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수요광장]지역 경제… '플랫폼'만이 살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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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요광장]지역 경제… '플랫폼'만이 살길이다 지면기사

    앞으로는 새로운 융합기술자원과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스토리텔링 입힌 플랫폼 만드는정부만이 최후의 승리자 될 것공공부문도 토지·주택·마케팅등인프라 구축해 이용토록 해줘야"현재를 즐겨라. 시간이 있을 때 장미 봉우리를 거두라" '죽은 시인의 사회'라는 영화에서 기숙학교에 새로 부임한 키팅 선생이 학생들을 놓고 '카르페 피엠(Carpe Diem: 현재를 즐겨라)'을 속삭이는 장면이 퍽 인상적이다. 그의 강의스타일이 '죽은 시인의 사회'를 재결성하게 만들었고 소심남인 토드 앤더슨을 완전히 바꿔놓는다. 여기서 '시'는 교사와 학생들을 끈끈하게 이어주는 '플랫폼', 즉 토론의 마당이 된다. 요즘 플랫폼하면 구글이 떠오른다. 구글은 콘텐츠, 플랫폼, 네트워크, 단말기(디바이스)로 이루어진 'CPND 생태계'에서 탄탄한 플랫폼을 통하여 콘텐츠부터 네트워크, 디바이스까지 통합하면서 세상을 지배하고 있다. 이제는 '글로벌라이제이션'의 시대라기보다는 '구글라이제이션' 시대라는 말이 실감나게 다가온다. 구글이 온통 사람들의 삶을 이끌어가는 시대가 된 것이다.플랫폼은 사람들이 모이는 장, 즉 마당이다. 자신만의 플랫폼을 가진 정부나 기업이 미래의 성공과 부를 지배한다. 브랙시트와 트럼프의 미국대통령 당선으로 앞으로 보호무역주의와 국수주의로 인해 세계화의 속도가 느려지고 불확실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미국의 국가 이미지와 파워가 줄고 중국과 러시아의 힘이 커질 것이다. 이런 여건에서 한국에는 강력한 리더십을 기반으로 한 정치경제 플랫폼이 절실한 시기이다. 브랙시트 반대파는 경제와 정치적 플랫폼의 중요성을 강조했지만, 탈퇴파는 역사, 문화라는 독립적 플랫폼의 가치를 주장했다. 국내 정치는 한치 앞을 내다 볼 수 없게 된 상황이다. 박근혜 정부 들어와 국가운영시스템이라는 플랫폼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경제는 바닥이고, 정치는 후진국이고, 사회는 양극화이고, 대외관계는 불안이다. 외교는 굽신, 경제는 불신, 남북관계는 등신이라던 이명박 정부의 '삼신정부'보다 현 정부는 현저히 더 못하는 것 같다

  • [자치단상]미래 희망은 지방정부와 교육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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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치단상]미래 희망은 지방정부와 교육에 있습니다 지면기사

    누리과정 미봉책, 보육대란·행정불신·불안감 가중지역민에 필요한 정책·문제점 해결 지방이 주체돼야진정한 지방자치위해 '불균형 재정 구조' 개선 필요지난 11월 7일 지방재정 확충과 누리과정 해결을 위한 기자회견이 열렸습니다. 수도권 지방자치단체장과 서울·경기·인천교육감, 지방의원(지방재정 확충과 누리과정 해결을 위한 공동대표단, 이하 공동대표단) 등이 지방재정 확충과 누리과정 해결에 대한 목소리를 한 데 모아 전달하기 위해 중앙의 정치무대인 국회를 찾은 것입니다. 공동 기자회견에는 약 200명의 지방 선출직들이 참여했습니다. 25년 지방자치 역사상 지방 선출직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공동대표단은 기자회견과 입장문 전달 등을 통해 누리과정은 국가가 해결해야 하는 보편적 복지로 국가의 사무인 점을 다시 한 번 명확히 밝히고, 2017년에는 보육대란이 일어나지 않도록 국회가 나서주길 당부하였습니다. 또한 성장 없는 재원으로는 지방자치는 고사하고 늘어나는 복지 지출을 감당하기에도 벅찬 지방정부의 입장을 전달하고 지방정부의 자치 실현을 위하여 지방 소득세와 지방 소비세 같은 신장성이 강한 재원을 얻을 수 있는 구조 변화의 필연성을 설파하였습니다.그러나 2017년 예산안에 대한 심사가 이루어지고 있는 현재까지도 누리과정 예산은 반영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올해와 같은 미봉책으로 누리과정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면 보육대란은 매년 되풀이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곧 행정에 대한 불신과 시민의 불안감 가중으로 이어질 것입니다.뿐만 아니라 중앙정부의 재원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현재와 같은 지방재정 구조로는 지방자치의 본질과 독립성 저하는 물론이고, 지방의 경쟁력마저 사라지게 할 것입니다. 현재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재정지출 비율은 4대6인데 비해, 국세와 지방세의 세원 배분 구조는 8대2에 불과합니다. 지방재정 구조 자체가 불균형 되어 있고, 누리과정을 비롯한 사회복지 분야 예산까지 지방정부에 전가되며 민생을 돌볼 재원은 더욱 부족해지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지방재정은 더욱 악

