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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언대] 우리곁에 있는 통계, 적극 활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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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언대] 우리곁에 있는 통계, 적극 활용하자 지면기사

    "세상에는 3가지의 거짓말이 있다. 그럴듯한 거짓말, 새빨간 거짓말, 그리고 통계다."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부실한 통계를 사용하거나, 정확한 통계라도 오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을 수 있다는 말이다. 이런 말을 듣는 사람들은 통계 자체에 대해 불신하게 될 것이다. 실제로 통계청에서 진행하는 조사에 불응하는 응답자 유형 중 통계의 정확성에 불신하는 유형이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하지만 이런 말을 인용하는 사람 중 누구도 통계 자체를 아예 사용하지 말자고 주장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통계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되 출처, 조사방법 등 세부내용을 검토하고, 쟁점을 벗어나거나 숨겨진 부분이 없는지 꼼꼼히 따지라고 한다. 부실하고 잘못 사용된 통계는 큰 해가 되지만, 올바르고 정확하게 사용되는 통계는 국민, 기업, 국가에 든든한 힘이 되기 때문이다.9월 1일은 '통계의 날'이다. 우리나라 근대 통계의 시작으로 평가되는 있는 '호구조사규칙'이 최초로 제정된 1896년 9월 1일을 기념하기 위해서다. 통계청은 통계에 대한 국민적 인식 제고와 국가통계 이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1995년부터 기념행사를 진행해 왔고, 그 중요성이 인정되어 2009년부터는 정부기념일로 격상되었다. 이렇듯 통계에 대한 중요성은 계속해서 강조되고 있다. 그래서 통계작성기관에서도 빅데이터 활용, 새로운 통계조사기법 개발 등 정확한 통계를 생산하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다.하지만 통계작성기관에서 노력하여 작성하고, 많은 국민이 성실히 응답하여 잘 만들어진 통계라도 활용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막연하게 통계는 어렵다는 생각과 자신과는 관련 없다는 생각 때문에, 국민 대부분은 통계는 단순히 국가 또는 기업에서만 활용하는 것으로 오해하고 있다. 이 때문에 통계청에서는 국민들이 유용한 통계를 편안하게 쓸 수 있도록 많은 부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통계정보와 지리정보를 융·복합하여 제공하는 SGIS(통계 지리 정보서비스)가 대표적인 예이다. 예전에는 상권분석이라고 하면 전문컨설팅 회사나 카드사에서만 하는 전문적인 작업이었다. 하지만 SGIS의

  • [기고] 경기도 문화 르네상스 기반을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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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고] 경기도 문화 르네상스 기반을 강화해야 한다 지면기사

    경기도 민선 6기 도정의 주요 목표 중 하나인 '문화융성' 정책이 표류하고 있다. 도는 서울농생대 부지를 복합문화공간으로 바꾸고, 여주 반려동물 테마파크, 광주 스포츠밸리 추진 등 나름대로 '문화융성'을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는 있다. 일견 기존부지 활용과 지역경제 활성화 등 긍정적 측면도 있지만 문화콘텐츠를 부가적으로 접목시키는 것에 그친다는 지적과 문화 르네상스를 위한 정책 콘셉트가 부족하고 문화 비전이 없다는 평가도 눈여겨 볼만한 대목이다.경기도의 문화재 보존 및 복원 사업도 겉돌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도에는 모두 1천2점의 지정문화재가 있다. 9점의 국보와 142점의 보물, 천연기념물 19점, 국가무형문화재 10점, 중요민속문화재 22점을 비롯해 유형문화재 252점, 무형문화재 51점, 기념물 182점, 민속문화재 12점 등 시·도 지정문화재도 있다. 그런데 경기도의 도 지정 문화재 보수 정비 예산은 지난해 62억원에서 올해 49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올해 도내 시·군에서 요청한 문화재 보수정비 예산 123억원의 절반도 안 되는 수준이다. 문화재 개보수는 매년 증가하는데 보수 예산이 지속 감소돼, 일상 관리가 미진해 정비 대상이 늘어나는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다.더욱이 도의 문화 관련 예산은 전체 예산 중 1.74% 수준에 머물러 있다. 전국 시·도 평균인 3.52%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으로, 전국에서 유일하게 2%를 넘지 못해 각종 문화 분야의 정책 실현 및 인프라 구축은 물론 경기도 문화 르네상스를 열어가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예산이라는 넋두리가 나올 법도 하다. 실태를 한번 살펴보자. 정조 임금이 1797년에 축조한 경기도 기념물 제161호 '만년제' 복원 사업은 지난 2012년 509억원의 복원·정비사업을 계획했으나 현재 예산이 없어 착공조차 못한 채 방치되고 있다. 2014년 문화재청 특별점검에서 D등급을 받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남한산성의 경우 예산 뒷받침이 안돼 성곽이 파괴·유실되고 있다는 지적도 부끄러운 일이다. 문화재 보존과 복원은 우리 민족의 전통과 얼을 보존하고 정체성

