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월요논단
칼럼니스트 전체 보기-
증언과 기억은 살아남은 자의 책무 지면기사
당장 아프더라도인간을 위기에 처하게 했던고통들을 오히려 더 많이증명하고 상기해야 한다.잊자거나 없던일로 하자는건터무니없고 안타까울 뿐'먹어서 응원하자'. 놀랍게도 이 응원 문구는 곳곳에서 세계 공용어처럼 활용된다. 먹거리가 위험해졌다는 소식이 전해지면 누군가가 꼭 이 문구를 들고 나온다. 1990년 영국이 광우병으로 축산 농가가 위기에 처했을 때다. 농무부 장관이던 존 검머씨가 방송에 등장해 햄버거를 삼키며 문제없으니 먹어서 농가를 돕자고 시민에 권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일본 동북지방 농수산물이 팔리지 않자 똑같은 응원 문구가 등장했다. '타베테 오엔시요우'. 아베 총리는 후쿠시마 쌀로 지은 밥도 먹어 보였다. 그곳의 문어도 씹어 보였다. 몇몇 연예인들은 게걸스러울 정도로 그 지역 과일을 먹는 모습을 연출했다. 먹어서 응원하는 모습들이었다.이 응원은 농가, 지역을 향한 '의리있는' 일처럼 보인다. 고통에 공감하며 아픔을 쉬 잊게 해주는 위로의 작업인 것 같기도 하다. 의리있어 보이고, 힐링시켜 주는 듯한 이 응원은 액면 그대로 의미를 받아들여도 되는 걸까. 안타깝게도 그러긴 힘들 것 같다. 겉으로 드러난 응원의 의미를 한 꺼풀만 벗기면 먹어서 돕자는 말은 무서운 정치적 속살을 드러내기 때문이다.무한 이윤을 내기 위해 공장형 축산을 택했고, 짧은 시간 내 덩치 큰 소를 만들기 위해 동물성 사료를 사용한 결과가 광우병 발병이다. 경제적 이득을 향한 인간의 무한 욕망이 재촉한 재앙이 광우병이었다. 후쿠시마 먹거리 사고는 강한 국가를 만들려는 일본의 경제·방위정책 결과가 빚은 재난이었다. 그런데도 먹어서 응원하자고 나선 것은 재앙을 기억에서 밀어내고, 재앙의 원인을 증언하지 말자는 주장에 가깝다. 원인을 따지는 일은 접고, 일상으로 돌아가서 큰 일이 없었던 것처럼 망각하고 살자며 원인 책임자들에 면책을 주는 발언이다. 그래서 먹어 응원하자는 말은 위안이 아니라 정치적 언어가 되고 만다.덮어두자는 정치적 언어는 아픔을 배가시킨다. 증언과 기억을 멈추자는 언설은 말로 그치지 않고 가슴을 툭툭 치고, 애를 끓
-
협동조합에 거는 기대와 우려 지면기사
실패하는 기업들 속에서살아남기 위한 신생조직일 뿐'설립만하면 정부지원 있겠지'안일한 생각과'설립자에게만 기대'는의존성은 절대 안된다2012년 이전에는 미미했던 협동조합이 7월이면 5천개에 달한다고 한다. 협동조합의 정신적 구루의 하나로 알려진 이탈리아 볼로냐 대학의 자마니 교수도 믿기지 않는다고 할 정도의 성장세다. 무엇이 2012년 이전에는 미미했던 협동조합의 열기를 불러일으키는가.필자의 생각으로는 두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압력요인이다. 우리나라는 대기업 위주의 경제가 지속되면서 중산층이 무너졌다. IMF 추산 2010년 한국 총 GDP는 1조6천억달러 정도인데 이중 25%가 4개 대기업의 몫이다. 문제는 대기업 위주의 경제 재편이 고용창출은 적고 소득을 상위 1%에게 집중시킨다는데 있다. 사회경제조사에서 과거에는 '당신은 상류층·중산층·빈곤층 중 어디에 속하느냐'를 물었는데, 요즘 조사는 서민층을 분류항목에 넣고 있다. 서민층에 속한다고 응답하는 사람이 62.3%를 차지했다(경향신문&현대리서치 2013 한국인의 삶 조사: 부유층 1.6%, 중산층 29.6%. 빈민층 5.9%). '서민층'의 증가는 자본주의 경제체제의 실패가 원인이다. 정부의 대책도 별무신통이 되면서 협동조합에 대한 관심은 커졌다.둘째는 기회요인으로 볼 수 있는데, 경제활동 참여자가 사회적으로 가치있는 일을 하고 싶어하는데서 온다. 인간은 결국 행복추구자인데, 과거에는 경제소득 증가가 행복의 선행요인이었지만, 이제는 나눔·배려·신뢰·공동체의 안정감 등이 행복의 조건이 되고 있다. 캐나다의 그레그 맥레오드 신부는 그것이 구성원간의 결속력이라고 했다. 협동조합의 구성원들은 자신을 위해서만 일하는 것이 아니라 동료와 지역사회를 일할 수 있는 끈끈한 인간애로 무장한다. 협동조합 틀 안에서 도구가 아니라 서로가 파트너가 된 것이다. 자본주의가 감당하지 못하는 영역이 존재하는 것은 압력으로 작용하고, 사람들이 사회적으로 건강하게 살고 싶은 욕구는 기회요인으로 작용하면서 협동조합의 수는 증가하고 있다.협동조합을 사전적으로 풀이하면 경제