  • [발언대]가스보일러, 굴뚝 점검·환기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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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언대]가스보일러, 굴뚝 점검·환기 필수 지면기사

    추위에 절로 몸을 움츠리게 되는 계절, 겨울이다. 집집마다 김장을 담그고 난방비 절약과 단열을 위해 유리창에 에어캡을 붙이고, 장롱 깊숙이 넣어뒀던 내복을 꺼내 입는 등 월동준비로 분주하다. 이와 더불어 우리 모두의 안전을 위해 꼭 잊지 말아야 할 월동준비가 하나 더 있다. 바로 일산화탄소 중독사고 예방을 위한 가스안전 실천이다.'아니! 연탄가스 중독은 들어봤어도 일산화탄소 중독은 무슨 소리'라고 흘려들을 수 있다. 그러나 우리 주변에서 실제 사고가 일어나고 있고, 자칫 부주의하면 내 이야기가 될 수도 있는 끔찍한 문제라는 걸 명심할 필요가 있다.2014년 11월 경기도 남양주 한 캠핑장에서 텐트를 치고 야영 중이던 야영객 2명이 난방을 위해 가스연소기를 켜둔 채 잠들었다가 사망했다. 2016년 3월에는 강원 평창의 한 초등학생이 오랜 기간 등교를 하지 않아 선생님이 가정방문을 해서 일가족이 보일러를 켠 채 숨져있는 것을 발견하는 안타까운 사고도 있었다. 모두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인한 사고다. 실제 최근 5년간(2011~2015) 가스보일러 등 일산화탄소 중독사고는 28건이 발생해 109명이 인명피해를 입었다.가정용 난방연료로 주로 사용되는 가스보일러는 설치장소의 부적합, 노후제품의 불량 및 사용자의 안전 불감증으로 인해 가스보일러 가동 중 발생하는 일산화탄소 중독사고가 대부분이다. 가스보일러 사고가 발생하는 주원인은 가스보일러 노후·결함에 의한 제품불량사고가 가장 많고, 다음은 배기통(굴뚝) 연결부 이탈에 의한 배기가스유입 사고, 급·배기구 막힘에 의한 사고 순이다.한국가스안전공사와 전국 도시가스사 등이 겨울철 가스안전을 위한 점검을 강화하고 있지만, 이와 함께 각 개인의 안전에 대한 관심과 주의가 절실히 요구된다.먼저 우리집 가스보일러를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 일산화탄소의 실내 유입을 막기 위해 배기통이 빠져 있거나 꺾인 곳은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거주 지역의 도시가스사나 LP가스 공급자에게 문의하면 전문적이고 상세한 안전점검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가스보일러나 순간온수기는 환기가 잘 되는

  • [기고]행백리자반어구십(行百里者半於九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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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고]행백리자반어구십(行百里者半於九十) 지면기사

