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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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마당] '띠'에 대한 오해 지면기사
2016년 새해에 제일 먼저 태어난 아기가 방송에 소개됐다. 아기 이름은 '꼬미'. 이 아기는 2016년 0시 1초에 첫 울음보를 터뜨렸고, 강보에 싼 아기의 귀여운 얼굴 모습도 보여주었다. 그리고 산모가 한마디 했는데 "건강하게 잘 커 주었으면 좋겠어요. 우리 원숭이···"라고 말했다.여기서 산모는 새해가 병신년 원숭이해라고 방송에서 떠들어대니까 그 아기가 원숭이띠인 걸로 오해한 모양이다. 육십갑자(六十甲子)에 의한 생년, 생월, 생일, 생시의 간지는 모두 음력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육십갑자는 줄여서 육갑이라고 하는데 천간(天干) 10개, 지지(地支) 12개를 순차로 배합하여 60가지로 늘어놓은 것이다. 천간, 지지를 줄여서 간지라 하고, 그래서 10간 12지가 된다. 여기서 '띠'를 가르는 것은 지지이다.천간(天干)은 갑(甲)·을(乙)·병(丙)·정(丁)·무(戊)·기(己)·경(庚)·신(辛)·임(壬)·계(癸) 이렇게 10간이고, 지지(地支)는 자(子;쥐)·축(丑;소)·인(寅;범)·묘(卯;토끼)·진(辰;용)·사(巳;뱀)·오(午;말)·미(未;양)·신(申;원숭이)·유(酉;닭)·술(戌;개)·해(亥;돼지) 등 12지이다.우리가 해마다 달리 붙이는 간지의 이름을 태세라 하고, 음력 매월에는 월건, 매일 붙이는 간지를 일진이라 한다. 천간과 지지를 결합하여 짝을 맞추어 나가면 60가지에서 끝이 나는데 그 60갑자는 아래와 같은 순서로 이어진다. '갑자, 을축, 병인, 정묘, 무진, 기사, 경오, 신미, 임신, 계유, 갑술, 을해… 갑인, 을묘, 병진, 정사, 무오, 기미, 경신, 신유, 임술, 계해'이것은 사람의 한평생 주기와 거의 맞아 떨어져, 사람 수명이 짧던 옛날에는 60갑자를 살면 한평생을 잘 누렸다는 의미에 환갑이라 하여 잔치를 하고 장수를 축하했다. 환갑이나 회갑이란 갑자년에 태어난 사람이 60년을 살아 갑자년 생일을 맞았다는 뜻과 같다.위에서 2016년 새해에 태어난 아기 '꼬미'는 그날이 음력으로 2015년 11월 22일이므로 병신년 생 원숭이띠가 아니고, 을미년 생 양띠이다./구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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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단상] 신나고 설레는 명절, 설날 지면기사
전통시장서 싸고 품질좋은 설 성수품 구입 적극 추천행복한 삶 누릴 수 있도록 다양한 복지정책 추진권역별 명품공원·휴식공간 조성도 최선 다할 것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 설이 다가옵니다. 농촌에서 자란 제게 설은 참 특별합니다.6남매의 막내인 저는 형님들의 옷이나 가방, 신발을 물려받고 입는 일에 익숙했습니다. 넉넉하지 않은 그때 나뿐 아니라 많은 아이가 형 누나의 옷을 물려 입으면서도 불평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으레 그런 것 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그러나 설날만큼은 달랐습니다. 어머니께서는 일 년 내내 제게 새것을 사주시지는 않았지만 설날이면 설빔이나 운동화 아니면 새 양말이라도 꼭 건네주셨습니다. 그래서 제게 설날은 신나는 명절이었습니다. 설날이 다가오면 어머니께서 이번에는 무엇을 사주실까 기분좋은 상상을 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2014년 7월 평택시장에 취임한 이후 저는 설을 준비하는 어머니처럼 평택 시민 여러분의 가슴을 설레게 할 수 있는 좋은 선물이 무엇일까 매일매일 고민하고 있습니다.다행스럽게도 지난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행정자치부 중앙분쟁조정위원회의 평택항 신생 매립지 관할 결정은 12년 전 잃었던 우리 땅을 되찾은 큰 경사였고, 또한 15조6천억원을 투자하는 삼성반도체 평택단지 조기 착공 역시 우리 시 역사에 한 획을 긋는 큰 선물이었습니다.