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월요논단]대한민국호 아리랑 고개를 넘자 지면기사
지금 상처입고 신음하는 나라되살리기 위해 당파적 이해나대권욕 자제하고 대승적 차원서혼돈을 전화위복 계기로 삼자낡은 헌법과 국가근간 개혁하고양극화·고통 치유위한 지혜 필요특정 사인들의 뿌리깊은 국정 농단(壟斷)과 이를 막지 못한 대통령의 멍에를 벗어나기 위하여 온 나라가 신음하고 있다. 노한 민심의 큰 물결이 일고 국정의 진공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이 시간 대한민국호는 어디를 향하여 가고 있는가?지금의 시국은 주변 열강의 각축 속 이리와 늑대들에 둘러싸인 어린 양처럼 쇠잔해 가던 구한말이나 해방 이후 남북 분단으로 갈등하며 동족상잔에 빠졌던 위태로움에 비견될 수 있다. 최근 미국·소련·중국·일본 4대 열강 모두 강력한 국가 수반들이 등장해 국력을 극대화하고 자국의 이익을 전면에 내세우며 서로간 첨예한 패권다툼을 벌이고 있다. 이런 4대 열강의 한 복판에서 핵무장 완성만을 목표로 치달리는 동족 북한을 대치하며, 새우등처럼 웅크린 대한민국이 국정 리더십의 중심을 잃고 표류하고 있다. 만일 현재의 사태를 슬기롭게 극복하지 못하면 반만년 역사에 천우신조로 이룩한 경제 기적과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의 성과가 일순 몰락할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엄습한다. 일단 사인의 국정 농단에 연루되어 휘둘린 대통령이 더 이상의 미련을 내려놓고 국민께 진정한 참회를 표명하고 국정 일선에서 스스로 물러섬이 사태 해결의 출발점이라 보인다. 그러나 대통령과 관계인들의 국법위반 책임소재와 경중이 사법절차에 의하여 밝혀지기도 전에, 정치인들과 국민들이 대통령을 물리력으로 끌어내리려 한다면 헌정 붕괴의 혼란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 우리의 단점으로 지적되는 당파성과 조급성, 부패 둔감과 나만 옳다는 독선을 버리지 못하고 이 사태를 당리당략과 차기 집권에만 이용하려 든다면 국정 혼란은 더욱 깊어질 뿐이다. 대통령이 스스로 국정 일선에서 물러날 기회를 주고 헌법 절차에 따라 새 대통령과 정부가 구성될 때까지 거국중립내각의 책임총리가 과도정부를 이끌게 함이 죄없는 국민 모두의 생존과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의 존립을 지키는 최선의 길이라 보여진다.우리
-
[양진관의 날씨이야기]날씨와 경제 지면기사
푹푹 찌던 여름을 보내기가 무섭게 가을을 건너뛰고 겨울이 온 것처럼 찬바람이 불었다. 이번 추위는 북서쪽에서 찬 공기가 한반도로 남하한 것이 원인인데, 지난달 30일 서울에서 첫얼음이 관측되었고, 전국 곳곳의 최저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졌다. 준비할 겨를도 없이 갑자기 차가워진 바람에 옷장 속 걸어두었던 겨울외투를 꺼내 입기도 하고, 서둘러 두툼한 패딩점퍼를 구매한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옷깃을 파고드는 찬바람에 인상을 찌푸릴만도한데 이번 추위가 마냥 반가운 사람들이 있다. 바로 방한용품업체와 난방물품업체, 의류업계들이다. 이른 겨울추위로 월동준비를 서두르는 소비자 덕에 전기매트, 내복, 구스다운과 같은 겨울용품들이 벌써 품귀현상이 나타날 정도로 매출이 급증했다고 한다. 추운 날씨를 기다린 곳은 또 있다. 작년과 올해 초 유례없는 가뭄과 겨울 이상고온으로 얼음이 제대로 얼지 않아 겨울축제를 개최하지 못했던 인제·화천과 같은 지자체들이다. 겨울축제는 매년 수십만 명의 관광객이 찾아오기 때문에 지역 상권이 축제 특수를 누리기 위해서는 산천을 꽁꽁 얼려버릴 낮은 기온과 강수량이 필요하다. 