    중국 전국시대 말 진나라가 다른 제후국보다 강력한 힘을 발휘하게 되자 진나라의 무왕은 자만하기 시작한다. 이를 걱정한 한 신하가 '시경'(詩經)의 구절을 들어 충고의 말을 전한다. "신은 마음속으로 임금께서 제나라를 가볍게 알고 초나라를 업신여기며, 한나라를 속국 취급하는 것을 염려하고 있습니다. '시경'에 말하기를 '백 리를 가는 사람은 구십 리를 반으로 한다' 했습니다. 처음은 누구나 잘하지만 끝마무리를 잘하는 사람은 드문 법이니(靡不有初鮮克有終), 공께서는 이를 마음에 새기십시오." 이른바 '행백리자반어구십(行百里者半於九十)'의 어원이다.지난 7월 민선 6기 2년을 정리하면서 인천시의 부채 감축 성과가 조명을 받은 바 있다. 재정 문제를 책임진 재정기획관으로서 13조 원이 넘던 시 본청과 공사·공단 부채를 약 2조 원가량 줄인 것은 누가 봐도 평가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이 부채 감축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를 놓고 갑론을박하는 것은 어쩐지 시기상조라는 생각이 든다. 조금 복잡한 얘기를 하자면, 기업에서 쓰는 회계를 정부에 도입해서 쓰다 보니 계상되는 잠재적으로 갚아야 되는 돈(부채)까지 포함해서 2조원이다. 시가 직접 은행에서 대출받은 돈(채무)은 3조2천억원 정도 되는데 아직 2천억 원도 못 갚았다. '시 재정 문제 빛이 보인다'고 보도가 나가니 은행빚 다 갚은 줄 아는 사람도 있는데 언감생심이다.지금 시의 재정 문제 해결은 마무리 단계가 아니라 이제 막 시작을 한 단계다. 손을 놓은 채로 어쩌지 못하던 상황을 그래도 끝이 눈에 보이는 범위 내로 끌어다 놓은 정도다. 2년 동안 뭐했냐고 물어본다면 할 말은 없다. '쓰기는 쉬워도 벌기는 어렵다'는 가정경제의 흔한 명제로 대신 설명이 될는지 모르겠다.정부라는 신체가 제 기능을 하려면 재정이라는 혈액이 온몸을 돌아다녀야 한다. 가끔 몸의 상태에 따라 혈압이 낮아지고 높아질 때도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어느 정도의 혈류량이 유지되어야 한다. 불필요한 움직임을 줄여 불필요한 에너지를 생산하는데 혈액이 안 쓰이도록 하는 것만으로는 부

  • [시인의 연인]해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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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의 연인]해금 지면기사

    나를 이토록 아프게 하는 소리 떠나간 이 불러다 앉혀 놓는 소리 차마 그이에게 잘못한 일들 그이 맘에 아직 남았을 상처 너는 다독여 주리라 하건만눈이 시리도록 울어 울어야 못다 맺은 인연 풀어헤칠까 저 연두빛 숲에 그늘이 지도록아픈 가슴 파고드는 네 소리 슬픔이 이렇듯 빛날 수 있나 방민호(1965~)세상에 많은 악기가 추구하는 것은 자연의 소리다. 자연의 소리에 가깝게 근접 할수록 악기는 아름다운 소리를 낸다. 악기는 자연의 소리를 자연스럽게 모방하는 것이며, 우리는 재현되는 그 소리를 통해 내면의 울림을 느낀다. 그러나 어떠한 소리든지 그 자체로 있을 수 없으며, 소리는 사물과 부딪힘이라는 물리적인 것에서 파생되는 것이다. "나를 이토록 아프게 하는 소리"도 '떠나간 이'와의 갈등에서 고조된 것이며 "차마 그이에게 잘못한 일들"이 남은 까닭이다. 이처럼 "그이 맘에 아직 남았을 상처"에서 연원하는 가슴의 통증을 '해금 소리'가 호명하고 어루만지는 것이다. 해금이 상처 입은 감정을 다독여 주고, 눈이 시리도록 울어주면서 '못다 맺은 인연'을 풀어헤치는 사이 자신 내면에 "아픈 가슴 파고드는 네 소리"를 슬프도록 연주한다. 당신도 그렇다면 가을의 끝에선 한그루 나무처럼 눈물 흘릴 줄 아는 '몸의 악기'를 가졌다./권성훈 (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방민호(1965~)권성훈 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

  • [조성미의 나무이야기]늦가을 물들이는 황금빛 낙엽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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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성미의 나무이야기]늦가을 물들이는 황금빛 낙엽송 지면기사

