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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 이간질의 정치를 넘어 지면기사
'사드'라는 '황금사과'가결국 한반도에 떨어지고 말아성주 주민-외부인 프레임 이분분열의 전쟁스킬 자국민에 사용그 본의 짐작하기 두려울 지경모든 말 모아 길 찾아야 할때호메로스의 서사시 '일리아드'는 트로이전쟁의 이야기이다. 사람과 신이 두 패로 나뉘어 트로이가 완전히 초토화될 때까지 싸웠던 이 엄청난 전쟁의 시작은 '황금사과' 한 알이었다. '불화(不和)의 여신 에리스(Eris)는 인간과 신이 모두 모이는 결혼식에 초대받지 못하자 '가장 아름다운 여신께'라는 글씨가 씌어있는 황금사과 한 알을 연석에 던졌다. 이에 헤라, 아테나, 아프로디테 세 여신은 서로 자신이 가장 아름답다며 다투기 시작했던 것이다. 이들의 분쟁은 양치기로 일하던 트로이 왕자 파리스에게 튀었다. 파리스는 아프로디테에게 사과를 주었고 사과를 받은 쪽과 받지 못한 쪽은 트로이와 아테네로 나뉘어 전쟁을 하게 되었던 것이다. 신화는 인간과 역사의 진실을 대단히 압축적이고 상징적으로 표현한다. 이 이야기에서 가장 중요한 명사는 당연히 '황금사과'요, 동사는 '받다'이다. '황금사과'는 비싸고 가치 있고 갖고 싶지만 이롭지 만은 않은, 말하자면 불화의 상징이며 이것은 '받다'를 결정하는 인간의 의지에 연속된다.'사드'라는 위력적인 '황금사과'가 결국은 한반도에 떨어지고 말았다. 일본의 군비확장도 예사롭지 않은 마당에 중국의 동태까지 불안한 조짐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동북아시아 정세에 앞서 한국사회의 분열과 불화가 더욱 걱정스럽다.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국민의 한 목소리를 성주 주민과 외부인의 프레임으로 이분하고 있기 때문이다. 외부인의 너머에 종북과 같은 색깔론이 이어지는 것은 자동옵션이다.그런데 본래 분열은 적을 교란하는 효과적인 기술이다. 흔히 '간계(間計)'라고 하거니와 이간질로 틈을 만들고 화합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이를 수행하는 자를 간자(間者), 세작(細作)이라고 하니 '간첩'이란 바로 적국의 화합과 안녕을 해치기 위해서 파견된 이러한 자들을 말하는 것이다. 그러나 요즘에는 실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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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 해외에서 만난 한류의 뿌리 지면기사
카자흐스탄 거주 13만 고려인아리랑·도라지 불러 가슴 뭉클한국말·요리·음악 등 관심 높아무슬림이면서 다른 종교도 존중이해와 관용 정신 인상적우리민족 우수성 재발견 계기수원의 한 문화원과 국제 민간교류단체의 주선으로 휴가 기간에 가족을 동반한 20여명의 일행이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을 방문했다. 카자흐스탄의 최대도시이자 구 수도였던 알마티를 거쳐 현 수도인 아스타나 일대 주요 시설 기관과 현지 가정을 방문하여 만찬과 선물교환도 했다. 카자흐스탄은 1991년 구소련에서 독립해 카자흐인 64%, 러시아인 24%, 기타 등으로 구성된 대통령제 공화국이다. 국토면적 남한 27배, 인구 1천770만명, 1인당 국민소득 1만3천 달러, 가용소득 2만 달러를 상회하는 자원부국이다. 그 중 일제시대에 구소련으로 건너간 고려인(카레이스키)이 1937년께 카자흐스탄 평원에 강제이주해 정착한 고려인 2·3·4세대가 현재 카자흐스탄에 13만명 가량이 거주하고 있다. 카자흐스탄 내 고려인 수는 전체인구의 약 0.6%에 불과하지만 정부 부처 고위관료, 주요 은행장, 전자, 건설, 유통업계 기업인 등 사회 상류층에 다수 진출해 있다. 고려인의 높은 교육열과 성실성, 명석함과 화목한 가정 등으로 백 수십 개 소수 민족 중 가장 존중받는 민족으로 인정되고 있다고 한다. 알마티에서 한국 스님이 운영하는 한의원을 방문했을 때 만난 70대 고려인 할아버지는 손자손녀가 현재 서울의 대학교에서 유학중이라고 자랑스럽게 소개하며 즉석에서 스마트폰으로 필자와 연결시켜 주기도 했다. 50대의 한 아주머니는 한민족 특유의 명랑하고 구성진 표정으로 아리랑과 도라지를 불러주기도 했다. 