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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슬프고 아픈 경험… 법적·제도적 개선 방향

    슬프고 아픈 경험… 법적·제도적 개선 방향 지면기사

    세월호 관련 대책은 재난구조현장업무 전문성 갖춘 조직을부처수준 격상 시키고, 안전문제 총괄기관을 총리실에 만들 필요각 기관과 단체는 서로 신뢰하고국민들은 안전의식 제고 힘써야1993년 10월 여객선 서해 페리호 침몰, 1994년 10월 성수대교 붕괴, 1995년 6월 삼풍백화점 붕괴, 2003년 2월 대구 지하철 화재 사고, 그리고 2014년 4월 세월호 침몰(사망·실종 300여명) 등 반복되는 대형 참사에 대해 우리 사회가 뻔한 대안을 제시할 것 같아 걱정스럽다. 사익(私益)을 빌미로 한 안전의식 부재, 인명경시에서 비롯된 윤리의식과 책임감 문제 등이 또 지적되고 있다. 그 결과 누군가는 감옥에 가고, 누군가는 책임을 지고 직(職)에서 물러났다. 과거에도 늘 이런 과정을 겪었던 것 같다. 그런데 왜 아무 것도 달라지지 않았을까? 그 이유는 사고가 발생했을 때 지적된 다양한 문제들에 대한 해결 방향이 법과 제도에 의해 구체적 개선안으로 제시되는 단계에서 여러 가지 이유로 흐지부지됐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따라서 필자는 세월호 참사 대책과 관련해 꼭 개선되기 바라는 세 가지 법적·제도적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첫째, 세월호 관련 대책은 현장 전문성을 갖추어야 한다. 이번 세월호 사고 수습 과정에서 끊임없이 논란이 된 것은 책임 부서의 현장 전문성 문제였다. 정부조직 개편 과정에서 신설된 안전행정부는 과거 행정안전부에서 안전 기능을 격상시켰다지만 결과적으로 안전문제에 대해 탁상공론 수준을 넘지 못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재난구조 현장업무를 담당하는 전문성을 갖춘 조직을 부처 수준으로 격상시키고 민간 구조 기관과의 연계를 포함해 모든 안전 관련 문제를 총괄 책임지는 기관을 총리실에 별도로 신설할 필요가 있다. 이는 재난과 안전사고에 대한 현장 전문성을 강화해 사고 발생 시 원인 파악 시간을 단축하고 그 책임 소재를 명백히 밝히는 데 효율적일 것이다.둘째, 세월호 관련 대책은 신뢰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해양수산부 산하 공공기관 14개의 기관장 중 해수부 출신이 11명이고 한국해운조합은 역대 이사장 12명 가

  • 정치한다면 카페라떼처럼

    정치한다면 카페라떼처럼 지면기사

    분노로 번지는 세월호 사건국민들 경고에 귀기울였다면예방 가능했기에 안타까워재난대응시스템 정비 등제역할 못한 정치권의 무책임텁텁하고 껄끄럽기만 하다커피 한잔 마시는 것은 일상에 흔한 모습이 되었다. 한국전쟁 이후 본격 도입된 인스턴트 커피는 한국인들의 기호를 바꿔놓았다. 원산지, 원두를 볶는 방법, 커피를 우려내는 스타일에 따라 맛도 이름도 제각각이다. 그 중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종류 중의 하나가 '카페라떼'다. 아무 것도 섞지 않은 커피의 맛은 텁텁하다. 설탕을 비롯해 넣을 것은 다 넣은 소위 '다방커피'는 끈적거리고 쉽게 물린다. 이러한 소비자의 입맛을 만족시켜 준 것이 증류한 우유를 섞은 '카페라떼'다. 우유의 달콤함이 텁텁한 맛을 없애주고 설탕을 넣지 않아도 되니 건강에 대한 우려도 덜어 준다. 매일 미소를 머금으며 생각나는 '카페라떼' 같은 정치는 우리 주변에 없는 것일까. 지금 한국 사회의 가장 큰 관심사는 세월호 사건이다. 세월호 사건은 단순한 안타까움을 넘어서 분노로 변화되었다. 크게 5가지의 분노다. 첫째는 무리한 출항과 충분한 안전장치 및 준비를 하지 않은 해운사에 대한 분노다. 둘째는 무원칙적인 항행과 무책임한 '골든타임' 대처를 한 선장을 포함한 일부 선원들에 대한 분노다. 셋째는 대형 사고 재난에 대해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지 못한 정부에 대한 분노다. 넷째는 각종 루머 유포와 상업적인 접근으로 슬픔을 가중시킨 무개념의 일부 국민들에 대한 분노다. 마지막으로 안전과 관련된 많은 문제점이 있는 교통수단에 대해서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으로 검사하고 책임지지 않는 탁상행정에 대한 분노다. 4월 16일 사고 이후 수많은 비판과 분석이 이루어졌다. 다시 언급하는 것이 부질없이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가장 크게 놓치고 있는 것은 이 모든 일이 '예방'이 가능했다는 것이다. 모두 각자의 위치에서 자기가 해야 할 일을 제대로 책임감있게만 했더라도 사고는 애당초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무엇보다 제대로 할 일을 하고 있는지를 살펴보고 이끌어야 할 의무와 책

