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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눔 찬가

    나눔 찬가 지면기사

    [경인일보=]누군가를 돕는 사람들의 얼굴을 보면 생기가 넘친다. 때때로 무엇이 저렇게 사람들에게 힘을 내게 할까 궁금할 때가 있다. 금전적으로나 시간적으로, 전혀 이익이 되지 않는, 오히려 자신의 것을 내어주는 데에 왜 그렇게 열심을 낼까 싶은 것이다.얼마 전 부산에서 한국컴패션 행사가 있었다. 많은 컴패션 후원자들이 5일 동안이라는 행사기간내내 자신이 나눔 활동을 하면서 받은 감동과 기쁨을 이야기했다. 그 중에서도 첫날 광저우 아시안 게임 금메달리스트 장미란 선수의 깜짝 방문은 행사를 주관한 우리 쪽이나 행사 참석자들 모두에게 큰 선물이 되었다. 중국에서 돌아와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바로 부산으로 왔으니 장미란 선수의 어린이를 향한 마음이 얼마나 컸는지 짐작해 볼 수 있었다. 이 일은 자신이 좋아서 하는 일이니, 나눔활동에 관련된 질문만 해달라고 기자들에게 정중히 양해를 구하는 모습을 보며 다시 한 번 나눔활동을 하는 사람들의 열정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살면서 때로는 힘든 일에 처할 때도 있고 모든 것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가 있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일년 중 반을 수혜국 현지로 후원자들을 인솔하며 양육현장을 안내하고 국제회의에 참석한다. 때로는 시차 때문에 잠을 못자 며칠씩 뜬눈으로 밤을 새우며 몸을 혹사하기도 한다. 모처럼 사무실에 나가게 되기라도 하면 줄을 잇는 설교와 강의, 인터뷰가 기다린다. 그럴 때 매월 후원금을 보내고 있는 어린이들의 얼굴이 생각나면 이런 일들을 이겨낼 동기가 생긴다. 아이들을 위해 힘을 내야 하고 이 일을 지속해야겠다고 스스로를 다짐하게 된다. 그런데 신기한 일은 이런 컴패션과 전혀 상관없는 일에 종사하고 있는 다른 후원자들 역시 같은 경험을 들려준다는 것이다.처음 한 어린이를 결연했을 때가 생각이 난다. 한 작은 어린이가 고맙다고 말해주는 것은 갑자기 평범한 일상이 커다란 선물처럼 느껴지게 하는 사건이다. 스스로를 돌아봤을 때, 그때만큼 나 자신을 괜찮은 사람으로 돌아볼 수 있게 한 때는 이전에는 없었던 것 같다.주변을 돌아보면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가끔씩 자

  • 공정사회를 위해 교육이 실천해야 할 일

    공정사회를 위해 교육이 실천해야 할 일 지면기사

    [경인일보=]요즘 들어 마이클 샌델 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란 책이 비문학 분야의 스테디 셀러로 평가받고 있다. 때맞추어 우리나라에서는 '공정 사회'가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아마 이렇게 '공정 사회'가 부상한 이유는 이명박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공정한 사회'를 새로운 국정지표로 제시하면서부터인 것 같다.한국행정연구원의 설문조사(2007년)에 의하면 우리 국민의 72%는 '정부가 소수 특권층의 이익을 위하고 있다'고 여기고 있다고 한다. 이런 맥락에서 '공정한 사회'란 화두가 국민적 공감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본다. 구태여 통계를 보지 않더라도 주변의 수많은 비공정한 현상을 경험할 수 있다. 특히 장관 내정자들이 지난 청문회에서 보여 준 비공정한 실태들은 우리 지도층이 얼마나 공정성을 지니고 있을까 하는 의혹이 들었다. 또한 우리 사회에서 겪어야 하는 학벌·지역 등에 따른 차별을 생각해 보자. 중요한 것은 이 대통령이 제기한 '공정한 사회'에 대한 진정성의 여부나 세습에 대한 도덕적 비판에 있는 것이 아니라 공정 사회를 이루려고 하는 시민들의 의지 내지는 합의이다.그렇다면 우리는 공정한 사회가 어떤 모습의 사회이고 이 공정 사회를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라는 두 가지의 과제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전자의 경우, 공정 사회란 절차와 과정과 규정이 준수되고 이를 뒷받침할 법치주의가 실현되어 있는 사회이어야 한다. 또한 인권을 중시해야 하며 시민의 도덕성이 회복된 사회일 것이다. 또 하나의 과제는 이런 공정 사회를 위해 어떻게 실천해야 하는가의 문제이다. 실제로 우리 사회는 일제 식민지, 한국 전쟁, IMF위기로 인해 급격한 변동을 겪었기에 늘 생존에 급급해왔다. 따라서 공정한 사회를 이룩할 여건이 성숙치 않았다. 뿐만 아니라 조직의 생존 논리를 앞세워 불공정 행위를 정당화하고 이것이 누적되어 불공정 사회를 고착화시키기까지 했다.이런 맥락에서 '공정 사회'는 어느 날 갑자기 화두가 될 문제가 아닌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것이 국민적 공감대와 공론화를 가져왔다고 하여 더불어 해결책도 일시에 나오는

