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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요광장]코로나19 4차대유행 경고! 철저 방역·재무장 절실

    [수요광장]코로나19 4차대유행 경고! 철저 방역·재무장 절실 지면기사

    백신접종에도 지구촌 확진자 급증강한 전파력 변이 바이러스가 원인 국내도 전국 확산 양상은 마찬가지 장기간 방역에 지쳤나 경각심 느슨강화된 수칙 결코 간과해선 안된다최근 지구촌 곳곳에서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브라질과 인도에서는 1일 확진자가 10만명을 돌파했고, 유럽에서도 신규 확진자 급증으로 재봉쇄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백신접종 1억명을 넘긴 미국도 신규 확진자 6만명대를 기록하면서 4차 유행이 시작됐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국내 사정도 비슷하다. 비수도권의 확진자 비중이 40% 안팎까지 높아지며 전국적 확산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보건복지부 장관은 최근 코로나19 대국민 담화에서 "4차 유행 갈림길에 서 있다"며 이대로 가면 1일 확진자가 1천명 이상으로 많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 역시 부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게다가 인천의 한 어린이집 집단감염에 50대 젊은 원장 사망사건을 계기로 인천 엄마들뿐 아니라 전국적인 불안 호소가 많다.설상가상 변이 바이러스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어 불안은 더 커지고 있다. 백신 확보에 외교적 네트워크를 총동원하라는 요구가 쏟아지게 된 배경이기도 하다. 국내의 경우 변이 바이러스는 유럽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아직은 낮은 수준(41건)이지만 감염재생지수가 모든 권역에서 1을 넘었다. 변이 바이러스의 강한 전파력이 연일 보도되고 있어 경각심이 그 어느 때보다 더 높아야 하는 시점임에도 필자 가족을 비롯해 주변에서 감지되는 실상은 그렇지 않아 보인다. 장기간 방역에 지친 탓인지, 경계심도, 긴장감도, 수칙 이행 자세도 느슨해진 것 같아 걱정된다.실제로 강한 전파력을 가진 변이 바이러스로 인한 유럽의 실상은 최근 국내 언론에 자주 등장하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를 '완전히 새로운 유행병'으로 정의했을 정도로 코로나19 감염 건의 75%가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다. 약 3%는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브라질발 변이 바이러스라고 한다. 변이 바이러스 전파력은 백신 접종이 한창 진행 중임에도 불구하

  • [수요광장]파랑새가 되어버린 행복

    [수요광장]파랑새가 되어버린 행복 지면기사

    코로나시대 우리 생활은 많은 변화그런데도 소유·충족에 저당잡힌 삶무소유를 실천한 '월든' 작가 소로100여년이 지난 지금도 강력 메시지 나의 행복은 어디에 머무는가? 팬데믹으로 이어진 코로나19는 우리의 삶에 실로 많은 변화를 야기했다. 소소한 개인의 변화로부터 국가 및 세계 경제의 지각변동에 이르기까지 넘쳐나는 신조어의 의미와 함께 익숙한 듯 낯선 것들이 주변에 빼곡하다. 필요와 요구의 변화는 새로운 문화가 되어 우리 곁에 머물고 잠시 멈추어 서서 나를 돌아볼 시간임을 자각하게 하는 아침, 어김없이 제 역할을 하는 시간과 자연은 우리에게 정한 약속을 선물로 전해온다.삼월의 말미, 이른 아침 햇살과 함께 드러내는 목련 봉오리, 때 이른 봄꽃 소식에 마음 한편 잠잠히 감사와 안도의 숨이 솟는다. 행복은 감정의 상태적 발현으로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껴 흐뭇함'이란 사전적 의미를 지니며 인생의 궁극적 목표로서 정치사상이나 고전적 체계에서도 인간에 있어 궁극의 목적이었다.지금 당신은 행복한가? 실로 많은 이들에게 던진 질문이다. 그런데 이 질문에 흔쾌한 대답을 듣는 것은 나의 기대일 뿐이었다. 좀 더 많은 소유와 충족이 행복이란 또 다른 문화로 정착된 지금 상대적 결핍과 함께 그 존재가 무색해졌고, 구심점이 부로 연결된 삶은 채워지지 않는 허기가 되어 자신의 진정한 행복을 저당잡고 있다.'월든'의 작가인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진정한 자유를 꿈꾸며 월든 호숫가에서 2년여에 걸쳐 자급자족의 자연인으로 무소유의 삶을 실현했다. 19세기 초 미국의 사상가이자 문학가였던 소로는 호숫가에 손수 오두막을 지었고 이때 지출한 건축비는 28달러, 당시 그의 나이 27세였다. 어떤 건축물보다 위대한 모험으로 이어지는 이 사건의 월든 호숫가 집은 그의 걸작의 산실이 되었다. 당시 미국사회에서도 사람들은 집의 노예, 재산의 노예, 일의 노예였다. 물질로 향한 나의 욕구, 객관화되는 삶의 방식과 타인의 평판으로부터 자유로울 것과 자본에 종속되는 인간과 자연을 파괴하는 문명에 던지는 강력한 경고를 메시지에 담아냈다.10

