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열린마당] 시정홍보에 감성을 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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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린마당] 시정홍보에 감성을 담자 지면기사

    '활짝 피었네요, 당신 / 홀딱 반했어요, 부천'이 시는 지난해 부천시가 주최한 '제4회 시(市, 詩)가 활짝 공모'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작품이다.부천시는 시민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고 문화특별시 부천의 위상과 정체성을 담은 좋은 시구를 공유하기 위해 지난 2013년부터 '시(市, 詩)가 활짝 공모전'을 개최하고 있다. 당선된 공모작들은 시, 만화, 시화 등으로 디자인해 육교와 동 주민센터 청사, 지하철역, 버스승강장 쉘터 등에 게시했다. 딱딱한 시정 슬로건이 있던 자리는 시민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글들로 탈바꿈 됐다. 임팩트 있는 짧은 글을 통해 공감과 위안을 얻었다는 글이 SNS에 올라오는 등 시민들의 반응도 좋았다. 이제 '詩 현판'은 부천의 명물이 됐으며 또 다른 문화 코드가 됐다.부천시는 지난해 SNS 홍보 캐릭터 부천핸썹(Bucheon Hands up!)을 제작했다. 부천핸썹은 손 모양의 캐릭터로 '부천'과 발음이 비슷한 'Put your hands up'에서 힌트를 얻어 이름을 지었다. 부천핸썹은 트위터·페이스북 등 SNS에서, 부천영화제를 비롯한 다양한 행사현장에서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며 재미와 친근감 넘치는 시정 홍보대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덴마크의 미래학자 롤프 옌센은 정보화 사회, 지식기반사회 다음의 사회는 꿈의 사회가 될 것이라 예견한 바 있다. 이제는 상품의 가치보다는 그 안에 담긴 꿈, 감성, 스토리를 파는 시대, 즉 '감성의 시대'인 것이다. 감성의 시대는 작은 것이 큰 것을 움직이며, 소프트웨어는 하드웨어보다 중요하다.또 올해 초 우리 사회의 화두는 '위로와 공감'이다. 따뜻한 가족애와 이웃과의 정을 오롯이 녹여낸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응팔)'을 보며 위로를 받고, 설산에 묻힌 동료를 끝까지 찾아나서는 끈끈한 동료애를 그린 영화 '히말라야'를 보면서 눈물을 흘렸다.이 같은 시대적 흐름과 트렌드에 맞춰 시정홍보의 방향과 전략도 달라져야 한다. 일방향 보다는 쌍방향의 홍보, 딱딱한 정책홍보보다는 따뜻한 감성·공감홍보가 시민들에게 더

  • [경인칼럼] 종편 사용설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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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인칼럼] 종편 사용설명서 지면기사

    정치평론가들 뚜렷한 정치색 띠며 '입담 과시'정치발판의 수단 삼으려는 사람들 점점 많아져개국 5년째… 출연진 이력제 못할것도 없지 않은가종합편성채널, 즉 종편이란 뉴스·드라마·교양·오락·스포츠 등 모든 장르를 방송하는 채널을 가리킨다. 지금 대한민국은 종편 공화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영향력이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다. 2011년 12월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4개의 종편이 출범할 때만 해도 종편이 이렇게 성공을 거둘거라고 생각한 사람은 없었다. 막강한 자금력과 오랜 연륜의 지상파 방송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고 봤기 때문이다. 예상대로 대부분의 종편들이 적자에 시달렸다. 그러나 2012년 대통령 선거는 종편에 도약(?)할 수 있는 기회였다. 돈 적게 들이고 시청률을 올릴 수 있는 프로그램이 쏟아졌다. 시사 뉴스 프로그램은 제격이었다. 시청률도 잘 나왔다. 출연진 몇 명이 나와 하루 종일 정치얘기만 하면 되니 제작하기도 편했고 비용도 저렴했다.종편들이 개국할 당시 대선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컸던 시기다. 그러다 보니 듣지도, 본적도 없던 사람들이 '정치평론가'라는 이름을 달고 종편에 출연하기 시작했다. 처음에 국민들은 이들이 정치적으로 중립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정치평론가라고 생각했다. 대학교수들도 마찬가지였다. 학자라는 신분 때문에 처음엔 신뢰가 갔지만 그들이 '정치교수'라는 것이 밝혀지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특정인과 특정정당을 노골적으로 지지했기 때문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4개 종편을 돌아다니며 출연하는 20~30명의 소위 정치 평론가들이 점점 뚜렷한 정치색을 갖고 특정인과 특정 정당을 지지하기 시작했다. 중립적 시각에서 정치판을 재단하는 것이 아니라 사사로운 감정이 개입되기 시작한 것이다. 지금도 이런 경향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오히려 사주의 입장에 따라, 프로그램 제작진의 정치적 성향에 따라 좌지우지되는 경우가 여전히 존재한다. 또한 출연진들이 자신의 정치적 성향을 드러내고 있음에도 이들의 이력을 제대로 밝히는 경우는 드물다. 야당에 우호적으로