  • 농어촌 노인공동거주제

    농어촌 노인공동거주제 지면기사

    [경인일보=]경남 하동군이 홀로 사는 노인들을 한 공간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하는 공동거주제를 추진해 다른 지역 농어촌 노인들의 부러움과 관심을 끌고 있다는 농업관련 신문의 보도가 있었다. 공동거주제의 내용을 보면 "혼자 생활하는 노인들이 불의의 사고나 질병 등 위급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하는 농어촌 고령화 사회의 안전망 구축"이라는 목적을 내세우고 있지만 타 지역 노인들의 부러움은 그것 외에도 식사와 주거, 난방 등 혼자서는 불편했던 생활불편 문제와 외로움을 해결하게 된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 사업은 농어촌 노인들의 4고(苦)라 불리는 고독과 질병, 무위, 빈곤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효율적인 정책으로 농어촌 노인들의 '삶의 질' 향상에 크게 기여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우리나라의 농가인구 중 60세 이상의 노령인구는 이미 2009년에 43.5%이고 65세 이상의 고령층만 해도 33.3%를 넘어섰다. 농어촌 인구는 줄고 있지만 60세 이상의 노령층은 귀농으로 늘어나고 있어 농어촌의 고령화 속도는 도시의 두배가 넘는 실정이다. 이중 영세농과 고령농, 영농이 어려워진 은퇴농들의 생활이 상대적으로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조사연구보고서는 이미 여러차례 발표된 적이 있다. 특히 농업에 종사해온 고령농민들이 힘이 부쳐 영농이 어려워지는 경우 노후대책이 미비하여 생활도 어렵게 되는 일반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알려진 사실이다. 더욱 서글픈 것은 최근까지의 사망원인 통계를 분석한 결과, 농약사고 사망자가 연간 약 1천200명인데 이중 70%정도가 음독사망이었고 그 음독사망자 중 대부분이 60세 이상의 노령자라는 것이다.이들은 그동안 자녀교육을 위해 버는 돈이 모자라면 자갈논까지 팔아 키워 왔으나 시대가 변하고 성공한 자식이 소위 '신식 며느리'를 얻게 되고, 그 며느리가 부모님 모시기 싫다고 선언하면서 고민은 시작된다. 장날 장에서 만난 친구가 "여보게 김서방! 자네 아들이 고시합격했다며…, 좋겠다. 한잔 사!" 그래서 술 한 잔 걸치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고민한다. 아파

