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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학 규제와 수도권정비계획법

    대학 규제와 수도권정비계획법 지면기사

    경기도내 우수 학생들교육혜택 받을 수 있는국공립대학 절대 부족수도권 대학 증설·이전 금지는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대학구조개혁과 맞물려 개정돼야수도권은 우리나라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나, 집중과 과밀의 문제로 인해 관리 대상이 돼왔다. 수도권을 관리하기 위한 수도권정비계획법은 1982년 12월 (법률 제3600호) 제정됐다가 1994년 전면 개정으로 총량규제방식의 공장총량제 도입, 과밀부담금제 도입, 직접규제방식에서 간접규제방식으로 전환해 현재까지 그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 법은 27개의 조문과 부칙으로 구성돼 있고, 시행령은 27개 조문과 부칙으로 돼 있다. 이 법을 제정한 목적은 제1조에 잘 나타나 있는데 수도권(首都圈)정비에 관한 종합적인 계획의 수립과 시행에 필요한 사항을 정함으로써 수도권에 과도하게 집중된 인구와 산업을 적정하게 배치하도록 유도해 수도권을 질서있게 정비하고 균형있게 발전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여기서 '수도권'이란 경기도·서울특별시·인천광역시 등의 3개 시·도를 의미하며, '지방'은 수도권에 대비되는 용어로서 이를 제외한 나머지 시·도를 통칭하고 있다.이를 위해 수도권은 과밀억제권역·성장관리권역·자연보전권역으로 구분해 관리된다. '과밀억제권역'은 서울 등 16개 시로서 과밀화 방지와 도시문제 해소를 위해 인구와 산업이 지나치게 집중됐거나 집중될 우려가 있어 이전하거나 정비할 필요가 있는 지역이다. '성장관리권역'은 12개시 3개군으로 이전기능 수용과 자족기반 확충을 위해 과밀억제권역으로부터 이전하는 인구와 산업을 계획적으로 유치하고 산업의 입지와 도시의 개발을 적정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는 지역이다. '자연보전권역'은 5개시 3개군으로 수계보전과 주민불편 해소를 위해 한강수계의 수질과 녹지 등 자연환경을 보전할 필요가 있는 지역이다.한편 이 법에 의하면 기업규제뿐 아니라 수도권내에서 대학을 인구집중유발시설로 분류해 대학 신·증설 및 이전에 관한 입지규제와 총량규제를 적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4년제 대학(교육대학 포함)의 경우 모든 권역에서 신설을 금지하고, 성장관

  • 좋은 사람 vs 나쁜 사람

    좋은 사람 vs 나쁜 사람 지면기사

    대개 우린 도덕군자가 아니며과오의 반복속에서 살아 가는숙명적 존재임을 부정할 수 없다상대를 비난하고 처벌 원하기전자신의 내면을 먼저 정직하게성찰하는 것이 마땅한 자세다밝아오는 새해를 몇 날 앞둔 이 시점에서도 우리를 우울하게 하는 사건들이 연일 보도되고 있다. 우리 사회 최고 고위층의 도덕불감증에서 비롯되는 범죄로부터, 사회 저변의 풀뿌리 계층의 공동체 해체에서 오는 범죄에 이르기까지 우려스러운 현상이 만연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이념적 측면에서 사회구성원이 범죄에 대해 어떤 인식을 갖고 있고, 국가는 어떤 해결 방식을 택하고 있는가와 깊은 관계가 있다.어느 사회에서든 보수와 진보진영이 존재한다. 양 진영의 이념은 지향점이 다를 뿐만 아니라, 실천과정에서 표출되는 괴리는 사회적 갈등을 야기하는 근원이 돼왔다. 보수와 진보간의 이념적 차이는 범죄행위에 대처하는 수단인 형벌정책에서도 대립적 양상으로 표출되고 있다. 보수진영에서는 범죄인을 손익 계산해 행동하는 합리적인 사람으로 보고 행위의 결과에 대한 당사자의 책임을 중시한다. 따라서 국가는 해악을 끼친 대가로 범죄인에게 형벌을 가하는 정책을 선호한다. 한편 진보진영에서는 범죄행위를 개인적 판단의 결과물로 보지 않는다. 따라서 범죄인을 불평등한 사회구조나 유해환경의 희생물로 간주하고 치료나 교육을 통해 이들을 개선시키는 정책을 선호한다. 그러나 이러한 양 진영의 정책은 극렬한 상호논쟁 속에서 선진 국가들을 중심으로 수없이 실험됐지만, 21세기 이 시점에도 여전히 범죄는 심각한 사회문제로 남아있어 그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그 한계에 대한 대안으로 선진 국가들을 중심으로 양 진영의 틀을 초월한 보다 이상적인 방향이 제시되고 있다. 여기에서는 사회영역의 한 측이 다른 한 측을 일방적으로 처벌하거나 교육하는 기존의 체계를 탈피하고자 한다. 그 이유는 이 사회를 양분하고 있는 보수와 진보진영 모두가 근간으로 하는 가정(假定)이 왜곡됐으며, 그 대처방식 역시 궁극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보수와 진보진영은 모두 사회구성원을 사법적 결정에 따라 '

