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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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성어로 읽는 고전] 목도내행: 나무의 도가 행한다 지면기사
식목의 주간이다. 여기 저기 화사한 손짓을 하는 봄철은 뭐니 뭐니 해도 나무의 계절이다. 나무가 우리에게 선사한 것은 한 둘이 아니다. 고대에 먹고 살기 위해 인간이 만든 각종 利器는 대부분 나무로 된 것이었다. 농기구, 배, 수레, 집, 땔감, 무기 등등 다양하다. 식용만 보더라도 나무는 당장 우리가 따먹는 과실을 줄 뿐 아니라 뿌리에서 열매까지 모두 약재로도 사용된다. 이런 현실적인 선물 말고도 나무는 무한한 영감과 사상의 상징물이 되기도 하였다.먼저 天地의 구조와 변화를 나무로 보아 天地의 실정을 나무의 줄기와 가지로 틀을 짜서 파악하였으니 干支가 그것이다. 干은 줄기 幹에서 '干'만 따온 것이고, 支는 가지 枝에서 '支'만 따온 것으로 간지는 나무의 줄기와 가지이다. 천지를 하나의 나무로 본 것이다. 지금도 이 10간 12지는 천간과 지지라는 천지간 시공의 길흉을 따지는데 사용되기도 한다.나무에서 열린 과실을 보고 뉴튼은 '중력'이라는 천지간 작용하는 과학적 힘을 떠올렸고, 주나라 주공은 석과불식(碩果不食)이라는 생명력과 양심의 보존이라는 윤리적 당위를 제시하였다. 무엇보다 나무에서 얻은 동양의 지혜는 본말(本末)의 도리에 관한 것이다. 뿌리에 해당하는 本과 지엽에 해당하는 末은 동양철학의 핵심개념으로 자리 잡았다. 그 중에 전통적으로 오래된 사상이 민본(民本)이다. 뿌리가 힘이 없을 때 그 나무는 무너진다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다를 게 없는데, 뿌리라는 게 땅 속에 있어서 그런지 평소에 보이지 않는 모양이다. 선거철에는 그렇게 잘 보이는 그것이!/철산(哲山) 최정준 (동문서숙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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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광장] '대입 수시전형 확대' 과연 바람직한 것인가? 지면기사
학생부종합전형은 학생부 외에자기소개서·심층 면접 비중 높아진학컨설팅 업체 의존하게 돼고교 비교과활동도 부모경제력과출신학교 차이·사교육에 좌우최상위권 스펙 몰아주기 부작용도최근 발표된 2018학년도 대입 전형 시행 계획에 따르면, 대학들이 수시모집 비중을 대폭 확대하고, 정시모집은 축소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특히 서울 시내 주요 대학들은 신입생 80~90%를 수시 모집으로만 선발할 것이라 한다. 현재 대학 입시는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를 중심으로 면접과 논술 등을 결합해 선발하는 수시 모집과 수능 성적 위주로 뽑는 정시 모집으로 구분된다. 수시 모집의 경우 2007학년도에는 전체 모집 인원의 51.1%를 차지했지만 2013학년도 62.9%, 2016학년도 66.7%. 2017학년도 69.9% 등으로 매년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2018학년도 수시 전형의 가장 큰 특징은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선발하는 인원이 크게 증가했다는 점이다. '학생부종합전형'은 교과 내신을 포함한 비교과 영역(동아리 활동, 봉사 활동, 각종 수상 경력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입학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다. 즉, 학생부 위주로 뽑는 전형의 선발 인원을 늘리면서 '학생부종합전형' 비중을 높인 것인데, 전체 모집인원의 절반을 '학생부종합전형'으로 뽑는 대학도 있다. 이와 같은 '학생부종합전형'의 확대는 어느 정도 예상된 것이다. 