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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 사형(死刑) 지면기사
연쇄살인범에게 사랑하는 가족3명을 잃은 어느 피해자는“굳이, 사형 집행한다면또한번 나를 죽이는 것” 이라며오히려 “죽음을 줄게 아니라 아픔을 나눠야 한다”고 말했다우리나라에서 사형제도 존폐문제는 흉악범죄가 끊이지 않는 와중에서도 지속해서 논의의 대상이 되고 있다. 올해도 국회의원 172명의 서명으로 사형제폐지 특별 법안이 공동발의 되었다. 서명한 의원의 수가 전체의 과반이 넘지만, 국민 여론은 아직까지 63대 27정도로 사형제 폐지에 대한 반대 의견이 훨씬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우리나라는 1997년 12월 30일 23명에 대한 마지막 사형집행 이후 현재까지 사형을 집행하지 않아 ‘실질적 사형폐지 국가’로 분류되고 있다. 이와 관련, 대한 변협은 “사형제도 폐지가 세계적인 추세이고 인간의 생명은 그 자체가 절대적 가치를 갖는 소중한 것으로 다른 가치와 비교하여 희생되거나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측면에서 사형 폐지 논의가 진행되어야 할 시점”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현재 우리 국민의 법 감정과 사회 여건상 사형폐지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사회적 혼란을 야기할 우려도 있으므로, 사형 폐지는 충분한 공론화 과정을 거쳐 국민적 합의가 마련될 때 비로소 도입되어야 한다”는 의견서를 제시하였다. 따라서 종국에는 폐지의 길로 들어설 것으로 예측되지만, 폐지되어야 할 이유 보다 정서적으로 국민들에게 다가갈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1996년 9월 5일, 사형수 M에 대한 사형집행이 예정된 미국 오리건주 세일럼 시에 위치한 교도소 앞에는 언론 취재진과 사형제도 찬반 지지자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지역신문에는 “사형집행일은 고뇌가 끝나는 날”이라는 피해자 어머니의 말과 흐느끼는 모습이 1면에 실려 있었다. 교도소 주변 도처에는 ‘신도 사형을 지지한다’, ‘사형은 자업자득, 지옥으로 보내라!’와 같은 글귀들이 쓰인 현수막들이 휘날리고 있었다. 급기야 집행 1분전에 이르러서는 60, 59, 58…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었고 집행이 끝났음이 알려지자, “…랄랄랄라! 헤이! 헤이! 세이 굿바이!”라는 유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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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심번호 국민공천제의 정치개혁 탁상공론 지면기사
유권자 참여확대로 후보자의지역대표성 부각시킬지 궁금미국 오픈프라이머리와 역선택 문제·투표방식도 달라당대표들 공천 본선결과 책임국민에 떠넘기는건 아닐지 의심안심번호 국민공천제가 논란이다. 이 제도는 안심번호 이용 대국민 여론조사를 당내 경선에서 실시하고 그 결과로 지역 총선 후보를 결정하는 것이다. 정치개혁이란 명목으로 여야 대표가 전격 합의한 이 제도에 대해 언론에서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박근혜 대통령 간 갈등을 부각시키며 다양한 정치공학적 해석을 한다. 그런데 이 해석들로는 이 제도가 왜 도입되는지, 미국의 오픈프라이머리와 이 제도가 어떻게 다른지, 이 제도 도입이 선거제도적 측면에서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이해되지 않는다. 도대체 이 제도는 누구의 무엇을 위한 것일까?우선, 이 제도가 유권자 참여확대로 후보자의 지역 대표성을 정말 부각시킬 수 있는지 궁금하다. 이 제도는 경선여론조사 수행 시 이동통신사 배정 가상번호 사용으로 개인정보 유출 불안감을 줄여 응답률을 높일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공천을 위한 여론조사 반영 비율은 50~100%로 매우 높지만 경선 여론조사에 참여하는 유권자 수는 매우 적고(예 300~500명/15만 유권자), 경선 후보자는 많으며(예 6~7명), 선거 초기 유권자들의 지지후보 미결정 응답률이 매우 높아(예 40~70%) 그 결과의 실효성 논란이 많다. 