  • [수요광장]위선 사회 벗어나기

    [수요광장]위선 사회 벗어나기 지면기사

    대한민국 지도자들을 보고 있으면조선시대 양반들이 부·욕구 채우듯내로남불 위선으로 의혹이 넘친다 거짓의 징벌은 감당못하게 커져야그렇게 비판하는, 나는 떳떳했나?위선(hypocrisy)은 미덕이나 선을 표면적, 외관상으로 보여주나 실제적, 내면적 모습은 그렇지 못한 것을 말한다(위키백과사전). 선으로 위장하는 것이 위선이다. 위선의 예는 많다.4단계 계급사회인 조선시대의 많은 양반들은 힘든 노동을 하지 않고도 중인(향리, 기술직), 상민(농민, 수공업자), 천민(노비, 기생), 여성들의 노동력과 성을 착취하거나 이용하고 폭행해서 자신들의 부를 축적하며 욕구를 채우려고 했을 것이다.자신들의 위선을 감추기 위해 사서삼경 논어 공자를 논하며 자신들의 성욕은 충분히 관리되고 있는 척 했을 것이다.'청산리 벽계수야 쉬이감을 자랑마라. 일도창해하면 다시오기 어려워라 명월이 망공산할제 쉬어감이 어떠하리'.조선시대 천민신분 기생 황진이는 이런 양반들의 위선을 농락하고 풍자하여 양반들의 본모습을 드러내 백성들에게 통쾌함과 희망을 주었다고 한다.그럼에도 장원에 급제하고도 벼슬을 마다하고 기철학과 자연과학을 연구했던 화담 서경덕은 황진이의 유혹에 전혀 반응하지 않았고, 황진이는 서경덕에 존경을 표하고 이를 마지막으로 자신의 소임을 다했음을 깨닫고 어디론가 사라졌다는 설이 있다.다음은 해리포터와 친구 론이 비밀의 방에 잡혀있는 론의 여동생을 구하기 위해 도망가려는 교수님에게 도움을 청하며 나온 대사이다. 위선은 사기의 일종임이 잘 드러나 있다."책에 나온 얘기는 뭐죠?", "책은 오해를 낳기도 해.", "직접 쓰셨잖아요?", "상식적으로 생각하렴. 내가 그런 일을 했다고 해야 사람들이 책을 많이 사지.", "교수님은 사기꾼이에요. 다른 마법사들의 공로를 가로챘어요.", "할 줄 아는 게 있기나 하세요?"서울시장 선거와 부산시장 선거가 한창이다. 국민의힘 소속 후보 중 한 사람은 자신의 재임 기간 중 아내의 보상가 36억원 땅이 포함된 그린벨트를 해제하고 보금자리주택개발 사업이 승인되었고, 이는 국장 전