몇 년째 논란이 되어 온 소위 '물 수능'의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2018학년도 수능부터 영어 절대평가가 도입되면서 수능의 변별력이 더욱 약해진 데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수능 변별력이 약해지면 특히 상위권 대학일수록 수능 성적만으로는 우수한 학생을 가려내기 어려워 자연스럽게 정시모집 축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한편 수시모집에서 논술 비중을 높이는 것도 여의치 않은데, 현 정부 들어 대입 간소화 정책을 추진하면서 논술고사 축소를 계속 권장하고 있다. 또한 일부 대학에서 입시 때마다 문제가 되어 온 고교 등급화 논란으로 인해 내신 성적 위주의 선발 방식인 '학생부교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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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단상] 단둥서 기적, 유라시아 철도 출발역 KTX 광명역 지면기사
평양·신의주 거쳐 中·유럽 잇는 요충지 '단둥시'개통앞둔 '압록강 신교' 北·中무역 60%담당 예상시베리아 관문 '중국 훈춘·러 하산'과 협력 추진대한민국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KTX광명역이 유라시아대륙철도 출발역으로 새롭게 비상하는 힘찬 기적소리가 중국 랴오닝성 단둥시에서 울려 퍼졌다.아직은 작은 시작에 불과하지만 단둥시 측이 이에 공감하고 협력을 다짐해 첫 관문은 뚫었다고 생각한다. 지난 3월24일 한반도와 역사적 경제적 정치적으로 깊은 연관이 있는 단둥시를 방문해 스지옌 단둥시장과 '경제우호협력 의향서'를 체결하는 의미 있는 행사를 가졌다.필자를 포함한 광명시 사절단은 "KTX광명역이 유라시아 대륙철도의 출발역으로서 유라시아 경제시대를 열 수 있도록 단둥시 측의 적극적인 협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스지옌 단둥시장은 "광명시와 단둥시 간의 긴밀한 협력으로 경제교류 등을 통한 양 도시의 공동 번영과 발전을 위해 노력하자"며 "광명시가 추진하는 유라시아 대륙철도 출발역 추진 사업에 깊은 관심을 갖고 협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인구 240만명의 단둥시는 북한의 평양과 신의주를 거쳐 중국과 유럽대륙을 잇는 국제 철도망의 요충지로서 유라시아대륙철도시대를 열어 가는데 중요한 전략적 도시이다. 또 압록강을 경계로 북한과 인접해 경제 무역 관광 및 물류 교류가 활발한 도시여서 앞으로 다가올 유라시아대륙철도 및 동북아 시대에 한반도 관문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이다. 이와 관련해 현재 단둥시에 남아있는 역사의 현장인 압록강 단교와 중국 측이 새롭게 건설한 조·중 압록강 신교를 방문하면서 광명시가 유라시아 대륙철도와 통일시대에 대비해 단둥시와 경제우호협력을 체결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분단의 비극을 보여주는 압록강 단교 위에서 손에 잡힐 듯 신의주가 보였는데, 압록강 철교는 미군이 6·25전쟁 당시 중공군의 남하를 막기 위해 폭파한 것으로 신의주 쪽 약 300m 정도가 유실되었다.끊어진 철교는 역사 교육의 현장으로 남겨두고, 바로 위로 새로운 압록강 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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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우리나라는 과연 IS 테러로부터 안전한가? 지면기사
지난달 22일 벨기에 브뤼셀 국제공항과 EU본부 근처에 있는 말베이크(Maalbeek) 지하철역에서 동시다발 폭탄테러가 발생해 19개국 출신의 28명이 사망(공항테러 14명) 하고 340여명이 부상을 당했다. 최근 세계 테러를 주도하고 있는 수니파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IS가 저지른 테러이다. 이번 벨기에 브뤼셀 공항테러는 국제공항 출국수속 카운터 인근에서 발생하였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IS가 2015년 10월 31일 이집트發 러시아 여객기를 시나이반도 상공에서 폭발시켜 탑승객 224명 전원을 사망케 한 테러를 일으킨 후 공항 검색이 강화되자 항공기보다 비교적 테러가 용이한 공항 여객터미널을 테러 대상으로 선정한 것이다.