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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품 대신 예술품을 만들어라

    상품 대신 예술품을 만들어라 지면기사

    [경인일보=]스티브 잡스(Steve Jobs)를 최고의 경영인으로 꼽는 이유는 그가 상품을 잘 파는 재주를 가졌다기보다는, 상품을 예술품으로 둔갑시키는 천재성을 가졌기 때문이다. 물론 잡스는 애플의 CEO(최고경영자)이다. 그러나 그가 직접 나서서 권하는 제품은 상품 출시에 맞춰 소비자가 줄서서 사야하고 손꼽아 기다려야 하는, 이를테면 거의 예술품이 된 것이다.아이폰이 출시되었을 때 미국인들은 판매 당일은 물론 며칠 동안 긴 줄을 서서 상품을 사는 진풍경을 연출하였다. 상술에 속아 소비자가 농락당했다고 간주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만큼 아이폰은 예술이라고 탄복할 정도로 기능이 탁월하였으며, 상품을 능가하여 소비자가 인정하는 기술의 혼이 들어 있었다. 소비자에게 고가의 값을 지불하고 상품을 습득하면서도 상품이 아닌 그 이상의 것을 획득하는 듯한 기분을 선사한 것이다.그 후 유사한 스마트 폰들이 다수 출시되었지만 아이 폰의 신화를 크게 능가하지는 못하였다. 결과적으로 잡스는 소비자가 아이폰을 가짐으로써 흡사 첨단예술을 소유한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해 준 것이다. 그리고 테크놀로지를 누리면서 시대를 리드하는 신세대들의 신화에 가담하게 해주는 메신저를 자처하였다.1960년대에 불길처럼 등장한 블루진은 단순히 청바지가 아니라 그 시대를 대변하는 문화였다. 당시 젊은이들은 청바지를 입은 것이 아니라 그 시대의 아이돌을 걸치고 다녔으며, 오늘날에는 세대를 뛰어넘는 광범위한 문화적 산물이 되었다. 그러므로 청바지를 입는 소비자는 하체를 가리는 것이 아니라 예술과 문화를 입는 것이다. 오늘날 청바지는 싸구려 이미지가 아닌 문화의 값을 주장하기 위하여 고급화, 패션화 되고 있으며, 그것을 입는 자들에게 흡사 청바지 문화로의 참여의 길을 열어주는 것으로 인식된다.런던의 테이트갤러리나 파리의 퐁피두센터, 뉴욕현대미술관에는 연 500만 명의 관객이 몰린다. 이것은 단순히 대도시 문화공간이 누리는 특수가 아니다. 이들 도시보다 인구가 훨씬 많은 서울의 문화공간들과 그 관객 수를 비교해보면 현실은 너무도 자명해진다. 그들은

  • 복지국가를 지향하는가 정반대로 가는 것인가

    복지국가를 지향하는가 정반대로 가는 것인가 지면기사

    [경인일보=]우리나라는 해마다 1만5천명 이상이 자살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매일 42.2명이 자살하고 있으며, 이를 달리 계산하면 34분당 한 명이 자살한다. 그중에서도 우리나라 75세 이상 노인들의 자살률은 OECD 국가 중에서 1위이다. 그것도 10만명당 109.6명으로 60.4명으로 2위인 헝가리와 47.8명으로 3위인 스위스를 여유있게 따돌리고 있다. 10만명당 자살률이 60대는 54.6명인데, 70대는 80.2명, 80세 이상은 127명으로 나이가 많아질수록 자살률은 더 높아진다. 그럼 왜 이렇게 노인들이 자살을 많이 하는가? 이들은 한국전쟁 이후 50년대와 60년대의 가난 속에서 자녀교육에 매진하여 70년대와 80년대 이후의 경제개발을 이루는데 땀 흘렸건만 경제적 성공을 이룬 지금 돌아오는 것은 냉대와 무관심이다. 노인들은 배우자의 죽음, 직업 및 사회적 지위 상실, 건강의 악화 등으로 정신·신체적으로 매우 취약하다. 특히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사회가 주는 복지혜택은 미미하다. 소외된 도시 빈민과 농촌 노인들은 사각지대에 방치된 셈이다. 특히 독거노인이나 무의탁 노인들은 사회와의 연결이 끊어지는 고독감과 상실감에 시달려야 한다. 자녀가 있어도 부모를 방치하는 경우에는 더 심각하다. 호적상으로는 부양자가 있기 때문에 지원대상에서 제외되는 이중의 고통까지 겪기 때문이다. 노인들은 더 치밀하게 자살을 준비하는 것으로 되어 있고 젊은이들의 자살에 비해 사망할 확률이 3~5배 높다. 흔히들 목을 매거나 시골에서는 농약이나 제초제를 마시는데 제초제는 치사율이 높다. 남자 노인들은 여자에 비해 더 무능해지기 때문에 혼자 남을 경우 더 고달픈 삶을 영위하게 되어 있다. 따라서 남자 노인의 자살률이 여자에 비해 높다. 음독 자살을 하는 경우 독거노인들은 발견이 늦어져서 치사율이 더 높아지는 경향도 발견된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고령화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이러한 노인층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들 노인들이 그나마 모여서 시간을 보내고 외로움을 달래는 경로당의 겨울 난방비가 전액 삭감