특히 응답률을 높여 전체 표본의 숫자를 키운다고 해도 지금처럼 유권자들의 무지와 무관심으로 지지후보 미결정 응답이 많다면 이 제도는 무용지물이다. 이 때문에 표본 수로 여론조사 비용이 결정되는 상황에서 서둘러 이 제도를 도입하는 것은 여론조사 기관의 비즈니스만 돕는 것은 아닌지 묻게 한다.둘째, 유권자가 지지정당을 밝히지 않고 예비선거 투표를 하는 미국의 오픈프라이머리와 이 제도는 역선택 문제와 투표방식에서 다르다. 오픈프라이머리는 타당 지지자가 자당 후보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역선택을 문제삼지 않지만, 이 제도는 역선택이 심각한 문제가 된다. 미국에서 오픈프라이머리를 택한 주(洲)는 역선택이 경선 결과에 미치는 영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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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삼모사의 통치기술과 원숭이의 생존전략 지면기사
도토리가 부족하다는 핑계로 아침 3개·저녁 4개 준다고 타협·양보하는 것처럼 발표 원숭이 반발에 다시 아침 4개로 결정됐지만 저녁도 생각해 볼일 최근 현실정치 스타일과 흡사 조삼모사(朝三暮四)란 말이 있다. 원숭이들과 그들의 조련사가 있었다. 어느 날 아침 원숭이에게 도토리를 주면서 “이제부터 아침에는 3개, 저녁에는 4개를 주겠다”고 하였다. 원숭이들은 몹시 화를 내었다. 그랬더니 조련사가 말을 바꾸었다. “그러면 아침에 4개, 저녁에 3개를 주겠다.” 원숭이들이 기뻐하였다. 어려서 이 고사를 배울 때는 원숭이가 어리석다고 하였다. 눈앞의 이익에 사로잡혀 일희일비하는 것이 성정이 미숙하고 시야가 편협한 탓이라 하였다. 성숙하고 지혜로운 사람이고 싶어 겉으로는 함께 원숭이를 비웃었으나 실은 속으로 앙앙하였다. 내가 원숭이라도 아침에 4개, 저녁에 3개가 좋겠다. 왜 원숭이를 어리석다고 할까. 그러다가 ‘장자’를 배우면서 ‘조삼모사’를 다시 만나게 되었다. 조삼모사(朝三暮四)와 조사모삼(朝四暮三)은 물론 다르다. 아침과 저녁이라는 중대한 시간 차이를 어찌 같다고 할 것인가. 그러나 이 같은 차이에도 불구하고 동일한 진실을 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그때 강의의 핵심이었다. 그 사이 머리가 컸다고 고개를 끄덕이기는 했으나 솔직하게는 아침과 저녁의 차이를 넘어서 같은 것으로 볼 자신이 없었다. 나중을 약속했으나 지켜지지 않은 일이 적지 않았다. 어떻게 지금 저녁을 믿고, 내일을 믿고, 나중을 믿고, 더 좋은 것이 다음에 온다는 것을 믿을 것인가. 혹자는 믿을 수 있다고 믿으라고 하였다. 본래 원숭이를 기르던 자는 원숭이를 무척 사랑하는 자였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원숭이가 너무 많아져 할 수 없이 도토리를 7개로 한정하게 되었으며 원숭이를 사랑하므로 이들과 대화하여 합의점을 만들어갔다는 것이다. 이런 해석은 더 어처구니가 없다. 원숭이를 사랑한다는 자가 능력도 생각지 않고 원숭이를 기르고 불렸으며 무엇보다 7개로 나눠 먹이는데 아침에 4개를 준다는 생각을 애초에 하지 않고 3개를 주려고 했다는 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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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문제와 황제펭귄의 삶 지면기사
해마다 늘어가는 이혼부부 재산상속 문제로 형제간 다툼 직장에서 집단 따돌림… 눈물겨운 펭귄의 가족사랑 처럼 우리도 남을 배려하고 소통하는 소중한 정신문화 잘 계승해야 통계청의 2014년 이혼통계에 의하면 이혼은 11만5천500건으로 전년보다 200건, 0.2% 증가하였다. 최근 몇 년동안 이혼 증가율이 주춤하기는 하였으나 1990년에는 이혼이 4만5천여 건이었으니 아직도 과거에 비해 이혼 건수는 많은 편이다. 평균이혼연령은 남자 46.5세, 여자 42.8세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2011년까지 4년이하 이혼이 가장 큰 비중이었으나, 2012년부터 혼인지속기간 20년 이상 이혼이 28.7%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미성년 자녀가 없는 이혼 부부의 구성비는 50.3%로 절반을 넘어섰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간통죄의 폐지로 기혼자의 혼외 만남을 주선하는 인터넷 사이트가 성황을 이루고 있다고 한다. 