이다. 이들은 북한 공작원과 '총회장님'(김정은), '본사'(북한 문화교류국), '지사'(지하조직) 등 암호로 소통했단다. 기소된 4명은 '영업1부' 민주노총의 전직 간부들이었다. 접선 요령은 주도면밀했다. 손에 들고 있는 생수 물병을 마시면 선글라스를 손수건으로 닦는 것으로 접선자를 확인하고, 미행이 붙으면 담배를 피워 알리는 식이다. '실개천', '오르막길' 같은 특정 단어가 들어간 민노총 홈페이지 게시글과 댓글로 연락을 주고받기도 했단다.민노총은 120만 노동자들이 가입한 대한

  • [참성단] '푸바오' 반환

    [참성단] '푸바오' 반환 지면기사

    에버랜드의 귀요미 '푸바오(福寶)'는 2020년 7월 대한민국에서 처음 자연분만으로 태어난 판다다. 푸바오는 '행복을 주는 보물'이란 뜻. 성장 과정이 유튜브로 중계돼 에버랜드 동물 중 인기가 가장 높다고 한다. 할아버지로 불리는 강철원 사육사와 몸싸움을 하면서 티격태격하는 동영상이 정겹다. 할아버지의 다리를 붙잡고 늘어지며 놀아달라고 조르는 장면이 화제가 되면서 조회 수가 급증했다. 누적 뷰어 수 1억을 돌파했다.지난달 16일은 푸바오가 태어난 지 1천일 째 되는 날. 푸바오를 위한 깜짝 이벤트가 마련됐다. 대나무 평상 잔칫상엔 특별히 공수한 죽순과 당근, 안개꽃 등으로 장식한 대형 축하케이크가 올려져 푸바오를 놀라게 했다. 할아버지(사육사)는 천일을 기념하는 명패를 선물했고, 엄마·아빠는 '푸바오 사랑해'라고 쓴 대나무 판을 공주의 방에 놓았다. 아침 일찍 에버랜드를 찾은 관람객들도 함께 축하해줬다.엄마 '아이바오(愛寶)'와 아빠 '러바오(樂寶)'는 2016년 4월 한국 에버랜드에서 처음 공개됐다. 2014년 방한한 시진핑 중국주석이 판다를 선물하겠다는 뜻을 밝힌 지 2년 만이다. 에버랜드 내 판다월드에서 생활하는 푸바오는 엄마 아빠보다 할아버지와 뒹굴기를 더 좋아한다고 한다.얼마 전부터 푸바오를 사랑하는 삼촌·이모 팬들 표정이 어두워졌다. 푸바오가 내년 중국으로 반환될 것이란 소식이다. 중국은 모든 판다를 자국 소유로 하고 각국에 대여하기에 성체가 되면 돌려받는 게 관례다. 일본 동물원에서 태어난 판다 '샹샹'이 지난달 쓰촨성으로 보내진 것도 이 때문이다. 2017년 태어난 샹샹은 2년 전 중국에 귀속돼야 했으나 워낙 인기가 높아 미뤄졌다고 한다.중국의 판다 외교에 비난이 커진다. 비싼 대여료로 잇속을 챙긴다는 것이다. 자국에서 출생했는데도 중국으로 보내지는 건 과한 처사란 지적이다. 일부 네티즌은 푸바오의 짝을 데려와 살게 하면 안되느냐고 항변한다.푸바오는 이름 값을 제대로 했다. 많은 이들을 즐겁고 행복하게 했다. 이빨에 낀 죽순을 떼어내려 혀를 내밀며 안간힘을 쓰는 모습

