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깨소금] 나는 공중일까 대중일까 지면기사
PR(Public Relations)이라는 학문 분야가 있다. 우리말로는 '공중관계'다. 일반적으로 PR을 홍보와 혼동하기도 하고, 혼용하기도 하지만 PR과 홍보는 엄밀히 구별된다. 정확히 말하면 홍보는 원활한 공중관계 형성을 위해 언론을 통해 펼치는 PR 수단의 하나다. PR은 특정 조직이 공중과 상호호혜적인 관계를 만들고 유지하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한다. 조직은 이를 위해 공중을 대상으로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펼친다. 조직은 기업, 정부기관, 비영리단체 혹은 개인이 될 수도 있다. 공중(public)은 조직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을 의미한다. 따라서 조직과 공중 간 관계 형성에 따라, 조직의 이미지나 흥망성쇠가 결정되기도 한다.그렇다면 과연 공중이란 어떤 사람들인가? 공중은 대중과는 다른 개념이다. 공중은 특정 이슈에 직면해 있고, 그 이슈에 대해 관심을 가지며 문제 해결을 위해 능동적으로 행동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여론도 사실은 대중의 의견이 아니라 바로 공중의 의견이다. 그래서 수동적인 대중과는 다르게, 공중은 항상 본인의 생각과 의지에 따라 능동적으로 움직인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서는 공중이라는 말보다는 대중이라는 말을 훨씬 흔하게 사용한다. 우리가 공중이 아니라 대중이기 때문일 것이다.4·13 총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선거구 획정, 여야 후보자 공천 문제 등 이번 총선은 어느 선거보다 다양한 정치적 이슈들로 소란스럽다. 이제 우리는 4년 동안 일할 국회의원을 선출해야 하는 '이슈'에 직면해 있다. 즉 우리는 선거라는 문제를 해결해야 할 유권자라는 공중인 셈이다. 우리를 위해 일할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정책·경력·인성·능력 등 후보자의 역량을 꼼꼼히 살펴보고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한다. 언론이나 선거방송토론회는 물론, 다양한 미디어에 노출되는 후보자 근황이나 소식을 탐색하고 자유의지대로 정치적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선거는 민주주의 꽃이라고 한다. 4월 13일,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내 손으로 지역의 일꾼을 직접 선출하는 능동적 공중이 돼 민주주의의
-
[춘추칼럼] 투표 그 이후 지면기사
정책경쟁은 없고 대의민주주의 목표 '집권'으로 둔갑삶의 곳곳에 침투해 있는 '정치' 외면할 수는 없어선거후 공약 실행되지 않기에 국민힘으로 바꿔야1500년경 약 500여 개의 정치 단위들이 혼재해 있던 유럽에서는 이 작은 정치체를 통합해 대국을 이루고 국왕의 권력을 강화하는 것이 시대의 과제였다. 그러나 최근 역사학은 오히려 절대주의 시대에 국왕의 권력이 결코 절대적이지 않았다고 말한다. 국왕은 재정권을 쥐고 있는 귀족과 부르주아 등 실력자들의 협조를 얻어야 했고, 반대로 그들은 국왕에 복종하는 척하면서 자신들의 힘을 유지하고 이익을 취하고 있었던 것이다. 주경철 교수는 그의 저서 '문화로 읽는 세계사'에서 절대주의 체제는 국왕이 절대적인 '척'하는 체제로 그것은 매일 장엄하게 상영된 절대주의라는 국가적 연극이었다고 표현한다.일본의 행동하는 정치학자 스기타 아쓰시는 '정치는 뉴스가 아니라 삶이다'(원제 '정치적 사고')라는 책을 통해 이와는 다른 맥락에서, 대표들을 통해 국민의 정치적 의사를 전하는 대의민주주의를 '연극으로서의 대표제'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정치인은 각각의 역할을 연기합니다. 