  • [월요논단] '부정청탁금지법' 시행을 앞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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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요논단] '부정청탁금지법' 시행을 앞두고 지면기사

    나라가 바르면 민심 순후하고관청이 맑으면 백성 편안해지듯국민들이나 공직자 모두가법률 위반여부 따지기 전에밝은 양심과 청렴한 소신선공후사의 정신 지키는게 중요2016년 9월 28일부터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등의 금지에 관한 법률, 소위 김영란법이 시행된다. 우리나라 최초 여성대법관 출신 김영란 국민권익위원장이 2011년 제안해 2015년 3월 제정 공포된 이 법은 공무원·언론인·사립학교 교원 등을 포함하는 공직자에 대한 부정청탁 및 금품 등을 주고받는 다양한 행위유형을 금지하고 위반자를 벌함으로써 공직자의 공정한 직무수행을 보장하고 공공기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확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시장경제를 바탕 한 자유민주주의 체제에서는 공직 수행의 청렴성 못지않게 일반 국민의 자유로운 언론·집회·교류 특히 대관(對官) 업무에서의 원활한 소통이 중요하다. 부정청탁금지법에 명시된 금지행위 유형과 처벌 조항은 포괄적이면서도 세세하고 엄격하여, 경우에 따라 국민들의 자유로운 소통과 교류를 저해하는 요인이 될까 우려되고 있다. 이러한 논란 가운데 대한변호사협회와 한국기자협회가 제기한 위헌법률심판청구의 헌법소원에서, 헌법재판소는 2016년 7월 28일 부정청탁금지법의 모든 쟁점에 대해 합헌 판정을 내렸다. 쟁점 조항은 법 적용대상인 공직자에 언론인과 사립교원을 포함한 조항, 부정청탁의 개념과 유형을 규정한 조항 및 그 예외사유를 규정한 조항, 배우자 금품수수 신고의무 조항, 처벌기준을 시행령에 위임한 조항 등이다. 주요 쟁점 중 언론인 및 사립학교 관계자 포함 여부에 관해서는 교육과 언론이 국가나 사회 전체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고 이들 분야의 부패는 그 파급효과가 커 피해가 광범위하고 장기적인 반면 원상회복은 불가능하거나 매우 어렵기 때문에 공직자에 포함시키는 조항이 헌법에 합치된다고 판시하였다. 다만 법률 상 국회의원 등 선출직 공직자나 사회단체가 공익적 목적으로 제3자의 고충 민원을 전달하거나 법령, 정책운영 등의 개선에 관한 제안과 건의 등 공익적 활동은 예외적으로 허용하는데, 이는 국민의 고충민원 전달창구로서

  • [시인의 연인] 처서(處暑) 지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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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의 연인] 처서(處暑) 지나고 지면기사

