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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바른 언어생활, 남은 건 실천이다

    올바른 언어생활, 남은 건 실천이다 지면기사

    [경인일보=]선생님의 그 말이 잊혀지지 않는다는 말은 틀렸다. '잊히지 않는다'고 해야 한다. 그렇다면 이용의 노래 '잊혀진 계절'도 '잊힌 계절'이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과일이 담겨진 접시'나 '잘 닦여진 도로'는 '과일이 담긴 접시', '잘 닦인 도로'여야 한다. 잘못 사용하고 있는 피동 표현들에 대한 날카로운 지적이다. 삼삼오오 짝을 이뤄 '우리말 지킴이' 체험학습에 참여한 중학생들이 거둔 값진 성과이다.학생들은 우리가 우리말을 올바르게 사용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체험 학습에 임한 것 같다. 올바른 우리말 사용에 대한 학생들의 생각은 다양하다. 우리말 지킴이와 우리말 훼방꾼을 찾아 나선 어느 날, 비빔밥 가게에 걸린 'bibigo'라는 표기가 눈에 거슬렸나 보다. 역시 비빔밥은 '비벼' 먹어야 제격이라는 지적과 함께 훼방꾼 3위를 기록했고, '세□프라자웨딩홀'이 2위, 1위는 한글이 한 자도 적혀있지 않은 'THE COF□EE B□AN'이었다.광화문 근처에서 체험 학습을 마친 학생들은 영어 간판이 생각보다 많은 것에 놀랐다며 탄식했다. 그리고 마치 그 영어 간판들이 세종대왕을 무시하는 것 같은 느낌마저 들었다고 했다. 우리나라지만 영어를 모르면 살기 어렵겠다는 푸념도 있었고, 영어 간판을 단 가게들을 '배신자'로 규탄하기도 했다. 하지만 자신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성찰과 반성도 있었다. 난 외래어를 항상 사용했고 외래어가 쓰인 간판을 봐도 아무렇지 않다. 하지만 막상 돌아보니 심각한 상태다. 난 앞으로 외래어 사용을 자제하겠다는 말에서는 비장한 결기마저 느껴진다.이구동성으로 영어 남용을 지적한 학생들은 '세종온누리약국', '어른을 공경하는 종로구', '국수생각', '꼬르륵 꼬르륵' 같은 우리말을 더 많이 애용해야 한다는 강한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그리고 '忠武公李舜臣將軍像'이라는 한자 표기의 어려움을 지적하기도 했다. '충무공이순신장군상'이라면 초등학교 동생들도 금방 이순신 장군을 알아볼 거라는 의견이었다.어떤 학생은 학습의 딱딱함을 풀기 위해 우스갯소리를 게시하기도 했다. 가요 방송을

  • 중소기업정책 재점검 효율 높여라

    중소기업정책 재점검 효율 높여라 지면기사

    [경인일보=]경기도의 도정을 책임질 도지사가 선정되었다. 처음으로 재선 도지사가 탄생하여 도정의 연속성을 가지게 되어 다행이지만, 미흡했던 부분에 대한 변화의 바람을 어떻게 수용하느냐도 과제로 남아 있다. 경기도의 산업정책 방향은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여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경기도의 살림살이를 보다 더 좋게 하는 것이라고 보인다.지난 4년간 여러 가지 방면에서 경기도의 정책이 도민들에게 인정을 받았기 때문에 재선이 가능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산업정책과 일자리 창출 측면에서는 다른 분야보다 두드러진 실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커다란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이러한 추론은 경기도와 인접한 지역의 시·도지사들의 산업 정책에 관한 공약을 살펴보면 경기도 도지사의 공약이 구체성이나 비전 제시가 다소 결여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경기도 도지사의 산업정책은 수도권 규제라는 틀 때문에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다는 피해의식도 다소 엿보인다. 수도권 관련 규제 말고도 국가 균형 발전이라는 또 하나의 장벽도 있음을 잘 알고 있다. 이것을 완전히 철폐하기란 쉽지 않다는 사실도 인정하고 한편으로는 규제 철폐 등의 장애물을 제거하는 정책도 펴내면서 현실을 기반으로 하는 정책도 구체성을 가지고 추진해 나가야 한다.경기도 도지사의 산업정책 공약은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을 위해 첨단 지식 기반 산업단지를 구상 중이고, 반도체·디스플레이·BT·NT·자동차·섬유 산업 등의 산업군에 IT를 접목하고 친환경 분야도 적극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또한 IT 및 과학기술 육성 정책도 지속적으로 육성한다는 내용도 있다. 그러나 중소기업에 대한 구체적인 육성 정책은 다소 미흡하다. 서울시 오세훈 당선자의 IT를 바탕으로 1인 앱개발자들을 육성하여 청년 일자리를 창출한다거나, 인천시 송영길 당선자의 시장 직할 중소기업진흥 위원회를 신설하고 강소 중소기업 1천개를 집중 육성하겠다는 정책과 같은 구체성이 없다.경기도는 전국 최초로 중소기업 종합 지원센터를 만들어 중소기업 지원을 잘 해오고 있지만, 최근 들어 경기도 중소기업 종합 지원센