  • 지방자치단체 재정 위기의 본질과 대책

    지방자치단체 재정 위기의 본질과 대책 지면기사

    [경인일보=]내년도 경기도 과학기술예산이 대폭 감축되었다. 경기과학기술진흥원이 경기도의 지원을 받아 산학연 협력 연구를 지원하는 기술개발사업도 대폭 위축될 전망이다. 문제는 예산의 대폭 감축이 과학기술 분야 뿐 아니라 경제, 복지, 문화, 건설 등 전 분야에서 공통적으로 발생한 현상이라는 점이다. 도가 자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가용재원이 금년 8천700억원에서 내년에는 6천400억원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한다. 가용재원의 규모가 1조6천억원에 달했던 2004년과 비교하면, 내년도 가용재원의 규모는 반도 되지 않는다. 가용재원이 대폭 축소된 원인은 첫째, 도 세수의 3분의2를 차지하는 부동산 거래세가 부동산 경기의 침체로 감소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특히 내년에는 신규 아파트 입주 물량이 대폭 축소되어 경기도 세수는 더 많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둘째, 복지, 보육 분야 등 중앙정부 사업에 대한 매칭 비용이 대폭 증가하였다. 셋째, 학교용지 매입비, 교육청 전출금 등 교육부문에 대한 경기도의 지원이 확대되었다. 이같은 지방자치단체 재정 위기는 경기도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전국의 다른 지자체에서도 공통적인 현상이다. 지방자치단체의 정체성은 가용재원으로 추진하는 자체사업의 내용과 성과를 통해서 확보된다. 일례로 중앙정부가 주도하고 도와 중앙정부가 비용을 공동으로 부담하여 추진하는 복지 사업보다는 도가 자체적으로 추진하는 '무한돌봄' 같은 사업이 도의 정체성과 직결된 사업이라는 것이다. 가용재원의 규모가 계속 축소되어 도가 자체적으로 기획하고 추진하는 사업이 없어진다면, 지방자치제도도 실종된다. 이런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서 경기도는 불요불급한 예산을 줄이고 세수를 늘릴 방침이라고 한다. 그러나 현재의 재정위기는 이런 식으로 접근해서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불요불급 예산을 줄이는 것은 좋은 방안이지만, 이런 방식으로 절감할 수 있는 예산은 제한적이다. 또한 지방자치단체는 세율 조정 등 세수를 획기적으로 늘릴 정책 수단을 갖고 있지 못하다. 지방자치단체 재정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

  • 관계로 커가는 아이들

    관계로 커가는 아이들 지면기사

    [경인일보=]우간다에 갔을 때의 일이다. 길거리에서 한 어린 엄마가 아기를 안고 거의 주저앉아 있는데 많이 힘들어 보였다. 어린 나이도 나이지만, 남편과 가족들에게 보살핌 받지 못하는 티가 역력했다. 같이 간 우간다의 컴패션 직원이 아기 엄마에게 이름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낯선 사람이 말을 걸자(아시아에서 온 한 무리의 사람들이 그 직원의 뒤에 있었기 때문이었을까 ) 아기 엄마가 목을 움츠리며 "바바라…"라고 말을 흐렸다. 나중에 컴패션 사무실에서 다시 만난 그녀는 직원이 이름을 물었을 때 자기가 뭔가를 잘못해서 잡으러 온 줄 알고 무서웠다고 말했다. 그 이야기를 하는 바바라의 얼굴이 환해졌다. 하긴 살벌한 뒷골목에서 누군가 아무 이유 없이 관심을 가져준다는 것은 깜짝 놀랄만한 일일 것이다. 웃음이 많아져 처음 봤을 때와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된 바바라를 보며, 역시 사람을 변화시키는 힘은 '관심'이고, 서로를 알아가는 '관계'에서 비롯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사람들은 생전 만나본 적도 없는,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까지도 IT, 통신 기기들을 활용해 자신의 관계 범위 가운데 집어 넣는다. 이런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도 사람이 사람을 향해 본질적인 변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영향력을 펼치는 건, 역시 이름을 불러주고 신뢰를 쌓아가는 장기적인 관계에서 비롯된다. 어린이들의 성장에도 이런 관계가 더욱 중요하다. 1952년 시작된 컴패션은 불과 2년도 채 안된 1954년부터 1대1 결연을 통해 어린이 양육을 시작했다. 한국전쟁으로 부모를 잃은 어린이들에게는 단순히 밥을 먹이고 옷을 주는 것, 더 나아가 교육을 시켜 주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한 어린이와 한 후원자 또는 한 가정이 결연을 맺고, 고아들은 후원자를 엄마 아빠라고 부르며 전쟁이 준 상처를 회복했다. 지금은 장년층을 훌쩍 넘긴 수혜자들은 어릴 적 부모라 불렀던 사람들의 사진을 꺼내들며 애틋해 한다. 예전에 비해 우리 주변에는 여러 좋은 일을 하는 NGO 단체들도 많아지고, 역할도 다양해졌다. 사람들 사이에서 이제

