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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미래다 지면기사
정치는 꾀와 말로 해선 안된다양심과 정직으로 책임 다하는통치자가 참된 정치인의 모습이제는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천박한 현실정치는 끝내야한다그래야 인류의 미래가 보인다엊그제 북한의 계략에 의해 남북회담이 무산되는 걸 보면서 안타까워하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무조건 회담을 성사시키지 못한 우리측의 태도를 비난하는 이들도 있어 더 안타깝다. 많은 이들은 정치를 과도하게 가시적이고 현재적인 가치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권모술수에 능하고 언변이 화려한 걸 멋지게 생각해 온 것도 바로 그러한 데서 비롯되었다고 본다. 정치인들이 내놓는 공약이 헛공약이라는 비아냥은 오래 되었다. 오죽하면 정치인들은 3분에 한 번씩 거짓말한다는 책이 나왔을까. 정치를 꾀로 하고 말로 해서는 안 된다. 양심과 정직으로 책임을 다하는 것이 참된 정치인의 모습이다.현대 정치지도자 중 부정으로 얼룩지지 않고 극적으로 깨끗하게 은퇴한 이가 레오폴 상고르(Senghor)다. 1960년 세네갈 독립과 함께 대통령이 된 시인 상고르는 국민들의 절대 지지 속에 다섯 번을 연임했고 집권 20년이 된 1980년 임기 중에 과감히 물러났다. 조국을 떠나 정치와 담을 쌓은 채 프랑스 노르망디에서 시 창작에 몰두하다 여든 다섯에 세상을 떴다. 1983년엔 흑인으론 처음 프랑스 한림원 아카데미프랑세즈 회원이 됐다. 2년전 16주 종합베스트 1위에 정통인문서로서는 드물게 한 달 동안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던 '정의란 무엇인가'의 저자 마이클 샌델(Sandel) 하버드대 정치철학과 교수는 "정치가 도덕적이고 정신적인 문제에 대한 논의에 직접 관여해야만 더 강건한 민주주의사회가 구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옛 성현들은 말을 함부로 하지 않았다. 자신의 행동이 말에 미치지 못하게 됨을 부끄러워했기 때문이다. '논어'에 의하면 정치(政治)란 바르게(正) 하는 것이다. 제나라 경공이 정치가 뭐냐고 물었을 때 공자는 '임금은 임금답고 신하는 신하다워야 한다'고 했다. 정치는 정직하게 책임을 다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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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워터그리드의 미래 지면기사
첨단 ICT기술과 물 산업의융복합 기술에 대한세계표준화를 주도 해야한다이를위해 표준기구를 만들고인천 GCF사무국과 연계해체계화 시키는 노력 필요기후변화에 의한 문제가 점점 커지고 있다. 이로 인하여 과거에 만들어 놓은 시설용량이 부족하기도 하고 새로운 문제를 야기하기도 한다. 물 문제도 예외가 아니어서 물이 지나치게 많아지거나 적어지는 현상이 예상되고 있다. 즉, 미래에는 도시지역의 홍수크기가 크게 증가되고 산간지역 및 백령도 등 도서지역의 가뭄이 심각해질 것이다. 최근 유럽에서는 70년만의 대홍수로 인하여 현재까지 가장 큰 대홍수가 발생하여 체코, 독일, 헝가리 등 많은 국가들이 피해를 입고 있는데 이 또한 기후변화에 의하여 강우발생 패턴이 변화되면서 발생한 피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최근 전력수급 문제가 발생하면서 예비전력과 전력 예비율이 부족해지면서 여름철 전력난이 발생할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데, 전력이 가장 많이 쓰이는 분야 중 하나가 물공급 분야이다.물을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정확하게 자료를 관리할 수 있는 새로운 시도가 일어나고 있다. 