    처서 지나고저녁에 가랑비가 내린다.태산목泰山木 커다란 나뭇잎이 젖는다.멀리 갔다가 혼자서 돌아오는 메아리처럼한 번 멎었다가 가랑비는한밤에 또 내린다.태산목 커다란 나뭇잎이새로 한 번 젖는다.새벽녘에는 할 수 없이귀뚜라미 무릎도 젖는다.김춘수(1922~2004)성장기가 지난 사람은 더 이상 자라지 않듯이 자연의 풀도 '처서 지나고' 성장이 멈춘다. 처서는 뜨거운 시간을 지나온 여름의 끝이며, 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의 시작이다. 끝과 시작의 모퉁이에서 사물들이 왔던 곳으로 돌아갈 채비를 하는 저녁, 가랑비가 내렸다. 크든지 작든지, 많든지 적든지, 있든지 없든지 처서 이후에 비를 맞았다. 이제 비를 맞는다고 해서 그것들의 차지가 늘어나지 않을 것이며, 가을빛으로 물들며 떨어져 내릴 것이다. "태산목泰山木 커다란 나뭇잎"도 "멀리 갔다가 혼자서 돌아오는/메아리처럼" 다시 돌아갈 그때가 지금이다. 외롭고 높고 쓸쓸해지는 이 시간 "태산목 커다란 나뭇잎이" 젖어가듯 세상에 당신이 피워낸 '초록의 욕망'도 소리 없이 가랑비에 풀이 죽는다. '귀뚜라미 무릎'까지 차오른 가랑가랑한 죽음을 보면 가야할 길이 그렇게 멀지 않는데, 그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당신도, '새벽녘에는 할 수 없이' 성장이 멈춘 처서에 들고 있다. /권성훈 (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김춘수(1922~2004)권성훈 (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

  • [조성미의 나무이야기] 한여름 정열적인 자태 뽐내는 배롱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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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성미의 나무이야기] 한여름 정열적인 자태 뽐내는 배롱나무 지면기사

    유난히 기승을 부렸던 올 여름 폭염도 한풀 꺾이고 어느덧 가을의 문턱으로 접어들고 있다. 꽃이 흔하지 않은 한여름 뜨거운 태양보다 더 화사하게 피어나 붉디붉은 정열적인 자태를 한껏 뽐내는 나무, 무궁화와 함께 여름 꽃나무를 대표하는 배롱나무다. 중국 남부가 원산지인 배롱나무는 부처꽃과에 속하는 낙엽활엽소 교목으로 높이가 약 5∼6m까지 자란다. 나무 전체는 넓게 퍼지는 둥근 타원형으로 줄기는 전체적으로 연한 갈색이나 껍질이 벗겨진 자리는 매끈하고 백색이다. 특히 줄기는 세월이 흐를수록 고풍스러움과 멋스러움을 더해 가는 특징이 있다. 잎은 마주나며 타원형이나 달걀을 거꾸로 세운 모양이다. 꽃은 7월부터 9월까지 가지 끝에서 원추꽃차례에 붉은색·보라색·흰색으로 피고, 꽃잎은 꽃받침과 더불어 6개로 갈라지는데 끝이 주름이 졌으며 아래에서부터 차례로 피고 진다. 꽃말은 '부귀'이며 흰 꽃은 향기가 좋고 꿀이 많아 여름철 밀원식물로 인기가 높다.배롱나무는 토양이 비옥하고 햇빛이 잘 드는 곳에서 잘 자라며, 추위에 약해 중부 이북지방에서는 겨울을 나기 위해 보온시설을 해주어야 하나 공해와 건조에는 강한 편이다. 배롱나무는 백일 동안 붉은 꽃이 피고 지기를 반복한다 해서 백일홍나무 또는 목백일홍(木百日紅)으로도 불린다. 한글이름인 배롱나무는 백일홍나무가 구전되면서 소리 나는 대로 '배기롱나무'로 발음되다 시간이 지나 '기'자가 빠져 배롱나무가 되었다. 나무껍질을 손으로 긁으면 잎이 움직인다고 해서 간지럼나무, 배고팠던 시절 꽃이 질 때쯤 벼가 익는다 해서 쌀밥나무라는 별칭도 가지고 있다. 제주도에서 부르는 '저금 타는 낭'도 간지럼 타는 나무라는 뜻으로 배롱나무를 말한다. 일본에서는 나무줄기가 매끄러워 원숭이가 미끄러지는 나무 '사루스베리'로 부른다.배롱나무는 나무의 수형도 아름답지만 꽃이 피는 기간이 길기때문에 예로부터 정원수로 각광을 받았다. 고려 말 선비들의 문집인 '파한집'이나 '보한집'에 이름이 나오는 것으로 보아 적어도 고려 말 이전에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 세