  • [수요광장]미얀마의 봄, 모두의 꿈

    [수요광장]미얀마의 봄, 모두의 꿈 지면기사

    민주화 의지 꺾이지않는 시민투쟁 폭력진압·살상 1980년 광주 판박이당시도 지구촌 연대로 싸움 이어가경기아트센터, 미얀마 봄 지지행사공생공영의 인류위해 중요한 실천민주화를 위한 미얀마 시민들의 투쟁이 계속되고 있다. 매일매일 끔찍한 폭력과 살상 소식이 들려오지만, 꺾이지 않고 오히려 더 확산되고 있는 민주화의 희망도 전해진다. 민주주의는 총칼로 억누를 수 없음을 다시금 확인하면서 미얀마의 봄이 하루빨리 자리 잡고, 민주화의 꽃이 활짝 피어나길 기대한다. 민주주의라는 나무는 피를 먹고 자란다고 하지만, 그 피와 희생이 더 이상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다만 끔찍한 현재를 바꾸는 힘은 안타까움과 염원이 아니라 구체적 행동임을 우리는 역사를 통해 확인해 왔다. 단 한 사람의 희생이라도 막기 위해 우리도 나서야 한다. 미얀마의 봄은 모두의 꿈이고, 민주주의는 인류 보편의 미래이기 때문이다.민주주의를 가슴에 담고 1970~1980년대를 살아온 시민이라면 미얀마의 소식을 보면서 아픈 우리의 과거를 떠올릴 것이다. 1980년 광주의 5월이, 잔인한 진압 이후 지속되는 억압의 시대를, 억압에 굴복하지 않고 터져 나오는 저항과 희생을, 그리고 마침내 1987년 6월의 봄을 생각하게 된다.1982년도에 대학에 입학한 필자는 1980년 5월 광주의 진실을 몇 번을 복사한 흐린 문건으로 처음 접했다. 이후 군대를 제대하고 독일 기자가 찍은 영상을 보았다. 그리고 최근에는 영화 '택시운전사'를 통해 그때의 생생한 현실을 볼 수 있었다. 고립된 광주가 세계로 알려지고, 그 영상 덕분에 많은 양심적 시민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 출발과 과정, 결과까지 삶으로 살아온 대한민국 시민이라면 미얀마 민주화운동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지난 14일 경기아트센터에서 진행된 재한 미얀마 유학생들의 공연을 보면서 참석한 많은 시민들은 흐르는 눈물을 감출 수 없었다. 여러 명의 경찰들에게 힘없이 폭력을 받아들이는 한 청년의 모습, 총탄을 맞고 피 흘리며 쓰러진 시민을 안고 울고 있는 또 다른 시민의 얼굴, 진압 경찰들 앞에서 죽음조차도 초월

  • [수요광장]죽음으로 가는 길, 닿지 않는 목소리

    [수요광장]죽음으로 가는 길, 닿지 않는 목소리 지면기사

    부당해고 연대의 시민참여 행사에배고파요 도움을 구걸하는 노숙자 사람들은 투명인간 보듯 스쳐간다죽어가는 이도 계급이 있는 것인지 그들의 행동이 위선은 아닐진대… 꽤 긴 길이었습니다. 김밥과 따뜻한 차를 마시는 사람들의 사이를 그는 마치 행진하듯 천천히 걸어왔습니다. 어깨를 넘는 긴 머리는 헝클어져 있었고 무엇보다 몹시 추웠던 날이었는데도 맨발이었습니다. 마지막 사람들까지 지나친 후 지난밤의 눈이 녹아 만들어진 작은 물웅덩이를 맨발로 건너고는 근처를 배회했습니다. 족히 이삼백명의 사람들이 흩어져 점심 식사를 하는 행렬 사이를 걸어왔는데도 그는 눈길을 받지 못했습니다. 한쪽에는 여전히 가득 쌓인 김밥과 귤, 초코빵 그리고 따뜻한 차가 있었으나 그의 몫은 없었습니다.기업의 부당해고에 연대의 마음을 보태는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 행사였습니다. 지방에서 걷기 시작해 몇 날을 거쳐 서울로 올라가는 길이었어요. 누군가의 생명을 살리자고, 그러니까 죽이지 말고 살리자라고 외치는 걸음이었습니다. 우리가 살리고자 한 것은 비단 한 명의 은유적 사람은 아니었을 겁니다.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기업의 횡포, 그럼으로써 노동자 개개인에게 가해지는 폭력, 그렇게 터전을 잃고 삶을 잃고 사그라져 가는 사람들을 더 이상 죽도록 놓아두지 말자는 지극한 연대의 외침이었을 겁니다.광장에서도 그랬습니다. 진실을 밝힐 것을 요구하며 수십일을 단식하는 이의 뒤에 서서 평일과 주말마다 사람들이 광장에 모였습니다. 촛불을 들기도 했고 구호를 외치기도 했고 함께 굶기도 했습니다. 단식하는 이를 살리고 그가 요구하는 것을 함께 요구하며 더 이상 죽이면 안 된다는 선언의 장이었습니다. 그러나 광장으로 가는 길에서 만난 절규에 가까운 노숙자의 외침, "배가 고파요. 죽겠어요. 돈을 좀 나눠 주세요"란 목소리는 사람들에게 닿지 않았습니다. 광장으로 향하는 사람들이, 촛불을 든 사람들이 손쉽게 그를 스쳐 지나갔습니다. 누군가는 결국 그에게 얼마쯤의 돈을 주었을지도 모릅니다. 돈을 쥐어 주는 길에 닿은 그의 손에 소스라치게 놀라며 어쩌면 무관심보다 더 쓰

  • [수요광장]반갑다, 추신수!