    늦가을에서 초겨울로 넘어가는 요즘 울긋불긋 화려함을 뽐내던 단풍이 지고 난 후 뒤늦게 홀로 황금빛을 자랑하며 마지막 가을을 아름답게 장식하는 나무가 바로 낙엽송이다. 낙엽송은 단풍뿐만 아니라 초봄 연둣빛 신록의 자태도 고운데 박두진 시인은 낙엽송이란 시에서 '가지마다 파아란 하늘을 받들었다. 파릇한 새순이 꽃보다 고옵다'라고 할 정도로 싱그러운 생명력과 꽃보다도 곱다고 아름다움을 예찬하고 있다. 낙엽송은 소나무과의 침엽수로 일본이 원산지이며 상록수인 소나무과의 다른 나무들과 달리 가을이면 물들어 잎이 떨어지는 큰키나무이다. 정식 이름은 이렇게 잎을 갈고 원산지가 일본이라고 해서 일본잎갈나무이다. 우리나라 금강산 이북지방에 자생하는 잎갈나무가 있는데 백두산에 가면 울창한 원시림을 이루고 있으며 낙엽송과 구분이 쉽지 않다. 낙엽송은 잎갈나무와 달리 비교적 춥지 않은 중부 이남의 비옥한 땅에서 잘 자라며, 높이 30m 직경 1m까지 자란다. 나무껍질은 회갈색으로 세로로 갈라져서 긴 비늘조각처럼 벗겨지며 가지는 수평으로 뻗거나 아래로 처진다. 잎은 선형으로 짧은 가지에 20~30개씩 모여나는데 밝은 녹색으로 소나무나 잣나무보다는 길이가 짧다. 꽃은 5월에 노란색 타원형의 수꽃과 담홍색의 달걀모양 암꽃이 한 나무에서 따로 피며 열매는 솔방울 모양으로 9~10월에 익는데 처음에 아래쪽을 향하다가 열매가 익을 때 위쪽을 향한다. 낙엽송은 자라는데 햇빛이 많이 필요한 나무로 병충해에 강하나 공해에는 비교적 약한 편이다.낙엽송은 1904년 우리나라에 처음 도입됐다. 60~70년대 이후 치산녹화계획에 따라 정부주도하에 나무심기가 한창일 때 1순위 권장수종으로 일제강점기와 6·25 전쟁으로 헐벗은 산을 푸르게 하는데 크게 기여했으며, 현재는 우리나라 산림면적의 6.2%인 27만2천㏊를 차지하고 있다. 낙엽송은 자라는 속도가 빨라 짧은 시간 내에 많은 목재를 생산할 수 있으며 특히 목질이 우수하고 곧게 자라 상품성이 좋아 경제 수로 각광 받고 있다. 목재는 강하고 결이 세서 못이 잘 박히지 않을 정도이며 탄력이 적어 전

  • [월요논단]중국 대상 사업, 변화의 바람을 읽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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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요논단]중국 대상 사업, 변화의 바람을 읽어라 지면기사

    박리다매식 '패키지 여행' 한계단체 유커보다 개별 싼커 증가세쇼핑 탈피 스토리텔링 명소 개발수요 맞춤형으로 패러다임 변화교육·수출분야도 인식전환 필요품질·서비스 질적 향상 꾀해야올해 3월 말 중국 아오란 그룹의 임직원 6천여 명이 포상휴가차 인천에 대규모로 찾아왔다. 그들은 중국의 24개 도시에서 항공기 158편에 탑승했고, 인천·경기 지역 24개 호텔 1천500여 객실에 투숙했으며 시내 관광을 위한 버스 140여 대도 동원되었다. 그들을 한꺼번에 수용할 식당이 없어서 컨벤시아호텔 지하주차장에 임시 식당까지 개설하였다. 이 전무후무한 포상휴가로 인한 경제적 효과는 270억 원으로 추산된다. 뒤이어 6월 22일에는 동북아 최대 크루즈선이 입항하여 전체 승객 중 절반가량인 2천여 명이 인천을 관광하였다.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들의 수는 매년 가파르게 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연도별 방한 중국인 관광객은 2010년 187만5천명, 2014년 612만6천명, 그리고 올해는 800만명을 상회할 걸로 예상된다. 분명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관광객의 지속적인 유치를 위해 관광정책에 변화가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중국 관광객은 대규모 단체 관광객, 즉 유커(遊客)가 대다수였다. 이들은 여행상품 가격이 왕복 항공료에도 못 미치는 저렴한 패키지여행으로 온 경우가 많았다. 여행사는 관광객을 대도시나 관광지 외곽에 있는 저렴한 모텔에 투숙시켜서 관광지로 이동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하루에 2~3차례씩 면세점을 들러서 관광객이 물건을 사도록 하고 가이드는 수수료를 챙기도록 하는 관행이 이어졌다.이러한 문제점을 파악한 중국의 국가여유국이 지난 10월 13일 '불합리한 저가 여행 관리 추진에 관한 통지'를 내렸다. 저가여행 패키지를 판매하다 적발될 경우 30만 위안(약 5천만원)의 벌금을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24일에는 일부 지방정부가 한국으로 가는 단체 관광객을 지난해 관광객 수를 기준으로 20% 줄이라는 지시까지 내렸다. 그 결과 유커 특수를 누려왔던 화장품

