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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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어려운 신고번호? 이제는 3개만 기억하자! 지면기사
세계 주요 OECD 34개 국가 중 우리나라, 일본, 노르웨이 등 6개국을 제외하고는 긴급신고 번호를 하나로 통합해 사용하고 있다.우리나라의 긴급신고번호는 21개이며 비긴급신고와 민원상담번호도 20여개가 넘는다.이렇게 많은 신고번호는 긴급 상황이 발생할 경우 국민들에게 혼란을 야기하고 정부의 통합적이고 신속한 조치가 불가능하게 되어 불필요한 예산을 낭비하게 된다.지난 2014년 4월 16일 발생한 '세월호 침몰사건'만을 보더라도 통합된 긴급신고번호가 없다보니 122, 119, 112 등 여러기관으로 신고가 접수되었고 정부는 통합적이고 신속한 대처를 하지 못하여 결국 소중한 생명들을 잃었다.또한 수많은 신고번호는 신고자들에게 긴급과 비긴급의 중요한 판단을 흐리게 만들어 신고에 대한 '귀차니즘'으로 변질돼 결국 우리가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112, 119에만 신고가 몰리게 되는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한다. 특히 경찰과 소방의 초기대응은 국민 생명과 직결되는 만큼 비범죄 신고와 민원상담 신고가 긴급신고로 흘러가는 것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정부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의 모든 신고번호를 총 3개 110(민원상담), 112(범죄), 119(재난)로 통합하였고 10월 28일부터 전면 시행한다고 공시했다. 특히, 317개 정부기관 네트워크를 연계한 민원상담 110은 전문상담사가 맡고 필요한 경우에만 소관부처로 연결한다.가장 큰 장점은 소방, 경찰, 해양경찰, 국민권익위원회 간 실시간으로 공유돼 신고자의 반복 설명 없이 긴급 상황에 최우선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110은 문자, 예약, 온라인 채팅·화상, 농아자 등 취약계층을 위한 수화 상담도 가능하다. 앞으로 이 3개의 통합번호가 우리 사회에 안착돼 긴급신고는 112(범죄)와 119(재난), 비긴급신고와 민원상담은 110(민원상담)으로 항상 기억되고 올바르게 사용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김상희 안성경찰서 공도지구대 경장김상희 안성경찰서 공도지구대 경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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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통계(統計)가 정책(政策)을 만든다 지면기사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사회에서는 매일 수많은 데이터가 쏟아지고 있고 이러한 시대를 일컬어 빅데이터 시대라고 한다. 이렇게 수많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를 정확히 분석하고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인과검증된 통계가 필수불가결한 존재이다.우리 모두가 통계의 중요성에 대해 잘 알고 있음에도 과연 이 귀중한 통계자료가 정책 수립 등과 관련해 얼마나 활용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통계는 정책수립·집행·평가의 정책 전 단계에서 활용되는 정책의 밑바탕이자 나침반이다. 그러므로 시민과 관련된 정책을 수립할 때에는 통계자료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다양한 종류의 수많은 통계조사 중, 시가 매년 실시하고 있는 안양시 사회조사는 시민의 평소 생활과 만족도를 종합적으로 측정하고 정책수립의 기초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이 같은 통계조사자료가 조금 더 정책에 잘 반영될 수 있도록 몇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첫째, 각각의 통계조사결과를 시의 주요 사업추진 시 적극 공유 필요. 