  • 방과후학교의 올바른 평가를 위하여

    방과후학교의 올바른 평가를 위하여 지면기사

    [경인일보=]방과후학교의 본질은 저소득층 지원 확대를 통한 교육 격차 해소와 아울러 사교육비를 경감하는 데 있다. 이 방과후학교가 교육청을 대상으로 한 2010년 국정감사에서 화두가 되었다. '민간위탁 과정의 교육 비리', '국영수 관련 프로그램 증가', '방과후학교 고액 수강료', '낮은 참여율 및 만족도' 등이 방과후학교에 쏟아진 질타들이다. 그러나 방과후학교의 운영 내용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몇 가지 질타들은 곧 모순에 직면하게 된다. 예체능과 달리 국영수 등 교과의 경우 수준별 다양한 강좌 개설이 용이하다. 학생들의 요구와 다양한 수준을 반영한 강좌 개설로 총 강좌 수가 증가했다면 과연 방과후학교 운영이 교과목 중심으로 운영된다고 평가절하할 수 있는 것인지. 뿐만 아니라 실제 수업에서 시수를 많이 차지하고 있으며 비중이 높은 교과에 대한 보충수업의 차원에서 국영수 교과가 늘어난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또한 학부모들이 국영수 교과 관련 사교육 학원을 보내기보다는 방과후학교에 요구했기 때문이라면 평가는 달라져야 했다. 현행 입시위주 제도하에서 학부모의 국영수 교과에 대한 관심도가 매우 높은 것이 사실이다. 사교육비 흡수 차원에서 교과 중심으로 운영되는 것이 과연 교육정책의 실패인지를 되묻고 싶다. 만약 방과후학교에서 일률적 문제풀이식, 선행학습을 한다면 이는 당연히 타파되어야 한다. 그러나 수준별 다양한 교과관련 강좌 수 증가에 기인하여 총강좌 수가 늘어나고 있음을 지적하는 것은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에 대한 이해 부족이 아닌가 생각한다. 또한 '방과후학교 고액 수강료'와 같은 지적사항에 대해서도 역시 할 말이 많다. 사교육 학원과 달리 학교는 어떤 교과에 대해 거의 매일 내지 주 3회 이상 운영이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렇기에 강사 인력풀을 확보하여 매일 또는 주 3회 이상 실시할 경우 월 수강료가 상향될 수밖에 없으며, 이는 결국 고액 수강료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참여율과 만족도 부문에 있어서도 '○○교육청 참여율 및 만족도 전국 꼴찌'라는 문구는 평가의 도를 넘어서는 비난의 수준

  • 쌀 생산감소? 쌀 공급과잉? 어떻게 해야하나

    쌀 생산감소? 쌀 공급과잉? 어떻게 해야하나 지면기사

    [경인일보=]쌀의 국내 생산은 2002년 이후 2008년까지 국내 소비량보다 평균 20만t씩 부족했는데 생산과잉이라고 오해하고 있다. 국민의 쌀 소비량이 줄고 있는 가운데 생산면적과 생산량도 줄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공급량이 넘쳐서 쌀값이 하락하고, 남아도는 재고량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다니. 매년 늘어가고 있는 의무수입 쌀 때문인가 아니면 통계에도 잡히지 않는 수입쌀이 있는 것인가?식량자급률 26% 밖에 안되는 우리나라가 지금 쌀의 공급과잉으로 쌀 수확기를 앞두고 재고미 처리 문제로 고민을 하고 있다. 쌀은 남아도는데도 쌀 수입은 계속 늘릴 수밖에 없게 되었으니, 이 일을 어찌할 것인가?지난번의 쌀 협상때 수입개방(관세화)을 피해가기 위해 개발도상국으로 인정받으면서 주어진 의무수입 규정에 의한 수입목표량 8%(협상 당시의 우리 국민 쌀 소비량의 8%)가 지난해 30만t을 넘어섰고 매년 2만400여t씩 늘어나고 있다. 그 영향이 공급과잉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의무수입량이 2014년까지 40만8천700여t으로 늘어나고 결국은 쌀시장을 개방하게 될 것이어서 이 문제를 미뤄둘 수만은 없다. 이대로 두면 수입쌀의 공급이 계속 늘어나면서 국내 쌀값의 하락과 시장의 혼란으로 우리 쌀의 생산기반이 무너지게 될지도 모른다.지금 쌀 생산을 줄이려는 정부의 유도정책과 농민들의 작목 전환으로 주곡인 쌀의 생산면적은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는 상태이다. 학계와 정계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우려하는 식량주권 옹호론자들과 쌀 생산감소를 주장하는 소위 개방론자들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그런데 2008년까지는 소비량보다 20만t씩 모자라던 쌀 생산이 2009년의 연례 없는 풍작과 늘어난 의무수입량으로 공급과잉과 가격 폭락을 가져 왔으며 그로인해 수입개방론자들의 입지가 강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수입개방론 측에서는 지금이라도 당장 쌀의 개방(관세화)을 통해 의무수입 되는 쌀의 증량을 막고 국내 쌀값은 떨어뜨려 경쟁력을 높이자는 주장이다. 이 과정에서 경쟁력이 없는 농가들은 쌀농사를 포기하도록