  • [춘추칼럼]대통령을 위한 다섯개의 메모
    칼럼

    [춘추칼럼]대통령을 위한 다섯개의 메모 지면기사

    끝까지 생각하고 언제나 성찰할 준비로 살았는지최씨 일가를 만나고 40여년간 되돌아본적 없었는지자신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 곁에 있지 못했던 걸까#1 내가 교수로서 하는 일은 가르치는 일이 아니라 배우는 일이다. 정확히 가르치기 위해서는 공부를 하지 않으면 안되니까 이 직업의 본령은 차라리 배움에 가깝다. 게다가 학생이 하는 질문 중 어떤 것은 내게 와서 오히려 답이 되는 일도 많다. 맹렬하게 인문학을 공부하는 한 제자가 내게 말했다. 지식에 대한 자신의 욕망이 본질적으로는 권력에 대한 욕망처럼 느껴진다고. 아니, 도대체가 무언가를 알려고 덤벼드는 것 자체가 그 대상에 대한 폭력인 것은 아니냐고. 과한 반성이라고 답을 건넸지만, 그 질문의 여운이 내게는 길었고, 그래서 지금은 다시 말해주고 싶다. 너의 그와 같은 근본적인(radical) 고민은 그 고민 자체가 바로 답이라고.#2 재직 중인 학과에서는 매학기 문인 특강을 여는데 이번에는 이성복 시인을 초대했다. 학생들에게 시인을 소개하면서 내가 아는 이런 내용을 전했다. 시인은 평생 접한 문장들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들을 모아 몇 권의 노트를 만들었는데, 놀라운 것은 그가 그 노트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 외운다는 것. 그래서 운동을 할 때면 그 문장들을 처음부터 끝까지 암송하고는 한다는 것. 무엇하러 외우기까지 하는가. 어디 가서 폼 나게 해답을 제시하기 위해서가 아닐 것이다. 그 문장들 속에 담겨 있는 질문을 수시로 다시 묻기 위해서, 하여 바닥까지 남김없이 다 물어버리기 위해서일 것이다. 누구나 생각을 한다. 그러나 끝까지 생각하는 사람은 드물다.#3 얼마 후 손택수 시인도 특강을 했다. 시인은 대상을 지속적으로 끈질기게 관찰하는 것이야말로 그 대상에 대한 사랑이라고 했다. 자신은 고등학교 3년 내내 교정의 석류나무를 보았고 어쩌면 그때 시인이 된 것 같다고. 강연 말미에 한 학생이 시인에게 물었다. '요즘에는 무엇을 즐겨 보시나요?' 가볍게 던진 질문이었으나 뜻밖에도 시인의 대답은 심각했다. '학생의 질문은, 당신은 지금 이 사회와 주변 사람에 얼