  • 기본으로 돌아가라

    기본으로 돌아가라 지면기사

    [경인일보=]정치권이 뒤숭숭하다. 태광그룹, C&그룹, 한화그룹에 대한 조사에서 검찰 사정의 칼날이 비리 정치인을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청목회가 청원경찰법 개정과 관련해 다수의 여야 국회의원들에게 거액의 후원금을 주고 불법 로비를 했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정치권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한나라당은 2013년부터 시행되는 소득·법인세 최고 세율 인하 철회를 둘러싸고 내홍이 깊어지고 있다. 더욱이, 한나라당 일부 소장파 의원들이 청와대측의 감세 기조 불변 입장에도 불구하고 '감세 철회 촉구를 위한 의원총회 소집요구' 서명을 받고 있어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감세 철회를 주장하는 측은 "부자·대기업 중심의 정책 노선을 친서민 정책 노선으로 수정해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서민·중도층 표심을 잡아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최근 한나라당에게 충격적인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되었다. 한나라당 소장파들의 모임인 민본21 토론회에서 발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차기 대선에서 박근혜 전 대표를 지지한다는 층의 30.4%,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층의 33.6%가 '정권 교체'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표면상으로는 한나라당에게 유리한 국면이 전개되고 있는듯 하지만 동시에 민심의 밑바닥에는 '정권 교체'에 대한 강력한 욕구가 꿈틀거리고 있다는 것이 확인된 셈이다. 결과적으로 한나라당 정권 재창출에 빨간불이 켜졌다고 할 수 있다. 만약 한나라당이 대통령 국정 운영 지지도와 박 전 대표의 압도적인 지지도에 바탕을 둔 대세론에 도취되어 변화와 개혁을 멀리하면 막판 DJP 연대로 패배했던 1997년 대선의 악몽이 재연될 수도 있다. 민주당이 마냥 좋아할 만한 일은 아니다. 민주당도 민심의 경고를 받기는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국민들의 정권 교체에 대한 욕구가 크고 보수에 대한 혐오감이 큰 데도 불구하고, 민주당 지지도와 야권 대선 후보 지지도는 상대적으로 낮게 나왔다. 이런 사실은 국민들의 마음속에 아직 민주당이 정권을 맡아도 좋다는 믿음이 생기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손

