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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방자치단체 재정 위기의 본질과 대책

    지방자치단체 재정 위기의 본질과 대책 지면기사

    [경인일보=]내년도 경기도 과학기술예산이 대폭 감축되었다. 경기과학기술진흥원이 경기도의 지원을 받아 산학연 협력 연구를 지원하는 기술개발사업도 대폭 위축될 전망이다. 문제는 예산의 대폭 감축이 과학기술 분야 뿐 아니라 경제, 복지, 문화, 건설 등 전 분야에서 공통적으로 발생한 현상이라는 점이다. 도가 자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가용재원이 금년 8천700억원에서 내년에는 6천400억원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한다. 가용재원의 규모가 1조6천억원에 달했던 2004년과 비교하면, 내년도 가용재원의 규모는 반도 되지 않는다. 가용재원이 대폭 축소된 원인은 첫째, 도 세수의 3분의2를 차지하는 부동산 거래세가 부동산 경기의 침체로 감소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특히 내년에는 신규 아파트 입주 물량이 대폭 축소되어 경기도 세수는 더 많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둘째, 복지, 보육 분야 등 중앙정부 사업에 대한 매칭 비용이 대폭 증가하였다. 셋째, 학교용지 매입비, 교육청 전출금 등 교육부문에 대한 경기도의 지원이 확대되었다. 이같은 지방자치단체 재정 위기는 경기도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전국의 다른 지자체에서도 공통적인 현상이다. 지방자치단체의 정체성은 가용재원으로 추진하는 자체사업의 내용과 성과를 통해서 확보된다. 일례로 중앙정부가 주도하고 도와 중앙정부가 비용을 공동으로 부담하여 추진하는 복지 사업보다는 도가 자체적으로 추진하는 '무한돌봄' 같은 사업이 도의 정체성과 직결된 사업이라는 것이다. 가용재원의 규모가 계속 축소되어 도가 자체적으로 기획하고 추진하는 사업이 없어진다면, 지방자치제도도 실종된다. 이런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서 경기도는 불요불급한 예산을 줄이고 세수를 늘릴 방침이라고 한다. 그러나 현재의 재정위기는 이런 식으로 접근해서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불요불급 예산을 줄이는 것은 좋은 방안이지만, 이런 방식으로 절감할 수 있는 예산은 제한적이다. 또한 지방자치단체는 세율 조정 등 세수를 획기적으로 늘릴 정책 수단을 갖고 있지 못하다. 지방자치단체 재정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

  • 관계로 커가는 아이들

    관계로 커가는 아이들 지면기사

    [경인일보=]우간다에 갔을 때의 일이다. 길거리에서 한 어린 엄마가 아기를 안고 거의 주저앉아 있는데 많이 힘들어 보였다. 어린 나이도 나이지만, 남편과 가족들에게 보살핌 받지 못하는 티가 역력했다. 같이 간 우간다의 컴패션 직원이 아기 엄마에게 이름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낯선 사람이 말을 걸자(아시아에서 온 한 무리의 사람들이 그 직원의 뒤에 있었기 때문이었을까 ) 아기 엄마가 목을 움츠리며 "바바라…"라고 말을 흐렸다. 나중에 컴패션 사무실에서 다시 만난 그녀는 직원이 이름을 물었을 때 자기가 뭔가를 잘못해서 잡으러 온 줄 알고 무서웠다고 말했다. 그 이야기를 하는 바바라의 얼굴이 환해졌다. 하긴 살벌한 뒷골목에서 누군가 아무 이유 없이 관심을 가져준다는 것은 깜짝 놀랄만한 일일 것이다. 웃음이 많아져 처음 봤을 때와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된 바바라를 보며, 역시 사람을 변화시키는 힘은 '관심'이고, 서로를 알아가는 '관계'에서 비롯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사람들은 생전 만나본 적도 없는,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까지도 IT, 통신 기기들을 활용해 자신의 관계 범위 가운데 집어 넣는다. 이런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도 사람이 사람을 향해 본질적인 변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영향력을 펼치는 건, 역시 이름을 불러주고 신뢰를 쌓아가는 장기적인 관계에서 비롯된다. 어린이들의 성장에도 이런 관계가 더욱 중요하다. 1952년 시작된 컴패션은 불과 2년도 채 안된 1954년부터 1대1 결연을 통해 어린이 양육을 시작했다. 한국전쟁으로 부모를 잃은 어린이들에게는 단순히 밥을 먹이고 옷을 주는 것, 더 나아가 교육을 시켜 주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한 어린이와 한 후원자 또는 한 가정이 결연을 맺고, 고아들은 후원자를 엄마 아빠라고 부르며 전쟁이 준 상처를 회복했다. 지금은 장년층을 훌쩍 넘긴 수혜자들은 어릴 적 부모라 불렀던 사람들의 사진을 꺼내들며 애틋해 한다. 예전에 비해 우리 주변에는 여러 좋은 일을 하는 NGO 단체들도 많아지고, 역할도 다양해졌다. 사람들 사이에서 이제