  • [춘추칼럼] 터널 앞에서
    칼럼

    [춘추칼럼] 터널 앞에서 지면기사

    트라우마는 우리에게 기억 '주체' 아닌 '대상'에 불과그 고통 얼마나 참혹한지 당사자가 아니면 잘 몰라누군가의 터널속 어둠 되지 않으려면 정신 차리자김성훈 감독의 '터널'은 많은 장점을 가진 영화다. 지금 꼭 필요한 이야기를 더 많은 관객에게 들려주기 위해 가장 적합한 화법이 무엇일지 고심한 흔적이 역력했다. 터널에 갇힌 '정수'(하정우)보다도 그의 아내 '세현'(배두나)이 나오는 모든 장면이 나에게는 더 인상적이었다. 그녀는 터널 안에 있는 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밖에 있는 것도 아닌데, 바로 그렇기 때문에 터널 안팎의 고통이 모두 그녀를 통과할 수밖에 없었고, 그래서 가장 안타까워 보였다. 터널 밖의 고통과 분노에 떠밀려 그녀가 결국 터널 안의 남편을 포기하기로 결단하는 '마지막 방송' 장면을 나는 지금도 떠올리고 있다.그런데 그와는 다른 의미에서 계속 떠오르는 한 장면이 있다. 35일 만에 구출된 정수가 병원으로 이송됐다가 퇴원해서 아내와 자동차로 귀가하는 장면. '이송'에서 '퇴원'까지 실제로는 긴 시간이 흘렀겠지만 관객들은 불과 몇 분 만에 멀끔해진 정수를 보게 된다. 그 사이 건강해진 정수의 너스레는, 조금 어리둥절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다행스럽다는 생각을 더 많이 하게 했다. 그런데 그가 사고 이후 처음으로 터널을 지나가는 장면을 보여줄 때 나는 당혹스러웠다. 물론 정수가 두려워하지 않는 것은 아니나 결국은 통과하는 것으로 그려진다. 그러나 나는 고개를 젓고 있었다. 저럴 수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감독의 인터뷰를 찾아 읽었다. 정수가 퇴원하는 중이긴 하지만 여전히 사고의 트라우마로부터 벗어나지 못했음을 보여주기 위한 장면이라고 했다. 그러니까 감독의 의도는 트라우마의 집요함을 강조하자는 데 있는 것이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 장면이 내게는 오히려 반대의 말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어떻게 저렇게 빨리 다시 터널로 들어갈 수 있는가. 나라면 다시는 터널을 이용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니, 터널의 시커먼 아가리가 저 멀리 보이는 지점에까지 가는

  • [풍경이 있는 에세이] 연극 '쿄카이, 마음의 38도선'
    칼럼

    [풍경이 있는 에세이] 연극 '쿄카이, 마음의 38도선' 지면기사

    재일 인권운동가 최창화 목사조선인차별 투쟁 다룬 이야기일본인들 직접 연출하고 연기외국인들에 대한 차별 반성하고앞으로는 공생 도모하기 위해노력하겠다는 의지 담겨 있어재일동포 1세 고(故) 최창화 목사(1930~95)는 조선인 차별에 대한 인권투쟁에 생애를 바치는 한편 다른 쪽으로는 뿌리 깊은 트라우마에 시달린다.그러한 아버지를 이해하는 데 장녀 최선애 씨는 어려움이 많다. 자라난 곳은 후쿠오카의 재일 대한교회로 그녀는 가난 했지만 피아노교습을 받았다. 그 작은 교회는 한국인 뿐만 아니라 알코올 중독 남편의 폭력을 피해온 여성, 적에게 쫓기는 야쿠자 등 사회의 약자를 받아들였다. 그녀의 아버지는 교회 밖으로 활동을 확대한다. 조선인 광부의 유골을 모아서 위령제를 지내고 재일 한국인 참정권을 주장하며 '최창화'라고 정확한 한국어 발음을 내지 않는다고 NHK를 대상으로 1엔의 배상 소송을 제기한다.그녀는 아버지의 말이 맞다고 생각했지만 '우리를 지원해주는 사람이 일본인인데 적으로 만드는 것은…' 이라고 망설였었다. 그러나 최선애씨 자신도 지문 날인을 거부하고 미국유학을 간다. 그로부터 14년간 영주권을 빼앗겼다. '나'의 마음과 신체를 만들어 주고 사상이나 음악을 키워 준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을 빼앗아 가버린 국가란 얼마나 잔혹한 것인가? 그런 아버지와 딸의 번민을 그린 연극이 '쿄카이, 마음의 38도선'이다. 얼마 전 '쿄카이, 마음의 38도선'이 동경예술극장에서 개최된다는 연락을 받았다. 1984년부터 일본에 근무하면서 필자가 꼭 보고 싶은 연극이었다. 최 목사는 이 연극에서 재일 한국인 차별 김희로 사건(1968년)이 발생하자, 인질들을 죽이고 자신도 자살하겠다는 그를 설득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현장으로 향하면서 시작한다.동경 예술좌(藝術座)의 극작가 야마타니 노리코씨는 "사람답게 살기 위한 권리는 신분이나 국적에 관계없이 인간이면 누구나 갖는 권리라는 진실을 기득권·차별화 사회에 호소해 온 최 목사에 대해 사람들이 알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최목사의 역할을 한 일본 배