  • 거꾸로 가는 지역균형발전

    거꾸로 가는 지역균형발전 지면기사

    [경인일보=]최근 지방의 한 대도시에 설립된 전문 연구기관의 책임자로 근무를 시작한 지인으로부터 힘들었던 경험 두 가지를 전해 들었다. 무엇보다 전문 연구기관에서 함께 일할 젊은 직원을 채용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전문성을 갖춘 젊은이들은 새로운 정보의 획득이 가능하고 연구비가 많으며, 장래 발전을 위한 인적 네트워크의 구축이 비교적 용이한 수도권 지역에서 근무하기를 희망하고 있기 때문이다.수도권의 젊고 의욕있는 젊은층이 비수도권으로 오려고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비수도권의 젊고 유능한 인력들이 수도권으로 몰려듦으로 인해 비수도권은 인력난에 봉착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수도권의 유능한 인재들을 지방으로 유입하면서 비수도권의 인재들을 지역에 남아 있게 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수도권에서 얻을 수 있는 금전적·비금전적 혜택을 비수도권에서도 향유할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또 그는 갓 설립한 연구기관의 운영에 몰두하기 위하여 수도권에 있는 주택을 정리하고 가족과 함께 지방 생활에 정착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으나 어려움이 적지 않다고 했다. 다양한 중앙부서와의 업무 협조와 수도권에서 집중적으로 개최되는 전문가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빈번한 출장이 불가피하고 이에 따른 시간의 낭비와 비용의 지출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특히 연구소 운영을 위한 예산을 확보하기 위하여 관련 중앙 부처 방문 및 설명을 위한 출장은 현재의 국가재정 운영체제하에서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러한 문제들, 즉 수도권으로의 빈번한 출장으로 인한 불필요한 행정 비용의 발생과 지역의 인재난으로 인해 생산성 높은 산업의 지방 이전 거부, 그리고 이로 인한 지방경제의 산업구조 고도화의 지연은 수도권과 지방의 불균형에 기인하는 것이다. 이는 개별 지방정부 또는 기업이 아닌 국가적인 차원에서 해결해야 하는 문제이다. 우리나라에서 지역균형 발전은 과거로부터 현정부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으로 중요한 국가정책의 핵심 과제로 다루어져 왔다. 그 이유는 수도권으로의 인구 및 경제력의 과도한

  • 약사(藥師)와 약장수

    약사(藥師)와 약장수 지면기사

    [경인일보=]약사와 약장수는 어감으로 보면 매우 유사한 직종이다. 구체적으로는 다를지 몰라도 둘 다 분명 약을 다루고 약을 판다. 그런데 약사와 약장수를 받아들이는 문화와 감성의 차이는 판이하다. 두 직종을 가르는 가장 큰 이슈는 면허의 문제이다. 약사는 일정한 자격에 따라 주무관청의 면허를 받아 의약품에 관한 일에 종사하는, 이를테면 전문 직종 종사자를 말하지만 약장수는 면허와 상관이 없다. 약장수가 면허가 필요한 직종이라면 그것은 이미 약장수가 아니다.약사나 약장수나 둘 다 나름대로 심각한 직업이지만 약장수는 오늘날 현대사회 들어 본래의 의미가 크게 퇴색하였다. 구성진 가락을 내세운 만담을 들을 기회도 적어졌고, 약장수의 서식처인 재래시장이 점점 사라져가기 때문이다. 약장수의 단골 메뉴인 몸보신용 동물의 거시기 등을 파는 행위도 보기 힘들어진지 오래이다. 약장수는 오래 전부터 역할보다는 의미의 전환이 이루어져 전혀 다른 의미로 통용된다. 과거 유사 인생 상담사이자 재간꾼으로서의 약장수 역할은 능숙한 화술로 사람들을 현혹하는 매우 부정적인 화술꾼의 이미지로 바뀌었다. 과거 우리 주변에 소비자가 그토록 관대한 직종은 아마도 약장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문제는 약사는 동네 어귀마다 있지만 인생 상담사이자 재간꾼인 약장수는 하나 둘씩 없어져 이제는 약에 쓰기도 어렵게 되었다. 대신 약장수의 화술만 사회 각층에 떠돌아다니면서 사회 곳곳에 유사 약장수가 창궐하게 되었다. 동네 어귀마다 각 직업별, 연령별, 세대별 약장수의 수가 부지기수이다.의료제도가 정착되지 않아 약사와 의사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던 시절, 그리고 국민건강이 체계화되지 않았던 시절에 약장수는 대중의 건강은 물론 접대요소까지 곁들인 엔터테이너로서 역할을 하고 있었다. 진짜인지 가짜인지 확인은 안 되었지만 인삼, 녹용, 뱀, 웅담을 팔고 성인 남녀들의 남녀열혈지사에 관하여 너스레를 떨던 시절의 약장수는 시장바닥의 명인들이었으며, 의약적 판단은 제쳐두고라도 사회적 추억거리였다. 오늘날 약사와 약장수 사이에는 어마어마한 갭이 있다. 만약 약사(phar

