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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칼럼]'아름다운 강산' 에서 '줄탁동시(啐啄同時)'를 엿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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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 칼럼]'아름다운 강산' 에서 '줄탁동시(啐啄同時)'를 엿보다 지면기사

    1974년 서슬퍼런 군사정권 시절 금지곡 명단 올라원곡의 가치 재현 창법 광화문 광장에선 사뭇 달라알껍질 깨려는 부리소리 '격렬한 저항 몸짓' 같아누군가 지난해 가장 인상 깊었던 노래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주저 없이 '아름다운 강산'을 꼽을 것 같다. 정확히는 정유년을 코앞에 둔 2016년의 마지막 날 밤, 서울 광화문광장에 울려 퍼진 노래다. 이 노래는 '금지곡 시대'(?)로 일컬을 수 있는 70, 80년대, 당시 권력의 빗나간 문화의식을 엿보게 해준다는 점에서 최근 새롭게 조명을 받고 있다. 당시 수백 곡의 가요 및 팝송이 국가안전 수호와 공공질서에 반하고, 사회질서를 문란케 한다는 이유로 금지곡 판정을 받았다. 민간 문화영역에 권력의 자의적 잣대를 들이댄 것 자체가 민주사회에서 코미디를 방불케 하는 일이지만, 더욱 실소를 자아내는 것은 금지곡 판정 사유다.가령, 한대수의 '행복의 나라로'는 '행복의 나라로 간다면 지금 행복하지 않다는 것'이라는 이유로, 양희은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은 '사랑이 왜 이루어질 수 없나'란 이유로 금지곡 판정을 받았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송창식의 '왜불러'는 '경찰의 장발 단속에 저항하고 정부 정책에 반발할 우려가 있다'며, 김민기의 '늙은 군인의 노래'는 '현역 군인들의 사기를 떨어뜨린다'며 금지곡 낙인이 찍혔다.개인적으로, 압권은 배호의 '0시의 이별'이다. 통금이 있던 시절, 0시에 이별하면 통행금지 위반이라나?한국 록의 대부 신중현이 1974년에 만든 '아름다운 강산' 또한 당시 금지곡 명단에 올랐던 곡이다. 그런데 이 노래의 금지곡 판정 사유는 앞의 곡들과 조금 다르다.신중현의 아들이자 유명 기타리스트인 신대철이 최근 밝힌 일화에 따르면, 이 노래는 서슬 퍼런 군사정권 시절, 신중현이 '각하'의 노래를 만들라는 권력의 강권을 거부하고 만든 곡이다. '권력자를 찬양하는 노래는 만들 수 없지만 아름다운 우리 대한민국을 찬양하는 노래는 만들 수 있다'는, 지금 돌이켜 보면 록의 저항 정신으로 탄생한 노

  • [데스크 칼럼]왕건 vs 남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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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 칼럼]왕건 vs 남지사 지면기사

    혼돈의 시대 '호족연합'·'연정'으로 화합 유도 닮은점대권 꿈꾼다면 '대한민국 리빌딩'위한 메시지 던져야'최순실 게이트'로 정국이 한치 앞을 예단할 수 없는 혼돈과 혼란 속으로 빠져들었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국회 탄핵과 촛불시위, 여권발 분당에 따른 정계개편 등 정치권도 요동치고 있다. 당초 내년 연말로 예정된 대통령 선거는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정에 따라 시기가 결정된다. 정치권에선 자신들 입맛에 맞는 '벚꽃대선' '썸머대선''단풍대선' 등 대선 장날을 예측하며 정국을 혼란 속으로 밀어 넣고 있다. 현재로선 대선이 언제 열릴지 신도 모르는 형국이다. 여권의 분당으로 국회는 26년만에 4당 교섭단체 체제로 바뀌었다. 가히 춘추전국시대이고 제자백가들은 대권욕에 사로잡힌 군웅들과 민심을 잡기 위한 본격 대선 레이스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정치권에선 격동의 후삼국 시대를 평정한 고려 태조 왕건의 리더십이 주목받고 있다. 지금 정국이 후삼국 시대만큼 혼란이 극에 달하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더불어 왕건 같은 리더가 나타나 통일 한국을 이끌어 주기 바라는 심정이 녹아들었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하듯 자연스레 대권 주자 중 유일하게 왕건의 성장배경과 정치이력 등 동선이 상당부분 겹치는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둘은 태생이 금수저이고 선대가 상인 호족 정치인이다. 유복한 집안으로 구김살없이 낙관적이고 어려서부터 해외견문을 쌓았다. 이를 통해 변화를 적극 수용하고 다양성과 개방성을 인정하며 실용적인 감각을 익힌 것으로 분석된다. 왕건은 궁예의 카리스마와 견훤의 저돌성을 뛰어 넘는 리더십을 갖춰 후삼국을 통일했다. 혼돈의 시대를 호족 연합과 연정을 통해 화합의 시대로 이끌어내는 면도 닮았다. 왕건은 통일과정과 통일후에도 왕권 안정및 강화를 위해 호족세력 29명과 혼인정책을 통해 호족연합의 화합정치를 펼쳤다. 현대판 연정이다.남 지사의 트레이드 마크인 '연정'은 이제 초기 혼란을 뛰어넘어 시스템에 따른 완숙기에 접어들어 화합형 정치 롤 모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경기

