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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칼럼]교활한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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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 칼럼]교활한 거짓말 지면기사

    마음이 바른 사람은 그 말도 신중하고안정되지 못하면 말도 속되고 급하다경청하고 현명한 판단 쉽고도 어려워스스로 잘났다는 사람, 주위의 의견에 귀 기울이지 않은 사람, 상사든 부하든 소홀히 여기고 주변 사람들을 얕보고 아첨만 일삼는 사람들의 말은 가볍고 교활하다.말이 교활한 사람들의 눈에 남의 떡이 더 커 보이고, 남의 자리가 더 높아 보이기 시작하면 그땐 정말 답이 없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당연히 높은 자리와 부(富)다. 이미 열심히 노력해서 안된다는 것을 잘 아는 터라 다른 방법을 찾게 되는데 바로 조직의 리더에게 아부하는 것이다. 리더를 현혹하기 위해 꾸미는 말 대부분은 거짓말이다. 바로 위 상사를 험담해야 그의 자리에 오를 수 있고, 다른 사람보다 업무를 더 잘할 수 있다는 거짓말을 해야 동료의 좋은 거래처를 빼앗을 수 있다. 그들에게 '열심', '최선', '노력', '장담', '솔직, '억울'이란 말은 거짓말할 때나 쓰는 것이지 진심으로 일할 때 쓰는 말은 절대 아니다.말이 교활한 사람은 자리가 높아질수록 아첨이 점점 부풀어지고 끝내 상사의 눈을 가리고 귀를 막는다. 그런 사람이 높은 자리에 올라서면 매사를 독단으로 처리한다. 부하 직원에게 자신의 말만 따르라고 한다. 결국, 다른 사람은 틀리고 나만 옳다는 자만에 빠져 일을 그르친다. 열심히 일하지 않고 거짓말과 교활한 말로 속이고 꾀어 남의 자리를 빼앗고, 쉽게 부를 얻은 사람의 특징은 '자신이 누릴 수 있는 지위와 권력에만 관심을 보인다'는 것이다. 자신이 맡은 일은 당연히 자신이 아닌 부하 직원들이 감당해야 할 몫이라고 생각한다.거짓과 교활함으로 얻은 자리나 부는 좋은 결말로 이어지지 않는다. 아무리 어리석은 사람이라도 천 번을 생각하면 한 번쯤은 지혜로운 생각을 한다고 한다. 거짓으로 남의 것을 빼앗으면서 약한 사람, 어리석은 사람들을 잠시 겁주고 속였다고 생각하겠지만, 결국 그들에 의해 벌 받게 마련이다. 우린 이미 동서양의 역사에서 힘없고 어리석다고 여겨졌던 '민초(民草)'들이 들고 일어서 부정한 권력을

  • [데스크 칼럼]대선, 5대 관전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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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 칼럼]대선, 5대 관전 포인트 지면기사

    '진보-보수정권 10년씩 주기'로 집권 성공'야권후보 경선'·'개헌 vs 호헌 싸움' 관심'反文세력' 스크럼 짤지… '다자구도' 주목헌법재판소가 지난 10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에서 인용결정함에 따라 조기 대선정국이 열렸다. 박 대통령은 헌재의 탄핵가결로 그날로 전직 대통령이 됐다. 헌재가 인정한 탄핵소추 사유는 박 전대통령이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국정농단을 지속적으로 숨기고 헌법수호를 위반했다는 것이다. 미르·K스포츠 재단 모금을 위해 기업의 재산권·경영자유를 침해했으며 청와대 문건 유출을 지시 방치해 공무원 비밀엄수의무도 저버렸다는 것이 핵심요지이다. 이에따라 60일간의 대선 레이스 총성이 울렸다. 여야 정치권은 사실상 5월 9일을 제19대 대통령 선거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선거일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결정한다.정치권은 지난 연말부터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대선경쟁이 갈수록 무르익어가면서 5대 관전 포인트가 국민들의 주목을 끌고 있다. 짧은 대통령선거 기간동안 관전 포인트가 어떻게 출렁거리고 어떤 이유로 용솟음 치는지 관심을 갖고 쳐다봐야 한다.가장 먼저 들여다 볼 대목은 '진보-보수정권 10년 주기설'이다. 박 전 대통령은 5년 만기를 채우지 못했지만 직선제 이후 보수측 노태우-김영삼 정권에 이어 진보측 김대중-노무현 정권이 10년을 집권했다. 이후 다시 보수측 이명박-박근혜 정권이 들어섰다. 그래서 이번에는 진보측 인사가 정권을 잡을수 있는지 눈여겨 볼 대목이다. 진보는 분열로, 보수는 부패로 망한다는 정치권의 속담이 떠오르는 대목이다.다음으론 '야권 대선후보 경선'이다. 야권 후보의 여론조사 지지율 합계가 60%가 넘어가고 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의 대선경쟁 후보인 문재인 전대표,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등 빅3의 지지율이 50%를 넘는 현실을 반영하면 진보정권 수립이 초읽기에 들어간 것이란 분석이다. 국민들의 관심도 당연히 민주당 경선에서 누가 승리를 쟁취해 낼지 주목을 끌고 있다. 당선가능성이 높다보니 국민참여 선거인단 규모도 이를 반영