가족의 해체가 가속화되고 있다. 최근에는 부모가 사망하면 상속문제로 형제간에 다툼이 많이 생긴다고 한다. 부모를 부양한 자가 기여분을 인정받아 재산을 더 챙기려는 상속문제로 형제간에 얼굴을 붉히며 법정에서 다툼을 벌이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소식을 접할 때면 우울한 생각이 든다. 어릴 적부터 같이 자라면서 우애를 나눈 가족 간의 사랑에 금이 가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직장에서 집단 따돌림을 당하는 경우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상당수의 직장인들이 직장에서 집단 따돌림을 당한다는 통계가 있다. 이러한 집단 따돌림의 피해자는 스트레스와 불안감으로 건강이 악화될 수 있고 일에 집중할 수 없게 된다. 남을 배려하고 아끼는 마음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이 나타난다. 필자는 다큐멘터리를 통해 알게 된 남극의 황제펭귄을 매우 좋아한다. 작은 생명을 지켜내는 감동적인 삶을 살아가는 황제펭귄은 서로 짝짓기를 하여 알을 낳은 뒤, 암컷은 그 알을 수컷에게 맡긴 후 먹이를 구하러 바다로 떠나고, 암컷에게 알을 건네받은 수컷은 아무것도 먹지 않은 채 3개월을 굶으며 남극의 지독한 추위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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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소와 폭력 지면기사
비록 그들이 위법행위로 형을 받고 복역하고 있지만 국가는 제2의 기회 얻을수 있게 건전한 정신·건강한 몸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환경 만드는제도적 장치 마련해 줘야 최근 모 사립대학의 노령인 전 이사장이 교도소 내에서 폭력으로 중상을 입은 사건이 발생해 새삼 교정시설 내 폭력이 세간의 관심거리로 떠올랐다. 인간에게 있어서 폭력은 인류의 역사만큼이나 오랜 기간 존재해 왔지만, 어떤 형태이든 명백한 범죄행위다. 이는 작게는 개인 간의 사사로운 갈등으로 빚어지는 폭력에서부터 크게는 국가 간의 충돌로서 야기되는 전쟁행위에 이르기 까지 인간의 삶 속에서 상존해 왔다. 적어도 21세기 문명국가에서 살고 있는 우리는 우리가 속해있는 사회 속에서 뭇 사람들과 자유롭게 소통하고 공정하게 경쟁하며 살아가기를 기대한다. 그런데 어느 순간에 강압적인 폭력이 개입되면, 자유롭고 공정한 소통과 경쟁의 룰이 차단되고, 인간으로서의 존엄성과 잠재력이 침해되고 만다. 이러한 폭력행위는 어디에서든 발생하고 있지만, 교도소에서의 폭력피해가 주목받는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이는 우리 사회가 사회의 사각지대에서 살아가는 구성원들을 얼마만큼 살펴보고 있는가를 가늠하는 지표일 뿐 아니라, 당사자들에게 있어서도 판결로 부과된 공적인 형벌 외에 더 고통스러울 수 있는 제2의 사형(私刑)까지 받게 된다는 점에서다. 비록 그들이 위법행위를 저지른 가해자라 할지라도 재판을 통해 형을 받고 복역을 하고 있는 이상, 국가는 형기 후 수용자가 적절한 문화적 환경 속에서 건전한 정신과 건강한 몸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제공해야 한다. 메르스와 같은 전염병이 발생한 경우, 감염자들을 엄격하게 격리하되 완벽한 완치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이유는 당사자의 생명을 구하는 데에도 있지만, 퇴원 후 지역사회로의 전염을 차단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교도소 역시 죄지은 사람들에게 엄중한 징벌을 내리는 곳이지만, 더 나아가 그들이 지난 과오를 극복하고 제2의 기회를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곳이기도 한 것이다. 실제로 교도소에 수용된 범죄인들 중에는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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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에 대한 신뢰의 솔선수범과 20-30세대 지지율 지면기사