연이어 발생한 국제테러로 세계는 IS와 테러와의 전쟁에 돌입하였고, 국내 공항에서도 항공보안 등급을 주의 단계로 강화해 운영하고 있다. 이 와중에 올해 1월 인천공항에서 두 차례의 무단 밀입국 사건이 발생(21·29일)하였고 아랍어로 된 테러 경고성 문구와 함께 폭발물 의심물체가 화장실에서 발견(29일)되었다. 보안이 강화된 상태에서 일어난 사건이라 사회적 파장은 대단하였다. 정부에서는 지난 3월 10일 보안 취약요인을 선제적으로 예방·대응하는데 방점을 둔 '공항보안 강화대책'을 발표하였다. 보안기관과의 유기적 협조체제 구축, 노후된 장비 교체, 테러대응 전담팀 구성 등을 주요과제로 선정하였으나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대책을 재탕하였다는 비판도 있고 다소 미흡한 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번 사고는 공항 특성상 역할과 책임이 분산된 보안기관과의 유기적인 협조체제가 미흡해서 발생한 인재라고 할 수 있다. 공항에서 테러를 예방하는 최후의 보루는 최신 장비가 아니고 보안인력이다. 이들이 자신들의 업무에 자긍심을 갖고 근무를 할 수 있도록 처우를 개선해 주고 잘못을 했을 때 그에 상응한 책임을 물어야 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또한 보안 기관과의 실시간 정보교류 및 협업을 통한 상호협력체제도 재정립하여야 할 것이다. 우리는 미국의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미국은 9·11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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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마당] 공직자가 옷 벗을 때까지 명심해야 할 것들 지면기사
우리나라 국민의 존경을 받는 위인 가운데 공직자로서 한 명을 꼽으라면 다산 정약용 선생이다.다산 정약용 선생은 조선 후기 정치·경제·행정 등 다방면에 걸쳐 개혁을 주장하며 실학을 집대성했는데, 그중에서도 지방으로 발령 난 목민관이 지켜야 할 여러가지 행동 수칙을 담은 '목민심서'는 경기도 공직자로서 마음에 닿는 바가 크다. 지금은 정약용 선생이 살던 조선 후기와 사회·경제·문화 등 여러 방면에서 다른 부분이 많지만 정치인이나 이 나라 모든 공직자는 국민을 위해 존재한다는 기본적인 원칙은 정약용 선생 탄신 254주년인 현재에도 변하지 않는 진리이기 때문이다. '목민심서'는 12항목에 대해 각각 6조로 나누어 목민관이 지켜야 할 항목을 담았는데, 오늘날에도 공무원이 명심해야 할 몇 가지 항목을 소개하고자 한다. 우선 부임육조(赴任六條)다. 지방관이 임명을 받고 배임지에 가서 첫날 사무를 처리할 때 명심해야 할 일이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행장을 차릴 때 의복과 안장과 말은 모두 쓰던 것을 그대로 쓰고 새로 마련하지 말아야 한다며 검소함을 강조한 부분이다. 또한 수령으로 업무를 시작하기에 앞서 고을의 문제점에 대한 진언을 구하는 등 백성 입장에서 행정을 하라는 것도 새겨들을 대목이다. 다음으로 율기육조(律己六條)는 공직자로서 자신의 심신을 바르게 관리하는 방법이다. 율기육조에서는 청렴하게 한다는 것은 수령된 자의 본연의 의무로서 온갖 선정의 근원이 되고 모든 덕행의 뿌리가 된다고 말하고 있다. 또한 청렴하지 않고 목민관이라 할 수 있는 자는 일찍이 없었다고 강조하고 있다.다음 애민육조(愛民六條)는 공무원이 백성을 돌보는 일에 대해 말하고 있는데, 특히 공무원으로서 노인을 공경하고 어린이를 보살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혼인을 장려하고 백성이 흉년과 질병으로 어려움을 겪으면 구제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다음 이전육조(吏典六條)는 인사와 관련해 인재의 등용이나 인사상 문책 등을 다루는데, 나라를 잘 다스리는 일은 사람을 잘 등용하는 데에 달려있으며 군현이 비록 작으나 인재를 등용해야 한다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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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재철의 날씨이야기] 바다와 날씨이야기 지면기사