  • 재난과 사회

    재난과 사회 지면기사

    안전불감증 해소 위해재난대비 학습 끊임없이 반복위급한 순간 사람이 먼저라는휴머니즘 풍조 되살려야신속 구조로 인명피해 없도록시스템 구축도 서둘러야지난 2월 경주리조트 붕괴사고로 100여명의 대학생들을 보낸 아픔이 채 가시지도 않았는데, 이번엔 그보다 더 큰 인명을 희생한 대형 선박 재난이 발생했다. 뉴욕타임스와 로이터통신은 한국전쟁 후 평화시에 발생한 최대의 재앙이라고 논평했다. CNN은 정부가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세계인이 우리를 참 한심한 나라라고 한 대 쥐어박는 듯하다.역사상 최대 인명 피해를 낸 선박사고는 1912년 4월 10일 첫 항해중 북대서양에서 빙산과 충돌한 타이태닉호 사고다. 2천223명의 탑승자 중 1천514명이 사망하였으며, 생존자는 710명(31.9% 생존율)에 불과했다. 세월호에는 탑승자가 476명이고, 이중 174명이 구조됐고 33명 사망, 269명이 실종 상태이니(19일 오후 9시 현재) 생존율이 36.5%에 불과하다. 게다가 타이태닉호 사고는 망망대해 누구도 구조하러가기 어려운 곳인데 비해, 이번 사고는 바로 눈앞의 바다에서 일어났다. 그곳은 수온이 영하로 뚝 떨어진 곳이고, 이곳은 영상 12도였다. 잠수장비가 도입되고 초음파탐지기 등 구조장비까지 현대화된 것들이다. 최악의 인재라고 할 수 있다. 외신들이 한국이 대형 선박사고를 숱하게 겪고서도 교훈을 얻지 못했다고 한 것이 이해가 간다. 그들이 간 자리에 남은 부모의 마음은 말할 것도 없지만, 지켜보는 우리도 가슴이 쥐어뜯을 듯 아프다. 배를 버린 선장을 능지처참이라도 시키고 싶은 심정이다. 무엇이 이렇게 재난에 무방비한 사회를 만들었고, 어떻게 해야 이런 사건이 다시 발생하지 않게 할 수 있을까? 첫째 안전불감증을 고쳐야 한다. 근세사에서 우리나라처럼 일제의 침략, 전쟁과 분단, 쿠데타나 5·18 등 정치적 사건을 많이 겪은 나라도 흔치 않다. 그 과정을 거치면서 숱하게 주검과 슬픔을 맛보았다. 1993년의 서해페리호, 1987년 극동호 유람선 화재사건, 1970년의 남영호 침몰사건 등 교훈이 될