  • 방과후학교의 올바른 평가를 위하여

    방과후학교의 올바른 평가를 위하여 지면기사

    [경인일보=]방과후학교의 본질은 저소득층 지원 확대를 통한 교육 격차 해소와 아울러 사교육비를 경감하는 데 있다. 이 방과후학교가 교육청을 대상으로 한 2010년 국정감사에서 화두가 되었다. '민간위탁 과정의 교육 비리', '국영수 관련 프로그램 증가', '방과후학교 고액 수강료', '낮은 참여율 및 만족도' 등이 방과후학교에 쏟아진 질타들이다. 그러나 방과후학교의 운영 내용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몇 가지 질타들은 곧 모순에 직면하게 된다. 예체능과 달리 국영수 등 교과의 경우 수준별 다양한 강좌 개설이 용이하다. 학생들의 요구와 다양한 수준을 반영한 강좌 개설로 총 강좌 수가 증가했다면 과연 방과후학교 운영이 교과목 중심으로 운영된다고 평가절하할 수 있는 것인지. 뿐만 아니라 실제 수업에서 시수를 많이 차지하고 있으며 비중이 높은 교과에 대한 보충수업의 차원에서 국영수 교과가 늘어난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또한 학부모들이 국영수 교과 관련 사교육 학원을 보내기보다는 방과후학교에 요구했기 때문이라면 평가는 달라져야 했다. 현행 입시위주 제도하에서 학부모의 국영수 교과에 대한 관심도가 매우 높은 것이 사실이다. 사교육비 흡수 차원에서 교과 중심으로 운영되는 것이 과연 교육정책의 실패인지를 되묻고 싶다. 만약 방과후학교에서 일률적 문제풀이식, 선행학습을 한다면 이는 당연히 타파되어야 한다. 그러나 수준별 다양한 교과관련 강좌 수 증가에 기인하여 총강좌 수가 늘어나고 있음을 지적하는 것은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에 대한 이해 부족이 아닌가 생각한다. 또한 '방과후학교 고액 수강료'와 같은 지적사항에 대해서도 역시 할 말이 많다. 사교육 학원과 달리 학교는 어떤 교과에 대해 거의 매일 내지 주 3회 이상 운영이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렇기에 강사 인력풀을 확보하여 매일 또는 주 3회 이상 실시할 경우 월 수강료가 상향될 수밖에 없으며, 이는 결국 고액 수강료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참여율과 만족도 부문에 있어서도 '○○교육청 참여율 및 만족도 전국 꼴찌'라는 문구는 평가의 도를 넘어서는 비난의 수준

