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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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고(古)음악과 '그라운동장' 지면기사
첨단 악기와 확연히 다른 감성 묻어나는 '고악기'국내 축구·야구 등 모든 스포츠 인천 통해 보급인천Utd, 근대스포츠 발상지로서 가치 소환 기대얼마전 고(古)악기 연주를 들어볼 기회가 있었다. 정확히는 합창 반주다. 인천시립합창단의 정기연주회에서 '바흐 솔리스텐 서울 오케스트라'가 합창단의 노래에 맞춰 고악기의 음색을 선보인 것이다. 피아노 반주를 예상하고 갔던 음악회에서 고악기 연주를 접한 것은 분명 '횡재'였다. '바흐 솔리스텐 서울 오케스트라'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고음악 앙상블 중 하나다. 클래식 음악에 관한 한 '막귀'임을 부인할 수 없지만, 고악기 연주를 접하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색다른 즐거움이었다.고악기는 곡이 작곡되었을 당시의 악기를 말한다. 악기는 오랜 세월을 거치며 재질과 형태가 바뀌기 마련이다. 바로크 시대를 예로 들자면 당시 바이올린의 현은 양의 창자를 꼬아서 말려 만든 거트현이었다. 몸통에는 턱받침이 없고 아치 형태의 활도 지금과는 모양새가 확연히 다르다. 현악기뿐만 아니라 목관·금관악기 등 상당수 오케스트라 악기는 이 같은 '원전악기'가 모태다. 오케스트라 악기가 아닌 클래식기타의 경우도 처음에는 거트현을 썼는데 줄이 쉽사리 느슨해지는 바람에 수시로 조율을 해야 하는 등 연주자들이 이만저만 애를 먹은게 아니라고 한다.그렇다면 '개량'이 제공하는 세련된 음색이나 편의를 접어두고 고악기를 연주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령 현대의 악기로 바흐의 곡을 연주할 때 그 음악은 바흐가 생각하던 음악이 아닐 수 있다는 논리가 가능하다. 그래서 1970년대 무렵부터 고악기를 복원해 연주하고 연주법 또한 당시의 기법을 따르는 앙상블이 등장했다.이런 점에서 고음악은 어찌 보면 과거로의 회귀를 의미한다. 스틸 현이 뿜어내는 강렬한 맛도 덜하고 그래서 고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고악기에서는 개량된 악기 또는 '일렉트릭'이란 수식어가 붙은 첨단 악기와는 확연히 다른 감성이 풍긴다. 더 나아가 고음악에서는 본연의 가치를 찾기 위한 음악가들의 숭고한 몸짓이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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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알파고, 그리고 한국정치 지면기사
인공지능 인간통제 벗어나면 세상은 어떻게 될까낯선문명 임박 불구 정치퇴행은 그야말로 절망적문명의 전환기에 낙오된 국가·민족은 미래없어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대결이 남긴 인간적 후유증이 간단치 않다. 경우의 수가 10의 170승에 달하는 바둑판은 우주에 비견할 수 있는 복잡계라 했다. 인공지능(AI)이라 하지만 연산장치에 불과한 알파고가 복잡계에서 인간의 창의성을 이겨낼 가능성이 없다는 예측은 그럴듯 했다. 이세돌도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자신의 승리를 장담했다. 결과는 참담했다. 인간은 경악했고, 이벤트는 인류 문명사에 의미있는 역사적 사건이 됐다.알파고의 등장은 두가지 측면에서 의미심장하다. 인간은 사유할 수 있는 능력으로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물들 가운데 유아독존이었다. 알파고는 사유가 인간만의 천부적 능력인가에 의문을 제기했다. 지난 대국 첫판에서 이세돌은 알파고의 무의미한 악수에 전혀 대응하지 못했다. 바둑해설가들은 알파고가 악수를 둘 때 마다 이세돌의 승리를 예상했다가, 그 악수가 묘수로 전환될 때 마다 해설 대신 침묵했다. 10의 170승의 세계에서 패턴과 규범에 갇힌 것은 인간이었다. 인간이 수천년 동안 반복된 기보를 통해 규범화된 포석과 정석에 갇혀 있을 때 바둑판이 소우주임을 인식하고 종횡무진한 건 오히려 알파고 아니었을까. 연산의 결과라 해도 놀라운 일이다.