-
게이트 키핑의 중요성과 변화의 통감(痛感) 지면기사
KBS, 문창극 보도 왜곡했는지,내용 이해 못했는지 논란에국민은 '국민의 방송' 슬로건보다정상적 절차에 의한공정하고 객관적 보도였는지가더 중요하다는걸 이제 깨달아게이트 키핑 (Gate Keeping)은 언론조직이 시간과 공간(지면)의 제한으로 취재·편집·보도 과정에서 뉴스가치에 따라 사건을 취사선택해 기사화하는 과정이다. 사건 전체를 모두 기사화하는 것이 불가능하고 독자·시청자가 사건의 핵심을 쉽게 이해하도록 하기 위해 언론조직은 어떤 것은 기사화하고 어떤 것은 기사내용에서 빼야 한다. 따라서 언론조직의 능력과 수준을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은 게이트 키핑 과정에서의 윤리의식, 뉴스가치 판단 능력, 사건에 대한 이해력 등이다. 특히 게이트 키핑의 결과로 왜곡 논란을 불러일으킬 때 이 세가지 기준은 언론조직의 의미와 존재가치를 드러나게 한다. 최근에 게이트 키핑 논란을 크게 불러일으킨 문창극 전 국무총리 후보자에 관한 KBS보도 내용을 위의 세가지 기준에 비춰 보면 흥미로운 사실이 확인된다.우선 윤리의식 측면에서 볼 때 게이트 키핑 최종 책임자인 보도국장 사임 이후 사실왜곡 논란이 벌어졌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그 과정이 매우 거칠었고 이는 KBS 언론조직의 게이트 키핑 과정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기 어려운 상황임을 우려하게 했다. 따라서 KBS가 건전한 윤리의식을 가진 언론조직이었다면 이를 고려해 보도에 더욱 신중을 기했어야 했다. 어떤 과정을 거쳐 관련 영상물을 입수했고 왜 전체 내용중 일부만 편집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대상이 되는 문제의 내용을 방송하기로 결정했는지 모르지만 조직내 게이트 키핑 과정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러한 보도는 사실왜곡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음을 윤리적 측면에서 고민했어야 했다.둘째, 뉴스가치 측면에서 문창극 전 총리 후보자가 종교단체에서 종교인으로서 한 발언이 그토록 중요했는지 궁금하다. 사실 핵심은 관련 발언 자체가 아니라 총리직을 수행할 때도 종교인으로서의 가치관과 판단을 유지할 것인가가 됐어야 했다. 그리고 저널리즘 보도원칙에 따라 보도 전에 당사자의 반
-
한국 축구와 한국 정치 지면기사
대형사고 전 경미한 징후들즉, 예견에 대해 외면과강력한 구심점 없는컨트롤타워 부재,과거 발생한 문제점 망각…우리 축구와 정치의 닮은꼴월드컵이 한창이다. 지구 반대편 브라질에서는 전 세계인의 이목을 공 하나에 집중시키고 있다. 한국 축구는 국민의 높은 기대와 달리 16강 대열에 합류하지 못했다. 선수들은 분명 최선을 다했고 홍명보 감독 역시 모든 노력을 다 쏟아부었을 것이다. 그러나 축구에 대한 국민들의 깊은 사랑을 감안하면 만족감보다는 실망감이 클 것이다. 우리 축구를 보면서 느낀 것은 한국 정치와 매우 닮아 있다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정치를 대하는 우리 국민들의 속성이 축구에 고스란히 묻어난 것은 아닐지 되돌아보아야겠다. 