사람들은 각자의 입장에서 논전을 펼치는 정치인들을 보면서 무엇이 문제인지 이해하게 됩니다. (중략) 정치적 쟁점이 어디에 있고, 대립 축은 어디에 있을까? 나는 누구의 의견에 가깝고, 어떤 점이 다른가? 대표들이 펼치는 정치극을 보면서 이런 것들을 명확히 알게 됩니다."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생각은 똑같지 않다. 계층과 연령과 사회적 환경에 따라 다를 뿐 아니라 같은 조건에 처한 사람들도 어떤 사안에 대한 생각은 다를 수 있다. 따라서 '민의'가 존재하고 국민이 뽑은 대표들이 그것을 전달한다는 것이 대표제에 대한 일반적 생각이지만, 사실상 통일된 확고한 민의가 존재하는 것일까. 스기타는 오히려 전체 민의가 통일되지 못하고 모호하거나 흔들리는 상황에서는 정치인들이 의회에서 논쟁하거나 정당들이 대립하는 모습을 보면서 국민들 스스로 자신의 의견을 만들어간다고 말한다. 테러방지법에 관심
-
[풍경이 있는 에세이] 센다이에 울려 퍼진 '동해물과 백두산이…' 지면기사
강남 로타리회원 방문 환영식장가장 먼저 반겨주는 태극기행사 첫순서 애국가 4절 제창후기미가요 부르는 일본측 배려심상대방 입장 생각해 주는아름다운 세상이라고 믿게 돼하얀 목련이 소담스럽게 센다이 중심도로 중앙분리대를 장식하고 미야기현 청사 옆 작은 공원 곳곳에는 매화와 벚꽃이 보이기 시작한다. 갓 피어난 꽃봉오리에 마음이 들뜨고 저절로 행복해진다. 이렇게 아름답고 평화스러운 전원생활을 만끽할 수 있는 센다이 임에도 5년 전 3·11 대지진 이후 한국 방문객이 큰 폭으로 줄었다. 또한 한·일간 정치적인 어려움과 세월호, 메르스사태를 겪으면서 이 지역 일본인의 한국방문도 줄었다.이곳 일본인들은 이제는 중국과 대만을 바라보고 있고 실제로 관광객과 체재하는 인구도 점점 늘어 한국이 밀린 상태다. 센다이를 잇는 아시아나 항공도 매일 운항에서 주 4회로 줄고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센다이와 인적교류를 늘려 아시아나항공 매일 편을 회복하는 묘안은 없는걸까? 생각하는게 요즘 화두이다. 그러던 차에 미야기현지구 로타리 총재가 자매클럽인 서울 강남지구 로타리 회원 30여명의 방문에 맞춰 센다이 환영만찬회에 참석해 달라는 요청을 했다. 더욱이 오는 5월말 서울 로타리 국제대회에 미야기·이와테 현에서 250여명이 방한할 예정이라 하니 관할지역 총영사로서 만찬회 초청은 반가울 따름이었다. 센다이 5성급 호텔 웨스틴에서 개최한 환영만찬회 장에 들어서자 먼저 태극기가 반겨주었다. 현지의 총영사도 뜻밖의 태극기가 이렇게 반가운데 여행객으로 와서 만나게 되는 서울 강남지구 로타리 회원들은 태극기가 더욱 반가웠으리라. 이렇듯 상대를 생각하고 배려해 주는 것은 로타리가 수준 높은 봉사단체였기 때문이었을까.로타리라는 민간단체 교류인데도 외국 손님을 맞는 입장에서 상대나라의 국기를 준비해 주는 것이 초청하는 단체의 격을 느끼게 해주었다. 그런데 환영식의 첫 순서가 애국가 제창이 아닌가. 그것도 '이 기상과 이맘으로 충성을 다하여, 괴로우나 즐거우나 나라 사랑하세…'의 4절까지 부른 후에 기미가요를 부르는 것이었다. 일본
-
[열린마당] 미래 첨단농업을 꿈꾸며 지면기사
얼마전 구글의 인공지능프로그램 알파고(Alphago)와 우리나라 천재 기사 이세돌 9단과의 바둑 대결이 뜨거운 이슈였다. 이미 일본이나 미국, 유럽에서 상용화를 앞두고 있는 인공지능형 로봇과 자율주행 자동차 등은 앞으로 인간의 생활과 산업 구조를 새롭게 변화시킬 미래 첨단산업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가상이지만 영화 <마션(The Martian)>에서 주인공이 화성에서 감자를 재배해 구조될 때까지 연명하는데, 먼 훗날 우주여행 시대가 오면 달이나 행성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먹게 될 것을 상상해 본다. 현실에서도 우주정거장에서 장기체류하는 우주인들이 채소재배에 성공했다고 한다. 