그렇게 생각하면 작년과 올해 초 겨울축제가 무산되면서 큰 타격을 입은 어민과 지역상인들은 올해 일찍 불어온 찬바람이 얼마나 반가울까. 반대로 이번 추위에 건설현장에는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보통 겨울에는 기온이 떨어져 땅이 얼면 작업이 어렵고, 또한 눈이 오는 시기가 빨라지거나 길어지면 콘크리트 타설이 힘들어지기 때문에 앞으로 겨울이 오는 시기에 따라 건설업계는 매출에 직격탄을 맞는다. 이처럼 기상기후와 산업은 별 연관이 없어 보이지만 그에 따라 다양한 분야의 업계에서 희비가 엇갈린다. 지난여름, 35℃를 넘나드는 폭염이 계속되면서 에어컨 판매가 급증했고, 더위를 피해 백화점, 마트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 매출이 올랐지만 반대로 냉방시설이 없는 전통시장에는 손님의 발길이 뚝 끊겨 대조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최근 재미있는 지수가 개발됐다. 다음소프트에서 개발한 '치킨지수'인데 기상청에서 발표하는 불쾌지
-
[시인의 연인]사슴 지면기사
모가지가 길어서 슬픈 짐승이여언제나 점잖은 편 말이 없구나관이 향기로운 너는무척 높은 족속이었나 보다물속의 제 그림자를 들여다보고잃었던 전설을 생각해 내고는어찌할 수 없는 향수에슬픈 모가지를 하고 먼 데 산을 쳐다본다 노천명(1912~1957)사슴은 학·거북이·해·산·돌·물·소나무·달·불로초와 함께 십장생으로서 민족과 친숙하게 지내온 짐승이다. 십장생은 장수를 의미하는 숭배의 대상으로 고구려 벽화에도 부분적으로 나타나며, 병풍이나 이불보, 베개, 자개옷장 등에 수를 놓을 정도로 길운과 장수의 상징이다. '언제나 점잖은 편 말이 없구나' '관이 향기로운' '무척 높은 족속' 등에서 욕망이 절제된 상태의 고고하고 흔들림 없는 정서를 느낄 수 있다. 금방이라도 쏟아질 것 같은, 눈망울 속에서 숨겨진 '비애의 눈물'을 찾을 수 있다. 슬픔과 고독 속에 잠겨 있는 사슴은 고요한 연못의 물을 통해 거울을 들여다보면서 그 속에 '잃었던 전설'을 읽어내기 시작한다. 그것은 지나온 '지난한 향수'이며 '잃어버린 그리움'인 것 같이, 그러한 날이면 당신도 자신도 모르게 넋을 놓고 '슬픈 모가지를 하고 먼 데 산을 쳐다'보는 '녹슨 추억'이 있질 않던가. /권성훈 (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노천명(1912~1957)권성훈 (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
-
[춘추칼럼]'대통령 탈당'과 '김병준 총리'로 풀어라 지면기사
박대통령, 총리권한 국민앞에 분명하게 선언해야진정 거국중립내각 만들겠다면 당적 이탈 필수野, '김병준 카드' 받고 마비된 국정 풀어 나가야'미국판 문화대혁명'. '트럼프 당선'에 대해 중국 일각에서 나오는 평가다. 설마가 현실이 된 것이다. 민주당 정권 8년을 지났으니 이번에는 공화당 차례였다. 미국 정치의 법칙이 그렇다 해도 트럼프 대통령은 상상하기 어려웠다. 당장 걱정은 우리에게 미칠 부정적 영향이다. 미국 45대 대통령 당선인은 기행과 막말을 일삼던 인물이다. 우리가 보아서 알지만 사람의 본성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트럼프의 공약도 가볍게 여길 수 없다. '멕시코 국경 장벽설치' '무슬림 입국 금지' '불법이민자 추방' 등은 실현되기 어렵다. 비용이나 정치적 역학 관계, 법률적 문제 등이 얽혀 있다. 그에 반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방위비 분담금 대폭 인상' 등은 비교적 쉬운 문제다. 자유무역협정은 일방이 통보하면 180일 후 자동 종료된다. 