  •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 충언역이:  충성스러운 말은 귀에 거슬린다
    칼럼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 충언역이: 충성스러운 말은 귀에 거슬린다 지면기사

    누구에게나 지나고 보면 그가 나에게 진실한 충고를 한 것인데 그 당시에는 그 말이 듣기가 싫어 흘려버리거나 심지어 화를 내기까지 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충고는 여러 경우가 있어서 일률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공통점은 좋은 방향을 제시하고자하는 진심이 담겨있고 사리에 맞는 이야기라면 충고라고 할 만하다. 이런 면에서 객관적이고 냉정한 비판이나 사적인 감정이 담긴 비난과 다르다. 그런데 사람의 귀는 어찌된 일인지 비판이나 비난은 물론이고 진심어린 충고도 듣기 싫어하는 경향이 있다. 기원전 26년 진(秦)에 먼저 입성한 유방(劉邦)은 진(秦)의 자영(子영)에게 황제의 도장(印)을 받고 함양(咸陽)에 들어갔다. 음주가무를 즐기던 유방은 아방궁(阿房宮)이 선사하는 화려함에 도취되어 항복한 자영(子영)도 죽이고 아방궁(阿房宮)에 눌러앉고 싶었다. 이에 번쾌가 무고한 살인을 해서는 안 되며 궁전에서 나가야한다고 충고했지만 먹혀들지 않았다. 그러자 장량이 충고를 하였다. 유방이 진나라 궁궐에 들어올 수 있었던 것은 진(秦)이 도리를 잃자 민심이 떠난 까닭인데 만약 지금 환락에 빠져들어 머문다면 똑같은 우를 범하는 것이라고. 그러면서 한 말이 "충언(忠言)은 귀에 거슬리지만 행실에는 이롭고(忠言逆耳利於行), 좋은 약은 입에 쓰지만 병에는 잘 듣는다(良藥苦口利於病)"는 명언이다. 진퇴(進退)의 결정에는 늘 충언이 필요하다./철산(哲山) 최정준 (동문서숙 대표)

  • [수요광장] 기적을 만드는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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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요광장] 기적을 만드는 비밀 지면기사