  • '땅콩 회항' 재벌가 가정교육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

    '땅콩 회항' 재벌가 가정교육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 지면기사

    조현아씨 대신 부하직원들이법적책임 지는 상황 된다면비인격적 교육방식을인정하는 꼴이 될 것이다재판결과 아랫사람의 인권을보장하는 중요한 계기되길 바라조현아씨의 엽기적인 '땅콩회항'은 미국의 CNN방송에서 기막힌 이야기(Crazy Story)로 심각하게 다뤄졌다. CNN의 유명 앵커 앤더슨 쿠퍼는 매우 진지한 표정으로 "마카다미아 땅콩을 접시에 담지 않고 봉지째 준 것에 모욕을 느낀 바보 같은 부사장이 사무장을 내리게 하려고 비행기를 회항시켰다"고 두 번이나 반복해 보도했다. 국토교통부는 조현아씨를 항공보안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고, 검찰은 이 과정에서 폭행과 협박이 있었는지 조사중이다. 언론은 조현아씨가 승무원과 사무장을 상대로 저지른 인격 모독적 행위에 대해 앞 다투어 보도하고 있다.이 사건 이후 대한항공 오너 가족들에 대한 여러 이야기가 언론에 보도됐다. 12월 16일 YTN이 인터뷰한 17년 경력의 대한항공 현직 기장은 "조양호 회장 사모님께서는 제공받은 음식이 너무 싱겁다든지 자기가 원하는 만큼 따뜻하지 않으면 화를 내면서 음식을 집어던진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뉴데일리 경제의 12월 18일자는 2012년 인하대 운영과 관련된 정보공개를 요청하는 학생과 관계자들에게 조 회장의 아들 조원태씨는 "내가 조원태다. 어쩔래 ×××야"라고 욕설했고, 막내 딸 조현민씨는 한 지상파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안하무인격으로 "나는 낙하산이다"고 말해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12월 16일 한겨레신문은 2008년 12월 조현아씨가 조 회장의 친구인 홍승용 당시 인하대 총장에게 이사회에서 서류를 집어던지고 막말을 했다고 보도했다. 도대체 이들은 왜 이런 몰상식한 행동을 거침없이 하는 것일까?조현아씨의 '땅콩회항'에 대해 조양호 회장은 "제 여식의 어리석은 행동으로 물의를 일으켜 사죄드린다"며 "조현아의 애비로서 국민 여러분의 너그러운 용서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는 조씨의 나이가 40세이고 직함이 부사장이지만 아버지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한 '뉘집 자식'에 불과하고, 그 아이의 오만불손한 행동은