낯선 무슬림 국가에서 고려인의 전통을 자랑스럽게 지키는 모습에 가슴이 뭉클했다.수도인 아스타나에 소재한 한국문화원장에 의하면 한국말과 요리, 음악 등에 관심이 높고 배우려고 하는 카자흐스탄 인들이 많다고 한다. 2017년에는 고려인 이주 80주년 기념으로 카레이스키의 활동 및 한류문화를 소개하는 기념행사가 펼쳐진다고 한다. 마침 2017년 6월부터 9월까지 카자흐스탄 수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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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 현직 변호사의 9급 응시와 신분제 파괴 지면기사
1%가 되기 위해 각종 위법을저지르는 사람에게 전하고 싶다그것은 '직업서열을 조장하는그 어떠한 행위와 편견에도강력하게 반대한다' 는 1% 신분제타파 첫 걸음으로 기억될 것이다인간의 존엄성을 짓밟은 나향욱. 파면으로 막을 내렸다. 그러나 그가 뱉어낸 '개·돼지' 막말에 묻힌 단어. 바로 '신분제 공고화'다. 그것은 우리 사회를 짓누르고 있는 뿌리다. 그가 말한 사다리도 곳곳에 있다. 일류대학도, 각종 고시도. 그의 표현대로 라면 1%의 피라미드를 향한 신분상승 장치이다. 그렇다면 우리사회에서 1%는 무엇인가. 재벌이나 정치인에 대한 불신은 그렇다 치고. 개천에서 난 용이라던 일부 법조인들도 부패의 대열에서 뒤지지 않는다. 사법 권력도 부정부패와 권력남용의 상징이 된 지금. 이 장면을 보자. '부끄러운 정도를 넘어 참담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 7급 공무원 시험에 불합격했다면 변호사 시험에는 어떻게 합격한 것인가. 로스쿨의 존재 이유 자체에 대해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때다'. 지난 14일 사법시험 출신인 대한법조인협회가 발표한 성명서의 일부다.이에 대해 로스쿨 출신인 한국법조인협회는 '로스쿨 출신 변호사에 대한 의도적인 폄하시도에 우려 한다'고 비판했다. 전국 법학전문대학원학생협의회도 '변호사가 공무원 시험에 응시하는 것이, 그 변호사가 로스쿨 출신인지 아닌지가 도대체 어떠한 이유로 문제되어야하는가'라면서 강력히 비판했다.그러나 7급에 이어 9급 공무원에 응시한 변호사가 사법연수원 출신임이 밝혀지면서 정정보도와 성명서를 수정하는 촌극이 벌어졌다. 그는 사법연수원 수료 후 이미 5년간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변호사 시장이 더 악화될 것 같아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면서 경험삼아 봤다고 했다. 시험과목도 다르고, 준비기간도 짧았는데 일방적으로 매도해 화가 난다고 했다. 그런데도 시각은 나뉜다. '어떻게 변호사가 9급에 응시하나.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변호사가 철옹성이냐. 직업에는 귀천 없다'. 이러한 상호비방에는 우리사회에 뿌리내린 신분차별 인식이 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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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 한글로 피어난 여성들의 애절한 사연들 지면기사
문학·생활·사회 등 여러방면을밝혀내는 귀중한 기록유산으로애틋하고 진솔한 내용과 함께서체의 다양함과 아름다움이앞으로도 전통한류로서 우리나라 대표 브랜드가 될 것세종대왕의 한글창제가 우리 민족이 자긍심을 갖게 하는 가장 위대한 유산이라는 것은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조선시대 당대에도 한글이 임금으로부터 양반, 서민, 여성들 그리고 천민 계층까지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었다는 사실은 그다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최근에 한국학중앙연구원에는 '한글 : 소통과 배려의 문자'라는 주제로 조선왕실도서관인 장서각에서 특별전을 열고 있다. 전시장 안에는 장면 장면마다 섬세하고 진솔한 삶의 이야기들이 펼쳐지고 있어 보는 이들로 하여금 감동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한글은 어느 한 계층에 치우치지 않고 모든 계층 간의 소통과 배려 그리고 화합을 지향한 문자였다. 