    자신이 뭔가를 이루고 싶다면가능성 없다는 부정적 생각 말고오로지 믿음 하나로 실천해야 수많은 장애물과 절망이 닥쳐도결코 포기하지 말고 도전한다면성공이라는 기적 스스로 만든것얼마 전 YTN에서 감동적인 뉴스보도를 접한 적이 있습니다. 인도의 한 노인이 혼자 산을 깎아서 길을 만든 실화였습니다. '마운틴 맨'으로 알려진 다시락 만지씨라는 실존인물의 이야기였습니다. 이 실화는 영화로도 제작되었다고 합니다. 만지씨가 젊은 시절 아내와 산길을 오르다 아내가 심하게 다쳐서 위급한 상황이 되었는데 산이 가로막혀 병원에 가지 못하고 그만 세상을 떠나고 맙니다. 만지씨는 사랑하는 아내를 구하지 못한 죄책감에 시달리다가,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게 만들겠다는 각오로 염소 세 마리를 팔아서 장만한 정과 망치로 산을 깎기 시작합니다. 사람들은 만지씨가 저러다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말렸지만 만지씨는 산을 깎는 일을 멈추지 않았고, 결국 혼자의 힘으로 산을 깎아 폭 8m, 길이 110m의 길을 만들어냅니다. 길이 완성되자 병원까지 55km였던 길이 15km로 단축되었습니다. 지금은 많은 사람이 만지씨가 산을 깎아 만든 그 산길을 따라 걷고 차가 다닌다고 합니다. 만지씨가 산을 깎는 데 걸린 시간은 무려 22년이었습니다. 이런 기적 같은 이야기를 들으면 대부분의 사람은 '이야~그 양반 대단하네. 어떻게 그런 기적 같은 일을 만들었을까' 라고 감동하는 것으로 끝납니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감동 만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스스로 그런 기적을 만들어내서 주인공이 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기적을 만들어 스스로 주인공이 되는 사람들에게는 비밀이 있습니다. 그들은 인간의 마음속에는 하나의 믿음만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어떤 것에 대한 믿음은 하나의 통로만을 허용합니다. 하나의 믿음은 다른 믿음을 허용하지 않습니다. 즉, 자신이 어떤 일을 이룰 수 없다고 믿는 순간 자신이 그 일을 이룰 수 있다는 믿음을 갖지 못하는 것이고, 자신이 이룰 수 있다고 믿는 순간 그 일을 못 이룬다는

  • [발언대] 통일은 행복대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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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언대] 통일은 행복대박이다! 지면기사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의 행복론은 행복의 보편적 정의를 잘 말하고 있다. 그는 '궁극목적 = 최고선 = 행복'이라는 방적식으로 인간의 궁극적인 목표가 행복이라고 주장했다. 인간은 누구나 행복하기를 원한다.'행복은 무엇인가'라는 기준은 주관적이며 개인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처럼 '행복'은 모든 인간이 추구하는 최고의 목적이고 궁극적 목표임에는 이견이 없을 듯하다. 안정적인 직장을 구하고 이상형의 이성을 만나 가정을 이루는 것, 여가생활을 누리며 자녀를 양육하는 것이 젊은 층이 생각하는 일반적인 행복의 공식일 것이다. 노년층은 장수시대에 맞게 건강한 정신과 육신을 유지하고, 경제적으로 구애됨이 없이 좋은 친구들과 잘 어울리며 생활하는 것이 행복이라고 느낄 것이다.하지만 현실은 행복의 가치기준과 많이 동떨어져 있다.UN이 발표한 '2015 세계행복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158개 국가를 상대로 국민의 행복도를 조사한 결과 한국은 10점 만점에 총 5.984점으로 47위를 기록했다. 또한 OECD가 발표한 '2014년 한국의 행복지수'는 34개 국가 중 33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젊은이들은 어렵게 들어간 대학을 졸업해도 고용없는 저성장으로 일자리가 부족하고, 베이비붐 세대들은 산업화시대에 축적한 고도의 기술과 경험을 활용할 마땅한 곳을 못찾아서 아까운 능력이 사장되고 있다.또 여성들의 섬세하고 디테일한 강점들을 활용할 만한 취업 여건도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이러한 시기에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우리나라가 평화통일을 이룬다면 개인의 행복도 우리 곁에 한 발짝 더 다가오리라 생각된다.미국 금융기관 골드만삭스의 분석에 의하면 한반도가 통일되면 2030년 1인당 국민총생산(GDP) 은 4만3천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남한의 자본과 기술을 북한의 풍부한 자원과 노동력에 융합한다면 경제적 시너지 효과가 지대하리라고 보는 것이다. 이렇듯 통일은 남한뿐만 아니라 북한 주민들의 편익을 증진하고 행복을 추구하는 길이 될 것이다. 독일이 통일 후 유럽의 리딩컨트리가 되었듯