  • 중국보다 한 발 앞서기

    중국보다 한 발 앞서기 지면기사

    [경인일보=]지구본을 가지고 하는 이런 우스개 소리를 들은 적이 있을 것이다. 장학사가 초등학교에 가서 지구본에 있는 지구가 왜 옆으로 기울어 있는지 질문하자 처음에 초등학생은 '제가 그렇게 하지 않았어요', 그 다음에 담임선생은 '제가 올 때부터 그렇게 되어 있었어요', 마지막으로 학교 교장은 '원래 중국산은 다 그래요'라고 답하였다는 우스갯소리.그런데 필자가 학창시절 때 들었던 똑같은 우스갯소리의 교장 답변은 '원래 국산은 다 그래요'였다. 그랬던 것이 우리나라 공산품의 품질이 좋아지면서 중국산으로 바뀐 것이다. 공산품뿐 아니라 농산품이나 심지어 한약재도 그 품질이 좋지 않으면 중국산 아닌가 한 마디쯤 하는 것이 요즘 현상이기도 하다.이렇게 중국산을 우습게 여겼던 것은 아마도 이전에는 없었지 않았나 생각된다. 중국에 공산국가가 세워지고 문화혁명을 거치면서 경제발전에 뒤처지는 동안 우리나라는 고속의 경제발전을 이루어 지금의 위치에 올 수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현상이다.그런데 중국에 여러 번 갔다 온 기업가의 견해에 의하면 중국산이라고 무시하는 시절이 곧 끝날 것이라고 한다. 특히 중국이 지난 2008년 올림픽과 지금 진행되고 있는 2010 상하이 엑스포를 거치고 나면 옛날처럼 우리나라를 모든 면에서 앞서게 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이다.지금까지는 중국이 생산기반을 확충하기 위하여 전 세계로부터 기업을 유치하고 필요한 자재를 구입하는 단계였기 때문에 우리나라도 그 덕을 많이 보았지만 중국의 생산기반 확충이 마무리되는 시점에서는 그곳에서 생산된 제품들이 전 세계로 뿌려질 것이고 그렇게 되면 품질면에서 월등한 우위를 지니지 못한 분야는 경쟁에서 밀리게 될 것이며 그 결과 우리나라의 경제가 무너지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그 기업가는 다음과 같은 말도 덧붙였다. 자신은 중국에 가서 중국 젊은이들이 하는 발마사지를 받고 왔지만 다음 세대에는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중국에 가서 2등 시민으로 살면서 중국 사람들의 발을 마사지하게 될 것이라고. 그런데 이런 흐름을 바꿀 수 있는 길은 얼마 남지 않은 시간 동안이라도