농업은 타 산업분야에 비해 전통적으로 토지자원을 중심으로 노동력에 의존해 경제활동을 한 까닭에 기계화와 자동화가 더디게 진행되어 왔다. 하지만 산업과 과학의 발달에 힘입어 농업생산 방식도 갈수록 첨단화 하며 진화하고 있다. 한 예로 쌀농사는 1980년대 이전만 해도 농기계라고는 고작 경운기 밖에 없었기 때문에 논에 못자리를 만들어 손으로 모내기를 하고 제초제가 없어 호미로 김내기를 해야 했다. 가을이 되면 낫으로 베어 타작을 해서 곡식을 거두어 들였는데 이때는 거의 모든 것을 노동력으로 해결해야 했다. 지금은 트랙터, 콤바인이 등장해 거의 모든 작업을 기계화 했고 못자리도 비닐하우스나 유리온실에서 공정육묘로 키우는 것이 보편화 되었다. 최근에는 정보통신(IT)과 LED 조명기술의 발전으로 밀폐된 공간에서 'Vertical Farm', 'Plant Factory'라는 식물공장이 등장하기에 이르렀다. 식물공장은 파종에서부터 수확에 이르는 모든 재배 과정을 시스템화 한다. 또한 양수분, 온도 등 생육환경 관리를 자동제어하고, 병해충으로 부터도 안전하다. 여기에 인공 지능적 요소를 적용한다면 사람들에게 양질의 영양원을 공급할 수 있는 최적의 생육조건을 만들고, 힘들고 정밀한 작업을 필요로 노동력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다.경기도는 식물공장을 농업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키우기 위해 연구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지금까지 자동화 장치
-
[기고] 귀 기울여야 할 변방의 소리 지면기사
무심한 봄이 지천으로 깔리기 시작하는 즈음이다. 하지만 서민들의 마음은 두꺼운 얼음장을 가슴에 대고 누워있는 것 같기만 하다. 춥고 답답하다. 꽃향에 섞여 뭐 신나고 즐거운 소식이 들려올 수도 있으련만 치솟는 실업률에 암울한 경제예측, 인구감소 예상에다 자식을 해친 부모들이 겨울옷을 뒤집어쓰고 나타나는 뉴스들을 귀 막고 눈 감고도 접해야 하는 서민들의 일상은 그야말로 고통이다. 이 상황에 20대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날이 다가온다. 떠나는 국회가 역대 최악으로 평가되는 마당에 기자들이 더 바쁜 시기, 시장 상인을 비롯하여 전화로만 접촉되는 집안의 서민들도 대우받는 한 철이다.요즘의 언론보도중 이 부분에 대한 보도는 매양 마찬가지이다. 지역구바꾸기, 전략 공천의 잡음, 해묵은 계파 논쟁, 검증되지 않은 후보자들의 면면에 재탕 삼탕의 공약 등으로 식상한 실망의 쓴 충고들이 지면과 화면을 메우고 있다. 19대, 18대, 아니 그 이전에 나왔던 고질적인 문제들이 고스란히 재연되고 있다. 그동안 목이 쉬도록 외친 국민의 소리는 과연 얼마나 반영이 된 것인지 안중에도 없다. 나라를 올바로 서게 하는 것이 정치이고 정치의 맨 앞에는 국회의원이 서 있다. 국회의원들이 각자 제 역할을 다한다면야 무슨 걱정이 있으랴. 전방의 군인 몇 명이 방탕하거나 경제 지표가 하락하여 나라가 흔들리는것이 아니라 정치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무너졌을 때 나라는 바로 설 수 없다. 민무신불입(民無信不立·국민의 신뢰 없이는 나라가 바로 설 수 없다)이라고 굳이 2천500년 전 공자의 입을 빌리지 않더라도 정치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입에 담았을 말이다. 개개인의 입장을 들을라치면 모두가 한마디로 나는 신뢰를 받는다고 할 텐데 왜 그런 국회의원들이 모인 국회는 국민들에게 욕을 먹고 있는 것인가?국회의원 개개인이 오직 국민을 위해 일하는 게 아니라는 반증이다. 국회의 의사는 합의제로 결정된다. 그러나 그동안의 행태는 전문성과 공정성이라는 합의제의 장점보다 결정지연, 타협 결정, 책임의식결여라는 단점만이 강조된 채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
[발언대] 지피지기면 전화금융사기 예방할 수 있다 지면기사
