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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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호 칼럼]호텔 거주의 로망과 '호텔 거지' 지면기사
청년들 값싼 임대료로 거주 시작활동 많아 거의 외부에서 머물러기본요소 갖춘 주거 제공 효과적원격근무·여가 즐기는 생활 가능'영끌' 내집마련보다 여유 더 많아호텔에 사는 것을 꿈꿔본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호텔의 장점은 편리함이다. 호텔은 도심에 있어서 활동하기 편리하고, 청소나 세탁 같은 집안일을 덜고, 호텔 안에서 운동과 식사 등을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바쁜 사람들에게는 장점이 많은 주거 형태이다. 그렇지만 비싼 것이 단점이라서 누구나 선택하기는 어렵다. '집 없는 억만장자'로 유명한 '니콜라스 베르그루엔'은 집 없이 호텔에서 생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파이낸셜타임스가 선정한 '세계 최고 부자' 중에 한 명으로 선정되었을 정도로 성공한 투자자이지만, 본업인 투자사업보다는 1억 달러를 투자해 싱크탱크를 설립하고 21세기에 맞는 지성적인 거버넌스 시스템을 개발하고 구현하기 위하여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살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재벌 총수, 유명 가수 등이 호텔에 사는 것으로 관심을 받기도 했다. 물론 단기 투숙 이외에도 비즈니스를 위해 몇 달, 몇 년 호텔에 장기 투숙하는 경우도 있다.몇 년 전에는 한 작가가 외국의 유명한 시인이 호텔 방에서 살다가 죽은 뒤에 그 방을 '시인의 방'으로 이름 붙여 문화상품으로 만든 사례를 들면서 방을 제공해줄 호텔을 찾기도 했다. 그 시인은 월세 만기가 되어 집을 빼라고 하여 호텔을 홍보해주고 살 방법을 찾고자 한 궁여지책이었지만, 여론의 눈총을 받았다. 그러나 부자들만을 위한 호텔이 아니고 가난한 예술가들의 거주지로 유명해진 호텔도 많다. 뉴욕 맨해튼의 첼시호텔은 예술가들의 거주지로 유명해졌다. 값비싼 임대료와 작업실 부족으로 재능을 펼치기 어려운 예술가들이 모여들면서 첼시호텔은 20세기 미국의 문화예술을 견인한 근원지로 등장했다. 잭슨 폴락, 딜런 토마스 같은 개성파 예술가들의 활동 무대, 밥 딜런이 새로운 곡을 쓴 방을 찾아 관광객들이 몰려드는 호텔이 되었다. 첼시호텔에 거주했던 가난한 예술가들은 그림을 교환하거나 재능을 기부하는 방식으로 숙박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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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창진 칼럼]스스로 만족하기 지면기사
삶의 환경은 선택아닌 찾아오는 것너무 불행감에 빠져 있지 마세요화만 내지 말고 가끔 격려도 필요가정은 누구 탓 할 수 없는 운명체아이는 부모가 버티면 행복한 존재한국 사회에서 만족할 만한 삶의 환경은 어느 정도일까요? 일류대를 나와 대기업에서 넉넉한 연봉을 받으면서, 자녀는 둘 정도 키우고, 부모를 비롯해 건사해야 할 군식구가 없으면(거기에 물려받을 유산이라도 조금 있으면) 만족할 만한 수준인가요?요즘 들어 남편만 보면 화가 치밀어 올라 견딜 수가 없다는 40대 주부가 있습니다. 초등학생 아이가 둘이 있어서 교육비는 엄청나게 드는데, 집 한 채 없이 전세대란을 면치 못하는 자기 신세가 너무 불안합니다. 남편은 잘 오르지도 않는 박봉을 몇 년째 받으며 중소기업에 다니고 있습니다. 그나마 업무량도 많아 야근하는 날이 빈번합니다. 퇴근해서는 잠깐 아이와 놀아주고 바로 잠에 곯아떨어지곤 하지요.남편이 잘못하는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남편 얼굴만 보면 마음 안의 불안과 세상에 대한 원망이 모두 짜증이 되어 튀어나옵니다. 이 나이 먹도록 돈도 못 벌고 뭐했나 싶고, 나는 이렇게 걱정이 태산인데 남편은 무사태평인 것 같아 화가 더 치밀어 오릅니다. 