  • [데스크 칼럼]포스트 박근혜, 패권의 해체로 출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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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 칼럼]포스트 박근혜, 패권의 해체로 출발해야 지면기사

    민심 선포 '박근혜 정권 사망선고' 변할 가능성없어사람이 변하지 않으니 제도변화 절실 '개헌이 대안'위기틈새 사익추구 하려는자들 퇴장위해 촛불켜야역사의 흥망성쇠는 반복된다. 변하지 않는 건 흥망성쇠의 파도를 타고 계속 이어지는 역사의 항상성이다. 규모의 고저장단은 있을지언정 파도는 결코 멈추지 않는다. 자연의 질서이자 역사의 순환법칙이다. 탄핵정국도 예외가 아니다. 박근혜 정권은 쇠락의 길로 들어섰지만 대한민국은 얼마든지 다른 운명을 선택할 수 있다. 박근혜의 몰락을 거름삼아 희망의 길로 들어설 수도 있고, 박근혜의 쇠락과 함께 운명의 절벽에서 추락할 수도 있다. 대한민국은 지금 흥망과 성쇠의 기로에 서 있다.흥분과 선동의 시간은 지났다. 대통령 박근혜는 탄핵 소추되어 헌법재판소의 심판이 진행 중이고 특검은 어둠의 실체를 파헤치고 있다. 헌재의 심판을 두고 탄핵을 요구하는 촛불과 반대하는 촛불이 부딪힌다지만, 역사와 시대는 사실상 박근혜의 종언을 선포했다. 만에 하나라도 헌재가 탄핵 이유가 없다는 판결을 내릴지라도, 민심이 선포한 박근혜 정권의 사망선고가 변할 가능성은 없다. 그러니 헌재의 탄핵 여부와 신속한 판결을 조르는 일에 촛불을 켤 필요가 없다. 이제 국운의 갈림길에서 새로운 진로를 탐색하기 위해 촛불을 밝혀야 할 때다.박근혜 이후의 시대를 모색하려면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박근혜까지의 시대를 성찰해야 한다.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동시에 성취한 자부심에 가려졌던 시대적 폐해를 직시하는 것이 성찰의 화두이다. 국가의 주도로 경제를 성장시키고, 시민의 열정으로 민주화를 쟁취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이라는 헌법 정신을 사장시켜왔다. 경제성장을 이끈 군정세력은 시민의 권리를 강제로 유보한 독재적 패권주의자들이었다. 또한 민주화를 쟁취한 시민세력의 지도자들은, 그 공로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권위적이고도 집단적인 패권주의를 키워왔다. 서로 자신의 신념에 박제돼 양립불가를 외치면서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이룬 위대한 성취의 기반을 스스로 무너뜨려 왔다.경제성장 세력을 대의하는 자들과 민주화

  • [데스크 칼럼]정유년에는 스포츠도 좋은 일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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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 칼럼]정유년에는 스포츠도 좋은 일만… 지면기사