  • [기고] 수원시 쓰레기가 확 줄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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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고] 수원시 쓰레기가 확 줄었어요 지면기사

    오늘도 미세먼지로 인해 시내는 회색도시로 변했다. 엘니뇨 현상과 지구 온난화로 인하여 추위가 없는 겨울이 못내 아쉽기도 하다.청소 업무를 담당하는 우리 부서엔 업무 시작 전 걸려온 고함전화에 짜증부터 난다. "우리 집 앞 쓰레기 왜 안 치워가요." 편치 않은 마음을 가다듬고 하루의 업무를 시작한다. 필자가 청소 업무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15년 전으로 거슬러 쓰레기 번지 찾기를 할 때부터다. 수원시가 2002년 월드컵 개최 도시로 확정되어 성공대회로 치르기 위해 도심의 환경정비가 시작되었다. 때마침 2000년 4월부터 수원시 소각장(자원회수시설)이 가동될 무렵이었다. 생활쓰레기를 수도권 매립지로 보내던 시대를 마감하고 소각으로 전환하는 감격의 순간이었다.지금 생각하면 소각장 가동은 처음으로 청소를 담당하던 당시 팀장이었던 필자의 인내를 시험하고 어떠한 역경도 헤쳐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 계기도 되었다. 간접영향권 내의 주민지원협의체 감시는 철저히 했고 소각장의 기준을 어겨 재활용품이 조금이라도 섞이면 반입정지를 시켰으며 이 같은 조치로 시청 주변 중심 상가 일대는 무려 한달 동안 반입을 정지 시킨 적도 있다. 돌이켜 보면 매정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철저한 감시체계 덕분에 소각장이 현재까지 건재한 것이라 믿는다.작년 한 해도 "쓰레기는 자원이다!"를 외치며 생활쓰레기와 2차 전쟁을 치르면서 예상배출량 대비 무려 1만900톤을 줄였다. 이것은 125만 수원시민이 보여준 알뜰정신과 의지라고 믿으며 지면을 통해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연초부터 공공기관 쓰레기 실명제를 실시해 시 산하기관이 쓰레기 감량에 솔선수범하도록 동참을 유도했으며, 재활용품 혼합 배출 시 적발부서를 내부게시판에 공개 했다.환경미화원이 사용한 공공용 봉투에는 사용자 이름을 기재해 배출하도록 하였고, 구별 1개 동씩 지정해 쓰레기 감량 클린마을을 시범운영해 재활용품 분리배출 정착과 무단투기를 방지해 깨끗한 도시환경을 조성했다. 주택·영세음식점에서 일반쓰레기와 혼합 수거해 소각처리 하던 음식물쓰레기를 분리수거해 퇴비화하는 재활용 시

  • [자치단상] 교육혁신 정착의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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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치단상] 교육혁신 정착의 해 지면기사

