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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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근 칼럼] '학교 가는 길'을 보았다 지면기사
얼마 전 여러 편의 영화를 연이어 보았다. 맨 먼저 윤여정씨의 오스카상 수상에 빛나는 '미나리'를 보았고 이어서 같은 영화제에서 작품상을 포함하여 3개 부문을 수상한 '노매드랜드'를 보았으며 최근의 화제작 '자산어보'를 보았고 마지막으로 가족들과 함께 김정인 감독의 다큐멘터리 '학교 가는 길'을 보았다.앞의 세 영화가 세간의 호평에 어울리는 수작이라는 데 기꺼이 동의하지만 정작 내가 가장 감명 깊게 본 작품은 '학교 가는 길'이다. '학교 가는 길'은 장애인 특수학교인 서울서진학교가 세워지기까지의 투쟁 과정을 그린 다큐멘터리로 '노매드랜드'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영화다.'노매드랜드'를 보며 인상 깊었던 장면은 엔딩 자막이 올라갈 때 스왕키 역을 스왕키가, 린다 역을 린다가, 밥 역을 밥이 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을 때다. 주인공과 몇몇 주요 배역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은 연기자가 아닌 실제의 인물이었던 것이다. '학교 가는 길'도 마찬가지다. 다큐멘터리인 만큼 당연한 이야기지만 영화에 등장하는 모든 사람들은 연기자가 아니라 실제의 인물들이다. 이은자 역을 이은자가, 정난모 역을 정난모가, 조부용 역을 조부용이, 장민희 역을 장민희가, 김남연 역을 김남연이 맡았지만 이들은 모두 발달장애인을 자녀로 둔 어머니로 영화에 나오는 대사와 몸짓, 눈물은 연기가 아니라 실제의 삶이다.우리 모두 기억하는 것처럼 지난 2017년, 서울 강서구에서는 서진학교 설립을 둘러싸고 격렬한 토론회가 있었다. 서울시교육청에서 강서구에 장애인 특수학교 설립을 위해 행정예고를 하자 다수의 지역주민들이 반대하여 이루 말 못할 어려움을 겪은 것이다. 영화에는 나오지만 반대하는 주민들이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차마 이곳에 적지 못하겠다.(그런데 감독 또한 영화에 차마 다 담지 못했다고 했다.) 분명한 것은 다수의 주민들이 장애인 특수학교를 혐오시설로 보았다는 사실이다.사실 특수학교를 설립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논의하는 토론회는 애당초 있어서는 안 될 자리였다. 학교 부지에 학교를 짓는 것은 법적, 행정적으로 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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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우 칼럼] 코로나 이후의 대전환 지면기사
환경(E)·사회의 다양한 시스템(S)인간(H)·ESH 어울리는 패턴(P)…세계적인 경쟁력 갖춘 대국 되려면'ESHP' 바탕 국가 업그레이드 필요구성원 모두 실현위해 역량 모아야코로나19 백신이 보급되면서 코로나 극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백신을 충분히 확보한 나라와 그렇지 못한 나라들 사이에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현재는 백신 보급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백신 생산국과 선진국 위주로 백신 보급이 늘고 있다. 반면 인구 대국인 인도나 브라질의 백신 보급은 높지 않아 큰 곤경에 처해 있다. 백신 보급은 국력과 정치의 문제로 변질하고 있으며 전 세계적인 백신 불평등이 확산하고 있다. 코로나가 종식되기 전까지 사회적 거리두기, 마스크 쓰기와 같은 비의료적인 예방행동을 계속 실천해야 하겠다. 코로나가 지속함으로써 자영업자들은 큰 경제적 손실을 입고 있다. 온라인 수업이 길어지면서 학생들의 학력 저하가 전 세계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렇듯 코로나는 일상의 많은 것들을 바꾸어 놓았다. 코로나 이전에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을 할 수 없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코로나가 전 세계적인 대유행 감염병으로 발전하여 많은 나라들이 이 유례없는 전염병을 극단적 재난으로 대응하고 있다. 