미국에 유리하게 재협상하지 않으면 자동종료 조항을 발동할 수도 있다. 미군 주둔 비용에 충분히 성의를 보이지 않으면 미군 철수를 들고 나올 수도 있다. 모두가 트럼프 지지층으로부터 환영받을 일이다. 북한 핵 문제는 완전히 외면하거나 선제공격론이 현실화되거나 극단을 오갈 수 있다. 어찌 되었건 한미 관계를 포함한 동북아 정세는 엄청난 격변이 예상된다. 중국과 일본이 바짝 긴장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우리는 어떤가. 가장 신경을 곤두세워야 할 대한민국 정치권은 아직 한가하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가안보회의를 소집했지만 크게 힘이 들어가 보이지는 않는다. 통치의 도덕적 정당성과 정책집행의 동력을 이미 상실한 탓이다. 야당은 총리 후보 추천 거부에 이어 이번 토요일 촛불집회에 참석하겠다고 한다. 물론 트럼프 당선 소식이 전해지기 이전의 행보이다. 문제는 앞에서도 말했듯 상황이 심상치 않게 변했다는 사실이다. 정치적 급변 사태가 생긴 것이나 다름없다. 대통령이나 여야 모두 지금과 같은 정치적 교착상태를 더 끌고 간다면 감당
-
[발언대]밤새 안녕히 주무셨습니까? 지면기사
"여러분이 사시는 주택에는 소화기, 단독경보형 감지기가 설치되어 있나요?"2012년 2월 5일부터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가 의무화되어 주택 신·개축 허가 시 설치하고 기존 주택은 2017년 2월 4일까지 설치하도록 되어있습니다.이제 4개월 정도 남았습니다. 국민안전처의 언론홍보와 전국 소방서에서 다양한 이벤트, 캠페인 등을 통해 대국민 홍보를 하고 있습니다.'안전'이라는 단어는 누구나 잘 알고 있습니다. 굳이 세월호 참사를 말하지 않아도 이제 누구나 안전이 중요하다고 말하며 영화에도 단골소재로 등장해 많은 국민이 공감하고 있습니다. 최근 '터널'이라는 재난영화가 개봉되면서 누적 관객수 712만507명(지난 10월말 현재)으로 흥행하는 것을 보면 국민 관심이 얼마나 큰지를 알 수 있습니다. 제 딸이 영화를 보고 나서 터널을 지날 때마다 하는 영화 대사가 있습니다. "대한국민의 안전이 또 다시 무너졌습니다." 우리말 속담에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친다'는 말이 있습니다. 일을 그르친 뒤에는 뉘우쳐도 소용없음을 경고하는 말입니다. 지금 우리 세대가 그렇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안전하고 튼튼하게 고쳐서 자라나는 아이들에게는 안전한 대한민국을 물려주어야 하지 않을까요.최근 3년간 전체 화재의 24.3%, 화재사망자의 60.7%가 주택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정부에서는 더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한 주택을 만들기 위해 소방시설법 제8조를 신설, 주택(단독·다중·다가구·연립·다세대)거주세대마다 소방시설을 설치하도록 하였습니다.여러분이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다면 내가 사는 집에 단독경보 감지기와 소화기가 있는지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단독경보형 감지기는 거실, 각 방 천장마다 설치되어 가족이 잠든 사이 화재가 발생하면 경보음을 울려 대피하도록 도와주고 소화기는 화재의 초동진화를 도와줍니다.해외사례를 들어보면 미국의 경우 주택용 화재경보기 설치가 32%일 때 6천15명, 96%일 때 2천380명으로 사망자가 현저히 줄어들었습니다. 광명소방서의 경우도 2015년 전통시장에 거주하시는
-
[풍경이 있는 에세이]정치라는 것의 감각 지면기사