  • [데스크 칼럼]김종 전 차관과 어느 심사위원장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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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 칼럼]김종 전 차관과 어느 심사위원장의 차이 지면기사

    윗선 싫어한다고 '박태환 올림픽 포기' 종용美展 심사위원장, 화가와 사이 안 좋았지만뛰어난 작품에 흔들림 없이 '최우수상' 선정얼마 전 인천의 한 체육계 인사로부터 솔깃한 이야기를 들었다. 인천시가 박태환의 재영입을 추진할 때였다고 한다. 그 체육계 인사는 당시 유정복 인천시장을 거들어 박태환의 인천시청 재영입에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었다. 어느 날 그에게 문광부로부터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전화의 요지는 '위에서 싫어하는데 왜 굳이 박태환을 영입하려느냐'는 것이었다고 한다. 김종 전 차관이 박태환에게 리우 올림픽 출전 포기를 종용한 사실이 이미 드러난 만큼 그 '윗선'은 짐작이 가능한 터다. 대통령이 문광부 관계자를 '나쁜 사람'으로 낙인찍을 정도이니, 그 윗선의 수위는 더 높아질 수도 있다. 여러모로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한마디로 이 일화는 중앙의 스포츠 권력이 지역에까지 마수의 손길을 뻗쳐 스포츠는 물론 지방자치의 본질마저 훼손하려 한 사례가 아닐 수 없다. 어쨌거나 눈 밖에 났다는 이유로 한 선수의 미래마저 짓밟으려 한 권력의 집요하고 추악한 이면이 드러났다는 사실은 적잖이 충격적이었다. 물론 이보다 더한 체육계 농단 사건들이 잇따라 터지면서 웬만한 비리에는 '만성'이 돼 있었지만, 빗나간 권력의 속성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는 점에서 씁쓸함을 감출 수 없었다. 이 정도면 복수를 조직의 행동강령으로 삼고, 끝까지 찾아가 무참히 제거해 버리는 영화 속 조폭과 무엇이 다른가. 이 대목에서 그 체육계 인사, 그리고 인천시가 '윗선'의 압력에 굴복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생각해 본다.박태환은 지난해 10월 전국체육대회에서 올림픽 메달권 기록에 근접하는 성적을 냈다. 이어 일본 도쿄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에서 4관왕에 올랐고 12월 캐나다에서 열렸던 쇼트코스 세계수영선수권에서 3관왕을 차지했다. 앞서 뛰었던 올림픽에서의 초라한 성적표를 상쇄시키는 결과물들을 쏟아낸 것이다. 사실 올림픽에서의 부진은 김종 전 차관의 스포츠 농단과 맞물려 있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훈련

  • [데스크 칼럼]2017년 봄, 대한민국은 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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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 칼럼]2017년 봄, 대한민국은 위기다 지면기사