과연 무엇이 한국 축구와 한국 정치를 닮은꼴로 만들어 놓은 것일까.한국 축구와 한국 정치 모두 예견에 대한 외면, 컨트롤타워의 부재, 문제점에 대한 망각을 공통점으로 하고 있다. 우선 예견에 대한 외면이다. 객관적인 FIFA 랭킹에서 같은 조에서 가장 낮았다. 국가대항전에서의 경쟁력이 낮다는 예고지표다. 월드컵 개막 전, 미국 스포츠전문채널 ESPN이나 축구전문가들은 한국의 16강 진출 가능성을 낮게 보았다. 한국이 16강에 진출하기 위해 전문가들의 처방은 수비조직력을 단기간내 끌어올리고 한국대표팀만의 확실한 득점 루트를 만들라고 주문했다. 되돌아보면 이런 전문가들의 예견과 처방에 충실히 따르지 않았다. 한국 정치 역시 예측에 대한 외면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해양안전심판원은 오래 전부터 해양사고의 가장 큰 원인이 운행자의 과실임을 밝혀왔다. 선박의 개조, 화물의 과적, 안전사고의 구난 문제, 관피아 결탁 등 수많은 적폐(積弊)에 대해 서해 페리호 사고, 경주 콘도 사고, 성수대교 사고, 삼풍백화점 사고 등으로 예견해 왔다. 동부전선 GOP 임병장 총기난사 사고 역시 2005년 경기도 연천 군부대 총기난사 사고로 예견될 수 있었다. '하인리히 법칙'에 따르면 대형사고가 발생하기 전에는 수많은 경미한 징후들이 존재한다.다음으로 컨트롤타워의 부재다. 2002년 4강 신화를 달성할 때
-
요코 이야기와 제국의 위안부 지면기사
역사적 해석 충분히 토론하고일정부분 합의를 찾아가는순서야 말로 민주주의의 초석그 과정을 생략하는 민족은미래가 없다고선인들은 늘 말하지 않았던가'요코 이야기'란 책이 있었다. 지금 국내 서점에서는 절대 구할 수 없는 책이다. 출판사가 책을 모두 수거해 버렸기 때문이다. 원래 이 책은 영어로 적은 소설이다. 일본인이었다 미국 시민이 된 저자가 자신의 어릴 때 경험을 옮긴 자전적 소설이다. 미국 동부의 초등학교 추천도서에 들었다 한국계 학생과 학부모의 반대로 도서목록에서 탈락한 도서이기도 하다. 미국에서 문제가 되자 한국에서 번역된 '요코 이야기'는 출판사에 의해 전량 수거되는 운명을 맞는다. 요코 가와시마 왓킨스씨는 원래 해방 전 조선의 나남에서 나고 자랐다. 해방과 동시에 소련군이 진주한다는 소식에 서울로 탈출한다. 그 과정에서 일본인 아녀자를 겁탈하는 조선인을 만나는 등 온갖 수모를 겪는데 그 내용을 소설에 담았다. 일본 가해자, 조선 피해자라는 일반적인 역사 서술을 거슬러 적고 있다. 자신의 기억에 기반해 조선 가해자, 일본 피해자의 이야기를 풀어낸 것이다. 이 책은 숱한 반대를 만나고, 학교에서 밀려나고, 급기야는 서점에서 수거되는 일을 겪었다. 왓킨스씨는 자신의 기억을 기반으로 전쟁의 아픔을 그리려고 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한국인을 악당으로 몰려고 한 의도는 없었다고 한다. 경험을 기반으로 했기에 왜곡은 결코 없다고 주장했다. 유사한 역사 적기 논란이 국내에서 일고 있다. 이번엔 '제국의 위안부'란 책이 그 주인공이다. 이 책 또한 일반적으로 알려진 위안부 역사를 거스른다. 일본의 위안부 모집, 강제 위안의 고통, 일본의 책임 및 사죄 요청이라는 줄거리에서 벗어나 있다. 저자는 위안부 할머니들의 개인 기억을 추적한 끝에 다른 역사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종군 위안부를 달리 이야기하는 방식도 있음을 할머니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보여주려 했다. 이어 나름의 역사 기술을 통해 일본과 화해할 새로운 방식을 제안하고 있다. 2013년 출간 당시부터 지식계 내에서 논란이 오갔다. 시간이 한참 지나 이번 달에
-
거참, 예술이네 지면기사
