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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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호 칼럼]출퇴근이 사라지면 부동산 시장은? 지면기사
정부가 내놓은 22번째 부동산대책수도권·도심 포화 집값잡기 어려워투기 규제로 두더지잡기 게임 반복코로나영향 재택근무 일상화 가능 확대 정책 부동산 안정 발상 전환을정부가 22번째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다. 급격한 부동산 가격 상승을 막고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한 규제, 금융, 세제강화 등 모든 카드가 총망라됐다. 기본적으로 정부의 부동산 대책은 투기 수요를 차단하고, 수도권에 충분한 물량의 주택을 공급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부동산 대책이 나올 때마다 수도권, 특히 강남의 '갭투자' 매물 막차 수요를 잡기 위하여 '현금 부자'가 몰리고 이는 인근 부동산 가격을 자극하여 동반 상승시키고 있다. 규제지역의 매물이 줄어들면 돈은 다시 규제지역 밖으로 몰리는 두더지 잡기 게임이 반복되고 있다.수도권 강남과 도심지역의 집값이 높은 이유는 이 지역에 대기업과 좋은 직장이 몰려 있고, 의료와 문화시설이 많아 여러 가지 생활의 편익이 크기 때문이다. 반면에 주택 공급은 이미 포화되어 있어 주택의 상대적 가치가 커질 수밖에 없다(다른 지역이 오르면 이 지역은 더 오르게 되어 있다). 이미 직장 인근의 집을 원하는 실수요보다 집이 부족한 상태이기 때문에 실수요자 이외의 투기를 규제하는 것은 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수도권 강남과 도심지역 집값이 오를 수밖에 없는 것은 수도권의 출퇴근 거리와 시간을 보면 알 수 있다. 직장인들의 전국 평균 출퇴근 시간은 79.3분으로 OECD 평균의 2배에 달한다. 특히 수도권은 서울 96.4분, 인천 92.0분, 경기 91.7분으로 1시간30분이 넘는다. 출퇴근 거리는 서울 13.3㎞, 인천 15.7㎞, 경기 16.7㎞에 달한다. 경기도와 인천에 거주하면서 서울로 가는 통근자가 하루 133만명에 달하고, 전체 통행량의 24.2%를 차지한다. 즉, 4명 중에 1명은 서울로 장거리 출퇴근을 한다.출퇴근 시간의 가치는 얼마일까? 2013년 연구에 따르면 직장인이 1시간 통근으로 상실하는 행복의 경제적 가치는 한 달에 94만원에 달한다고 한다. 수도권 출퇴근 1시간30분의 경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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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창진 칼럼]가족은 운명이다 지면기사
'행복한 가정'을 꾸린 가장의 고민'알코올중독자'였던 아버지의 그늘차단할수록 옥죄는 부모 형제 굴레가족, 끊는다고 끊어지지 않는 운명마음 열고 받아들이면 삶의 안식처아내와 자녀 둘을 둔 40대 가장의 고민입니다. 부모의 지원 없이 아르바이트를 해 대학을 마쳤고 그 어렵다던 사법고시에 합격해 변호사가 되었습니다. 사랑하는 여자를 만나 가정까지 꾸렸으니 누가 봐도 성공한 사람입니다. 생활이 안정된 후 그는 자녀교육에 온 힘을 쏟았습니다. 아이들이 어릴 적부터 개인교사를 붙여 영재학교에 보냈습니다. 앞으로도 더 힘을 써서 미국 명문대에 진학시킬 계획입니다. 부모에게 아무런 지원도 받지 못했던 자신의 지난날과 달리 사랑하는 자녀들은 그 어떤 아픔도 겪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입니다. 그러는 한편, 그는 자신에게도 많은 보상을 하며 살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고급 주택에 최고급 승용차를 갖고, 주말이면 골프를 즐기면서 가난으로 맺힌 한을 풀고 싶었습니다.주변 사람들은 모두 그를 부러워했습니다. 어느 한 가지인들 부족한 것이 없어 보이는 삶이니 말입니다. 하지만 정작 그는 풍요로운 삶을 누리면서도 마음 한구석에 남모르는 괴로움을 간직한 채 살고 있었습니다.그의 아버지는 알코올중독자였습니다. 단순히 술만 마시는 것이 아니라 음주 후에는 항상 폭력이 따랐습니다. 