우리 인류는 옛날부터 바다로부터 식량을 구하고 바닷가에서 문명의 꽃을 피운 근거를 세계 곳곳의 패총 유적을 통해서 알 수가 있다. 바다는 우리 인간에게 끝없는 도전의 대상이 되었으며, 한편으로는 두려움의 대상이 되기도 하였다. 중세 유럽에서 문명이 발달하면서 바다를 통해서 교역이 활발히 시작되었고 바다를 인접한 해양 국가가 선진 강국이 되었다. 1492년 콜럼버스는 대서양을 횡단하여 신대륙을 발견하고, 마젤란은 세계 일주를 성공하여 1522년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들이 거친 바다를 항해하면서 해양학, 측지학, 천문학, 기상학은 발달하게 되었다. 특히 기상학의 주요한 이론들은 유럽 바이킹의 후예인 노르웨이, 스웨덴의 스칸디나비아 국가 학자들에 의해서 정립되었으며, 노르웨이 학파 이름으로 지금까지도 영국, 노르웨이, 스웨덴에서 이론기상학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2차 세계대전에서 연합군 승리의 기반이 되었던 노르망디 상륙작전은 350만명의 병력이 동원되는 사상 최대의 해상작전이었다. 연합군의 결정적인 승리는 상륙작전에 가장 적합한 날씨를 예측한 기상장교 스태그 대령의 판단에 있었다고 한다. 또한 맥아더 장군의 인천상륙작전은 태풍 '케지아'가 대한해협으로 북상할 것으로 예상되어 북한군이 전혀 예상하지 못한 가운데 해상작전이 실행되어 대성공을 이루었다. 그만큼 바다에서의 군사작전은 기상정보의 적절한 활용에 따라 성공 여부가 결정된다고 본다.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는 통일신라시대 해상왕 장보고가 청해진을 설치하여 동아시아 해상 무역을 장악했던 해양강국이었다. 그러나 조선시대에는 섬사람을 육지로 이주시키고 해상활동을 금지하는 해금(海禁)정책을 실시함으로써 유럽 해양강국으로부터 과학기술을 먼저 받아들인 일본에 의해서 국토를 침탈당하는 수난을 겪었다. 바다에서의 경제활동에는 기상요소가 가장 중요한 장애 요인이 되고있다. 2014년 4월16일 인천을 출발해 제주로 향하던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는 과적화물 등 여러 침몰 원인이 추정되고 있지만 이날 인천항에서 발생한 안개로 2시간 30분 늦게 출항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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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소금] 투표의 가치 지면기사
고대 그리스는 기원 전 6세기에 현대 민주주의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도시 중심의 폴리스와 소수귀족의 독재를 예방하기 위한 도편추방제 등 오늘날 민주정치의 많은 기초를 완성했다. 또한 고대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은 "정치에 참여하지 않는 벌 중의 하나는 자신보다 저급한 사람들의 지배를 받는 일이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플라톤의 말 속에는 자신보다 저급한 사람의 지배를 받는다는 말 뜻 그대로보다 자신의 의견을 반영하는 대표자를 내세움으로써 자신의 권리를 찾아야 한다는데 참 뜻이 있다.오늘날 모든 민주정치 체제에서 국민의 뜻과 개개인의 권리를 가장 합법적이고 합리적으로 잘 구현할 수 있는 제도는 바로 선거다. 국민은 자신을 대신할 대표자에게 표를 주고 대표자로서의 역할을 하기 위한 힘을 실어 주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선거 참여율은 다른 나라들에 비해 높지 않다. 정치인들이 국민에게 약속했던 공약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서일까? 아니면 국민의 의견이 정치에 잘 반영되지 않아서일까? 중요한 점은 우리나라의 낮은 정치 수준의 시작점에는 바로 국민의 저조한 선거 참여가 있다는 점이다.