통계조사결과의 공유를 통하여 자료가 각종 시책 개발에 어떻게 활용되었는지를 알 수 있는 피드백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시의 통계담당 부서에서는 분야별 맞춤통계자료 배포를 통해 시책 추진 시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둘째, 시계열 분석에 따른 안양 고유의 통계시스템 구축 필요. 다양한 분야에서의 안양의 변화를 시계열 분석에 따라 정확히 데이터로 산출한 통계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를 통해 안양의 미래를 예측하여 정책을 수립할 수 있는 기초자료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셋째, 인터넷조사가 확산·정착될 수 있는 방안 모색 필요. 현재 통계조사 시 방문면접조사와 인터넷조사를 병행하고는 있지만 아직 인터넷조사가 활발히 이루어지지는 않고 있다. 개인의 정보보호를 중요시하고 있는 현대사회에서는 익명성이 보장되지 않는 조사방법은 정확한 통계자료 산출을 어렵게 만들고 이는 나아가 올바른 정책의 수립을 저해할 수 있으므로 익명성을 보장할 수 있는 인터넷조사의 정착을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넷째, 통계청에서는 지자체에서 지역 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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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 바른 생각과 판단을 위하여 지면기사
예전처럼 정보를 제한하여속임수 쓰는게 쉬운일 아니건만거짓 정보·본질 호도 책략 여전많은 방송·온라인 통한 말 홍수로신중해야 할 요즘 더 각박해지고불신풍조로 '깨어있는 사고' 절실'증삼살인(曾參殺人)'이니 '삼인성시호(三人成市虎)'니 하는 말이 있다. 전자는 어질고 효성 깊기로 유명하던 증자(曾子)와 이름이 같은 증삼이란 자가 살인을 했는데, 사람들이 세 번이나 연속해서 증자의 어머니에게 아들이 살인했다고 전하니 처음에는 믿지 않던 증자의 어머니까지도 결국은 아들을 의심하고 베틀에서 내려와 숨었다는 내용이고 후자는 세 사람이 시장통에 호랑이가 나타날 리 없건만 호랑이가 나타났다고 연속하여 전하니 이치를 따져 믿지 않던 사람도 결국은 믿게 되었다는 말이다. 틀린 말도, 헛소문도 계속되면 믿지 않을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하긴 '반복'만큼 힘센 것이 있으랴. 일상적으로만 보아도 듣기 싫게 반복되는 말씀을 '잔소리'라고 하여 저마다 질색이지만 생각해보면 '잔소리'는 결국 습관이 되고 규칙을 만들기 마련이다. 그러니 선악 시비, 말로 결정되는 판단이야 말할 것도 없다. 세 번이 아니라 30번, 300번도 불사하며 같은 소리를 방출하는 대상을 앞에 놓고 그 생각을 거부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 고사성어가 실린 '전국책(戰國策)'이란 책이다. 전한(前漢)시대의 학자 유향(劉向)이 기원전 6년경에 편찬한 책으로 전국시대에 대륙을 누비며 세 치 혀로 세상을 움직이던 소진(蘇秦), 장의(張儀) 등 대단했던 책사들, 요즘 식으로 표현하면 외교관의 변설과 권모술수를 기록한 것이다. '전국시대'란 중국에서 진(秦)나라, 초(楚)나라, 위(魏)나라 등 일곱 제후국이 서로 패권을 다투던 시대이니 이제는 많은 세력이 서로 주도권을 잡고자 다투는 시기를 전국시대라 칭할 정도이다. 그리고 이러한 시대를 주무르던 이들 외교관을 제자백가의 일원으로 삼아 종횡가(縱橫家)라고도 하니 '합종연횡(合從連橫)'이란 말에서 비롯된 것이다. 요컨대 '전국책'이란 전국시대의 책략이란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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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중강의 음악살롱] 시간의 종말 지면기사