그의 유년시절부터 상습적으로 어머니를 폭행했고, 어린 그와 동생들도 무차별적으로 손을 댔습니다. 그가 그토록 공부에 매진한 것도 아버지의 폭력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였습니다. 굳은 의지로 서울 소재 대학에 진학해 마침내 아버지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지만, 두 동생은 가정 폭력의 트라우마로 성인이 되어서도 좀처럼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채 무위도식하는 인생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는 지금도 매달 두 동생에게 생활비를 보내고 있습니다. 아내 모르게 동생들을 챙기는 것은 참 괴로운 일이었습니다. 이 정도는 참고 견딜 만했습니다. 그러나 한 달에 두어 번 걸려오는 어머니의 전화는 그를 고통으로 내몰았습니다. 나이가 들어서도 아버지는 어머니를 폭행했고, 참다못한 어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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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인수 칼럼] 코로나19 희생자 잊지 말아야 지면기사
스페인 정부·미국 언론 사망자 추모 앞장타 국가들에 비해 성공적 방역 수행 불구병원 전전하다 숨진 고교생 등 273명 '사망'상대평가에 가려진 생명 예우하는 건 당연지난 1월 20일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했다. 30대 중국인 여성. 후베이성 우한시 화난시장을 방문했던 30대 중국인 여성이었다. 당시만 해도 코로나19는 정식 명칭도 없이 우한폐렴으로 불렸다. 그녀는 2월 6일 완치판정을 받았다. 자신을 치료한 의료진을 "나의 영웅"이라고 칭송한 뒤 한국을 떠났다. 하지만 그녀가 떠난 뒤에도 우한폐렴은 조용히 확산 중이었다. 31번 확진자가 발생한 2월 18일. 이 날을 기점으로 세상이 뒤집어졌다. 2월 29일 3천150명, 4월 3일 1만62명. 단 40여일 만에 대한민국은 공포의 도가니에 갇혔다.1번 확진자 발생 이후 대구·신천지교회 1차 팬데믹을 거쳐 지금 우리는 n차감염 시대를 살고 있다. 1차 팬데믹은 4월 초순경 진정됐지만, 생활방역 전환 이후 5월 황금연휴 이후 발생한 이태원클럽형 집단발생이 수도권 곳곳에서 속출하고 있다. 감염경로가 오리무중이다. 우한폐렴은 압도적인 무력으로 당당하게 '코로나19' 대관식을 마치고 AC(After Covid19) 시대를 열어제쳤다.인류에겐 슬픈 대관식이었다. 코로나19의 침략은 기습적이고 전면적이었다. 엄청난 인명이 영문도 모른 채, 병원에도 가보지 못한 채 죽음에 내몰렸다. 7일 오전 9시 기준으로 전세계 코로나19 환자는 679만8천808명이고 사망자는 39만7천936명이다. 미국 사망자 10만9천702명은 베트남전 전사자의 두배다. 영국,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의 사망자는 각각 수만명에 이른다. 코로나19의 불가항력성을 인정하더라도, 방역과 의료의 구멍이 너무 컸다.스페인 정부는 지난달 27일부터 열흘간 코로나19 사망자를 기리는 공식 애도기간을 선포했다. 전국 모든 공공기관 건물과 해군 함정에 조기를 게양했고, 마지막 날 국왕이 공식 추모식을 주재했다고 한다.미국에서는 언론이 사망자 추모에 앞장섰다. 진보매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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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민호 칼럼]이제 일본을 어떻게 볼 것인가?-포스트, 포스트콜로니얼 지면기사