    광장열기에 빌붙는 정치인·대권주자들욕먹을지라도 발길 돌리는 용기 보여야헌재 결정전 '승복' 약속 위기극복 첫발어둡고 음습한 기운이 대한민국을 짓누르고 있다. G2, 초강대국 미국과 중국이 대한민국을 패권 관리의 척도로 삼아 맹렬하게 맞붙었다. 미국은 대한민국 남쪽에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드(THAAD) 배치를 서두르고, 중국은 사드 배치 예정지 정밀타격까지 거론하며 대한민국을 적대적 수준으로 압박중이다. 사드 부지를 제공한 롯데를 비롯한 한국 기업의 중국내 경제활동을 마비시킨데 이어 자국민의 한국여행까지 봉쇄했다. 북한핵의 최대 피해자인 대한민국이 미국과 중국의 북핵 관리를 둘러싼 갈등에 짓눌리는 아이러니가 슬프다. 미 행정부가 한반도에 전술핵무기 재배치를 검토하는 지경에 이르렀으니, G2 사이에서 대한민국이 고민해야 할 생존전략은 더욱 복잡미묘해지고 있다.대한민국에 깃든 불온한 기운의 발원지는 북한이다. 20대의 김정은은 고모부 장성택을 처단한 마수로 이복 형 김정남의 목숨도 거두었다. 권력의 장애물이라면 혈족의 목숨마저 거두는 결단은 그가 권력의 속성을 터득한 전제적 지도자라는 증거다. 그의 폭주가 취약한 정통성을 감추기 위한 만행이고, 결국 그 만행의 결과로 북한 엘리트들과 주민들이 그를 몰아낼 것이라는 낙관은, 그야말로 희망사항이다. 바다와 육지에서 대륙간탄도탄이 성공적으로 발사될 때마다 터트리는 김정은의 파안대소에 미국, 중국, 일본이 긴장하고 있다. 그는 20대의 철 없는 망나니가 아니라 국제사회의 힘의 질서에 정통한 천부적 정치 승부사일지 모른다.김정은의 핵무장 질주와 이로 촉발된 대한민국에 집중된 불온한 국제정세로 모골이 송연해야 마땅한 상황이다. 위기의 관리와 극복을 위한 비상한 대응이 한창이어야 당연한 시국이다. 그런데, 정말 대단한 대한민국이다. 밖에서 몰아닥친 한파를 내부의 열기로 이겨내고(?) 있다. 탄핵정국의 열기가 국제정세의 한파를 녹이는 형국이다. 중국의 비이성적인 사드보복이 노골화된 지난 주말 각 정당은 중국에 자중을 촉구하는 형식적인 논평 한장으로 대응한게 전부였

  • [데스크 칼럼]일본군 성노예 피해자들 두번 울리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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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 칼럼]일본군 성노예 피해자들 두번 울리지 마라 지면기사

    배상금 생존자 1억·사망자 2천만원생사여부 따라 금액 다른것도 웃긴데6월까지 안 받으면 못준다니 협박인지한가지 묻고 싶은게 있다.일제강점기 일본에 의해 끌려가 일본군 위안소에서 성노예 생활을 강요당한 여성이 가해자인 일본으로 부터 배상금을 받는 것이 잘못된 일인가.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들의 그간의 삶과 역사적 인권적 차원에서 이들에게 제대로된 공식 사과와 법적배상이 이뤄져야 마땅하다.다 차치하더라도 노동권리로만 따져도 강제노동금지 규약 위반에 해당되는 사안인 만큼 적절한 배상이 이뤄져야 한다. 실제 한국과 일본의 노동조합들은 국제노동기구(ILO)에 군위안부 동원이 ILO의 '강제노동금지규약' 위반이라는 문제를 제기한 바 있고, ILO에서는 '일본의 위안부 동원 및 착취가 ILO규약 위반이며, 일본 정부는 이에 대한 적절한 배상을 해야 한다'는 보고서가 채택되기도 했다.얼마전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할머니들의 쉼터인 '나눔의 집'을 방문했다. 자주는 아니더라도 취재 겸 종종 들르는 곳인데 할머니들의 안부를 묻다 전해들은 얘기에 가슴이 먹먹해짐을 느꼈다.내용은 이렇다. 이곳에 계신 할머니 한 분이 잠시 고향에 다녀오겠다 하셨다. 며칠 뒤 지방에 내려갔다 올라온 할머니의 얼굴이 유난히 어두웠다. 평소와 다른 모습에 이유를 여쭈니 대뜸 '미안하다'는 말부터 꺼내셨다고 한다.이곳 관계자는 자세한 얘기를 듣지 않고도 직감했다. 화해재단을 통해 돈을 받으셨구나.전에도 이와 비슷한 일이 있었다. 당시에는 할머니가 가족들과 시내에 나가 식사를 하시겠다고 하셨는데 그날 재단관계자들을 만나 서류에 사인을 하게 됐다고 한다. 그때에도 할머니며 그 가족들이 미안하고 씁쓸한 마음을 전했다고 한다.나눔의 집의 경우, 생활중이신 10분의 할머니 중 4분이 재단이 주는 돈을 받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문제는 이 돈이 일본의 진정성 담긴 공식사과를 통한 배상금이었다면 할머니들이 떳떳하게 수령하셨을텐데 아쉬운 대목이 많다. 지난 2015년 12월28일 한일 위안부 합의가 이뤄진지 일년하고도 2개월이 지났다