나라 잃은 슬픔· 동족상잔 비극지독한 가난·군사독재 항거…경험해 보지못한 20~30세대유연하고 자유분방한 삶과생활방식 추구한다고 해서법과 원칙에 무관심하지 않아18대 대통령 선거 당시 20대의 33.7%, 30대의 33.1% 만이 박근혜 후보를 지지했다. 이 결과에 대해 야당은 박 대통령의 원칙과 신뢰 주의는 젊은 층의 유연하고 자유분방한 사고와 생활방식에는 어울리지 않는 낡은 통치철학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최근 벌어진 남북대치 상황에서 원칙과 신뢰를 행동으로 옮긴 박 대통령의 리더십에 대해 젊은 장병들이 제대를 연기하며 화답해 이 분석의 문제점이 확인되고 있다. 불과 일주일 전, 우리 군은 과거와 달리 “현장 지휘관 중심”과 “선조치 후보고” 원칙을 행동으로 옮겼다. 북측의 서부전선 일대 포격에 대해 우리 군은 북측 발포지점을 즉시 포격했다. 이 상황에서 우리 청년 장병들은 결혼식과 신혼여행을 미뤘고 그토록 어렵다는 취업에 성공한 제대 말년 병장은 전역을 연기했다. 왜 이런 일들이 벌어졌을까?우리의 20~30세대는 70대처럼 민족주의로 인해 나라를 잃은 적이 없고, 60대처럼 동족상잔(同族相殘)의 비극을 겪지 않았다. 50대처럼 지독한 가난을 경험하거나, 40대처럼 무지막지한 군사독재에 항거해 본 적도 없다. 그러나 우리의 20~30세대는 연평해전,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 사건 등을 겪으며 북의 도발에 대한 우리 정부의 무능과 남남갈등의 모습에 혼란스러워하고 실망한 경험이 있다. 그래서 이들은 전쟁을 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북 도발에 대응하는 방법에 관심을 갖게 됐다. 말로만 “백배 천배의 응징”을 하는 방식으로는 약속을 지키지 않고 신뢰를 저버리는 북한의 도발을 막을 원칙을 마련할 수 없고 이를 해결하지 못하면 우리 사회는 언제든 남북 갈등은 물론 남남갈등에 시달린다는 것을 이들은 잘 알고 있었다. 북한의 지뢰도발 직후 국민안전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20대의 78.9%, 30대의 72.1%가 “전쟁 나면 참전하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반공교육을 받지 않은 20~30세대의 이 같은 애국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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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 아직도 만사형통? 지면기사
논란·논의 대상 올바른 이해와객관적 인식 있어야만토론은 합리적으로 진행되고소통은 생산적으로 이뤄진다자신의 시선과 문제의식에 대한겸허한 성찰 우선돼야 하기때문외국 사람들과 얘기를 나누다 보면 같은 단어를 쓰면서도 그 의미가 그들에겐 전혀 다르게 전해진다는 사실에 당황할 때가 있습니다. 우리는 마치 상식처럼 그냥 일상적으로 구사하고 있는 영어 단어인데, 그 사람들은 그 말을 매우 생소하게 받아들일 때도 있습니다. 아프리카에서 온 사람들과 얘기를 나누다 이들이 라이벌(rival)이란 말을 매우 낯설고 어려워하는 것을 보고 매우 당황한 적이 있습니다. 그중 한 사람은 수단 출신으로 난민자격으로 캐나다에 거주하고 있던 비교적 지적 수준이 높은 여성이었는데, 제가 이 사람에게 우리에겐 상식적인 소위 라이벌 관계를 설명하는 데 한참이나 시간이 걸리기도 했습니다.국가와 민족이란 말은 우리에겐 지극히 당연하고 상식적인 개념으로서 일상적으로 구사하고 있는 단어들이기도 합니다. 국가발전, 민족의식, 민족감정, 역사의식 등과 같은 단어 역시 우리는 이 말의 사용에 특별한 예외를 생각할 필요조차 없이 그 함의를 일반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상식적인 개념들입니다. 그러나 출신과 배경 등 여러 환경이 같지 않은, 이른바 우리와는 삶의 조건과 그것이 결과한 역사가 다른 외국 사람들에겐 그렇지 않았습니다. 