  • [참성단] 복잡한 아파트 이름들

    [참성단] 복잡한 아파트 이름들 지면기사

    우리에게 언어가 없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할 뿐 아니라 상상할 수 없는 혼란이 오고 그 불편함이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다. 또 말과 글이 있다 해도 올바로 사용하지 않는다면 그 역시 언어가 부재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그런데 말과 언어는 그렇게 친절한 도구가 아니다. 말과 언어로 내 생각을 그대로 정확하게 표현하는 것도 힘들뿐더러 정확하게 표현했다고 해도 상대방이 잘 이해하지 못한다면 정상적인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20세기를 대표하는 언어철학자로 꼽히는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1889~1951)은 언어는 사실을 표현하며 세계를 그림 그리듯 보여주는 것인데, 만일 언어로 세계를 정확하게 표현하지 못하거나 그릴 수 없다면 차라리 침묵하라고 했다. 언어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상황과 규칙에 따라 올바르게 사용하지 못한다면 큰 혼란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의 그림이론과 사용이론의 핵심은 바로 언어의 쓰임에 있다. 그는 세계의 구조와 언어의 구조가 서로 일치한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 세계에서는 언어가 잘못 사용됨으로써 많은 문제를 야기한다고 보았다. 언어는 게임처럼 사용 규칙을 잘 지켜야 하며, 그것을 잘 사용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언어를 분명하고 확실하게 사용해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인데, 우리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개이득', '넘사벽', '듣보잡', '갑툭튀' 등 성인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청소년들의 신조어나 줄임말도 문제지만, 성인들의 언어도 이에 못지않다. 청소년들이야 재미 삼아 자기들끼리의 문화를 만들어 소통하고 또 기성의 언어 질서에 대한 치기 어린 도전의 의미라도 있지만, 어른들의 언어는 너무 속물적이고 영악하다. 가령 최근의 아파트 이름들과 아파트 이름 개명 사태가 그렇다.백설마을, 청솔마을 등 멀쩡하고 고운 한글 이름을 에듀 파크·센트럴 파크·리버 파크·타운·빌·스카이 뷰 등 너무 복잡하게 바꿔서 '길도우미'가 아니면 찾아가기 힘들다는 택시 기사님들의 하소연도 들려온다. 외

  • [참성단] 코인 부자 김남국

    [참성단] 코인 부자 김남국 지면기사

    암호(暗號)화폐는 디지털 가상자산이다. 일본의 법정 용어는 '가상(가想)통화'이고, 중국은 '허의(虛 )화폐'라 부르고, 우리는 정부와 한국은행이 2019년부터 '가상(假想)자산'으로 법정용어를 통일하는 중이다. 가짜, 허구를 뜻하는 명칭에 담긴 부정적 의미는 직관적이다. 한·일이 거래는 인정하면서 화폐의 기능을 부정하고, 중국은 아예 거래마저 불법으로 규정한 배경이다.2009년 등장한 비트코인이 원조인 암호화폐의 작동 원리는 난해하다. 카지노에 비유하자면 현금 대신 사용하는 칩 자체가 도박 수단이 된 셈이다. 카지노 밖에선 의미 없는 플라스틱 쪼가리에 현금을 쏟아붓고, 알 수 없는 등락구조에 따라 어떤 이는 대박을 치고 다른 이는 쪽박을 차니 요령부득이다.암호화폐 통화 구조가 캄캄한 가상공간이다 보니 악당들에겐 새로운 기회의 문이 열렸다. 지난해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북한이 해킹으로 10억 달러의 암호화폐를 탈취했다고 밝혔다. 테러단체와 마약밀매 등 각종 범죄 조직들의 단골 거래수단도 암호화폐다. 검은 돈의 은신처와 세탁기가 됐다.정상적인 화폐가 아니다 보니 암호화폐 시장은 그야말로 요지경 속이다. 비트코인 광풍을 타고 떼부자도 속출했지만, 테라·루나 사태는 코인 거지를 양산했다. 정보의 비대칭이 지배하는 코인시장에서 서민들은 소수 정보 독점 세력들의 현금지급기로 전락한다. 철폐하기엔 비대해진 암호화폐 시장의 거래질서 투명화와 연착륙 입법은 정부와 국회의 현안이다.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이 무법천지 암호화폐 시장에서 단단히 한 몫 챙긴 모양이다. 60억원 규모의 위믹스 코인을 작년 초에 처분했다고 한다. 재산공개 대상이 아닌 암호화폐 보유 규모가 드러나자 민심이 깜짝 놀랐다. 김 의원은 코인 거래와 코인 누락 재산공개가 불법이 아니라고 강변한다. 하지만 민주당 논객 유시민이 "허황된 신기루"라 했던 암호화폐 시장이다.서민 피해를 방지할 입법에 힘써야 할 국회의원이, 법의 사각지대에서 코인 투자에 전념했다니 허무하다. 김 의원의 대박은 정보 약자인 수많은 서민들이 쪽박을 찬 결과일지