'亞 유일 G7' 한국 내려다보던 日코로나19 관련 은폐·축소 드러나美·中·유럽도 내재적 능력 시험대우리보다 우월하다는 생각 뒤집혀한결 성숙한 문명사 인식적용 필요코로나19의 세계적인 유행, 팬데믹 상황이 지속되면서 함께 나타난 가장 특징적인 현상은 각각의 문명권과 국가, 사회들의 '내재적' 능력이 새로운 시험대에 오르게 되었다는 사실일 것이다.미국은 지금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만 십만 명이 넘는 가운데 마흔여섯 살의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에 의해 목이 졸려 죽은 사태로 인해 전국적인 시위, 폭동에 휘말려 버렸다. 미국이 의료보험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나라라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었던 터다. 그리고 뭐가 달라도 확실히 달라 보이는 백만장자 대통령에 이번에 나타난 문제들까지 연일 화상에 오르내리고 보면 이것이 우리가 '알고' 있던 미국인가 싶은 생각이 들게 마련이다.유럽은 어떤가 하면 이 나라들 역시 만만찮은 약점을 노출한다.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독일, 영국 등 유럽 '공동체'를 이루는 주요 국가들이 보여준 코로나19 대응 양식은 스웨덴의 집단 면역 전략의 허실까지 합쳐져 '선진' 제국들에 대한 인식을 자못 뒤바꾸어 준다고 말할 수 있다. 이들 나라에서는 벌써 많은 사람들이 바이러스에 감염, 희생되었건만, 적절한 방역보다 개인의 자유 운운하는 '한가로운' 주장으로 문명국의 위상을 지탱해 보려는 목소리들이 적지 않게 돌출하곤 한다.한국인들이 가장 놀라웠던 것은 바로 옆 나라 일본일 것이다. 일본은 한국을 35년씩이나 강점했고 패전 이후에도 한국전쟁을 지렛대 삼아 재기에 성공, 오랫동안 아시아에서 유일한 G7 멤버라는 자부심 속에서 한국 사회를 한 단계 아래로 내려다보아 왔다. 한국인들도 일본이 저지른 만행과 악행들에 대해서는 반감을 잃지 않으면서도 그들이 더 발전된 사회라는, 그들이 믿는 '신화'를 '믿어주는' 사람들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라면 사실이다. 일제 강점과 한국전쟁 이후 오래 지속되어온 이 인식의 구조를 이번의 코로나19 사태는 단번에 해체시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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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철 칼럼]탈성역의 민주화 지면기사
날로 커지는 '정의연·윤미향 사태' 사회공동체 파수꾼 역할이 목표인시민단체의 권력유착 폐해를 본다문제는 그 이후 '은폐·호도' 집착땐사회운동 대의는 살아남기 어려워정의기억연대와 윤미향 전 이사장의 사태가 날로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성금 횡령이나 배임의 의혹은 시민단체가 경제적 이권을 찾아 타락하였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국회의원 당선자인 윤 전 이사장에게 시민단체 활동은 정치권력으로 나아가기 위한 통로였을 수 있다. 시민단체 활동가가 위안부 문제에 당사자들을 배제하고 개입함으로써 국가간 외교를 왜곡시키고 국내정치까지 소용돌이치게 한 사실은 국가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돌아볼 일이다.세계적인 사회학자 찰스 틸리는 '동원에서 혁명으로'라는 저서에서 정치세력이 시민사회세력을 동원하고 호선하는 양상은 다원민주주의체제 하에서 불가피하다고 갈파한 적이 있다. 그 과정에서 시민단체가 권력화하거나 시민운동가가 출세하는 일은 사회적으로는 부수적인 현상일 뿐이다. 모든 사회구성원들이나 집단이 사회문제를 의사결정하는 정치권력을 추구하는 한 불가피하다. 사회문제를 위임하거나 대표하지 않고 스스로 정책적으로 해결하려는 노력 또한 부적절하다고 보기 어렵다.그럼에도 시민운동단체가 특정 정치권력과 지속적 유착관계를 맺는 모습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비정부기구로서 정파적, 계급적, 집단적 이해관계를 넘어서서 전체 사회공동체의 생존과 발전에 기여해야 할 시민운동단체가 그 안에 갇힘으로써 우리 사회가 잃는 손실은 너무도 크다. 더군다나 그들이 공식적으로 지키고자 했던 피해당사자들이 자신들의 소망을 펴보지도 못하고 사라져가거나 자신들의 행위에 대해 비난을 받거나 심지어 매도되면서 거듭된 피해와 고통을 받는 것 또한 바람직하지 못하다. 뿐만 아니라 정치권력이 그들의 지지에 기반을 두고 정치적, 정책적 선택을 수구할 수밖에 없다면, 변화하는 현실에 무능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여기까지는 누구나 말할 수 있다. 어떤 진영에 속한 사람이든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이성을 가지고 있다면 여기까지는 쉽게 말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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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재 칼럼]'공정' '정의' '통합' '화해'라는 단어들 지면기사