세월호 재난 등 있었지만…6·4 선거 유권자,널뛰기·묻지마 투표 안해권력 나눠주기 지혜로워졌다여야 모두 다시 뛸 명분 얻어지방정치 회생조짐 지켜보자이번 6·4 지방선거도 여전히 중앙정치 이슈에 발목이 잡혀 치러졌다. 세월호 재난으로 인해 지방선거가 박근혜정부 심판론으로 이어진 이유도 크다. 20년이 넘은 부활의 지방자치도 성년이 되긴 멀었다. 그래도 한줄기 희망은 있다. 유권자들이 '널뛰기 투표', '묻지마 투표'를 하지 않았고, 여야 어느 쪽의 손도 들어주지 않은 점이다. 여야 모두 다시 뛸 명분을 얻은 셈이다. 광역자치단체장은 야당이 조금 많고, 기초자치단체장은 여당이 많다. 교육감 쪽은 여도 야도 아닌 전교조 쪽이 압승을 거두었다. 여당의 입장에선 용궁 갔다 왔다고 할 것 같고, 야당은 쓴 입맛을 다시고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 유권자들, 권력 나누어주기에 관한 한 엄청 지혜로워졌다. 서로 약속이나 한 것처럼 정당과 정치인들에게 권력을 황금비율로 나누어주었다. 과거에는 선거 때마다 한쪽이 몰렸다 싶으면 다음 선거에서 다른 쪽에 몰표를 주었다. 2004년 3월 12일 대통령탄핵 후 치러진 4월15일 7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열린우리당 쪽에 몰표를 준 게 대표적이다. 그 뒤로 열린우리당이 잘못하자 지방선거에서는 한나라당을 몰표를 주어 실망감을 표출했다. 이렇듯 과거 한쪽이 일방 지배한다 싶으면 다음 선거에서 바꾸어주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한 선거에서 권력을 균점상태로 만들었다. 4년 기다렸다 판을 바꾸었던 방식을 벗어난 것이다. 지방자치권력 사상 초유의 '황금분할'의 시대이다. 시쳇말로 예술 같은 결과라고 할 수도 있겠다. 왜 우리 그러지 않는가? 뭔가 기가 막히게 일이 잘될 때 '거참 예술이네'하지 않는가. 황금분할은 고대 그리스에서 발견되었고 가장 조화가 잡힌 비를 말한다. 건축, 조각, 회화의 도형이나 입체 등에서 이 비를 많이 이용해왔다. 자연의 조화가 잡힌 상태를 말하기도 한다. 희랍의 철학자 플라톤은 말했다. 황금분할이 세상 삼라만상을 지배하는 힘의 비밀을 푸는 열쇠라고. 식물을 위에서
-
여론조사의 비밀과 언론보도의 책임 지면기사
무응답층·응답률·가중치와관련된 비밀들유권자들에 쉽게 설명하고결과 보도는 누굴 지지하는가가아닌 어떤 정책을 지지하는가로달라질 필요가 있다얼마 전 지방선거가 끝났다. 선거결과, 여야는 어느 쪽이 이겼다고 말하기 아리송한 상황에 난감해하고 있다. 냉정한 민심은 세월호 사태 책임이 있는 쪽도 세월호 사태 책임이 있는 쪽을 비난하는 쪽도 지지하지 않았다. 선거 전 여론조사는 이 냉정한 민심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수많은 여론조사 전문가들과 기자들은 왜 이 냉정한 민심을 여론조사로 파악하지 못했을까? 그 이유는 여론조사 결과 보도 과정에 숨겨진 비밀들이 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첫 번째 비밀은 무응답층 보도와 관련이 있다. 대부분의 언론 보도는 여론조사 지역별 무응답층 결과를 보도하지 않았고, 보도한 경우도 그 의미를 유권자에게 알리지 않았다. 언론은 무응답층 비율이 높아 여론조사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말만 반복했다. 왜 박빙인지, 왜 예측하기 어려운지 무응답 비율을 통계자료에 근거해 보도했어야 했다. 그러나 언론은 통계적 자료에 근거한 보도 대신 세월호 사태 책임 운운하며 막연히 보수층표가 숨었다는 주장만 보도했다.두 번째 비밀은 응답률 보도와 관련이 있다. 여론조사 결과 보도에서 간과될 수 없는 중요한 요소는 응답률 해석이다. 