아직 재난이 종식되고 있지 않기 때문에 현재를 '재난 상황'으로 대응하고 있다. 코로나 재난 상황이 계속되고 있지만 코로나 이후를 미리 대비하는 혜안을 가져야겠다.코로나19가 종식될 것인지, 아니면 종식되지 않고 계절성 전염병으로 남아 있을 것인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코로나 종식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두고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백신 보급에도 불구하고 코로나가 계절성 전염병으로 전환하는 미래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고 그에 대한 대비책도 있어야 한다. 코로나가 계절성 전염병이 되는 경우 백신 확보, 백신 생산 능력, 적절한 치료제의 개발 등이 관건이 될 것이다. 완전한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되기 전까지는 사회가 감내해 낼 수 있는 의료체제와 전염병 관리 역량을 유지해야 한다. 이러한 최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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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인수 칼럼] '이재명·윤석열' 구도의 정치적 의미 지면기사
민주·국힘 기득권 세력들 '이·윤 흠집내기'둘다 구태와 경쟁·적대통해 정치자산 불려전선은 유리하다… 머리 숙일 이유가 없다마지막까지 지켜내야 정치가 변할 것 같다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주도하는 차기 대권 구도가 시험대에 올랐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내부의 기득권 세력들이 약속이나 한 듯이 '이재명 대 윤석열 구도'를 견제하고 트집 잡고 나섰다.민주당 친문 진영은 대통령 후보 경선 연기론을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나섰다. 후보 선출 시기를 9월에서 11월로 연기하자는 얘기다. 명분은 후보 조기 선출에 따른 대선 전략 차질이다. 속셈은 이재명의 대안을 찾기 위한 시공간 확보이다. 당헌을 어겨야 하니 명분은 약하다. 이재명의 대안 모색은 절박하니 속셈은 선명하다. 남해군수와 경남도지사를 지내고 경기도 김포 국회의원을 했던 김두관이 경선 연기론의 총대를 멘 장면은 의미심장하다.국민의힘 영남 친박들은 윤석열을 저격한다. 부산의 서병수는 박근혜 탄핵의 원흉으로 윤석열을 지목했다. 대구의 김용판은 윤석열에게 합류 전 선사과를 요구했다. 젊은 이준석은 자강론을 앞세운다. 유승민, 원희룡은 윤석열과의 차별성을 강조한다. 이 정도 반정부 민심이면 나 홀로 정권창출도 가능하겠다 싶었을까.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이후 윤석열을 바라보는 영남 기득권 세력들의 시선이 싸늘해졌다. 윤석열을 지지하는 보수, 중도 민심에 찍소리도 못 내던 사람들이 이제는 입당을 보채는 것도 모자라, 들어오려면 무릎부터 꿇으라고 정색을 한다.집권여당과 제1야당 내 기득권 집단의 이재명, 윤석열 흠집내기는 역설적으로 '이재명·윤석열' 구도의 정치적 의미를 또렷하게 보여준다. 여야의 기득권 세력은 적대적 공생으로 기득권을 지켜왔다. 당은 망해도 그들의 권력은 지켜냈다. 대통령 후보와 대통령을 자신들의 의도대로 설계하고 만들어냈다. 기득권 내부권력의 위계와 담합으로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을 국가와 국민의 이익에 앞세웠다. 이재명과 윤석열 모두 여야 기득권과는 인연이 없다.이재명의 정치적 성장은 눈부시다. 대선 경선에서 실패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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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민호 칼럼]'배민' 시대에 생각하는 '정상화' 지면기사