  • 행복한 세상을 꿈꾸는 후보에 한 표

    행복한 세상을 꿈꾸는 후보에 한 표 지면기사

    [경인일보=]대한민국 선거사에 전설적인 악명을 떨치고 있는 1960년 3·15 부정선거는 요새 상식으로는 도저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초특급 엽기 그 자체였다. 투표와 개표 과정에 황당하기 짝이 없는 기술이 동원되었으니 '3인조 투표', '9인조 투표' 등이 투표 과정을 통제했고 '올빼미 개표', '샌드위치 개표', '닭죽개표' 따위가 개표 과정에서 저질러진 부정이었다. 단어만으로는 뭔 뜻인지 짐작조차 할 수 없을 것이다. 3인조, 9인조라 함은 국민들이 투표에 미숙하다고 셋씩, 아홉씩 조를 이뤄 투표를 하도록, 예를 들면 "자아, 여기에 찍으면 됩니다"하는 방식으로 특정 후보를 찍도록 했다는 것이다. 이렇게 비밀없는 투표를 하도록 하고도 모자라 그 다음에 개표에서 표를 바꿔치는 부정을 또한 저질렀으니 '올빼미 개표'란 개표소가 갑자기 정전이 되는 것이니 전등이 켜지면 투표용지가 바뀌어 있는 것이었다. '샌드위치 개표'란 같은 지지표끼리 묶어두는 관행을 이용한 것이니 샌드위치처럼 겉과 속이 다른, 겉은 부정 당사자의 지지표요, 속은 경쟁 후보의 지지표로 구성된 경우를 말하였다. 진짜 엽기는 '닭죽 개표'인데 개표 참관인에게 수면제를 먹여 닭처럼 졸게 만든 후, 투표용지를 바꿔친다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소위 '자유당때' 이야기다. 그러나 이후 부정선거가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더욱 체계적이고 제도적으로 바뀌었던 것이다. 선출직이던 지자체장을 임명직으로 바꾸었고 공무원이 나서서 선거운동을 할 수 있게 했으며, 개별 선거구마다 두 명의 국회의원을 뽑아 으레 한 명은 집권 여당이 선출되도록 하였다. 직접선거를 폐지하고 간접선거제로 바꾸어, 아무런 반대나 이의 제기 없이, 선출이 아니라 옹립이나 추대라고밖에 표현될 수 없는 이벤트를 벌였다. 대놓고 부정을 저지르는 방식은 고작 10년밖에 버틸 수 없었지만 시스템을 바꾸는 이 방식으로는 20년을 넘겼다. 이제 대한민국에 이 같은 엽기선거는 없다. 그렇다고 그 어떤 부정도 없이 깨끗하고 공명한 선거를 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가? 대규모 주류 언론의 편파적인 보도

  • 한글박물관을 아십니까?

    한글박물관을 아십니까? 지면기사

    [경인일보=]아침부터 창밖이 시끄럽다. 5월 20일, 지방선거운동이 시작된 때문이다. 6월 1일까지는 후보의 이름을 알리는 소리, 노래 소리, 박수 소리가 요란할 것이다. 4대강 사업 지속과 중단, 세종시 수정과 원안 고수, 무상급식과 교육복지 실현 등등 주요 쟁점과 지역 현안을 둘러싸고 각각의 후보들이 저마다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번 선거는 시·도지사에서 교육감과 교육의원에 이르기까지 1인 8표를 행사해야 하는 만큼 각각의 후보들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러지 않았다간 이름도 모르는 후보에게 도장을 찍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천안함 침몰 원인이 북한의 어뢰 공격이라는 조사 결과가 발표되었다. 민군합동조사단이 증거로 제시한 어뢰 파편에는 '1번'이라는 글자가 선명히 찍혀 있었다. '1번'은 러시아나 중국산이 아니라는 반증이다. '1'은 세계 공용이지만 '번'은 북한 것이다. 물론 대한민국도 '번'을 쓰지만 천안함을 공격한 어뢰가 대한민국제일 수는 없다. 5월 24일 대통령은 담화를 통해 남북교류 전면 중단과 북의 무력 침범 시 자위권 발동을 선언했으며, 북한의 공식 사과와 천안함 사건 관련자들의 처벌을 요구했다.5월 22일, 문화방송의 박혜진 아나운서가 옥스퍼드 대학 출신의 물리학자와 결혼했다. 박혜진 아나운서는 오랫동안 9시 뉴스데스크를 진행했고 최근 종영된 '성공의 비밀'을 진행했다. 같은 날, 배우 이범수는 14살 연하의 국제회의 통역사와 결혼했다. 이범수가 가수 비의 영어 선생님으로도 유명한 신부 이윤진을 만난 것은 영어를 배우기 위해서였단다. 배움의 길은 고되지만 열매는 달다.5월 24일 저녁 일본 사이타마에서 열린 월드컵 평가전 한일전에서 박지성은 전반 시작하자마자 강력한 슈팅으로 첫 골을 터뜨렸다. 순간 6만의 울트라닛폰은 침묵했으며 불과 3천밖에 되지 않는 붉은 악마의 함성이 운동장을 가득 채웠다. 이날 대표팀은 일본에 2-0으로 낙승하였고 국민들은 열광했으며 월드컵 본선에 대한 기대감도 한껏 고조되었다. 관심을 갖는다는 것, 누군가의 관심의 대상이 된다는 것은