  • [데스크 칼럼]가해자를 '악마'라 해도 '위로'가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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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 칼럼]가해자를 '악마'라 해도 '위로'가 될 수 없다 지면기사

    아동 학대·살해·유기 해마다 늘어나정부, '아이문제 정책' 우선순위 놓고사회안전망 재정립등 빠른 실행 필요아이들은 우리의 미래라 했다.하지만 현실은 우리를 배반하며 분노케 하고 좌절시킨다. 많은 어린 아이들이 세상과 제대로 공감을 나눠 보지도 못한 채 죽임을 당한다. 많은 아이가 보호받지 못하고 학대당하고 내팽개쳐진다.이천에 사는 20대 싱글맘과 외할머니는 세 살배기 여아가 잠을 자지 않고 보채는 등 말을 듣지 않는다며 지난 18·19일 이틀간 나무 회초리와 훌라후프 등으로 마구 때렸다. 여아의 몸 안에 상당량의 출혈이 발생했고 결국 전신 피하 출혈로 인해 목숨을 빼앗겼다.전남 광양에서는 2살 아들을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20대 아버지가 지난 23일 경찰에 구속됐다. 20대 아버지는 지난 2014년 11월 아들을 훈육한다며 폭행해 숨지게 한 뒤 시신을 집에 이틀 동안 방치했다가 여수지역 바닷가에 버린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며칠 사이에 언론을 장식하며 우리를 분노케 한 아동살해사건이다. 그 사이 경북 구미에서는 한 보육교사가 지난해 7월부터 2개월간 자신이 근무하는 어린이집 유아 7명을 상습적으로 폭행(아동학대)한 사실이 밝혀졌다.아동학대 신고 건수는 지난 2014년 1만7천791건에서 2015년 1만9천214건으로, 학대로 숨진 아동은 2014년 14명에서 2015년 16명으로 각각 증가했고, '학대'·'살해' 모두 지난해에 더 늘어난 것으로 잠정 집계된 상태다. 여기에다 또 다른 문제인 '영아 유기'도 2014년 76건, 2015년 42건에 이어 지난해에는 109건으로 급증했다.영아나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학대·살해·유기 등은 그 특성상 드러나지 않거나 뒤늦게 밝혀지는 경우가 적지 않아 '현실은 통계보다 훨씬 더 암울'할 수밖에 없다. 지금도 많은 아이가 외지고 차가운 곳에 누워 있거나 매질에 눈물만 흘리며 견디고 있을 것이다.단적인 사례가 '원영이 사건'이다. 7살 원영이는 3개월여간 락스와 찬물로 학대당하고 매질 당하며 화장실에 갇혀 지냈다. 음식은 하루 한 끼만 주어졌

  • [데스크 칼럼]무엇을 해야 하는가? 근본부터 다시 생각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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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 칼럼]무엇을 해야 하는가? 근본부터 다시 생각하라 지면기사

    농·축산업 근간 유지 돈으로 대체 못해식량 자급률·외국산으로부터 시장 사수제값 받도록 유통구조 개선 정부가 할일이제 듣기도 보기도 어려운 말이 됐다. 그만큼 우리가 그들을 잊고 외면하고 있다는 뜻이다.'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 사람이 생명을 유지하는 한은 먹어야 하고, 그 먹는 것을 농업이 해결하니 농업과 농민이 천하의 근본이란 말은 틀림 없는 말이다. 하지만 요즘에 이런 말을 꺼냈다가는 "지금이 어떤 시대인데 이런 고리짝 시대 이야기냐"고 핀잔을 듣기 딱이다. 하기는, 이제 이 말은 명절이나 전통놀이 행사 때에 겨우 볼 수 있는 잊혀져 가는 말이 됐다. 세상에 먹을 것이 넘쳐나 밥 굶을 걱정이 없다 보니 농업에 대한 생각이 많이 달라진 탓이다.지금 우리 경제의 중심은 제조업이다. 뭐든 열심히 만들어 국내외에 팔고, 그렇게 들어온 돈이 돌고 돌아 경제가 굴러간다. 특히 제조업체가 많은 경기도, 항만과 공항이 있는 인천은 제조와 무역에 목을 맬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경제에서 제조업과 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보니, 정부의 정책도 자연스레 그쪽으로 쏠렸다. 무역장벽을 낮춰 수출을 늘리기 위해 해외 각 나라들과 부지런히 협정을 체결했다. 우리는 자동차와 반도체, TV를 팔아야 했다. 상대편은 우리나라에 농축산물과 지식시장을 내놓으라 했다. 비록 시차를 두고 내놓았지만, 우리는 결국 시장을 내줬다. 그러면서 정부는 "자동차와 반도체, TV를 팔아 번 돈으로 농업을 살리겠다"고 했다. 쌀 시장을 열겠다고 약속한 우루과이라운드에 따라 우리는 차근차근 외국쌀에 문을 열어 주었다. 가뜩이나 쌀 소비량이 줄어가고 있던 상황이었다. 미국산 소고기와 호주산 소고기, 프랑스·벨기에산 삼겹살도 시장으로 밀고 들어왔다.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시장은 차츰차츰 외국산 농축산물에 점령당해 갔다. 식탁에는 외국산 농축산물이 자연스럽게 놓여졌다.시장을 개방하면서 정부는 농축산업이 죽지 않도록 경쟁력을 높이고, 손해를 보는 만큼 보전을 해 주겠다고 했다. 작년에 쌀값이 폭락했다. 그 때문에 쌀 변동직불금으로