이른바, 스마트워터그리드인데, 우리나라에서 세계적으로 선도하고 있는 IT 산업과 물산업 및 물을 공급하고 관리할 수 있는 사회간접시설의 융합산업으로 미래를 선도할 수 있는 산업으로 꼽히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가 창조경제를 추구하고 있는 시점에서 스마트워터그리드가 인천을 중심으로 창조사회 달성을 위하여 시작된 것은 그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특히 물산업은 전세계적으로 석유산업을 대체할 수 있는 미래산업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유엔에서도 이를 몇 개의 주요 어젠다 중 하나로 선정하고 전세계 인구의 3분의 1이상이 홍수와 가뭄 등 물문제를 겪는 시점에서 많은 노력이 있으며, 록펠러와 같은 큰 재단들도 전세계의 물문제 해결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새로 시작하는 스마트워터그리드를 성공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노력이 필요하다.첫째로 첨단 ICT 기술과 물산업의 융복합 기술에 대한 전세계 표준화를 주도해야 한다. 이를 위하여 물관련 세계 표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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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러나! 지면기사
재계·금융인·前대통령 아들등조세피난처 페이퍼컴퍼니 관리재벌가 사모님 살인교사로무기징역인데 병원서 호위호식정치권·고위직인사 죄 지으면병원특실 호화판 수감생활…이런 뉴스에 국민들은 '허탈'요즘 아이들과 뉴스를 공유하는 것이 부끄럽다. 학교에서는 정의를 가르치고, 종교기관에서는 각종 계율을 통해 모범적 삶의 형상을 만들어내고 있고, 부모는 각종 가치와 윤리 기준을 만들어 그 기준을 지키며 살기를 강요하지만 세상 돌아가는 것은 이와는 정반대다. 지난 몇 달간 뉴스의 첫머리를 장식하는 내용을 보면 기가 막힌다. 우리 사회가 왜 이러나?가정 안에서는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부모는 자녀의 신뢰와 존경을 받게 된다. 당연히 부모-자녀 간 존중과 존경은 가족 내 갈등이나 어려운 일이 생길 때 극복할 수 있는 힘이 된다. 국가 운영도 마찬가지이다. 국가가 운영하는 법과 제도가 모든 국민에게 평등하게 적용되고 모든 국민이 적용되는 법과 제도를 신뢰할 수 있을 때 그 사회는 안정되고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힘이 될 뿐 아니라 미래에 대한 긍정적 기대로 국민은 행복감을 느끼게 된다. 우리는 이를 '사회적 자본'이라고 한다.요즘 우리 사회는 어떤가?최근 발표한 인터넷 언론 뉴스타파 보도에 따르면 재계는 물론 금융인, 문화인을 넘어 대학 총장까지 조세피난처에 페이퍼 컴퍼니를 만들어 관리해 왔다고 폭로했다. 급기야 6월 3일 3차 폭로에서는 전직 대통령 아들 이름과 함께 그동안 숨겨온 전직 대통령의 비자금이 아들 이름으로 조세피난처에 가 있는 것이 아닌지 하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보도가 나오자마자 국민은 분노하고 있다. 분노의 근본은 알 만한 사회 지도층 인사라는 사람들의 매국 행위에 대해서 뿐 아니라 뉴스타파라는 민간인 탐사보도팀이 돈세탁 가능성과 조세피난에 대해 보도하기 전까지 정부에서는 이 사실을 몰랐다는 것에 대해서다. 정말 몰랐을까? 박사 학위를 받고도 돈과 연줄이 없어 시간 강사를 전전하며 받는 월 50여만원의 강사료에서조차 세금을 꼬박꼬박 받아가는 세무당국이 이들을 몰랐다고 하면 국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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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한글 아래 아(·) 명칭 '하늘 아'로 고치자 지면기사