  • 녹색산업을 보는 시각차

    녹색산업을 보는 시각차 지면기사

    [경인일보=]녹색산업은 에너지 저감 및 CO2 감소에 관련된 제조 및 서비스업을 총괄하여 폭넓게 보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이다. 녹색 성장이 이번 정부 들어 화두로 떠오르면서 중앙정부 및 지자체, 경제단체, 경제관련 연구기관들에서 녹색산업에 대한 세부적인 분류를 하고 산업별 육성방안 등을 마련하느라 분주하다. 그러나 기업 측면에서 녹색산업이란 용어 자체가 혼란스럽기만 하다. 녹색산업도 이해하고 있지 못한데, 최근 녹색인증, 녹색기업인증 등의 제도가 부처별로 시행되어 어리둥절하기만 하다. 정부가 2020년까지 CO2 감축 목표를 설정하여 CO2 배출기업들에 감축의무할당을 한다는 등 새로운 규제가 생겨나는 것은 아닌지, 환경규제에 혼이 난 중소 영세기업들은 은근히 부담이 되는 것도 현실이다.정부와 지자체는 물론 경제관련 연구기관들도 나서서 연일 매스컴에 녹색산업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며 관련법을 제정한다고 하는데 기업, 특히 중·소기업은 아직까지 이러한 녹색 바람이 달갑지만은 않다. 혹시 지난 정부의 벤처, 이노비즈 정도의 바람이 아닐까 하는 우려도 약간은 가지고 있다. 정부가 임기내 또 하나의 대못을 박으려고 서두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실제로 정부의 주인이 바뀌어도 녹색 바람은 계속 부는 것인지 눈치바람이 더 거세게 불고 있다.녹색산업 관련 세미나 등에 참석하여도 녹색 전문가들의 대부분이 경제, 경영관련 전문가가 대부분인 현실에서 기업은 믿음을 쉽게 가지지 못한다. 주로 이해하기 어려운 경제·경영용어와 영어로 세미나를 하기 때문에 돌아와서 돌이켜 보면 어떻게 하라는 것인지 구체성이 떨어져 답답하기만 하다. 최근 조찬모임 등 대부분의 모임에서 녹색 관련 전문가를 동원하여 반복적인 내용과 정보가 쏟아져도 구체적으로 기업이 무엇을 하는지, 무엇을 앞으로 해서 기업을 변화시켜야 하는지 등 구체적 내용이 없어 불안감만 가지고 돌아온다는 기업 경영인도 많다. 또 이런 모임에 빠지면 혼자 뒤처지는 것 같고, 나가보면 외국사례 및 국가의 정책은 거의 동일한 내용이라 이제는 모임에 앉아 있는 것이 지치기까지 한다는 기업

  • 선녀보다 엄마

    선녀보다 엄마 지면기사

    [경인일보=]어릴 때 읽었던 동화 '선녀와 나무꾼'을 보면 나무꾼이 포수에게 쫓기던 사슴을 구해준 보답으로 선녀가 목욕하는 곳을 알게 되어 선녀의 날개옷을 훔쳐 선녀와 결혼하게 된다. 그렇지만 선녀가 아이 3명을 낳기 전에 날개옷을 주지 말라는 사슴의 경고를 어겨 선녀가 하늘로 승천한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가면서 선녀가 아이 3명을 낳기 전에 날개옷을 주면 하늘로 승천하고, 아이 3명을 낳은 후에는 날개옷을 주더라도 승천하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였다.법률가의 시각으로 보면 선녀의 옷을 훔치고 선녀가 하늘로 승천하지 못하게 한 나무꾼은 절도죄와 체포·감금죄로 형사처벌을 받았을 것이라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아이들을 업고 안고 하면 3명을 데리고 승천하지 못할 리가 없는데 굳이 3명이라는 아이를 선녀가 승천하지 못하는 조건으로 제시한 이유가 무엇인지 술자리에서 농담으로 이야기를 해보기도 하였지만 알맞은 대답을 듣기는 어려웠다. 그러던 차에 누군가가 '선녀라도 아이 3명을 낳으면 이미 선녀가 아니라 아줌마가 되기 때문이다'라는 답을 제시하여 한바탕 웃었던 적이 있다.검사로 근무할 때에 조사하기 어려운 사건으로 종중간의 재산 다툼 사건, 교회 구성원간의 다툼 등을 들기도 하였지만 직장을 가지지 않고 아이들만 집에서 키우는 가정주부들이 사건관계인인 사건도 그 중 하나로 손꼽기도 하였다. 그 이유는 가족의 보호를 위해서는 사실과 다른 주장도 서슴없이 하기 때문에 객관적인 사실 관계를 토대로 하여 사건을 풀어나가기 어렵다는 점에 있었다.그렇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그런 엄마가 있기 때문에 가족이 지켜지고, 이런 안정 속에서 가족 구성원들이 발전하며 사회 공동체도 발전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엄마가 냉정하게 자신의 자식들과 다른 자식들을 객관적으로 평가하여 대한다면 다른 아이들보다 부족함이 있는 아이들이 어디에서 사랑을 느끼고 안정감을 느낄 수 있겠는가.한나라 유방이 항우와의 쟁패에서 이기게 된 원인 중에는 한신과 장량의 공이 켰지만 관중에 남아서 묵묵히 군량과 군병