아버지가 원했던 신문속 세상이야합·비리 부정으로 얼룩진 정치권력 준 적없는 세력이 활개치고통치권자는 책임 방기한채 비호그러는 동안 무구한 사람이 죽고상처받는 세상 아니었다고 믿어누구나 정치라는 것을 느꼈던 최초의 순간이 있을 것이다. 연결되어 있고 다수의 문제라는 감각, 공동체의 상태에 영향을 주는 강력한 힘, 하지만 다수의 것이기에 한명 한명의 개별적인 선택이 무력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는 것. 내가 세상에 정치라는 것이 작동한다는 사실을 알았던 건 신문을 읽는 아버지의 어깨 너머를 통해서였다. 아버지는 지금까지 수십년 동안, 내가 아버지라는 대상을 인지했던 까마득한 옛날부터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 고심하며 세상을 읽었다. 늘 파자마 차림이라서 그건 일상적이고 좀 안온한 느낌을 주었지만 한손으로 가만가만히 종잇장을 넘기던 신중한 태도는 지금의 행위가 중요하고 많은 생각의 동력을 필요로 한다는 걸 느끼게 해주었다. 그런 아버지의 아침에 내가 또다른 풍경으로 등장하게 된 건 스무 살이 되면서였다. 내가 다른 신문을 구독하면서 집에는 두 개의 신문이 배달되었고 우리는 서로가 보고 있는 지면에서 펼쳐지는 세계, 서로가 지지하고 응원하는 세상의 동력, 그것을 구현하기 위해 선택한 정치적 방향에 대해서 때로는 직접적으로, 때로는 신문을 보고 있는 모습 자체를 통해서 드러냈다. 나는 내가 믿는 세계에 대한 열렬한 신념을 갖게 된 젊은이였지만 아버지에게 '급진적으로' 드러낼 수는 없었다. 아침이면 마주했던 아버지의 뒷모습, 신문이 놓여 있는 바닥으로 기울어진 어깨, 생각하는 사람의 느린 손동작 같은 것들이, 정치라는 것을 감각하고 있는 한 시민으로 남아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한 시민은 판단하는 사람이었고 선택하는 사람이었으며 거기에는 지켜야 할 하루의 일상과 그것의 중첩으로 이루어진 인생이 있는 것이었다.요즘의 한국 정치를 바라보면서 참담함을 느끼는 것이 비단 나뿐일까. 현 정권을 지지했던 사람들, 그들이 이 공동체의 운명을 책임질 사람으로 현재의 대통령을 주목했을 때 거기에는 그들이 체험한 자기 삶이 있었으리라
-
[열린마당]사랑, 그 진부함과 새로움 지면기사
사람에게는 숨길 수 없는 3가지가 있다고 얘기하곤 한다. 바로 기침과 가난 그리고 사랑이다. 사랑은 하나의 의미로 정의할 수 없는 인간 감정의 집합이자, 숨길 수 없는 인간 본성이건만, 사람들은 점점 사랑을 표현하는 데에 인색해져간다. 각박한 사회가 사랑을 숨기게 한다. 자꾸 사랑의 무게를 저울질해보라 권한다. 남과 여를 나누고 서로 누가 더 피해자인지 겨뤄보라고 부채질한다. 장사꾼처럼 사랑을 흥정하고 저울눈을 속이듯 서로 이득을 노리는 관계에서는 진정한 사랑이 싹트고 열매 맺지 못한다.한 가지 분명한 것은 사랑의 시작점은 사랑하는 대상으로부터가 아니라 나로부터라는 점이다. 내가 먼저 사랑해야, 내가 먼저 표현해야 사랑은, 더 사랑스러워진다. 어느 저명한 목사와 그의 아들에 얽힌 이야기가 있다. 목사의 아들은 중학교에 다니는데 얼굴도 잘생겼고 공부도 곧잘해서 누구에게나 귀여움을 받았지만 한 가지 약점이 있었다. 나면서부터 눈이 사팔뜨기였던 것이다. 하루는 그 아이의 담임선생이 학교로 한번 찾아오라고 했다. 무슨 일일까 하고 급히 학교에 달려갔더니 담임선생은 별일은 아니라고 하면서 그의 아들이 나무랄 데 없는 훌륭한 아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담임선생은 이내 송구스럽다는 표정을 지으며 "그런데 목사님, 저 아이가 모든 일에 모범적이고 꿀릴 데가 하나도 없는데 한 반의 친구란 놈들이 보기만 하면 '사팔뜨기' 라고 해서 학교에서는 기가 죽어 있는 것 같다"는 말이었다. 