'시간의 종말'은 메시앙(Olivier Messiaen, 1908-1992)의 작품이다. 포로수용소에서 작곡됐다. 독일이 침공하기 일주일 전, 메시앙은 프랑스군에 입대를 했고 포로가 된다. 1941년 1월 15일, 살을 에는 수용소에서 이 작품이 초연됐다. 클라리넷, 바이올린, 첼로를 다룰 수 있는 포로 세 명과 함께, 메시앙이 피아노를 연주했다. 이 작품의 온전한 제목은 '시간의 종말을 위한 4중주'다. 다큐멘터리 영화 '시간의 종말'(김대현 감독)은, 이런 메시앙의 음악에서 제목을 가져왔고, 메시앙의 음악을 효과적으로 사용한다. 메시앙의 '시간의 종말'은 모두 여덟 개의 악장으로 구성돼 있다. 이 다큐멘터리는 메시앙의 이런 음악에서 한 부분씩을 가져와서, 모든 악장을 영화속에 효과적으로 배치하고 있다. 메시앙은 이 작품을 쓸 때, 먼저 4악장 '간주곡'부터 썼다고 한다. 그리고 나서 앞의 1악장부터 3장을 채워나갔다. 이렇게 네 개의 장을 완성한 후에, 뒤의 네 개의 악장을 순차적으로 써 내려간 거다. 이 작품은 8개의 악장을 각각 의미가 있다. 특히 1악장 '수정체의 예배'부터 7악장 '시간의 종말을 고하는 천사들을 위한 무지개의 착란'까지는, 우리의 보편적 삶의 일주일과 비교하는 것이 가능하다. 여기까지가, 우리네 인간의 삶이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 8악장은 '예수의 영원성에의 송가'이다. 이건 현실에서 벗어나고, 시간을 초월한 영원의 세계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메시앙의 작품에 거의 공통적으로 들어가는 정서가 있다. 자연 속에서의 새소리다. 이 작품에선, 제 3악장 '새들의 심연'이 그렇다. 메시앙에 있어서, 현실 속의 가장 아름다운 소리이자 인간이 신에게 근접하면서 연결되는 매개가 '새소리'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영화에서 이런 메시앙의 음악은 양성원이 활동하는 트리오 '오원'과 클라리네티스트 채재일이 연주를 한다. 올해 초 첼리스트 양성원과 영화감독 김대현은 프랑스를 방문했다. 오래전 한국에 와서 순교한 프랑스 신부들의 이야기를 다큐멘터리영화로 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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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연인] 너를 위한 노래 1 지면기사
어디까지 갈지 나도 몰라강물 따라 가노라면 너 있는 곳바로 보이는지 그것도 몰라다만 나 지금은내 몸에서 깨어나는 신선한 피뜨거움으로 일렁이는 처음 떠오르는 말을하루 한 편의 시로 네게 전하고 싶다신달자(1943~)우리는 존재 이유를 대상으로부터 찾기 때문에 상대의 있음은 존재감의 시작이다. 그 사람은 인연으로 된 '관계 맺음'이며, 몸과 몸이 교합된 '에로스적인 사랑'을 의미한다. 나의 길은 오로지 그 사람의 길 위에 있는 것이며, 나는 온전히 '너를 위한 노래'가 되는 것이다. 누군가의 노래가 된다는 것은, 자신이 주체가 아니라 상대가 주체가 되는 것이며, 상대를 위해 나는 자동적으로 불려지게 된다. 그 노래는 "어디까지 갈지 나도 몰라/강물 따라 가노라면 너 있는 곳"이라면 어디인지 길을 묻지 않으며, 가는 길이 맞는지 의심하지 않는 "바로 보이는지 그것도 몰라" 날마다 사랑이 곁에 있다는 자체가 중요하다. "내 몸에서 깨어나는 신선한 피"의 생성은 그와 같이 아침을 맞이하며 현실을 살아갈 수 있다는 '삶의 피스톤'이 된다. 누구나 사랑을 하면 시인이 된다는 말이야, 말로 "뜨거움으로 일렁이는 처음 떠오르는 말을/하루 한 편의 시로 네게 전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당신, 오늘부터 시인이 될 수 있다. 아니, 인연을 만난 날 이미 당신은 아름다운 '한편의 시' 인줄 몰랐을 뿐이다./ 권성훈 (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신달자(1943~)권성훈 (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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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연정(聯政) 2기 추진과 향후 과제 지면기사