특히 모든 계층에서 사용된 한글편지는 안부와 정감을 표현하고 전달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었다. 역시 말이 다른데 글을 남의 나라 글로 쓴다는 것은 사용하는 어휘가 달라 엄청난 한계가 있었던 것이었다. 이번 전시에 나온 한글 자료들을 보면서 새삼 한글이 없었다면 이렇게 애절하고 애틋한 사연들이 기록될 수 있었을까 하는 안도감과 경탄을 금할 수 없다. 읽기 쉽고 쓰기 쉬운 한글은 아버지가 딸에게, 어머니가 딸에게, 시할아버지가 손자며느리에게 그리고 여성 자신들이 그 가슴 속 깊은 마음을 전할 수 있었다.한글은 여성의 문자생활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여성은 더 이상 글을 읽는 독자에 머물지 않고 자신의 뜻을 적극적으로 표현하기 시작하였다. 일상적인 안부를 묻는 편지뿐 아니라 문서 및 각종 기록을 직접 작성하면서 문자생활의 영역을 점차 확장시켜 나갔다. 여성의 역할이 요구되는 음식, 의복, 제사 등을 비롯하여 그들의 한평생에 이르기까지 기록으로 남겼다. 한평생 규방의 생활을 기록한 고행록, 음식조리법에 관한 기록, 관가에 억울함을 호소한 소지, 원정, 상언 등은 조선시대 여성들의 삶의 애환을 엿볼 수 있게 한다. 비로소 한글이 창제됨으로써 여성들의 다양한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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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 더 나은 삶을 요구할 권리, 인간의 권리 지면기사
1%의 군림하는 사람들이인간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만들어 주리라는 기대는 헛된 것먹고 살 것만 있으면 되는 삶빚이 있어야 파이팅 하는 삶에우리가 동의해선 안된다"민중은 개, 돼지이다. 출발선상이 다른 것이 현실이다. 신분제를 공고화시켜야 한다." 이 나라 교육정책의 심장부, 교육부 정책기획관의 '취중진담'이다. 격분하는 것은 차라리 쉬운 일이다. 먼저 사람을 동물에 견주는 비속어 같은 표현이 거슬린다. 그러나 이는 대다수 입에서 나올 수 있고 인간이라고 당연히 인간 이외의 동물보다 우월한 것도 아니니 이야말로 취중에 가능한 욕설로 치고 듣는 민중 입장에서 마주 욕설하며 한바탕 싸우고 나면 될 일이다.진짜 심각한 문제는 이 표현에 들어있는 진실이다. 2016년 현재 한국사회를 함축하는 상징으로 '수저'가 있다. 금수저니 은수저니 흙수저니 하더니 이제는 무(無)수저까지 등장했다. 인간은 다 같은 인간이고 모두 평등하다고 배웠다. 열심히 살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고, 그것이 민주주의 사회라고 배웠다. 그러나 그것이 거짓임을 깨닫는 순간이 있었다. 주인의식을 갖자며 사원을 가족이라고 부르던 회사들은 형편이 어려워지자 제일 먼저 노동자를 해고했다. 최고학력으로 최선을 다해서 일하고 승진해도 금수저 오너일가보다는 아래였다. 열심히 공부하고 일하는 것으로는 도저히 넘어설 수 없는 장벽을 인정하는 절망의 표현이 바로 이 '수저론'이다. 이 신계급론이 아직은 자조 섞인 비유에 머물러 있지만 이는 사회적으로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할 경고이다. 개인의 노력으로는 타고 난 경제적 기반을 도저히 넘어설 수 없다는 절망이 정착하면 어찌될지 상상만으로도 두렵지 않은가. 그래도 다행인 것은 이 명백한 계급이 성문화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하여 우리는 세상에 요구할 수 있다. 출발점이 달라도 저마다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하라! 능력이 달라도 저마다 사람답게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방법을 고안하라! 요구할 수 있어야만 한다.이는 특히 교육부가 할 일이다. 성장기에 저마다 소질을 계발하고 스스로 인간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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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 언론은 사회의 목탁 지면기사