  • 겨울 단상, 백구번지의 기억

    겨울 단상, 백구번지의 기억 지면기사

    대규모 인사 앞둔 인천시스산함 속에 스며드는조직의 쓸쓸함과개인의 소외감을 없애거나최소한 줄이는게 리더들의엄중한 책무이자 사명이다전도관 밑 숭의동 백구번지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제게 겨울에 대한 생각은 그곳에서의 기억과 자주 연관됩니다. 겨울 초입에 들어서면 제 머리는 자동적으로 그 시절 백구번지의 기억을 들춰내는 것 같기도 합니다. 제게 그곳의 겨울은 매우 추웠습니다. 전도관 쪽 언덕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매서웠고, 철도길 옆 황량한 길거리에서 몰려오는 유쾌하지 않은 그 무엇은 제 몸이 느끼는 온도를 더욱 낮추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일단 제게 겨울은 춥고 유쾌하지 않은 느낌으로 다가옵니다.추운 겨울과 함께 시작되는 겨울방학은 또래 아이들에겐 그래도 노는 즐거움을 주었던 시간이었습니다. 백구번지 우리 동네 아이들은 겨우내 철도 옆 노천 하수도에서 틈만 나면 썰매를 탔습니다. 철로 옆 상가와 주택에서 쏟아져 나온 하수가 얼어서 만들어진 얼음판장이었으니 당연히 빙질(?)이 좋을 리 만무했습니다. 자주 자빠졌고, 그래서 집에 돌아와 온기에 젖은 옷이 마를라치면 시궁창 썩는 고약한 냄새 때문에 저는 할머니로부터 야단맞기 일쑤였습니다.동네 아이들과 가끔씩 원정 썰매를 타러 가기도 했습니다. 멀리 지금의 서구 한 편에 해당되는 개건너에 갔던 것이죠. 그곳엔 논이 얼어 제법 넓은 빙판이 형성되어 있었고, 우리들은 신나게 놀면서 각자 썰매타기 기술을 맘껏 뽐냈습니다. 저는 외 날 썰매를 만들고 타는 데 남다른 재주를 가지고 있어서 또래의 부러움을 샀고 덩달아 우쭐하기도 했습니다.문제는 돌아오는 길이었습니다. 정신없이 놀다 서둘러 지친 몸을 이끌고 백구번지로 돌아오는 길은 그야말로 고행(?)이었습니다. 애들 걸음으로는 두어 시간을 걸어야 올 수 있는 거리였는데, 더 큰 고난은 당시 선인학교 재단이 몰려 있던 큰 언덕을 넘어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너무 지쳐 불을 피워 놓고 잠시 쉬다가 산불을 낼 뻔한 적도 있었죠.그런데 제게 백구번지의 겨울이 주는 더 생생한 기억은 우리 동네에 다다라 또래들과 헤어져 집에 돌아갈 때의

  • 기성회회계 문제의 입법적 해결

    기성회회계 문제의 입법적 해결 지면기사

    각 정당들 발의 한 3개 법안입장 내세워 대립할게 아니라헌법이 보장하는 대학의자치와 자율성 존중하고학교운영 현실반영 등 문제점원만히 해결하는 입법되길…기성회비란 1963년 국가예산이 풍족하지 않았던 시기에 발족됐는데, 학교운영이나 교육시설 확충을 위해 학부모들로 구성된 자발적 단체인 기성회가 내던 비용이었다. 그 후 1977년 문화교육부(현 교육부)는 규정을 제정해 기성회비를 등록금에 포함시켰다. 이러한 기성회비는 교육여건 개선 등에 기여했으나, 최근 정부와 국립대를 대상으로 하는 '기성회비 반환청구소송'에서 법원은 기성회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했고, 국가의 부당이득 반환책임에 관해서는 기각했다. 기성회의 책임과 관련해서는 '고등교육법과 규칙 및 훈령의 규정만으로는 기성회비가 등록금에 해당하거나 학생들이 기성회비를 직접 납부할 법령상 의무를 부담한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하고 있다. 한편 국가의 책임과 관련해서 법원은 '기성회비의 부과가 법률상 원인없이 이뤄진 것임에 대한 국가의 악의 또는 중과실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것에 대해 아직 대법원 판결을 남겨두고 있다.이러한 기성회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재 3개의 법안이 국회에서 발의됐다. 새누리당이 발의한 '국립대학 재정회계법안', 새정치민주연합이 발의한 '기성회회계 처리에 대한 특례법안' 그리고 정의당이 발의한 '국립대학법안'이 바로 그것이다.'국립대학 재정회계법안'은 기존에 많은 문제점을 지적받은 기성회회계를 폐지하고 국고 일반회계와 함께 교비회계로 통합함으로써 기성회비 징수 근거에 대한 논란을 불식시키고, 기성회회계 제도가 갖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하는 것이다. 교비회계의 성격을 어떻게 보고 운영하느냐에 따라 대학이 어느 정도 재량을 가질 수 있다. 이 법안은 일반회계와 기성회회계를 교비회계로 통합하고, 교비회계의 신설을 통해 기성회회계 징수에 대한 법적 논란을 해소하고 있다. 또한 대학에 재정운영에 관한 주요사항을 심의하고 의결하는 재정위원회를 설치하고, 징수권과 대학재정 자율권을 유지시키며, 기성회회계 직원