인터넷·정보화 시스템 덕분에코로나 시대 경제적 타격 적고Zoom 수업… 그러나 언제까지슬픔도, 웃음도, 의문 해결도직접 만나 나눌 수 있길 바란다벌써 칠팔 년은 족히 된 일이다. 충청북도 보은 가까운 어딘가로 선생님들끼리 학사협의회를 갔다. 한갓진 데로 가자고들 하셨다. 찾는다고 찾은 곳이 근처에 슈퍼도 음식점도 없다시피 한 궁벽한 산촌이었다.밤은 깊고 슬슬 뱃속이 출출해지면서 뭔가 먹기는 먹어야할 텐데 준비해 온 음식들은 거의 다 동났다. 어떻게 하나? 하고 다들 궁금해하는데 내 머릿속으로 번개같이 '배달의 민족'이 떠올랐다.그때만 해도 내가 우리 과에서 가장 최신식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농담이지만, 아무튼, 휴대폰에 깔려 있는 '배민'으로 검색을 해 보니 과연 치킨 같은 것을 배달해 주는 데가 두어 곳 뜨기는 떴다. 그런데, 차로 줄잡아 20~30분은 족히 걸리는 곳이다. 그래도 전화를 하니 우리 쪽 사정이 딱해 보이셨는지 근 한 시간만에 드디어 음식이 배달되었다. 선생님들 환호성 소리가 낮지만은 않았다.그랬는데, 한동안 '배민'이라고는 그 숱한 광고들을 보고도 무심하게 지나치곤 했다. 그저껜가 웬일인지 이 '배달의 민족' 생각이 나 평소에 맛이 좋은 봉평 산골 메밀국수 음식점을 찾아보는데, 체계가 달라져도 많이 달라졌다.우선 전화로 서로 통화를 하는 게 '없어졌다'. 전화 주문이 있는지는 몰라도 화면에 그냥 자기가 먹고 싶은 메뉴 선택해서 결제하면 끝이었고, 카톡으로 완료를 알리는 문자가 달려왔다. 그러고는 음식점에서 출발했다는 둥, 어디쯤 오고 있다는 둥 하더니 현관 문앞에 배달이 되었으니 혹시라도 분실되지 않도록 빨리 수령하시라는 것이다. 배달해 주시는 분은 얼굴도 못 보고 맛있는 막국수를 맞아들일 수 있었다.경험하고 보니, 참으로 편리한 세상이다. 요즘 가뜩이나 코로나19 덕분에 사회가 정상적으로 작동을 못하는데 이런 배달 시스템이라도 없었으면 장사하는 사람들 다 어떻게 되었을까? 하고 가슴을 쓸어내릴 정도다. 그런데 이 변화는 오로지 긍정 쪽으로만 작동하는 것일까?어느 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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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식 칼럼]문화예술 투자…미래의 國富이다 지면기사
이건희 회장이 수집한 지정문화재개인 소장 고미술품 등 '엄청난 양'국민들의 미래 자산으로 돌아왔다기업인 문화예술 지원 귀중한 유산'유망예술가 양성' 값진 토양될 것피렌체를 방문하는 사람들이 가장 즐겨 찾는 곳 중의 하나가 바로 우피치 미술관이다. 우피치 미술관은 메디치 가문이 200여년간 예술가들의 미술품을 수집하고 제작 의뢰하면서 모아온 미술품들을 메디치 가문의 마지막 후손 안나 마리아 루이자 드 메디치(1667~1743)가 1737년 토스카나 대공국에 기증하여 일반인들에게 공개되었다. 특히 르네상스 시대의 작품과 바로크 로코코 시대의 중요 작품들을 소장하고 있다.상트페테르부르크의 에르미타주 미술관은 13세기부터 20세기에 걸친 유럽의 미술품 300만여점의 컬렉션을 가지고 있는 세계 최대의 미술관으로 러시아인들의 자부심을 높이는 가장 큰 자산이며 시가로 계산할 수 없는 엄청난 국부이기도 하다. 예카테리나 대제 그리고 알렉산드로 1세 등은 특히 유명컬렉터나 귀족들로부터 엄청나게 많은 작품을 컬렉션하거나 유명 미술가들을 초청하여 그림을 의뢰하기도 하였다. 특히 20세기 초반 고갱, 마티스, 피카소, 모네 등의 작품은 러시아의 사업가인 세르게이 슈킨(1854~1936)과 이반 모조로프 (1871~1921)의 컬렉션으로 그들의 과감한 투자와 안목이 후대에 큰 선물이 되었다.도쿄의 국립서양미술관의 경우 가와사키 조선소의 초대 사장이었던 마츠카타 코지로(1866~1950)가 1차 세계대전 시 조선으로 엄청난 부를 축적하면서 유럽에서 컬렉션하였던 1만여점의 미술품 중에서 9천점 정도는 국립박물관에 기증되었고, 2차 세계대전 중 프랑스에 압류되었던 375점의 미술품들이 1959년 외교적 노력으로 일본에 반환되면서 개관한 미술관으로, 특히 클로드 모네와 절친이었던 마츠카타가 수집한 수련을 비롯한 18점과 오귀스트 로댕의 작품 86점, 르누아르, 고흐 등의 작품이 포함되었을 뿐만 아니라 프랑스 정부의 요청으로 르 코르뷔지에가 미술관을 설계하도록 하여 2016년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마츠카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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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철 칼럼]20대 자유주의자들의 저항 지면기사