맑은소리로 어둠과 고요에 묻힌삼라만상 일깨우는 목탁처럼날카롭고 바른 눈으로 세상 비추며공명정대한 필봉으로 무지한 대중 일깨우는 언론으로서혼탁한 사회 등불되고 청량제돼야깊은 산중 호젓한 산사에서는 새벽 3시경 절 마당과 법당을 돌며 두드리는 목탁소리가 밤의 정적을 깨며 울려 퍼진다. 수도하는 도량을 깨끗하게 하는 의식인 동시에 잠들어 있는 천지 만물을 일깨우는 도량석(道場釋)이다. 청정한 도량을 여는 목탁은 박달나무 같은 단단한 통나무를 둥글게 다듬고 속을 파내어 만든다. 고요한 마음으로 두드리면 맑은소리를 내는 목탁은 욕심에 흐려지고 게을러진 사람들의 정신을 일깨우고자 그 생김새도 밤낮없이 눈을 뜨고 있는 물고기 모양을 본떠서 만든다.동이 트기도 전 새벽녘에 문간을 두드리는 또 하나는 조간신문과 함께 찾아오는 세상 소식이다. 30여 지면에 가득히 펼쳐진 나라 안팎 뉴스, 최신 정치·경제·과학 정보와 다각도의 논평, 화려한 컬러판으로 소개되는 문화·예술·스포츠 소식들이 현관 앞에 나날이 배달된다.조간이 배달되는 시간도 대략 새벽 3~5시경 인시 무렵이다. 천지인(天地人) 삼재(三才) 중에 사람이 깨어나는 시각이다. 하늘은 자시에 열리고, 땅은 축시에 열리며, 사람은 인시에 차례로 깨어난다는 옛 선조들의 말을 떠올리게 하는 시각이다. 사람을 깨우며 새 날을 연다는 점에서 속세의 조간신문과 산사의 목탁소리는 서로 상통하는 듯하다. 현대 언론은 사실 보도와 지식 정보의 전달, 논평과 비판을 통하여 무지한 대중의 눈과 귀의 역할을 하고 사회 여론 형성의 구심점이 된다는 점에서, 어두운 세상을 일깨워 수도 정진으로 인도하는 목탁의 울림소리에 비견되곤 한다. 신문은 속세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유용한 지식 정보를 제공하는 한편, 목탁은 번다한 세상사에 지치고 흐려진 마음을 깨끗이 닦아 고요한 청정심으로 인도한다. 사회의 공기(公器)이지만 경쟁 사회 속에 하나의 기업으로서 살아남기 위해 언론이 당면한 문제는 높은 구독률을 유지해야 한다는 점이다. 사방에 난립하여 언론사 간 경쟁이 치열해진 오늘날, 대중들의 시선과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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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 말뫼의 눈물과 브렉시트의 쓰나미 지면기사
말뫼의 눈물을 내세워강제퇴직을 합리화하기에 앞서 해고자의 생계대책을 말해야… '한국형 21세기 뉴딜정책'을시급히 대규모로 실시하여이들을 흡수해야 한다말뫼의 눈물(Tears of Malmo). 조선업의 몰락을 뜻한다. 2002년 9월 5일, 스웨덴 말뫼의 코쿰스 조선소 크레인이 해체돼 한국행 배에 실렸다. 조선 강국이었던 스웨덴의 국영방송은 장송곡과 함께 이 장면을 내보냈다. 인수비용 1달러에 운송비용 220억이 든 크레인이 도착한 곳이 울산 현대중공업이다. 3년 전 나는 말뫼의 터닝토르소(turning torso) 앞에 있었다. 크레인이 있었던 자리를 바라보며 한국의 조선에 대해 자부심을 가졌다. 최근 말뫼가 관심을 끈 것은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 개원연설 때문이다. 대통령은 말뫼를 들어, 구조조정 관련 법률의 통과를 요청했다. 대통령이 말뫼를 들고 나온 것은 우리가 처한 경제상황이 급박하다는 증거다. 예상치 못한 브렉시트의 쓰나미까지 몰려오고 있다. '한국판 말뫼의 눈물'이 가시화되고 있는 것이다. 우선 손봐야 할 산업은 조선이다. 지역으로 보면 울산과 거제다. 조선사로 말하자면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 그리고 대우조선해양이 그 대상이다. 조선분야의 구조조정과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을 앞두고 조선사의 파업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 6월 23일 유일호 부총리가 울산 현대중공업을 찾았다. 그의 머릿속에는 어떤 플랜이 있었을까. 아마도 구조조정을 위한 세금투입, 국책은행의 자본비율 제고, 사측과 채권단의 가혹한 조치, 대규모 구조조정과 강제퇴직이라는 그림이 아니었을까. 이미 파업을 결정한 일부 조선사에 대해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혜택은 없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 하던 시간. 