세종은 사람의 말소리를문자에 담고자 하였고그래서 하늘을 본뜬 글자를모음의 중심이자 바탕글로 삼았다'아래 아'라는 정체불명의 명칭은한글가치와 정신을 훼손하는것세종이 1443년에 창제한 훈민정음 기본자 28자 가운데 모음은 11자였다. 이 가운데 가운데 점으로 표기하는 이른바 '아래 아'가 없어지고 지금은 기본모음 열 자가 되었다. 글자는 사라졌지만 발음은 제주도 토속 발음으로 남아 있고 더러 '아래한글'과 같이 상품이나 가게 이름으로 환생하기도 했다. 비록 이 글자는 지금 사용하는 기본 모음은 아니지만 세종의 과학적인 한글 창제의 중심이 된 글자였고 한글의 정신과 가치를 담고 있기에 가벼이 여겨서는 안 되는 글자이다. 그런데 이 글자를 '아래 아'라는 정체불명의 명칭으로 부르는 것은 매우 옳지 않다. 하늘을 본 뜬 글자이므로 그간 여러 학자들이 주장해 온 것처럼 '하늘 아'로 불러야 한다.하늘은 천지자연, 우주만물의 중심이다. 물론 모든 세상 만물은 다 우주자연의 중심이다. 사람 또한 그러하며 사람의 말소리 또한 그러해야 한다는 지극히 자연스럽고도 당연한 이치를 세종은 문자에 담고자 하였고 그래서 하늘을 본 뜬 글자를 모음의 중심이자 바탕 글자로 삼았다. 사람을 본 뜬 'ㅣ'와 땅을 본 뜬 'ㅡ'를 결합하여 조화로운 자연의 이치, 삶의 이치를 문자에 반영한 것이다. 하늘을 본 뜬 글자에는 양성의 특성과 의미를, 땅을 본 뜬 글자에는 음성의 특성과 의미를 부여하여 음양의 조화를 꾀하면서도 사람을 본 뜬 'ㅣ'에는 중성의 특성과 의미를 부여하였다. 이때의 중성은 단지 가운데의 의미가 아니라 음양을 싸 안는 조화의 요소로 천지인 삼조화의 주체이기도 하다.이러한 놀라운 의미를 담고 있는 문자 명칭을 '아래 아'로 부를 수는 없다. '아래 아'라는 명칭이 일제 강점기 때부터 부른 것은 여러 문헌을 통해 확인할 수 있지만 이 명칭이 누구에 의해 언제부터 쓰이기 시작했는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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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은 원래 있었던 게 아니다 지면기사
세상의 모든것에 대해고정 관념에서 벗어나탄력적이고 지혜롭게창조적 시각으로 접근열정과 패기로 무장각자 길을 만들어가야요즈음 우리 학교의 주요 회의와 행사가 열리는 곳에 가면 눈에 띄는 것이 '길'이다. 가지 않은 길, 미래의 길, 대학의 길, 배움의 길 등 과거 여느 때와 달리 길에 대해 생각해 보는 기회를 갖게 되어 참 좋다. 길과 관련하여 생각해 보노라면 무엇보다 조선 최고의 지리학자였던 신경준이 "길에는 주인이 없다. 그 위를 가는 사람이 주인일 뿐이다"라고 했던 말이 떠오른다. 그렇다. 각자 길을 만들어 가야 한다. 창조적인 삶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고정된 관점에서 벗어나 세상의 모든 것들에 대해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하지 않으면 안 된다. 모든 객관적 대상들은 독자적으로 의미나 가치를 지니기보다 인간에 의해 판단되고 결정된다. 더욱이 대상으로서의 모든 사실, 사물, 현상 등은 반드시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고 변하기 때문에 가치판단의 주체인 인간의 탄력적이며 지혜로운 시각이 절실히 요청된다.심지어 고정된 사물이나 현상이라 할지라도 관점을 달리하여 생각하면 새로운 모습과 가치를 창조해낼 수 있다. 참신한 시각이 없을 때 모든 사물과 현상은 단지 존재할 뿐 의미와 가치를 드러내지 못할 것이며, 물질문명과 정신문화가 진보는커녕 정체되다 못해 퇴보할 것임은 자명한 일이다.백남준의 작품은 폐물이 된 모니터에 생동감 있는 영상을 결합시켜 새로운 구성과 형태로 창조됨으로써 생명이 부여되었다. 그는 평범을 비범으로 만들고 못쓰게 된 물건을 주옥과 같은 예술품으로 전환시키는 재능을 보여주었다. 여기서 예술과 과학이 하나가 되어 감동을 넘어선 충격을 주는 것은 관점의 차이가 이끌어낸 성과이자 가치의 창조임에 틀림없다.잘 알려진 바와 같이 저 유명한 화가 고흐도 생전에는 '붉은 포도밭'이라는 단 한 점의 그림만을 팔았을 뿐이다. 세월이 많이 흐른 뒤에야 비로소 세상에 알려지게 되고 '해바라기'는 3천600만 달러에 팔리기도 했다. 그것은 그의 그림이 변해서가 아니라 그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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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관리의 방향을 바꾸자 지면기사