그 말을 들은 목사는 말했다. "아니 사팔뜨기를 사팔뜨기라고 부르는 게 무슨 잘못입니까? 그것 때문에 기가 죽을 까닭은 하나도 없지요." 이렇게 말하고 오히려 얼굴에 미소를 지으면서 그는 교무실을 나왔다.사실 목사는 그날 밤 한잠도 못 자고 뜬눈으로 새웠다고 한다. 자기의 아들이 친구들에게 사팔뜨기라고 놀림을 받는다고 생각을 하니 마음이 괴로워 도저히 견딜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이른 새벽부터 아무도 없는 예배당에 홀로 무릎을 꿇고 앉아서 "제 아들의 눈을 내 눈과 바꾸어 주었으면" 하는 기도를 했다고 한다.사랑은
-
[특별기고]이심전심을 가능케 하는 경청(傾聽)의 힘 지면기사
두 아들 모두 대학 입학과 동시에 집을 떠났습니다. 늘 품 안에 있을 것만 같았던 아들의 부재로 아내와 저는 걱정도 많고, 애틋함도 커졌습니다.문득 작은아들이 잘 지내는지 궁금해 전화했더니 지금 아버지 생각을 했다며 우린 '이심전심' 이라고 하길래 기분이 좋아 크게 웃었습니다. 이심전심, 맞습니다. 작은 행동 하나로 상대방의 마음을 읽는 일은 참 어려운 일입니다.많은 심리학자, 과학자가 사람 마음을 읽는 방법을 찾으려고 연구하고 있지만 쉽지 않습니다. 사람의 마음을 과학적 데이터로 분석하는 일이 과연 가능할까요? 얼마 전 하반기 시민과의 대화 일정을 끝냈습니다. 주민센터에서 만난 시민께서 저를 반겨주십니다. 그리고 "시장 만나기가 쉽지 않은데, 이렇게 얼굴을 보니 좋다"고 하십니다. 그러면 제 마음이 불편합니다.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한 듯해서 송구한 마음이 듭니다. 그래도 '이심전심' 시민께서 제 마음을 알아주셨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시장의 마음을 시민이 알아주시고, 시민의 마음을 제가 잘 헤아린다면 얼마나 환상적인 시정을 펼칠 수 있을까요. 2년 동안 시정을 알리고 싶어 구두가 닳도록 참 많이 뛰어다녔습니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우리 시 발전 계획, 각종 현안, 복지 서비스에 대해 전하려고 노력했습니다.그런데 마음까지 전하는 건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2년동안 시장으로 일하면서 제 마음을 전하고 시민 여러분의 마음을 헤아리는 좋은 방법을 찾았습니다. 바로 경청(傾聽)입니다.언제부터인가 주민센터, 학교, 기업체, 거리, 전통시장에서 시민 여러분의 이야기를 경청하다 보니 구부정하게 서 있는 저 자신을 발견합니다. 눈을 잘 맞추고 잘 들으려 하니 점점 더 구부정해지는 듯합니다. "아니, 왜 반듯하게 서 있지 못하고 구부정한 게야"하고 꾸짖으셔도 어쩔 수가 없네요."무료 예방접종을 해준대서 보건소에 갔더니 사람이 너무 많아. 기다리기 힘들었다"는 어르신, "우리 빌라에도 도시가스가 들어왔으면 좋겠는데, 연료비가 비싸 추위가 오면 겁이 난다"는 아주머니, "삼성전자가 가동하면 취
-
[경제전망대]삼성 이대로 두고 경제 민주화 될까? 지면기사
최순실 딸 승마훈련 위해 35억 지원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갤럭시 노트7 출시 동시에 단종어떤것에 경영 초점 맞췄는지…최씨일가 사익추구 했다지만대기업, 사실상 한국사회 권력 포획지난해 3월 승마협회 사장사가 한화생명에서 삼성전자로 바뀌었다. 새로운 사장사는 특정 승마선수의 전지훈련을 위해 적극적으로 뛰었다. 독일 헤센주 승마협회장을 끌어들인 회사에 35억원의 컨설팅 비용을 지원했다. 이 해 여름에는 승마협회 회장인 삼성전자 대외담당 박상진 사장이 직접 독일을 방문하기도 했다. 같은 해 10월 2020년 도쿄 올림픽까지 아예 그 선수가 속한 마장마술 경기를 지원하기 위한 로드맵도 만들었다. 