공교롭게도 같은 회사에 있었다. 현대중공업과 협력업체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산업기술보호 특강 때문이었다. 현재의 구조조정과 연계성이 있는지 알 수 없지만 이미 협력업체에서 '기술유출사건'이 있었다. 우려했던 IMF의 망령이 어슬렁거리고 있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기술유출이 일어나고, 우수한 인력들이 제3국으로 간 후 부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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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 군사기록유산의 백미, 군영등록(軍營謄錄) 지면기사
조선후기 군사제도뿐 아니라정치·외교·경제·사회분야 등다양한 생활사 담아낸 자료 가치있는 300년 기록속에서 평화의 의미 찾아볼 수 있어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돼야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기록문화의 나라이다. 현재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훈민정음, 조선왕조실록 등 13개가 등재되어 있다. 한국학중앙연구원에 소속된 조선왕조 왕실도서관인 장서각에는 왕실문헌 12만 권과 문중에서 기증 기탁한 고문헌이 5만 권으로 총 17만 권의 찬란한 기록문헌이 소장되어 있다. 그중에 조선왕실의궤, 동의보감은 이미 유네스코 기록유산에 등재되어 있다. 이에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는 세계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군영등록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시키는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 조선왕조가 문무양반제도를 갖추었음에도 무를 경시하고 문치에 치중했다고 하지만 무에 대한 중요성을 소홀히 여긴 것은 아니다. 장서각이 소장한 조선왕조의 군영등록은 조선후기 도성(都城)에 주둔하던 중앙 군영에서 제작한 국가기록물로서 조선후기의 군사제도를 비롯하여 정치, 외교, 경제, 사회 등의 다양한 분야가 포함된 기록물이다. 군영등록에는 임진왜란과 명·청 교체기를 지나며 형성된 국방강화와 평화유지라는 시대적 요구가 반영되어 있으며 동북아시아의 역사상에 시사하는 바가 큰 기록이다. 즉 군영등록은 1615년 인조 재위기간부터 1894년 고종 대(代)까지 약 300년에 걸쳐 기록한 책으로 전체 분량은 89종 689책이며, 기록유산적 가치는 물론 기존의 연대기 자료로 대체할 수 없는 역사적 실상을 매일매일 하루도 거르지 않고 기록한 자료이다.조선왕조 군영등록은 조선후기 왕실의 호위와 도성의 경비를 담당한 훈련도감, 어영청, 금위영 등 각 군영의 일지류, 규정집, 왕의 거동 수행, 성역 감독, 군사훈련, 시재 및 포상, 재정, 공문 모음, 인사, 민원 등으로 구성되어 있고 이 내용은 기존의 조선왕조실록이나 승정원일기 등 연대기 자료에 없는 내용들이다. 조선왕조 군영등록은 대외적인 침략이나 진출목적에서가 아니라 왕조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평화적 군사조직의 기록으로서 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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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 친일, 그 자기기만의 역사를 넘어 지면기사