응답률이란 여론조사에서 여론조사 질문에 대해 응답하는 사람의 비율로 응답률 10%는 100명에 대한 조사에서 10명의 답변만 여론조사 결과에 포함됐다는 뜻이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응답률 자체가 아니라 전체 조사 대상이 몇 명인데 그 중 몇 명이 답했는가이다. 그러나 어떠한 보도도 그 지역 전체 숫자 대비 조사 대상 숫자와 이에 근거한 응답률을 보도한 경우는 거의 없고 이 응답률 자체가 20%를 넘는 여론조사가 거의 없었다. 언론의 여론조사 결과 보도는 낮은 응답률과 표본 부족이 조사 결과의 통계적 유의미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설명해야 한다. 조사기관과 언론사들은 선거법 제108조 ④항에서 표집오차 비율과 함께 응답률을 꼭 표기하도록 하고 있으니 이를 밝힐 뿐 이것이 왜 중요
-
유권자의 나라 지면기사
그동안 정치소비자로서 권리를너무 태만했다면 반성할 필요이번 선거만큼은 우리가주인공이 됐으면 좋겠다대한민국은 후보자의 나라가아닌 유권자의 나라이기 때문에며칠 있으면 지방선거일이다. 사전투표일에 이미 투표를 한 유권자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투표는 본 선거일에 이루어지고 개표까지 한다. 돌이켜 보면 이번 선거는 '세월호 사고'라는 전대미문의 대형 참사 영향이 클 것이다. 여야의 유불리를 떠나 사람들의 삶 자체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다. 생명의 중요성을 생각하며 정치의 중요성을 함께 생각해본다. 생명의 고귀함만큼이나 우리 정치에서 유권자들은 존중받고 있는 것일까. 자칫 후보자들의 눈에는 유권자들이 한 장의 투표용지처럼 비쳐지는 것은 아닐까. 이 나라가 몇몇 지도자나 후보자를 위한 나라가 아니라는 점을 우리 유권자들은 인식해야 한다.유권자 중심의 선거가 되기 위해 반드시 기억해야 할 몇 가지가 있다. 첫째 단순히 숫자로 보아도 선거의 주인공은 유권자이다. 이번 지방선거의 전체 유권자수는 4천130만명 정도에 출마 후보자는 9천명 정도 된다고 한다. 전체 유권자수에 비하면 후보자는 2.2%에 불과하다. 왜 97.8%의 유권자가 소수인 후보자에게 선거의 주인공 자리를 내주어야 하는가. 후보자를 결정하는 방식, 과정, 선거운동 내용, 공약의 전달 방식 모두 정당과 후보자 중심이다. 정당과 후보자 중심의 선거에서 유권자는 뒷전일 수밖에 없다. 선거 운동 때만 표를 위해 90도 인사와 준비된 미소가 남발된다. 당선이 결정되고 나면 선거 운동 때 섬기던 자세는 온데간데 없어진다. 유권자가 주인공이라면 과연 이런 일이 가능하기나 했을까. 둘째 정당과 후보자들이 공약을 제대로 알리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여론조사전문기관인 리서치앤리서치의 지난 1월 11일 조사결과(전국 1천명, 유무선 RDD전화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를 보면, 지난 지방선거에서 기초단체장에 대해 '경력과 공약까지 알고 투표했다'는 응답자 10명 중 3명이 조금 넘는 34.5%에 불과했다. 수많은 국민들이 그리고 전문가들이 지방정치
-
헤이트 스피치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촉구함 지면기사
도쿄 코리안타운서 벌어지는일본인들의 공개적 증오표현사회적 약자 정신적 피해 목적한국사회도 이미 위험한 단계법으로 규제할지 교육을 할지테이블에 올려놓을 때 됐다한류에 힘입어 일본 도쿄 시내에 작은 한국 거리가 만들어졌다. 널리 알려진 신오쿠보 코리안 타운이다. 요즘 이 동네가 한류가 아닌 다른 이유로 뉴스에 오르내리고 있다. 하나는 장사가 잘 안 된다는 우울한 소식이다. 한류도 예전 같지 않자 일본 손님들이 발을 뚝 끊어버렸다고 한다. 또 다른 소식은 좀 무서운 편에 속한다. 일본 극우 인사들이 일본 내 한국인들에게 공개적으로 저주를 퍼붓는 일을 신오쿠보에서 벌이고 있다고 한다. 