도민들 삶 피부로 느끼는 정책 많이 반영되길 기대성공모델로 복지향상·새 정치문화 확립 노력 필요민생정치 위한 다양한 시도 지방분권 강화 기여할것오랜 협상 끝에 남경필 도지사와 경기도의회 여야 간 극적 합의로 마침내 경기도 '2기 연정'이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 2년간의 '1기 연정'은 보수 정당이 주도하는 대화와 타협의 정치 모델로 우리나라 정치 역사상 처음 시도되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 그러나 연정 지속을 위한 제도적 뒷받침이 부족하고 누리과정 사태와 같이 여야 간 극한 대립 상황에서 연정의 역할은 미미했으며 연정의 결과물로 인정될 만한 대표 정책이 부재했다는 한계는 극복해야 할 과제라 하겠다. 연정을 통한 새로운 정치 실험이 지속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2기 연정' 정책 합의를 적극적으로 환영한다. 연정은 끊임없이 도출되는 갈등을 조율하고 다수 간 합의를 통해 선택을 이끌어가는 민주주의의 당위론적 목표에 부합하는 정치 형태로 여야 간 서로 대립하며 싸우는 기존 정치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기 때문이다. 1기 연정만 하더라도 집행부가 주도적으로 행사하던 권한 일부를 도의회와 협의로 추진함으로써 정책의 안정성과 집행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었고 여야 간 갈등 최소화에 기여해 왔다.이번 2기 연정 합의에는 도민들이 삶의 현장에서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실질적이고 책임 있는 정책들이 많이 반영돼 한 단계 성장한 연정의 성공이 기대된다. 명예 지방장관제 도입, 경기도형 청년수당 추진, 무상급식 도비 분담률 상향, 악성 채무에 시달리는 서민의 빚 탕감 프로젝트, 청년과 저소득층 자영업자를 지원하는 공공임대상가 지원 등이 그 예이다. /김호겸 경기도의회 부의장이러한 연정 사업들의 성공적 추진은 지방분권 강화에도 기여하게 될 것이다. 연정 추진은 기존의 법·제도적 한계에 부딪히기 쉽다. 이번 연정 합의의 대표적 합의 사항인 지방장관제에 대해서 당장 행정자치부는 지방자치법 위반을 이유로 제도상 허용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고, 경기도형 청년수당 도입과 관련해서도 서울시 청년수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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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칼럼] 살바도르 달리의 12면 축구공 지면기사
플라톤 "신은 별자리 배치 정십이면체 사용" 주장달리, 마지막 만찬 성스러움 '제5원소'로 표현수학, 음악·미술가에게 영감 주는 매개 되기도작년 말에 파리에서 세드릭 빌라니 교수를 만났다. 2010년 필즈상을 수상한 석학이고 앙리 푸앵카레 수학연구소장이다. 항상 나비넥타이 정장차림에 자신만의 거미 브로치를 단다. 깊이 있는 수학 논문과 베스트셀러 대중서를 동시에 써내며 학자의 스테레오타입을 거부하는 이단아다.그를 만난 곳은 실험 음악가 파트리스 물레의 작업실이었다. 영화 매드맥스 세트장 같은 느낌의 커다란 지하 공간에서 물레는 신개념 악기를 설계하고 만들며 연주하는 작업을 한다. 음악에 대한 학습이나 훈련 없이도 자기감정을 표현할 수 있게 하는 것이 프로젝트의 목표다. 이 작업실에서의 연주는 좋은 소리를 내는 것 보다는 멋진 그림을 그리는 것에 가깝다.자폐증이나 신체적 부자유가 있는 아이들이 이런 악기를 통해 자신을 표현하는 경험을 하고 치료받는 현상이 관찰되는 바람에 새로운 활력을 띄게 됐다. 작업실에는 정신과 의사인 여성 인지과학자도 방문 중이었다. 음악가와 수학자 그리고 인지과학자가 무슨 공통의 관심이 있을까. 시각적 정보를 음악으로 전환하는 비법을 찾기 위해서라고 했다. 치유의 효과를 측정하기 위해 정신과 의사까지 동원된 것이다. 자폐증 아이들이 지하실을 방문하는 것이 민망한 빌라니는 작업실의 지상 이전을 위해 기금을 모으는 중이다. 