  • 쌀 생산감소? 쌀 공급과잉? 어떻게 해야하나

    쌀 생산감소? 쌀 공급과잉? 어떻게 해야하나 지면기사

    [경인일보=]쌀의 국내 생산은 2002년 이후 2008년까지 국내 소비량보다 평균 20만t씩 부족했는데 생산과잉이라고 오해하고 있다. 국민의 쌀 소비량이 줄고 있는 가운데 생산면적과 생산량도 줄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공급량이 넘쳐서 쌀값이 하락하고, 남아도는 재고량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다니. 매년 늘어가고 있는 의무수입 쌀 때문인가 아니면 통계에도 잡히지 않는 수입쌀이 있는 것인가?식량자급률 26% 밖에 안되는 우리나라가 지금 쌀의 공급과잉으로 쌀 수확기를 앞두고 재고미 처리 문제로 고민을 하고 있다. 쌀은 남아도는데도 쌀 수입은 계속 늘릴 수밖에 없게 되었으니, 이 일을 어찌할 것인가?지난번의 쌀 협상때 수입개방(관세화)을 피해가기 위해 개발도상국으로 인정받으면서 주어진 의무수입 규정에 의한 수입목표량 8%(협상 당시의 우리 국민 쌀 소비량의 8%)가 지난해 30만t을 넘어섰고 매년 2만400여t씩 늘어나고 있다. 그 영향이 공급과잉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의무수입량이 2014년까지 40만8천700여t으로 늘어나고 결국은 쌀시장을 개방하게 될 것이어서 이 문제를 미뤄둘 수만은 없다. 이대로 두면 수입쌀의 공급이 계속 늘어나면서 국내 쌀값의 하락과 시장의 혼란으로 우리 쌀의 생산기반이 무너지게 될지도 모른다.지금 쌀 생산을 줄이려는 정부의 유도정책과 농민들의 작목 전환으로 주곡인 쌀의 생산면적은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는 상태이다. 학계와 정계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우려하는 식량주권 옹호론자들과 쌀 생산감소를 주장하는 소위 개방론자들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그런데 2008년까지는 소비량보다 20만t씩 모자라던 쌀 생산이 2009년의 연례 없는 풍작과 늘어난 의무수입량으로 공급과잉과 가격 폭락을 가져 왔으며 그로인해 수입개방론자들의 입지가 강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수입개방론 측에서는 지금이라도 당장 쌀의 개방(관세화)을 통해 의무수입 되는 쌀의 증량을 막고 국내 쌀값은 떨어뜨려 경쟁력을 높이자는 주장이다. 이 과정에서 경쟁력이 없는 농가들은 쌀농사를 포기하도록

  •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의 성공을 위한 제언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의 성공을 위한 제언 지면기사

    [경인일보=]국제 과학비즈니스벨트사업은 이명박 대통령의 핵심공약 사업이다. 이 사업은 첨예한 첨단기술의 세계 경쟁 속에서 한국의 생존 전략이라는 차원에서 구상되었다. 미래형 첨단 과학을 육성하여, 새로운 산업과 비즈니스를 창출하고, 세계 시장으로 진출하고자 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 사업에 벨트라는 이름을 붙인 이유는 특정지역을 중심으로 지리적 근접성을 가진 혁신 클러스터로 발전시키기 위한 것이다. 과학비즈니스벨트 사업은 기초과학의 인프라를 건설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1단계로 세계 일류의 기초과학을 연구하는 연구원이 설립되며, 이 연구원이 관리를 맡을 대형 연구장비로 중이온 가속기가 건설된다. 그 다음 단계는 신설되는 과학기술 인프라를 활용하여 새로운 비즈니스와 산업을 창출한다. 정부는 이 사업을 위해서 3조5천억원의 국비를 투입할 계획이다. 이 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되면, 1만6천개의 좋은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사업은 한국의 기술전략을 모방에서 창조로 전환하는데 큰 기여를 할 것이다. 현정부 출범 이후 여야의 폭 넓은 지지를 받고 순항하던 이 사업의 추진에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한 것은 행정복합도시 추진과 이 사업이 연계된 이후이다. 정부는 세종시 수정안을 제시하면서, 과학비즈니스벨트 사업을 정부청사 입주의 대안으로 제시한 바 있다. 그 제안이 순탄하게 진행되었다면, 비즈니스벨트 사업도 순조로이 진행되었겠지만, 세종시 수정안이 우여곡절을 겪는 과정에서 과학비즈니스벨트 추진도 큰 영향을 받게 되었다. 세종시와 연계가 안되었다면, 작년에 입법되었을 과학비즈니스벨트 특별법이 현재까지 국회에서 계류되어 처리가 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과학비즈니스벨트 사업은 세계와의 경쟁에서 한국의 생존을 위한 필수 사업으로 세종시의 건설이나 수도 이전 문제와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다. 더욱이 과학비즈니스벨트 사업은 지역간 균형 발전을 위해서 기획된 사업도 아니다. 이 사업의 핵심 내용은 이미 청사진이 마련된 상태이며, 현재는 어디에 입지를 선정하고, 어떤 속도로 추진할 것인가 등 절차적인 문제들이 조속히 결정