국민들 다수가 선거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정치인들은 국민이 아니라 자신과 정당의 이익을 먼저 고려하고 행동하게 된다.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국민은 정치인이 자신의 뜻과 다른 정치적 결정을 하더라도 비난할 자격이 없다. 자신에게 주어진 투표라는 소중한 권리를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플라톤의 말처럼 '저급한 사람'의 지배를 받고 싶지 않다면 투표라는 권리를 사용해 자신의 뜻에 맞는 정치인, 즉 국민을 대신할 심부름꾼을 선출하는 것이 올바른 민주정치의 시작이자 끝인 것이다. 플라톤이 말한 '저급한 사람'의 의미는 존중과 배려가 없는 사람이며, 이러한 사람에게 지배를 받는 것은 참담한 일일 것이다. 그러나 그 시초는 무심코 버려지는 자신의 한 표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국민과 그들의 대리인인 정치인 상호간의 존중과 배려의 관계가 선거라는 과정을 통해 올바로 정립된다면 '저급한 사람'의 지배가 아닌 '서로 존중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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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연인] 봄 지면기사
봄이 혈관 속에 시내처럼 흘러돌, 돌, 시내 가차운 언덕에개나리, 진달래, 노오란 배추꽃삼동三冬을 참아온 나는풀포기처럼 피어난다.즐거운 종달새야어느 이랑에서 즐거웁게 솟아라.푸르른 하늘은아른아른 높기도 한데…윤동주(1917~1945)발현(發顯)과 발아(發芽)는 다르다. 현실의 표면에 없었던 것을 공통적으로 보여주는, 발화는 속에 있는 것이 밖으로 나타나는 것을, 발아는 이전에 없었던 것이 생겨나는 것이다. 요컨대 '개나리'와 '진달래' 꽃은 나뭇가지라는 장소에서 피는 발화이고, '배추꽃'은 씨앗에서 비롯되는 바, 발아되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발현은 순환 속의 재생을 견인하지만 발아는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생겨남이다. 이 모두 생명이라는 흐름 속에서 존재하는 것으로서 '고독의' '외로움의' '슬픔의' "삼동"을 지나온 바, '생명의 혈관'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반복되는 혹은 시작하는, 당신의 만남도 '인연의 이랑'에서 얼마나 진통을 겪었는지, 돌아보면 봄날 한복판 "푸르른 하늘"에서 아지랑이같이 "아른아른" 하게 피어난다./권성훈 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권성훈 (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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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 이렇게 하면 대선도 진다 지면기사
'패배 책임 사퇴' 성명서 한장익숙한 야당 레퍼토리 예측돼서민들이 왜 투표하는지야당 지지토대·바탕 몰라선거마다 분열→敗 무한반복후보사퇴 시한 코앞 '중대변수'4월 13일 오후 6시. 여당의 압승. 그리고 국민들에게도 익숙한 야당의 성명서 한 장. '패배에 책임을 지고 사퇴한다'. 일여 다야의 선거구도에서 누구나 예측할 수 있는 시나리오다. 그렇다면 선거가 끝나고 도대체 무엇을 책임진다는 것인가. 야권의 분열이 곧 패배라는 것을 몰랐던 국민들이 있었던가. 기업이었다면 망하는 길을 끝까지 고집한 CEO에게 그런 식의 사퇴란 있을 수 없다. 아주 엄중하게 법적 책임을 져야 할 사안이다. 그런데도 정치적 몸짓으로 진짜 책임져야할 상황을 회피한다. 그래서 다짐한다. 패배했다고 눈물을 흘리지 말자. 사퇴한다고 섭섭해 하지도 말자. 반성도 낭비다. 헛된 분노는 정신까지 해친다. 그러나 우리들은 알고 있다. 가을이 되기 전에 잠룡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다시 돌아올 것이라는 것을. 내년 말까지 거듭될 분열과 이합집산도 지켜봐야 한다. 