  • 똑같은 것보다 다 다른것이 좋다

    똑같은 것보다 다 다른것이 좋다 지면기사

    [경인일보=]벌써 20년도 더 된 일이다. 양복이 필요하다고 하면 좋은 양복점을 찾아가 맞춰 입는 것이 으뜸이었다. 양복 안쪽에는 '신신라사'니 '황태자'니 양복점 상호가 멋들어지게 박혀있었다. 옷을 만들자면 시간이 필요했다. 최소 두 번은 양복점을 방문해야 한다. 처음에는 기본 치수를 재고 이에 따라 임시 바느질, 가봉이 되면 다시 가서 입어본다. 가봉된 옷을 입어보고 품이 잘 맞는지, 불편하게 끼는 곳은 없는지 그 시절의 특급 재봉사들은 사람마다 제각기 다른 몸에 맞추어 섬세하게 옷을 손보고 자연스럽게 맵시를 내게 해주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대/중/소, 66/77/88 사이즈에 맞춰 기성복을 사입는 것이 더 폼나는 일이 되었다. 버버리나 닥스 같은 다국적자본의 상표가 동네 최고 양복점의 자부심을 대신하게 되었고 우리 곁의 일등 장인들은 어디로 갔는지 찾기 어렵게 되었다. 그보다도 더 황당한 것은 표준형으로 만들어진 옷에 맞지 않는 신체가 뭔가 결핍되고 못난 것으로 인식되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내 몸에 맞춰 만들지 않은 옷이 맞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도 바지 길이가 너무 긴 것이 아니라 내 다리가 너무 짧은 것이고 소매가 너무 끼는 것이 아니라 내 팔이 너무 굵은 것으로 간주된다. 옷이 우선이고 기준이어서 사람 몸을 거기에 맞춰야 하는 세상이 되었다.그러나 생각해보면 어디 옷뿐인가. 정치를 한다면 일단 정비나 단속부터 시작하는 게 관례가 되다시피 한 세태고 보면 천편일률 일사불란 나란히나란히 줄맞춰 세워놓아야 직성이 풀린다. 거리거리 나붙어 있는 플래카드는 아무 때나 아무 데나 쓰레기 버리지 마라, 여긴 단속하는 곳이니 뭐 하지 마라, 여긴 뭐하면 안되는 장소니 사전에 허가를 받아라가 대부분이다. 통치가 정치를 대신하고 단속이나 관리가 정치를 대변한다. 사회가 이러니 사람을 규격화하는 방법도 뻔하고 식상하다. 성적이 몇 등급이냐, 일류대 출신이냐, 토익이 몇 점이냐가 뭘 잘하는지, 성격이 어떤지, 뭘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인지 사람의 개성이나 소질을 대신한 지 오래다. 요컨대 사람을 위한 기준