그동안 차근차근 준비했던 일들이 결실을 보게 됐고, 시민 여러분의 오랜 염원도 하나하나 구체적인 모습을 갖추게 돼 마음이 흡족합니다.얼마 전 저는 가족들과 함께 우리 시 전통시장을 찾았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전통시장이 썰렁해서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예전엔 설 명절이 다가오면 시장은 북적북적 흥겨운 축제의 현장이었습니다. 장날이면 시장 입구부터 물건을 사려는 시민들과 물건을 팔기 위해 모여든 상인들로 가득찼습니다. 시장 입구에서 아는 어른들을 만나면 커다란 사탕을 제 손에 꼭 쥐어주며 머리도 쓰다듬어 주시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리고 명절을 앞두면 어머니가 혹시 나를 두고 시장에 가실까봐 노심초사했던 기억도 납니다. 어머니를 따라 시장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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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수도권 하천오염 정화식물심기 등 개선 급해 지면기사
수도권에는 한강을 비롯해 한탄강, 경안천 등 크고 작은 강과 하천이 많다. 게다가 산업화에 따른 도시화로 인구집중현상이 두드러져 국내 인구의 절반 가까이가 이 지역에 거주하고 있다. 이 때문에 수질을 비롯한 환경오염도 다른지역에 비해 많이 나쁘다. 하천수질만 보아도 1970·80년대에 비하면 월등히 좋아졌다고는 하나 지금도 대부분 하천이 오폐수로 오염이 심화, 생태계가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특히 도심을 흐르는 하천엔 물고기는 커녕 개구리조차 한 마리도 찾아볼 수 없을 정도이며 악취 때문에 접근할 엄두도 못 낸다.하천 곳곳이 이런 상황인데도 오폐수처리장은 도심을 벗어나 하천 하류에 설치할 수밖에 없다. 이로인해 모든 하천은 상류쪽이 오염 될 수밖에 없다. 도심 하천오염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오폐수가 하천으로 흘러들지 못하게 각 가정과 사업장에서 하수처리장까지 우수와 분리 하수관을 설치하는 방법이 있긴 해도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시설비와 유지관리비 부담이 만만치 않다. 그렇다고 하천오염을 방치할 순 없다. 어떤 방법이 됐든 오염을 방지해야 한다. 다행히 수생식물 중에 오염된 물에서 잘 자랄 뿐만 아니라 수질 오염물질을 뿌리로 흡수 정화하는 갈대 식물이 있다. 그 갈대를 하천에 심어 오폐수를 정화해 하류 오폐수처리장으로 흘려보내면 하천오염 개선에 크게 효과가 있을 것이다.안산시에서는 1990년대 초 시화호 상류에 103만7천500㎡ 의 인공갈대습지공원을 조성, 시화호로 유입되는 반월천과 삼화천, 동화천의 오폐수를 수질기준에 맞게 처리해 시화호로 흘려보낸다. 인공갈대습지공원은 시화호 수질개선에 크게 공헌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가을이면 갈댓잎이 하늘을 찌를 듯 장관을 이루어 시민들에게 볼거리 제공은 물론 물고기가 놀고 나비, 잠자리가 날아 다닌다. 또한 생태공원으로서 사계절의 특성에 맞는 식물이 자라고 여름, 겨울 철새 등 동물들이 머물렀다 떠나기도 한다. 이처럼 시화호 갈대습지는 오폐수처리는 물론 생태하천으로,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일석삼조 효과가 있다. 다시 한번 당부하는데 오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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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소금] 주권 행사의 소중함 지면기사