남편 잘못이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고 한편으론 남편이 측은하지만, 아이들 교육비에 집 걱정을 하다 보면 어느덧 남편에게 화를 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주체 못하는 감정 때문에 스스로도 힘들지만 남편에게 자꾸 상처를 주게 되고, 아이들에게도 나쁜 영향을 미칠까 봐 걱정이 됩니다.그런데 저는 한 가지 의문이 듭니다. 만일 자기 소유의 집이 있고 남편 직장이 월급 많이 주는 대기업이라면 이 주부의 화가 가라앉을까요? 그렇지 않을 것 같습니다. 대궐 같은 집에서 많은 돈을 가진다 한들 또 다른 이유로 화가 날 것이 뻔합니다. 이 주부의 화는 불안한 전세나 남편의 박봉 때문이 아니라, 만족할 줄 모르는 욕심이 만드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정도의 환경을 부러워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병든 시부모를 모시는 건 물론 결혼하지 않은 시동생까지 수발해야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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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민호 칼럼]미국 대통령 선거를 다시 생각한다 지면기사
이념 무관 상류층-중하층 '양극화'트럼프가 얻었다는 7300만표 의미총선치른 우리 사회의 문제와 겹쳐부동산값 급등·전세난·코로나 타격'중하층 불만 고조' 간과해선 안돼미국에서 차기 대통령을 선출하는 국민적 투표가 치러진 날은 지난 11월 3일이다. 이 글을 쓰는 시점에서 근 20일이나 지났는데, 과연 차기 대통령은 정해졌다고 할 수 있는가? 공중파나 주요 언론을 보면 확실히 조 바이든이 차기 대통령 당선자인 것 같은데, 유튜브의 '불만' 많은 채널들을 보면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다.확실히 이상한 일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아무리 늦어도 하루나 이틀쯤 되면 대통령이 누가 될 것인지 정해지고 승자와 패자 사이에 어떤 정리 신호들이 있어야 할 텐데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대신에 트럼프 현 대통령은 이번 선거가 부정선거였다며 우편투표다, 도미니언이 어떻다 하고 줄리아니, 파웰 같은 거물급 변호사들을 동원하여 연일 '비정상적인' 공세를 퍼붓고 있다. 어느 쪽이 맞고 뭐가 맞는 건지 모를 지경이라고나 해야 할까? 분명 조 바이든의 승리겠지 하면서도 또 어떤 언론인 말을 들으면 트럼프가 지금 이렇게까지 하는 것도 어느 시점까지는 아주 비난받을 일만은 아니라고도 한다. 미국 헌법상 부여된 문제제기 절차요 기간이라는 것이고, 왕년에 부시 대통령이 재선될 때도 꽤나 시간이 걸렸다면서 말이다.승부가 어느 쪽으로 낙착이 되든 필자는 이번 선거에서 트럼프가 얻었다는 7천300만표라는 것이 결코 만만치 않은 의미를 지닌다고 생각한다. 사실 트럼프는 뉴욕타임스나 CNN 같은 주요 언론은 물론이요, 이번에는 폭스 티비로부터도 지원을 받지 못한 것 같은데, 어떻게 해서 이런 정도의 득표가 가능했단 말일까? 더구나 이 득표수는 그가 힐러리 클린턴을 이길 때 얻었던 표보다도 어마어마하게 많다.트럼프라면 그가 도전할 때나 처음 당선될 때 공화당에서조차 빈정거리고 투덜거리는 사람들이 많았던 것 같은데, 그렇다면 이 많은 득표수의 원천은 어디에 있는가. 사실 언론에 비친 트럼프는 그 과장스러운 표정하며 몸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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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인수 칼럼] '대상화(對象化) 정치'로 몰락한 트럼프 지면기사