  • 꿈이 없는 아이들을 향한 부탁

    꿈이 없는 아이들을 향한 부탁 지면기사

    [경인일보=]실물크기의 3분의1로 축소한 항공사, 방송국, 은행 등이 있는 어린이 직업 체험시설에 가 볼 기회가 있었다. 폼 나는 제복을 입고 경찰관, 소방관 역할도 할 수 있고, 자동차 정비 기술자나 제빵사도 돼 볼 수 있는 곳이다. 막연했던 각각의 직업들을 나름 진지한 자세로 '맛'보고 있는 초등학생들을 보면서, 요즘 젊은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꿈을 심어주기 위해 정말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그런데 아이들이 좀 크면, 부모들의 이런 극진한 노력도 종종 배신(?)을 당하는 듯하다. 얼마전 중학교에 다니는 아들을 키우는 직원의 고민을 들었다. 성적이 제법 상위권이어서 어떻게 하면 잘 유지할 수 있게 도와줄까 고민하던 엄마의 기대와 달리, 아들은 2학기 중간고사를 앞두고,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폭탄 발언을 했다는 것이다. '더 나은 삶을 위해서',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 '학생의 본문이니까' 갖가지 당위성을 설명해 봤지만, 아이는 도무지 납득하고 수긍하는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그 직원은 결국, '그래서 넌 뭐가 될 건데?', '꿈이 있을 거 아냐? 그게 공부 없이도 되는 거면, 공부 안 해도 돼' 라고 마지막 수를 던져 보았더니, 돌아오는 답은 '하고 싶은 거 없어요'였다고. '아마도 사춘기여서 그렇겠지' 싶다가도, 그저 어느 집 아들이야기에서 그칠 문제가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요즘 우리 아이들에게 '나중에 커서 뭐 될래?'라고 질문하면, 돌아오는 답의 열에 여덟, 아홉은 '몰라요'다. 미국에 살 때, 대부분의 십대들이 꿈이 없는 그 나라의 미래가 걱정스러웠던 적이 있는데, 지금 한국의 청소년들이 그런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반면, 컴패션 수혜국 현지에서 만나는 어린이들에게 꿈이 뭐냐고 물으면, '경찰이 되어서 엄마를 지켜주고 싶다', '의사가 되어 아빠 병을 고쳐주겠다', '선생님이 되어 동생을 가르쳐 주고 싶다' 등 이유까지 보태서, 척척 답을 한다. 컴패션이 보는 '가난'은 개인의 삶에 선택의 기회가 없는 것을 말한다.가난의 원인은

  • 다함께 행복한 사회를 위한 다문화교육

    다함께 행복한 사회를 위한 다문화교육 지면기사

    [경인일보=]올해 초 국내 거주 외국인이 120만명에 달한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다. 이제 우리나라도 다문화 시대에 진입하였다고 판단할 수 있다. 지하철 혹은 노선 버스를 타보면 한두 분의 외국인을 쉽게 접할 수 있으며, 일일 드라마나 티브이 쇼 프로그램에서도 심심찮게 외국인들이 등장한다. 그 뿐인가. 일명 '미수다(미녀들의 수다)'의 경우처럼 국내 거주 외국인 여성들이 경험하는 한국 생활을 생생하게 풀어내고 있는 프로그램도 있다. 이제는 정말 다문화란 용어가 생경하지 않게 받아들여지는 것 같다. 그런데 역사를 되짚어 보면 외국인의 도래가 요즘의 일만이 아님을 쉽게 알 수 있다. 우리 민족은 오래 전부터 다양한 외래 민족들을 포용하여 다문화사회를 이루어 살고 있었다. 고려 초 약 100년 동안 출세를 위해 찾아온 중국인들과 유민, 포로 신분으로 온 발해인과 여진인, 거란인을 포함해 귀화인은 약 17만명에 달했다고 한다. 고려 가요 '쌍화점'은 고려시대 이슬람 상인(회회아비)과 고려 여인간 스캔들을 표현한 작품이다. 민간에서 널리 부르던 노래에 이슬람이 등장할 만큼 고려시대 이슬람은 낯설기만 한 이방인이 아니었다. 고려시대 무역항인 예성강 하구 벽란도는 이슬람 지역을 비롯해 각국에서 몰려온 상인들로 북적이는 국제 무역도시였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다양한 나라의 외국인들이 모여들었고 이들 중 많은 수가 한국 사회에 동화되어 편입될 수밖에 없었다. 정수일 교수에 따르면 족보가 발달한 우리나라의 경우, 275개(1985년 통계) 성씨가 있는데, 그중 귀화성이 무려 136개를 헤아린다고 한다. 시대별로 보면, 신라 때 40여개, 고려와 조선시대에 각각 60여개와 30여개인데, 그 가운데 절대다수인 약 130개가 중국계 귀화성이라고 밝히고 있다. 특히 화산 이씨의 경우는 귀화 성씨로 베트남인 이용상(李龍祥)이 시조이다.이렇게 보면 우리 사회는 이미 오래전부터 다문화 사회를 이루고 살아왔으며, 우리 생활의 많은 부분을 다문화로 구성해오고 있다. 다시 말해 최근에 화두가 되고 있는 '다문화'는 결코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