  • [기고] 수도권교통본부 폐지를 주장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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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고] 수도권교통본부 폐지를 주장하는 이유 지면기사

    대중교통 중심의 수도권 광역교통체계를 확립하고, 수도권 자치단체 간 교통정책의 협의 지연에 따른 비효율적인 요소를 제거하고자 2005년 2월 행정자치부 승인에 따라 설립된 조직이 수도권교통본부(조합)다. 올해 12년차를 맞이한 수도권교통본부에 대해 그동안 경기도의회는 수많은 조직·운영 상의 문제점에 대해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해왔다. 그러나 나아지는 점도 없고, 심지어 갈수록 조직의 설립 취지마저 훼손돼가고 있음에 매우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매번 경기도를 비롯한 서울특별시, 인천광역시의 단체장들은 선거철마다 가장 큰 공약 중 하나로 '교통' 문제를 들고 나온다. 수도권 시민들도 가장 큰 해결 과제 중 하나로 수도권의 교통문제를 손꼽을 정도인데 과연 그동안 수도권 교통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만들어진 수도권교통본부는 무슨 일을 해 왔으며, 무슨 성과를 거뒀는지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그러나 더 중요한 문제는 다른 곳에 있다. 이제 12년차를 맞이한 수도권교통본부의 폐지를 끊임없이 주장하는 이유는 단순한 그동안의 성과나 실효성 없는 조직의 문제에 있는 것이 아니다. 수도권 교통 문제 해결을 위한 컨트롤타워로서의 역할은 차치하고라도 수도권교통본부에 대한 3개 수도권 지자체들의 존립 의지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단순한 인사 적체 해소 창구로 전락시키고 있는 것이 더 큰 문제다.본부의 설립 이후 올해 말 기준으로 약 12년 동안 16명의 본부장이 임명됐다. 2년 단위로 3개 지자체가 번갈아가며 본부장을 임명하는 상황에서 본부장의 평균 재임 기간이 약 9개월에 불과한 것이다. 그간 서울특별시의 경우 4년 동안 4명의 본부장을 임명, 평균 재임기간은 약 1년 정도였다. 인천광역시의 경우는 처음 임명된 1명의 본부장이 2년을 근무한 반면 지난해부터 올해 말까지는 4명의 본부장을 임명, 평균 약 6개월의 짧은 기간을 근무하고 있다. 우리 경기도의 경우는 그 문제의 심각성이 더욱 더 크다. 그간 4년 동안 총 7명의 본부장이 임명돼 평균 재임 기간이 약 6.8개월에 불과했다. 심지어 25일짜리 본부장도 임명