  • 성폭력 범죄에 대한 단상(斷想)

    성폭력 범죄에 대한 단상(斷想) 지면기사

    가정과 학교·종교단체는건전하게 육성되고 존중받는 대상이 돼야 하며개개인은 단죄·계도 보다는공범일 수도 있다는 입장에서반성과 회개 하는 자세 필요최근 The Economist지는 유명 미래 학자들도 거의 예상하지 못했던 현상으로 지난 10여년간 주요 선진 국가에서 살인·강도·차량절도·마약사용과 같은 전통적인 범죄가 급격한 하강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동시에 이런 급격한 감소현상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적으로 유독 증가하고 있는 범죄유형 중의 하나가 성범죄라는 사실에도 주목하고 있다.우리나라에서도 역시 어린 10대 청소년에서부터 사회 고위지도층에 이르기까지 널리 만연된 성폭력 범죄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게 확산되고 있다. 성폭력 범죄의 절대적인 수치가 실제로 증가한 것인지, 이에 대한 관심과 인식이 새로워진 결과인지는 확정할 수 없으나 전반적인 조명이 필요한 시점이다.성폭력 범죄의 발생을 예방하고 미래의 희생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범죄가 어떤 원인체계로 이뤄져 있으며 어떻게 반복되는가의 순환과정을 살펴봄으로써 개인적 차원은 물론 사회적 차원의 대책을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성범죄의 발생은 일반적으로 4단계로 설명할 수 있는데, 첫 번째 단계는 근원이 되는 다양한 원인체계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혼돈된 가족체계에서의 성장, 경직된 가부장제, 성적·신체적 피학대 경험, 알코올·약물의 과용, 음란매체에의 과다노출, 성교육의 부재, 타고난 기질적 성향 등과 같은 개인적·사회적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다음 단계로 원인체계가 실제 행위로 실현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첫째는 상황적 기회가 주어져야 하며, 둘째는 윤리적 양심이 제어돼야 한다는 것이다. 즉, 호젓한 장소에서 보호자가 없는 아동과 마주하거나 늦은 밤 시간에 과음한 여성과 맞닥뜨려지는 등과 같은 상황적 기회가 포착돼야 한다는 것이고, 동시에 쾌락을 향한 공격적 욕구가 윤리적 양심과 같은 내면적 억제능력을 훨씬 능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지역사회 도처에 존재하는 범죄사각지대에 대한

  • 한류를 넘어 줄타기 외교의 변화를 꿈꾸며

    한류를 넘어 줄타기 외교의 변화를 꿈꾸며 지면기사

    한국은 대중문화 인기 기반동아시아 중견국 리더십 외교펼칠 수만 있다면대미·대중 양자 관계의 불안한눈치보기식 줄타기 외교 대신주도적 역량발휘 기회 얻을 수도얼마 전 한국 외교사에 남을 두 가지 일이 있었다. 하나는 10월에 있었던 전시작전권 환수 시기의 2020년 이후 연기고, 또 다른 하나는 11월에 있었던 한중 FTA 타결이다. 전시작전권 환수 논의는 한국전쟁 직후 38년이 지난 노태우 정부 때가 돼서야 시작돼 1994년 12월 김영삼 정부 때 평시작전통제권이 환수됐다. 그 후 또 20년 가까이 지난 2012년에서야 전시작전권 환수를 하기로 합의했지만 지난 10월 2020년 이후로 사실상 무기한 연기된 것이다. 한편, 한중 FTA로 중국과 우리나라의 자유무역 규모가 확대됐다. 논란이 됐던 쌀, 배추, 돼지고기 수입의 문제가 여전히 남아있지만 우리나라는 미국, 유럽연합, 중국 등 세계 3대 경제권과 모두 FTA를 체결한 국가가 됐다. 역사적으로 우리는 강대국과의 줄타기 외교 활동을 통해 안보와 경제 문제를 해결해 왔다. 우리는 세계 경제 순위 10위 안에 든다고 자부하지만 미국·중국과의 외교 관계에 따라 국가의 흥망성쇠가 결정되는 역사가 아직도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강대국 사이에서 줄타기 외교를 하는 것은 한국만이 아니다. 오늘날 여러 동아시아 국가들은 강대국을 중심으로 진행된 패권적 영토확장 과정에서 줄타기 외교를 통해 살아남았다. 1970년대 초 고도성장의 기적을 이룩한 동아시아의 네 신흥공업국들(한국, 홍콩, 대만, 싱가포르)의 성공 원인을 상명하복식 권위주의적 유교적 전통 즉 아시아적 가치(Asian Value)에서 찾은 적도 있지만 본질적으로 이들의 성장은 냉전시대 강대국들과 우호관계를 기반으로 한 경제지원에 근거하고 있다. 경제발전의 수준, 정치체제, 종교, 언어, 역사적 경험 등이 천차만별인 아시아 국가들은 패권주의에 희생된 역사적 경험으로 인해 타국과의 연합을 부담스러워 하지만 강대국과의 줄타기 외교에 지친 많은 동아시아 국가들은 협력과 연합을 위해 누군가 나서서 강대국들에 동아시아 국