정말 두려운 것은 알파고가 인공지능에서 인공을 벗어날 가능성이다. 알파고가 인간의 지배에서 벗어나 스스로 존재를 인식하는 셀프지능으로 발전할 가능성은 전혀 없는 것인가. 자의든 타의든 보통의 인간이 대적할 수 없는 지능체가 인간의 통제에서 벗어날 때 우리는 어떤 세상을 맞이할 것인가.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대결 이후 세계의 지성들은 이 문제를 놓고 서로 다른 견해로 엇갈리고 있다. 분명한 것은 가까운 장래에 인간만의 영역이었던 지적노동의 대부분을 알파고와 같은 인공지능이 차지할 것이라는 점이고, 인공지능이 인간통제를 벗어날 지 여부는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다는 점이다.알파고가 낯선 문명의 임박을 예고하고 있다. 알파고가 견인할 새로운 문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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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그들만의 리그 지면기사
여야, 국민들에 감동주는 공천보다 '계파에 치중'총선후 '정치개편·개혁'한다지만 지금이 그 시기4년전 받은 '장밋빛 약속어음' 이번엔 부도 안 나길20대 총선에 출전시킬 여야의 공천작업이 막바지에 이르렀다. 이달초부터 공천에 들어간 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등 여야는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는 선수 교체보다는 계파의 이해관계에 매몰돼 자파 후보를 공천한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들린다. 새누리당 내 비박계 위주의 살생부 설에서 시작된 공천작업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탈당과 국민의당 합류, 그리고 친노 패권주의 청산에다 막판 새누리당의 친이계와 친유승민계 대거 숙청으로 공천이 사실상 일단락됐다.총선때 마다 단골손님인 살생부가 이번에도 괴담 수준으로 나돌면서 조선조 단종 대에 일어난 계유정난이 떠올랐다. 수양대군이 자신의 집권을 반대할 만한 신하들을 모두 제거하고 조카인 단종으로부터 왕위를 빼앗은 것이다. 한명회가 직접 살생부를 만들고 이를 실행에 옮겼다. 영의정 황보인, 우의정 김종서, 이조판서 조극관 등이 죽임을 당했고 반대로 이 거사에 직·간접적으로 가담한 인사들은 정난공신에 책봉돼 벼슬에 올랐다.그러나 시대가 바뀌어 이제는 철퇴나 칼을 이용한 정적제거 대신 공천제가 도입됐다. 역대 총선에서도 여야 모두 개혁공천이란 미명 속에 실세들이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반대파를 대거 공천에서 아웃시켰다. 이번 총선에선 방식이 더 다양해졌다. 완전 오픈 프라이머리를 도입하겠다며 상향식 공천을 경쟁적으로 내놓았다. 하지만 결론은 과거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현역기득권을 위한 경선과 전략공천이라는 사실상의 사천이 횡행했다는 비판도 당내에서 쏟아지고 있다.새누리당은 막바지 친이계 이재오 의원과 친박계 윤상현 의원 등을 동반 탈락시켰지만 큰 그림은 박근혜 정부의 총선후 레임덕 방지용에 방점이 찍혀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친박-비박계간 나눠먹기 속에 친이계는 된서리를 맞으며 몰락의 길을 걷게 됐다. 박 대통령과 갈등을 빚었던 중진들이 대거 공천학살의 주인공이 됐다. 친박계가 향후 정국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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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세기의 대국 열풍 지면기사