  • 도지사를 꿈꾸시나요

    도지사를 꿈꾸시나요 지면기사

    새로운 도정으로 일해 보겠다는후보들이 줄을 서고 있다'한류우드' 같은 숟가락 얹는자세보다 생활밀착형 정책을펴겠다는 각오 다지고 공약또한새롭게 보여주길 기대해 본다'한류우드'를 얼마나 기억할까. 2004년 경기도는 한류 지원을 위한 대규모 단지를 고양시에 조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한다. 할리우드를 능가하는 단지를 만든다는 포부였다. 할리우드를 지우고 '한류우드'로 바꿔낼 요량의 호기를 부렸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났다. 호기가 살아있는지 점검해 보았다. 남의 이름을 바꿔내겠다던 '한류우드'는 제 이름도 못 지킨 처지가 되어 있었다. 어느 틈엔가 '한류월드'로 개명을 했단다. 경기도청 내 조직의 아주 작은 한 귀퉁이를 차지할 뿐이고, 그 홈페이지는 내세울 성과가 없다고 고백하고 있었다. 언론보도를 모아 보았더니 더 참담한 지경에 이른다. 문제투성이라는 기사들만 '한류우드', '한류월드' 이름과 함께 흩날린다. '한류우드' 프로젝트가 시작한 2004년은 한국 드라마가 일본과 동남아에서 약진하던 때다. '겨울연가'가 일본을 달궜고, 이어 '대장금'이 전 세계의 식욕을 돋우었다. 드라마의 성공으로 한반도가 한류로 들떠 있을 때다. 경기도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았고, 한류 바람에 슬쩍 숟가락을 얹었다. 테마파크 만들고, 제작 시설 유치하고, 관광객이 놀고 잘 공간 만드는 계획을 세워 발표한 것이다. 명분 좋고, 논리 간단하고, 보여줄 것도 많은 것 같으니 호기롭게 인기에 편승하는 계획을 내놓았다. 지자체들은 한류 지원책을 내놓으면 많은 반대급부를 챙긴다. 지자체나 지자체장의 단기간 홍보에 한류 정책만한 수단도 없다. 한류 지원책으로 혜택을 보는 제작사, 연예기획사나 방송사는 대중 어필을 할 광고를 엄청 해 준다. 지자체장에게 드라마 속 카메오로 출연할 기회를 주는 애교스러운 일도 있을 정도다. 한류 스타가 지자체에 오가고 텔레비전에 그 사실을 알리기도 하니 지자체는 그런 지원에 솔깃할 수밖에 없다. 그뿐 아니다. 곳곳에서 시도 때도 없이 전해지는 한류의 인기 소식을 언제든 자신의 지원책과 연결시킬 수 있다. 정말

  • 로미오의 월담과 금단의 열매 현상

    로미오의 월담과 금단의 열매 현상 지면기사

    일본은 왜곡된 역사교육을받은 자국 어린이들이세계평화와 안정을추구하는 문명국가로자리잡게 할 수 있을지걱정해 봐야 한다엊그제 필자의 아이가 학교를 가려고 담을 넘다 다쳤다. 우리 아파트와 이웃 아파트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 이 철제 담 주변에는 철조망도 있다. 이웃 아파트에 사는 입주민들의 통학로 이용 반대로 문에는 자물쇠가 걸리고, 담이 놓이며, 철조망이 쳐졌다. 그래도 아이들은 먼 길로 돌아가는 대신 담을 넘고 철조망을 뚫으며 학교를 다니고 있다. 울산 북구의 한 대규모 아파트에서도 입주민 간 갈등으로 이웃 아파트 초등학생들의 통행을 금지시켜 논란이 되고 있다. 인근 아파트 어린이들은 통학거리를 줄이기 위해 이 아파트를 가로지르고 있으나 주민들은 이로 인해 불편함이 많다며 통행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아파트 입주민들은 어린이들이 등하교 때 소란스럽게 떠들고 차량 통행에 지장을 주는 데다 교통사고 위험도 높다고 주장한다. 담을 넘는다는 것은 자유행위 금지에 대한 저항 (Reactance)을 상징한다. 문제는 이러한 저항행위가 필연적으로 금단의 열매 (Forbidden Fruit) 현상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금단의 열매 현상이란 자유행위를 억압하고 금지하면 그 금지된 행위를 꼭 하려는 시도가 일어난다는 사실을 밝혀낸 학자들이 신이 금지한 선악과를 따 먹어 원죄를 지은 인간의 심리상태를 표현하기 위해 사용한 심리학 용어다. 이러한 현상의 결과가 무엇인지 셰익스피어의 고전은 잘 보여주고 있다. 이탈리아의 몬터규가(家)와 캐플렛가(家) 어른들의 역사적 반목과 질시를 이유로 시작된 양가 교류 금지 결과는 캐플렛가의 14살 난 딸 줄리엣을 만나기 위해 몬터규가의 15살이 갓 넘은 로미오가 담을 넘으면서 시작된다. 절대 안 된다는 줄리엣과 결혼한 로미오 때문에 양가 친족들 사이에 칼부림이 나고, 그 결과 로미오의 친구인 마큐시오가 죽고 로미오는 상대방인 티벌트를 살해한다. 줄리엣은 아버지의 명령으로 패리스 백작과 결혼하게 되자 비약(秘藥)을 먹고 가사(假死) 상태가 되어 납골당에 안치되고 줄리엣의 거짓 죽음을