이들에게 이 개념들은 당연하거나 상식적이지 않았고, 심지어 우리와는 다른 의미로 사용되고 있기도 하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여전히 우리 사회에서 소통은 여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만사형통의 수단쯤으로 운위되고 있습니다. 대통령은 집권여당이나 야당, 국민들과 소통하지 않아 여러 가지 문제해결의 본질에 접근하지 못해 겉돌고 있고, 지금의 정당은 당원이나 국민들과 소통하지 못해 정치발전에 장애가 되고 있다고 비판받고 있습니다. 지역의 일부 시민단체들도 문제를 제기하고 비판할 때마다 시장이나 부시장이 시민사회와 소통하지 못하고 있는 점이 근본적인 원인이라 주장해 왔습니다. 최근 달포 사이에 저희 가족은 세 편의 영화를 보았습니다.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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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지배구조 개선 지면기사
감사위원회 독립성 강화와소수주주, 이사선임 복수의결권행사 가능한 집중투표제 필요전자투표제 의무화 도입과대표소송제 보완 통해기업경영 투명·건전성 확보해야최근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 소식이 세간의 화두가 되었다.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이와 관련하여 상법 개정논의가 있는 몇 가지를 말하고자 한다.첫째, 감사위원회 제도의 개선이다. 상법에는 회사의 업무를 감시하도록 감사제도가 있는데 회사는 감사 또는 감사위원회를 두어야 한다. 감사위원회는 우리나라가 IMF 경제위기 때 국제금융기관의 권고로 도입한 것인데 자산규모 2조원 이상의 상장회사는 주주총회에서 이사를 선임한 후 선임된 이사 중에서 감사위원회 위원을 선임하여야 한다. 감사위원회의 기능에 있어 독립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개정논의에서는 주주총회서 이사를 선임하는 단계에서 감사위원회 위원을 분리하여 선출하는 방식을 채택해 실질적 기능 확보의 전기를 마련하고 있다. 한편 이 제도가 투기적 외국 자본의 기업 경영간섭 수단으로 악용되어 기업이 피해를 보는 경우 소수 주주의 피해로 연결될 수 있다는 반론이 있다.둘째, 집중투표제의 의무화다. 집중투표제란 외환위기 이후 도입된 것으로 이사 선임 시 주주가 복수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제도인데 소수 주주도 추천하는 이사를 선임할 수 있다. 집중투표제는 대주주의 이사선임 독점 현상을 견제할 수 있는 제도다. 그러나 상법은 집중투표제를 배제할 수 있는 여지를 인정하여, 이 제도를 원치 않는 회사는 정관에 허용하지 않는다는 규정을 두었다. 대부분 회사가 정관에 이사 선임 시 집중투표를 허용하지 않음으로써 집중투표제가 거의 이용되지 않고 있다.개정논의는 일정규모 이상의 회사부터 이사 선임 시 소수 주주들이 집중투표를 청구하는 경우 정관으로도 이를 배제할 수 없도록 하여 이사회 구성의 다양성을 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집중투표제를 의무화하면 의사결정의 지연으로 기업의 효율성과 경쟁력이 저하되고, 국제투기자본의 경영개입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비판이 있다.셋째, 전자투표제의 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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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 지면기사
맹자 어머니가 왜 세차례나이사했는가를 깨닫고 본받아야 인간의 근본적인 삶의 명제를배움을 통해 성찰하게 하고살아가는 방법 고뇌 할 수 있도록교육의 장 마련하는데 지혜 모아야 맹자의 어머니가 자식교육을 위해 세 번 이사했다는 맹모삼천지교라는 고사는 우리에게 널리 잘 알려져 있다. 내용인즉슨 맹자의 어머니가 처음에 공동묘지 근처로 이사했는데 아들이 밖에 나가 곡하는 것만 배워오더라는 것이다. 그래서 거처를 시장터 근처로 옮겼더니 이번에는 아이가 종일 상인들이 장사하는 모습만 흉내 내기에, 다시 서당 근처로 이사했더니 비로소 아이가 공부에 전념하더라는 것이다. 자식 교육을 위해서는 세 차례나 이사를 마다 않는 맹모의 교육열은 매우 감동적이지만, 학군따라 유명학원따라 서울로 강남으로 심지어 가족과 생이별을 감수하며 해외로 떠나는 우리나라 부모들의 교육열 역시 실로 맹모삼천지교에 못지 않다.