'이대남' 심리적 기대와 생활수준미래전망 사이 상대적 박탈감 느껴왜 사회적 차별 받아야하는지 울분'고립무원' 상태 기회평등 약속하면그나마 기꺼이 마음 줄 수 있을 것'이대남'이 최근의 화두다. 그 구성원들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바뀌지만, 사람들은 지금의 '이대남'과 수년 전의 '이대남'을 동일한 집단으로 인식하기 마련이다. 그러다 보니, 한때 현 정권을 압도적으로 지지했던 세대들이 최근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야당을 전폭적으로 지지한 사실에 놀라움을 드러낸다. 과거의 '이대남'이 보여준 모습이 세대적 특질은 아니란 사실을 알게 된다. 이 현상의 원인을 둘러싸고 정치인들과 평론가들은 아직 토론 중이다.구조적으로 사회변동, 특히 계층 간 사회이동을 보는 사회학자의 눈에서 보면 '이대남'이 처한 현실은 예측 가능하고 필연적이기도 하다. 여야의 일시적 처방들이나 정책들도 이 구조적 사회변동을 되돌리기는 어렵다. 그 구조적 사회변동이란 계층구조가 어느 정도 안정화된 이후의 부모세대와 자식세대 간의 계층이동을 말한다. 나라에 따라 다르지만, 중류층 부모의 자식들 가운데 절반 이상은 하층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하류층 부모의 자식들 가운데 일부는 중류층으로 상승할 수도 있을 것이다. 모두가 중산층에 머무르기 위해서는 그 국가의 경제성장이 엄청나게 가속화되어야 한다. 과거 586세대들이 경제성장과정에서 대거 중산층에 편입될 수 있었듯이 인구의 증가도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저성장의 국가에서 세계 최저의 출산율로 인구증가가 정체되고 있는 상황에서 모두를 중류층에 머무르게 하는 경제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러한 양상은 서울에서 더 선명하게 드러난다.지금의 20대는 50대 부모들 품안에서 자랐다. 권위주의시대에 태어나 민주화와 정보화, 세계화의 와중에서 살아왔던 부모들은 경제성장의 단꿀을 맛보면서 대부분 계층상승을 경험했던 세대들이다. 그들은 민주화의 짐을 지고 투쟁하면서 살았다고 하지만, 일자리를 쉽게 찾을 수 있었고, 아파트와 차를 구하는 데 어려움이 없었고, 집값 상승의 혜택을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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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근 칼럼]문명의 기준 지면기사
사람 존중은 '죽음까지' 존중해야'세월호 7년' 아직 진실 안 밝혀져살아있는 아이들 구조도 못했는데희생된 아이들 온전히 추모 못하면우리의 문명 어디로 가고있는걸까문화인류학자 마거릿 미드(Margaret Mead)는 문명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부러졌다 붙은 흔적이 있는 다리뼈'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질문을 던진 학생이 기대했던 숫돌이나 무기 따위의 도구가 아니었던 것이다. 미드의 설명에 따르면 동물의 세계에서 다리를 다쳤다는 것은 곧 죽음을 의미한다. 다리를 다치게 되면 포식자의 공격을 따돌릴 수 없을뿐더러 사냥을 할 수도 없고 무엇보다 무리를 따라 이동할 수 없어서 생존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다리뼈가 부러졌다 붙은 흔적이 있다는 것은 누군가 그 사람이 회복될 때까지 보살펴준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데, 마거릿 미드는 이처럼 다친 사람을 보살펴주고 회복될 때까지 기다려주는 일이 곧 문명을 알리는 최초의 신호라고 이해한 것이다.미드의 말처럼 다친 동료를 보살펴 회복할 때까지 기다리는 일은 분명 문명과 비문명을 가르는 중요한 기준의 하나가 될 수 있다. 같은 질문을 고대 동아시아의 맹자에게 던진다면 어떤 대답이 돌아올까. 아마도 그는 죽은 이를 추모하는 데서 문명이 시작되었다고 답할 것이다. 일찍이 맹자는 어린아이가 물에 빠지려고 하면 냉큼 달려가 붙잡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라고 이야기했던 만큼 살아 있는 존재를 보살피는 일은 인간의 본성에 내재된 것이라고 보았다. 