  • 선거에서 이기는 7가지 습관

    선거에서 이기는 7가지 습관 지면기사

    후보 스스로 자기 검증과상대후보의 철저한 파악핵심정책 개발·유권자 분포 등전략 잘 짜야겠지만가장 중요한건 '프로 정치인'되겠다는 마음 가짐이다60여일만 있으면 지방선거 투표일이다. 정치의 계절답게 갖가지 판세 분석과 후보자들의 행보가 소개되고 있다. 지난 30년 가까이 선거를 직접 지켜보며 느껴온 것은 후보자들의 근본적인 태도변화는 없다는 것이다. 선거에 출사표를 던지는 후보들의 인식에는 중앙당에서 부여하는 공천장에만 눈길이 가있다. 어쩌면 성공의 한 방편으로 정치인이 되는 길을 선택했을 뿐, '풀뿌리 정치'를 몸소 실천하는 '프로 정치인'이 되겠다는 생각은 애당초 하지 못했을 것이다. 어설픈 정치 그리고 후진적인 선거준비 방식이 우리 정치 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다.무릇 선거에서 바르게 이기기 위해서는 어떤 준비가 있어야 할까. 선거에서 이기는 7가지 습관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첫째는 자기 스스로를 검증하는 것이다. 내가 과연 어느 정도의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지 유권자들은 얼마나 나를 좋아하는지 파악해야 한다. 그리고 내가 다른 후보자들에 비해 지역의 리더로서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지 생각해야 한다. 많은 경우 후보들은 자기 스스로를 과대평가한다. 자신과 비교할 수 있는 인물조차 없다며 자기 과신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스스로를 가장 객관적으로 아는 것이 선거 승리의 첫걸음이다. 둘째는 상대후보에 대한 철저한 파악이다. 출마 후보자들을 만나면 가장 많이 저지르는 오류가 상대방에 대한 저평가이다. 아무리 자신을 잘 평가한 후보자라도 상대방의 경쟁력을 주관적으로 얕잡아 보면 이미 진 싸움과 다름없다. 가장 객관적인 지표를 통해 상대방이 어떤 강점이 있는지 분석해야 한다.세 번째는 출마지역을 관통하는 핵심정책의 개발이다. 이것은 후보자의 강력한 무기가 된다. 도전자에게는 현역을 이길 수 있는 히든카드가 될 수 있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야권의 수도권 승리 견인차가 되었던 것은 '무상급식'이었다. 지역을 불문하고 자녀들의 급식문제는 유권자들에게 매우 민감하고 중요했었다. 이번 지방선거는 '민생경제' 정

  • 지방선거를 지방으로 돌려 달라

    지방선거를 지방으로 돌려 달라 지면기사

    유권자는 지역에 애정 가진후보가 필요하다는 인식 갖고후보자들은 중앙정치에서 탈피지역발전 시키려는 의지로대통령이나 국회에할말 하는 정치인이 돼야한다지난주, 필자로서는 중요한 행사를 치르기 위해 현수막 하나를 만들려다 낭패를 만났다. 준비기간이 짧아 겨우 시간에 맞춰 주문을 하였더니 돌아오는 답은 시의원후보 현수막과 기획물들을 만드느라 시간이 없단다. 광고기획사 한두 군데를 더 오간 끝에 겨우 만들어 걸 수 있었다. 곧 있으면 6·4전국지방동시선거가 실시되기 때문에 얼굴을 알리려는 예비후보들이 현수막을 다투어 거는 탓이다. 지방선거 후보자들의 열심과 초조함이 읽혀지는 대목이다. 하지만 좀처럼 지방선거가 이슈가 되지 못하고 있다. 이대로 가면 투표율이 50%를 넘기기는 할까? 지방권력을 잡으려는 중앙정치가들만 나서니, 누가 당선돼도 지방자치는 요원한 것이 아닐까? 대통령이나 정당이나, 국회의원들은 지방선거가 자기들 선거인 것으로 아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이 앞선다. 왜 이렇게 지방선거가 지방의 것이 되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첫째 이유는 중앙정치가 지방선거를 가로막고 있어서다. 부활 후 6기 선거에 이르는 지금 국가와 지방분권의 틀을 어떻게 개선하는 게 좋은지, 어떻게 하면 지방자치를 통해 지역을 발전시킬까 하는 토론은 실종되었다. 지방선거와 관련하여 여권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누가 나가면 이길지 자파에 유리할지 하는 계산 뿐이다. 국정을 책임지는 여당으로서의 책임은 보이지 않고 야당이 기초선거에 공천을 하지 않는다하니 이게 웬 횡재냐는 속내이다. 자신들이 대통령공약으로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를 내걸었던 것은 잊어버린 지 오래다. 야권은 기초선거에 정당공천을 폐지한다는 약속을 지킨다는 명분으로 국민의 관심을 끌었지만 이내 새로 만든 집에서 누가 당권을 잡느냐를 놓고 싸움 중이다. 지방자치선거 20여 년이 흘렀지만 지방자치는 여전히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중앙정치의 볼모로 잡혀 있는 것이다. 중앙정치 의제가 지역마다의 지방 의제를 덮어버린다. 이대로 가다간 현직들의 공과를 진단하고, 정치 신인들의 공약과 인물