  • 종교와 과학의 거리

    종교와 과학의 거리 지면기사

    [경인일보=]올해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로 1978년 시험관 아기 기술을 세계 최초로 성공시킨 영국 에드워즈 박사가 선정됐다. 이 기술을 이용해 현재까지 약 400만 명의 생명이 태어났다고 한다. 시험관 아기는 아기를 간절하게 원하는 불임부부들에게 과학이 가져다 준 커다란 희망임에 틀림없다.그런데 교황청은 이번 노벨상 수상에 대해 "에드워즈 교수가 없었다면 수백만개의 난자가 팔리는 시장이 생기지도 않았을 것이고, 인간배아로 가득찬 수많은 냉동실도 없었을 것"이라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교황청은 시험관 아기 뿐아니라 기본적으로 인간이 생명의 탄생에 개입하는 어떤 시도도 잘못된 것으로 간주한다. 따라서 자녀의 수를 조절하기 위해 콘돔이나 정관수술을 비롯한 어떤 방법도 금지하며 인공임신중절술을 반대하기 때문에 심지어 강간으로 인해 임신하더라도 그 아이를 낳도록 권하고 있다. 그 조차도 신의 뜻이라는 견해를 교황청은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가톨릭 신도들조차도 이런 교황청의 견해를 현실적인 이유로 제대로 따르지 못한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의 가톨릭 신자들도 자녀를 조절하기 위해 갈등을 느끼면서도 콘돔을 사용하거나 정관수술을 받는 경우는 비일비재하다. 종교와 과학은 자주 갈등을 빚어왔다. 과거에 종교가 우위일 때는 신학자들이 과학자의 새로운 발견이 옳은지 아닌지를 판단했다.지동설이 제기되었을 때 신학자들이 지동설이 틀렸다고 주장한 근거는 구약성서 여호수와 10장에 있었다. 성서에는 여호수아가 아모리 다섯 왕과 전투를 할 때 태양과 달을 멈추도록 여호와께 부탁했고 여호와는 태양과 달을 멈추었다고 기록되어 있는데 그들은 만약 '지구가 태양을 돌고 있다면 여호와가 지구를 멈추도록 하셨겠지만 태양이 돌았기 때문에 태양을 멈추도록 하신 것'이라고 하면서 천동설이 맞다고 주장하였다. 하지만 지금 기독교의 신학자들이나 신도들이 성경을 근거로 지동설을 부정하진 않는다. 왜냐하면 지구가 태양을 돈다는 것은 누가 봐도 너무나 명확하기 때문이다. 이와 유사한 일들이 다윈이 150년 전에 진화론을 발표했을 때도 벌어졌다. 다윈은 생

  • 손학규 대표가 넘어야 할 난제들

    손학규 대표가 넘어야 할 난제들 지면기사

    [경인일보=]손학규 후보가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새 대표로 선출됐다. 손 대표의 진정성과 집권 의지, 그리고 당원들의 전략적 선택이 결합되어 나타난 결과로 보인다. 손 대표는 2008년 총선에서 참패한 후 춘천에 칩거하면서 지방선거, 재보선 등 당이 요구할 때마다 주저하지 않고 열정을 다해 구원투수 역할을 했다. 대표 선출은 당원들에게 이런 진정성이 전달되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지난 대선때 잃어버렸던 600만표를 되찾아 정권 교체를 이루겠다"는 집권의지를 전면에 내세운 것도 승리의 요인이 되었다. 특히 지난 2002년 대선에서 호남 기반의 민주당이 영남 출신 노무현 후보를 전략적으로 선택해 정권재창출에 성공했던 학습효과가 작동된 것이 선거 승리의 결정적 요인이었다. 이번 민주당 전당대회 결과로 손 대표는 한나라당 출신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 대권고지에 먼저 한발 다가서게 되었다. 하지만 손 대표의 대권 가도에는 걸림돌이 적지 않다. 집권 의지가 강하다고 승리가 담보되지는 않는다. 손 대표가 한나라당 출신 핸디캡을 딛고 대권 가도를 더욱 탄탄히 하기 위해서 첫째, 경선 후유증을 최소화하고 당내 통합을 이뤄내야 한다. 당이 순수집단지도체제로 전환되면서 당내 주요 실세 인사들이 모두 지도부에 입성했다. 따라서 자칫 '비주류의 전략적 대표 흔들기'로 당 운영에 차질이 올 수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손 대표의 안정적 리더십이 요구된다. 손 대표는 수락 연설에서 "민주당은 지금 이 순간 하나가 된 것"이라고 선언했듯이 당분간 계파 화합을 통해 당을 추슬러야 한다. 신주류를 만들어 구주류를 몰아내고 비주류와 대립하는 위험한 길을 걸어서는 안 된다. 둘째, 생산적인 진보 담론을 주도해야 한다. 이번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는 '담대한 진보' '정의로운 복지 국가', '보편적 복지' 등 각종 진보 담론들이 봇물처럼 쏟아졌다. 더구나, 민주당은 이번 전대에서 당헌 당규를 개정해 기존의 '중도 개혁' 노선을 삭제했다. 하지만, 손 대표는 이념적 진보보다는 생활정치와 실천적 진보를 강조하면서 "정권을 되찾기 위해서는 중도층을 흡