이럴 때는 필즈상 수상자라는 허명도 도움이 된다나.살바도르 달리는 초현실주의 화가다. 그의 1955년 대표작인 '최후의 만찬'에 나타나는 여러 직선들의 길이는 황금비를 이루고, 배경에는 큼지막한 정십이면체가 보인다. 똑같은 모양의 펜타곤 12개를 이어 붙여서 만든 각진 축구공이 예수님 뒤에 보이다니. 도대체 이게 다 무슨 뜻인가.얘기는 고대 아테네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플라톤은 모순과 오류투성이의 현세 너머에 무결한 피안의 세계가 있다고 여겼다. 피안을 들여다보는 열쇠를 기하학에서 찾고는, '기하학은 진리로 가는 영혼을 이끌며, 철학의 정신을 창조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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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이 있는 에세이] 정지용과 채동선 지면기사
한국 근대시 거장 정지용의 '고향'1933년 채동선 곡으로 가곡 만들어훗날 박화목의 시 '망향'과 결합이은상 가사 '그리워'로 불리기도가곡 하나에 세편의 시 '진풍경'우리 분단사 내재된 희귀한 사례정지용은 한국 근대시의 거장이다. 그는 시의 언어 예술적 측면을 자각한 최초의 시인이었고, 시 안에 근대적 삶의 경험적 충실성을 줄곧 표현하였고 투명한 감각과 동양적 정신을 결합하여 시를 씀으로써, 우리 학계에서 가장 풍요로운 해석 문서군(群)을 거느린 시인이 되었다. 그의 시편 중에 대중의 뇌리에 뚜렷하게 남은 것은 일찍이 가곡으로 만들어져 불린 '고향'일 것이다.고향에 고향에 돌아와도/그리던 고향은 아니러뇨.//산꽁이 알을 품고/뻐꾸기 제철에 울건만//마음은 제고향 진히지 않고/머언 항구로 떠도는 구름//오늘도 메끝에 홀로 오르니/힌점 꽃이 인정스레 웃고//어린 시절에 불던 풀피리 소리 아니나고/메마른 입술에 쓰디 쓰다.//고향에 고향에 돌아와도/그리던 하늘만이 높푸르구나. ― 정지용, '고향'또 다른 대표작 '향수'에서 정지용은 연마다 반복되는 "그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라는 구절을 통해, 독자들을 고향으로 불러들이는 주술적 효과를 자아낸 바 있다. 우리는 이 작품을 통해 가난이 지닌 질박한 아름다움 속에서 귀속의 안도감을 발견하고 행복감마저 느끼게 된다. 이러한 '향수'와 전혀 다른 지점에서 씌어진 작품이 '고향'이다. 이 시편은 깊은 고향 상실감을 노래하였는데, 여기서 시인은 "머언 항구로 떠도는 구름"이 되어 고향 주변을 겉돌고 있다. 폐쇄된 내면 공간과 열린 자연 공간의 대립이 긴장을 이루면서, 이 작품은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산뜻하게 표현하고 있다.이 작품은 채동선이 작곡하여 일제강점기 때 널리 불렸다. 채동선은 1910년 전남 보성에서 태어나 3·1운동 후 일본으로 건너갔으며 와세다대 영문과를 졸업하였다. 1918년경에는 홍난파에게 바이올린을 배웠고, 1924년에는 본격 음악 공부를 위해 독일로 유학하여 작곡과 바이올린 연주를 배운 엘리트 중의 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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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2016 화성 수원 방문의 해가 맞나요? 지면기사
국내·외 여행 패턴이 단체 위주에서 개인 단위로 변하는 추세이기는 하지만, 필자가 심사하고 있는 내나라 여행상품에 화성 수원을 모객 대상으로 하는 여행 상품이 전무해 수원의 주요 관광지 답사를 통한 주변 여론을 파악한 결과 방문의 해임에도 2013년 생태교통축제 이후 수원을 찾는 관광객은 답보, 아니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1997년 화성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와 2003년 화성행궁 복원공개, 수도권에 인접한 지리적 여건 등 수원시는 관광도시로의 최대 호기를 맞이 하였지만 관련 당국의 마인드와 전략 부재로 발전 속도가 너무 느리고 보유하고 있는 가치와 자원이 세계적 여행전문지 론니 플래닛 선정 아시아 관광지 3위로 선정된 전주 한옥마을 등에 비해 아직도 과소평가되고 있음에 안타깝다. 