초당 10만가지 수 생각하는 능력 당해내기 어려워이세돌, 4국만에 '첫승'… 인류대표 자존심 지켜줘전적 밀렸지만 인공지능 만든건 결국 인간 아닌가요즘 '알파고'의 열풍이 뜨겁다. 바둑으로 인류 최강자를 이긴 인공지능의 기술발전에 세계인들이 감탄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열린 인간 대표와 인공지능이 벌인 '세기의 바둑 대결'은 말 그대로 감탄과 놀라움의 연속이었다.이세돌은 4국에서 1승을 거두기까지 1~3국 모두 알파고에 불계패(항복)를 당했다. 불계패는 승부가 뚜렷하게 나타나 집 수를 셀 필요 없이 패한 것을 의미한다. 열광과 환호 속에 최신 기술 앞에서 '패자'가 될 수밖에 없는 인간 이세돌 9단의 자존심이 무참히 무너진 것이다.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알파고의 능력은 베일에 감춰져 있었지만, 대국을 잇달아 치르면서 알파고의 실력은 예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강했다. 초반 해결 능력과 치밀한 수 읽기, 위기 대처 능력과 패싸움까지 흠 잡을 데 없이 완벽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구글의 인공지능(AI) 프로그램 알파고의 장점은 무엇일까. 일각에선 알파고 하드웨어를 꼽았다. 1천202대가 넘는 컴퓨터의 계산력은 이세돌 9단 한 명의 두뇌를 완전히 압도했다는 것이다. 이를 입증하듯 알파고는 이번 대국을 통해 마치 이세돌 9단의 수를 일찌감치 파악한 듯 그를 농락했다. 전문가들은 알파고의 수를 읽어보려 했지만, 의도를 알지 못했고 결국 스스로 '배움의 연속'이라는 말을 내비쳤다.객관적으로 알파고는 대단한 두뇌를 가진 것임에는 틀림없다. 구글의 클라우드 컴퓨터를 기반으로 초당 10만 가지 수를 고려하는 계산력은 아무리 인간 최고수라도 당해내기 어렵다. 또 이세돌 9단은 이런 알파고의 실체를 제대로 알 수 없었기 때문에 대국 불공정 논란이 뒤늦게 일어나기도 했다. 그만큼 이세돌 9단이 알파고와 맞서는 것은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것이고, 알파고에 이긴다면 '인간 승리를 하는 것'이라고 전문가들도 인정한다.그럼에도 이세돌 9단은 제4국에서 마침내 알파고를 무너트리며 경이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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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암행어사라도 출두해야 하나 지면기사
선거에만 몰두하는 정치판주변 보고 있으면 '혼란'당선후 '민생 뒷전' 자기사람 심으며 텃밭만 가꿔200년 전이나 '인공지능 바둑대결' 현재나 매한가지중학교 시절 손에 땀을 쥐며 TV 속에 빠져들었던 기억이 난다. '암행어사'란 제목의 프로였는데 암행어사를 수행하던 갑봉이 임현식의 연기도 눈에 선하다. 불쌍한 백성을 괴롭히는 토호세력과 권력자들의 죄악을 낱낱이 밝혀내 징계하는 권선징악 프로였다. 30년도 훨씬 더 지난 '암행어사' 프로그램을 떠올리게 된 것은 요즘 정치판 상황이 영 맘에 들지 않아서다. 총선 후보 결정이 임박하면서 각종 음해와 모략이 난무하고 있다. 현실성 없는 공약도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오고 있다. 지방정부는 지방정부대로 2년 뒤 있을 선거 대비 체제에 벌써 돌입한 모양새다. 단체장들은 서로 뒤질세라 표가 되는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어떻게 해서라도 올해와 내년에 성과를 내야 2018년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국회의원 배지든, 지방 권력을 쥐기 위해서든 선거만 생각하는 정치판 주변을 보노라니 혼란스럽기 그지없다. 필요할 때면 어김없이 나타나곤 하던 TV 속의 그 '암행어사'라도 있었으면 싶다.200년 전의 암행어사가 쓴 일기를 최근에 읽었다. 1822년, 평안도 암행어사로 나섰던 박내겸(1780~1842)이 남긴 '서수일기(西繡日記)'다. 박내겸은 당시 윤 3월 16일부터 7월 28일까지 암행어사로 평안도 일대를 돌았다. 어느 날 소나기를 피해 들어간 집에서 주인 할머니와 나누던 대화가 20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마음속 깊이 꽂힌다. "암행어사 소식이 있은후부터 읍내와 촌락을 가릴 것 없이 스스로 몸들을 사려서, 관속이 오랫동안 나오지 않고 토호들도 모두 숨을 죽이고 있습니다. 제발 바라건대 어사가 내 평생토록 돌아다닌다면 빈궁한 마을의 작은 백성들이 의지해 살 만하겠습니다." 암행어사에게 꼬리가 잡힐 것을 두려워하여 죄지은 관료나 지주들이 스스로 바짝 몸을 사리고 있으니 오히려 백성들이 몸을 펴고 살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촌로의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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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아픈 기억이 주는 교훈 지면기사