  •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의 성공을 위한 제언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의 성공을 위한 제언 지면기사

    [경인일보=]국제 과학비즈니스벨트사업은 이명박 대통령의 핵심공약 사업이다. 이 사업은 첨예한 첨단기술의 세계 경쟁 속에서 한국의 생존 전략이라는 차원에서 구상되었다. 미래형 첨단 과학을 육성하여, 새로운 산업과 비즈니스를 창출하고, 세계 시장으로 진출하고자 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 사업에 벨트라는 이름을 붙인 이유는 특정지역을 중심으로 지리적 근접성을 가진 혁신 클러스터로 발전시키기 위한 것이다. 과학비즈니스벨트 사업은 기초과학의 인프라를 건설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1단계로 세계 일류의 기초과학을 연구하는 연구원이 설립되며, 이 연구원이 관리를 맡을 대형 연구장비로 중이온 가속기가 건설된다. 그 다음 단계는 신설되는 과학기술 인프라를 활용하여 새로운 비즈니스와 산업을 창출한다. 정부는 이 사업을 위해서 3조5천억원의 국비를 투입할 계획이다. 이 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되면, 1만6천개의 좋은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사업은 한국의 기술전략을 모방에서 창조로 전환하는데 큰 기여를 할 것이다. 현정부 출범 이후 여야의 폭 넓은 지지를 받고 순항하던 이 사업의 추진에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한 것은 행정복합도시 추진과 이 사업이 연계된 이후이다. 정부는 세종시 수정안을 제시하면서, 과학비즈니스벨트 사업을 정부청사 입주의 대안으로 제시한 바 있다. 그 제안이 순탄하게 진행되었다면, 비즈니스벨트 사업도 순조로이 진행되었겠지만, 세종시 수정안이 우여곡절을 겪는 과정에서 과학비즈니스벨트 추진도 큰 영향을 받게 되었다. 세종시와 연계가 안되었다면, 작년에 입법되었을 과학비즈니스벨트 특별법이 현재까지 국회에서 계류되어 처리가 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과학비즈니스벨트 사업은 세계와의 경쟁에서 한국의 생존을 위한 필수 사업으로 세종시의 건설이나 수도 이전 문제와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다. 더욱이 과학비즈니스벨트 사업은 지역간 균형 발전을 위해서 기획된 사업도 아니다. 이 사업의 핵심 내용은 이미 청사진이 마련된 상태이며, 현재는 어디에 입지를 선정하고, 어떤 속도로 추진할 것인가 등 절차적인 문제들이 조속히 결정