  • [풍경이 있는 에세이]보는 놈을 보는 것이 참 나… '양평 어울림 미술관'
    칼럼

    [풍경이 있는 에세이]보는 놈을 보는 것이 참 나… '양평 어울림 미술관' 지면기사

    선(禪) 판화가 통칙 스님 작품은작고 소박한 목판화이지만더 없이 큰 울림을 안겨준다각박한 세상살이에 익숙한 사람화려함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게산다는게 무엇인지 깨닫게 해줘/보는 놈을 보는 그 것, 그것은 어떤 현상이나 실체가 아닙니다. 오직 이 순간 서로의 인연에 의지하여 존재할 뿐 이것이 실제입니다. 무한한 공간과 영원한 시간 속에 지금 이 순간 알아차리는 자리, 이것이 참 나(我)입니다. 이 순간이 온 우주와 하나 된 자리입니다./ 통칙스님 판화 집에서양평 지평 땅 수곡마을엔 작고 소박한 어울림 미술관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어울림은 다른 성격을 지닌 둘 이상의 사람이나 물건이 서로 잘 조화를 이룬다는 뜻을 가진 말이지요. 논밭을 앞에 두고 나지막한 언덕을 뒤에 둔 미술관은 흔히 생각하는 미술관 형태의 건축물은 아닙니다. 가건물에 가까운 소박한 모습을 가진 구조물이고 그나마 위층은 선방(禪房)이고 아래층만 전시공간이지요. 이곳은 별도의 입장료 없이 누구나 들어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곳입니다. 전시공간에는 선(禪)판화가인 통칙(洞則)스님의 판화가 전시되어 있지요. 통칙(洞則)은 밝고 막힘없이 트여있어 진리를 꿰뚫어본다는 뜻을 지녔다고 합니다.그의 조부(祖父)는 불교계에선 알아주는 고승이었지요. 그 영향을 받아 불교에 귀의했고 출가 후 곧바로 목판화를 공부해 27년 전 경인 미술관을 시작으로 프랑스 문화원과 운현궁 등에서 거의 매년 작품 전시회를 열었습니다. 그의 손에 칼이 쥐어져 나무 판 위를 지나가면 마음을 일깨우는 경구(警句)가 되고 그 구절에 맞는 치열한 삶의 순간과 깨달음의 그림이 탄생되는 것이지요. 목판화는 그 유구한 전통만큼 깊고 넓은 의미를 간직하고 있어 보는 순간 마음이 내려앉고 고요해집니다. 찌든 삶의 일상이나 상처받은 마음이 위안을 얻고 치유되는 이유이지요. 선(禪) 판화가인 그의 판화들은 저마다 다른 의미의 화두를 던집니다. 목판화 그림은 더없이 간결하고 단아하지만 그림마다 던지는 화두는 보는 사람마다 다르고 마음속으로 들어오는 느낌이 다르지요.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말이 있지요. 작

  • [열린마당]최종목표가 한의사를 없애는 것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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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린마당]최종목표가 한의사를 없애는 것이라니… 지면기사

    국민의 건강과 보건을 위해서 존재하는 의사단체들이 담합과 불공정거래 강요행위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과 제재를 받았다. 그 범법행위의 목적이 궁극적으로 한의사를 죽이기 위한 것이었다니 참으로 유감이다. 더구나 한의사는 의료법상의 동료 의료인이 아닌가. 호구지책이 무섭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지만, 의사들의 밥그릇이 줄어드는 것을 한의사 탓만 하면서, 한의사에 대한 질시와 음험한 시선들이 있다는 것을 소문으로는 들어봤다. 하지만 국가기관(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로 이렇게 명명백백하게 그 범죄행위들이 밝혀지니, 한편으로 이렇게까지 추잡한 짓거리를 벌여온 의사들이 안쓰럽기도 하다. 그렇지만 그 행위들에 대해서는 혐오스럽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겉으로는 환자의 건강과 국민의 보건을 위하는 척하면서, 속으로는 자신의 잇속을 챙기기 위해서 한의사를 죽이기 위해 밤 잠 안자고 골몰했을 그 흉악한 꼴을 드러냈으니 말이다.한의사는 대한민국 한의과대학 6년을 졸업하고, 대한민국 한의사 국가고시를 합격해 국가면허를 받게 되는 대한민국 의료인 중 하나이다. 특정집단이 죽이고 살릴 수 있는 그런 가볍고 가치 없는 존재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다른 의료인 중 하나인 의사들이 집단으로 한의사의 궤멸을 목표로 수년간 조직적으로 불공정거래를 강요하고 담합을 해왔다는 것은 한의사들뿐만 아니라 국민들에게도 너무나 큰 충격과 실망이다. 초음파영상기기를 포함해 엑스레이, CT, MRI 및 혈액검사기기는 현대과학이 만들어낸 문명의 이기다. 자동차, 비행기, 카메라와 같은 성질의 것이다. 이러한 것들을 의사들만 독점적으로 사용해야 하고, 한의사는 사용할 수 없다는 논리인가?이번에 적발된 의사협회 등의 불공정거래 범죄행위를 지켜보면서, 한의사들이 반드시 현대의료기기를 이용하여 침, 뜸, 한약 등의 한의 치료를 시행하면서 초음파, 엑스레이, 혈액검사기 등을 사용해야 한다는 확신은 과학의 발전으로 탄생한 수많은 의료기기와 검사를 오로지 자신들의 밥벌이 도구로 생각하고, 병원들의 과열경쟁으로 줄어든 수입원을 불필요한 검사와 무리한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