'기억교실' 존치여부 언제 매듭질지 아무도 몰라교육부총리 현장방문 커녕 공식 언급조차 없어선배들의 책상에서 후배들이 배운다면 어떨까4·16 세월호 참사 2주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생때같은 자식을 잃은 유가족에겐 바로 어제의 일이다. 아직도 시신 수습조차 못 한 9명의 신원은 칠흑 같은 해저 어딘가에서 건져주기만을 애타고 기다리고 있다. 구사일생 살아남은 단원고 세월호 학생들은 지난달 졸업식을 마치고 아직 돌아오지 못한 친구와 선생님들을 가슴에 묻고 학교를 떠나야 했다. 집단 트라우마를 겪어야 했던, 아니 아직도 상처가 아물지 않은 이들이 각자 자신의 진로를 향해 대학으로, 사회로 또 다른 인생의 여정을 시작하는 용기에 진심 어린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단원고의 뼈아픈 역사는 새로 들어온 신입생들의 생기있는 의욕 덕에 새 지평을 열어가고 있다. 너무나도 큰 아픔을 겪었기에 선배들을 떠나 보내는 재학생 후배들과 새내기 신입생들의 마음에는 '영원한 노란리본'이 새겨져 있다. 언론에 수없이 회자되는 '기억교실'도 노란 리본의 한 매개체 일게다. 문제는 기억교실의 존치를 둘러싼 4·16 유가족 학부모들과 재학생 학부모들 간 생각의 차이로 첨예한 대립구도가 사람들의 마음을 더 미어지게 하고 있다. 종교계가 중재에 나서고 있지만 해결 실마리는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지난 2일 새학기가 시작되면서 신입생과 재학생들은 기억교실의 대체공간으로 과학실로, 미술실로, 기자재실로 급조해 임시방편 마련된 창문하나 없는 어둡고 침침한 교실로 들어가야 했다. 새로 부임한 교장 선생님도 컨테이너 교장실에서 첫 업무회의를 주관했다. 현장에 나간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재학생 학부모의 거센 항의에도, 4·16 유가족들의 애타는 절규에도 아무런 말 한마디 못한 채 죄인의 심정으로 자리를 떠났다.이 교육감은 "세월호 참사 시계는 2년을 가리키고 있지만 유가족의 가슴속 시계는 2년 전 그 날 이후 멈춰버렸다"며 "기억교실이든 4·16 기념관이든 희생자 유가족들의 마음을 누가 대신할 수 있겠냐"고 했다. 기억교실의 존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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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꿈과 희망주는 실업대책 내놔라 지면기사
젊은이들 취업난에 3포·5포 넘어 'N포세대''내노력으로 사회경제적 지위상승' 방법 찾아줘야정부·대기업도 '청년취업 최우선' 적극 나설 때우리나라에서 자신의 노력만으로 사회경제적 지위를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매년 줄고 있다고 한다. 게다가 자식 세대의 계층상승 가능성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인식이 높아지고 있단다. 최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2년마다 나오는 통계청 '사회조사 결과'를 분석, '사회통합 실태진단 및 대응방안' 연구보고서를 내놨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자신의 세대에서 열심히 노력하면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아질 수 있다는 긍정적인 응답이 2009년 37.6%에서 2011년 32.3% → 2013년 31.2% 등으로 그나마 30% 선을 유지하다가 지난해 22.8%로 20% 선으로 뚝 떨어졌다. 내 노력으로 계층 상승을 할 수 있다는 기대를 갖고 있는 사람이 10명 중 2명꼴에 불과한 셈이다.올 1월 청년(15~29세) 실업률이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통계가 나왔다. 