    학교의 작은변화 통해 '살고 싶은 남구' 일굴 것신뢰·협동 가치로 '사람중심 복지·문화도시' 조성아이들에겐 경쟁보다 협력정신 길러주는게 중요대학에 들어가면 역사학도가 아니더라도 E.H.Carr의 '역사란 무엇인가'를 한 번쯤 찾아 읽는다. '역사란 과거와 현재와의 대화'라는 인용이 떠오르는 그 역사입문서다.해당 문장을 좀 더 들여다보면 '역사란 역사가와 사실들의 끊임없는 상호작용 과정, 현재와 과거 사이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규정하고 있다. 즉 역사가가 과거사실을 취사선택해서 서술한 것이 역사인데 그 서술은 역사가들의 현실사회에 대한 문제의식에 따라 구성된다. 결국 역사는 과거 사실이 어떠했는가 보다는 역사지식을 생산하는 역사가의 현재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과 가치관에 따라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이는 역사 풀이의 다양성을 강조한 것으로 역사야말로 보는 이의 관점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는 이야기다. 지난해 정부가 전격 발표한 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해 역사교사와 대학교수들의 실명 반대 선언이 잇따랐던 이유가 새삼 떠올려지는 대목이다. 민주주의가 끊임없이 새로운 균형을 만들어나가는 역동적 시스템이라고 한다면, 그 역동성을 담보하는 것은 다름 아닌 편향이다. 많은 편향이 생겨나야 사회는 더욱 생동한다. 균형은 교과서에서 잡는 것이 아니라 교실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인천 남구는 자유학기제 전면시행이 시작되는 2016년을 '교육혁신 정착의 해'로 정했다. 앞서 지난해 교육혁신지구로 선정되면서 인천시교육청과 MOU를 체결하고 5년 사업을 시작했다. 교사와 지역주민들이 함께 '가고 싶은 학교, 살고 싶은 남구'를 만드는 것을 교육혁신의 목표로 정하고 학교 현장을 중심으로 교사들과 '가고 싶은 학교'를 만들기 위해 열심히 달려왔다. 올해는 학교에서 시작된 작은 변화들을 남구 전체로 확산, '살고 싶은 남구'를 일구어내려 한다.남구는 미션을 '착한 사람들을 잘살게 하는 것'에 두고 있다. 착한 사람의 기본 품성은 타인을 잘 믿고 동시에 잘 협력한다. 즉 주민들을 착한 사람들로 만들

  • [시인의 연인] 황태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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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의 연인] 황태덕장 지면기사

    그래도 왜 외롭지 않겠는가 올해나 작년에 다녀간 식솔들의 흔적위에서혹한을 견디는 일 맨살로 얼다 녹으며 세상 건너가는 나의 계절은 힘줄 만큼이나 질긴 것이네살갗을 찌르는 동해의 바람드디어는 조금도 아프지 않네 박일만(1959∼)치열하게 산다는 것은 삶의 현장에서 자신을 온전히 걸어놓는 일이다. 언제 추락할 줄 모르는 곳에 인생을 매달고 인내해야 하는 역경은 누구에게나 녹록지 않다. 마치 추위에 온몸을 걸어놓은 명태와 같은 세월을 보내는 것이다. "왜 외롭지 않겠는가"라는 명태의 독백은 "혹한을 견디는 일"을 감당하고 있는 현대인을 대변해 준다. 혹독한 세상의 허공에 육체를 펼치고 "맨살로 얼다 녹으며"를 반복하는 일상성의 날이미지를 통해 고투하는 현실에의 '힘줄 만큼이나 질긴' 풍경을 건져 올린다. 또한 '살갗을 찌르는' 고통 속에서도 그 아픔을 "조금도 아프지 않네"라는 아이러니를 보면서 비극을 미학적으로 승화시키는 깨달음을 마주할 수 있게 된다./권성훈 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권성훈 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

  • [김준혁의 역사산책] 환향녀(還鄕女), 위안부(慰安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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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준혁의 역사산책] 환향녀(還鄕女), 위안부(慰安婦) 지면기사