최근까지도 신종수법으로 진화하는 '전화금융사기' 예방을 위해 요즘 경찰에서는 각 금융기관과 간담회를 갖고 피해예방에 힘쓰고 있습니다.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라는 말처럼 사기 수법을 알면 피해를 예방할 수 있기에 그 수법과 대책을 소개하고자 합니다.본래 전화금융사기라고 하면 통상 전화로 검찰 등을 사칭하며 "당신의 계좌가 범죄에 이용되었다"는 등의 말로 겁을 주고, 여기에 가짜 검찰청 홈피(피싱사이트)로 접속을 유도해 사기범의 말을 믿게 한 후 "나머지 돈까지 빠져나갈 수 있으니 검찰에서 지정하는 계좌로 돈을 보내라"는 식으로 이른바 대포통장으로 돈을 보내게 하고 이 돈을 해외로 반출하는 수법을 써왔습니다.그런데 작년 7월부터는 보이스피싱 실제 범인의 목소리(그 놈 목소리)가 전 국민에게 공개돼 수법이 알려졌고, 현재는 금융기관의 '지연인출제'(100만원 이상 이체시 30분 후 ATM기기에서 인출할 수 있는 제도)시행으로 대포통장을 이용한 범행이 어려워지자 신종 수법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일례로 검찰청을 사칭한 가짜 출석요구서를 무작위로 보내 피해자가 형사사건에 연루된 것처럼 겁먹게 하고 출석요구서에 기재된 전화번호로 통화를 유도해 보이스피싱을 한다거나(레터 피싱), 전화로 "당신의 계좌가 범죄에 이용되었으니 안전하게 돈을 보관해야 한다. 예금을 인출해서 집에 보관하라"며 돈을 찾게해 바로 금융감독원 직원 등을 사칭한 사람이 "안전하게 보관해 주겠다"며 피해자와 대면하여 직접 돈을 받아가는 수법(대면편취형 금융사기) 등을 사용하고 있습니다.결국 피해자가 돈을 인출하는 순간이 범죄예방의 '골든타임'이기 때문에 경찰과 금융기관은 1천만원 이상 고액 인출시 112신고 및 안전호송체계 구축을 하였습니다.금융기관에서는 고액 예금을 인출하는 고객에게 사기 피해 여부 등 질문을 하고, 특히 고객이 사기꾼과 계속 통화 중인 상태에 있는지(사기꾼들은 신고를 막기 위해 범행이 완료될 때까지 절대 전화를 끊지 못하게 한다) 확인해 사기피해가 의심된다면 거래를 일시 정지한다거나 경찰에 신
-
[경제전망대] 대한민국 최고의 창업 메카 경기도! 지면기사
道, 판교에 지은 스타트업 캠퍼스ICBM 관련 200여업체 입주 예정핵심시설·인프라·장비 한곳에집적효과 극대화될 것으로 기대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게멘토링 등 다양한 혜택도 제공지난 3월 22일 경기도가 정부와 함께 경기도 성남시 판교에 전국 최대 규모의 창업육성 인프라인 판교 '스타트업 캠퍼스'를 개소했다. 개소식에는 박근혜 대통령과 남경필 도지사를 비롯해 수많은 인파가 몰려 국내 최대 창업 지원 공간의 탄생을 축하했다. 필자도 개소식에 참석해 역사적인 순간을 함께 했고, 대한민국에서 가장 규모가 큰 창업 지원 인프라가 생긴 것에 대해 벅찬 감동을 감추지 못했다. '스타트업 캠퍼스'는 청년창업, 신생벤처기업(스타트업)에 아이디어, 제품개발, 창업, 기업공개, 해외진출 등 스타트업 성장의 모든 단계를 지원한다.창업은 일자리 창출의 중심에 있으며, 창조경제 구현의 핵심 동력이다. 전 세계적으로 극심한 불황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대외 의존도가 80%에 달하는 한국 경제가 활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창업을 통한 경제 활성화가 필요하다. 특히 생계형 창업이 아닌 기회창출형, 창조형, 연구개발형, 지식산업형 창업을 통한 창조적 먹거리 개발이 시급한 상황이다.창업의 천국으로 잘 알려진 미국의 실리콘밸리에는 경제 규모로 따지면 세계 50위 안에 들어갈 정도로 수많은 테크놀로지 기업들이 모여 있다. 이 중에는 구글, 페이스북, 애플, 인텔 등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기업들도 많다. 이러한 기업들은 수많은 스타트업, 다양한 IT업체들과 공생하며 혁신을 이뤄 내고 있다.또 중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베이징의 과학기술단지 '중관춘'에는 기업가치가 10억달러 이상인 과학기술 창업기업이 40개로 미국 실리콘밸리에 이어 세계 두 번째이다. 지금도 '중관춘'에서는 청운의 꿈을 품은 수많은 마윈의 후계자들이 서로의 아이디어를 가지고 꿈을 키우고 있다.경기도가 1천600억원을 투입해 지은 스타트업 캠퍼스에는 ICBM(사물인터넷, 클라우드, 빅데이터, 모바일)관련 200여 업체가 입주하게 된다. 캠퍼스 안에는 스타