그런데 세 번의 이사에 대하여 새로운 시각으로 설명하는 견해가 있다. 처음 공동묘지 부근으로 갔던 것은 생명이 유한할 수밖에 없는 인간이 죽음을 극복하기 위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를 고민하도록 돕기 위함이었고, 두 번째 이사는 시끄러운 시장터에서 사람들이 살아가는 치열한 삶의 현장을 보고 느끼라는 것이었으며, 세 번째 서당 근처로 간 것은 인간의 유한함을 깨우치고 치열한 삶 속에서 진정한 위대함을 이루기 위해서는 배워야 한다는 가르침을 알려주기 위함이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해석이야말로 맹모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것이며, 우리나라의 지도자들과 부모들이 새겨들어야 할 교육관이 아닐까 생각한다.최근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도 공식석상에서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뜨거운 교육열과 교육제도에 대해 예찬했다는 보도를 종종 접한다. 6·25전쟁 이후 폐허 속에서도 한강의 기적을 이룬 것이 곧 우리 사회 저변에 내재되어 있는 교육의 힘이었다고 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우리나라의 공교육의 부실과 사교육의 광풍을 생각하면, 우리 국민들의 실제 정서와는 상당 부분 괴리가 있어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불편한 진실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실제로 얼마 전 하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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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실업 대책과 아르바이트 인생의 불일치 지면기사
정부, 기업중심 일자리 대책취업문제 해결 발상 걱정스러워100만 청년실업자들대부분 절차 복잡한 취업 대신해고돼도 부담없고 여러곳서푼돈 벌수 있는 아르바이트 선호얼마 전 정부는 청년실업 대책으로 임금피크제, 고용디딤돌 프로그램, 사회맞춤형 계약학과 등을 도입하기로 했다. 임금피크제는 기존 취업자들의 정년연장 또는 정년 후 재고용 과정에서 임금을 감액하는 제도다. 이는 2016년 1월부터 일반 기업의 기존 정년(55세)을 60세로 연장하면서 기 취업자와 청년 구직자가 서로 일자리를 나누는 노동정책이므로 새로운 청년실업 대책은 아니다. 고용디딤돌 프로그램은 대기업이 창조경제혁신센터를 통해 협력업체 등에서 근무할 인턴을 모집하고 3개월간 직무교육 후 관련 협력 업체에서 다시 3개월 간 인턴 근무기”회를 주는 것이다. 사회맞춤형 계약학과는 기업이 채용을 조건으로 학교와 계약을 맺어 특별한 학위과정을 운영하게 하는 제도로 이 학과를 졸업한 학생은 해당 기업의 계열사나 협력업체로의 취업이 100% 보장되게 하는 제도다. 정부가 새로 마련한 청년실업 대책은 인턴채용 확대와 직업교육 강화로 요약된다. 이를 위해 정부는 기업에 신규채용 등과 관련해 세제지원을 하기로 했다. 이 같은 기업중심 청년실업 대책은 일자리만 많으면 취업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발상에 근거한 것 같아 걱정스럽다. 이번에 발표된 정부의 대책을 보면서 과연 정부와 기업이 청년실업 문제의 원인을 뭐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해 진다.2004년 기준으로 전체 실업자의 47.8% 이상이 청년(15~34세)실업자고 2015년 현재 대졸실업자 50만명과 고졸실업자 44만명을 합해 청년실업자는 100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2015년 6월 청년실업률은 10.2%로 16년 만에 가장 높았다. 이처럼 통계적 실업자로 간주되는 이들은 정말로 일도 하지 않고 그래서 돈도 없을까? 좀 더 살펴볼 부분이 있지만, 이들은 정식으로 일하지 않을 뿐 나름대로 열심히 아르바이트하느라 너무 바쁘고 고된 인생을 살고 있다. 아마도 100만 청년실업자 대부분은 언제 해고될지 모르는 편의점·카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