  • 지명은 역사다

    지명은 역사다 지면기사

    [경인일보=]대전의 본디 이름은 한밭이었다. 한밭의 한은 크다는 뜻이며 밭은 들판을 의미하므로 한밭은 넓은 들판이다. 오랫동안 넓은 들판이었던 한밭은 조선 초기부터 한자 이름 대전으로 불리게 되었다. 한밭을 한자로 적다보니 대전이 될 수밖에 없었다.대전에는 유명한 온천이 있다. 전국 제일의 온천수가 넉넉하게 솟아오르는 천혜의 명소, 바로 유성온천이다. 온천이 나오는 곳은 현재 행정구역상 온천 1동과 온천 2동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온천은 말 그대로 따뜻한 물이 나왔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온천이 발견된 것은 삼국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갈 것으로 추측되지만 남아있는 기록이 없다. 다만, '동국여지승람'에 태조 이성계가 조선의 도읍지를 물색하기 위해 계룡산 신도안으로 가던 중에 이곳에서 쉬어갔다는 기록이 있고, 태종이 전라도 임실로 강무를 위해 행차하던 중 이곳에서 목욕을 했다고 하니 조선왕조가 시작될 무렵에는 임금이 쉬어갈 정도로 훌륭한 온천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유성온천은 지금도 전국에서 몇 손가락 안에 드는 온천으로서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이렇듯 온천으로 유명한 유성은 본디 백제시대의 노사지현을 역사적 터전으로 했었다. 백제시대의 노사지는 '느슨하게 펼쳐진 지형에 자리한 성'이라는 뜻이라고 하는데, 신라 경덕왕 16년(757년)에 유성으로 개명되었다. 백제의 멸망과 함께 노사지도 운명을 같이 한 것이다. 백제 멸망 후 노사지를 대신한 유성이란 지명도 이제 그 나이가 1천200살을 훌쩍 넘어섰다.한밭이 대전이 된 것은 표기의 문제였다. 노사지가 유성이 된 것은 백제의 멸망이라는 역사적 사건에서 기인했다. 온천동은 따뜻한 샘물이 나옴으로써 붙여진 이름이므로 그 지역의 특성을 잘 드러내주는 지명이다. 이처럼 지명에는 유래와 사연과 역사가 있다. 조상의 숨결이 담겨있다. 지명이 그 지역에서 살았던 이들의 삶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지명은 지금 그 땅에 살고 있는 이들의 삶도 반영한다.최근 대한민국 역사상 처음으로 외래어가 포함된 동(행정동) 이름이 탄생했다. 지난 4월 21일 대전 유성

  • "경기도에 그린 바람이 거세게 몰려온다"

    "경기도에 그린 바람이 거세게 몰려온다" 지면기사

    [경인일보=]전기 발전 및 공급과 관련해 국내에서는 중앙 정부의 몫으로 인식하여 지자체에서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최근 들어 CO2감축, 기후변화, 그린성장, 스마트 그리드, 신·재생에너지 등의 용어가 다양한 매체를 통하여 자주 사용되고 있다. 특히 이번 정부들어 녹색산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선언하면서 그린이 세상을 바꾸는 새로운 변화의 물결로 우리에게 다가왔다.그린 세상, 즉 CO2 감축과 관련해서는 유럽과 일본이 가장 적극적으로 정책을 끌고 왔으며, 녹색산업의 중요한 기업들이 다수 포진하고 있어 이 분야를 주도하고 있다. 녹색산업과 관련하여 경제성이 아직까지 낮으므로 정부의 지원정책이 큰 버팀목이 되고 있다. 즉 정부의 지원정책과 미래를 향한 기업 도전의 산물이 유럽과 일본의 세계적인 그린산업이다.최근 일본의 가전매장을 살펴보면 잘 팔리는 제품에는 어김없이 에코(ECO) 마크 표시가 있었다. 에너지 저감 기능이 있는 전자제품을 구매하면 CO2감축량만큼 돈을 돌려받는 제도가 되어 있어, 가전회사에서 경쟁적으로 에너지 저감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에코라는 용어가 일반 시민들에게 잘 인식되어 있으며, 모든 생활에 적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일본은 십여 년 전부터 국가의 성장 동력으로 녹색성장을 추구한 결과이다. 전 국민에게 에코바람을 불어넣기까지 무모하리만큼 정부가 지원정책을 실행하고 막대한 예산을 소진한 결과이기도 하다.유럽에서도 자동차 배기가스의 CO2저감 기술을 적용하기 위한 규제를 법제화하였으며, 유럽 자동차 회사들과 꾸준한 교감을 가지고 법제화에 대한 사항을 조율해 왔다. 이와 같이 그린 선진국에서는 법제화, 산업화, 국민과의 공감대 등의 모든 제반조건이 갖춰져 있다.그린성장의 초입에 있는 한국 정부의 움직임이 빠르게 전개되고 있으며, 그동안 CO2감축에 미온적이던 미국, 중국도 동참하고 있기 때문에 그린 바람은 큰 태풍으로 전 세계를 강타하게 될 것이다.선진국의 빠른 행보를 바라만 보고 있던 정부에서도 최근 녹색성장 관련법을 제정하고, 관련 예산을 증액하면서 녹색바람이 불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