  • 농업이 효자산업 될 수 있다

    농업이 효자산업 될 수 있다 지면기사

    [경인일보=]유학시절 독일의 괴팅엔대학에서 함께 공부했던 친구가 찾아왔다. 우리나라의 친환경농업 관련 국제행사에 초청되었단다. 그가 귀국하기 전날밤 독일의 농업정책이 유럽연합이라는 틀 속에서 어려움을 겪는, 그래서 가격경쟁력이 있는 몇 개의 품목 외에는 모두 고품질 위주의 친환경유기농으로 관심을 모아갈 수밖에 없는 정치적이고 지역적인 여건에 대해 실감나게 나누었다. 그리고 한국의 농업정책이 어려움에 처해있는 점도 충분히 나누었으며 취약한 영농기반에 대해서도 이해를 함께 했다. 그러나 그는 "한국처럼 주변의 농산물시장여건이 좋은 나라가 얼마나 될까?"라는 반문으로 우리나라의 농업 전망에 대한 큰 의미를 던져주었다.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은 약 26% 수준이고 식량을 포함하는 농산물자급률은 약 23%수준이다. 우리의 농산물생산이 품목에 따라서는 남아도는 것도 있지만 대부분이 모자라서 70%이상의 농산물을 수입으로 충당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우리 국민의 농산물수요에 30%도 공급하지 못하는 땅덩어리를 가지고 우리 국민의 몇 십배 인구가 모여 사는 이곳(동아시아)에서 농업정책이 어렵다니…. 생각을 바꾸어보자. 이제 국제무역기구(WTO)가 주도하고 있는 농산물시장개방은 주어진 여건이며 피할 수 없는 과정이다. 그리고 이것은 이제 우리에게 좋은 기회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농산물의 수입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에만 고민하지 말고 우리의 농산물을 어떻게 수출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때인 것이다. 우리 농업이 수출을 위해 국제경쟁력을 가지려면 생산기술 뿐만 아니라 생산이후의 가공, 저장, 유통 등 농산업화 기술도 발전되어야 한다. 농산물은 원료농산물 자체로는 경쟁력이 없어도 이를 가공하거나 저장 유통시키는 기술에 의해 보다 높은 경쟁력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농산물수출정책' 하면 사람들은 먼저 '경쟁력'을 생각하고 '경쟁력' 하면 대부분이 가격경쟁력을 먼저 손꼽는다. 그러나 농산물이나 식품의 소비는 가격만으로 결정되지 않고 품질에 의해 결정되는 경우가 더 많다. 따라서 우리는 높은 기술력을 활용한 품질 고급