하지만 죽은 이를 추모하는 일은 경험과 학습의 결과라고 이해하였다. 그는 상고시대에 사자의 시신을 구덩이에 버린 사람이 있었는데 어느 날 그곳을 다시 살펴보았더니 여우와 살쾡이가 시신을 뜯어먹고 파리와 등에가 빨아먹는 참혹한 광경을 목도하고는 차마 그냥 두고 볼 수 없어 흙을 덮어 시신을 가리게 되었으며 이것이 효자와 인인(仁人)으로 하여금 죽은 사람을 추모하는 마땅한 도리를 만들게 하였다고 이야기한다. 맹자는 사자의 시신을 가리는 일이 차마 하지 못하는 불인지심(不忍之心)에서 비롯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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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인수 칼럼] 문재인 정권, 국민 삶 속에 스며들라 지면기사
코로나로 일자리 줄고 자영업자 무너지고…내가 죽겠는데 적폐청산·검찰개혁 무슨 소용국민, 자신 삶 외면한 정치과잉 선거로 심판文정부 '위기시대' 자성하고 실수 반복 안돼지난해 4월 이 칼럼 제목은 '절대 권력, 작은 일에 쓰면 안 된다'였다. 더불어민주당이 총선에서 180석의 배타적 입법권력을 차지한 직후였다. "절대권력은 반드시 부패한다. 역사는 이를 증명하는 기출문제집"이라며 "당·청이 배타적 권력을 감당할 수 있는 민주적 역량을 발휘하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여권의 장자방 양정철은 "무섭고 두렵다"고 했다. 이해찬은 열린우리당의 실패를 반면교사로 세웠다. 5월 칼럼 제목은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대통령 권력'이었다. 집권 4년차에 돌입한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70%를 넘었다. 행정, 사법, 입법권력 독점에 전례없는 임기 말 지지율. "대통령에게 행운일까" 물었다.1년 후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은 위기에 봉착했다. 집권세력 내부에선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참패가 위기의 시작일 뿐이라는 자성이 터져 나온다. "그때 '당헌·당규'를 안 바꾸고 그냥 '무공천' 했다면 어땠을까?" 한 언론이 "민주당 내부에서 최근 회자되는 질문"이라고 보도했다. 민주당은 자당 소속 당원의 성범죄로 인한 보궐선거엔 후보공천을 금지하는 당헌이 있었다. 도덕성을 버리고 당헌을 개정해 후보를 공천했지만 선거를 잃었다.대통령과 민주당에겐 뼈 아픈 가정법 질문이 적지 않다. '그때 정권이 조국과 인연을 끊었다면 어땠을까?' 조국을 윤석열에게 맡겨 놓았다면, 대통령의 '마음의 빚'은 남았겠지만 정권이 내로남불 오명을 뒤집어쓰는 일은 없었을지 모른다. 정권의 정의와 공정 지수는 높아지고, 윤석열은 대통령에 대한 '마음의 빚'을 자진사퇴로 갚았을 수도 있다. 임기를 마치더라도 정권을 향한 비수(?)가 되는 일은 없었을테다. '그때 180석이 아니라 과반인 150석가량만 얻었으면 어땠을까?' 지리멸렬한 야당이 반성도 없이 획득한 견제의석으로 사사건건 정권에 반대하다가 국정 실패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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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호 칼럼]부동산과 주거, 미래의 관점에서 본 트렌드 지면기사
코로나로 생활중심 집으로 옮겨져세계가전 스마트홈 제품 주목받아'로컬 생활권 재편' 가속화 될 전망부동산대책, 수도권 공급확대 아닌'라이프스타일' 지역 수요로 봐야주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물론 눈에 띄는 것은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다. 전 세계적으로 경기 침체로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고, 코로나19로 각국 정부에서 재정 부양책을 실시하면서 현금이 너무 많이 풀리고 유동성이 커진 것은 실물자산인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데 영향을 미쳤다. 