부족한 하수처리 시설개선보다차라리 지하 침투량 늘려서관로로 유입되는 양 줄이거나공원과 물 저장 기능동시에 가능한 다목적 공원조성하는게 더 효과적이다기후변화에 따른 환경변화 문제가 우리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래학자들은 지금까지의 경제 형태를 바꾸지 않는다면 우리 인류가 아주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예측하면서 조속하고 적극적인 대비를 요구하고 있다. 단순히 기후 변화에 따른 환경문제만을 언급하는 것이 아니다. 기후 변화를 최소화시키기 위해서 산업생산체계의 획기적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이로 인해 산업 전반에 큰 변화가 예상되고 있고, 이미 일부 IT분야나 자동차분야 등에서는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 기후 변화에 대한 문제는 각종 경제포럼의 주요 의제로 자리를 잡았다. 유명한 과학잡지인 네이처에 따르면 생물의 다양성 훼손, 질소 순환 문제에 이어 기후변화에 의해 가장 영향을 받는 인자로 물 문제를 꼽고 있다.이 중에서 물 문제는 점점 더 어려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우선 물의 원천이 되는 강우에 영향을 미치는 증발량이 증가하고 있다. 기온 상승에 따라 증발량이 크게 증가되어 세계 곳곳에서 멀쩡하던 호수가 사라지고 있다. 이와같은 현상은 몽골 등 물이 부족한 지역에서 더 심각하다. 증가된 증발량은 강우량의 증가로 나타난다. 이로 인하여 많은 지역에서 홍수피해가 가중되고 있으며, 이와는 반대로 가뭄지역에서는 가뭄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과거에는 이와같은 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물을 배제하고 하수관로를 확장하거나 하천의 폭을 넓혀왔다. 또는 댐이나 저류지 등 물을 가두어두는 그릇을 크게 만들어서 이와같은 문제를 해결해 왔었다. 그러나 강우 증가에 이은 도시의 급속한 성장과 지하침투율 저하문제는 더 이상 과거와 같은 물관리체계로는 물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고, 선진국을 중심으로 기존의 물관리체계를 획기적으로 바꾸자는 강한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우선적으로 물관리의 기본방향을 '탄력적인 물관리'로 바꾸자는 시도가 선진국을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다. 원래 탄력적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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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달 5월에 본 가족의 현주소 지면기사
불안전한 일자리와 청년실업한집건너 한집 조기퇴직자 자영업빚권하는 사회가 몰고온 가계부채소득60% 주거비로 쓰는 월세살이배보다 배꼽이 더 큰 사교육비 등벼랑끝에 선 790만가구 한계가족가족 하면 떠오르는 막연한 이미지가 있다. 따뜻함, 푸근함, 안락, 평화, 이해, 수용 그 밖에도 편안함을 주는 느낌이다. 언제든 돌아갈 수 있는 그곳, 따뜻한 밥과 사랑이 있는 곳, 언제까지 나를 기다려 줄 것처럼 여겨지는 마지막 그곳이 가족이 주는 느낌이다. 코와 입매가 닮은 사람들이 된장 한 뚝배기에 반찬 한두 가지, 밥 한공기로도 풍족함을 느끼는 것이 가족이라고 어느 시인은 노래했다. 그런데 지금 한국사회에서는 가족을 담고 있는 그릇, 가정이 한계상황에 와있다. 문제는 그 한계가 쉬이 나아질 것 같지 않다는 것이다.최근 김광수 경제연구소에서는 현재 한국 경제 상황 속에서 가족이 겪고 있는 문제를 사례와 함께 분석한 '한계가족'이라는 책을 내놓았다. 지금 경제 침체 혹은 경제 위기 상황이 정부가 분석하고 내놓는 현실보다는 훨씬 심각하게 가정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꼼꼼하게 분석하고 있다. 통계청 자료 분석을 근거로 2인 이상 가구의 23.5%인 310만 가구는 월 소득보다 지출이 많으며, 이 적자 가구에 속하는 가구원수는 906만명에 이른다고 분석하고 있다. 바로 310만에 달하는 적자 가구가 벼랑 끝에 서 있는 '한계가족'이라고 이 책은 설명한다. 