  • 꿈이 없는 아이들을 향한 부탁

    꿈이 없는 아이들을 향한 부탁 지면기사

    [경인일보=]실물크기의 3분의1로 축소한 항공사, 방송국, 은행 등이 있는 어린이 직업 체험시설에 가 볼 기회가 있었다. 폼 나는 제복을 입고 경찰관, 소방관 역할도 할 수 있고, 자동차 정비 기술자나 제빵사도 돼 볼 수 있는 곳이다. 막연했던 각각의 직업들을 나름 진지한 자세로 '맛'보고 있는 초등학생들을 보면서, 요즘 젊은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꿈을 심어주기 위해 정말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그런데 아이들이 좀 크면, 부모들의 이런 극진한 노력도 종종 배신(?)을 당하는 듯하다. 얼마전 중학교에 다니는 아들을 키우는 직원의 고민을 들었다. 성적이 제법 상위권이어서 어떻게 하면 잘 유지할 수 있게 도와줄까 고민하던 엄마의 기대와 달리, 아들은 2학기 중간고사를 앞두고,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폭탄 발언을 했다는 것이다. '더 나은 삶을 위해서',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 '학생의 본문이니까' 갖가지 당위성을 설명해 봤지만, 아이는 도무지 납득하고 수긍하는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그 직원은 결국, '그래서 넌 뭐가 될 건데?', '꿈이 있을 거 아냐? 그게 공부 없이도 되는 거면, 공부 안 해도 돼' 라고 마지막 수를 던져 보았더니, 돌아오는 답은 '하고 싶은 거 없어요'였다고. '아마도 사춘기여서 그렇겠지' 싶다가도, 그저 어느 집 아들이야기에서 그칠 문제가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요즘 우리 아이들에게 '나중에 커서 뭐 될래?'라고 질문하면, 돌아오는 답의 열에 여덟, 아홉은 '몰라요'다. 미국에 살 때, 대부분의 십대들이 꿈이 없는 그 나라의 미래가 걱정스러웠던 적이 있는데, 지금 한국의 청소년들이 그런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반면, 컴패션 수혜국 현지에서 만나는 어린이들에게 꿈이 뭐냐고 물으면, '경찰이 되어서 엄마를 지켜주고 싶다', '의사가 되어 아빠 병을 고쳐주겠다', '선생님이 되어 동생을 가르쳐 주고 싶다' 등 이유까지 보태서, 척척 답을 한다. 컴패션이 보는 '가난'은 개인의 삶에 선택의 기회가 없는 것을 말한다.가난의 원인은

  • 다함께 행복한 사회를 위한 다문화교육

    다함께 행복한 사회를 위한 다문화교육 지면기사

    [경인일보=]올해 초 국내 거주 외국인이 120만명에 달한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다. 이제 우리나라도 다문화 시대에 진입하였다고 판단할 수 있다. 지하철 혹은 노선 버스를 타보면 한두 분의 외국인을 쉽게 접할 수 있으며, 일일 드라마나 티브이 쇼 프로그램에서도 심심찮게 외국인들이 등장한다. 그 뿐인가. 일명 '미수다(미녀들의 수다)'의 경우처럼 국내 거주 외국인 여성들이 경험하는 한국 생활을 생생하게 풀어내고 있는 프로그램도 있다. 이제는 정말 다문화란 용어가 생경하지 않게 받아들여지는 것 같다. 그런데 역사를 되짚어 보면 외국인의 도래가 요즘의 일만이 아님을 쉽게 알 수 있다. 우리 민족은 오래 전부터 다양한 외래 민족들을 포용하여 다문화사회를 이루어 살고 있었다. 고려 초 약 100년 동안 출세를 위해 찾아온 중국인들과 유민, 포로 신분으로 온 발해인과 여진인, 거란인을 포함해 귀화인은 약 17만명에 달했다고 한다. 고려 가요 '쌍화점'은 고려시대 이슬람 상인(회회아비)과 고려 여인간 스캔들을 표현한 작품이다. 민간에서 널리 부르던 노래에 이슬람이 등장할 만큼 고려시대 이슬람은 낯설기만 한 이방인이 아니었다. 고려시대 무역항인 예성강 하구 벽란도는 이슬람 지역을 비롯해 각국에서 몰려온 상인들로 북적이는 국제 무역도시였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다양한 나라의 외국인들이 모여들었고 이들 중 많은 수가 한국 사회에 동화되어 편입될 수밖에 없었다. 정수일 교수에 따르면 족보가 발달한 우리나라의 경우, 275개(1985년 통계) 성씨가 있는데, 그중 귀화성이 무려 136개를 헤아린다고 한다. 시대별로 보면, 신라 때 40여개, 고려와 조선시대에 각각 60여개와 30여개인데, 그 가운데 절대다수인 약 130개가 중국계 귀화성이라고 밝히고 있다. 특히 화산 이씨의 경우는 귀화 성씨로 베트남인 이용상(李龍祥)이 시조이다.이렇게 보면 우리 사회는 이미 오래전부터 다문화 사회를 이루고 살아왔으며, 우리 생활의 많은 부분을 다문화로 구성해오고 있다. 다시 말해 최근에 화두가 되고 있는 '다문화'는 결코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