文 대통령 취임사 역대 최고라고 생각한다문장마다 감동 '특권·반칙없는…'에선 열광취임 3주년… 총선 압승·60% 지지율 불구과거와 다른 연설·상황… 약속은 지켜지길역대 대통령 취임사 중 최고를 꼽으라면 나는 주저 없이 문재인 대통령 취임사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꼽는다. 문장 하나하나가 살아 숨을 쉬는 것처럼 꿈틀거린다. 글에서 풍기는 진정성은 가슴을 파랗게 적실 정도로 신선하다. 어쩌면 이런 좋은 말만 골랐는지 감동 그 자체다. 가슴에서 우러러 나온, 고뇌하는 대통령의 취임사라 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오늘부터 저는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저를 지지하지 않았던 국민 한 분 한 분도 저의 국민이고, 우리의 국민으로 섬기겠습니다'라는 대목은 가슴을 뭉클하게 만든다. 자신을 선택하지 않은 59%의 국민도 받들어 모시며 국정에 매진하겠다는 대통령의 넓은 포용력이 그대로 드러난다. 문 대통령을 뽑지 않았지만, 이 대목에 크게 감동했다는 이들이 꽤 많다. 취임식 날 저녁, "문구 하나하나에 진정성이 느껴져 감동한 나머지 취임사 읽고 밤새 펑펑 울었다"는 친구의 SNS 메시지를 받은 기억이 난다.많은 이들이 대통령의 취임사를 읽고 또 읽는다. 내 경우도 그렇다. 읽을 때마다 감동이 화수분처럼 솟는다. 술 한잔 걸치면 감동은 배가된다. 고통과 회한으로 점철된 40년 정치사를 관통했기 때문인지 '분열과 갈등의 정치도 바꾸겠습니다. 보수와 진보의 갈등은 끝나야 합니다'는 대목에서는 감정이 격해지곤 했다. 해방 이후 반세기 넘게 벌였던 국민 간의 갈등은 정말이지 지긋지긋한 것이었다. 내 편이 아니면 적으로 몰면서 삿대질하고, 주먹질하고 심지어 뒤엉켜 싸운 적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런 갈등의 종지부를 찍고 '통합과 화합'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하니 이 말에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이뿐만이 아니다. '능력과 적재적소를 인사의 대원칙으로 삼겠습니다. 저에 대한 지지 여부와 상관없이 유능한 인재를 삼고초려해서 일을 맡기겠습니다'는 대목도 빼놓을 수 없는 감동이었다. 학연, 지연, 혈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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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근 칼럼]잊지 말아야 할 것 지면기사
코로나로 美 일간지 부고 2배 이상인류 진화사상 죽음의 경고도 의미바이러스와 온몸 투쟁 역사에 동참고대 로마 개선행렬 '메멘토 모리'승자와 모든 산자들에 대한 경계로미국의 어느 일간지에 16개면에 달하는 부고(訃告)가 실렸다는 기사를 읽었다. 기사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사망한 사람들의 수가 많아 평소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이라 한다.기사에 실린 해당 신문의 부고면 사진이 또렷하지 않아 내용을 살펴보지는 못했지만 부고면에 이름을 올리는 이들이라면 저명한 인사들은 아니고 평범한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널리 알려진 사람들이라면 신문 기사에 이름이 실렸을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본 부고면에는 부고 당사자의 이름과 사진, 그리고 아마도 그들의 삶이 적혔을 법한 짧은 글들이 빼곡히 배열되어 있었는데 지면을 주의 깊게 살피다가 나도 모르게 숙연해졌다.신문의 부고면은 일종의 묘비명이다. 그리고 평범한 사람들의 이름이 묘비명에서나마 기록되기 시작한 건 동서양을 통틀어 그다지 오래된 일이 아니다. 