아무 노력없이 진영 논리에 빠져정치적 의사 결정한다면성숙한 유권자 자세 아니다검은 유혹·극단적 사고서 벗어나밝고 건강한 사회 지켜나갈후보자 선택위해 관심 기울여야자정이 가까운 시간 리모컨으로 TV를 켜니 성룡이 나오는 영화가 방송되고 있었다. 최근 엄청난 흥행몰이를 했던 '응답하라 1988(응팔)'의 배경 세대인 80·90년대 세대에게 성룡은 쿵푸 영화의 대명사로 인식돼있다. 그런데 성룡은 혁명복을 입은 '황싱'으로 등장하고 있었다. 아! 성룡이 이런 영화도 찍었구나. 영화 '신해혁명'이었다. 신해혁명 이전 실패한 봉기들에 대한 이야기와 1911년 10월 10일 한 병사의 총성으로 시작된 우창 봉기를 시발점으로 1912년 1월 중화민국 임시정부가 수립되고 쑨원이 임시 정부의 대총통이 되기까지, 영화는 신해혁명과 그 이전의 역사를 박진감 있게 담고 있었다. 황제로부터 주권을 쟁취하기 위해 수많은 혁명가들이 목숨을 바쳐야 했던 이야기가 군부 세력의 탄압에 맞서 국민의 손으로 위정자를 선출할 수 있는 권리를 어렵게 되찾은 6월 항쟁을 닮아 있어 2시간 동안 몰입해서 영화를 봤다.그렇다. 지금은 우리가 너무도 당연하게 여기지만 투표권을 되찾은 것은 불과 30년 전의 일이고 그 권리를 얻기 위해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걸었을 만큼 투표권은 고귀한 가치를 가진다. 그런데 과연 힘겹게 쟁취한 투표권을 제대로 행사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자. 지지하는 후보자가 없다는 이유로 투표소에 가지 않은 적은 없는가. 단지 생각하기 싫고 귀찮아서 투표소에 가기 싫은 것이면서 "난 정치에 관심이 없어" "다 그게 그것 같아서 누가 되든 상관없어" "투표를 안 하는 것도 정치적 의사표현이야"라는 등 핑계를 대본 적은 없는가. 내 정치적 의사는 확실해서 공약을 살펴볼 필요도 없다고 생각하고 선거 홍보 책자를 휴지통에 버린 후 '묻지마 투표'를 한 적은 없는가. 총선이 석 달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4년간 정치적인 사건이 있을 때마다 여·야는 국민이 심판해 줄 것이라고 하면서 '국민'만을 외쳐왔다. 이제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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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독자의 소리] 몸캠피싱을 주의하라 전해라~ 지면기사
몸캠피싱(Sextortion)이란 화상채팅을 하면서 음란행위를 유도해 영상녹화 또는 사진촬영을 한 다음 피해자 스마트폰에 악성코드를 심어 연락처를 빼낸뒤 영상 또는 사진 유포 협박을 통해 금전을 갈취하는 범죄이다.유포방법은 랜덤 채팅으로 '미모의 여성·젊은 남성과 대화 가능' 문자·카톡을 무작위로 배포해 대상자를 선정하는 방식으로 음성 대화를 할 수 있도록 링크를 보내주고 설치를 유도해 악성 바이러스를 심은 후 피해자 스마트폰을 마음대로 조정하게 만든다.보이스피싱의 경우 금전적 사기범죄인 반면, 몸캠피싱은 금전적 피해는 물론, 자신의 음란 채팅화면을 가족이나 친구, 친지들에게 무차별 유포하겠다는 협박으로 지속해서 돈을 요구하는 악의적인 범죄행위로 2014년 487건, 2015년 8월까지 455건이 넘는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명예 실추를 우려해 신고 안 한 건수까지 합하면 피해자가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피해사례로는 채팅화면이 장인에게 발송돼 이혼 당하거나 대학생이 금전적 협박을 못 견뎌 투신자살 하는 등 피해가 확산되고 있어 적극적인 예방·홍보가 필요하다.몸캠피싱 예방법을 살펴보면 첫째, 랜덤채팅은 익명성 보장을 이유로 다양한 사기사건의 대상자가 될 수 있다는 인식이 필요하다. 둘째, 출처불명의 실행파일 (*, apk)을 스마트폰에 다운 후 설치하는 행위 금지. 셋째, 스마트폰 '환경설정' 메뉴에서 '출처를 알 수 없는 앱 설치를 차단'하는 보안설정을 강화해야 한다. 만일 당신이 몸캠피싱의 피해자가 되셨다면, 가해자들은 금전요구의 횟수와 금액단위를 키워가면서 빈대처럼 당신을 괴롭힐 수 있으니 채팅화면을 캡처하고 송금 내역 등 증거자료를 즉시 경찰관서에 신고해 도움을 받도록 해야한다. /연제호 (경기경찰청 112종합상황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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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 누리 과정 대상 (만 3~5세) 수준의 도의회 난투극 지면기사