또 비록 적자 상태는 아니지만 언제라도 한 걸음만 밀리면 벼랑 끝에 서게 될 가구 수도 480만 가구에 달하는데 이 가족 역시 시간이 지나면 벼랑 끝으로 내몰릴 위험이 매우 큰 한계가족 예비군으로 분류한다. 결국 한국경제 전체로 보면 한계가족은 전체 60%에 달하는 790만 가구에 이른다는 지적이다. 우리가족은 여기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며칠 전 나는 87세 한 노인을 만나 그분의 어려움을 들었다. 서울 법대를 졸업하고 결혼하였으나 일찍 사별하고 대학에서 시간 강사를 하면서 알뜰살뜰 모아 일산에 아파트를 한 채 장만하였다고 한다. 전 재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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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과 아이들의 '양치기 소년' 토론대회 지면기사
부모들 "남의 입장 전혀 고려않고재미위해 신뢰이용 거짓은 잘못"아이들 "심심해서 속이게 만들고소년마음 못 헤아려준 어른 잘못"팽팽한 주장이었지만 승패 떠나많은대화 자체가 '모두의 승리'2013년 4월 20일. 서울 구로도서관(관장·이명하)에서 대한민국 역사상 처음으로 어른과 초등 5·6학년 아이들의 4대4로 이루어진 작은 토론대회가 있었다. 어른들은 아이들의 부모였으므로 부모와 아이들과의 토론인 셈이다. 주제는 양치기 소년 이야기에서 소년의 거짓말이 과연 나쁜가, 아니면 어른들의 책임이 더 큰가였다. 사회는 글쓴이가 봤다. 미처 녹음을 하지 못해 전반적인 흐름을 글쓴이가 재구성해 보았다.먼저 각자 소년을 지지하는 쪽과 어른을 지지하는 쪽의 근거를 모두 써보는 시간을 가졌다. 좀 더 합리적인 생각과 토론을 위해 각자의 의견이나 주장과 관계없이 대립된 논점을 모두 정리하고 생각해 본 것이다. 마지막 토론에서 어른들은 "아무튼 소년의 거짓말은 잘못됐다"는 쪽에 섰고 아이들은 "소년의 거짓말보다 어른들의 잘못이 더 크다"는 쪽에 섰다.아이들이 먼저 포문을 열었다. 어린 소년에게 늑대가 나타날 수 있는 위험한 곳에서 양을 돌보도록 한 것은 어른의 잘못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어른들은 늑대가 나타나면 어른들이 바로 달려가서 구해줄 수 있는 위치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보았다. 그리고 아이들은 어린 소년이 심심하지 않도록 친구와 함께 양을 돌보거나 무섭지 않도록 어른과 함께 양을 돌보게 했어야 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어른들은 그보다 더 힘든 일을 해야 하므로 그나마 쉬운 일에 속하는 양 돌보기를 소년에게 맡긴 것이고 다른 소년소녀들도 그 당시에는 각자 자기의 일이 있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또한 아이들은 어린 소년이 늑대와 마주쳤을 때 위험에 처하지 않도록 평소에 비상 연락체계나 안전망을 구축해 두어야 하는데 그렇게 안한 것은 어른의 잘못이라고 되받았다. 이에 대해 어른들은 그 당시에는 전화나 119같은 비상망이 없었으므로 소년을 볼 수 있는 위치에서 어른들이 있었으므로 소년이 거짓말만 안 했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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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의리를 먼저 생각하다 지면기사
조선 최고부자 변승업 조부는거지행색의 허생에게 1만냥을꿔줄 정도로 인색하지 않았다돈이 많은 부자이건 상인이건그들의 목적은 '돈'이 아니라더 소중한 '신의'를 택했던것며칠 전에는 학회의 큰 행사를 앞두고 식당에 예약하러 갔다. 늘 다니는 곳이라 아무 걱정도 않고 예약을 하러 간 것이다. 그 식당은 날마다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학교 인근에서 가장 장사가 잘되는 집이다. 예상치 않게 행사가 있는 토요일의 경우 단체손님에게는 소고기만 판다는 말을 들어야 했다. 