    [수요광장]반갑다, 추신수! 지면기사

    프로야구의 시작… 3월, 봄이 왔다올해 수도권 팬들에게는 더욱 특별추신수 품은 인천 '신세계' 펼치고수원 'kt'는 강팀 반열에 오를 기회연고팀 간 '수인선더비' 발전했으면3월이다. 봄은 왔다. 그러나 봄의 활력이 느껴지지 않는다. 사람들은 모일 수 없고 상가(商街)는 일찍 철시한다. 그렇지만 봄과 함께 야구도 온다. 야구팬들의 일년은 프로야구 개막과 함께 시작한다.작년의 야구는 아쉬움이 많았다. 대부분의 경기가 무관중으로 열렸다. 올스타전이 취소되었다. 포스트 시즌도 서울의 돔구장에서 진행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全) 경기를 소화한 것은 대단한 성과다. 미국과 일본은 게임 수를 축소했다. 야구는 역사와 전통을 소중히 여긴다. 매 시즌 조건이 동일해야 한다. 시즌별로 경기 수가 달라지면 기록의 가치를 평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수도권 야구팬들에게 2021년은 특별하다. 우선 '인천 SK'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이제 인천의 '신세계'가 펼쳐진다. 지난해 성적이 부진했던 SK는 일찌감치 사장과 감독을 교체하고 2021년 준비를 시작했다. 그리고 놀라운 소식이 전해졌다. 야구단의 주인이 아예 바뀐 것이다. 이어서 지난달 23일에는 추신수 선수 영입을 발표했다. 코리안 메이저리거를 대표하는 투수가 박찬호라면 타자는 추신수다. 그는 연봉과 성적이 메이저리그 상위권인 현역 선수다.부산 출신의 추신수 선수가 왜 인천 연고팀에서 활동할까. 프로야구 선수들의 노동시장이 일반인과 다르기 때문이다. 프로야구는 독점 성격이 강한 독특한 비즈니스다. 각 팀의 목표는 우승이지만 팀 간의 전력이 불균형하면 팬들은 흥미를 잃는다. 전체 리그의 활성화가 전제되어야 하는 것이다. 야구단의 사업권 보호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 선수들의 직업 선택의 자유가 제한된다. 드래프트 제도(신인선수 선발 시에 성적의 역순으로 구단이 선수를 지명), 보류선수 조항(구단의 동의 없이 다른 구단으로 이적(移籍)이 불가능한 선수)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지난 2007년에는 당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한국인 선수들을 대상으로 특별

  • [수요광장]어머니와 다듬이질

    [수요광장]어머니와 다듬이질 지면기사

    가부장제·남존여비 심했던 어릴적어머니의 억눌린심정 달랬던 도구恨으로 맺히기전 분출시킨 두드림한밤 달빛타고 들려올 땐 제법 운치귓전에 맴도는 그리움 고향의 소리다듬이질이 있었습니다. 돌로 만들어진 다듬이 위에 옷감을 접어 올려놓고 홍두깨로 두들겨 다듬는 일이었지요. 그뿐만이 아닙니다. 어려웠던 시절을 살던 우리 어머니들의 말 못 할 심정을 달래는 도구이기도 했습니다. 다듬이질할 때 그 내려치는 소리의 강약은 가슴 속에 숨겨져 있는 마음이 고스란히 담겼지요. 사람들은 다듬이질 소리를 들으며 그 가락의 강도로 아낙네들의 심정을 가늠할 수 있었습니다.우리의 어머니들은 케케묵은 가부장제와 남존여비 관습에 얽매이고 시어머니와 시누이 등 시집 식구의 참견과 질책에 억눌려 살아야만 했지요. 말 못 할 스트레스를 받으며 살았던 그 울분이 한(恨)으로 맺히기 전, 분출시킬 수 있는 것이 다듬이질이었습니다. 다듬이질 소리가 밤이 깊어질수록 요란하게 울렸던 것은 그만큼 맺힌 사연이 구구절절했다는 반증이지요.다듬이질 소리에 가만히 귀를 기울이면 정말로 애원하고 하소연하는 듯 들립니다. 고혹한 달빛을 타고 들려올 때는 제법 운치가 있는 가락으로 안겨들기도 하지요. 할머니와 어머니가 마주 앉아 양손에 홍두깨를 들고 박자를 맞추어 두드리는 소리는 참으로 절묘하고, 저절로 신명이 나기도 합니다. 하지만 어느 한쪽이 자칫 방심하면 엇박자가 나기도 하지요. 네 개의 홍두깨가 섞이다 보니 조금만 소홀히 하면 서로 부딪치기도 합니다.다듬이질은 마음이 하나 되지 않으면 속도와 박자를 맞출 수가 없지요. 피 한 방울도 섞이지 않은 두 여인이 한 집안에 시집와서 시어머니가 되고 며느리가 된 것은 운명이었습니다. 어쩔 수 없는 숙명을 짊어지고 살다 보니 고운 정, 미운 정이 가슴에 쌓여 한(恨)이 되었을 테지요. 그래서 응어리진 한을 깨부수듯 어금니를 질끈 물고 홍두깨를 움켜잡아 내리치면서 알 수 없는 서러움이 북받쳐 남모르게 눈물을 삼키며 울었을지도 모릅니다.애틋한 사연이 담긴 삶의 응어리를 한 자락 소리로 거침없이 풀어내는 다듬이질 소리는 바