대통령이라는 권력의 힘과 낙하산의 달콤함을 아는지라 백병전에 가까운 대선 판이 될 것이다.보수의 기치를 내건 후보와 정당 간 합종연횡도 낯설지 않은 장면이 될 것이다. 대선 판을 좌우할 키워드는 개헌이다. 통치구조의 변경과 선거제도의 변경은 대선의 블랙홀이다. 중대선거구를 채택하고, 비례대표제를 확대한다면 일본식 자민당의 장기집권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통일 문제도 살아있는 변수다. 이런 결론에 이를 때마다 과연 야당은 무엇인가를 묻는다. 2013년 12월. 문재인은 한권의 책을 썼다. '1219, 끝이 시작이다'. 자신의 대선 패배 이유를 자성한 책이다. '평소 준비와 실력 부족 그리고 벼락치기'를 그 이유로 들었다. 패배의 원인을 '우리 안의 근본주의'에 있다고도 했다. 그렇다면 야당은 어디에서 무엇을 통해 변하고 있는가. 물론 야당의 단골메뉴는 서민사랑이다. 공약도 구호도 서민의 대변자임을 결코 빼놓지 않는다. 그렇지만 선거마다 패배의 길을 무한반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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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칼럼] 유엔안보리 제재 이후 북한의 대응 지면기사
당·정·군·단체 내세워 13차례 협박성 말폭탄 쏟아내김정은, 수차례 軍 현지지도 핵무력 강화의지 표출경제·핵 병진노선… 7차당대회 국면전환 분수령 될듯북한은 1월 6일 4차 핵실험을 단행했다. 핵실험의 의도는 핵능력 고도화를 위한 기술 축적, 핵보유국으로 가겠다는 의지 과시, 미국과의 동등한 입장에서 핵군축 및 평화협정 논의 선점 등 세 가지로 요약된다. 유엔안보리 대북제재결의안 2270호는 국가 간의 이해관계에 따라 미묘한 입장 차이를 보여준다.미국은 2270호가 북한이 진지하고 신뢰할 만한 비핵화 협상의 복귀에 효과적일 것으로 주장한다. 압박과 제재를 통한 북한의 비핵화 협상 복귀 전략이다. 한국은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와 관련된 활동을 중단케 할 것임을 강조한다. 제재와 압박만이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개발을 중단시킬 수 있다는 전략이다. 영국은 인도주의적 차원의 지원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제3자적 입장에서 인류 보편적 가치는 중시하면서도 정치문제에는 다소 거리를 두겠다는 전략이다. 중국은 평화회담 재개와 비핵화 진전 등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한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압박과 대화의 병행전략이다. 러시아도 북한이 6자회담으로 복귀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에 무게중심이 있다. 국가 간의 입장 차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제재의 느슨함을 예고한다.북한은 유엔안보리 대북제재결의안 2270호 채택 이후 당·정·군 기관과 단체를 내세워 '말폭탄'의 시위를 전개했다. 3월 3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시작으로 정부 대변인 성명,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성명, 국방위원회 성명, 총참모부 성명, 조선직업총동맹 중앙위원회 대변인 성명, 사회민주당 중앙위원회 성명 등 총 13차례에 걸쳐 협박성 말폭탄을 쏟아냈다. 300㎜ 신형대구경 방사포와 단거리·중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저강도의 맞대응 무력시위도 지속했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12차례의 군사분야 현지지도를 통해 핵무력 강화의지표출과 함께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저급하면서도 공격적인 언사도 서슴지 않았다.유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