  • [참성단] '스타라이트' 스토리

    [참성단] '스타라이트' 스토리 지면기사

    지난 3월 한일 정상회담 때 기시다 총리는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긴자의 노포(老鋪)로 안내했다. 스키야기 식당 '요시자와'에서 부부 만찬을 하고 정상들만 2차로 '렌카테이'에서 독대했다. 두 식당 모두 유서 깊은 노포였다. 오래된 가게, 노포엔 시간이 축적한 정서가 있다. 노포 만찬이 양국 관계 정상화를 위한 두 정상의 정서적 연대와 공유로 해석된 배경이다.뉴욕 맨해튼 브로드웨이 44번가의 노포 '스타라이트'가 감동적인 뉴스의 주인공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샌드위치 등 간편식을 파는 식당인데 1984년 재미교포 김정민씨가 개업했다. 김씨가 폐업하고 은퇴한다는 소식에 브로드웨이 뮤지컬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한 자리에 모여 깜짝 폐업식을 열었다. 노래로 석별의 정을 나누고 모금한 퇴직금을 김씨에게 전달했다.'스타'가 되기 전 배고픈 현실은 미국 문화계도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가난한 배우들과 지망생들이 '스타라이트'의 샌드위치를 씹으며 '스타'를 꿈꾼 세월이 어언 40년이다. 성공한 사람들 보다 실패한 사람들이 많았을 테지만, 스타라이트는 브로드웨이의 사연이 고이면서 역사가 됐다. 그 역사를 함께한 브로드웨이 사람들이 '스타라이트'의 마지막 또한 역사로 만들었다. 뮤지컬로 만들어도 손색 없는 스토리다.지난해 6월 냉면 노포 '을지면옥'이 문을 닫자 37년 단골들이 장사진을 이뤘다. 맛이 아니라 추억과의 이별이 아쉬워 눈물 흘리는 손님이 적지 않았다. 을지면옥처럼 전국 대도시의 미로 마다 촘촘이 박혀있던 노포들이 개발의 삽날에 속절 없이 사라지면서, 세대를 이어오던 정서적 연대와 추억도 흩어진다.그 자리에 SNS 미디어가 지배하는 푸드 포르노가 판을 친다. 인플루언서들이 쏟아내는 맛집을 순례하는 행렬로 주말마다 전국의 노포들은 뜨내기 손님들 차지가 됐다. 폭식과 괴식을 일삼는 먹방 유튜버들이 방문한 식당은 성지가 된다. 배달문화가 일상이 되면서 식당 주인과 손님은 '별점'을 놓고 신경전을 벌인다. '백종원의 예산시장'은 몰려든 인파로 난장판이 됐다. 노포의 역사는 단시간에