  • [열린마당] 하고 싶은 말과 듣고 싶은 말
    칼럼

    [열린마당] 하고 싶은 말과 듣고 싶은 말 지면기사

    음식점 메뉴판을 보면 메뉴가 참으로 다양하다는 것을 느낀다. 손님이 먹고 싶은 메뉴를 주문하면 요리사가 좋아하는 메뉴냐 아니냐는 상관없이 성실하게 만들어 내놓는다. 손님의 입맛에 맞는 좋아하는 메뉴 제공이야말로 음식점의 성공 비결 중에 하나다. 마찬가지로 성공적인 삶을 위해 음식점의 메뉴와 같이 인간관계를 염두에 두는 것도 바람직하다. 이제는 내가 내놓고 싶은 메뉴가 아니라 상대방이 원하는 메뉴를 제공할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말은 자신의 입을 통해 밖으로 나와 상대방에게 전달된다. 그런데 중요한 점은 그 영향은 상대방보다 자신에게 더 큰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이다. 듣고 싶은 말 한마디는 말을 하는 자신과 듣는 사람 모두를 기분 좋게 하고 서로의 관계를 돈독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하지만 우리는 가끔 내가 좋아하는 말이라면 상대방도 좋아할 것이라고 쉽게 생각하고 얘기를 꺼냈다가 종종 커다란 실수를 범하기도 한다. 우리가 언론을 통해 매일 접하는 여야, 노사문제는 말할 나위가 없고 부부, 부모와 자식, 교사와 학생 간의 문제들도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내가 하고 싶은 말만 하기 때문에 벽에 부딪히게 되는 것이다. 대부분 사람들은 상대방이 좋아하는 말과 듣고 싶어하는 말은 제대로 하지 못하는 반면 상처를 주는 말에 익숙한 편이다. 우리들이 듣고 싶은 말은 마음을 넓히면서 상대방을 배려해 주는 "미안하다"다. 요즘 자신이 잘못했거나 실수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미안하다"는 말보다는 오히려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게 어때서?"라며 자기를 옹호하기에 바쁜 경우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예전 어떤 종교지도자가 전국의 과수원에 있는 사과를 모두 사서 교인들에게 나눠준 일이 있었다고 한다. 말로 사과를 못 하므로 사과를 먹으면서 서로 사과를 하라는 뜻이었다. 과수원의 사과를 모두 사들여 나누어 주었지만 부족하자 이번에는 배를 사서 사과를 받지 못한 교인들에게 "배로 사과드린다"는 메시지와 함께 전달했다고 한다.우리가 가장 못 하는 말이 "미안하다""감사한다""사랑한다"란 말이다. 평상시에

  • [발언대] 시민 행복 체감지수 높이는 '현장 기동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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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언대] 시민 행복 체감지수 높이는 '현장 기동점검' 지면기사

    인천시 감사관실은 작년 1월부터 매월 넷째 주 토요일을 '현장 기동점검의 날'로 정하고, 전 직원이 관내 민원 현장을 찾아 생활 속 시민 불편사항과 기업 애로사항을 발굴·해결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 1년 동안 현장 기동점검을 통해 총 1천51건의 시민불편·개선사항을 발굴해 1천33건을 해결했으며, 올해도 1월부터 7월까지 총 609건을 발굴해 조치 중에 있다. 이러한 인천시 공무원들의 현장 기동점검 활동 노력과 성과를 아는 시민은 거의 없을 것이다. 재작년부터 시민감사관으로 활동했지만 지난 6월 16일 시민감사관 연찬회에서야 비로소 알게 됐다. 그 자리에서 동료 시민감사관들의 자발적인 참여 신청이 있었고, 지난 6월 말부터 시간이 허락되는 시민감사관들은 감사관실 공무원과 함께 각자 거주하는 지역의 시민불편사항을 찾는 데 동참하고 있다.6월과 7월, 아직 두 번에 불과하지만, 공무원들과 함께 우리 지역 현장 곳곳을 둘러보면서 시민 불편사항과 기업 애로사항을 찾는 것이 숨겨진 보물(?)찾기처럼 나름 재미도 있었고, 내가 찾은 불편사항들이 개선되는 것에 보람과 만족감도 얻었다.7월 현장 기동점검에서는 특별한 경험도 했다. 감사관실 공무원들과 함께 부평구 원적산 공원시설에 대한 점검을 마치고 다음 장소로 이동하던 중, 주택가 골목길에 쓰러져있는 시민을 발견한 것이다. 우리 일행이 차에서 내려 그 시민의 상태를 확인해 보니, 복부에 상처를 입었는지 복부를 움켜쥔 손에는 피까지 묻어 있었다. 즉시 112와 119에 신고했고, 그 시민이 119구급대원과 경찰에 의해 안전하게 병원으로 이송될 때까지 현장을 수습했다.예기치 못한 돌발 상황을 인천시 공무원과 시민이 서로 협력해 신속히 대응하면서 오랜만에 상부상조의 공동체 문화를 접했고, 따뜻한 인천 지역공동체의 일원이라는 것에 뿌듯함도 느꼈다.우리 사회는 그동안 빠르게 변화했다. 무엇보다도 도시화가 급격히 진행됐다. 과거엔 도시민이더라도 대부분 농촌 출신이었기에 이웃사촌이란 말의 의미를 알고, 상부상조의 전통적인 공동체 마을 경험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