  • '정보 근육'키우기를 권합니다

    '정보 근육'키우기를 권합니다 지면기사

    청소년은 카톡에 중독되고질 높은 정보는 찾기 쉽지 않아정보 환경에 대한 환호보다우려의 소리 더 많이 쏟아져…정보를 얻고 고르고 추적하며올바른 습관 갖추는 법 배워야사회적으로 소통하는 방식이 늘고 있다. 한두 방식이 사회적 소통을 독과점하던 시대는 지났다. 디지털 기술이 보편화되면서 소통 방식이 다양해지자 사회 구성원들은 자신의 처지에 맞추어 그 다양함에 몸을 맞추어 간다. 그 결과 다양한 집단들이 자신들에 맞는 소통 방식을 택해 즐기고 있다. 하지만 각 집단별 소통 방식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공통된 방향성은 존재한다. 우선 즉각적 소통을 선호한다는 공통성을 지닌다. 저녁 시간에 벌어진 사건을 아침에서야 접하게 되는 그런 일은 이미 과거가 되고 말았다. 실시간으로 주고받으며 그에 맞추어 자신의 대응을 준비하는 일은 상식에 속한다. 이를 세상사에 대한 즉각적 반응이라고 해도 무방하겠다. 휴대 전화 혹은 인터넷은 24시간 열려 있어 쉴 틈 없이 발신음을 내며 우리를 바깥 세상과 접속케 해주고 있지 않은가. 특정 정보를 취한 다음 그를 더 자세히 추적해 상세함을 취한다는 공통점도 있다. 한 매체에 의존하지 않고 상세함을 위해 다른 정보원으로 이동하는 일을 수시로 벌인다. 정보 인프라가 그같이 상세함을 취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주고 있다. 다양한 매체를 상호보완하고 있어 이를 적극 활용하여 상세 정보를 취하는 것이다. 덕분에 고급한 정보를 취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보의 폭이 넓어지고 있다는 공통된 방향성도 빠트릴 순 없다. 과거 글로벌, 전국, 지역, 동네 소식으로 쪼개져 입수되던 정보들이 이젠 한꺼번에 서로 얽혀서 우리 곁으로 다가온다. 눈만 크게 뜨면 우리 생활과 연관된 그 폭넓은 정보를 일망타진하듯 취할 수 있다. 물리적으로 멀리 떨어진 곳도 가까운 곳으로 느낄 만큼 폭넓은 정보에 노출되는 환경 속에 살고 있다. 시골, 도시 구분 없이 차별받지 않고 폭넓은 정보를 습득할 수 있게 되었다. 이처럼 우리는 이론상으로는 과거와는 다른 정보 세상에 살고 있다. 누구든 깊이 있고, 폭넓은 정보를 빠른 시간 내에