    올해 체육계 '최순실 게이트' 직격탄에 '휘청'승부 조작·심판 매수 등 프로도 '부끄러운 민낯'정정당당 최정상 실력이 스포츠의 '진정한 가치'요즘 체육계는 타 단체와 마찬가지로 차분하게 송년회를 보내고 있다. 올 한해를 뒤돌아보고 반성한 뒤 내년에는 더욱 발전하고 화합하자는 취지에서 송년회를 맞이한다. 특히 체육계는 올해 잦은 불신과 불협화음으로 한 해를 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죽하면 체육인들은 이런 얘기를 자주 한다. "스포츠가 왜 정치에 좌지우지되어야 하는가"라고 말이다.사실 올해 체육계는 '최순실 게이트'의 직격탄에 휘청거렸다. 그 신호탄은 올 초 체육 단체 통합부터 시작됐다. 엘리트 스포츠를 담당하는 대한체육회와 생활체육을 맡은 국민생활체육회가 통합했지만, 양 단체의 이해득실로 과정은 매끄럽지 못했다. 결국 통합 대한체육회는 공동 회장체제로 8월 올림픽을 맞았고 한국 선수단은 3회 연속 '10-10'(금메달 10개 이상-종합순위 10위 이내)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채 8위로 위안을 삼았다.'마린보이' 박태환도 마음고생을 했다. 금지약물 양성반응으로 국제수영연맹(FINA) 징계를 마친 뒤 올림픽 출전을 노렸지만, '이중처벌' 성격의 규정을 내세운 대한체육회와 갈등을 빚다 결국 법원과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판단을 구한 끝에 리우행에 몸을 실었다. 몸과 마음을 다친 박태환으로서는 재기는커녕 올림픽 예선 탈락이라는 쓴맛만 봤다. 뒤늦은 감이 있지만, 박태환은 이후 전국체전, 아시아선수권대회에 출전해 건재를 과시했고 쇼트 코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3관왕에 올라 부활의 발판을 마련했다.올림픽 이후 체육계는 큰 혼란에 휩싸였다. 박근혜 정권의 '비선 실세' 최순실 씨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비롯 스포츠계 각종 이권 사업과 인사에 개입한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씨는 딸 정유라가 2014년 인천 아시안 게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판정상 특혜를 받는 데 관여했고, 정유라의 2020년 도쿄 올림픽 출전을 위해 대한승마협회 회장사인 삼성을 통해

  • [데스크 칼럼]하 수상한 연말을 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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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 칼럼]하 수상한 연말을 보내며 지면기사

    촛불 정국에도 朴대통령 명예회복 별러 결딴날 판각국 새 외교질서 짜느라 숨가쁜데 우리만 허우적무능·참혹 절절했던 1950년 연말과 별반 차이없어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다는 말은 필시 요즘 시국에 꼭 들어맞는다고 하겠다. 연초만 해도 한 해를 넘기기가 이렇게 어려울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2주 남은 연말의 느낌이 여느 해와는 여러모로 다르다. 날씨는 을씨년스럽고 시절은 하 수상하기 그지없다. '을씨년스럽다'는 말의 어원이라고 할 수 있는 1905년 을사년(乙巳年)만큼이나 국민의 마음은 쓸쓸하고 어수선하다. 병자호란 때 끝까지 항복을 반대했던 김상헌(1570∼1652)이 청나라에 끌려가면서 썼다는 시조의 '시절이 하 수상하니 올 둥 말 둥 하여라'는 대목처럼 한 치 앞을 예측하기가 어려운 정국이 계속되고 있다.벌써 두 달째 주말 저녁마다 서울 광화문과 청와대 일대는 촛불에 뒤덮인다. 전국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 하야 요구로 들끓는다. 그 목소리에 국회는 탄핵안 통과로 응답해야만 했다. 그런데 박 대통령 본인은 천부당만부당하다면서 피눈물을 흘리는 심정이라고 억울해 한다. 박 대통령 옹호세력도 나름대로 힘을 모으고는 있지만 들불처럼 타오르는 촛불의 위세를 어쩌지는 못하는 형국이다. 대한민국의 컨트롤 타워인 청와대는 이미 국민들에게 코미디 극장이 되어 버린 지 오래다. 국민들이 박근혜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겠다고 하는데 정작 박 대통령은 명예회복을 벼르고 있다. 그 사이에서 자칫 대한민국이 결딴나게 생겼다.지금의 시국을 병자호란이나 일제에 외교권을 박탈당했던 그 난리 통에 비유하는 것은 그만큼 목하의 사태가 엄중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1개월 뒤면 러시아와의 밀월 시대를 진작부터 예고해 왔던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한다. 미·일·러 3국이 한반도 문제를 포함한 국제 이슈에 공동보조를 취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중국은 그만큼 신경을 바짝 곤두세우고 있다. 세계 각국은 새로운 외교질서를 짜느라 숨 가쁘게 움직이고 있다. 정말 난리 통이다. 이런 상황인데도 우리만 '대통령 문제'에 빠져서