  • [수요광장]서정시의 비밀 지도

    [수요광장]서정시의 비밀 지도 지면기사

    실존적 고투 자기 고백의 서정시는 소수 애호가들 사이에서 창작유통운명적인 명제는 요즘에 더욱 실감詩 '저녁의 노래·봄의 과수원' 보면시간 예술로의 속성 또한 분명하다코로나19가 일상화하고 있는 신산한 시대가 정치적, 경제적 위기를 상수로 하면서 지금도 흘러가고 있다. 이러한 시대를 진단하고 정신적 지남을 제안해야 할 인문학 역시 그 물리적, 심리적 기반이 점점 약화되어가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변화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데, 그것은 과거처럼 인문학적 지식이나 감수성이 교양인으로서 필요한 인프라로 기능하기보다는 자본 창출을 늘리는 데 복무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모든 지식이 도구적 합리성의 질료가 되어 자본 증식에 기여하게 된 이 시대에 인문학이 추구해왔던 지향은 '지식=자본' 등식으로 왜소화되어가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공동(空洞) 현상은 모든 것이 불확실하다는 시대에도 하나의 확실한 지표를 제공해 주는데, 그것이 바로 인공지능이나 제4차 산업혁명 등을 예거하면서 운위되곤 하는 인문학의 위기 흐름일 것이다.이러한 시기에 문학의 위기 혹은 서정시의 위기를 말하는 것은 대안 없는 자기 위안의 형식이기 쉬울 것이다. 서정시가 위기 아닌 시대는 없었을 테니까 말이다. 서정시는 언제나 소수 애호가들 사이에서 창작 유통되었고, 근대 이후에도 예술 장르 가운데 가장 적은 수요자들을 거느려왔다. 그런데 서정시가 운명적으로 소수 독자를 가진다는 명제는 요즘 들어 더욱 실감을 더해가고 있다. 이는 서정시가 독자의 숫자에 집착했을 때 언어의 이완을 통한 감상벽(癖) 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다는 것을 떠올리게 해준다. 다시 말해 서정시의 위기가 적실성을 얻으려면 독자 수 감소에 따른 시장에서의 소외현상이 아니라 서정시의 정체성 차원에서 의제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할 수 있다.서정시는 시인 자신의 실존적 고투를 내용으로 삼는 자기 고백의 양식이다. 거기에는 한 시대의 주류와 대항하면서 자신만의 외따로운 개성적 사유와 감각을 통해 새로운 상상적 질서를 구축하려는 시인 자신의 열망이 담겨 있게 마련이다. 그것은 잃어버린

  • [수요광장]쿡방·먹방 열풍에 자극적인 미각 변화, 괜찮을까?