도의회 의장은 공석이고 도지사는 고발 당하고…복잡한 예산집행 문제 풀기위한성실한 정책적 고민 대신정치적 입장 내세운 '난장판'지방의회수준 새삼 깨닫게 해경기도민의 2016년 새해는 제9대 경기도의회 의원들의 괴성과 몸싸움 때문에 극악스러웠다. 도의원들의 악쓰고 멱살 잡고, 욕하는 모습은 과거 도끼로 문을 부수고, 최루탄을 터뜨리던 국회의원들의 모습을 연상시켰다. 전국적으로 방송된 이들의 폭력적 난장판을 보며 그 이유가 무엇인지,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궁금해진다. 이들이 이러한 난장판을 연출한 이유가 만3~5세 유아의 심신 건강과 조화로운 발달을 돕고 민주 시민의 기초를 형성하기 위한 국가 무상보육 관련 예산 즉, 누리과정 예산 편성 때문이라는 사실이 기막히다.난장판 의회는 도교육청 예산 편성 과정에서 이미 예견돼 있었다. 작년 9월 경기도의회 다수당인 구(舊)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도의원들은 누리과정 예산 편성을 위해 중앙정부(교육부)가 지원 지방교부금으로 지원한 것을 도교육청 예산에 편성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정부와 경기도교육청이 누리과정 예산 마련을 도교육청 예산이 아니라 별도 예산으로 책정하지 않으면 경기도교육청이 제시한 누리과정 3차 추경 예산 1천79억여원 전액을 삭감하겠다고 선언한 후 이를 실행에 옮겼다. 이들의 이러한 행위는 새누리당 출신 박근혜 대통령 공약인 누리과정 예산 때문에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재정 교육감이 집행권한을 갖는 학교 운영 관련비용, 교육환경 개선 관련비용 등에 쓸 돈이 없다는 뜻으로 해석되고 있다. 누리과정 예산 편성 과정에서 벌어진 난장판 사태는 한정된 예산에서의 정책적 우선순위 결정문제 때문이 아닌지 생각해 본다. 실제로 국가가 돈이 많으면 더민주 측 의원들 주장처럼 별도 예산으로 누리과정 예산을 운영하면 된다. 그런데 문제는 돈이 없다. 나라가 돈이 없어서 중앙정부가 어떤 정책(누리과정)에 얼마의 예산(1천79억원)을 투입할지 선별적으로 결정하고 이를 도교육청에 지방교부금 형식으로 예산을 보내면 이를 도교육청이 집행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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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연인] 설화(雪花) 지면기사
썩은 가지에 눈발이 살아 있다절속(絶俗) 후 하릴없는 생각들이겨울눈으로 허공을 껴안아뿌리 쪽 관다발 어디쯤에선물길이 막힐수록 빛나는 적요죽음이 떠받치고 있기 때문이다생(生)이 외도(外道)라면 눈은 또 무슨 경계의 밖인가 고사(古寺)의 숲은 밝아여태 걸은 길들이 능선에 엉킨다 연(緣) 없는 나목(裸木)들 반은 살아 반은 죽어 연록의 시절을 지우며 야윌 때대처로 가는 길 영원히 막힐러니김종태(1971∼)상대방에게 위로가 된다는 것은, 그 만큼의 상처를 덮어주는 일이다. 상처의 부피가 깊을수록 나눠야하는 슬픔의 진폭도 비례한다. 죽어가는 생명은 삶으로부터 멀어지지만 그래도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것은 누군가 옆에 있기에 가능하다. 삶의 잎사귀를 모두 떨어뜨린 사이사이를 채워주는 '겨울눈'을 보면 자신을 키워온 '인생의 육체'를 보게 된다. 그것은 뿌리 쪽 관다발에서 물길이 막히어 썩어가는 나무에 내린 눈을 통해 우리의 삶을 예측할 수 있는 것이다. 눈꽃은 존재 내면의 크기를 '대처'해 주는 형상물로서 '생(生)이 외도(外道)'라고 할 수 있다. '반은 살아 반은 죽어' 있는 삶에서 "연록의 시절을 지우며" 서 있는, 겨울 한복판에 나는 주변 사람들에게 어떤 존재인가를 생각했다./권성훈 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권성훈 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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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하의 만화세상] 섬과 섬을 이어가는 소중한 가치 지면기사