  • [데스크 칼럼]지음과 진실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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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 칼럼]지음과 진실사이 지면기사

    주식대박 무죄판결 진경준과 김정주 '유일한 친구'法은 박 대통령과 최순실 관계를 어떻게 설명할까?솔로몬의 명판결인가 vs 국민 법감정에 대한 공격인가?참으로 기막힌 판결이다. 지음(知音)이란 고사성어가 등장할 정도로 재판부가 고뇌와 번민 속에 내린 선고라고 여겨진다. 130억원대 주식대박을 터트린 진경준 전 검사장의 뇌물죄에 대한 무죄판결 얘기다. 앞서 지난 7월말 검찰이 진 전 검사장을 기소하면서 그의 예금과 채권, 부동산 등 130억원대의 재산에 대해 '추징 보전'을 법원에 청구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였으나 이번 무죄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될 경우 진 전 검사장은 재산을 고스란히 지킬 수 있게 된 것이다. 대한민국 사법부의 이런 판결을 인정할 국민들의 법 감정이 어떨지 벌써 궁금해진다.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7부(김진동 부장판사)는 지난 13일 제3자 뇌물수수 등 혐의로 기소된 진 전 검사장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진씨가 2010년 대한항공과 관련한 내사 사건을 무혐의 종결해주는 대가로 처남의 청소용역 회사에 147억원어치 일감을 받은 혐의만을 유죄로 인정했다. 이마저도 몰수·추징 대상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이 돈 가운데 얼마가 부정한 이익인지를 검찰이 제대로 밝혀내지 못했기 때문이란다. 결론적으로 진 전 검사장은 시쳇말로 4년 아니 항소심 등에서 형량이 줄어들 경우 2~3년 정도 감방에서 사식 먹어가며 독서로 시간을 보내면서 때우고 나오면 수백억원대의 재산가로 화려한 제 2의 인생을 펼칠 수 있는 면죄부를 준 판결이나 다름없다. 어느 영화에서 본 듯한 장면이다.국민들의 공분을 샀던 핵심 기소쟁점인 김정주 넥슨 NXC 대표로부터 2005년 무상 취득(4억2천만원·훗날 130억 주식대박이 된 자금)한 넥슨재팬 주식 건에 대해서는 '공짜 주식'을 받았다는 직접적인 대가 관계를 입증하기 어렵다는 게 사법부의 판단이다. 둘의 관계는 '지음(知音)관계'라며 고사성어까지 인용해 오히려 순수성을 재판부가 인정해줬다. 더욱이 "김정주가 고등학교 때부터 진경준을 '유일한 친구'라고 불

  • [데스크 칼럼]꼭두각시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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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 칼럼]꼭두각시놀음 지면기사

    최순실 국정농단이 불러온 대통령 탄핵 국회 통과中 '요 임금'처럼 덕망있는 인사 찾으려는 노력 필요국민들 사생활·능력보며 걱정없어야 훌륭한 지도자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2016년 12월 9일, 국회에서 통과했다.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돼 헌법과 법률 위반 혐의를 주요 사유로 탄핵 소추를 받은 박 대통령은 헌법상 대통령 권한 행사가 이날 저녁 정지됐다. 대한민국 헌정 사상 현직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는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다. 이제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여부는 헌법재판소에서 가려진다. 최순실 게이트는 최씨가 대통령 연설문을 비롯한 각종 국정 관련 서류를 넘겨받고 K스포츠재단과 미르재단 등의 불법 모금에 관여한 데다 딸의 입학 부정까지 주도한 사실이 드러났고, 박 대통령이 이를 묵인하거나 도왔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불거졌다.최순실의 국정 농단으로 분노한 국민들은 손에 촛불을 들고 거리로 뛰어 나와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지난 10월 29일 첫 주말집회 이후 12월 3일까지 6차례 동안 보여준 국민들의 뜻은 결국 국회 탄핵안을 가결하는 데 가장 큰 힘이 됐다.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다음날인 10일 열린 7차 촛불집회에서는 박 대통령의 즉각 퇴진요구가 더욱 거세졌다.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국회의 탄핵안 가결과 관계없이 박 대통령이 퇴진할 때까지 매일 저녁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촛불문화제와 주말 대규모 광화문 문화제를 계속 개최하겠다고 밝히고 있다.최순실 게이트에서 중국 한(漢)나라 영제(靈帝, 156~189년) 때 십상시(十常侍)를 떠올린다. 환관(宦官) 열 명이 나서 어린 나이에 즉위한 황제의 관심을 정치에서 멀어지게 하고 자신들의 뜻대로 권력을 쥐고 흔들었다. 이들 10인의 환관을 일컬어 십상시(十常侍)라 한다. 관직에 가격을 매겨 팔고 토지세를 늘리는 등 호가호위하는 환관들이 횡행했다. 궁궐은 국가 최고 권력기구인 황제의 공식적인 집무실이자 사적 생활의 공간이다. 당시 궁궐에는 황제와의 사적인 관계를 이용하여 호시탐탐 대권을 노리는 황후의 일족인