  • 인천은 해불양수의 도시, 진실 혹은 거짓?

    인천은 해불양수의 도시, 진실 혹은 거짓? 지면기사

    타지 사람들을 배타적으로대하지 않는 도시란 말처럼개방적이고 쉽게 기회 주지만다양한 지역 구성원들이자신들 입장에서 이기적이라면이는 매우 안타까운 현실칠팔년 전쯤 캐나다에 체류할 때였습니다. 중국 이민자에 대한 캐나다 정부의 공식 사과문제가 그 나라의 사회적인 이슈였습니다. 200여년 전 중국사람들이 대거 북미 철도건설 노동자로 이주했었는데, 이들의 희생과 노동에 대한 합당한 보상과 법적신분의 회복문제가 대두됐던 것입니다. 험한 지형 등 악조건과 고된 노역으로 철도건설과정에서 많은 중국 사람들이 희생됐습니다. 이후 이들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대우받지 못했던 것입니다. 캐나다 총독은 오랜 세월이 흐른 후 2세기 전에 있었던 자신들의 잘못에 대해 사죄했고, 당시 이주자들에 대한 캐나다 시민으로서의 자격을 법적으로 회복시키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공표했습니다.그때 저는 가깝게 지냈던 아일랜드 출신 이민자에게 평소 가졌던 질문을 던졌던 기억이 있습니다. "200년 전 여기 왔던 중국 사람들과 100년 전 건너왔던 너희 아일랜드 출신을 비교해 보면, 과연 누가 더 캐나다인으로서 주인의식을 가져야 할까?" 이러한 질문은 물론 유럽 사람들이 갖는 자기중심적 인식과 세계관을 비판하는 것에서 비롯된 것이었습니다만, 여러 출신들이 뒤섞여 살고 있는 지역에서 소위 '주인'과 '객'을 구분하는 기준이 무엇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평소 비판적인 의문도 포함된 것이었습니다.저와 같은 고교와 대학을 다녔던 한 선배는 오랜 타지 생활을 접고 은퇴 전 마지막으로 고향에 봉사하겠다는 생각으로 몇 해 전 인천에 오게 됐습니다. 그 자리를 공모한다 해서 흔쾌히 응모했고, 그 분야 경험과 능력을 객관적으로 인정받아 개발책임자로 임용됐습니다. 그 선배는 열심히 그리고 헌신적으로 일했습니다. 그는 자신을 키우고 공부시켰던 고향에 대한 마지막 봉사란 생각을 갖고 일한다 했습니다. 그리고 이 일이 잘되면 반대하는 부인을 설득해서 서울에서 인천으로 이사할 생각도 있다 했습니다.그러나 선배는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2년도 안 돼 인천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 로스쿨과 사법시험