    병자호란이 터졌다. 무능한 인조와 서인 세력들은 오로지 자신들의 권력만을 위하여 국제정세나 백성들의 삶은 돌아보지 않았다. 그들에게는 오로지 사라져가고 있는 명나라밖에 없었다. 명나라가 아니었다면 조선은 이미 사라지고 없는 것이라며 명에 대한 충성을 고집하고 있었다. 중국땅은 이미 여진족의 세상이 되어 가고 있었지만 조선의 기득권들은 명나라에 대하여 조금이라도 비난의 소리를 하면 대역죄인으로 몰아 죽였다. 자신의 나라와 백성들의 삶을 위해 주체적 국가 건설을 이야기하는 것이 가장 큰 죄악이었으니 어느 누가 사대를 버리고 주체를 선택하겠는가! 결국 이러한 무지가 오랑캐라 부르던 그들 여진족에게 항복하는 조선 역사상 최악의 사태를 맞이하였다.이러한 과정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사람들은 백성들이었다. 그 백성 중에서도 청나라로 끌려간 여인들이 가장 큰 피해자였다. 여진족들은 조선 여인들이 아름답고 일을 잘한다고 하여 사대부의 여인이나 평민 여인이나 가리지 않고 만주로 끌고 갔다. 그 여인들은 노비로 팔려가거나 여진족들의 성 노리개가 되었다. 조선 지도자들의 무능으로 결국 피해는 조선의 이름없는 나약한 여인들이 받게 된 것이다. 물론 지금도 이러한 불합리는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이 여인들 중 만주를 탈출하여 조선의 압록강을 건넌 여인들도 있고, 집안에서 돈을 주고 풀어내어 고향으로 돌아온 여인들도 있다. 그래서 이 여인들을 '고향[鄕]으로 돌아온[還] 여인[女]'이라고 해서 '환향녀'라고 불렀다. 그런데 양반사대부 집안으로 돌아온 여인들은 배척을 받았다. 이 여인들이 여진족에게 몸을 더럽혀진 것이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녀들은 '환향녀'가 아닌 '화냥년'이라는 욕설의 주인공이 되었다. 아니 이 여인들이 어떻게 만주까지 가게 된 것인가? 그것은 여인들의 잘못이 아니라 바로 나라의 잘못이요, 자신들의 권력과 금력만을 위하여 나라를 잘못으로 만든 무능하고 거짓된 관료들과 사대부들의 잘못이 아닌가! 그럼에도 이들은 자신들의 잘못은 꼭꼭 숨겨두고 온갖 고생을 하다 돌아온 슬픈 여

  • [월요논단] 우리 경제와 기업의 자금조달
    칼럼

    [월요논단] 우리 경제와 기업의 자금조달 지면기사

    올해 미국 금리인상 앞두고불안한 금융시장 대비책 필요기업들 성장위해선 신규 주식과회사채 발행해 자금 조달하고정확한 정보·합리적 신용평가로투자자관리 무엇보다 중요하다의욕적이고 진취적인 붉은 원숭이의 해, 병신년(丙申年) 새해가 밝았다. 새해 첫 주 금융시장은 요동을 쳤다. 북한의 4차 핵실험, 중국 증시의 잇단 폭락과 미국 금리 인상에 따라 주식시장의 코스피주가지수는 지난 8일 한때 1천900선을 깨면서 떨어졌다가 다시 회복하면서 1천917로 마감을 했다. 기준금리가 되는 국고채 3년물은 지난 4일 1.634%였고, 8일에는 1.665%로 마감해 약간 상승했다. 달러 환율은 4일 1천189원으로 시작했다가 주중 1천200원을 돌파하였고, 주말에는 1천199원으로 마감했다. 올해의 화두가 미국의 금리 인상인데 작년 말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금리를 0.25% 상승으로 결정, 제로금리 시대의 종언을 고했다. 앞으로 올해 중에 금리를 1.375%로 상승시킨다고 한다. 미국 금리가 인상되면 세계적으로 가장 안정적인 미국 채의 수요가 늘어나 돈이 미국으로 몰린다. 자연스레 자금력이 약한 나라에서는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금융시장이 불안해진다. 우리나라 경제도 예외가 아니다. 미국금리 인상에 대한 대비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미국은 기축통화 발행국이기 때문에 많은 특권을 누리고 있다. 그토록 많은 빚이 있어도 국가에서 달러를 발행하면 해결되는 일이다. 우리나라는 달러가 부족하여 IMF체제를 맞이한 뼈아픈 경험이 있다. 200억달러가 부족해서 몇 년간 온갖 수모를 다 당했다. 이제는 외환 보유고도 많이 쌓아놨고, 무역수지 흑자규모도 상당하기 때문에 기초 체력이 어느 정도 튼튼해졌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세계 유가의 하락은 석유가 부족한 우리에서는 당장에 좋을 듯 보이지만, 건설업의 중동 수주액 하락과 석유시추선과 해양 플랜트의 수요 감소로 우리 경제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우리 경제의 체질은 내수 쪽이 약하다는 데 있다. 가계부채의 증가와 자영업자 수가 많다는 문제점이 있다. 특히 자영