  • [데스크 칼럼]반려동물 기르는 인구 1천만명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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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 칼럼]반려동물 기르는 인구 1천만명 시대 지면기사

    해마다 8만마리 이상 버려지거나 길 잃어버려'등록제' 강화 등 제도장치 보완·책임의식 필요반려동물을 가족의 일원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다.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구 중 약 457만가구, 인구 1천만명이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다섯 가구 중 한 가구, 네 명 중 한 명이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셈이다.하지만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 늘어났음에도 잘 키우던 반려동물을 길에 내다 버리는 '유기동물' 문제는 좀처럼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정부 통계에는 해마다 8만 마리 이상의 반려동물이 고의로 버려지거나(유기), 길을 잃고(유실) 있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아직도 재미삼아, 혹은 호기심으로 반려동물을 키웠다가 무책임하게 길에 내다 버리는 행위가 없어지지 않고 있다. 특히 휴가철만 되면 반려동물의 유기가 더욱 심각해진다는 조사도 나와 있다.지난 2015년 유실·유기동물 처리비용은 128억9천만원에 달했다. 이 비용은 전년보다 23.5%나 늘어난 수치다.이처럼 반려동물 유기 행위가 계속되는 이유로는 양육자의 무책임이 크다는 지적이다. 일부 사람들은 비용부담을 이유로, 그리고 반려동물이 나이가 들면서 병이 나거나 사고 등으로 불구가 될 경우 그동안 가족처럼 살아왔던 반려동물을 길에 내다 버리고는 한다.여기에 동물은 마음대로 버려도 된다는 잘못된 인식, 자신이 아니더라도 누군가 대신해서 키워줄 것이란 막연한 기대심리가 좀처럼 유기동물 개체수를 줄어들지 않게 하고 있다.동물보호단체들과 지자체, 일부 동물병원들이 나서서 반려동물 교육 및 유기동물 입양 캠페인 등을 벌이고는 있지만 아직 그 효과는 미미한 상태다.반려동물 문화 선진국들에서도 유기동물 문제가 발생하고는 있지만 이후 이들 동물에 대한 입양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보고 배워야 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국내에서도 이런 유기견들을 대상으로 한 입양활동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도 이달 중 전담 조직을 꾸려 보다 체계적인 관리와 산업 육성에 나서기로 했다.지난 2014년 의

  • [데스크 칼럼]"하필(何必) 왜 불필(不必)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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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 칼럼]"하필(何必) 왜 불필(不必)입니까" 지면기사