  • [참성단] 샤워실의 바보들

    [참성단] 샤워실의 바보들 지면기사

    앨프리드 조셉 히치콕은 서스펜스 영화의 대가로 무성, 유성영화 시대를 거치면서 53편의 작품을 만들었다. 히치콕의 영화 중에서도 '현기증'·'이창'·'싸이코' 등은 그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싸이코'(1960)는 시점도 독특하고 결말의 반전이 압권이다. 예컨대 여주인공 마리온이 샤워 도중에 살해되는 '샤워실 살인' 시퀀스는 영화팬들 사이에서 명장면으로 꼽힌다. 잔인한 그림을 보여주지 않으면서도 샤워실의 배수구로 핏물이 소용돌이치며 흘러내려가는 신은 히치콕 영화의 창의성과 묘사력을 잘 보여주는 부분이다.히치콕의 샤워실 살인 장면이 영화사에서 손꼽히는 시퀀스라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밀턴 프리드먼(1912~2006)의 '샤워실의 바보 이론'은 정치권력의 이해에 따라 경제가 타격을 받는 상황에 관한 경제학이론으로 유명하다. 샤워실에 들어간 성질 급한 바보가 샤워 꼭지를 틀었는데 찬물이 나오자 잠시를 기다리지 못하고 온수 방향으로 끝까지 돌린다. 갑자기 뜨거운 물이 쏟아지니 놀란 바보가 다시 급하게 꼭지를 냉수 쪽으로 튼다. 이번에는 물이 너무 차가워진다. 바보는 다시 꼭지를 온수 쪽으로 돌리며 샤워 꼭지를 돌리는 일을 반복한다.현실에서 경험했을 법한 일이고, 그에 대한 비유지만 요즘 정치권력자들의 경제정책이 마치 샤워실의 바보 같다. 너 나 할 것 없이 자신의 재임 기간 중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돈을 왕창 푼다. 돈을 너무 푸니 주식에 돈이 몰리고 금융시장에 교란이 일어나면서 인플레이션이 온다.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금리를 올리고 테이퍼링(tapering)을 시도한다. 그러자 경기가 침체되고 유동성의 위기에 뱅크런이 일어나고 은행이 파산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다시 돈을 풀어 사태 수습에 나선다. 돈을 풀었다 죄는 스톱 앤 고(stop and go)를 반복하는 사이에 개미들과 영끌족들과 서민들이 큰 피해를 본다.실리콘밸리은행에 이어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마저 파산했다. 상업 부동산 관련 나쁜 대출과 저리 장기 모기지 등이 많아 불안 요인이 여전하고 정치권력자들의 '스톱 앤 고'가

  • [참성단] '백악관 기자단' 만찬

    [참성단] '백악관 기자단' 만찬 지면기사

    "8년 전 저는 젊었죠. 이상을 꿈꿨고 활기가 넘쳤습니다. 지금은 머리가 허옇고 사망선고만 기다리고 있죠." 임기 마지막 해인 2016년 백악관 기자단 연례 만찬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특유의 조크로 좌중을 흔들었다. "내년 이 자리엔 그녀(She)가 서 있을지도…"라며 민주당 힐러리 대선 후보를 들어올렸다 "방금 페이스북 계정을 만든 고모를 보는 듯하다"고 패대기쳤다.연설을 마친다더니 "아차 했다"며 죄송하다고 정색을 했다. "(도널드) 트럼프에 대해서 한마디 해야 하지 않겠어요?" 트럼프가 싸구려 저녁이라 오지 않았다면서도 "(트럼프가) 외교경험이 없다고 하는데,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세계 여러 나라 지도자들을 두루 만나고 다녔다"고 했다. 당시 공화당 대선주자인 트럼프를 치켜세우는 듯하나 당연히 아니다. "(트럼프가 만난 리더들을 꼽자면) 미스 아르헨티나, 미스 스웨덴, 미스 아제르바이잔…."123년 역사의 백악관 기자단 만찬에서 현직 대통령은 만신창이에 바보가 된다. 자기 폄하는 양념이고, 권위는 발아래로 내려놓아야 한다. 정적에 대한 노골적인 비판에 측근들마저 깎아내린다. 수모를 당한 당사자들도 이날만은 대통령의 허언과 무례를 너그럽게 받아들인다. 표현의 자유가 이보다 더할 수 없다."폭스뉴스 기자분들 많이 보이네요. 지금 공짜 식사를 거절할 입장이 아니겠죠. 폭스뉴스는 이제 도미니언 소유죠?" 지난달 30일 기자단 만찬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은 폭스뉴스를 안주 삼았다. 지난 대선결과가 조작됐다는 가짜 뉴스로 투·개표기 제작사 도미니언에 1조원을 배상하게 된 처지를 비꼰 것이다.만찬은 유쾌하나 그렇다고 아무 말 대잔치가 아니다. 7년 전 오바마 대통령은 이란에 억류됐다 풀려난 워싱턴 포스트지 기자를 거론하며 "미국 언론의 자유를 위해 맞서 싸우겠다"고 해 박수를 받았다. 바이든도 이날 심각한 어조로 저널리즘의 역할을 강조했다. 간첩 혐의로 러시아에 구금 중인 월스트리트저널 기자와 시리아에 11년째 구금된 미국인 프리랜서 기자의 석방을 촉구하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