정현종 시인은 두 행으로 끝나는 짧은 시 '섬'에서 이렇게 노래했다.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 / 그 섬에 가고 싶다" 시인은 사람들 사이에서 섬이 있다고 했다. 망망한 바다에 홀로 떠있는 섬. 사람과 사람 사이에 섬이 있는데 우리는 무심하다. 때론 그 섬들은 사람들 사이에서 완전히 추방되고, 고립된다. 이 섬의 이름은 장기 농성장이다. 김선수 변호사는 "이 고립된 섬들은 21세기 대한민국의 민낯이자 가장 아픈 곳들"이라 부른다. 만화가와 르포 작가들이 짝을 이뤄 장기농성장을 찾았다. 그들은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현장을 살펴 만화를 그리고 글을 썼다. 그들은 섬과 섬을 이어보자고 한다. 감성적이면서 힘이 있는 주장이다. 2014년 첫 번째 권이 출간되었고, 2015년 12월 두 번째 권이 나왔다. '섬과 섬을 잇다 2'에서는 총 다섯 곳의 섬이 나온다. 광화문 지하보도에서 3년째 자리를 지키는 '장애인 등급제와 부양의무제 폐지'를 주장하는 농성현장. 민주노조에 가입한 조합원에게 의도적으로 안전상태가 의심스러운 차로 장거리 코스에 배치하는 전주버스, 싼값에 산 회사를 비싸게 팔기 위해 희망퇴직을 권하는 사측에 맞서 1년이 넘게 굴뚝에 올라가있는 스타케미칼, 문자 하나로 해직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다시 회사로 돌아가기 위해 10년 동안 싸움을 이어가는 기륭전자, 심야노동폐지라는 단순한 요구로 시작해 5년 넘게 이어진 유성기업. 신문 기사나 소셜 미디어에서 공유된 글에서 한번쯤 본 것 같은 낯익은 섬들이다. 다섯 곳의 섬을 찾아간 만화가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섬을 찾아간다. 장애등급제, 부양의무제 폐지서명을 받는 광화문 지하를 찾은 앙꼬는 섬뜩한 직관으로 서명운동현장을 스쳐가는 이들을 멀리 관찰한 뒤 카메라 앞으로 불러내 인터뷰를 한다. 평범한 이들을 인터뷰한 중간에 2014년 4월 17일 화재로 사망한 송국현 씨 에피소드를 넣었다. 전주지역 버스 노조를 찾아간 조남준은 충실하게 현장의 사정을 전달한다. 최악의 노동환경을 벗어나기 위해 파업을 했고, 736일만에 파업을 끝내고 업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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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누리과정 문제해결 31개 시·군 지혜 모아야 지면기사
시장 취임 7년만에 듣도 보도 못한 다소 황당한 문서를 받았다. 경기도에서 어린이집 2개월분의 누리과정 예산을 준예산으로 편성해 집행할 계획이니, 시군별로 누리과정 예산을 집행할지 말지를 알려달라는 것이다. 지금까지 한번도 도가 예산을 편성해 집행하면서 시·군에 이를 물은 적이 없었다. 결론만 말하면, 받을 것이다. 2달뿐만 아니라 준다면 나머지 10달도 받을 수 있다. 사실 집행 여부를 결정하라는 경기도의 질문 자체가 난센스다. 도가 누리과정(어린이집 2개월 분)을 준예산으로 편성해 전달하면, 각 시·군은 절차상 당연히 집행 할 수밖에 없다. 지원 절차에 따라 누리과정 예산을 어린이집에 배분하는 기관인 사회보장정보원으로 전달하겠지만, 누리과정 문제는 국가가 해결해야 할 책무다. 지방비 투입은 근본적 해결책이 아니라는 시흥시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아이들과 학부모들 걱정에 긴급히 예산을 편성해 돈을 내려보내겠다면서, 각 시·군에 돈을 받을지, 말지 묻는 의도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국가가 나서서 무상보육을 약속해놓고 책임을 지방으로 떠넘긴 탓에, 부모들은 '애 가진 죄인' 으로, 어린이집은 '돈 달라고 떼쓰는 죄인'으로 만들어 버렸다. 