한국인에게 복지 혜택을 주지 말자거나 일본에서 추방하자거나 심지어는 죽이자는 섬뜩한 말까지 내뱉는다고 한다. 이른바 헤이트 스피치의 등장이다. 이래저래 신오쿠보 거리가 더욱 썰렁해지고 있다고 한다. 헤이트 스피치는 증오표현으로 불린다. 사회적 약자들에게 정신적, 물질적 위협과 피해를 줄 목적으로 행하는 표현 폭력이다. 헤이트 스피치는 그 대상으로 사회적 약자 집단을 선택한다. 약자 집단 때문에 자신이 손해 보는 것처럼 꾸며댄다. 신오쿠보에서 행해지는 언사들은 대부분 지어낸 말들이다. 사회적으로 차별받고 있는 재일 한국인들을 오히려 혜택 받는 것처럼 꾸며댄다. 가두행진이나 시위, 인터넷 공간을 통해 반복적으로 그런 공격을 해대면 그 대상 집단은 두려움을 가질 수밖에 없다. 위협이 계속되면 신경 쇠약 등에 시달리기도 한다. 그 뿐 아니다. 사회 전체가 오해를 하게 되고 혐오를 일상화할 수도 있다. 헤이트 스피치는 그 대상자에겐 큰 두려움과 고통으로 다가오는 물리적 범죄에 해당할 만큼 중차대한 사회 문제다. 헤이트 스피치를 법으로 처벌하는 나라도 있다. 유태인 학살의 기억을 가진 유럽 국가에서는 법을 제정해 헤이트 스피치를 단속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회에서는 헤이트 스피치 규제에 대해 신중한 편이다. 단속이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일본 극우들의 헤이트 스피치가 지속되는 것도 처벌할 마땅한 법규가 없
-
일상으로 되돌아갈 수 없나요? 지면기사
안전한 나라 만드는데누가 진정성과 능력 있는지선택하는 일 우리앞에 놓였다국민들은 이제 김밥도 사먹고영화관도 가고, 카페에 들러공약이 참인지 거짓인지 살펴야세월이 얼마나 지나야 세월호를 잊을 수 있을까? 사고 후 한 달여가 지나고 있어도 국민이면 누구나 죄인이 되었다. 세상 어디를 보아도 참사가 떠오르고, 분노와 후회, 그리고 우울함이 넘쳐난다. 부모 돌아가시고 3년 상을 치르듯 해야 해원이 될 성싶다. 그만큼 아이들을 떼로 수장시켜 놓은 우리 국민들의 죄의식은 크다. 하루하루 생업에 종사해야 먹고 사는 보통사람들도 공무원들이 잘못하고, 선원들이 지은 업보를 같이 짊어지고 있다. 그러는 사이에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은 이제 비명소리를 지른다. 세월호 사고 구역 불과 3㎞ 정도 떨어진 바다에서 미역이나 김 양식으로 먹고 살던 진도군 동거차도의 주민들은 어디 가 하소연도 못한다. 생업은 온데간데 없고 사고 구역 수색에 기름 방제작업에 눈코 뜰 새 없다고 한다. 그들로서는 한 해 먹거리가 날아간 판이다. 더 딱한 것은 동거차도 주민들이 아닐지 모른다. 그곳은 그래도 특별재난구역이 선포되어 차후에 더디겠지만 어느 정도의 보상이라도 있을 법하다. 하지만 보통사람들이 사는 보통사람들의 동네는 어디 가 하소연할 데도 없다. 골목장사로 통하는 김밥 집은 해마다 찾아오는 대목을 놓쳤다. 5월이면 야유회를 가거나 여행을 가기 위해 단체 주문하던 손길이 뚝 끊긴 것이다. 어디 그곳뿐이겠는가? 죄지은 심정으로 사는 사람들이 빵집인들, 동네 음식점인들, 영화관인들 예전처럼 출입할 수 있겠는가. 해마다 이맘때면 로고가 박힌 셔츠나 단체 체육복을 맞추어 입고 회사 체육대회를 여는 풍경 또한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연중 한철 야외복이나 단체복을 팔아 먹고 살던 영세 의류제조업자들은 한 해 매출의 상당수를 포기했다. 애꿎은 수학여행이 전부 중단되고, 이 여파로 여행객이 끊기니 운송업, 여행업, 음식업, 숙박업 등과 서민경제를 지키는 소상공인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2/4분기 경제성장 예상치도 당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