-
[특별기고] 고령화 저출산시대, 적극적 대응전략 추진해야 지면기사
4월은 '보건의 달'이다. 특히 7일은 보건의 날로 우리나라는 1973년부터 '세계보건일', '세계적십자의 날' 등 각종 보건 관련 기념일을 통합해 기념하고 있다. 보건의 날엔 무의촌 순회 진료, 사회복지시설 수용자 무료진료, 노인건강상담 및 보건교육, 생활환경의 정화, 예방접종 집중 실시 등 국민보건향상을 위한 다양한 행사를 한다. 이제 우리나라도 보건 분야의 선진국 문턱에 들어섰으며, 세계적 수준으로 올라가 있는 보건의료기술로 인하여 국민의 평균수명이 선진국 수준으로 늘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따라 우리 나라는 급속한 고령 사회로 접어들고 있고 이로 인한 문제는 저출산 문제와 더불어 심각한 현안으로 대두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5 한국의 사회지표'를 보면 지난해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중은 13.1%로 2026년 20%대, 2060년엔 40%대로 전망 된다. 또한 중위 연령도 40.8세에서 2040년에는 52.6세로 더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렇게 생산 인구 감소는 앞으로 경제·사회적 측면 등 여러 면에서 심각한 충격을 줄 것이다. 우리 경제규모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노동력이 고령화와 저출산 현상으로 인해 2024년부터 부족하게 될 것이고, 뿐만 아니라 2060년에 이르면 900만명 이상 부족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노동력 부족, 결코 풀 수 없는 난제일까? 노동력 부족 문제의 이면을 들여다보면 해결책은 물론 대안 또한 찾을 수 있다. 지금 우리 사회의 노인들은 의료 보건시스템의 발전으로 점점 건강한 삶을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노동력 부족보다는 일자리 부족이 더 큰 문제로 대두된다. 청년뿐만 아니라 여성, 그리고 고령자도 일거리를 찾아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것이다. 이는 모든 계층을 위한 일자리 제공이 절실한 이유이다. 이와 같이 노동력이 부족해진다면 유휴 노동인력의 능력계발과 새로운 분야의 고용창출을 통하여 해법을 찾는 것이 중요해진다. 100세 시대에 걸맞게 노인 기준연령을 70세로 높이기만 해도 노동력 공급이 급증할 것이다. 저출산
-
[깨소금] 응답하라 1988 지면기사
'혼용무도(昏庸無道)'. 나라 상황이 마치 암흑에 뒤덮인 것처럼 온통 어지럽다는 뜻이다. 교수신문이 선정한 2015년 올해의 사자성어다. 지금처럼 힘든 시절이 또 있었을까싶을 정도로 다들 참 많이 힘들다. 취업난·전세난 등 지옥 같은 한국사회를 가리키는 '헬조선'이라는 자조가 널리 회자되고 있다. 더 참기 어려운 것은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한민국의 희망과 역동성은 사라지고 여기저기서 절망과 한숨소리만 가득하다.국민들은 '응답하라 1988' 같은 복고풍 드라마에 몰입하면서 위안을 얻고 '내부자들', '베테랑' 같은 영화에서 정의가 실현되는 모습에 대리만족을 얻으며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 그러나 내부자들에서 이병헌이 "정의? 