청년 실업률이 9.5%로 1월 기준으로 16년 만에 최고치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다른 직장을 구하려고 하는 취업 준비자와 입사시험 준비생 등 사실상 실업자를 고려한 체감실업률은 11.6%로 작년 3월(11.8%) 이후 10개월 만에 최고치였다. 취업준비생은 60만9천명으로 1년 새 4만5천명(8.0%) 늘었다. 반면 청년 취업자 수는 394만2천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만5천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올 1월 기준으로 연령대별 취업자 수를 보면 50대는 11만5천명, 60세 이상은 19만4천명이 늘어 청년층 취업자보다 증가 폭이 더 컸다. 30대 취업자도 1만명 증가하는 등 전 연령대에서 취업자가 증가했지만 40대는 4천명 줄었다.우리나라의 기업구조를 수치로 보면 대기업 0.1%, 중견 중소기업 2.8%, 소기업·소상공인 97.1%에 달한다. 지난해 중소기업의 평균 임금이 대기업의 62%에 불과했다는 통계가 나왔다. 지난 2008년 이후 격차가 가장 큰 것이다. 1997년 외환위기 이전에 대기업의 80% 수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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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주택연금 활성화는 청년 정책 우선에 있다 지면기사
집 안 물려주고 '노후자금 사용계획' 부모들 늘어가입 늘리려면 자식세대 주거문제와 병행 필요젊은층 위한 이상적 주택정책 마련 간과해선 안돼이제 우리나라의 전형적 고령화 사회 흐름은 전혀 생소한 문제가 아닌 일상이다. 국가적으로나 개인적으로도 노후 준비가 미진해 늘 걱정거리다. 특히 장기적으로 국민연금의 적자와 고갈을 걱정해야 하고 그래 봤자 훗날 용돈 수준이 될 연금에 목메야 하는 우리 노후를 생각하면 실로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우리에겐 지금 이 문제와 관련해 자유로운 세대는 없어 보인다. 퇴직 이후 노후에 대해 더 공부하고 살 궁리를 해야 하는 '제2의 인생 전쟁'을 다시 치러야 할지 모를 불안감이, 그래서 늘 주변에 엄습하나 보다. 부족한 노후자금에 대처할 방안만 있다면 우리 사회에 팽배한 이 같은 불안감도 상당 부분 잠재울 수 있을 것이다. 이 와중에 최근 소유 주택을 이용해 평생 또는 일정 기간 노후생활자금을 지급 받는 주택연금 방식이 크게 주목받고 있다. 살고 있는 집을 금융권 설정을 통해 부족한 노후를 보장받자는 식이다. 뚜렷한 묘안 마련에 목말라 있던 정부 입장에서는 사회안전망 확보차원에서 주택연금이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눈치다. 담당 기관인 주택금융공사(이하 주금공)의 움직임이 예전과 달리 역동적으로 보이는 것도 바로 이 같은 연유로 보인다. 우선 기관 가입 권유와 홍보가 예전과 달리 눈에 많이 띈다. 지난 설 명절 이후엔 "어르신들의 주택연금 가입문의가 명절을 기점으로 평소보다 2배 이상 급증했다"는 이례적 보도까지 나온다. 사실이라면 가족 간 모처럼 만남이 부모봉양과 주택 상속 등으로 어색했을 법도 하다. 이처럼 팍팍해지고 있는 우리 현실이 소중한 가족 울타리까지도 위협하지 않을까 심히 걱정스럽다.주택연금과 관련된 기관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황당한 사례에 많이 직면한다. 부모와 친자식 간 상의 끝에 한 연금가입 결정을 며칠 뒤 며느리가 알고 찾아와 막무가내식 해지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가입을 둘러싸고 친자식과 부모봉양에 따른 각서도 난무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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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다시 수인선에 몸을 싣고 지면기사