  • 소프트웨어 산업의 미래와 수도권

    소프트웨어 산업의 미래와 수도권 지면기사

    [경인일보=]미래의 유망산업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소프트웨어 산업은 대표적인 서울산업이다. 종사자수를 기준으로 하면 소프트웨어 산업의 83%가 서울에 있다. 경기도의 비중은 7%이며 나머지 전국 비중은 10%에 불과하다.한국의 소프트웨어 산업은 1990년대 강남의 테헤란로를 중심으로 다수의 벤처기업이 창업되면서 본격적으로 발전하였다. 테헤란밸리가 포화상태에 이른 2000년대 이후에는 그 구심점이 구로의 디지털 산업단지로 전환되었다.소프트웨어 산업이 서울 중심으로 발전하게 된 이유는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서울은 소프트웨어 산업이 필요로 하는 하부구조, 즉 생태계가 가장 잘 갖추어진 곳이다. 우수한 소프트웨어 전문인력이 가장 풍부하며, IT와 관련한 세계 시장 동향, 기술정보 등을 가장 손쉽게 얻을 수 있다. 나아가 이공계 대학, 벤처캐피털, 금융기관 등 소프트웨어 산업을 간접적으로 지원하는 조직들이 인근에 존재한다. 둘째, 서울에는 소프트웨어 산업과 관련된 전후방 관련 산업이 다수 집적되어 있어서 상호 협력과 네트워킹이 용이하다. 소프트웨어의 수요처도 서울에 가장 많다.이런 서울의 입지적 장점 때문에 서울 이외의 지역에서 소프트웨어 산업을 진흥하기가 앞으로도 쉽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서울 중심의 산업 구조는 서울의 과밀화와 수도권 교통난을 촉진할 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산업의 향후 발전에도 바람직하지 않다. 저렴한 가격에 아파트형 공장을 공급하면서 소프트웨어 산업의 요람으로 성장한 구로 디지털밸리도 이제는 포화상태로 공장과 사무실의 가격이 비싸다. 또한 근처의 유휴 토지도 거의 다 사용되어 앞으로 확장에 필요한 신규 토지의 공급이 어렵다. 정부는 소프트웨어 산업을 미래의 성장동력으로 선정하고 이 산업을 진흥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펴고 있다. 소프트웨어 산업의 인력을 현재 12만명에서 향후 3년 이내에 28만명으로 증가시킨다는 야심찬 비전을 올 2월에 발표한 바 있다. 정부의 발표가 아니라도 소프트웨어 산업의 입지 수요는 앞으로 계속 증가할 것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이를 거꾸로 해석하면

  • 편지의 힘

    편지의 힘 지면기사

    [경인일보=]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이 갈수록 높아지면서 이와 관련한 새로운 기술들이 매일같이 진화하고 있는 이때, 지구 한 편에는 '편지'만이 소통의 방법인 나라들이 여전히 많이 있다. 특히 태어나서 마을 밖으로는 한 번도 나가본 일 없는 가난한 어린이들에게, 편지는 세상과 연결해 주는 유일한 '다리'요, '창'이다. 그런데 컴패션 사무실에 도착하는 후원자들의 편지는 어린이가 보내오는 편지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한국 후원자를 둔 어린이가 전세계에 총 8만여명인데, 결연 이후 한번도 편지를 받아보지 못한 어린이 수가 3만3천여명에 달한다. 어린이센터의 다른 친구들이 해외 후원자로부터 사진이 든 편지를 받아볼 때, 부러운 시선으로 그저 바라보기만 하는 어린이의 심정은 어떨까? 답장은 받을 수 있을거란 기대감으로 열심히 소식을 전했지만, 한 달 두 달이 지나도 단 한 장의 편지를 받아보지 못할 때의 그 기다림은 또 얼마나 애가 닳을까? 문득문득 미안한 마음이 들긴 하지만, 바쁜 일상에, 더구나 우리한테는 때마다 편지나 카드를 써 보내는 일이 익숙하지 않기에, 시간을 내고 정성을 쏟아 편지를 쓴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어린이에게 후원자의 편지가 어떤 의미인지 잘 안다면, 얘기가 달라진다.수혜국 현지에 가서 가정방문을 할 때면, 어린이들은 "너희 후원자는 어떤 분이니"라는 질문에 하나같이 고이 간직했던 편지를 자랑하듯 꺼내 보인다. 어린이들에게 편지는 즉, 유형으로 느껴지는 후원자의 '존재감'인 것이다. 편지를 받고 읽는 순간과 과정은 어린이를 세상의 주인공으로 만들어 준다. 내용이 짧든 길든 종이 위의 글씨들이, 이젠 혼자가 아니란 걸 일깨워준다. 이 만큼 소중한 편지들이 수혜국의 열악한 체신 사정으로 인해 분실되어선 안되기에, 대부분의 현지 사무실에서는 상당량의 편지를 인편으로 직접 전달하고 있다.태국 컴패션에서 이 일을 담당하고 있는 직원인 앨런은 편지의 '힘'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다. 그는 아홉 살부터 열여덟 살까지 9년동안 컴패션 후원을 받으며 성장한 '컴패션 출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