이익 도구로 쓰다 실익없고 걸리적대면 폐기포용·결속 유지 美 연방민주주의 정신 배신文정권, 단 한명 국민도 권력의해 분리 안돼정권 연장위해선 통치 전면전환 결단할 때다지난 5일 대법원은 전 남편을 살해 유기한 고유정의 무기징역을 확정했다. 하지만 여론이 주목했던 의붓아들 살해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검찰은 정황 증거를 댔지만 대법원은 "피해자가 함께 자던 아버지에 의해 눌려 숨졌을 가능성이 있고, 고의에 의한 압박으로 사망했더라도 피고인이 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했다. 검찰이 피해아동의 사망 원인을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증거 재판주의' 원칙이다.이 판결을 접하고 연평도에서 북한군에 사살된 공무원으로 생각이 번졌다. 해양경찰청은 지난달 "정신적 공황 상태에서 현실 도피 목적으로 월북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피격 공무원의 '월북'을 실질적 '사실'로 확정했다. 월북 판단의 근거는 인터넷 도박 몰입, 도박채무, 꽃게 구매 대행 자금 횡령 등이다. 모두 정황 증거다. 그의 월북을 의심할 여지 없이 증명할 증거는 없다. 대법원 판례대로라면 피격 공무원은 '고의적인 월북을 단정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날 가능성이 높다.그의 월북 여부가 논란이 되면서, 정작 북한군에 사살된 대한민국 국민은 실종됐다. 더 심각한 건 대한민국 정부기관이 명확한 증거 없이, 정황만으로 자국민을 이적행위자로 '판단'한 사실이다. 증거가 없으면 무죄이듯, 증거가 없으면 월북이 아닌 원인미상의 사고에 머물러야 맞다. 더군다나 우리 국민, 그것도 공무원 아닌가. 어쩌면 그렇게 냉정한가. 그는 정황만으로 월북자로 대상화, 타자화돼 대한민국에서 분리되는 중이다.피격 공무원뿐 아니다. 최근 정권에 불편한 집단과 현안들을 대상화시켜 사회와 공론장에서 분리하려는 의도와 의지를 드러낸 여권 인사들이 속출했다.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은 "광화문 집회 주동자는 살인자"라고 단정했다. 정권에 반대한다고 해도 '주동자'들은 '국민'이다. 코로나 방역을 방해한 사회적 도덕적 책임이 있다 해도 국민이 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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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철 칼럼]민주주의를 지키려면 지면기사
민주주의는 문화적 전파이든국제적 유인이든, 내부적 투쟁이든쉽게 제도로서 복사될 수 있지만이를 변함없이 유지하기 위해서는 인내·관용·자제·희생등 절대 필요요즘 한국의 젊은 세대들은 당당하고 자유로워 보인다. 취업은 어렵고 미래는 불투명한 헬조선에 산다는 그들이 결코 주눅들고 억압된 존재들은 아니다. 아마도 그들이 자본주의적 산업화가 낳은 경제적 풍요와 정치적 민주화가 가져온 자유와 평등 속에서 성장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들의 미래를 위해서도 경제발전과 민주주의는 잘 꾸려져야 할 것이다. 흔히 사람들은 '더 많은' 부를 '탐욕'으로 비판하고 절제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더 많은' 민주주의는 지극히 당연하게 여긴다. 경제는 상대적이어서 더 많이 추구할수록 더 큰 착취와 불평등을 낳지만, 민주주의는 무한히 추구할 수 있는 화수분처럼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민주주의 역시 이해와 생각이 다른 사람집단 간의 관계이기 때문에 자제와 균형이 이뤄질 때에 유지할 수 있다. 민주주의가 과도하면 사회적 균열과 붕괴를 낳기 마련이고 민주주의 없는 다른 대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사람들은 잘 설계된 헌법은 전제주의를 막는 방파제이자 민주주의의 버팀목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그 믿음은 현실 정치에 의해 자주 배반당했다. 미국의 민주주의는 견제와 균형을 기반으로 잘 설계된 헌법에도 불구하고 링컨시대의 행정부 권력집중과 닉슨의 워터게이트 스캔들을 낳았다. 그 고귀한 헌법은 트럼프의 인종차별과 비도덕적 포퓰리즘을 막지 못했다. 독일의 바이마르 헌법은 히틀러에 의해 유린당했고,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헌법 역시 바르가스 군사독재정권과 페론이즘에 의해 짓밟혔다. 필리핀은 마르코스 독재에 의해서, 한국은 이승만체제나 유신독재에 의해 얼룩졌다. 2차 대전 이후 신생 공화국들은 미국 헌법을 교본으로 민주주의적인 헌법을 세웠음에도 불구하고 민주주의를 유지하지 못했다. 스티븐 레비츠키와 대니얼 지블렛은 그들의 저서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에서 헌법의 불완전성과 다의성을 지적한다. 나아가서 헌법을 기계적으로 해석함으로써 법의 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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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근 칼럼]청년이라는 광원(光源) 지면기사