인천연극계나 문단에서함세덕을 기리고 싶은것은 당연그의 뛰어난 성과와 과실조차안타깝게 이해하는 날 올것그가 남긴 작품 깊이있게 탐구사색하며 실천하는게 중요지난 7일 인천 문학시어터에서는 인천연극협회 주관으로 '함세덕과 인천연극의 미래'라는 주제로 작은 포럼이 열렸다. 2015년이 탄생 100주년이었으나 변변한 기념행사도 준비하지 못했던 아쉬움이 공유된 자리였다. 함세덕은 이미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인천이 낳은 한국근대연극사 최고의 작가이다. 그러나 친일과 월북으로 그의 문학이 제대로 조명되고 해석되는 데는 긴 시간이 걸렸고 이는 현재진행형이다. 현재 친일부역행위가 명백한 인물을 기념하는 사업에 공공재원을 지원받을 수는 없다. 당연한 일이다. 일각에서는 이것이 불공평하게 시행되고 있는 현실이나, 과실 때문에 공적으로 기릴 수 없는 불합리한 지점을 들어 재고를 요구하기도 하며 심지어 당시에는 누구나 친일을 할 수밖에 없었으므로 더 이상 이를 거론하지 말자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친일은 반드시 극복되어야 할 문제이다. 그리고 이는 아예 거론되지 않거나 누구나 다 그랬다는 합리화로는 절대 극복될 수 없다. 친일의 문제는 현재에도 청산되지 않았고 이는 우리 사회 전 영역의 문제이기도 하다. 이 모든 것을 한꺼번에 거론할 수 없으니 간단하게 문학의 문제를 예로 들어보자. 현재의 판단으로 친일문학은 일종의 자기기만의 결과이다. 친일작품을 심층 분석하면 대부분 친일부역을 강요받는 자아와 이를 용인하는 자아가 복잡하게 뒤엉켜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식민지 조선의 대부분 작가는 식민지 조선인이 평등하게 일본제국의 신민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하지는 않았던 것이다. 그럼에도 친일작품의 1차 주제는 일본제국을 찬양하고 전쟁참여를 독려하며 희생과 헌신을 예찬하는 것이었다. 스스로 믿지 못하는 것을 외칠수록 표현은 과격해지고 목소리는 높아졌으며 종국에는 한낱 식민지의 소모품인 주제에 제국의 지배자처럼 사고하고 산 채로 먹히면서도 그것이 영광이라고 호도하기에 이른 것이다. 이것이 현재도 남아있는 친일문제의 일원인 것은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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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 현충일과 태극기 지면기사
남북으로 분단된 한반도소용돌이치는 국제 정세와21세기 문명전환의 시대에태극기에 담긴 조화통일의 원리남북통일 뜻과 길을 새겨 보는 현충일이 되었으면오늘은 호국영령과 순국선열의 고귀한 넋을 기리는 61회 현충일이다. 이 강토를 목숨으로 지켜온 호국영령과 순국선열들의 고귀한 희생을 새기며 나라사랑의 정신과 실천을 일깨운다. '호국영령(護國英靈)'은 '나라를 지키다 죽은 사람들의 영혼'으로 주로 6·25전쟁 중 대한민국을 수호하다 산화하신 국군용사들을 지칭한다. '순국선열(殉國先烈)'은 '나라를 위하여 목숨을 바쳐 먼저 죽은 열사'로 주로 일제강점기 빼앗긴 조국을 되찾기 위해 수많은 고통과 탄압 속에서도 조국 광복을 위하여 목숨 바쳐 저항하다 돌아가신 독립투사들을 일컫는다. 즉,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삶보다 죽음을 기꺼이 택했던 모든 애국지사들이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이다. 생자(生者)는 사지근(死之根)이요 사자(死者)는 생지근(生之根)이란 말처럼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은 오늘날 꽃피어 있는 우리들의 삶의 밑뿌리가 되어 영원히 살아있는 거룩한 혼령들이다. 현충일을 처음 제정하던 1956년 당시 추모 대상은 한국전쟁 전사자 즉 호국영령에 한정되었다가, 1965년 국군묘지가 국립묘지로 승격되면서부터 순국선열과 애국지사를 함께 추모하게 되었다. 이후 국립묘지에는 6·25 전몰장병 뿐만 아니라 일제 강점기에 국권을 회복하기 위해 헌신한 순국선열과 대한민국 수립 이후 국가원수, 국가유공자, 경찰관, 전투에 참가한 향토예비군 등이 추가 안장되었다. 1982년 5월부터 현충일을 국정공휴일로 정하여 모든 애국지사의 독립정신과 희생정신을 아울러 추모하는 행사를 거행하고 있다. 현충일에는 호국영령들의 넋을 위로하고 추모하는 의미에서 태극기를 반기(半旗)로 게양하고 아침 10시에는 전 국민이 사이렌 소리와 함께 1분간 묵념을 올려 순국선열과 전몰장병의 명복을 빌며, 국립현충원, 국립묘지, 전쟁기념관, 독립기념관 등 위령을 모신 곳을 방문하여 분향하고 헌화한다. 올해 현충일에는 가족 자녀와 함께 현충일의 의미를 새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