누리과정 예산을 2달간 지원하고 난 후에는 어떻게 할 것인가. 문제는 또 되풀이될 것이다. 허리띠 한번 졸라매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님은 누구나 알고 있다. 보다 나은 해결책을 위해 경기도 31개 시군 시장·군수 회의를 소집할 것을 거듭 촉구한다. '지역의 미래인 아이들'과 '지방자치'를 지켜내기 위해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한다. 기초·광역·중앙 각각의 정부마다 기능과 역할이 다르고 고유의 사무가 있다. 하지만 지방자치 20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이에 대한 깊은 고민이 부족한 실정이다. 때문에 중앙정부가 주요시책을 결정하고 지방정부는 집행만 하는 하급행정기관 정도로 보는 인식이 여전하다. 누리과정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않으면 지방자치의 미래는 어두 울 수밖에 없다. 경기도 31개 시군은 단순히 경기도의 2개월 치 누리과정 예산 지원 여부에만 관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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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이 있는 에세이] 국립한국문학관을 위하여 지면기사
문학은 첨단정보화 시대에도가장 중요한 예술로 남을 것시인은 아름다움을 노래하고작가는 사회를 지탱할 수 있는다양한 관계 이야기로 풀어잃어버린 가치 찾자고 권유할 것문학계 숙원 사업이었던 국립한국문학관 설립을 위한 '문학진흥법' 제정안이 지난해 12월 3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였다.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이 법안은 상임위에서 일부 수정되고 본회의에서 최종 통과하였다. '문학진흥법'은 2016년 7월 중(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날)에 시행될 예정이며, '한국문학번역원'의 설치 근거 법률 역시 현재의 '출판문화산업진흥법'에서 '문학진흥법'으로 이관하게 되었다.이 법안은 문학진흥을 위한 사업과 활동을 지원하고, 문학 창작 및 향유와 관련한 국민의 활동을 증진함으로써 문학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정의되어 있다. 문화부장관으로 하여금 5년마다 문학진흥 기본계획을 수립하도록 하고 있으며, 문학진흥정책위원회를 통한 체계적인 계획 수립과 지원체계 구축, 문학 관련 전문 인력 양성·지원, 해외진출 및 국제교류를 위한 지원, 문학 향유를 위한 문학교육, 문학단체 및 비영리법인을 위한 지원, 국립문학관 설립 등을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다. 이러한 기능이 이미 일본이나 중국, 대만 등 다른 동아시아 국가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우리도 국립문학관을 설립하고 운영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여 문학적 자산을 수집하고 전시하고 연구하고 활용하여 후세를 위한 교육 시설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핵심적 내용이다. 문학관 운영을 국가로 정함으로써 그 공공성과 교육성을 제고하는 목적에 충분히 부합한다고 판단된다.이 법안을 마주하면서 우리는 먼저 한국문학사에서 재해석의 코드를 풍부하게 내장하고 있는 일차적 자료 발굴과 보존과 해석이 중요하다고 강조할 수 있다. 말할 것도 없이, 한국문학 자료들을 일일이 검색하고 찾아내어 그 원형을 보존하고 고전적 해석을 쌓아가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우리가 국립문학관을 마련하고 거기서 한국문학의 장을 투명하고도 드넓게 펼치려는 것도, 이러한 자료 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