이웃집에 '위로' 응원 문구 붙이고농촌에서 문화예술 즐기고 싶다는하고싶은게 많은 1999년생 이야기그는 실패 두려움 없이 빛을 내며 생각대로 세상을 만들어가고 있다두 학기 째 학생 없는 강의를 진행하면서 몸과 마음이 피폐해져 외로움마저 느끼던 차에 한국문화의집협회에서 '생활 인문 릴레이 포럼'에 참석해 달라고 연락이 왔다. 이야기 나눌 주제가 무엇인지 살펴봤더니 '사회적 유대, 너를 쬐어야 한다'는 제목이 보였다. 바로 지금의 나에게 필요한 이야기다 싶어 냉큼 달려갔다. 지난 주 목요일 저녁이었다. 문화컨설팅 바라의 권순석 대표가 사회를 맡고 마을운동가 임선이 선생, 그리고 1999년생 해금연주가 곽도연 청년이 초대 손님으로 참여해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다.임선이 선생은 빛고을 광주에서 오랫동안 마을 만들기 운동을 실천해온 분이다. 뒤에 전해들은 이야기에 따르면 지난 2005년 광주 북구문화의집에서는 '문흥동 살림살이전'을 열었다. 동네 아주머니들이 집 구석구석을 뒤져서 발견해 낸 모든 것들을 전시했는데 그 중에는 오랜 세월 작성해온 가계부도 있었다. 거기에는 월급이 얼마에 육성회비는 얼마, 버스요금과 전기요금, 두부와 콩나물 가격이 얼마였는지 모두 기록돼 있었는데, 1980년 5월에는 유독 버스비 지출 항목이 없었다고 한다. 5·18 당시 광주 시민들이 버스를 무료로 운행했다는 사실을 증언한 셈이다. 그곳이 폭동의 현장이라고 보도한 당시 언론보다 평범한 시민의 가계부가 더 정확하게 광주의 진실을 기록한 것이다.대구에서 올라온 곽도연씨는 '동거, 남(=타인)'이라는 이색적인 이름의 인문실험을 진행하고 있었는데, 지난 7월부터 집에 돌아오면 힘내라는 응원 문구를 적은 쪽지를 이웃집 문에 붙이기 시작한 것이다. 그가 선택한 문구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말한 "내 기분은 내가 정해. 나는 오늘 행복으로 할래", 곰돌이 푸가 말한 "매일 매일 행복할 순 없지만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와 같은 명언들이었다. 때론 그날 자신을 위로해주었던 노랫말을 적기도 하고 그날 자신의 집에서 나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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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호 칼럼]불안을 키우는 사회와 인공지능 지면기사
인터넷 미디어·유튜브·블로그 등독감백신 위험성 자극 '클릭 장사'무한 가짜정보 공급기술까지 등장오도된 여론에 감염되지 않기위해'건강한 상식'이란 마스크 써야할듯코로나19로 민감한 때 불안감을 더해 주는 기사가 계속 마음에 남는다. 독감(인플루엔자) 백신 접종 후 신고된 사망자가 매일 몇 명에 달한다는 기사가 뉴스의 헤드라인을 장식한다. 부모님이 독감백신 접종을 하셔야 하는지, 어린 자녀들에게 안전할까 걱정하지 않는 국민이 없을 것이다. 기사를 볼 때마다 궁금한 것이 있었지만 기사들은 내 궁금증을 풀어주지 못하고 연일 같은 내용의 기사만 내보내고 있다. 달라진 내용은 지역, 연령의 차이뿐이다. 궁금한 것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독감백신을 접종했는지다. 전체 접종자수 대비 사망 신고자수를 알면 각자 나름대로 위험성을 판단할 수 있다. 23일 기준으로 사망 신고자수가 48명에 달했다. 만일 접종자수가 1만명이라면 위험률(사망률)이 0.48%이기 때문에 많이 염려해야 한다.그런데 기사들을 보면 한결같이 전체 접종자수가 나와있지 않다. 인터넷 검색으로 간신히 찾아보니 23일 기준 예방접종 건수는 1천427만건이다. 그럼 위험률은 0.00034%가 된다. 우연히도 완벽한 품질관리의 기준이 되는 6시그마(100만개 중에 3.4개의 불량률)와 일치한다. 