평소에 먹던 삼겹살 정도면 많은 회원들이 저녁 한 끼로 적당하겠다는 생각을 하고 간 나는 황당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다음날 그 집으로 학회준비를 하던 학생들과 저녁을 먹으러 갔다가 신발을 잃어버리고 슬리퍼를 끌고 집에 돌아오게 되었다. 물론 미안하다는 말 한 마디 듣질 못했다. 어이가 없지만 무슨 말을 한다는 게 귀찮기도 하고 갈 곳도 마땅치 않아 남들 따라 그 집에 오늘도 드나들고 있다.과연 이런 일들이 우리 사회의 보편적인 현상인가. 과거로부터 있었던 일이며 앞으로는 어떻게 될 것인가. 먼저 경제관련 학자들의 견해에 주목할 수 있다. 우주과학자 홍대용은 노동의 가치를 역설하면서 양반들도 생산활동에 적극 참여할 것을 촉구했던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 홍대용은 "농사를 짓고 장사를 한다 해도 진실로 의리를 먼저 하고 이익을 뒤로 해야 한다"고 했다. 선박통상으로 이익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경제학자 이중환조차도 갑자기 거부가 되고 지나치게 이익을 추구하는 것에 대해서는 "사대부가 이런 짓을 할 수는 없다"고 하면서 "이익을 얻어 관혼상제의 비용에 대비하면 해로울 것이 뭐 있겠느냐"고 말한 바 있다. 실학자 이익, 정약용 등은 물론이요 심지어 김옥균 같은 급진개화파의 인물도 마찬가지로 경제에서 의리가 먼저임을 역설했다.학자들의 주장만이 아니었다. 실천적인 삶을 통해서 우리들에게 바람직한 방향을 시사하고 있다. 잘 알다시피 경주 최부잣집은 1년에 1만 석 이상 모으지 마라, 흉년에는 남의 논밭 사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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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복지의 실현과 딜레마 지면기사
지자체, 물값 올리는 이유시민들에 자세히 설명하고충분한 공급과 수질도 보장돼야또한 안정적 공급위해 땅속관로사전 점검후 적기에 교체하면되레 비용 절감효과도 가져와최근들어 복지에 대한 관심이 부쩍 커졌다. 우리는 종종 복지를 얘기할 때 돈을 무료로 제공받는다든지 의료나 교육에 대한 무상혜택만을 연상하는 경우가 많다. 병을 치료할 때 돈이 거의 들지 않는다든지 공부하고 싶은 사람들이 대학원까지도 다 무료로 배울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복지국가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의료나 교육을 충분히 받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삶에서 필수적인 물이나 호흡할 수 있는 맑은 공기를 충분히 공급받을 수 없다면 어찌 행복하게 산다고 할 수 있겠는가? 따라서 가장 기본적인 복지는 우리 인간이 살아가는데 있어 필수 요소를 충분히 공급받을 수 있는 권리라고 할 수 있다.이러한 의미에서 물 복지는 가장 근본적인 복지의 하나이다. 우리가 삶을 영위하는데 있어 하루라도 먹는 물이 공급되지 않거나, 먹는 물은 있다고 하더라도 음식을 만들거나 목욕,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는 물 공급이 며칠동안 원활하지 않을때의 불편함과 하수도 혜택이 없는 경우에 질병으로부터의 위협과 오염으로부터의 피해는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이와 같은 물 복지를 제대로 실현하기 위해서는 물 공급이 충분해야 하고 또한 목적에 맞게 사용하기에 부족함이 없도록 수질이 보장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물 복지의 혜택은 도시에 있는 시민들뿐만 아니라 시골이나 섬 지역에 있는 주민들도 동등해야 함은 물론이다.그러나 현실은 이와는 크게 동떨어져 있다. 대도시의 경우 먹는 물을 공급하는 상수도나 하수도가 잘 보급되어 있지만 시골이나 섬 지역의 경우는 그렇지 못하다. 시골이나 섬 지역의 경우 동등한 수질의 물을 충분히 공급하기 위해서는 1인당 소요되는 경비가 매우 커서 시설투자를 하기가 어렵다. 이른바, 편익과 비용의 비율을 나타내는 B/C가 맞지않아 시설 투자 결정이 어렵고 이를 위해서는 더 많은 비용이 요구되고 많은 시민들이 더 많은 요금을 지불해야한다. 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