  • [데스크 칼럼]'혼돈 정국'에 혹한기 맞은 우리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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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 칼럼]'혼돈 정국'에 혹한기 맞은 우리 경제 지면기사

    고용사정 악화·가계부채 증가 등 온갖 악재만국제적 신인도 하락… 정치권, 뼈저리게 각성해야최순실 국정 농단 게이트 정국에 발목 잡힌 국내 경제 상황이 불안하다. 갈수록 심해지는 불황을 만성적으로 호소하는 일도 늘어나고 있다. 많은 사람은 현 경기를 '지난 외환위기보다 더 심한 정도'로 표현한다. 국민들이 느끼는 불황의 강도는 갈수록 커지는 데 각종 경제지표는 뭐 하나 유리한 것이 별로 없다. 고용사정 악화와 가계부채 부담 증가 등 소위 불황 지표로 나타나는 온갖 악재만 난무할 뿐이다. 실물경기 체험의 바로미터격인 자영업자들이 생업전선에서 느끼는 체감온도는 '혹독한 지경'이라는데 이견을 달리하지 않는다. 김영란법 발효 이후 업종 간 명암으로 경기를 일시 끌어내렸다면 최순실 정국은 경기 전체를 통째로 삼킨 블랙홀과 같은 크기로 힘든 경제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앞길이 험난한 지금의 우리 경제는 생산과 소비, 투자 지표 등 대부분 지표에서 가리키는 부정적 방향성에 고민할 수밖에 없다. 소득 정체와 실업, 경기전망 불안 등 어느 것 하나 긍정적이고 희망적 지표를 찾기 힘들 정도다. 줄곧 하락세 경고가 나오고 있는 급박한 상황은 가계와 기업의 경제 주체들의 심리를 얼어붙게 하고 경제 동력과 활력을 빼앗아 다시 성장률을 끌어내리는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고 있다. 최근 우리 경제는 조선·해운업 등의 구조조정과 삼성 갤럭시노트7 판매 중단 등에 따른 수출 동력 약화, 내수 및 소비 위축 등 녹록지 않은 상황을 맞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미 대선 이후 자국보호주의 성향이 강한 트럼프 당선자의 경제 노믹스, 금리인상 공포, 브렉시트 이후 남은 변수 등의 국제적 불안감이 국내 경제 방향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주변 여건도 도와주질 않는 꼬일 대로 꼬인 형국이다. 이러다 보니 무디스 등 국제 신용평가사들은 대통령 퇴진과 맞물린 대규모 촛불집회 등 혼돈에 빠진 우리 경제에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국내 정치의 불확실성에서 시작된 대외신인도 하락은 물론 금융시장 위축 등은 외국인들의 투자 이탈을 촉발