물론 의약품에서 이 수치도 높은 수치이다. 그러나 질병관리청은 역학검사를 한 사망자 26명 가운데 6명은 사인이 백신과 전혀 관계가 없으며 나머지도 백신과 관계가 거의 없다고 밝혔다. 또한 예방접종 피해 조사반과 예방접종전문위원회를 개최하여 역학조사 결과를 검토한 결과, 예방접종을 지속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국민에게 당부하였다. 아울러 알게 된 정보는 지난해 독감백신 접종 뒤 7일내 사망 신고된 노인이 1천500명에 달하고 매해 독감으로 3천명 정도가 사망한다는 것이다.내가 내린 결론은 올해 독감백신이 다른 해와 다르게 위험하지 않으며 독감 사망자가 코로나19 사망자 457명보다 많다는 것이다. 물론 위험률에 대해 사람마다 불안을 느끼는 정도는 다르다. 그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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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창진 칼럼]폭력의 원리 지면기사
사랑이란 명목 폭력행사 비합리적자기생각만 옳다는 이기적 욕심뿐일방적인 강요 지나친 소유욕으로심하게 화낸다면 자신 돌이켜보고상대하기전 마음부터 바로 잡아야 40대 가장의 사연입니다. 1남 2녀의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어려서부터 두 누이에게 부러움을 샀습니다. 단지 아들이라는 이유로 아버지로부터 편애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아버지는 항상 하나뿐인 아들을 두고 "집안의 대들보", "가문을 책임질 사람"이라며 사교육은 물론 밥상에서조차 차별해서 잘해주었습니다.하지만 그는 그런 아버지가 무서웠습니다. 아버지는 전폭적인 지원을 해주었지만 "남자가 이 것도 못하느냐", "친척들 볼 낯이 없다"며 비난을 일삼았고, 자신의 기대에 미치지 못할 시엔 심하게 체벌을 가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그런 아버지가 두려웠고, 자신만 특별대우를 받는 것도 싫었습니다. 그래서 성년이 되어 군대에 가게 되었을 땐, 단지 아버지와 떨어져 살 수 있다는 이유로 해방감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남들은 다들 괴롭다는 군대생활이 그에겐 오히려 휴식과도 같았습니다. 그러던 차에 결혼을 했고, 분가를 하면서 비로소 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아이가 태어나고서는 '나는 아버지처럼 자식을 억압하는 부모로 살지 않겠노라'고 굳게 결심했습니다.그런데, 어느 명절날 부모님 댁에서 차례를 지내던 차에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아버지가 어린 손자에게 절 하나 제대로 못하느냐며 손찌검을 하려 들었던 것입니다. 평생을 아버지에게 억눌려오던 아들은 그 순간 폭발하고 말았습니다. "저는 몰라도 제 자식에겐 함부로 대하지 마세요!" 난생 처음 아버지에게 화를 낸 아들은 아내와 아이를 데리고 그 길로 문을 박차고 나왔습니다. 다시는 본가에 오지 않겠다는 말을 마지막으로 전한 채 말입니다. 그는 지금 앞으로 어떻게 아버지를 대해야 할지,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지 고민하고 있습니다.가부장적 문화가 잔존한 한국의 가정에서 흔히 있을 법한 일이라 간과할 수도 있지만, 적어도 가정 안에서 일어나는 폭력은 심각하게 다뤄야 합니다. 어느 경우에서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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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인수 칼럼] 상자 속에 가둘 수 없는 민심 지면기사