    로스쿨과 사법시험 지면기사

    제도도입 취지 살리고로스쿨 통한 법조인양성제도자리 잡으려면 시간 필요대안없이 사법시험 폐지혼란 불러올 수 있어 일정기간로스쿨과 병행 고려해 볼만국회 본회의 제268회 임시회 폐회를 몇 분 앞둔 2007년 7월 3일 23시 51분 '법학전문대학원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로스쿨법)'이 본회의에 상정되고 전격적으로 처리 제정됐다. 2009년 3월 전국 25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이 개원돼 3년 과정 입학정원 2천명으로 운영됐고, 2014년 현재까지 3회에 걸쳐 변호사시험이 실시됐다. 우리나라의 법조인 선발제도는 지금까지 시행돼 오던 사법시험과 변호사시험으로 이원화돼 있다. 그러나 기존의 사법시험은 변호사시험법에 따라 지금부터 3년 뒤인 2017년을 끝으로 폐지되고, 2018년부터는 로스쿨체제로 일원화돼 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한 사람만이 변호사시험에 응시해 법조인이 될 수 있다.과거 우리나라 법조인 양성제도는 1949년부터 시행됐던 고등고시가 1963년 사법시험 제도로 바뀌었고, 사법시험 합격자는 2년 과정의 사법연수원을 거쳐 법조인이 됐다. 하지만 여러 가지 문제점이 노출되자 새로운 법조양성시스템에 대해 오랜 기간 논의를 거쳐 미국식 법학전문대학원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당초 법학전문대학원 제도를 도입한 취지는 국제화시대를 맞아 다양하고 전문화된 법조인력을 교육으로 양성해 국민의 다양한 기대와 법률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5년간 운영해 본 결과 문제점들이 노출되고 있어 이에 대한 보완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현행 로스쿨 제도의 문제점을 몇 가지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다양하고 전문화된 인력을 교육으로 양성한다는 로스쿨의 설립 취지와 어긋나게 최근 교육과정이 변호사시험 과목 위주로 편성된다는 것이다. 시험 필수과목은 수강생들이 많으나 선택과목 중 학생들이 선호하지 않는 과목은 아예 수강신청한 학생이 적어 폐강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둘째, 로스쿨 제도가 법조계 진입장벽을 높여 사회계층간 이동을 막고 있어 올바른 법조인을 선발 양성하자는 원래 취지와 어긋나고 있다고 한다. 셋째,

  • 사형수의 편지-삶, 자유, 그리고 선택

    사형수의 편지-삶, 자유, 그리고 선택 지면기사

    나의 쾌락이 고통으로자유가 속박으로행복이 불행으로타인에게 이어질 수 있다는단순한 경험을내면화하지 못한 것이라고…최근 사형수 A로부터 소년원 원생들에게 전하는 애절한 한 통의 편지를 받았다. A는 지울 수 없는 큰 죄과로 사형판결을 받아 10여년째 구치소에서 사형집행을 기다리는 사형수다. 그는 사건발생 직후 중국으로의 밀항을 계획했으나 망망대해에서 바다 속에 생매장이 될 것이 두려워서 포기했고, 도주과정에서도 두 차례의 자살을 시도했으나 역시 모두 실패했다. 첫 번째는 수면제 100여 알을 털어 넣었으나 급작스러운 위경련으로 토한 바람에 이루지 못했고, 두 번째는 빌딩에서 투신을 목적으로 20층까지 올랐으나 옥상철문이 잠겨 뛰어내리지 못해 실패했다. 지난 세월도 생의 마감을 기다리는 나날의 연속이었지만, 지금은 사형을 미집행하는 국가정책으로 새로운 삶을 찾아 종교적으로 귀의한 삶을 보내고 있다.A는 한 인간이 생명체로 탄생하면서 얻어지는 삶과 자유는 자신의 노력과는 무관하게 주어지는 것이지만, 그것들을 향유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것은 아니며 거기에는 조건이 있다고 했다. 그 조건은 그릇된 선택을 하지 않는 것이며, 올바른 선택을 통해서만이 주어진 삶과 자유를 진정으로 향유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세상에는 착한 중독과 나쁜 중독이 있는데, 물욕과 쾌락을 탐닉하는 나쁜 중독을 선택했으며 폭력적인 삶을 살다가 급기야 씻을 수 없는 범죄를 저질렀고, 지금은 자신의 생명과 자유를 모두 타인의 결정에 의존해야만 하는 피동체로 변했음을 고백했다. 그리고 삶과 자유가 언젠가 그에게도 조건이 없이 거저 주어진 적이 있었지만, 지금은 어찌하여 불안·절망·악몽·불면, 그리고 그리움에 휩싸여 상상 속에서만 살아갈 수밖에 없는가를 자책하며 회한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어느 날 그는 문득 교도소 벽에 걸린 시계가 멈춰있는 것을 발견하고, 고장난 시계일지라도 하루에 오전과 오후 두 번은 제 역할은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후 기약을 알 수 없는 여생이지만, 남아있는 몇 줌의 착한 선택을 찾아 무던히도 고뇌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