이제는 우리 국민 모두가 다 아는 그 유명한 어머니와 딸을 돕기 위한 눈물겨운 노력이었다. 이 모든 일이 정말 삼성이 맡은 승마 종목의 선수 기량 향상을 위한 것 이었을까?승마협회 사장사가 바뀌기 4달 전 삼성과 한화 사이에 빅딜이 벌어졌다. 삼성그룹의 방산화학 계열사 4곳이 1조9천억원에 한화에 팔렸다. 박 사장의 독일 방문 무렵에는 삼성그룹 지배구조와 사업구조 재편의 핵심이라고 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이뤄졌다. 당시 사모펀드인 엘리엇이 합병에 반대하고 나섰다. 삼성은 대주주인 연기금의 도움을 받아야만 했다. 연기금을 지배하는 정부의 지지를 받은 셈이었다.기가 막힐 노릇이지만, 이 모든 것도 우연이었다고 치자. 이 시기 삼성전자에서 벌어진 엄청난 일도 잊어서는 안 된다. 갤럭시 노트7은 애플의 예봉을 꺾고 세계 시장점유율 1위라는 아성을 공고히 하기 위한 야심작이었다. 하필 그 모녀를 위해 지극 정성을 다하던 시기 개발이 시작됐다. 어쩐 일인지 신제품의 치명적 결함이 내부에서 걸러지질 않았다. 이 제품은 올해 하반기 출시됐다, 이내 단종됐다. 3분기 수익은 반 토막 가까이 떨어졌다. 단종으로 인한 악영향은 내년 상반기까지도 이어질 것이다. 이 일로 공중으로 사라져버린 시가총액이 최종적으로 얼마나 될지는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 삼성전자는 도대체 어떤 것에 경영의 초점을 맞췄으며, 어떻게
-
[기고]300만 글로벌 거점, 인천의 2016 대한민국 건축사대회 지면기사
오는 15일이면 '2016 대한민국 건축사대회'가 송도국제도시와 중구 개항장에서 성대히 열린다. 대한민국 건축사대회는 1989년 서울서 시작해 2년마다 지역에서 치러지는 건축전문가들 행사이다. 인구 300만 시대에 돌입한 인천에서 '건축사, 건축문화 가치 재창조'라는 주제로 전국 최초로 지자체인 우리 시와 대한건축사협회가 공동 주최한다. 역사와 미래를 품은 인천에서 과거의 기록을 통해 새로운 시대로의 방향성을 모색하고자 한다. 인천만이 가진 고유한 특성과 잠재적 가능성을 건축적 기법으로 재조명하고 도시의 성장 동력으로 활용하겠다는 취지이다.국가공인건축가인 건축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건축문화산업 전반에 대한 현안을 논의하고 신도심과 개항장을 탐방하면서 교류의 장이 열린다. 이번 대회는 50주년을 맞이한 건축사들이 과거를 되돌아보고 더욱 건강한 미래를 설계하게 될 것이다. 최근 '모든 길은 인천으로 통한다'는 뜻을 담은 'all ways lncheon'이라는 새로운 도시브랜드(BI)와도 부합한 행사로서 의미가 있다 하겠다. 대한민국 길을 열고, 세계로 길을 잇고, 우리가 함께하는 길이 되는 인천의 철학과 지향점을 나타낸다. 인천을 비롯한 우리나라는 지난 20세기 산업화에 따른 도시화 과정에서 양적 성장을 이루는 데 성공했다. 경제성장만을 추구한 결과, 건축의 고유한 미학적 가치가 무시되어 문화적 품격이 높은 건축물과 도시공간을 만드는데 소홀했던 것도 사실이다. 이제 사회적 가치 추구의 패러다임 변화에 발맞춰, 진정한 품격이 갖추어진 삶의 공간으로서 건축의 의미를 재발견하기를 기대하며, 집과 마을의 본질인 사람을 위한 장소를 만들어 내고 우리의 삶을 담아내는 좋은 그릇을 빚는 건축사로 재창조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 이렇듯 건축사들은 과거를 반추하여 해석하고, 나아가 미래를 열 수 있는 진정성 있는 가치 지향점을 추구하는 자리를 우리 인천에서 갖고자 한다.인천은 이번 행사를 통해 스페인의 '빌바오 효과(Bilbao effect)'와 같이 건축이 문화이면서 삶의 고유한 가치를 재조명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