스키너 "조작된 조건 인간행동 통제 가능"진보세력, 보수 부정적 시그널로 선거 승리文정권, 문팬 지지·보수현실 안주할때 아냐'적폐' 실망한 대중들 상자밖 세상 의심 시작지난 1월부터 국민은 정부의 방역정책에 순종하고 있다. 코로나19 집단감염의 공포로 정부의 통제를 거부하지 못했다. 인적이 드문 공원에서 마스크를 벗었다가 아내에게 혼난 적이 여러 번이다. 100m 이상 떨어진 사람을 의식해 마스크를 쓰라는 아내의 지적은 논리보다는 사회적 분위기, 감성의 영역이다. 감염 사정거리를 벗어났다는 논리적 반박이 먹히질 않는다. 자율방역이라는 자유의지를 주장하기엔 집단감염의 공포감이 워낙 크다.하지만 개천절과 한글날, 차벽으로 봉쇄된 광화문 광장과 인파로 붐빈 행락지 풍경의 대조는 방역정책에 스며있는 정부의 선택적 의지를 직감케 한다. 정치 집회의 자유는 제한하면서 행락의 자유는 허용하는 정부의 선택적 방역행정은 방역의 논리가 아니라 정치적 논리에 따른 것이라는 의심이다. 온몸으로 민주주의 권리를 쟁취한 국민들이 행락의 자유를 즐기며 제한되는 집회의 자유를 무심히 넘긴다. 자유에 대한 정부의 취사선택을 국민이 수용하는, 전혀 가능하지 않은 일이 코로나19로 가능해졌다.권력의 선택적 행동은 방역에 머물지 않는다. 우리 국방부는 월북이 의심되는 공무원이 서해를 표류하다 북한 수역에서 북한 해군에 의해 사살된 뒤 소각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은 국방부가 밝힌 최초의 진상과 멀어지고 있다. 정부는 월북을 추정하는 정황만 반복하면서, 북한이 부인하자 소각됐다던 시신을 찾느라 20여일간 서해를 수색 중이다. 명확한 증거 없이 정황만으로도 그의 표류는 실족이 아닌 월북이라야 할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것인지, 도무지 모를 일이다. 정부의 선택적인 정보 공개에 피살 공무원의 인간적 존엄은 무너졌다.검찰개혁에 올인한 권력의 전략적이고 선택적인 법무행정은 사정기관의 본질을 해치고 있다. 조국 수사팀과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수사팀이 해체되고 흩어진 사이, 그 자리를 채운 수사팀은 추미애 장관의 결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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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민호 칼럼]북한에서 열린 심야의 열병식 지면기사
김정은의 '사랑하는 남녘의 동포들'인민들에 고맙고 미안하다는 표현북한, 수해·코로나·경제난 '삼중고'뭔가 절실히 원한다는걸 짐작케 해측은지심 솟는것은 어찌할 수 없어며칠 전 북한에서는 전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형태의 열병식이 열렸다. 자정부터 시작된 이 심야의 열병식은 북한의 노동당 창건 75주년을 기념하는 것이라고 한다. 10월10일은 북한 최대의 명절 가운데 하나다. 이상한 일이지만 말이다.필자는 하던 일을 멈추고 이 굉장한 열병식을 보고들을 수밖에 없었다. 그 광경은 확실히 과거의 틀에 박힌 군중행사와는 다른 면이 있었고 북한 문제에 관하여 여러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게 했다.본 행사가 시작되기 전에 북한의 중앙방송은 한밤의 평양 전경을 카메라를 천천히 옮겨 가며 충분히 보여주었다. 카메라에 비친 평양의 고층 건물들과 널찍한 거리는 우리가 보아오던 평양과는 많이도 달랐다. 비록 건물 층층이 불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그들은 '사회주의' 체제답게 빈틈없이 구획된 엄숙하고도 장엄한 도시 구성을 갖추고 있었다.행사를 기다리는 병사들과 인민들의 엄숙한 모습을 몽타주식으로 전달하는 방식은 열병식 행사를 일층 장엄하고도 엄숙하게 느낄 수 있도록 했다. 그 방식은 마치 일본의 NHK가 일본 전국 각 절의 신정(新正) 타종을 카메라를 옮겨가며 비추어 주는 것과도 같았다. NHK가 그런 방식으로 일본이 하나의 불국토임을 보여주고자 하듯이 이 열병식은 북한 인민들이 하나임을 보여주고자 했다.한껏 연출된 숭고미를 배경으로 드디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무대' 위에 모습을 나타냈다. 사회주의 공화국의 수반임을 상징하는 인민복을 입고 다니던 그의 회색 싱글 정장 차림은 그가 스위스 유학파 출신임을 새삼 생각하게 했다. 그의 좌우에 늘어선 다른 고위인사들도 군인들을 제외하면 모두 검은색 양복 차림으로 북한의 분위기를 사뭇 달라 보이게 했다.충격적인 것은 그의 연설 내용이다. 무엇보다 그는 연설 중에 한국인들을 향해 "사랑하는 남녘의 동포들에게도 따듯한 이 마음을 정히 보낸다"라고도 했고, "북과 남이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