  •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IPCC) 개최 의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IPCC) 개최 의의 지면기사

    [경인일보=]금년 10월 11일부터 4일 동안 부산에서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IPCC) 총회가 개최된다. IPCC는 1988년 설립된 유엔 산하 기구로서 전 세계의 과학, 경제, 정책수립 전문가들이 모여 기후변화의 추세와 원인에 관한 과학적인 근거를 제공하고, 기후변화로 인한 환경적, 경제적 및 사회적 영향을 분석하고 이에 대한 대응방안을 모색하는 기구이다.IPCC가 1990년 1차 보고서를 통하여 인간의 생산 및 소비활동의 증가로 인한 오염물질의 발생 증가가 기후변화의 원인이며 파급효과가 광범위함을 과학적으로 규명한 이후 인류는 기후변화 방지를 21세기의 최우선과제로 인식하고 오염물질의 발생 감소를 위하여 공동으로 노력하고 있다.이번 우리나라에서 개최되는 IPCC 총회가 세계의 주목을 받는 이유는 첫째, 최근들어 기후변화로 인한 기상재해가 빈번히 발생하면서 이로 인한 피해 규모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어 모든 국가들이 기상재해의 원인 규명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과학적인 방안을 IPCC에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예를 들면 우리나라에서는 4월까지 전례 없는 저온현상이 지속되어 양식업과 과수농가가 큰 피해를 입었으며, 한 여름인 지난 6월부터 8월중 평균 온도보다 1.3도가 높은 찜통더위가 지속되어 국민들을 어렵게 하였다. 기후변화로 인한 재해는 우리나라에서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심각하게 발생하였다. 유럽, 러시아, 일본 등에서는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속출하고 파키스탄에서는 홍수로 약 1천500여명이 일시에 사망하였고 중국 간수성에서도 폭우로 인하여 약 1천300명이 사망 또는 실종되었다.둘째, IPCC 총회는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국가간의 성공적 협의를 위한 돌파구를 제시하여야 한다.IPCC가 지구온난화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제시한 1990년 이후 세계의 모든 국가들은 지구온난화 가스의 배출을 줄이기 위한 협의를 지속적으로 진행하여 왔다. 1997년 기후변화총회에서는 선진국들이 2012년까지 1990년 기준으로 온실가스의 배출을 평균 5.2% 줄이기로 합의하였다.그러나 작년에 개최된