'최초'라는 수식어 붙은 협궤열차와 자기부상열차닮은점은 '객차수 2량'… 다른점은 '바퀴'와 '자기력'반가운 재개통 '협궤열차 추억'에 오르고 싶어진다■풍경 1= 열차가 언덕을 올라가다 멈춘다. 아침 시간, 레일에 이슬이 맺혀서다. 기관사가 검은 교복의 학생들에게 소리친다. "학생들, 내려서 레일에 모래 좀 뿌려!" 학생들뿐만이 아니다. 어른들은 뒤에서 열차를 민다. 기관사는 물론 통학생, 보따리 상인, 좌판 아주머니, 회사원 등 삶의 방식이 제각각인 사람들이 어느덧 '운명 공동체'가 된다. 힘에 부쳐 멈춰 버린 열차도 마찬가지다. 이윽고 열차가 움직인다. 이 순간만큼은 열차를 움직인 에너지는 석탄도, 경유도 아닌 승객들의 땀이다.■풍경 2= 열차가 레일 위를 미끄러진다. 소음이나 진동은 느껴지지 않는다. 열차가 궤도 위를 8mm가량 뜬 상태로 주행하기 때문이다. 열차는 우주선을 연상시키는 역사(驛舍)를 빠져나와 호텔 등 첨단빌딩이 위용을 자랑하는 신도시를 가로지른다. 순간 열차 내부의 창문이 뿌옇게 흐려진다. 사생활 침해가 우려되는 지역에서 자동으로 창문이 흐려지는 첨단 기능이 구현된 것이다. 열차 내부를 한눈에 둘러볼 수 있지만 기관사는 보이지 않는다. 원격제어를 통해 무인운행을 가능케 하는 첨단 기술 덕이다. 풍경1은 수인선 협궤열차의 마지막 기관사인 박광수씨의 '추억'이고 풍경 2는 얼마 전 개통한 인천공항 자기부상열차에 처음 탑승했을 때의 기자의 '기억'이다. 협궤열차의 추억과 자기부상열차의 기억이 동시에 떠오르는 것은 한 달 남짓한 시차를 두고 자기부상열차의 개통과 수인선 인천구간 개통이라는 '궤도의 역사'가 인천에서 이어지기 때문이리라. 자기부상열차와 협궤열차는 닮은 점이 꽤 있는 것 같다. 우선 두 열차에는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어 있다. 일제강점기인 1937년 수인선에 처음 투입된 협궤열차는 수원기관차 사무소에서 조립된 우리나라 최초의 협궤용 증기기관차이다. 인천 소래역사관 앞에 전시되어 있는 바로 그 증기기관차이다. 인천공항 자기부상열차 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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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신념의 야합 對 패권의 폐단 지면기사
여야, 선거구획정 미룬채 후보 공천기준 놓고 난장유권자 선택희망 없으니 구태에서 벗어나기 힘들어한국정치, 위험한 존재로 진화중이란 두려움 커져4월 13일 20대 총선까지는 불과 1달 20여일 남짓이니 바야흐로 총선국면이다. 하지만 선거판은 깜깜하다. 남북 긴장상황이 간단치 않고, 선거판 자체도 불투명하다. 여야는 선거구획정은 미룬채 총선후보 공천기준을 둘러싸고 난장을 벌이고 있다. 유권자들은 정당의 후보와 공약을 찬찬히 들여다 볼 새도 없이 투표장에 나가야 할 판이다. 더 큰 걱정은 이번 총선이 신념의 야합 대 패권의 폐단이 정면충돌하는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점이다. 유권자가 선택할 '희망'이 안 보인다는 얘기다.더불어민주당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공천권을 장악하는 원톱구조가 강화되고 있다. 야권의 대권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도 그의 처분만 따른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더민주의 공천권이 김종인 중심으로 일사불란하게 집약된 만큼이나, 정국을 바라보는 내부의 신념은 갈래갈래 흩어지고 꼬이고 있으니 기괴하다. 박근혜 정부의 개성공단 폐쇄 결정을 놓고 김 대표와 문 전대표는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김 대표가 전방을 찾아 '북한체제 궤멸'을 거론하자 당 대변인실은 괴멸과 궤멸의 낱말풀이까지 해가며 용어를 변경했다 확정하는 소동을 벌였다.김 대표의 우클릭 발언에 문 전대표를 비롯해 이종걸 원내대표, 정청래 의원 등 더민주 핵심 구성원들은 동의하지 않는다. 하지만 결정적인 저항은 없다. 오히려 납작 엎드린 형국이다. 김 대표의 합리적인 정세판단이나 반우향우 발언이 합리적 중도층을 끌어들일 수 있다는 선거공학을 인정하기 때문인 듯 하다. 더민주 지도부는 김 대표처럼 말할 수 없다. 정체성 논란으로 이어지고 당 내분으로 비화된다. 선거를 위해서는 시선을 오른쪽으로 돌려야 하는데 자신들은 할 수 없으니, 김 대표에게 청부한 형국이다. 청부 기간이 끝나면 원점으로 회귀할 가능성이 높다. 김 대표는 더민주에 합리와 이성을 이식시켜 자신의 정치·경제 철학을 실현시킬 생각일 테지만, 선거후를 누가 예측할 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