프랑스의 역사학자 알랭 코르뱅의 '사생활의 역사'에 따르면 서양의 경우 19세기에 접어들어서야 자기 자신만을 위한 독창적인 이름이 널리 쓰이기 시작했고 개별화된 묘비명이 세워지기 시작했다고 한다.이 점은 이름을 각별히 중시하는 문화전통을 지니고 있는 우리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다. 당상관 이상의 벼슬을 해야 세울 수 있는 5천자가 넘은 신도비는 말할 것도 없고 그보다 훨씬 적은 수의 글자를 새기는 묘갈명이나 묘지명을 세울 수 있는 사람은 적어도 경제적으로 넉넉한 양반 신분 계층이 아니면 꿈도 꿀 수 없었다. 평범한 사람들의 이름이 작품에서나마 기록되기 시작한 것은 일러야 패관 문학이 유행하기 시작한 18세기 후반이었으며 묘지명을 새길 수 있게 된 것은 그보다 더 오랜 세월을 기다려야 했다.생각해보면 인류는 진화의 긴 세월 동안 수많은 병원체와 싸우며 삶을 이어왔다. 그 과정에서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었다. 전쟁에서 승리한 영웅이 아니었기에 그들의 이름은 역사에 기록되지 못했다. 하지만 인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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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인수 칼럼]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대통령 권력 지면기사
文대통령 4년차 진입 경이로운 '71% 지지율'코로나 앞에 경제비판 대중도 '희망봉' 지목지선 개입의혹등 정권비판 이슈 모두 '각설'임기말 전례없던 '힘'… '민주주의 운명' 달려문재인 대통령을 향한 국민적 지지가 경이롭다. 취임 3년을 마치고 4년차에 진입한 대통령의 지지율이 71%다. 한국 갤럽이 지난 8일 발표한 결과다. 40대의 대통령 직무 수행 긍정평가 비율이 무려 85%다. 전 연령대에서 60%대를 훨씬 웃돈다. 중도층(69%)은 물론 보수층에서도 긍정평가가 부정평가를 앞섰다. 문 대통령의 집권 3년차 지지율은 27%에 그쳤던 김대중·노무현을 압도하고, 40% 초반에 머물렀던 이명박·박근혜를 굽어본다. 진보, 보수 진영을 통틀어 전직 대통령들이 꿈도 꾸지 못한 경지다.과거 정치 관행대로라면 지금쯤 문 대통령은 서서히 권력 누수를 걱정해야 할 시기다. 전례 없는 초 거대여당의 출현은 그 자체로 집권세력 내부에 신구 권력교체의 신호탄을 쏘아올렸을 것이다. 정국 주도권은 청와대에서 여당으로 넘어가고, 여론과 언론도 차기를 노리는 대권 잠룡들의 언어와 행보에 집중할 때다. 그런데 여당 내부에서 누구 하나 고개를 쳐드는 잠룡이 없다. 용은커녕 이무기 흉내조차 삼간다. 대신 대통령에 대한 헌사가 넘친다. 대통령은 태종과 같고(이광재), 지난 3년 위기극복 리더십을 발휘하셨으며(정세균), 대통령을 모신 건 제 일생의 큰 영광이니(고민정), "감사합니다. 대통령님"이다(박범계).임기 말을 향해 걸음을 뗀 문 대통령을 향한 초현실적인 국민적 지지와 거대여당의 복속은 정치사에 없던 아주 특별하고 예외적인 장면이다. 무엇이 이처럼 이례적인 정치현상을 초래했을까. 코로나바이러스 말고는 설명할 만한 변수가 없다. 죽음의 망토를 걸치고 등장한 코로나는 인류의 삶 전체를 새롭게 규정할 기세다. 2019년을 기준으로 AC(After Covid19)라는 새 연도법을 만들어야 한다는 농담이 진담이 될 판이다. 코로나 출현은 예수 탄생만큼이나 역사적이며 등장 전과 후의 세상은 완전히 다를 것이란 전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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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호 칼럼]미래의 경험, 온택트 근무 지면기사