  • 꽃보다 선거

    꽃보다 선거 지면기사

    지방선거 승리위해여당은 '중진차출론'야권은 '통합신당' 카드 꺼내유권자들은 혼란 스럽다결국 우리가 정신 차려야희망을 꿈꿀 수 있을 것이다지방선거가 90일도 남지 않았다. 언론에서는 주요 인물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를 시시각각 쏟아 놓는다. 평론가들은 여론조사 결과를 제대로 분석하지도 않은 채 자신의 정치적 이해에 따른 판세 분석에 여념이 없다. 뭔가 빠진 느낌이다. 사실 가장 중요한 것은 누구를 지지하느냐가 아니라 어떤 후보인가를 유권자들이 제대로 알아야 하는 것이다. 누구의 잘못일까. 여론조사 전문가로서 셀 수 없이 자주 후보들의 옥석을 가릴 수 있는 조사를 제안하지만 반응은 영 신통치 않다. 독자들이 그리고 국민들이 별로 관심 없어 한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사회의 모든 분야가 무선통신의 LTE급 속도로 빠르게 변하고 진화했지만 정치만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 이 후보자가 저 후보자를 얼마만큼 더 앞서는 지를 설명하기 전에 우리는 어떤 지도자를 뽑아야 할지를 고민할 때가 왔다.지방관리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되는 이가 다산 정약용이다. 혁신적 인물로 잘 나가다가 정쟁에 휩쓸려 귀양가는 신세가 되었다. 귀향지에서 다산은 '목민심서'라는 걸작을 내놓았다. 요즘 같으면 '지방자치 매뉴얼'이다. 200여년 전 유배간 사람의 책에 오늘을 사는 우리가 감탄하고 배우는 이유는 무엇일까. 100년이 지나고 200년이나 지나도 아니 천년이 흘러도 리더의 덕목은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다산은 우선 지방관리의 자기 수양을 언급하고 있다. 스스로 청렴하고 관리로서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어떻게 남을 다스리겠는가. 이번 지방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후보들에게 감히 묻고 싶다. 후보로서 청렴하고 지역을 이끌어갈만한 자질과 소양을 갖추었는지 말이다. 다산은 또한 관리로서 사람을 쓰는데 있어 어진 사람을 등용하는데 인색해서는 안된다고 설명한다. 이번에 재선 도전하는 현직 단체장이 공정하고 객관적인 인사를 했는지 아니면 자기 사람을 심기위해 공과 사를 구별하지 못했는지

  • 조지 쇼오와 이륭양행

    조지 쇼오와 이륭양행 지면기사

    3·1운동후 상해로 망명한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의탈출 도운 쇼오가 없었다면역사는 달라졌을것그가 운영했던 '이륭양행'유적지로 보존돼야일제에 의해 나라를 빼앗긴 지 10년 만에 일어난 3·1운동은 우리의 민족혼이 살아있음을 세계만방에 떨친 일대 사건이었다. 3·1운동은 처음부터 비폭력의 행동강령을 내세웠기 때문에 일제의 가혹한 탄압으로 결국 많은 희생자를 내고 일단 수그러들 수밖에 없었다. 그리하여 국내에서의 운동에 한계를 절감한 민족주의자들은 그 해 가을부터 해외에 독립운동의 근거지를 마련하고자 대거 조선을 탈출한다.군사를 모으고 힘을 길러 일제와의 무장투쟁을 염두에 둔 사람들은 압록강, 두만강을 건너 북만주 일대로 모여들었고, 다른 일군의 운동가들은 구미 열강의 조계가 산재한 상해에서 임시정부 설립이라는 새로운 차원의 독립운동을 모색하게 된다. 그러나 북만주는 압록, 두만의 상류 얕은 물길을 건너면 비교적 쉽게 갈 수 있었지만, 안동(지금의 단동)을 거쳐 상해로 향하기는 쉽지 않았다.당시 상해로 가는 방법은, 신의주를 거쳐 압록강을 건너 안동에서 배편으로 건너는 것이 유일한 경로였다. 3·1운동이 일어난 그 해 가을 백범 김구 선생도 이 경로로 조국을 탈출, 15명의 동지들과 함께 상해로 망명한다. 이때의 김구 일행의 상해 탈출은 '백범일지'에 다음과 같이 그려져 있다."나는 중국인의 인력거를 불러 타고 바로 큰 다리 위를 지나서 안동현의 어떤 여관에서 변성명하고 좁쌀장수라 표방하고, 7일을 경과하여 이륭양행 배를 타고 상해로 출발하였다. 황해안을 경과할 시에 일본 경비선이 나팔을 불고 따라오며 정선을 요구하나 영국인 함장은 들은 체도 아니 하고 전속력으로 경비구역을 지나 4일 후에 무사히 상해 황포강 나루에 닻을 내렸다. 배에 함께 탄 동지는 도합 15명이었다."일본 경비선의 정선 명령을 무시하고 전속력으로 배를 몰아 김구 선생을 무사히 상해로 탈출시켰던 '영국인 함장'은 바로 3·1운동 이후 우리 독립운동에 지대한 도움을 주었던 아일랜드인 조지 L. 쇼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