  • [데스크 칼럼]망(忘)
    데스크칼럼

    [데스크 칼럼]망(忘) 지면기사

    매일 터지는 국정농단 비리·의혹… 무능한 정치권…올해엔 나라 망친 위선자들 잊고 싶은 망년회될 듯2016년 새해 각오를 다졌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올해도 채 한 달이 남질 않았다.예전만큼은 아니더라도 여기저기서 연말 모임 소식이 들어올 시기다. 지난 일년을 되돌아보면서 반성하고 도움을 주신 분들께 감사의 인사도 드리고, 동료들끼리 격려하고 위로하는 자리를 만들어 보자는 게 연말모임의 취지다.한 해를 마무리하는 모임을 '송년회(送年會)'라고 부르기도 하고 '망년회(忘年會)'라고 부르기도 한다. 요즘은 연말모임을 망년회보다 송년회로 부른다. 망년회가 일본에서 온 말이란 이유도 있고, '망'이라는 어감도 좋지 않다는 것이다.그러나 뜻으로 보면 송년회(送年會)보다는 망년회(忘年會)가 의미가 있다는 주장도 있다. 망년(忘年)은 '나이를 잊는다'는 뜻이다. 이미 중국과 우리나라에서 오래전부터 쓰였던 말이기도 하다. '망년지우(忘年之友)'나 '망년지교(忘年之交)'는 나이의 높고 낮음을 따지지 않고 친구로 깊이 사귄다는 뜻이기도 하다. 단순히 한 해를 보내는 송년(送年)보다는 나이도 잊고 한해의 모든 괴로움도 잊자는 모임이 망년(忘年)의 뜻이겠다.굳이 망년회(忘年會)를 고집하는 것은 아니지만, 올해는 정말 머릿속에서 지우고 싶은 것이 너무 많다.해를 마무리할 때쯤이면 다가오는 새해에 대해 설렘이 일기 마련이다. 올해보다 나은 목표를 세우고, 지금보다 더 나아지기 위한 계획을 그려보기도 하지만 안팎으로 정세가 불안한 상황이다 보니 설렘보다는 걱정이 앞선다. 국정농단이 어디까지 치닫게 될지 끝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매일 새로운 비리와 의혹이 터져 나오고 있다. 국민들은 주말마다 촛불을 들고 거리에서 집회를 열고, 학생들과 어린아이들까지 부모의 손을 잡고 나라를 걱정하는 판이다.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도 우리나라에는 호재(好材)보다 악재(惡材)가 더 많을 것 같다는 비관적인 전망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중국은 사드 배치를 이유로 연일 우리나라의 정치, 경제,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강도 높게

  • [데스크 칼럼]동티모르에서 보내 온 사진 한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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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 칼럼]동티모르에서 보내 온 사진 한 장 지면기사

    몇년만에 피붙이에 생뚱맞은 메일 '시국 간담회''박근혜·최순실 게이트' 한인들의 심정 고스란히 이역만리 '민초'들의 고국 사랑·걱정 대단함 느껴동티모르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누님이 한 명 있다. 특유의 도전정신을 잘 아는지라 몇 해 전 동남아시아의 작은 나라로 훌쩍 떠날 때, 가족들도 만류 대신 응원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그가 정기적으로 한 인터넷신문에 싣는 글을 통해 동티모르에서의 근황을 접하곤 하는데, 낯선 곳에서 가치를 찾고 보람을 느끼는 그의 삶에 마음속으로나마 박수를 보내게 된다. 겸연쩍게도 가족 이야기로 글을 시작하게 됐다. 최근 동티모르에서 벌어진 '작지만 의미 있는' 이야기를 묵혀버리기 아까워 쑥스러움을 무릅쓰고야 말았다.그가 동티모르로 떠난 뒤 처음으로 며칠 전 기자에게 이메일을 한 통 보냈다. 이메일의 제목이 참으로 거창(?)하다. '동티모르 한인 시국 간담회'. 한국을 떠난 뒤 피붙이에게 처음으로 보낸 이메일의 제목이 생뚱맞게 시국 간담회라니…. 이어 전화벨이 울리더니 "다른 나라의 한인들에 비해 비록 소수이긴 하지만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바라보는 동티모르 한인들의 심정을 고국에 알리고 싶었다"는 설명을 덧붙인다. 몇 년 동안 전화 통화 한번 없었던 터라 오랜만에 반가운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지만, 고국을 걱정하는 한인사회의 분위기를 전하는 대목에선 허탈한 기색이 역력했다.박근혜 대통령이 대단하긴 한가 보다. 남녀노소, 보수·진보를 망라해 전 국민을 단결시키더니 가족 간 소통의 장까지 마련해 주니 말이다.첨부 파일을 열어보니 사진 한 장이 뜬다. 현지 한인들이 저마다 하고 싶은 말을 흰 종이에 담았다. '꼴등 대통령, 일등 국민!', '퇴진이 희망이다', '챙피해유 내려와유', '세월호 7시간! 진실은 절대 침몰하지 않는다'. 또 하나의 첨부파일은 '동티모르 한인의 고개를 떨구게 하는 고국의 대통령'이란 제목으로 한 간담회 참가자가 썼다는 글이다."뉴스를 보니 지도자는 한없이 부끄러운 모습을 보였지만, 일반 국민은 차원 높은 시위 모습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