코로나19로 일상생활 '새로운 경험' 1975년 '재택근무' 개념 최초 등장성공의 핵심은 '직원 자율권' 강화감독 아닌 '성과 중심의 문화' 필요지구 온난화 대응하는 '친환경 정책'코로나19는 이전에 우리가 경험하지 못했던 많은 것을 경험하게 해주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란 것이 우리의 일상생활을 얼마나 많이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집콕족'으로 살기 위하여 온라인 쇼핑, TV와 동영상 시청, 게임 등 온라인으로 할 수 있는 많은 것들의 수요가 증가했다. 그 중에서도 새로운 경험은 집에서 일하고 공부하는 재택(원격) 근무와 온라인 수업이었을 것이다.어느 정도 재택근무가 실시되었는지에 대한 통계는 없으나 일부 조사 등에 따르면 몇 주간 재택근무를 실시한 기업은 약 30%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나 SNS에는 재택근무에 따른 다양한 애로 사항에서부터 적극적인 장점까지 많은 의견들이 올라왔다. 출퇴근 시간이 절약되어 개인적인 시간이 늘어나고, 방해 받지 않고 집중할 수 있어서 좋은 반면에, 혼자 일하는 외로움, 의사소통의 어려움, 불명확한 업무 지시, 일과 삶의 균형의 붕괴, 근무시간 이외의 근무지시, 논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하는 자기검열에서 오는 스트레스, 가족과 자녀의 업무 방해 등의 부정적 효과를 토로하고 있다.지금은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되면서 기업들은 재택근무에서 대부분 정상근무로 복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준비 없이 급격하게 실행할 수밖에 없었던 수주 간의 재택근무 경험이었기 때문에 부정적인 측면도 많았겠지만, 재택근무와 온라인 교육은 우리에게 '이미 와 있는 미래'를 경험하게 해주었다. 앞으로 재택근무라는 미래는 정말 앞당겨질 것인가?사실 우리나라의 재택근무 비율은 선진국에 비해 무척 낮은 1% 미만 수준이었다. 미국은 3%, EU 전체가 5%이고, 가장 높은 비율은 네덜란드로 13.7%가 재택근무제를 활용하고 있다. 원격근무(재택근무)란 조직의 근무자들이 적어도 주 1회 이상 집, 위성사무실, 원격근무센터 등 기존 사무실 중심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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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재 칼럼]진보와 보수의 저녁 식사 지면기사
총선끝난 3일째 상가에서 친구들을 만났다공교롭게도 '보수·중도·진보' 2명씩인 6명정치얘기 사절 묵계깨고 주고받는 비판 속결론은 '초유의 이상선거' 동의… 잘 하겠지4·15 총선이 끝난 지 3일째 되던 날, 상가(喪家)에서 친구들을 만났다. 코로나 사태로 모두 뜸했는데 얼굴을 보니 반가웠다. 한 명, 두 명씩 모여 어느새 여섯 명이 되었다. 첫날이라 한가했다. 집 숟가락이 몇 개인지는 몰라도, 집 식구가 몇 명인지는 잘 아는 어린 시절 친구들이었다. 물론 정치적 성향도 잘 알고 있었다. 공교롭게 진보 2명 보수 2명 중도 2명이었다. 수다가 여자들의 전유물이 아님을 너무도 잘 아는 남자들의 번개 저녁 식사가 그렇게 시작됐다.처음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고인의 연세가 94세였다는 상주의 말에 모두 놀랐다. 우리는 점점 늘어나는 인간 수명과 고령화 시대의 노후대책에 대해 이런 저런 얘기를 했다. 이 때부터 분위기가 미묘해졌다. 여차 여차해 재난 기본소득에 이르면서 보수 1이 선거를 앞두고 실시한 그 진정성에 의심을 표했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 진보 2가 그것은 코로나19로 인한 세계적인 추세라고 답했다. 미국이 어마어마한 돈을 쏟아붓고 있는 것을 예로 들었다. 그러자 보수 2가 선거를 앞두고 돈을 퍼붓는 것은 금권선거와 뭐가 다르냐고 끼어들었다. 그러자 진보 1은 "하여튼 보수들 생각은 늘 저래"라고 한마디 거들었다. 이때 중도 1이 끼어들지 않았다면 판은 거기서 끝났을 것이다.언젠가, 태극기 집회에 갔다 왔다고 말 한 보수 1과 태극기 집회를 극도로 혐오하는 진보 2가 승강이를 벌인 후, 정치 얘기는 절대 하지 않는다는 게 우리 사이의 일종의 '묵계'였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술이 한 잔씩 돌아가자 보수 1이 진보 1·2를 보면서 "그래서 좋아"하고 다시 운을 뗐다. 이번 총선에서 180석을 가져갔으니 기분이 좋으냐는 뜻이었다. 조금의 비아냥이 섞여 있었지만, 진보 2가 의외의 말을 했다. "우리도 놀랐어. 180석이 뭐야." 표정은 정말 그렇게 생각하는 것처럼 보였다.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