경기 침체 속에서 부동산에 대한 수요가 적다면 크게 부동산이 폭등하지 않았을 수도 있는데, 코로나19가 가져온 사회적 거리두기로 사람들의 활동 공간이 집으로 옮겨가고, 재택근무와 온라인 수업 등 집에서 해야 하는 일이 늘어나면서 주택에 대한 관심과 수요 증가에 일조했다.전 세계적으로 부동산 가격 상승을 이끄는 지역은 상대적으로 도심에서 벗어난 지역이라는 특징이 있다. 코로나19가 지속되면서 미국이나 유럽에서 인구 밀집이 높은 도심에서 인근 변두리 지역으로 이주가 늘어났다. 그러나 사실 코로나19 이전부터 도심에서 멀더라도 개발이 잘 되어있고, 주변 환경이 좋은 지역의 인구 유입이 지속되고 있었다. 수도권에서도 기존의 도심에서 벗어나 새롭게 정비된 아파트 단지 지역에서 집값 상승이 일어나면서 수도권 전역으로 확대되었다. 이는 어떤 영향에 의한 주거문화, 라이프스타일의 변화가 코로나19로 증폭되었다고 봐야 한다.주목할 수 있는 현상은 홈코노미(Home+Economy)라는 새로운 흐름이다. 코로나19는 집에서 일하고, 수업하고, 쇼핑하고, 오락을 즐기고, 영화를 보고, 운동하는 등 많은 일상생활이 집을 중심으로 재편되도록 했다. 집은 안식처, 주거 공간을 넘어 일상생활과 경제활동의 중심 공간이 되면서 집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가져오고, 집이라는 공간에 대한 새로운 수요를 형성했다. 좋은 위치의 집이라기보다는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넓은 공간인 집에 대한 수요이다. 가사노동이나 잠을 자는 공간에서 보다 여유로움과 휴식 등의 공간으로 집을 새롭게 인식하는 라이프스타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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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창진 칼럼]꿈꾸는 자녀들 지면기사
부모는 아이가 16세에 이를때까지꿈 실현토록 살피고 기반 닦아줘야자녀의 꿈에 부모의 꿈 실어선 안돼자식들 고통 몰아가는 불행의 시작의외로 많은 청소년들 괴로움 호소'내가 만일 결혼을 해서 자녀가 있다면 나는 과연 아이에게 어떤 교육을 했을까?' 하는 엉뚱한 생각을 가끔 합니다. 부모들과 대화하다 보면 아이를 너무 자기 생각대로만 교육하거나, 자기 소유로 생각해 집착하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됩니다. 그러지 말라는 취지로 조언하면, 다른 얘기를 할 때는 신부님 말씀이라며 곧잘 수용하는 사람들이 유독 자녀 문제만큼은 지지 않고 맞섭니다. 심지어는 결혼도 안 하고 애도 없는 분이 뭘 안다고 나서느냐며 격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합니다.저는 자녀가 태어나서 부모와 같은 하나의 인격체가 되는 때를 대략 16세로 봅니다. 그전까지는 부모의 보살핌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자녀 교육은 16년 정도의 시간에 이뤄집니다. 이 시기를 어떻게 보내느냐는 자녀의 인격 형성에 가장 중요합니다. 어떤 부모는 이 시기에 자신의 삶을 투영해 자신이 못다 이룬 꿈을 자녀를 통해 보상받으려 합니다. 어떤 부모는 출세를 자녀교육의 목표로 정하고, 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스펙을 만들어 주기 위해 온 정성을 다 쏟아붓습니다.자녀를 잘 교육하려면 '목표 설정'이 가장 중요합니다. 일전에 어떤 분과 이야기를 나누는데, 그분은 자녀가 제발 우여곡절 없이 평탄한 길만 걸었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혹시 본인의 인생은 우여곡절이 없었냐고 물으니 "말도 마세요. 저는 산전수전에 공중전까지 모두 겪었어요"라는 것이었습니다. 본인인들 그러고 싶어서 그렇게 살았을까요. 세상사가 내 뜻대로 되는 게 아니라는 걸 본인 스스로도 잘 압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녀의 미래에 산전수전 없기를 기대하는 건 상식이 아닙니다. 내 미래든 자녀의 미래든 우리가 미래에 대해서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예측한대로 흘러가는 인생이 아니니까요.결국 자녀교육의 목표는 아이로 하여금 어떤 미래를 만나든지 유쾌하게 헤쳐 나갈 수 있는 능력을 배우게 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