대한민국에 그런 달달한 것이 남아 있기는 하던가"라고 되묻는 것처럼 많은 사람들이 정치혐오와 불신에 빠져 있다. 1988년 제13대 국회의원 선거 투표율은 75.8%였다. 정치, 경제 모든 분야에서 희망으로 가득 차 있었던 시기였다. 반면 2008년 제18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46.1%, 2012년 제19대 선거 투표율은 54.2%로 투표율이 50% 언저리에 머물고 있다. 혼용무도한 대한민국의 자화상이 국회의원들의 잘못이기만 할까? 아니다. 그런 국회의원을 당선되도록 방임한 우리의 책임도 적지 않다고 할 것이다.헌법 제1조제2항은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선언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주인은 국민이다. 국회의원은 국민을 대신해 4년 동안 국회에서 일해야 하는 심부름꾼에 불과하다. 선거 과정에서 국민의 투표 참여는 이런 대의 민주주의가 유지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조건이다. 이를 방임하는 것은 주인이 취할 행동이 아니다. 중국 '한비자'에는 주인이 심부름꾼을 움직이게 만드는 두 개의 칼자루를 언급하고 있다. '상'과 '벌'이다. 국민이라면 누구나 심부름꾼에게 상과 벌을 내릴 수 있다. 4년마다 투표해달라고 머리를 조아리는 후보자 중 한 명에게 투표하면 바로 주인이 심부름꾼에게 상을 내
-
[경인칼럼] 귀농정책 성공하려면 지면기사
귀농인들 "시골사람들 냉대한적 있었느냐" 목청토박이들 "개인주의문화 거슬린다" 거부감'기존주민과 부조화' 역귀농 원인 상당한 비중지난해 8월 제주도청 소속 공무원이 현지 언론사의 기자로부터 협박 및 폭행을 당하고 제주시 연동의 한 상가건물 4층에서 투신했던 사건이 있었다. 충격인 것은 그의 자살동기였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보낸 문자에 "토착 언론의 횡포"에 시달렸다며 제주도 특유의 괸당문화를 고발한 것이다. 괸당이란 친척, 혈족을 뜻하는 제주도 방언이나 이웃 간에도 친척처럼 끈끈한 유대관계를 유지함을 의미한다. 덕업상권(德業相勸)과 환난상휼(患難相恤)로 상징되는 공동체사회를 지탱해온 매우 소중한 문화유산이나 이방인들에겐 종종 배타적인 패거리문화, 이지메문화로도 작용한다. 대표적인 국가가 일본이다. 재일동포들이 오늘날까지 1세기 가까운 세월동안 뿌리를 내리고 살았어도 이들은 여전히 남의 나라 백성인 것이다. 일본의 상징인 '대화(大和)'란 자기들만의 하모나이징인 것이다. 한국에서도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혈연, 학연, 지연 등에 근거한 동류(同類)문화가 도처에서 확인된다. 특히 제주도는 육지로부터 가장 멀리 떨어진데다 조선시대에는 죄인들의 유배지로 전락해 도민들의 유대의식이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이웃사촌에겐 정상가격으로, 외지인에겐 바가지를 씌우는 식의 이중가격이 상징적이다. 그러나 국장급 고위공무원이 극단적 선택으로 괸당문화의 부당함을 호소할 정도이면 너무 심했다. 오죽했으면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병상을 찾아 사과까지 했을까. 유래지규(由來之規)가 '글로벌 제주'의 발목을 잡을 개연성이 크다.농촌사회의 텃세문화가 주목된다. 귀촌귀농의 점증이 배후요인이다. 국내적으로 귀농이 주목되기 시작한 것은 1997년 외환위기부터였다. 대량실직을 배경으로 절박한 이들이 먹거리를 찾아 농촌을 찾았던 것이다. 이후 장기 저성장에 기인한 만성적 실업난은 귀농을 부채질했다. 급격한 산업화가 낳은 신중년들의 전원(田園)으로의 회귀욕구는 설상가상이었다. 이따금씩 전해지는 억대 부농 뉴스는 20~30대 젊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