    정치인들 얼마나 '쓸모없는' 존재인지 눈치 못 채선거때마다 출마자들 특권 내려놓겠다고 아우성'진정 '쓸모있음'은 비움에서 출발' 성철은 가르쳐김정남은 왜 하필이면 이 시점에서 독살을 당했을까. 김정남은 그렇게도 북한 측에 불필요한 존재였을까. 이 두 문장에서 쓰인 하필(何必)과 불필(不必)은 의식하든 의식하지 않든 우리가 자주 하는 말이다. 요즘 정치판에는 참 많은 군상이 등장한다. 대통령을 필두로 정치인은 필수이고 관료와 법조계 인사, 그리고 대학교수 집단까지. 돈이면 물불 가리지 않고 좇아가는 저잣거리 간상배나 진배없는 이들의 진면목이 여실히 드러난다. 그 장면을 연속극 보듯 해야 하는 우리에게 이들은 어김없이 우리의 눈과 귀를 괴롭혀 결국은 자괴감에 젖게 한다. 그러면서 드는 질문 하나, 저들은 꼭 필요한 존재일까. 그 질문을 하도 많이 하다 보니 요새는 '나는 필요한가'로 옮아가고야 말았다. 답을 못 내놓는 불초한 입장에서 스스로 묻고 답하기가 여간 고역이 아니다.이 두 단어를 말하기 위해서는 성철 스님(1912~1993)을 이야기하여야 한다. 1957년 스님의 딸 수경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머리를 깎았다. 성철은 딸에게 법명을 내렸는데 바로 '불필(不必)'이었다. 딸은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을 터. 쓸모없는 사람이 되라는 뜻이었으니 그 맘이 오죽하였으랴. "하필 왜 불필입니까." 딸은 따지듯이 물었다. 이제 사바세계의 아버지가 아니라 산중의 스승이 된 성철은 답했다. "하필(何必)을 알면 불필을 알게 된다." '왜 꼭 필요한지'를 알면 '쓸모없음'을 알게 된다니, 세속에 찌든 우리야 도무지 알 수 없는 얘기다.성철은 산중으로 자신을 찾는 이들 누구에게나 삼천배를 시켰다. 노인이나 병자도 예외가 없었다. 절을 한다는 것은 자신을 낮춘다는 의미이다. 몸이든 마음가짐이든 내려놓는다는 점에서 절보다 나은 것이 없다. 삼천배를 하는 데 며칠이나 걸린 경우도 있었다. 죽음을 기다리는 폐병 말기 비구니가 있었다. 죽기 전에 스님의 법문을 꼭 듣고 싶었다. 성철은 죽게 생긴

  • [데스크 칼럼]하던 거나 잘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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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 칼럼]하던 거나 잘 하자 지면기사

    차별화 보다 평준화 추구하다 보면 망하는건 시간문제스타벅스에서 샌드위치 사라지지 않는건 불경기 증거출근 시간 스타벅스에서 커피와 샌드위치를 들고 나서는 젊은 직장인들의 모습은 낯설지 않다. 바쁜 출근길 직장인들에게 '커피+샌드위치' 조합은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 좋고, 스타벅스도 아침 시간대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일석이조(一石二鳥)의 기회다.원두커피가 인기를 끌면서 대형 고깃집을 비롯한 웬만큼 규모 있는 식당마다 원두커피 취급 공간을 늘리는 것을 보면 유행을 어설프게 따르는 한국판 한단지보(邯鄲之步)를 보는 듯하다. 남의 것 흉내 내다 제 것마저 잊어버리면 따라 하지 않는 것만 못하다. 최근 대형 음식점 중에 별도의 커피숍을 마련하거나 비싼 커피머신을 들이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이 중에는 까다로운 손님들의 입맛을 맞추기 위해 바리스타를 고용하는 가하면 주인이 직접 바리스타 자격증을 따는 곳도 있다고 한다. 고깃집 주인이 신선한 고기 찾지 않고 고급 커피 원두 구하러 다닌다면 망하는 건 시간문제다.특화한 제품으로 전문성을 키울 것인지, 다양한 상품군으로 소비자들의 입맛을 맞출 것인지는 사업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하는 고민이다. 차별화라는 것이 오직 하나에만 집중하는 것이다 보니 불안한 마음에 평준화 유혹을 뿌리치기 힘든 게 사실이다. "너무 하나의 제품에만 의지하는 것 아닌가. 다른 것도 좀 섞어 팔면 낫지 않을까"하는 의구심이 들기 시작하면 답이 없다. 남들도 하는데 나만 안 하는 것이 불안해 이것저것 손을 뻗다 보면 일의 근본인 줄기는 잊고 사소한 부분에만 사로잡혀 일을 그르치기 마련이다. 더군다나 고깃집에서 커피로 매출을 올리겠다는 생각은 오만에 가깝다.차별화를 어렵게 생각할 필요 없다. 오래된 맛집에는 식단 메뉴가 몇 개 되지 않는다. 그런 맛집에 가면 보통 "2그릇 주세요. 4명이요"라는 말만 하면 된다. 메뉴만 50개가 넘는 곳을 맛집이라고 평가하는 것을 듣거나 본적이 드물다. 맛집이라면 냉면이든, 해장국이든 한두 가지 음식으로 평가받는 곳이 대부분이다. 더군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