다행인 것은 지역의 뜻있는 문화예술인들의 자발적 참여와 관련 당국의 인식제고로 골목 길 도로정비, 한옥 건립지원제도, 상가간판 정비 등 하루가 다르게 변화되고 있다는 것이다.그러나 구슬도 꿰어야 보물이 되듯이 국내·외 관광객 유치를 위한 기본 인프라 구축및 관광특구 지정과 더불어 시대의 트렌드에 맞게 방향 설정을 할 것을 요구한다.구도심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도 화성을 브랜드로 한 전략적 사고에 우선순위를 둘 것을 건의하며 행궁동 내에 위치한 천주교성지인 북수동 성당과 삼일고의 기독교 유적지 등을 연계한 코스 개발 및 홍보 유치전략, 무엇보다도 볼거리 외 개인 관광객 특히 젊은 층이 열광하는 먹거리, 즐길거리를 위한 푸드 트럭, 야시장, 풍물·벼룩시장 개설, 이제나저제나 하며 기대를 안고 머물고 있는 공방거리 문화 예술인들을 위한 공연 활성화 등 붙잡아 놓기 과제 등도 필요하다.유럽의 광장 못지않은 행궁 앞 광장과 금년 개관한 예절·음식체험관은 연중 행사로 시끌벅적하게 운영계획을 수립하여야 할 것이며 예절·음식체험관 담장철책은 건물에 걸맞게 흙·돌 담장으로 대체하거나 화단을 조성하고 시냇물이 흐르게 하면 좋겠다.화성을 중심으로 한 유적지 주변의 등 밝힌 밤은 대단한 볼거리이지만 아직도 주변 골목상권 길은 불경기 탓인지 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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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SW(소프트웨어)융합계의 인재들을 환영하며 지면기사
오늘은 인천 송도에서 '제3회 대한민국 SW융합 해카톤(Hackathon) 대회'가 열리는 날이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주최하고, 전국 SW(소프트웨어)융합클러스터센터가 주관하는 전국 규모의 대회다. 일반인들에게는 아마 생소한 이름일 수도 있는 해카톤 대회는 해킹(Hacking)과 마라톤(Marathon)의 합성어로, 약 42.195시간 동안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아이디어를 제안한 뒤, 개발 과정을 거쳐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대회다.1999년 캐나다에서 시작된 해카톤은 페이스북(FaceBook) 등 전 세계 유수 IT기업들의 독특한 아이디어 창출 문화로 자리 잡았다. 비단 IT기업 뿐만 아니라 포드, 도요타 등 세계 주요 자동차 메이커들도 해카톤 방식을 바탕으로 다양한 아이디어 개척에 분투 중이다.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대기업들과 공공기관들 역시 해카톤 문화를 받아들였다.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타인과의 협업을 통해 창조적 아이디어 도출을 추구하는 해카톤의 매력에 매료된 여러 인재는, 국내 외 여러 해카톤 대회로 끊임없이 모여들어 자신만의 아이디어로 세상을 변화시키고 있다.해카톤이 주목받는 이유는, 분야를 초월한 여러 사람이 한자리에 모여 문제에 대해 새로운 해결책을 내놓는 동시에 아이디어를 제시할 기회의 장(場)이기 때문이다. 덕분에 새로운 시각과 의견 공유가 가능하다. 이는 대한민국의 미래성장동력이 이종(異種)산업 간의 융합(融合)산업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올해로 세 번째를 맞이하는 해카톤 대회는 이런 점에서 더욱 특별하다. 인천경제산업정보테크노파크에서 운영을 맡은 이번 해카톤에서는 기존의 포괄적 자유 주제와는 달리, 소방차의 골든타임 확보와 어린이 관련 과제를 줘, 사회문제 해결과 어린이들의 창의성 구현이라는 일반 시민들도 공감할 수 있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할 예정이다.특히 그간 일반 시민들에 있어 해카톤의 의미가 제대로 전해지지 못한 점을 감안, 이번 대회에서는 미래 SW 인재인 어린이의 상상을 융합한 주제를 설정하였다. 어린이들은 이 주제의 성과를 바탕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