  • 소비주의의 천국

    소비주의의 천국 지면기사

    [경인일보=]자본주의 제도에서 사는 사람들은 자본주의와 부를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다. 즉 자본주의가 공산주의나 사회주의에 비하여 제도적으로 우월하다거나, 그렇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부를 보장하는 것으로 착각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자본주의의 우월성과 함께 부를 지배가치로 생각하는 사람들은 다양함의 가치나 자본주의 이외의 가치에는 크게 무게를 두지 않는다. 그러나 학문적으로는 자본주의나 사회주의가 우월의 관계가 아니라 제도적으로 보완의 관계이다.가령 물질 자본주의의 절정이라고 부를 수 있는 소비주의, 소비만능이 불러오는 다양한 계급적 갈등의 문제나 자원 고갈, 생태학적 이슈들은 우리들에게 자본주의의 제도적 보완을 적극적으로 요구한다. 그리고 물질중심의 가치가 생산해온 풍요와 함께 상대적으로 증대된 낭비의 이슈가 그러하다. 쓰레기통의 문명, 쓰레기통의 사회학으로도 표현되는 낭비의 문제는 이제 "소비는 허락하지만 무엇을 버리는가는 자유롭지 않다"고 표현될 정도로 사회학적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이다. 즉 쓰레기통이 도덕적 이슈가 된 것이다.뚱뚱한 몸매와 날씬한 몸매 사이에는 체격의 차이와 몸무게의 차이가 있다. 그러나 사람들이 부여하는 가치의 차이는 상상을 초월한다. 무엇이 그렇게 만든 것일까? 단순히 인식의 차이인가, 아니면 강박관념인가? 육체는 정신에 봉사하도록 설계된 신학적 가치는 거꾸로 사람은 육체에 봉사하여야 한다는 조항으로 바뀐 듯하다. 모두가 날씬해지기 위하여, 흉하게 보이지 않기 위하여 육체관리인으로 변한다. 그리고 육체를 관리해주는 의사는 오늘날 흡사 성직자의 지위를 누린다. 육신소비주의의 절정인 것이다.통계적으로 건강을 유지하기 위하여 육체를 관리하는 것보다 아름다움을 위하여 육신을 관리하는 경우가 훨씬 많아졌다. 통통함과 뚱뚱함이 미학적으로 아름다움의 표상으로 인식되던 시대도 엄연히 존재해왔다. 고대의 상징적 인체 조각상들이나 회화작품들은 대부분 통통하거나 뚱뚱하다. 다산의 상징도 있지만 메마른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기 위하여 건장하고 통통한 인간미를 가꾸어왔다. 오늘날 이러한 미적 가치는

  • 특권층이 아닌 당신 자녀의 미래는?

    특권층이 아닌 당신 자녀의 미래는? 지면기사

    [경인일보=]필자의 어린 시절 자녀가 공부를 잘하면 사법고시 합격이 많은 부모들의 간절한 소원이었다. 아버지가 장기간 실업자이셨던 가난했던 우리 형제들도 그런 꿈을 가지고 있었다. 나는 의사가 되는 길을 택했지만 둘째형이 사법고시에 합격함으로써 그 꿈을 이루었다. 시집 와서 이십여년간 자식들 먹여 살리기 위해 온몸을 바쳐야 했던 어머니를 친척들이 처음으로 부러워하게 되었다. 그로부터 수십년이 지났지만 지금까지도 사법고시나 행정고시 합격은 '돈도 없고 백도 없는' 서민의 자녀가 신분상승하는 가장 확실한 통로이기도 하다.사회가 선진화한다는 것은 기회의 평등이 보장되는 사회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도리어 이런 측면에서 후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중산층의 일부가 빈곤층으로 내려가고 빈부의 격차는 심화되는데, 빈부의 격차는 학력의 격차로 이어져 계층의 세습화와 고착화를 부채질하고 있다. 과거에는 능력있고 성실한 젊은이들이 사회에 진출할 기회가 있었지만 그 기회의 문이 점점 좁아지고 있다.이명박 정부는 지난달 소위 '공무원 채용제도 선진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 개편안의 핵심은 내년부터 5급 신규 공무원의 30%를 민간 전문가 가운데서 뽑고 이를 점진적으로 확대해 2015년부터는 신규 공무원의 절반을 전문가로 채우겠다는 것이다. 더욱이 시험 방식도 현행 필기시험 위주의 고시가 아닌, 서류전형과 면접만으로 합격자를 가리도록 하는데 학위 및 자격증 소지자나 전문분야 경력자를 우대하기로 했다는 것이다.문제는 서류전형과 면접만으로 뽑는 채용방식이 '가진 자'에게 절대 유리하다는 것이다. 이번 유명환 장관 딸의 외교부 특채 사건은 많은 국민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분노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이번 사건처럼 응시 조건과 심사위원 선정과 심사과정까지 불법과 탈법으로 얼룩진 경우는 예외라 하더라도 아무리 공정하게 이 제도를 운영한다 하더라도 그 경쟁은 처음부터 불공정한 것이다.전문가를 우대해서 뽑는다고 하면서 학위를 강조하는데 대학 입학해서 박사학위를 받기까지 십여년을 돈을 벌기는커녕 억대의 돈을 써야 하는데 합격할 확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