    [수요광장]쿡방·먹방 열풍에 자극적인 미각 변화, 괜찮을까? 지면기사

    방송에 유튜브까지 온통 요리예능식생활이 삶의 모든 것인 양 과하다무엇보다 단짠매운 맛에 길들여져시청률만 좇다 국민건강 해칠 우려집밥을 즐기는 가족 모습이 그립다쿡방과 먹방의 전성시대다. 공중파 방송뿐 아니라 유튜브까지 온통 요리 예능이 넘쳐난다. 채널을 이리저리 아무리 돌려봐도 요리 예능이 판을 치고 있다. TV를 켜기가 싫어질 정도로 넘쳐난다. 물론 직접 요리할 형편이 못 되거나 음식을 맘껏 먹기 어려운 누군가는 요리 예능을 보며 대리만족을 얻을 수 있다. 애써 이해하자면 혼밥이 대세인 현대인의 라이프 패턴을 반영한 시대적인 흐름일 수도 있다. 코로나19 방역지침으로 집콕 신세를 면치 못하는 사회적 여건도 요리 예능 편성을 부추겼을 것이다.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식생활이 우리 삶의 모든 것인 듯 먹는 요리 프로를 과하게 많이 다루고 있는 것은 문제가 있다. 그 폐해가 염려스러울 정도다. 혹자는 폐해랄 것까지 있느냐며 반문할 수 있지만, 시청자들에게 주는 부정적인 영향은 분명해 보인다. 대중 매체의 현실 구성 효과를 규명한 거브너의 '배양이론(cultivation theory)'에 의하면 'TV 시청'과 '세상에 대한 인식' 사이에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한다. 예를 들면 폭력물을 많이 시청하는 사람일수록 세상을 폭력적으로 인식하는 등 매체의 영향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과도한 요리 예능의 영향 역시 그리 간단치가 않을 것이다.무엇보다도 입맛 기준의 변화이다. 방송에 노출된 달고 짜고 매운 자극적인 맛에 길들어 가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요리 예능과 대중의 입맛 변화에 대한 인과관계를 단정적으로 언급하기는 한계가 있겠지만, 대중적 미각 기준이 바뀌고 있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시중 음식 대부분이 달고 짠 것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필자는 식재료에 양념은 가능한 적게 넣는 것을 즐긴다. 원재료의 식감을 살리기 위해서다. 음식에 많은 시간과 공을 들이지만 필자의 요리는 자녀들에게 환영받지 못한다. 너무 올드하고 밍밍한 맛이라며 '엄마나 많이 드세요'라는 식이다. 이미 자극적인 맛에

  • [수요광장]나의 시대정신

    [수요광장]나의 시대정신 지면기사

    한 시대 모든 영역 관통 이념·태도이승만 '통일' 박정희 '경제발전' 등대통령의 정책공약은 '협의의 반영'그렇다면 다음 정권의 시대정신은기득권 놓은 공명정대·언행일치 ? 시대정신이란 한 시대 사회, 문화, 정치, 경제 모든 영역에 관통하는 정신이나 이념 태도를 말한다. 시대정신이라는 개념은 18세기 각 유럽 민족국가의 역사발전 단계에 따른 민족정신과 결부시키며 헤겔, 괴테 등이 사용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민주주의와 선거가 급속히 발전하면서 대통령이나 지도자의 자격 중 시대정신을 갖춘 사람을 뽑는 것이 출신, 경력, 돈, 인성, 정책, 공약, 홍보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으로 국민들 사이에 자리 잡아가고 있다.30여년 한 세대를 관통하는 광의의 시대정신이 있는가 하면 우리나라는 협의의 5년 단위 대통령 임기 중에 필요한 협의의 시대정신이 반영된 정책공약을 일컬을 수도 있다. 대통령이 시대정신을 가장 잘 갖추어 이를 제대로 수행하면 국민들에게도 행복한 것이고, 시대정신에 맞지 않는 사람을 잘못 뽑았을 때 그 불행은 국민들에게 돌아온다.해방 이후 통일과 친일청산, 토지개혁이 시대정신이었던 시절의 이승만 대통령, 민주적 리더십의 강화와 경제 발전이 시대정신이었던 시절의 박정희·전두환 대통령, 군부독재 종식과 민주정부 수립, 기업 구조조정 등 경제 내실화가 시대정신이었던 시절의 노태우·김영삼 대통령, 정권교체와 남북평화 정착 및 지역주의 극복이 시대정신이었던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경제발전과 일자리 창출, 경제민주화 복지국가가 시대정신이었던 이명박·박근혜 대통령, 적폐 청산, 남북관계개선, 일자리 창출, 복지국가 양극화 해소 주택문제해결이 시대정신인 문재인 대통령! 이분들에 대한 평가는 국민들과 역사가 냉혹히 평가할 것이다.이렇듯 우리 정치사에서 어떤 대통령으로 상징되는 거대한 시대정신이라는 흐름이 있다. 국민들은 시대정신을 가장 잘 체득하고 있는 지도자감을 대통령으로 만들어 간다. 물론 국민들이 제대로 뽑은 경우도 있고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으며, 기대에 충분히 부응한 대통령도 있고 그렇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